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外之士

列仙小傳_단양자[丹陽子], 마옥[馬鈺]

醉月 2009. 11. 24. 09:03

 

▲ @박영철

여동빈, 마옥의 아버지를 시험하다
금나라 때 寧海영해지방에 득도한 진인 馬鈺마옥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도호는 丹陽子단양자였다. 마옥의 부친인 馬師楊마사양이 아직 젊었을 때 나그네 한 사람이 허둥대면서 그의 집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그 나그네는 기름에 찌든 묵직한 모양의 옷을 남겨놓고 허둥대면서 달아난다.

마사양이 기름에 찌든 옷을 뒤져보니 그 속에 황금 2정이 들어있었다. 황금 2정은 40여량이다. 10일이 지난 뒤 그 나그네가 되돌아 왔다. 마사양은 보관하고 있던 기름에 찌든 옷을 그 나그네에게 전해 주었다. 나그네는 "저의 성씨는 呂여씨이다. 대대로 陶工도공집안이었다. 옷 속에 있던 황금은 제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여 수익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가혹한 稅吏세리에게 강탈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당신 집으로 뛰어 들어와 다행히 황금을 빼앗기지 않았다. 당신의 큰 도움을 받았으므로 저는 이 황금의 절반을 당신에게 드려서 보답하겠습니다."고 한다.

그러나 마사양은 그 나그네가 아무리 사례하고자 하였으나 받지 않았다. 그 나그네는 "당신은 아직 나이도 어린데, 인품이 이렇게 높다니 놀랍습니다. 장래 이 집안에는 반드시 高人고인이 나올 것입니다."한다. 이 나그네야 말로 바로 八仙팔선 중 한분인 呂洞賓여동빈이었다.

그 후 과연 마씨 부인이 임신하였을 때 麻姑仙마고선이 그녀에게 仙丹선단 한 알을 주는 꿈을 꾸었고, 꿈속에서 그 선단을 삼킨 후 꿈에서 깨어나 馬鈺마옥을 낳았다고 한다. 이때가 금나라 太宗태종 會元회원 원년(1123) 5월 20일이었다.

태어나면서 신선의 풍모를 갖추다
마옥은 어려서부터 재물을 중시하지 않았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였으며, 태어나면서부터 신선의 풍모가 엿보였다. 도인 李無夢이무몽 이 어린 마옥을 보고 놀라면서 "이 아이 이마에 산이 셋이 있고, 손이 무릎까지 드리워져 있으니, 참으로 대신선의 재목이구나!"하고 찬탄을 하였다.

그리고 도인 이무몽은 마옥의 관상을 보고 칭찬하는 시를 남겼다. "신체는 당당하고, 얼굴은 둥글고 귀는 길다. 눈썹은 빼어나고 눈은 영준한데 코는 똑 바르고 입은 장방형이다. 서로가 잘 갖추었고 머리위에는 신광이 있다. 宜甫의보라는 이름을 수여하니 같이 연꽃 장원으로 걸어가세"(身體堂堂, 面圓耳長, 眉秀目俊, 準直口方, 相好具足, 頂有神光. 宜甫受記, 同步蓮莊) 여기서 宜甫의보는 마옥의 자이다.

금나라 대정 7년(1167) 7월 하루, 마옥은 요양사람 高巨才고거재, 고향사람 戰師전사와 함께 친구인 범명숙 집 怡老亭이로정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한담을 나누었다.

술에 취해 그 흥이 절정에 달할 무렵, 갑자기 마옥이 그 자리에서 시를 한수 지었다. "근본을 알고 하나를 지키는 것이 공부인데, 게으름뱅이는 단 하나도 없다. 종일 술잔을 입에 물고 있어도 정신은 맑은데, 취한 가운데 도리어 어느 사람을 부축할까?"(抱元守一是工夫, 懶漢如今一也無 終日銜杯暢神思 醉中却有那人扶)그 자리에 있는 모두들 이 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 @박영철

갑자기 출현한 왕중양을 스승으로 모시다
칠월 보름날(中元節)이 지난 어느 날 마옥 등 네 명이 다시 범명숙 집 怡老亭이로정에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홀연히 도인 한 분이 나타났다. 몸에는 베 도포를 걸치고 머리에는 대나무 삿갓을 쓰고 있었는데 뚜벅뚜벅 정자 안으로 걸어 들어와서 오이를 하나 집어 들더니 쓴맛이 나는 밑 부분 꼭지부터 씹어서 먹는다.

