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넌 휴가 가니? 난 캠핑 간다

醉月 2011. 7. 21. 07:07

해외여행? 난, 캠핑 간다

번잡한 일상 탈출 행복을 채우는 ‘캠핑 열풍’

김익성 건축가, ‘와편의 오토캠핑 탐구생활’ 저자 http://wapyeon.blo.me

 

 

여름철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천막을 치고 나뭇가지를 주워 모닥불을 피우던 기억,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던 추억,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배수로를 파며 고생하던 이야기, 숯으로 범벅이 된 감자를 먹느라 얼굴에 온통 검댕이 칠을 하고 서로 바라보며 웃던 순간, 흐르는 세월과 편리해진 세상 속에서 불편하다는 이유로 밀쳐버린 그 꿈. 이제 많은 사람이 그 잊힌 꿈을 가슴속에서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 가족의 소중함 일깨운 ‘1박2일’

몇 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캠핑 붐은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익숙하지만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떠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에 다가서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긴 해도 우리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캠핑에 열광하는 것일까.

 

서울 도봉구에 사는 회사원 김명수(43) 씨. 김씨는 그동안 후배에게 치받히고 상사에게 눌리는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 가끔 연휴 때면 가족과 함께 의무감으로 여행을 하기도 했지만, 도로정체 걱정에 출발 전부터 피곤이 몰려왔다. 거래처 임직원이나 동문과 이따금 골프도 쳤지만 그 또한 사회생활의 연장일 뿐이었다. 어느 날 문득 김씨는 가족과 대화를 안 한 지 오래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대체 뭘 위해 사는 걸까.’

깊은 회한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지금처럼 살다가는 가족이 아니라, 남남이 되고 말겠다는 위기의식이 김씨의 온몸을 휘감았다.

‘어떻게 하면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던 김씨는 우연히 한 단어를 마주했다. ‘캠핑.’ 김씨는 캠핑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젊은 날의 추억이 용솟음쳤다.

 

‘그래!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취미인 캠핑을 해보자.’

김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캠핑 정보를 모으고, 캠핑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캠핑을 가자”는 말에 김씨 아내는 처음엔 심드렁해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도 약간의 관심만 보일 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래도 김씨는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차근차근 준비해나갔다. 비상금을 털고, 시간외수당을 챙겨 캠핑 장비를 사 모았다. 가족과 첫 캠핑에 나서기로 한 날이 다가왔다. 밀린 업무로 야근을 하면서도 수학여행을 앞둔 아이처럼 가슴이 설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토요일 오전. 아침 겸 점심을 먹은 김씨 가족은 집을 나섰다. 두 시간을 달려 예약해둔 캠핑장에 도착했다. 우거진 푸른 숲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캠핑장 옆 계곡 물에 발을 담갔다. 온몸이 오싹해지면서 더위가 가셨다.

‘그래, 이 맛이야!’

김씨는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야영 준비를 했다. 학창시절에 다뤄보긴 했지만, 최신 캠핑 장비를 다루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아내와 아들딸까지 거들었지만 김씨 가족은 두 시간 넘게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괜히 캠핑하자고 해서 아이들까지 고생시키는 것 아닌가. 잘하는 일일까.’

그 순간 회의가 엄습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캠핑 준비를 마쳤다.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주변이 깜깜해졌다.

 

 

네온사인에 눈이 길들여진 탓일까. 숲속에서 맞는 밤은 유난히 어두웠다. 랜턴을 밝혔다. 어린 시절에 봤던 호롱불이 떠올랐다. 마른 장작을 도끼로 쪼개 모닥불도 피웠다. 김씨 가족은 5000만 명의 국민요리인 삼겹살을 구웠다. 김씨는 오랜만에 아내와 소주잔도 기울였다. 김씨 아내가 감자를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 숯이 돼가는 모닥불에 던져 넣었다.

 

김씨는 사회생활에 바빠서, 아내는 아이들 뒷바라지에 힘겨워서, 아이들은 공부에 치여서 그동안 대화라는 것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이곳 캠핑장에서 김씨 가족은 서로 끝없는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왜 그럴까. 이것이 자연의 힘일까.

김씨는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힘들다는 이유만 내세우면서 가족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큰아이가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별이다.’ 모두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저 별은 언제나 제자리를 지켜왔을 텐데, 도시의 휘황찬란한 인공 불빛 속에서 그 존재를 잊고 지냈구나. 별빛만 잊고 산 것이 아니지. 우리 가족 모두가 서로를 원망하며 투정했는지도 몰라.’

