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발견이의 도보여행_02

醉月 2012. 1. 21. 11:02

비오는 날의 봄 숲길

물도 타고 넘는 순둥이 고갯길 / 비가 와도 찰랑찰랑 걸어가는 청정 숲길

관악산계곡을 따라 걷는 완만한 숲길이다.
  첫 번째 코스
 
  물도 타고 넘는 순둥이 고갯길
 
  ● 서울(동대문구) : 관악산계곡과 무너미고개, 안양예술공원
  ● 걷는 거리 : 8.6km
  ● 소요 시간 : 4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서울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골짜기를 따라 걷는 이 길은 내내 계곡을 곁에 두고 걷는다. 덕분에 이 길 주변의 숲은 물을 한껏 머금어 싱싱하기 이를 데 없다. 여기에 비라도 오는 날이면 수목 사이로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닐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한 걸음 한 걸음에 숲을 향한 마음을 담아 발길을 옮기면, 길은 생동하는 기쁨의 향연으로 산보객들을 안내할 것이다. 안양 쪽 물길을 막고 들어선 관악수목원 때문에 잠시 거친 숲길을 걸어야 하지만, 이 어려움은 시원한 조망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관악산입구 정류장~관악산호수공원 30분/1.1km
 
 
  무너미고개 고갯마루에서 양갈래로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길을 잡아 가는 코스이다. 무너미고개는 서쪽 삼성산과 동쪽 관악산이 엇물리는 경계 지점이다. 보통 관악산계곡길이라고 부른다. 산 입구는 알고 보면 삼성산과 관악산의 경계인데, 역시 관악산입구라고 불린다. 관악산의 명성에 가려 늘 손해를 보는 듯한 삼성산은 내심 속이 상할 듯도 하다. 하지만 이곳을 뭐라 부르든 그건 사람의 일이지 산(山)의 일은 아닐 것이다.
 
  관악산입구 버스정류장(1),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로 광장이 북적인다. 이리저리 사람이 물결을 이루며 휩쓸려 다닌다. 오글거리던 사람들은 흐름을 만들어 숲으로 흘러들다가 떠밀려 다시 이곳으로 나오거나 맞은편으로 흘러내린다. 사람들은 오글오글 모여 있는 사람들에 진저리를 친다. 오히려 비가 내리는 날은 그런대로 한가로워 걷기에 낫다. 그래선지 걷기의 고수들은 비 올 때 걷는 숲길이 진짜 맛나다고 말한다.
 
  버스정류장에서 조금만 가면 만나는 관악산입구(2)는 딱딱하고 넓은 포장도로다. 휴일의 수많은 인파가 떠밀리며 올라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너비다. 자꾸자꾸 위로 갈수록 길은 곁가지와 중심가지로 갈라지면서 아담해지며 저마다의 개성을 띤다. 그 시작은 이렇게 멋대가리 없는 밋밋한 길이 오히려 효율적이겠다.
 
  15분 정도 평지 같은 길을 가면 왼쪽으로 전광판이 있고, ‘연주대, 호수공원’을 가리키는 푯말이 보일 것이다. 그리로 간다. 곧 관악산호수공원을 맞닥뜨리게 된다. 예전에 있던 콘크리트 수영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호수공원은 한국식 연못 조경(造景) 양식을 따른다.
 
  호수 가운데 신선이 사는 땅을 상징하는 섬이 박혀 있고 그리로 넘어가는 다리가 놓였다. 상류 쪽으로는 창덕궁 애련정을 모티브 삼아 지은 듯한 아담한 정자(亭子)가 잔잔한 수면에 지나는 사람들과 함께 비쳐 든다.
 
코스 후반부에는 멀리 평촌신시가지가 희미하게 보인다.
 
  관악산호수공원~무너미고개 1시간/2.4km
 
  호수공원부터 길은 물줄기를 놓지 않고 왼쪽과 오른쪽 연안을 건너다니며 거슬러 오른다. 조금씩 위로 올라간다는 느낌은 물줄기를 바라보는 시선으로만 감지될 뿐 몸은 평지 숲길을 걷는 것마냥 가뿐하다. 약간의 출렁임이 느껴지는 짧은 구름다리와 통통 튀는 나무다리를 몇 번 건너고, 몇 개의 갈림길을 지나친다. 길이 가지를 치는 곳마다 이정표는 ‘무너미고개’ 방향을 정확히 알려준다.
 
