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07 ‘실상(實相)’이 보이지 않아 가슴속에 들여놓은 절 남원 함양 황석산성에서 바라본 전경 조선 말, 정수동이가 그랬다던가. 수동의 마누라가 아이를 낳았다. 미리 미역을 준비하지 못한 터라 마누라가 수동에게 장에 가서 미역을 좀 사오라고 했다. 수동이 시장에서 이곳저곳을 기웃거.. 풍류, 술, 멋 2012.01.30
덕유산 눈꽃여행 겨울 덕유산은 눈꽃도 눈꽃이지만, 이른 아침 운해가 피어날 때 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덕유산 중봉에서 동엽령 쪽으로 내려서는 설원 능선의 뒤쪽으로 남덕유산의 무룡산과 삿갓봉, 서봉 등이 운해에 잠겨 있다. 마치 히말라야의 고산준령을 연상케 하는 풍경이다. 뽀드.. 풍류, 술, 멋 2012.01.29
무송과 관우가 마신 술 황주(黃酒) ‘수호지’ 최고 호걸 중 한 명인 무송(武松)은 사발로 술을 18잔을 마시고 고개를 넘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 무송이 우리가 흔히 아는 중국술 백주(白酒)를 18사발 마셨다면 호랑이를 때려잡기는커녕 주막을 나서지도 못했을 것이다. ‘삼국지’의 관우는 ‘데운 술이 식기도 .. 풍류, 술, 멋 2012.01.27
예술가의 집 바람과 햇빛이 놀러오는 집 짓고 허허 웃고 살지요 농부도예가 송일근 ▲ 폐가를 손질해 사용하고 있는 농부도예가 송일근의 작업실.농부가 바닥에 철퍼덕 앉아 헤벌쭉 웃고 있다. 벌렁 누워 있는 농부도, 삽 들고 논일 나가는 농부도 뭐가 그리 좋은지 함지박만하게 입을 벌리고 .. 풍류, 술, 멋 2012.01.23
龍의전설 찾아서 신년 나들이 백제시대 지어진 전북 김제의 벽골제는 옛사람들이 물을 다스리던 용이 깃들여 있다고 믿었던 곳이다. 벽골제 앞에 대나무로 만든 용의 조형물을 세워둔 것은 이런 연유다. 두마리 용 중에서 한마리는 사람을 도왔다는 백룡이고, 다른 한마리는 둑을 무너뜨리며 해를 입히던 청룡.. 풍류, 술, 멋 2012.01.22
발견이의 도보여행_02 비오는 날의 봄 숲길 물도 타고 넘는 순둥이 고갯길 / 비가 와도 찰랑찰랑 걸어가는 청정 숲길 관악산계곡을 따라 걷는 완만한 숲길이다. 첫 번째 코스 물도 타고 넘는 순둥이 고갯길 ● 서울(동대문구) : 관악산계곡과 무너미고개, 안양예술공원 ● 걷는 거리 : 8.6km ● 소요 시간 : .. 풍류, 술, 멋 2012.01.21
황교익의 味食生活_14 너, 완전 변했구나…그래도 사랑받는다 오뎅은 대한민국 대표 길거리 음식이다. 어묵을 흔히 오뎅이라 부른다. 오뎅은 일본어로, 어묵과 함께 무, 유부, 곤약을 꼬치에 꿰어 가다랭이포 국물에 끓인 음식을 말한다. 그러니까 어묵을 오뎅이라 하면 잘못이다. 어묵의 일본어는 가마.. 풍류, 술, 멋 2012.01.20
전남장흥 뜨거운 풍경 장흥군 대덕읍 내저리 내저마을 주민들이 이른 아침 바다로 나가 매생이를 거둬들이고 있다. 매생이 양식장은 바닷가 마을 주민들에게는 혹독한 노동의 일터지만, 외지인들의 눈에는 갯벌에 꽂힌 지주대들이 바다와 어우러지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깊은 겨울의 .. 풍류, 술, 멋 2012.01.18
발견이의 도보여행_01 흰눈 쌓인 도시의 겨울 숲길 尹文基 ⊙ 1971년생.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졸업. ⊙ 《낚시춘추》 《월간낚시》 기자, 《월간 자전거생활》 편집장, 황금시간 걷기단행본 출판팀장 역임. 現 도서출판 우리미디어 대표, ‘발견이의 도보여행’(MyWalking.co.kr) 운영자. ⊙ 저서 : 《서울의 .. 풍류, 술, 멋 2012.01.11
동양화가 말을걸다_04 낡은 집에 담긴 그리운 기억,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었나? ▲ 신영민박 53X45.5㎝ oil on canvas 2011 4년 전 경남 합천의 해인사에 갔을 때였습니다. 절 입구에서 할머니 한 분이 다가오더니 손을 잡아끕니다. 백반 잘하는 전문 식당으로 안내하겠다고 했습니다. 8월 땡볕이 이글거리는 한낮이.. 풍류, 술, 멋 2012.01.10
한시와 현대시 4題 한시와 현대시 4題 1 조지훈은 〈또 하나의 시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낮은 소리 가만히 그리웠냐 물어보니, 금비녀 매만지며 고개만 까닥까닥(低聲暗問相思否, 手整金 少點頭).` 여기에 동양의 수법이 있다. 서양의 시인은 이렇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도 당신을 사랑했어.. 풍류, 술, 멋 2012.01.09