 

김씨 머릿속에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한 번 열린 김씨 가족의 이야기보따리는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늘어놓았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그 또래에서 유행하는 재미있는 신조어도 배웠다.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김씨 가족은 천막 안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다.

 

땅바닥의 불편함보다 부풀어 오른 가슴 때문에 김씨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새벽 6시,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김씨가 천막 밖으로 나와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사이 김씨 아내도 벌써 잠이 깼는지 밖으로 나왔다. 둘은 나란히 의자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셨다.

짧은 1박2일의 캠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도로정체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야기꽃을 피운 김씨 가족은 지루한 줄 몰랐다. 집에 돌아온 김씨 가족은 벌써부터 다음 주 캠핑 행선지를 정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가족이 오롯이 함께 하는 취미이자 자연 속에 몸을 맡겨 재충전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캠핑은 이제 김씨 가족에게는 소소한 이야기까지 끄집어내 웃음꽃을 피우게 만드는 또 하나의 가족이다. 행복이 뭐 별건가. 꿈만 같은 행복은 캠핑이라는 작은 도전으로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 연인들의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

100여 번 이력서를 제출한 끝에 어렵사리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 이지훈(28·서울 종로구) 씨. 자신이 몸담은 자리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이씨는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까지 남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한다. 그런 그에게는 대학 때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 진작 결혼해 함께하고 싶었지만, 취직이 최우선이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막상 직장에 자리를 잡고 난 뒤에는 해야 할 일에 치여 오래 사귄 연인들이 그렇듯, 여자친구에게 의무감 비슷하게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 가고, 놀이동산을 찾기도 하지만 대학시절의 낭만을 찾긴 힘들었다. 사실 이씨는 익숙지 않은 사회생활을 하느라 주말 데이트가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주말이 다가오면 이씨는 주말에 뭘 해야 할지 고민부터 앞섰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술잔을 기울이던 이씨는 한 친구에게 “캠핑을 즐겨 다닌다”는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띄었다.

 

‘그래, 캠핑! 캠핑을 가자!’

집에 돌아온 이씨는 창고를 뒤져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다닐 때 사용하던 천막과 간단한 장비를 찾아냈다. 캠핑 장비를 챙긴 이씨는 대뜸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주에 캠핑 가자!”

“웬 캠핑! 날도 더운데….”

 

캠핑을 내켜 하지 않는 여자친구에게 이씨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멋진 하루를 보내고 오자”는 달콤한 말로 계획을 밀어붙였다.

토요일 오전, 이씨와 여자친구는 서울-춘천 간 전철을 타고 가평에서 버스로 갈아탄 뒤 휴양림에서 내렸다. 한적한 목재데크에 천막을 치고 은박 돗자리를 깔았다. 제법 분위기가 근사했다. 일회용 믹스커피를 타서 마신 뒤 산책을 나섰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쭉쭉 뻗은 잣나무 숲이 피톤치드를 마구 발산했다.

 

휴양림을 돌아본 뒤 천막으로 돌아와 여자친구와 함께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이씨. 마트에서 사온 즉석 쌀밥에 국, 그리고 삼겹살과 김치밖에 없었지만, 부부가 된 듯한 느낌에 이씨는 연신 싱글벙글했다. 그런데 하늘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하더니 갑자기 비를 쏟아부었다.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었는데….’ 이씨와 여자친구는 젖으면 안 되는 물건부터 챙겨 천막에 밀어 넣었다. 비가 금방 그칠 것 같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천막 앞의 조그만 공간에서 밥을 해먹기로 했다. 스토브에 물을 끓여 즉석 쌀밥을 데웠다. ‘아차, 젓가락을 챙겨오지 않았구나.’

“어쩌지”라며 난감해하는 여자친구에게 이씨는 땅에 뒹굴고 있는 나뭇가지를 다듬어 젓가락을 만들어줬다. 국을 끓이려는데 이번엔 숟가락이 없었다. 이씨는 빗속을 뚫고 이웃 캠핑객에게 사정해 여분의 숟가락을 빌려왔다.

 

이제 삼겹살을 구울 차례다. 주변이 컴컴해진 탓에 고기가 익었는지 덜 익었는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여자친구와 함께 구워 먹는 삼겹살 맛은 일품이었다. 두 사람은 비좁은 천막에 마주 앉아 진짜 나무 젓가락으로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다.

비가 그친 뒤에는 무서울 만큼 적막한 숲속 하늘 위로 달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데크에 걸터앉아 이야기 꾸러미를 끄집어냈다. 대학시절 이야기, 현재 처한 어려움,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함께 나누는 사이 달은 어느새 중천에 이르렀다. 휘영청 뜬 달은 두 사람의 미래를 밝혀주는 듯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맞잡았다.