  단, 길을 찾을 때 극히 주의해야 할 곳이 있다. 관악산호수공원을 지난 지 40분 정도 되면 ‘무너미고개 0.4㎞’ 이정표가 있는 곳이다. 이 푯말을 따라 곧장 직진하면 무너미고개 동쪽 능선으로 올라가 버린다. 따라서 ‘무너미고개 0.4㎞’를 지난 지 50m 정도 됐을 때 오른쪽 1시 방향으로 난 길로 간다. 그 길로 5분만 가면 소방재난본부에서 붙여 둔 비상구조 위치푯말에 ‘K42·무너미고개’라고 쓰인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발길과 세월에 깎여 나간 무너미고개(3)는 참 볼품없어 보인다. 그나마 소방재난본부에서 세워 놓은 푯말이 있어 이곳이 그곳이란 걸 알게 할 뿐이다. 하지만 ‘볼품없음’ 역시 사람의 시선일 뿐 숲에서 배제되고 묵살되는 존재란 없다. 우리도 반드시 이곳을 밟아야 다음 길을 열어 갈 수 있다.
 
  무너미고개를 넘어가면 길은 무척 한산해진다. 주말에도 찾는 이가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 정복의 야심(?)에 거친 숨을 토하면서 산꼭대기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입산(入山)의 느긋함을 기슭과 골짜기에서 즐긴다. 무너미고개 언저리로부터 비롯되는 작은 물줄기를 이리저리 그어대며 길은 이어진다. 인적 드문 곳이어서 물을 건널 때는 징검다리에 몸을 맡겨야 한다. 물줄기는 맑고 얕고 시원하다.
 


 
  관악수목원~안양예술공원 2시간/5.1km
 
  무너미고개를 넘어 안양의 작은 물줄기를 따라 걷기 시작한 지 40~50분이 지나면 꼭꼭 닫힌 관악수목원 뒷문(4)이 나타난다. 물줄기를 따라 난 편안한 숲길은 이 문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오른쪽 산의 중턱과 능선으로 돌아가는 조금 거친 우회로로 돌아가야 한다. 관악수목원 우회로만 아니었다면 이 코스는 입문자 코스로 적극적으로 추천되었을 것이다.
 
  어딘가 있는 수목원 울타리 틈바구니를 비집고 월담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띈다. 안내문에 따르면 전체 수목원 부지 중 1.7%에 해당하는 면적이 ‘서울대학교 농대(農大)의 연구와 교육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출입이 제한된다. 1.7%에 막혀 편한 물길을 버리고 돌아가는 아쉬움이 크다.
 
  이제부터는 ‘예술공원(수목원정문)’ 이정표만 따라가면 된다. ‘만남의다리’란 이름표가 걸린 붉은 출렁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이 무척 서정적이다. 길은 자꾸자꾸 위로 올라만 가는 듯하더니 시원한 전망을 냉큼 안긴다. 발아래로 관악수목원 조절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눈을 가늘게 뜨면 멀리 아파트들 사이로 평촌신시가지의 쌍둥이빌딩이 보인다. 이제는 서서히 내리막길이다. 관악수목원 우회로는 번듯하게 지어진 공중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마무리된다. 그리고 그곳은 곧 안양예술공원(5)길의 시작이기도 하다.
 
  왼쪽으로 가면 평일에 미리 신청해야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는 관악수목원 정문이다. 우리는 오른쪽 안양예술공원길을 따라간다. 여전히 길은 물줄기와 함께한다. 길켠으로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설치된 조각 작품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미국의 비토 아콘치의 <웜홀>이라는 초대형 설치미술 작품이다. 관람객이 작품 안으로 난 통로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안양예술공원길은 안양역까지 운행하는 2번 마을버스가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진다. 비토 아콘치의 작품이 있던 길 초입을 지나 25~30분 정도 지나면 오른쪽 다리 건너 보이는 주차장에 안양역까지 가는 2번 마을버스 회차장(6)이 있다.
 