그 자리에 있던 戰師전사가 그 도인에게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늙은 도인이 "나는 仙緣선연이 있는 마음이 통하는 벗 한사람을 찾아왔다."라고 대답한다. 전사는 또 "당신은 오이를 꼭지부터 먹는 이유가 있습니까?" 묻는다. 그 도인이 "단것(甘)은 쓴맛 가운데서 나온다."한다.

전사가 "당신은 어느 곳에서 왔습니까?"한다. 그 도인이 "나는 천리를 멀다하지 않고 왔는데, 특별히 술에 취한 사람을 부축할까 한다."라고 답변한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마옥은 그 말을 듣고는 자신이 얼마 전에 지은 시와 은연중에 일치하고 있음을 느끼고 마음속에서 동요가 일어난다. 마옥은 그 도인에게 "묻사온데 무엇을 道도라고 합니까?"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 도인은 "五行오행(木火土金水)이 미치지 못하는 곳(五行不到處), 부모로부터 태어나지 않았을 때(父母未生時)입니다."한다. 그 말에 범명숙은 깜짝 놀라면서 "신선이 아니라면 이러한 말 열자(十字)를 능히 말할 수 없습니다."한다.

알고 보니 이 도인이 바로 重陽子중양자 왕중양 도인이었으며, 全眞敎전진교의 창시자였다. 마옥은 그 자리에서 그 도인을 집으로 초청해서 절을 하고 스승으로 받들어 모셨다.

전진암을 세우고, 마옥 수련에 들어가다
왕중양이 마옥의 집에 머문 지 얼마 되지 않아 꿈속에서 鶴학 한 마리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장면을 보았다. 마옥은 꿈속에서 본 그 자리에 초당을 하나 지었는데 왕중양이 이를 全眞庵전진암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때부터 스승과 제자는 이 전진암에서 長生不死煉丹장생불사연단의 비법에 대해서 가르침을 주고받았다.

大定대정 7년(1167) 10월초 어느 날, 왕중은 갑자기 제자 마옥에게 전진암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생활하라고 한다. 먹는 것은 스승 왕중양이 매일 밖에서 넣어 주었다. 날씨가 추워지자 찬바람이 뼈 속으로 스며들고, 큰 눈이 흩날리는데 전진암 안에는 오직 다 헤진 방석하나, 한 쌍의 짚신, 얇은 이불하나 뿐이었으나 마옥은 오히려 얼굴색이 붉어 홍조를 띠었고 기력은 더욱 왕성하여 한 점 차가운 느낌조차 없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마옥을 득도한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전진암의 문을 잠근 첫날 왕중양은 마옥에게 배 하나를 주어서 먹도록 했다. 이후 매 6일째에는 토란(芋우), 밤(栗율) 6개씩을 먹게 한다. 10월 11일에는 배를 반으로 쪼개어서 마옥 부부에게 반쪽씩 먹게 하였다. 이때부터 10일이 지날 때마다 배 하나를 더 주었다. 90일이 지나자 모두 55개의 배를 먹었다.

이것을 곁에서 지켜본 사람 중 하나가 그 가운데서 의미하는 奧妙오묘한 이치를 깨달았는지 "토란 芋우는 만난다는 遇우를 의미하고, 배 梨리는 이별한다는 離리의 의미인데, 둘을 합하면 서로 만났다가 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55개의 배는 곧 周易주역에서 말하는 숫자 1∼9까지 奇數기수(홀수)와 偶數우수(짝수)를 합친 숫자이다. 이것은 마옥이 친척과 고향사람들과 이별을 해야만 하는데, 이제 곧 떠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한다.
▲ @삽화 박영철

마옥, 만석군 재물을 버리고 출가하다
과연 다음해 정월 11일이 되자 왕중양은 잠겨진 全眞庵전진암 문을 열었다. 마옥에게 "네가 하얗게 불태우고, 단련하여 누렇게 되었는데(黃白術황백술)이것이 長生不死方장생불사방이 아닌가? 지금 너는 나와 함께 이집을 떠나자!"한다.

