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종이에 쓴글 한오백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말을 소리나는 대로 적을 글자가 없었다. 문자가 없는 세상을 당연히 여기고 살았던 것이다. 글자는 중국에서 빌어 온 뜻글자뿐이었다. 천상, 생각이나 느낌을 적으려면 한자로 뜻만을 옮겨 놓을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어렵기로 치면 한자는 세상이 알아.. 풍류, 술, 멋 2008.08.20
인생의 잣대 ‘얼마’란 ‘얼 + 마’이다. 여기서 ‘마’란 수메르 언어의 ‘Me(머)’에 해당하며, 상태를 측정하는 단위의 뜻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얼마’란 ‘얼’이 어느 정도 진보되었는지를 물어 보는 말이다. 모든 삶의 기준은 ‘얼’이다. 인생에서 결국 남는 것은 얼의 진보냐 아니면 퇴화냐 뿐이다. .. 풍류, 술, 멋 2008.08.19
조식(曺植)의 음란한(?) 시조(時調) 두류산(頭流山) 양단수(兩端水)를 녜 듣고 이제 보니 도화(桃花) 뜬 맑은 물에 산영(山影)조차 잠겼에라. 아희야, 무릉(武陵)이 어디오, 나난 옌가 하노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조선 중기 유학자 조식(曺植) 선생의 시조이다. 참고서에서는 이 시조를 자연의 경치를 읊은 한정가(閑情歌)라고 .. 풍류, 술, 멋 2008.08.19
지리산 칠불사 꿈의 선방 아자방 동안거 중의 좌선이란 것은 방바닥에 때 묻히는 작업이다 좌선이란 장시간 방바닥에 앉아 있어야만 하기에...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도 안되고 차가워도 안된다. 그런가 하면 좌선하는 사람이 불 때러 자주 아궁이에 들락거려도 분위가가 산만해 지고 시간을 뺏긴다 그러므로 한 번에 .. 풍류, 술, 멋 2008.08.18
꿈 우리네 인생살이가 결국은 부질없는 것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흔히들 꿈을 비유로 든다. 인생이 일장춘몽이란 것이다. 또한 정신세계 관련 분야에 자주 기웃거리는 사람이라면, 원래는 좀더 깊이 있는 인식론 문제를 논할 때 쓰여야 하는 장자의 꿈 이야기까지 이런 맥락에서 언급되는 것을 종종.. 풍류, 술, 멋 2008.08.18
詩話,`행복한 시읽기` 1. 한시 비평과 詩話 어느 시대고 많은 작품이 생산되면 으례 이의 옥석을 구분하려는 비평의 욕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범람하는 작가와 작품의 홍수 속에서 악화와 양화를 구별해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학이 펼쳐질 수 있게 하기 위해 비평 활동이 전개된다. 그런데 이 악화니 양화니 하는 개념.. 풍류, 술, 멋 2008.08.17
단장(斷腸)과 유예(猶豫) "단장"과 "유예"란 말은 모두 원숭이와 관계된 말이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합니다" "단장" 이란 글자 그대로 창자가 끊어진다는 말이다. 진(晋) 나라 때 《수신기(搜神記)》란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임천(臨川) 동흥(東興)에 사는 어떤 사람이 산에 들어갔다가 원숭이 .. 풍류, 술, 멋 2008.08.15
미쳐야 미친다 미쳐야 미친다 벽(癖)에 들린 사람들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저 하고 대충 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하다 혹 운이 좋아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해도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복권 당첨처럼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 때의 행운은 오히려 그의 인생을 망친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했.. 풍류, 술, 멋 2008.08.14
다섯 수레 책과 정보의 양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란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두보의 시에 나오는데, 원래는 장자(莊子)가 친구 혜시(惠施)의 장서를 두고 한 말이다. 다섯 수레에 책을 가득 실으면 대체 몇 권이나 될까? 천 권이나 이 천 권 쯤 될까? 당시의 책이 죽간에 쓰여진 것을 감.. 풍류, 술, 멋 2008.08.13
