영남의 소금강, 경남 합천 모산재 뙤약볕이 이글거리는 여름의 한낮. 거의 수직으로 서 있는 철계단을 타고 올라간 모산재의 암봉 끝에 돛대바위가 곧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이것 말고도 모산재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암봉들이 기기묘묘한 모양으로 솟아 있다.한낮 기온 32.5도. 암벽을 딛고 오르는 능선에 붙자마자 .. 풍류, 술, 멋 2011.09.02
시와 함께 하는 우리 산하 기행_2 잘 늙은 절 한 채’찾아가는 길 전북 완주 최학│우송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jegang5@yahoo.com 화암사에서 건너보이는 대둔산. 시인이란 참 묘한 존재다. 한량없이 천진스러운가 하면 때로는 능글맞고 뻔뻔하기 짝이 없다. 화암사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 않겠다는 이 시는 어떤가? 정녕 그럴 양이.. 풍류, 술, 멋 2011.08.30
황교익의 味食生活_08 살아 있는 것 ‘회’쳐야 쫄깃하고 맛있다고?어이없는 ‘싱싱함 신화’ 큼직하게 썬 선어회다. 숙성하면 큼직하게 썰어도 부드럽게 차져 식감이 좋다. 활어회를 이렇게 썰면 고무 조각 씹는 느낌이 든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쇠고기 포장지에 맛 예측 정보를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마블링을 중심으로 .. 풍류, 술, 멋 2011.08.29
팔공산 팔공산의 묘봉에서 건너다본 은해사의 산내암자 중암암의 모습. 법당 하나, 요사채 하나가 짙은 녹음의 숲과 우람한 암봉 사이에 아슬아슬 앉아있다. 중암암에 들면 간혹 바람이 흔들고 가는 풍경 소리만 뎅그렁거릴 뿐 사위는 고요함으로 가득하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 이들만 드나들 수 있다는 .. 풍류, 술, 멋 2011.08.28
때묻지 않는 풍경_양구 민통선을 넘어 들어가서 만나는 두타연은 ‘갈등과 적대의 긴장’과 ‘때묻지 않은 빼어난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두타연을 찾은 관광객이 장마철 잦은 비로 어느 때보다 힘차게 굽이치며 북에서 남으로 흘러가는 수입천의 물길을 내려다보고 있다.대개 그렇습니다. 세상이 발전하면 .. 풍류, 술, 멋 2011.08.25
폭포기행_포천, 철원, 연천 평지가 갑자기 푹 꺼지면서 발 아래로 나타나는 비둘기낭폭포. 깎아지른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과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짙은 숲 속에서 비둘기낭폭포가 으르렁거리며 물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왼쪽 중간쯤 나무 덱에 올라서 폭포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폭포의 위용을 가늠해볼 .. 풍류, 술, 멋 2011.08.24
우중여행_춘천,화천 강원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의 ‘건넌들 연꽃마을’에는 16만5000여㎡의 습지 가득 화려한 색깔의 수련이 피어나고 있다. 꽃도 꽃이지만 장맛비가 내리는 날, 연잎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빗물이 떨어져 맺힌 물방울이 마치 보석처럼 빛난다. 바야흐로 장마의 한복판입니다. 지루하게 쏟아지는 장맛비.. 풍류, 술, 멋 2011.08.23
필리핀 팔라완 필리핀 팔라완의 최고 명소로 꼽히는 ‘지하강(Underground River)’ 입구. 노 젓는 배를 타고 석회암 동굴 속을 흘러내리는 강을 거슬러 4.2㎞를 랜턴을 비추며 돌아본다. 지하강은 필리핀 국립공원이자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 유산이고,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후보 28.. 풍류, 술, 멋 2011.08.22
天眞과 興趣 天眞과 興趣 -문봉선 화백의 매화전에 부쳐 출처 : 정민교수의 한국한문학 홈페이지 1 문봉선 화백이 외곬 탐매(探梅)의 스케치 북을 펴니 백설이 난분분한 언 땅 위에 난데없는 매화 동산이 펼쳐졌다. 추위의 기세에 움츠러들고 세상의 서슬에 주눅들었던 마음이 그만 개운하게 펴진다. 그 긴 외사랑.. 풍류, 술, 멋 2011.08.21