  두 번째 코스
 
  비가 와도 찰랑찰랑 걸어가는 청정 숲길
 
  ● 서울(은평구) : 봉산 능선과 수국사 황금사원
  ● 걷는 거리 : 7.9km
  ●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비가 오면 더 운치 있는 걷기가 기다린다. 정비가 매우 잘되어 있는 봉산능선길.
  서울 북서쪽에 자리한 은평구와 고양시의 경계를 이루는 낮은 능선이 있다. 봉산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이 산은 수색능선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일부러 자침(磁針)을 세워 맞추기라도 한 듯 남북(南北)을 수직으로 그은 봉산 능선은 납작 엎드린 지네의 모습과 닮았다. 굴곡 없이 부드러운 이 능선을 따라 청량감 넘치는 숲길이 나 있다. 봉산 자락에 기댄 수국사(守國寺) 황금보전(黃金寶殿)은 소박한 숲길여행을 마친 나그네들에게 기대 이상의 호사를 누리게 한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봉산 능선 입구 10분/0.6km
 
   봉산 답사가 있던 그날은 빗줄기가 사정없이 허공을 그어대던 몹시 궂은 날이었다. 하지만 많이 걸어 본 걷기 선수들은 안다. 비오는 날의 유순한 숲길이 얼마나 농밀하고 그윽한지를 말이다. 숲 속의 향긋한 물비린내가 온 몸에 젖어들면 코끝이 뻥 뚫리고, 도시생활로 말라 있던 마음이 촉촉한 습기를 머금으며 말랑해진다.
 
  봉산 능선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지는 빗줄기하고도 잘 비벼지는 맛있는 길을 품었다. 조금 걷기에 어렵겠다 싶으면 여지없이 나무데크와 계단이 나와서 조금은 과하다 싶은 친절이 베풀어진 길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정상(頂上)에 주둔하던 군(軍)부대가 철수한 덕분에 일반인에게는 닫혀 있던 봉산 정상의 멋진 조망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정비가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던 능선의 북쪽 끝도 넓고 편안한 계단으로 정비가 완료되었다. 순금으로 만들었다고 하여 해외에까지 이름을 떨쳤다는 수국사의 황금보전은 이 길이 선사하는 골드 럭셔리 보너스이다.
 
  지하철 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 5번 출입구(1)를 나와 봉산 숲길 입구까지 가는 데는 10분 정도 골목길을 걸어야 한다. 우선 지하철 출입구를 나와 5분 정도 걷다 만나는 조그만 갈림길에서 ‘현대화할인마트’와 ‘부동산1번지’ 사이 골목으로 들어간다. 100m 정도 가다 만나는 Y자 갈림길에서는 왼쪽이다. 곧 만나는 변전소 담장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5분 못 미쳐 가면 봉산 숲길이 시작(2)된다.
 
  숲길로 들어서면 곧 갈림길이다. 왼쪽 오르막 계단은 바로 능선으로 올라타는 길이고, 직진하듯 오른쪽으로 가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부드럽게 능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 부드러운 길을 소개하기 위해 살짝 돌아가는 길을 골라 지도에 그려 넣었다. 그래도 능선길의 시작점에 들어서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순금으로 개금불사를 했다는 수국사 황금보전.
 
  봉산능선길~봉산 정상 1시간30분/4.1km
 
  일단 능선에만 올라 붙으면 그 다음은 길찾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갈림길이 많이 나오지만 무엇엔가 홀린 듯 엉뚱한 길로 찾아들지만 않는다면 정해진 능선길을 걸을 수 있다. 그저 큰 길을 따라 곧장 질러가면 된다. 남북으로 곧게 뻗은 숲길이어서 나침반의 붉은 자침이 내비게이션 노릇을 해 줄 수 있을 정도다. 능선을 걸은 지 15분 정도 됐을 때부터는 이정표도 슬슬 나오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능선길까지는 ‘봉산능선길’이란 이정표를 따르면 되고, 봉산 주능선에 올라가면 ‘수국사’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이 정답 방향이니 참고하자. ‘봉산능선길 600m’와 ‘조망명소’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봉산능선길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오른쪽 길옆으로 넓은 지붕을 친 쉼터가 있고, 그 밑으로 특이한 형태의 약수터가 있다.
 
  쉼터 이후로는 나무데크로 이어진 길을 잠시 걷게 되는데, 그 입구에서 ‘봉산생태경관보전지역’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잠시 걷게 될 나무데크 구간에 ‘서울시 지정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안내문구가 나무 안내판에 돋을새김 되어 있다. ‘신갈나무로 대표되는 참나무류의 경쟁에 밀려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팥배나무 군락지(群落地)가 이곳에 형성되어 있다’고 안내판은 부연 설명한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서울시가 생태적으로 보전해야 할 지역을 정해 보호하는 곳으로 총 14곳이 지정·고시되어 있다.
 