마음의 붓 세속적 욕망을 걸레통보다(?) 못하게 여기며 한세상을 풍미했던 토정선생이 새삼스레 생각나는 나른한(?) 아침입니다 명예고 돈이고 권력이고 해봤자 한 여름 개꼬리(꾀꼬리 아님 잘 봐~요)에 붙은 벼룩만큼도 여기지 않았던, 얽메인 데라곤 전혀 없던 이 위대한 자유인... 세상 살기가 어렵다고 하는 .. 풍류, 술, 멋 2008.08.12
퇴락해가는 ‘한국의 술’ 막걸리 미국 밀가루, 일본 누룩으로 빚는 국적불명 혼혈주 우리 땅에서 자란 쌀과 누룩으로 빚은 전통 막걸리가 사라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양조장에선 미국 밀가루로 술밥을 만들고, 일본 누룩으로 막걸리를 빚고 있다. 우리의 재래누룩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거동 소재 송.. 풍류, 술, 멋 2008.08.06
한국 소주는 슬프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민속학 duruju@aks.ac.kr 가고시마 고구마 소주는 공업이 아니라 ‘농업’이라고 강조한다. 가고시마 농촌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요사이 중국에서도 역사 문헌에 나오는 ‘바이주’를 재현한다고 성(省) 정부와 대학 연구소들이 앞장서 연구하고 있.. 풍류, 술, 멋 2008.08.02
‘촉촉하게 젖은 꽃잎’ 닮은 시인 김선우 “詩心 차올라 온몸 간질거리는 거, 꾹 참는 즐거움을 아세요?” 김선우의 시는 여린 듯 강렬하고 수줍은 듯 관능적이다. 그녀의 시에서 절로 배어나오는 물기는 어둡고 따뜻한 자궁 속에서 출렁거리는 양수에 가깝다. 그녀의 여성성이 발산하는 새로운 빛은 이 양수의 풍요로움에서 비롯된다. 시인 .. 풍류, 술, 멋 2008.07.27
무지개나라의 물방울 물방울들은 마침내 비껴오는 햇빛에 취해 공중에서 가장 좋은 색채를 빛나게 입고 있는가. 낮은데로 떨어질 운명을 잊어버리기를 마치 우리가 마침내 가장 낮은 어둔 땅으로 떨어질 일을 잊어버리며 있듯이 자기의 색채에 취해 물방울들은 연애와 무모에 취해 알코홀에, 피의 속도에 어리석음과 시간.. 풍류, 술, 멋 2008.07.23
韓國 漢詩와 道敎 저자 :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Ⅰ. 머리말 본고는 한국 한시에 나타난 도교적 제반양상을 검토하여, 한국문학사에서 도교가 지니는 의미의 질량을 헤아려 보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성과를 간략히 추려본 후, 도교 주제의 한시를 몇 갈래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하겠.. 풍류, 술, 멋 2008.07.20
漢詩에 나타난 유토피아 의식 저자 :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Ⅰ. 머리말 역대 한시에는 유토피아에 대한 관념과 구체적 표현이 다수 발견된다. 《대동여지승람》에 실려 있는 수 많은 한시들은 勝景·勝地에 들어 仙界를 향한 꿈을 노래한 수많은 작품들이 실려 있어, 이들의 사유 속에 상상체계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는 유토.. 풍류, 술, 멋 2008.07.20
잃어버린 청주, 그 가슴 아픈 이야기 우리네 ‘맑은 술’은 아직도 ‘일제 강점기’ 독도가 우리 땅이듯, 청주는 우리 전통 술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청주는 ‘약주’로 불리고, 일본의 하쿠쓰루(白鶴)나 겟케이칸(月桂冠)이 청주를 대표해왔다. 아직도 뿌리깊은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자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겟케이.. 풍류, 술, 멋 2008.07.14
도자기업체 광주요가 만든 ‘화요(火堯)’ “싼 소주 비켜라!” 당찬 장인정신으로 빚은 ‘XO급’ 쌀 소주 도자기를 만들다보니 그 안에 채울 술이 필요했을까. 전통 도자기업체 광주요가 술시장에 맹랑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첫 작품이 쌀로 만든 증류식 ‘프리미엄급’ 소주 ‘화요’다. 최고급 소주로 세계의 술과 어깨를 겨뤄보겠다는.. 풍류, 술, 멋 2008.07.14