구룡계곡_전북 남원 구룡계곡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구룡폭포. 지리산을 내려온 물줄기가 바위를 둥글게 깎아 만든 4개의 소(沼)에 번갈아 담기며 흘러내린다. 장맛비가 내린 뒤라면 물소리는 더 커지고, 암반을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근육질도 더 뚜렷해진다. 폭포의 암벽에는 ‘지리산에서 제일 으뜸가는 풍.. 풍류, 술, 멋 2011.08.20
설악산 봉정암 가는길 사리탑이 서 있는 맞은 편 쪽에서 암봉 사이로 내려다본 봉정암. 해발 1244m의 소청봉 바로 아래 하늘에 닿을 듯한 자리에 앉아 있는 적멸보궁 봉정암을 참배하기 위해 매일 수많은 이들이 11㎞에 이르는 거친 산길을 걸어 오른다.대한민국의 수많은 길 중에서 감히 ‘순례’라 이름 붙여 마땅한 길은 이.. 풍류, 술, 멋 2011.08.19
황교익의 味食生活_07 연하고 작은 참외가 훨씬 더 맛있다 여름 참외 고르기 참외는 작으나 크나 꼭 확인할 것이 있다. 흔히 배꼽이라는 꽃자리의 크기다. 이 꽃자리가 작은 것이 수정이 잘된 것이며 속이 꽉 차 맛있다. 참외는 7월이 제철이다. 그러니까 노지에서 재배하면 7월에 수확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엔 7월 참외.. 풍류, 술, 멋 2011.08.10
46만여 종의 맛과 향을 가진 전통주 별별 술의 향에 취하네 46만여 종의 맛과 향을 가진 전통주… 먹을거리 모두 술로 담그며 음주 생태계의 다양화를 꾀하다 » 전통주한국은 ‘소맥 독재국’이다. 국세청에서 2010년 술 출고량을 조사해보니 맥주와 소주의 시장 비중이 77%다. 최근 막걸리 유행에 힘입어 막걸리 점유율이 12%를 차지했다지.. 풍류, 술, 멋 2011.08.08
천등산(天登山)이 거느리는 시간과 풍습 천등산(天登山)이 거느리는 시간과 풍습 제천 최학│우송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jegang5@yahoo.com 천둥산은 이 모든 것을 보았다. 그리고 세월은 빠르게 흘렀다. 서울의 어두운 술집 골목에서 문득 ‘천둥산 박달재-’를 흥얼거리다보면 그 혹독한 어린 날들이 단번에 망막에 펼쳐져 눈앞이 흐려진다. 그.. 풍류, 술, 멋 2011.08.02
‘지리산 산내 가서 지식 자랑 마세요’ ‘지리산 산내 가서 지식 자랑 마세요’ 생명운동의 본산 지리산 실상사와 산내면 사람들 이상락│작가 writersr@daum.net 도시에서 주거상황이 여의치 않아 3년 전 지리산 골짜기로 귀농한 소설가 이상락씨가 인근 실상사와 산내면 사람들 이야기를 글로 써 보내왔다. 귀농해 농사만 짓는 전업농업인이 .. 풍류, 술, 멋 2011.08.01
세계 지도자와 술 ‘위대한 술꾼’ 윈스턴 처칠과 ‘샴페인 금발미녀’ 오데트의 로맨스 폴-로저 샴페인과 처칠 마티니 김원곤| 서울대 의대 교수·흉부외과 wongon@plaza.snu.ac.kr “알코올이 나에게서 가져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코올에서 얻었다”는 한마디로 세계의 주당들을 허리 숙이게 했던 윈스턴 처칠. 그는 거.. 풍류, 술, 멋 2011.07.30
金瑞鈴의 여기사는 즐거움_08 ‘비온 후 산색이 환장하게 곱네요’ 지리산에서 산야초 차 · 효소 만드는 전문희 김서령 |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콧날이 곱고 눈매가 여린 노루 같은 여자 전문희의 지리산 산중살이. 병든 어머니 보살피려 서울 생활 정리하고 내려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서 차와 효소에 빠졌다. 한때 통기타 .. 풍류, 술, 멋 2011.07.29
넌 휴가 가니? 난 캠핑 간다 해외여행? 난, 캠핑 간다 번잡한 일상 탈출 행복을 채우는 ‘캠핑 열풍’ 김익성 건축가, ‘와편의 오토캠핑 탐구생활’ 저자 http://wapyeon.blo.me 여름철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천막을 치고 나뭇가지를 주워 모닥불을 피우던 기억,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 풍류, 술, 멋 2011.07.21
홍장(紅粧)의 애모(哀慕)의 시 이조 사회에서의 기생은 직업이 기녀여서 그렇지 우리가 생각하는 기생과는 엄청나게 거리감이 있는 여인도 있었다. 본래 기녀들은 동기(童妓)로 기적에 입적이 되면서부터 교방에서 가무와 음률, 시서를 비롯하여 모든 예졀을 배운 여인들이다. 그들 중에는 풍류를 알며 멋을 알고, 사회적인 어려운 .. 풍류, 술, 멋 2011.07.20
임제(林悌)와 한우(寒雨)와의 풍류(風流) 임제(林悌)와 한우(寒雨)와의 풍류(風流) 임제(林悌)는 자(字)를 자순(子順), 호는 백호(白湖) 또는 겸재(謙齋)라 하며 본관은 나주이다. 절도(節度) 진(晋)의 아들로 명종 4년(1549)에 나서 선조 20년(1587)까지 산 사람이다. 선조 9년에 생원 진사에 급제, 1577년에 알성시에 급제하여 벼슬은 예조정랑 겸 지제.. 풍류, 술, 멋 2011.07.18