언어의 감옥[立象盡意論] 싱거운 편지 함경도 안변 땅에 벼슬 살러 가 있던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서울에 있던 백광훈白光勳에게 편지를 보내 왔다. 반가운 마음에 겉봉을 뜯어보니, 삼천리 밖에서 한 조각 구름 사이 밝은 달과 마음으로 친히 지내고 있소. 三千里外, 心親一片雲間明月 라는, 딱 열 두 .. 풍류, 술, 멋 2012.01.06
중국음식 기행_08 한인타운 왕징의 미식로드 광순다제 식당 10선 베이징⑤ 왕징이 한인타운이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 음식만 먹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눈을 살짝만 돌려보면 미식거리라고 할 만큼 맛있는 중국 식당들이 많습니다. 왕징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는 광순베이다제(廣順北大.. 풍류, 술, 멋 2012.01.05
황교익의 味食生活_13 국밥에 깍두기 한입 이보다 더 개운할 수 없다 깍두기 근대 이후 서울에서는 외식으로 국밥을 많이 먹었는데 여기에는 으레 깍두기를 곁들였다. ‘서울 깍두기’라는 국밥집이 전국에 산재한 것은 이 때문이다. 1970년대 지방 소도시에 살 때부터 ‘서울 깍두기가 맛있다’는 말을.. 풍류, 술, 멋 2012.01.04
金瑞鈴의 여기 사는 즐거움_10 미생물로 흙 살리고 토종 씨앗 살리는 괴산 농부 이태근 흙 한 줌 속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농약과 제초제와 비료로 범벅이 된 땅이 아니라 미생물이 살아 숨 쉬는 땅이 생명을 살리는 땅이다. 그런 땅에서 농작물을 키우고, 토종 씨앗 연구에 한평생을 바치고 .. 풍류, 술, 멋 2011.12.25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06 기다림과 그리움의 끝을 향한 행로 익산 김제 모악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금산사는 미륵신앙의 근원지다. 스스로 ‘제자 복’ ‘술 복’ ‘화초 복’ 3복이 많았다고 생애를 행복해 했던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 선생은 우리 시대의 마지막 선비 중 한 분. 익산 전주로 가는 행로에서 손쉽게.. 풍류, 술, 멋 2011.12.23
충남해안 세밑여행 충남 태안의 꽃지 해변에서 만난 낙조 풍경. 마침 서쪽 하늘이 구름으로 뒤덮인 날이어서 붉은 해가 바다로 풍덩 빠지는 장엄한 해넘이는 없었지만, 마지막 햇살이 구름의 한쪽 끝을 발갛게 물들이는 서정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세밑 여행의 테마라면 단.. 풍류, 술, 멋 2011.12.22
중국음식 기행_07 윈난·후난·저장성… 추억 살려줄 베이징의 식당 베스트 10 베이징② ▲ (위쪽부터) 만주족의 두부 요리인 바바오멘차더우, 마지아미시짱찬팅의 티베트 공연, 후난성 음식점인 샹어칭 시단점, 객가 음식인 즈바오루위. 농어로 만든 요리다.중국이라는 거대한 덩치의 무게중심을 .. 풍류, 술, 멋 2011.12.21
한시 양식의 소통성과 그 양상 1. 시작하는 말 전근대의 한자문화권내에서 漢詩는 정서의 환기와 정화라는 문학 본래의 기능뿐만 아니라, 정치와 외교, 교육 등 다방면에서 역할을 수행한 사회적 公器였다. 이처럼 한시가 여러 방면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확장된 것은 한시문을 통해 사회적 통제를 시도.. 풍류, 술, 멋 2011.12.20
폭설내린 태백 정선여행 강원 정선의 함백산 아래 절집 정암사가 밤새 내린 폭설로 갇히고 말았다. 밤새 쌓인 눈이 소리를 빨아들여 사위는 고요한데, 전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적막한 눈길을 뽀드득뽀드득 밟으며 한 가족이 산문을 들어서고 있다.겨울 초입에 강원 산간지역에 벌써 두 차례나 대설주의보.. 풍류, 술, 멋 2011.12.18