  팥배나무군락지를 지나면 능선길은 더욱 뚜렷해져서 그저 앞만 보고 큰 길만 따라가면 된다. 팥배나무군락지를 지난 직후에 만나는 아름드리 아까시나무길은 겨울을 제외하면 언제라도 풍성한 잎사귀로 멋진 숲길을 이룬다. 사진을 찍으면 깊은 산중에 온 듯한 앵글로 담아낼 수 있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두 다리를 저어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어느새 ‘고은정(高恩亭)’이란 멋진 이름을 가진 쉼터에 다다른다. 여기서도 곧장 직진하면 얼마 전까지 군부대가 주둔했던 봉산 정상(3)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군인들이 경계의 눈빛으로 쏘아봤을 이 멋진 봉산 정상의 조망은 이제 봄날의 나른함을 즐기는 관람객들의 느긋한 시선으로 바뀌었다.
 


 
  봉산 정상~수국사~구산역 1시간10분/3.2km
 

길이 넓어 우산을 쓰고 걷기도 좋고, 여럿이 함께 나란히 걸을 수도 있다.


  정상(3)에 군부대가 있을 때에는 능선을 계속 걸으려면 우회로를 통해 복잡하게 돌아가야 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져 봉산 능선 밟기는 온전히 그 등줄기를 짚어 갈 수 있게 되었다. 옛 군부대 자리를 지나고 처음 만나는 갈림길을 곧장 질러간다. 이 갈림길의 오른쪽은 수국사 지름길로 연결되지만 온통 계단 내리막이어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봉산 능선을 온전히 다 마무리하고 부드러운 길을 따라 수국사까지 갈 것이다.
 
  어느새 슬그머니 사라진 이정표들을 찾으려 애쓸 것 없이 북쪽을 향한 능선길을 계속 걷는다. 그러면 고양시와 은평구를 잇는 큰 찻길을 만난다. 찻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한다. 7~8분만 걸으면 오른쪽 골목을 향한 ‘수국사100m’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공중파TV를 통해 ‘금(金)으로 만든 절’이라고 소개되며 유명세를 탄 수국사는 500여 년 전에 지어진 절이지만 전각(殿閣)은 1900년대에 중건(重建)되었다고 한다. 외관을 순금(純金)으로 개금불사(改金佛事)해 화제가 된 황금보전은 1995년에 세워졌다. 108평 규모의 전각 크기가 황금빛과 어울려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황금보전 옆에는 부처가 된 석가모니가 첫 설법(說法)으로 다섯 스님에게 가르침을 주는 모습을 형상화한 ‘오비구 녹야전법상(五比丘 鹿野轉法像)’이 황금사원과 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황금보전 왼쪽 뒤로는 막안간(幕眼干)이란 약수터가 있으니 잠시 쉬었다가 사찰을 돌아 나오자. 찻길까지 돌아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15분 만에 지하철 구산역(5)을 만날 수 있다. 구산역까지 걸어가는 중간에 들를 수 있는 연천식당(02-354-9109)은 가격과 맛 모두 놀랄 만한 곳이니 들러보길 권한다

 

신록 우거진 6월의 숲길
은하수처럼 흙길 위를 흐르리 / 잠든 소 깨지 않게 사뿐히 즈려밟기

첫 번째 코스
 
  은하수처럼 흙길 위를 흐르리
 
  ● 서울(서대문구) : 백련산 숲길과 안산 산책로
  ● 걷는 거리 : 10.1km
  ● 소요 시간 : 4시간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백련산(白蓮山)을 걷는 날은 눈이 호강을 한다. 낮은 능선 위에 살짝 올라서기만 했을 뿐인데 온 세상이 발밑에 깔리고 북한산(北漢山)과 인왕산(仁王山), 안산(鞍山)이 같은 눈높이로 다가온다. 기개 높게 고함이라도 치고 싶은 백련산 능선의 첫머리 조망은 종이에 바짝 엎드린 2차원 지도의 등고선(等高線)으로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입체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이어 걷는 서대문구의 안산은 연못공원과 메타세콰이어 산림욕장이 들어선 서대문구의 자랑이다. 남쪽 능선 조망명소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와 인왕산 풍경도 겸재 정선(謙齋 鄭敾)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가 그대로 살아난 듯 인상적이다.
 