이에 마옥은 만석군 재물을 일가친척들에게 나누어 주고 이혼장을 작성해서 아내인 孫不二손불이에게 보냈다. 그길로 시장으로 가서 구걸하면서 지냈다. 이해 2월 마옥은 왕중양을 따라 곤유산 煙霞洞연하동으로 옮겼다.

이곳에 있을 때 마옥은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겨서 참아낼 수 없었다. 왕중양은 마옥에게 집으로 돌아가 치료하도록 하였다. 며칠이 지났는데 왕중양이 제자들에게 "마옥은 스스로 破戒파계를 범했다!"한다. 제자들은 놀라면서 물었다. "조사님께서는 어떻게 그것을 아십니까?" 왕중양은 "내가 어제 밤 꿈속에서 술을 마셨는데, 오늘 사람을 보내서 마옥에게 물어 보아라. 원래 마옥이 술로써 약을 만들었는데, 너무 많이 마셨다. 그래서 마옥의 병이 더욱 심하게 되었다."한다. 마옥에게 다녀 온 사람이 "마옥은 아파서 곧 죽으려고 한다!"라고 전한다.

왕중양은 박수를 치면서 크게 웃으면서 "나는 삼천리 밖에서 뛰어왔다. 비로소 마옥과 같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道友도우를 찾았는데 어찌 눈을 뜨고 마옥이 죽는 것을 지켜보겠는가! 다만 마옥이 도를 믿는 마음이 정성되지 않아 이러한 괴상한 병에 걸렸다. 사실 그에게 法水법수를 보내 마시게 하면 병은 곧 낫는다." 한다.

왕중양은 眞言진언을 쓰서 보내면서 마옥에게 훈계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무릇 도를 배우고자 하면, 먼저 반드시 "술, 색, 재물, 성냄, 속세의 인연에 끌림, 애욕, 근심 등을 끊어야 한다. 만약 네가 이에 비추어 하지 않으면 설사 仙丹靈藥선단영약이 있다 하더라도 性命성명조차 보전하기 어렵다."한다.

마옥을 문전박대하여 고험하다
왕중양은 결심한 듯이 마옥을 다시 고험한다. 8월에 왕중양은 문등에 있는 姜實菴강실암으로가서 은거하면서 먼저 문인들에게 "마옥이 만약 이곳에 온다면 그를 문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한다.

9월 1일에 과연 마옥이 왔다. 왕중양은 마옥을 피하고 만나지 않은 채 "마옥 네가 지금 나를 보고자 한다면 이 다음에는 영원히 만날 수 없다. 만약 이 다음에 만나고자 하면 지금은 서로 볼 수 없다."는 말을 전하였다.

마옥은 이 다음에 만나 뵙겠다고 하면서 강실암을 떠나 고을 북쪽에 있는 蘇氏庵소씨암에 가서 머물면서 스승이 부르기만 기다렸다. 한 달이 지나고 10월초가 되자 왕중양이 마옥에게 시를 보내왔다.

"…玉京山上爲鵬化옥경산상위붕화, 隨我扶搖入洞天수아부요입동천(옥경산위에서 붕새로 되어, 나를 따라 부상하여 동천복지로 들어가자)"

그리고 마옥이 스스로 맹서를 하는 글을 쓰서 불사르라고 하였다.

다음해 마옥이 金蓮堂금연당에서 맹서한 글을 불살랐으나 왕중양은 여전히 마옥을 만나지 않으려 하였다. 마옥이 스승인 왕중양에게 글을 보냈으나 받지도 않았다.