주당을 울리는 술, 보리소주 천왕봉 구름바다처럼 피어오르는 고혹의 향 허시명 여행작가, 전통술 품평가 soolstory@empal.com 맥주와 위스키는 보리로 만든 술이다. 드물지만 우리 술에도 보리로 만든 소주가 있다. 구수한 보리향이 가득한 ‘보리소주’는 그 자체가 별미다. 대표적인 보리소주는 대구 금복주의 ‘운해’, 전남 보성.. 풍류, 술, 멋 2008.07.14
於處軀尼 어처구니(於處軀尼) 없으신가요? *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어처구니(於處軀尼) 없다"라는 말은 한자어로 "어디에다가 몸을 둘지 모른다"는 의미로, "상상 밖에 엄청나게 큰 물건이나 사람" 또는 "맷돌의 손잡이"를뜻하는 이 말은 "어이없다"는 말과 같이 쓰여 "하도 엄청나거나" "너무도 뜻밖.. 풍류, 술, 멋 2008.07.05
김정운 교수의 ‘재미학’ 강의 아침형 인간들이여 잠 좀 자라,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여가경영학 entebrust@naver.com OECD 국가 중 한국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 그럼에도 한국은 왜 아직도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지 못할까. 창조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 놀아야 창조적인 인간이 되고 성공하는 시대가 왔다. .. 풍류, 술, 멋 2008.05.16
전통주 만드는법 홍주 재료 밀..............1말 보리............1말 룩가루........1말 물..............3슛 지치(자초)뿌리..30g 만드는 법 1.누룩빗기:6-7월의 고온다습한 시기에 밀1말과 보리 1말을 섞어 맷돌로 거칠게 빻아 물을 뿌린후 누룩틀에 넣고 압력을 가해 덩이를 만들어 7-10일 정도 띄운 후 잘 빻아 2-3일 말려 후숙시킨다. 2.. 풍류, 술, 멋 2008.04.26
술과 詩의 風情 선조 때 시인 권필은 과거 응시를 권유하는 벗의 편지를 받고 보낸 답장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내게는 고서 여러 권이 있어 홀로 즐기기에 족하고, 시는 비록 졸렬하지만 마음을 풀기에 족하며, 집이 비록 가난해도 또한 막걸리를 댈만은 하니, 매양 술잔 잡고 시를 읊조릴 때면 유연히 스스로 얻어 .. 풍류, 술, 멋 2008.04.14
장진주사(將進酒辭) 술이 술이라 하나 같은 술이 아니고,웬 세상에 귀밝이술도 있다. 귀밝이 술이라 하면,요새 젊은이 들은 무슨 귀밝이나물로 담근 술로 알 법하다. 그게 아니고 음력 정월 보름에 오곡밥을 들기 전에 마시는 청주를 말한다. 이 술을 마셔야 일년 내내 귀가 밝아진다는 백약지장(百藥之長)이다. 정월 보름.. 풍류, 술, 멋 2008.04.01
가을 속으로 떠난 ‘목마’ 박인환 가을 속으로 떠난 ‘목마’ 박인환 시인은 가도 과거는 남는 것, 그 시와 말은 내 가슴에 있어… 김영식 수필가, 번역가 japanliter@naver.com 1956년 3월20일, 시인 박인환은 31세의 나이에 망우리 묘지에 묻혔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 감수성 풍부한 시를 내놓으며 대중의 폭발적 사랑을 받은 .. 풍류, 술, 멋 2008.03.29
월하독작(月下獨酌) 월하독작(月下獨酌) 이태백<李太白>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속에 한병의 술을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짝 없이 홀로 술잔 드네. 擧盃邀明月 [거배요명월] 술잔 속에 명월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달과 나와 그림자 셋이어라.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본래 술을 못하고.. 풍류, 술, 멋 2008.03.24
만설(漫說) 하늘이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땅이 멎어 있는 것인가, 해와 달이 자리다툼을 하고 있는 것 인가? 누가 이를 주재하여 펼치고, 누가 이를 붙잡아 다스리며, 어느 누가 하늘과 땅에 머물 며 항상 이를 밀어서 움직이게 하는가? 생각건대 그 곳에는 바탕이 되는 기운이 있어 마지 못해 그리되는 것인가, 그.. 풍류, 술, 멋 2008.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