 
  홍제역~백련산 산책로 1시간20분/3.3km
 
   백련산과 안산 숲길 산책로는 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기 때문에 동네 주민들의 자연 놀이터요 쉼터가 된다.
 
  백련산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 홍제역 4번 출입구(1)를 나선다. 황량한 도심을 5분 정도 걷다가 지상과 고가도로가 두 겹으로 겹치는 홍은사거리에서 그대로 건널목을 건넌 후 왼쪽으로 간다. 몇 걸음 떼지 않고 만나는 손동현내과 건물을 끼고 돌면 곧바로 백련산으로 올라가는 돌계단(2)이 나온다. 돌계단을 올라선 후 곧바로 오른쪽 오솔길로 돌아서면 우리가 걸어야 할 능선길이다.
 
  1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도심의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가 차츰 잦아들고, 향기로운 솔향이 코끝까지 차오른다. 하늘을 가리던 나뭇잎들이 조금씩 자리를 넓히더니 곧 새파란 하늘을 이고 선 능선 들머리가 거대한 암반 위로 열린다. 이 능선의 끝자락에는 오래전부터 태극기가 휘날린다. 얼마 전부터는 사각형 정자가 단단하게 기둥을 박고 쉬어 가는 길손을 받아들이고 있다.
 
  백련산의 조망은 10여분 뒤에 만나는 북한산 조망점에서 극에 달한다. ‘북한산’이라는 입체영화가 상영되는 이름 없는 이 봉우리에는 웬만한 산에는 하나씩 있는 ‘조망명소’라는 안내판조차 없다. 그러나 이 풍광 하나만으로도 백련산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다. 큰 길만 따라가면 자칫 이 풍광을 볼 수 없을 수도 있으므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 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북한산 조망점을 지난 이후로 능선의 가지런한 숲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백련산 정상 팔각정이다. 팔각정 앞을 지나 숲길을 15분 정도 더 걸으면 오른쪽 내리막 계단으로 ‘백련사 200m’라는 푯말이 보인다. 그 계단을 밟고 내려가자.
 


 
  백련사~안산 연못공원 55분/2.4km
 
  백련산 숲길의 종착구간인 계단을 내려오면 차도(車道)를 만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백련사(白蓮寺)를 보고 돌아와야 할 것이다. 백련사는 신라 경덕왕(景德王) 때 정토사(淨土寺)란 이름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삼각산정토백련사(三角山淨土白蓮寺)’란 편액이 달린 일주문(一柱門)을 지나 조금만 들어가면 무량수전을 비롯한 8개의 전각으로 이루어진 백련사 경내다. 붉은 배롱나무꽃이 등불을 켠 듯 환하게 피어난 백련사 앞마당에는 고즈넉한 천년 고찰의 향기가 배어 있다.
 
  백련사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본 후 안산으로 향한다. 찻길 옆으로 차단막이 설치된 인도(人道)를 따라 서대문구청 4별관까지 간다. 별관 건물을 왼쪽에 두고 끼고 돌아 홍제천 윗길로 간다. 홍제천 윗길을 따라가다 홍연교를 건너 서대문구청 본관까지 간다. 구청 본관 주차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안산으로 향하는 넓은 길이다. 찻길 오르막을 따라가면 서울시립서대문청소년수련관 맞은편으로 안산 공원길이 시작된다.
 
  봄이면 하얀 면사포 같은 벚꽃길을 만들어 내는 이 공원길은 열 명이 횡대(橫隊)로 걸어도 될 정도로 폭이 넓다. 이 널찍한 산책로가 바로 말안장을 닮아 안장 안(鞍)자를 이름으로 얻은 이 산의 흙길 들머리가 된다. 사람 손이 많이 간 이 산책로는 봄부터 가을까지 풍성한 그늘을 드리우는 벚나무가 호위한다. 청계천 개발 이후로 유행처럼 번지는 인공(人工)계곡의 졸졸거리는 물소리가 발길을 따라붙는다.
 

안산 산책로는 벚나무가 반기는 넓은 길로 시작된다.
 