한번은 왕중양이 만나겠다고 전갈이 와서 찾아갔으나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도리어 마옥을 門前薄待문전박대하여 쫒아버렸다.
 
▲ @박영철

밤새 채찍질을 하여 마옥을 고험하다
왕중양이 나중에 남경에 와서야 마옥을 불러 스승과 제자가 함께 거주하게 되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왕중양은 마옥에게 寧海영해에 가서 동냥을 하라고 한다. 사실 마옥은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고향인 영해에 가지 않으려고 하였다.

이에 왕중양은 몹시 진노하면서 채찍으로 마옥을 때리기 시작한다. 저녁 늦게 매질을 시작하여 날이 밝을 때까지 때리는데, 온 몸에 鮮血선혈이 낭자하다. 왕중양은 마옥을 이와 같이 때리고 욕하면서 그를 煉磨연마시켰다.

그리고 일상적인 먹고 자고 하는 생활 중에서 마옥에게 仙機선기를 깨닫도록 하였다. 이리하여 마침내 마옥이 도를 이루게 되었다. 왕중양은 이때부터 문하에 있는 많은 제자들에게 마옥을 師叔사숙이라 부르도록 했다.

남경에 머물고 있던 이 일 년 기간 중에 왕중양이 신선이 되어 승천했다. 마옥은 스승의 죽음을 맞아 3년 상을 치렀으며, 머리칼을 세 갈래로 하여 상투를 틀었다. 이 세 갈래 상투는 三吉삼길을 의미한다. 즉 스승의 원래 이름인 喆+吉철자를 나타냈다.

어느 날 마옥의 동생인 馬運甫마운보가 집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장례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마옥은 회신에서 "마운보 네가 장례를 치르려고 하는 것은 부모의 해골이다. 내가 제도하려는 것은 부모님의 정신이다. 하고자 하는 일은 비록 서로 다르지만, 다만 부모님의 恩德은덕을 갚으려 하는 마음은 똑같다."고 하였다. 마옥은 마침내 집에 돌아가지 않았으며, 煉丹연단에 관한 시를 한편 지어 보냈다고 한다.

죽은 능금나무가 다시 살아나다
이때 마옥이 거주하던 華陽亭화양정 담 밖에는 한 그루 능금나무가 있었는데 말라 죽은지가 오래되었다. 마옥은 4월 4일에 물을 길러오더니 능금나무에 물을 주었다.

사실 마옥은 "呂純陽(洞賓)眞人家譜"여순양(동빈)진인가보에서 여동빈 도인이 4월 4일 이 나무 밑에서 태어난 사실을 알았다. 제자들에게 "나는 5월 20일 날 태어났다. 나는 감히 어느 날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으나 이 나무는 반드시 다시 살아서 잎이 나올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大乘대승이라는 제자가 등 뒤에서 수군거리는데 "한여름 夏至하지가 이제 멀지 않았다. 이 나무가 어떻게 다시 무성한 나무 잎이 자라나올 수 있겠는가?"한다. 마옥은 이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偈頌게송 한 수를 지었다. "하늘에는 36, 지하에도 36, 천지가 보배로운 병속으로 들어가는데, 칠십이후(5일마다 변하는 기후는 1년 360일로 24절기에 72절후)면 족하다"(天上三十六, 地下三十六, 天地入寶甁, 七十二候足)

제자들이 이 시의 내용을 한번 해석해 달라고 하였다. 마옥은 "이것은 隱語은어로 되어 있다. 멀지 않아 영험이 있을 것이니 너희들은 그냥 기다려 보아라."한다.

5월 20일 그 날이 되자 과연 이 나무에서는 잎들이 무성하게 나오기 시작한다. 제자들은 4월 14일에서 5월 20일 까지는 정확하게 36일이었으며, 하늘의 36일과 땅의 36일을 합하면 바로 72후였다. 이 일을 눈앞에서 지켜본 대승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異木記"이목기 한 편을 지었다.
 
▲ @박영철

마옥, 말마다 영험하다
芝陽지양에 살고 있는 최씨 성을 가진 수행자가 대승이 쓴 "異木記"이목기를 읽어 보고는 그 사실을 의심하면서 한마디 던진다.