 

# 사람 냄새 나는 동호회와 단체 캠핑

 

 

인터넷 동호회 카페에서 활동하다 보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과 교류할 일이 많아진다. 지역별로 모이기도 하고, 띠 모임도 있다. 누군가가 카페에 올린 캠핑 후기에 함께 웃고 안타까워하며 울기도 한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인터넷 공간에서 사람 사는 진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캠핑 동호회다. 그러다 의기투합하면 오프라인 모임도 갖는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즐겁지만, 때로는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행복을 나누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아이에게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 많은 가족이 모이면 아무리 조심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조그만 캠핑장을 통째로 빌리는 것이 좋다.

 

캠핑에 참가한 가족별로 요리를 한 가지씩 마련해 뷔페 식단을 꾸민다. 생일파티를 하기도 하고, 아이 돌찬지를 열기도 한다, 부모님의 칠순잔치를 캠핑장에서 하는 사람도 있다. 캠핑에 참가한 사람은 서로에게 직업이나 출신학교를 물을 이유도, 필요도 없다. 그저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모든 것을 대신한다. 물론 형과 아우, 언니와 동생 사이로 좀 더 가까워지려고 나이를 묻는 경우는 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캠핑을 하면 서로를 웃음으로 대하게 된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모인 취미 동호회 가운데 갓난아기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등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캠핑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캠핑 동호회에 가입하는 순간 전국적으로 캠핑 친구가 생긴다. 가끔은 부모형제와 친척을 캠핑장에 초대한다. 함께 바비큐를 굽고, 들통에 국을 끓이고, 큼지막한 솥에 밥을 해 잔치를 연다. 낯선 사람을 도우려는 단체 김장캠핑에도 참가할 수 있다. 잠시 잊고 살았던 추억을 들춰내주던 캠핑은 이제 가족 행복의 매개체이자, 남을 돌보려는 징검다리로서 그 소임을 확대하고 있다. 캠핑하는 사람 모두는 캠핑을 통해 서로에게서 사람 사는 진한 냄새를 맡고 산다.

 

캠핑 A to Z
야외에서 하룻밤…준비한 만큼 즐거워


△ 불편하지 않나?
최근 캠핑장은 화장실, 세면장, 샤워실, 개수대 같은 시설을 비교적 잘 갖춰 큰 불편함이 없다. 각종 캠핑 장비 또한 기능이 뛰어나고, 다루기가 수월해졌다. 다만, 장비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수고가 필요한데, 익숙해지면 단시간에 가능하며 이 또한 재미가 된다.
△ 캠핑 장비란?
캠핑은 하나의 취미일 뿐이다. 생명이나 안전과 직결된 것이 아니라면, 취미생활에서 장비는 좀 더 편리하거나 불편할 뿐이지, 취미를 가능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 기본 장비
천막, 매트리스, 침낭 등 잠자리를 위한 장비와 랜턴 같은 조명기구, 요리를 위한 쿠커(코펠), 스토브(버너), 식기 같은 취사장비가 필요하다. 차를 이용하는 오토캠핑의 경우, 식탁과 주방공간을 꾸미는 의자 및 테이블과 캠프파이어를 위한 화로대를 준비하기도 한다.
△ 캠핑 예의
상식선에서 지킬 것을 지키면 된다. 특히 밤 10시 이후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는 조명 밝기를 줄이고 정숙해야 한다. 다녀간 흔적이 남지 않도록 뒤처리를 깨끗이 하는 것은 기본. 자연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내버려두라고 할 뿐이다. 초보자의 장비를 탓하고 자기 장비를 자랑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이는 스스로 무지를 강조하려 애쓰는 사람이다.
△ 캠핑 시 유의사항
가스기기 등 화기를 취급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천막 안에서 가스나 휘발유 스토브, 랜턴을 사용하면 화재 또는 질식 우려가 높다. 매년 사망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으므로 절대 삼가도록 한다. 폭풍우 등 날씨가 급변하면 미련 없이 철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캠핑 장비 마련은
천막은 조금 여유롭게…랜턴도 2개는 챙겨야