  안산산림욕장~독립공원 1시간50분/4.4km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로 산림욕에 그만인 안산 산림욕장.
  작은 물길이 시작되는 안산생태연못은 갖가지 수생(水生)식물과 산새들이 노니는 수변(水邊)공원이다. 뭍에는 흰머리를 풀어헤친 조팝나무가 햇볕을 쪼이고, 조경석 사이를 비집고 피어난 영산홍 한 움큼은 철쭉과 함께 연못 조경의 붉은 포인트를 찍어댄다. 이것이 안산 연못공원의 6월 풍경이다. 여름이면 물을 양껏 빨아들인 수초들의 짙푸른 녹음이 연못을 뒤덮다시피 한다.
 
  길을 잇기 위해서는 안산 연못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얼마 가지 않아 갑자기 생뚱맞게 나타나는 차도를 건너 바른편으로 간다. 100m 정도 간 후 산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다시 또 얼마 가지 않아 심상치 않은 선선한 기운이 감지될 것이다. 거대한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같은 침엽수들이 뿜어내는 이 청량감은 안산 산림욕장(山林浴場)의 시작을 알리는 메타세콰이어나무에서 나오는 것이다. 산림욕장 입구 갈림길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곧바로 정상(頂上) 봉수대(烽燧臺)로 가는 가파른 길이니, 오늘 우리는 오른쪽으로 꺾는다. 그러면 침엽수의 빽빽한 수직과 길의 평탄한 수평이 엇물려 직각을 이루는 가지런한 산림욕장길을 걷게 된다. 맘껏 피톤치드의 바닷속으로 휘적휘적 걸어가 보자.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산림욕장 벤치에 앉아 한동안 쉬었다 가길 권한다.
 
  산림욕장을 지나 갈림길이 나오면 ‘봉화봉약수터 450m’ 방향과 ‘무악정’ 이정표를 따른다. 무엇보다 중턱으로 난 길을 찾아 걷는다는 느낌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없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은 오늘 소개하는 길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무악정 정자 앞에 도착했으면 잠시 쉬었다가 ‘안산천약수터250m’ 푯말이 가리키는 중턱길을 찾아 걷는다.
 
  운동시설이 많이 있는 안산천약수터 쉼터 옆을 지나면 길은 어느새 능선으로 이어진다. 안산이 말안장처럼 편안하게 생긴 것은 지금부터 걷게 되는 능선 때문이다. 남쪽을 향해 엎드린 이 능선길은 15분 정도 이어지다가 인왕산과 서울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조망명소를 만들어 낸다. 이곳에선 아까 백련산에서 보았던 위엄 넘치는 풍광이 아닌 사람 사는 세상의 복잡한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아른거린다.
 
  능선길은 여기서 10여 분을 더 가다 작은 사각정자를 만나며 멈춰 선다. 이 정자 왼쪽으로 보면 좁은 내리막 오솔길이 보일 것이다. 약간 가파르다는 느낌은 있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다. 이리로 내려가면 서대문독립공원까지 이어지는 포장 산책로를 만난다. 이 산책로에서 왼쪽으로 향한다.
 
  이 포장 산책로는 왼쪽에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군부대 방향 샛길로 빠져나오며 20여분 만에 마무리된다. 그러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옛 서대문형무소 자리의 독립공원(6)이 나온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공원 일대를 둘러보고 나면 곧바로 지하철 독립문역(7)을 통해 귀가할 수 있다.
 



  두 번째 코스
 
  잠든 소 깨지 않게 사뿐히 즈려밟기
 
  ● 경기~서울(과천시~서초구) : 우면산 숲길과 자연생태공원 탐방로
  ● 걷는 거리 : 9.1km
  ● 소요 시간 : 4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지금 소개하는 길은 서초구의 가장 대표적인 숲길 산책코스인 우면산 숲길이다. 이 유순한 산의 걷기 좋은 길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기 위해 출발지는 우면산의 서남쪽 가지능선이 시작되는 과천의 선바위역으로 했다. 걷기 좋은 능선길과 허릿길을 돌아 우면산의 숨겨진 보물인 자연생태공원 탐방로까지 모두 섭렵하면 온 몸엔 생기가 돌고, 두 눈은 총기로 반짝일 것이다. 맑은 공기가 점령한 청정 숲길을 걷고, 촉촉한 계곡길인 우면산자연생태공원까지 돌게 될 터이니 공연한 말은 아닐 것이다. 특히 생태공원은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강력 추천한다.
 