4월 달에 두 그루 대나무와 소나무 한그루를 全眞庵전진암에 옮겨 심었는데 옮겨 심은 시기가 맞지 않았는데, 잎이 모두 누렇게 변하고 시들어 죽으려 한다. 그리고 최씨가 마옥에게 편지를 보내서 "이러한 소나무와 대나무가 능히 살 수 있겠습니까?"묻는다.

이에 마옥은 시를 지어 회답하였다. "창밖에 君子군자만 푸르다고 생각하지 말고, 전진암 앞 大夫대부가 푸른 것을 기뻐한다."(窓外不惟君子綠, 庵前又喜大夫靑) 이글에서 군자는 대나무를 지칭하고, 대부는 소나무를 의미한다. 마옥은 제자를 보내서 누른 잎을 전지해버리고, 얼굴 씻은 물로 대나무와 소나무에 물을 주었다.

10일이 되지 않아 소나무와 대나무는 푸른 잎이 무성해지는데 옛날 모습과 같아졌다. 마옥의 도법은 세월이 감에 따라 점점 정심해지고 높아지는데 입에서 나온 말들이 모두 영험하고 기이한 것들이었다.

문등지방 七寶庵칠보암에 머물 때, 제자들이 우물을 파고 있었다. 아홉자 깊이를 팠는데, 그곳에 단단한 바위가 가로막고 있었다. 제자들이 바위 때문에 더 이상 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옥이 시를 지어서 보여주었다.

바로 "두자 깊이만 더 파면, 단 샘물이 맑은 소리를 내면서 솟아 날 것이다"(穿鑿須加二尺深, 甘泉自有應淸吟)라는 내용이었다. 이 시 구절에 따라 제자들이 다시 힘들여 1자 8촌을 파내려 갔을 즈음 갑자기 물이 샘물처럼 솟아오른다.

중양 진인이 거북이를 타고 출현하다
이곳에 조금 머물다가 마옥은 고향인 寧海영해로 되돌아 왔다.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도살업자인 劉淸유청을 찾아가서 "너는 지난 20여 년 동안 네 손으로 도살한 돼지가 10만 마리는 될 것이다. 만약 도살업을 그만두고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한다. 그 말에 유청은 돼지를 도살할 때 사용하는 모든 도살 기구들을 불태워 버렸다.

나중에 마옥이 지양 땅에 있는 별장에 간 적이 있었는데, 가는 도중에 마옥을 영접하러 온 사람이 백여 명이나 되었다. 그들이 말하기를 "바다위에 신기루가 출현했습니다. 아침부터 한 낮이 될 때까지 보이다가 겨우 사라졌습니다. 평상시에는 이른 새벽에 극히 짧은 시간에 만 잠시 볼 수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마치 奇蹟기적이 출현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마옥仙師선사님께서 이곳에 온 것 때문이 아닙니까!"한다.

그해 10월 15일 下元節하원절 날 밤이 깊었는데, 공중에서 사람소리가 들려왔다. "重陽眞人중양진인이 곧 오십니다!"한다.
다음날 아침을 먹을 때 쯤 왕중양 진인이 머리에 푸른 두건을 쓰고, 몸에는 하얀 도포를 입고 나타났는데, 등위에 연꽃의 푸른 잎을 덮은 한 마리 큰 거북이 등위에 앉아계신다. 그 자리에 있던 제자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땅위에 넙죽 엎드려 절을 올린다. 그때 왕중양 진인은 동남쪽을 향하여 유유히 바람에 나부끼듯이 사라진다.
 