한국의 명풍경을 찾아서_보길도 세연정 원림園林 낙원의 섬, 그 섬 속의 낙원 낙원을 재연한 정원의 전형 ▲ 세연정의 아침. 싸아한 새벽 공기가 코끝에 와 닿는다. 깊은 숨으로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켰다. 아침햇살이 앞산 능선 위에서 연못 한가운데에 있는 세연정(洗然亭) 처마 사이로 밀려들어와 있었다. “참방!” 파문이 수면 위에 동심원을 그.. 풍류, 술, 멋 2011.07.17
박준한(朴俊漢)과 송이(松伊)의 비연(悲戀) 박준한(朴俊漢)과 송이(松伊)의 비연(悲戀) 헤어지기 어려운 사람, 그는 정녕 그리운 임이 아니겠는가. 회자정리(會者定離). 이 말은 누구나 가 만나면 헤어진다는 불교의 용어다. 그러나 그 헤어짐은 다시 만날 것을 언약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시적인 이별의 아픔을 다시 만나는 희열을 생각하며 참고 .. 풍류, 술, 멋 2011.07.16
박계숙(朴繼叔)과 금춘(今春)의 정담(情談) 박계숙(朴繼叔)과 금춘(今春)의 정담(情談) 박계숙(朴繼叔)은 자(字)를 승윤(丞胤), 호(號)를 반어헌(伴禦軒)이라 하며, 선조 2년에서 인조 24년까지 산 사람이다. 그는 무과에 급제, 부훈련원정, 지중추부사를 지내고, 임란 때에 원종절신(原從切臣)이 되었다. 전란 때 일등 공신이 된 박홍춘의 아들로, 임.. 풍류, 술, 멋 2011.07.15
홍시유(洪時裕)와 매화(梅花)의 사연(邪戀) 홍시유(洪時裕)와 매화(梅花)의 사연(邪戀) 사랑을 위해 사랑을 주는 사람을 배반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흔히 하고 있는 일인가! 늙은 감사의 극진한 사랑을 마다하고 젊은 사또의 품을 찾아간 여인이 있다. 그것도 의식적으로 미친 것처럼 행동하여서까지 늙은 감사의 곁.. 풍류, 술, 멋 2011.07.14
유희경(劉希慶)과 계랑(桂娘)의 별한(別恨) 유희경(劉希慶)과 계랑(桂娘)의 별한(別恨) 유희경(劉希慶 )은 자(字)를 응길(應吉), 호(號)를 촌은(村隱)이라 하며, 본관은 강화(江華). 남언경(南彦經)의 문인으로 조선조의 대시인이요 학자다. 그는 어려서부터 효자로 유명하였으며, 특히 예론(禮論), 상례(喪禮)에 밝아 국상(國喪)은 물론 평민들의 장.. 풍류, 술, 멋 2011.07.11
한국의 명풍경을 찾아서-담양 소쇄원 담양 소쇄원 무이산 아홉 물굽이를 여기서 보다 담 아래로 맑고 차가운 물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작은 바위틈으로 이리저리 몇 차례 물굽이가 졌다. 그 때마다 오후의 햇살이 수면에 부딪혀 반짝였다. 느티나무 이파리가 철 이른 단풍낙엽이 되어 물위에 낙하한다. 외나무다리 아래를 지나 너럭.. 풍류, 술, 멋 2011.07.06
황교익의 味食生活_06 한번 버린 입맛이 쉽게 돌아올 수 있나 트루맛쇼 후폭풍 다큐영화 ‘트루맛쇼’는 한국의 많은 맛집이 조작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고도 자신의 미각을 의심하는 관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다큐영화가 ‘트루맛쇼’ 화제다. MBC PD 출신 김재환 감독의 작품으로 ‘방송에 나오는 맛.. 풍류, 술, 멋 2011.07.05
그 섬에선 시간도 쉬어간다 바다를 껴안은 섬…섬 선유팔경 내려앉았네 서해 군산 선유도·무녀도·장자도 1 장자도에서 바라본 장자교와 선유봉. 2 대장도의 대장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선유도(왼쪽)와 장자도. 전북 군산(群山) 앞바다에는 고군산(古群山)이 있다. 말 그대로 ‘옛날 군산’이다. 원래 군산은 지금의 군산 앞바다.. 풍류, 술, 멋 2011.06.29
강원도 홍천 문암골 문암골이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 가을. MBC 예능프로 ‘오마이 텐트’에 소개되면서부터다. ‘오마이 텐트’는 김제동이 MC로 나서 게스트와 함께 캠핑을 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진지한 접근으로 인해 ‘다큐적 예능’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 풍류, 술, 멋 2011.06.28
金瑞鈴의 여기사는 즐거움_07 ‘에고를 버리고 예술을 껴안으니 피안이 여길세’ 무주 적성산의 예술가 이익태와 두 여자 자유분방한 예술가로 알려진 ‘저산’과 예술을 사랑하는 두 여자가 만나 무주 적상산의 폐교에 터전을 마련했다. 세간의 온갖 잣대로부터 해방된 공간이다. 억압과 경쟁구도를 지워버린 공간엔 허랑한 자.. 풍류, 술, 멋 2011.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