 
  선바위역~우면산 가지능선길 입구 10분/0.5km
 
   이 산은 마치 소가 졸고 있는 듯한 모양새라 하여 우면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숲길도 그 모습을 닮아서인지 깊은 꿈결을 헤매는 암소처럼 유순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딴에는 산인지라 곳에 따라 약간의 언덕이 없을 수는 없다. 가급적 그런 곳들은 배제한 채 진입로부터 시작해 능선길, 허릿길 모두 얌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길을 소개한다. 그래서 길의 출발점도 서울의 경계를 벗어난 과천의 선바위역이다. 이후로 우면산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면 비로소 서초구로 들어서게 된다.
 
  이용객이 많지 않아 언제나 한적한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2번 출입구(1)로 나온다. 한 2~3분 정도 찻길 옆 인도를 걸었을까? SK주유소 직전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접어든다. 얼마 가지 않아 우리나라 최초의 풍속미술관인 선바위미술관 옆을 지나게 된다. 이 미술관은 풍속화가 이서지 화백이 우리나라 전통풍속을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 2004년에 설립했다. 이서지 화백의 풍속화 1000여 점과 전통인형작가 김시온 선생의 인형과 마을축소모형 등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에 따라 성인 4000원의 관람료를 받기도 한다.
 
  선바위미술관을 지나자마자 ‘신금농산(新錦農産)’이란 간판이 있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선다. 혹 남의 집 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해서 쭈뼛거릴 수 있지만 창고 같은 건물 옆을 지나면 길은 거짓말처럼 흙길로 바뀌고 주변 환경도 녹지로 싹 바뀐다.
 
  딱딱한 길이 부드러운 흙길로 변신을 하고 100m 정도 더 가면 오른쪽으로 가족묘지가 나온다. 길 중간에 ‘남태령 망루방향’이라는 이정표가 올 봄에 세워졌지만 이정표 방향과는 상관없이 오른쪽 묘지 중간쯤 가서 산 쪽을 바라보며 지세(地勢)를 잘 살펴보자. 물론 지관(地官)의 눈으로 묏자리의 형세를 판단하라는 말은 아니다. 우면산으로 진입하는 가장 유순한 가지능선 진입로가(2) 바로 그 묘지 사이로 나 있기 때문에 그 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이 진입로는 외부로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수풀이 우거진 여름에는 눈에 잘 안 띌 수도 있다. 입구를 못 찾겠으면 ‘남태령 망루방향’ 이정표를 30m 지난 후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입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파른 위엄과는 전혀 상관없는 작은 가지능선부터 차근차근 우면산 숲길을 열어 간다.
 


 
  우면산 가지능선~소망탑전망대 1시간40분/4.7km
 
  가족묘지의 사잇길(2)을 찾았으면 그리로 올라간다. 우면산 길을 잘 아는 분이라도 이렇게 부드럽게 우면산 능선을 올라타는 방법도 있구나 하며 감탄할 것이다. 우면산 진입로로 많이 알려진 곳들은 대개 능선까지 오르려면 조금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그래서 걷기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 중에는 낮은 경사로를 걷기 위해 지하철 남태령역에서 내려 찻길을 따라 능선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길을 알게 된다면 그런 수고는 안 해도 될 것이다.
 
  묘지구간만 잠깐 지나면 길은 울창한 녹음의 무인지경(無人之境)으로 빠져든다. 언덕인지 평지인지 모를 숲길을 15분 정도 걸으면 넓은 임도(林道) 같은 길을 만난다.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남태령 옛길’ 돌비석이 나오지만, 우리는 우면산으로 가야 하므로 오른쪽으로 간다. 남태령은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조선시대에 수원과 서울을 잇는 길목이었다. 과천 쪽으로는 이 옛길을 일부 복원시켜 놓기도 했다.
 