△ 천막
천막 바닥은 1인당 60×200cm를 기본으로 한다. 4인용의 경우 짐 보관 등 약간의 여유 공간을 고려하면 가로와 세로가 모두 260~270cm는 돼야 한다. 환기구를 잘 갖춘 제품을 선택하고, 제조사의 신뢰도를 고려한다. 여름에는 어떤 천막이든 그 안은 덥다. 한낮에는 그늘막(타프) 아래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잠 잘 때만 천막을 이용한다.
△ 침낭 : 동계 산악 캠핑을 즐길 것이 아니라면, 세 계절용으로 적정 사용온도 5℃ 정도의 제품을 선택한다. 습기 차단과 안락한 잠자리를 위해 발포 매트리스나 자동충전식 매트리스를 추가한다.
△ 랜턴
오토캠핑의 경우 3개, 백패킹의 경우 2개 정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용 편의성이 높은 가스 랜턴과 천막 안에서 사용할 건전지 랜턴을 준비한다.
△ 스토브(버너), 쿠커(코펠)
동계 산악지역까지 고려한다면 휘발유 스토브, 일반적인 경우에는 가스스토브가 사용하기 편하다. 코펠은 백패킹용으로 알루미늄이나 티타늄 제품이 적당하며, 오토캠핑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을 선호한다.
△ 기타 장비
오토캠핑의 경우 식탁, 의자, 주방테이블 등의 가구를 갖추는 경우가 많다. 쿨러(아이스박스), 연료, 캠프파이어를 위한 화로대, 해먹도 있으면 좋다.

 

자연은 말 걸어오고 추억은 차곡 쌓이고
‘캠핑 마니아’ 강추 전국 7곳 캠핑장

 

캠핑장을 고를 때는 자연환경이 얼마나 멋진 곳인지를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할 경우에는 그에 못지않게 화장실과 샤워실, 개수대 같은 편의시설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자연휴양림은 자연환경이 만족스럽지만 부대시설 이용은 불편할 수 있다. 캠핑 붐 확산에 따라 최근 개장한 지방자치단체의 캠핑장은 시설이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꾸며 놓아 그늘이 부족하고 운치가 떨어진다.

사설 캠핑장은 가격, 시설, 입지, 환경, 그리고 운영자의 서비스 마인드가 천차만별이다. 인터넷 캠핑동호회 카페에 가입하면 회원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전국 캠핑장 방문 후기를 살펴볼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오지가 아니라면 어디에 가든 혼잡하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캠핑 사이트를 구분해놓고 안전시설을 잘 구비한 곳 가운데 관리도 잘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객선 운항 횟수가 제한적이라 접근이 쉽지 않지만, 서남해의 섬을 찾으면 호젓한 캠핑 장소를 찾을 수 있다.

 

 

01 축령산자연휴양림

 

 

위치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2리 280

전화 031-592-0681

홈페이지 www.chukryong.net

예약 연중 선착순

특징 서울에서 승용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축령산(886m), 서리산(832m)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잣나무 숲이 멋지다. 울창한 숲에 46개의 목재데크를 설치해놓았다. 대형 천막 설치가 가능한 데크도 4개 있지만, 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서리산 정상에는 3만3000여 m²(1만여 평)의 철쭉 군락지가 있어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무료 숲체험 프로그램이 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오전, 오후 각 한 차례씩 있다. 인근에 몽골문화촌이 있으며, 40분 거리에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다.

 

02 방태산자연휴양림

 

 

위치 강원 인제군 기린면 방동2리 산282-1

전화 033-463-8590

홈페이지 www.huyang.go.kr

예약 선착순(여름 성수기 사전 신청 및 추첨제)

특징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피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참나무 등 다양한 천연림과 낙엽인공림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자연 경관을 선보인다. 가족 야영장과 청소년 야영장으로 구분하는데, 청소년 야영장은 데크 옆에 주차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근 방동약수, 진동계곡과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진동계곡에는 1급수 지표어종이자 냉수성 어종인 열목어와 천연기념물 어름치가 산다. 휴양림 조금 못 가 있는 두부요리 음식점과 진동계곡 입구의 산채비빔밥 집이 유명하다.

 

 

03 중도관광리조트

위치 강원 춘천시 중도동 603

전화 033-242-4881

홈페이지 www.gangwondotour.com

예약 홈페이지 사전 예약

특징 중도는 의암댐 건설로 생긴 섬이다. 의암호 한가운데 있는 112만㎡(약 34만 평) 규모의 중도는 주위 경관이 아름답다. 숲과 넓은 잔디 야영장이 큰 장점이다. 500동 이상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제1야영장 40동, 제2야영장 70동, 제3야영장 140동으로 전체 250동으로 제한해 예약을 받는다. 리조트에서 자전거, 수상레저, 축구, 야구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도선사(渡船社)의 사정에 따라 차량은 금~일요일에만 도선할 수 있다. 기본 물품을 갖춰놓은 매점이 있지만, 식재료 등 필요한 물품은 충분히 준비해 가야 한다.