▲ @박영철

죽음을 예감하고 시를 쓰다
大定대정 23년(1183) 마옥이 곤유 지방 紫金山자금산 東華庵동화암에 있을 때 암자 옆에 소나무 열 그루가 있었다. 갑자기 소나무 잎이 하얗게 변했다. 마옥은 탄식하면서 "소나무 잎이 하얗게 변했는데, 아마 이것은 나 때문일 것이다?"한다. 마옥은 자신이 仙化선화해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예감했다. 이해 9월말경, 마옥은 친구와 함께 성 북쪽에 있는 三敎堂삼교당에서 焚香분향하고 연회에 참석했다. 이때 ?州부주에서 온 王道師왕도사가 古琴고금을 가지고 와서 연주를 하는데, 놀러온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연주하는 것을 들었다. 이 광경을 옆에서 보고 있던 마옥은 그 자리에서 "歸山操"귀산조라는 시를 지어 큰 소리로 읊조린다.

"…청산에 밤이 내리면 밝은 달이 빛나고, 청산이 밝아오면 명월은 돌아간다. 배고프면 이슬을 먹고, 목마르면 냇물을 마시는데, 세상과 등져 있으니, 세상 사람들은 (나를) 모르더라." (…靑山夜兮明月輝, 靑山曉兮明月歸, 飢餐露兮渴飮溪, 與世隔兮人不知)

계속 이어서 "알고자 함도 없고 하고자 함(有爲)도 없고, 이 마음조차 다 없어졌는데 다시 무엇을 하리요. 하늘 정원(天庭)에 다시 두 가지 꽃이 날리면, 이궁(二宮)에 올라 紫微垣자미원에서 노닐겠다."(無乎知兮無乎爲, 此心滅兮那復爲, 天庭復有雙華飛, 登二宮遊紫微)

다시 며칠이 지나고 또 "委形贊"위형찬이라는 글을 지어 큼직하게 쓰 놓는다. 이 글은 마옥이 신선이 되어 歸眞귀진하는 뜻을 은연중에 비유했다. "큼이여! 진인이 되어 오르는데, 푸른 하늘로 들어간다. 기린이 진홍색 기치를 들고 뒤 따르고, 봉황이 붉은 가마를 끈다. 패옥소리 울리고, 구름을 밟고 간다. 높은 곳에서 하늘의 참된 계를 받고, 위로 옥 같은 별세계에 오른다." (大哉登眞, 路入靑冥. 麟隨絳節, 鳳牽朱輧, 鳴?佩玉, 履虛步雲. 超受眞誥, 上登玉辰)

죽은 뒤에 陽神양신이 나타나 신통을 부리다
그해 12월 어느 하루, 마옥이 구름 낀 하늘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 것을 제자들이 발견하고는 "스승님 무엇을 그렇게 보고 계십니까?"묻는다. 마옥이 "조사님과 사숙님들이 하늘위에 출현하셨는데, 나를 데리고 蓬萊봉래, 瀛州영주 仙山선산에 가려고 하신다."라고 대답하였다.

12월 22일 날, 마옥은 제자들과 깊은 밤 이경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친다. 그때 귀를 멍하게 할 정도의 벼락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옥이 눈을 감고 우화등선하였다.

바로 이 시간에 즈음하여 다른 곳에서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마옥이 술 빚는 일을 감독하는 郭復中곽복중의 집 대문을 두드리고는 붓과 종이를 달라고 하더니 偈頌게송을 지었다.

"61년 긴 세월을 살았는데, 세상에서 나를 이해하는 사람 없다. 매서운 우뢰의 요란한 한 소리, 끝없는 공중으로 바람 따라 표일하리라!"(長年六十一, 在世無人識. 烈雷吼一聲, 浩浩隨風逸)
마옥이 쓰기를 마치고 가버린다. 사실 이 곽복중은 종래로 신선을 믿지 않았다. 곽복중이 만났던 마옥은 바로 마옥이 수련하여 元?원영이 만들어낸 陽神양신이었으며, 이 일이 있고난 후부터 신선의 일을 믿게 되었다. 마옥이 죽은 지 한 달이 지난 후 창양에서 제사를 올리는데, 그때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하늘에서 상서로운 구름이 피어오르고, 난새와 봉황이 춤을 추며, 선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왕중양과 마옥이 구름위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한 참이 지나자 공중으로 은은히 사라진다. 나중에 마옥은 丹陽抱一無爲眞人단양포일무위진인으로 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