  임도 같은 넓은 길을 따라간다. 오른쪽으로 갈림길이 나와도 직진하듯 간다. 그러다 왼쪽에 ‘병력하차지점’이란 푯말이 있는 곳에서 시멘트길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가면 곧 능선길과 만나게 된다. 우면산 능선 일대는 신갈나무가 많은 영역을 차지한다. 신갈나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숲이 오랫동안 사람 손길을 덜 타면서 안정되어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무그늘이 시원한 우면산 서쪽 능선길은 30분 정도 부드럽게 이어진다. 중간에 작은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과 이를 피해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으나 어차피 만나는 길이므로 어느 쪽으로 가든 상관없다. 그러다 ‘성산약수터 150m’와 ‘걷기 코스길’이란 푯말이 세워진 갈림길(3)을 만나면 이 푯말들을 따라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이 푯말이 있는 갈림길 벤치에서 쉬고 싶겠지만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 성산약수터가 쉼터로서 그만이니 조금만 더 가자.
 
  한여름에도 얼음장처럼 시원한 물을 콸콸 쏟아 내는 성산약수터는 지역 주민들이 별로 찾지 않는 우면산 서쪽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한가롭게 자리를 펴고 앉아 놀아도 누가 뭐라는 사람 하나 없다. 이후로는 성불암약수터→범바위약수터→유점사약수터 순으로 이정표를 보고 찾아가면 된다. 약수터 순례라도 하듯 물길의 꼬리를 물던 이 중턱길은 소망탑 전망대까지 가는 나무계단을 만나며 일단락된다.
 
  먼저 나무계단을 60m 정도 내려가면 이 코스에서 귀하디귀한 화장실이 있다. 코스의 진행방향은 화장실과 정반대인 오른쪽으로 향하는 나무계단 오르막이다. 소망탑 계단은 서초구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졌으며 계단 하나하나에 기부자의 소망과 이름이 적혀 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계단이지만 실상은 100m에 지나지 않는다.
 

우면산자연생태공원은 나무데크로 탐방로를 꾸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전망대~생태공원~방앗간 정류장 1시간30분/3.8km
 
  소망탑 전망대(4)에서는 탁 트인 조망을 보며 무슨 소망을 빌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소망을 얹은 작은 돌 하나를 골라 소망탑에 올려놓고 우면산자연생태공원으로 향하는 하산길을 간다. 소망탑을 내려와 금방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그대로 직진한다. 내려가는 길이 울퉁불퉁하여 좋지 않으므로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야 하는 구간도 잠시 지난다. 그렇게 15분에서 20분 정도 길을 가면 조금 넓은 공터가 나오며 이정표가 붙은 갈림길을 만난다. 이정표가 직진은 ‘우면동 EBS’로 되어 있고, 오른쪽은 ‘자연생태공원’을 가리킨다.
 
  자연생태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곧 우면산 숲길이 끝나면서 고급 주택가로 나서게 된다. 왼쪽으로 간 후 첫 번째 골목에서 오른쪽, 다시 첫 번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곧 우면산자연생태공원(5) 정문에 다다른다.
 
사시장철 기분 좋은 길을 내주는 우면산 숲길.
  우면산 동남쪽 골짜기에 자리 잡은 이 생태공원은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계곡을 이용한 습지공원과 야생조류관찰원, 나비관찰원, 참나무 문화관찰원 등 다양한 테마의 관찰로를 보유하고 있다. 버스를 이용해서 찾아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인지 휴일에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적격이다. 사람 발길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서인지 대부분의 관찰로에 나무데크가 깔려 있다. 덕분에 가볍게 산보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관찰로를 빠르게 걸을 경우 약 40분 정도 걸리고, 이것저것 안내문과 안내판, 그리고 군데군데 적어 놓은 시(詩)를 읽다 보면 1시간도 많이 모자란다. 1회 입장은 40명 이하까지만 허용되며 1일 이용객은 36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단체로 방문하려면 공원관리소에 사전 예약(02-2155-8643)을 하는 것이 좋다.
 
  이 관찰로를 다 돌고 내려올 때는 연애하는 청춘남녀가 카메라를 들고 찾으면 멋진 풍경이 나올 것 같은 그림이 펼쳐진다. 주변에 잘되기를 바라는 커플이 있다면 우면산자연생태공원을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면 좋겠다.
 
  생태공원 탐방을 모두 마쳤으면 이제는 버스승차장까지 가는 길이다. 요즘 이 부근은 아파트 단지를 새로 만드는 공사로 인해 길이 수시로 바뀐다. 하지만 어느 길을 가든 큰 길 쪽으로만 향하면 7~8분 만에 양재역과 선바위역을 순환하는 서초18번 마을버스 정류장(6)에 닿는다. 버스정류장 이름은 ‘방앗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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