황교익의 味食生活_12 씨알 굵고 갈수록 탱탱 늦가을 전어를 먹어라! 철(?) 지난 전어 자연산 전어다. 요즘 양식 전어가 많이 나오는데 자연산과 구분하지 않고 판다.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흔히 가을 전어라 한다. 그러나 도심의 횟집, 포장마차에서는 여름 전어라고 해야 맞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 풍류, 술, 멋 2011.12.11
꿈에 세운 詩의 나라 조선 전기의 문인 심의가 지은 〈記夢〉은 〈大觀齋夢遊錄〉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은이가 얼풋 잠이 들었다가 홀연 한 곳에 이르렀는데, 금빛으로 번쩍이는 화려한 궁궐에는 천성전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그곳은 천상 선계에 자리잡은 시의 왕국이었다. 이 나.. 풍류, 술, 멋 2011.12.10
물이 되는섬 고흥 거금도 이 자리에 올라서면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다 바다다. 전남 고흥 천등산의 아슬아슬한 암봉 끝에서는 고흥반도 남쪽으로 한 마리의 거대한 고래처럼 떠있는 거금도를 위시해 일대의 바다를 다 내려다볼 수 있다. 거금도는 오는 16일 개통하는 거금대교로 육지와 이어진다.강원 산.. 풍류, 술, 멋 2011.12.07
부산 초겨울 여행 이른 새벽 경매를 위해 부산 남항의 부산공동어시장에 부려진 고등어. 제주 동남쪽 해안에서 잡아 올려 밤새 운반선이 싣고 온 것이다. 막 잡은 고등어는 배 쪽의 비늘이 마치 갈치처럼 은빛으로 반짝거린다. 당장이라도 퍼덕이며 다시 바다로 돌아갈 것 같은 싱싱한 고등어들이 .. 풍류, 술, 멋 2011.12.03
강원 인제 자작나무숲 인제군 남면 원대리의 산중에 만난 자작나무 숲. 순백의 빛나는 둥치를 가진 자작나무들이 저희끼리 모여 빼곡한 숲을 이루고 있다. 차가운 대기 속에서 낙엽이 두툼하게 깔린 자작나무 숲길을 걷다보면 북유럽 동화의 나라 속에 산다는 ‘숲의 정령’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온.. 풍류, 술, 멋 2011.12.01
중국음식 기행_06 북방식 밀전병 ‘춘빙’으로 배 채우고 암울한 근대사 전시된 소피아성당으로 헤이룽장성 하얼빈 ▲ 밀전병에 채소와 볶은 고기를 싸서 먹는 춘빙.북으로는 북방 삼림지대를 병풍처럼 두르고 남으로는 동북평원을 펼치면서 북만주의 중심을 이루는 도시 하얼빈. 중국의 동북에.. 풍류, 술, 멋 2011.11.30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05 자연과 문명의 접합점에서 발견하는 절대 고독 충북 영동 푸른 불 시그낼이 꿈처럼 어리는 거기 조그마한 역이 있다. 빈 대합실에는 의지할 의자 하나 없고 이따금 급행열차가 어지럽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눈이 오고 비가 오고… 아득한 선로 위에 없는 듯 있는 듯 거기 조그마한 .. 풍류, 술, 멋 2011.11.29
한반도의 보물섬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분화구인 성산 일출봉은 제주관광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정상에 왕관 같은 암석을 쓰고 있는 성산 일출봉이 바라보이는 제주의 해안가에서 평생 육지의 관광객들을 맞이했다는 홍경보(69)씨가 말고삐를 잡고 걷고 있다. 제주의 ‘세계 7대 자연경관’ .. 풍류, 술, 멋 2011.11.24
늦가을 만나는 월출산 천황봉 정상의 바로 아래, 월출산의 눈썹쯤 되는 높이에서 바라본 동북쪽 능선의 장쾌한 암봉들. 이 정도의 경관은 월출산의 한쪽 끄트머리의 일부분일 뿐이니 산 전체의 풍모는 더 말 안해도 알 일이다. 이건 차라리 하나의 장엄한 수석(壽石)입니다. 영산강 물길이 만든 영암의 너른 들.. 풍류, 술, 멋 2011.11.23
황교익의 味食生活_11 국민 생선과 잡어 사이 그러나 우월은 없다 한국음식 vs 일본음식 홍대 앞 한 가게에서 오니기리를 사진 찍고 있는 야마시타 씨. 일본인 출판기획자 야마시타 씨는 한국음식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막걸리 기행을 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 내 한국 언론에 그의 얼굴이 널리 알려지.. 풍류, 술, 멋 2011.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