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극장 신선이 되고자 한 살인자, 남궁두 윤채근 단국대 교수 *윤채근 단국대 교수가 우리 고전에 기록된 서사를 현대 감성으로 각색한 짧은 이야기를 연재한다. 역사와 소설,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져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평범한 삶이란 얼마나 따분한가? 안 그런가?” 느닷없이 나타나 허락도 없이 옆자리에 앉은 사내는 그렇게 속삭였다. 그는 계속 뭐라고 속삭였지만 목소리는 저물녘 바람에 실려 멀리 변산 앞바다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고요히 바닷가 풍경에 몰두하고 싶었던 허균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서해 바다와 하늘을 심홍색으로 물들인 웅혼한 낙조는 어느 순간 두 사람 사이의 침묵만큼이나 무거운 어둠이 되어 가라앉았다. “뉘신데 이 늦은 시각 변산 바다를 찾으셨는지?” 낯선 사내의 나이를 가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