 

04 몽산포오토캠핑장

 

 

위치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354-3

전화 041-672-2971 몽산포번영회 사무실

홈페이지 www.mongsanpo.or.kr

예약 연중 선착순

특징 태안반도에 있는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먼저 오토캠핑장을 조성한 곳이다.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송림숲에서 야영할 수 있다. 200동 이상 수용 가능하다. 국립공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취사장, 화장실, 샤워장 규모가 비교적 크고 청결 상태도 양호하다. 배전반을 갖춰 전기 사용도 가능하며, 솔숲임에도 화로대 사용에 제한이 없다. 여름엔 해수욕, 봄가을엔 갯벌체험을 할 수 있고, 자연관찰로와 체육시설도 갖췄다. 그만큼 여름 성수기에는 혼잡하다. 인근 몽산포항이나 백사장항에서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05 상족암군립공원야영장

위치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85

전화 055-832-9021

홈페이지 visit.goseong.go.kr

예약 연중 선착순

특징 상족암군립공원에 있는 캠핑장으로 특별한 구획이 없으며, 주차 후 장비를 날라야 한다. 상족(床足)이라는 지명은 바위가 밥상다리 모양을 한 데서 유래했다. 1982년 상족암 부근 해안에서 중생대 백악기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부근의 선녀탕, 촛대바위, 병풍바위 같은 절경도 만날 수 있다. 캠핑장 앞에 자연 발생 해수욕장이 있긴 하지만, 정식 해수욕장은 아니다. 8월 초에는 해파리 피해의 우려가 있으므로 고성군은 7월 16일부터 대형 튜브를 이용해 성인용과 어린이용 해수풀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대첩지인 인근 당항포에 고성공룡세계엑스포 주제관 등의 다양한 전시관과 함께 당항포 오토캠핑장 및 야영장이 있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06 지리산 황전야영장

위치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41

전화 061-780-7700

홈페이지 jiri.knps.or.kr

예약 연중 선착순(성수기 인터넷 예약)

특징 구례 화엄사 입구에 자리 잡았다. 시설은 비교적 양호하며, 위치에 따라 만족도 차이가 크다. 화엄사가 걸어서 20분 거리니 아침 산책을 하기에 적합하다. 입구의 집단상가에 음식점, 매점 등이 많고 구례읍도 가깝다. 노고단 산행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며 성삼재 드라이브, 멸종위기종 복원센터도 둘러볼 수 있다. 매화와 산수유가 피는 봄철에 꽃구경을 겸해 찾는다면 더 만족스럽다.

 

 

07 서귀포자연휴양림

위치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산1-1

전화 064-738-4544

홈페이지 huyang.seogwipo.go.kr

예약 봄~가을 선착순(동계 폐장)

특징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달려 중문단지 방향으로 가다 어리목, 영실을 지나면 해발 600~800m 지점에 조성된 휴양림이다. 야영장은 편백나무숲에 마련해놓았는데 제주 현지인은 최고의 장소로 추천한다. 수령 50년이 넘은 비자나무, 삼나무, 주목 등으로 이루어진 울창한 숲은 물론이고 전망대, 산림욕장, 생태관찰로, 잔디광장 같은 시설도 훌륭하다. 천둥, 벼락 등 일기에 따라 시설을 폐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제주도는 모구리, 돈내코, 관음사 야영장과 해수욕장 주변의 무료 야영장 등이 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캠핑 여건이 아주 좋은 편이다. 올레길 주변에도 야영에 적합한 장소가 많다.

 

‘캠핑’ 가는 길 하하 호호
캠핑 관련 시장 급성장 올 3000억 원대 예상…아웃도어 업체까지 뛰어들어 판촉전
박성용 월간 캠핑 편집장

 

캠핑 열풍이 거세지면서 캠핑시장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캠핑시장 규모는 2009년 1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0년 2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동호회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캠핑 문화가 바뀌면서 시장 규모가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캠핑용품 전문기업 코베아 최진환 홍보팀장은 “주5일제가 정착하고 캠핑이 가족 단위 레저로 변하면서 연령층이 넓어졌다. 앞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날수록 캠핑은 기본이고 카약, 낚시 등 수상레저 분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캠핑여행 전문출판사 꿈의지도 김산환 대표는 “정비를 잘한 캠핑장이 늘고 용품이 기술적으로 발전해 누구나 쉽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펜션이나 콘도가 아닌 텐트에서 자면서 자연을 느끼려는 트렌드 변화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캠핑시장은 코베아와 콜맨이 전체의 약 50%를 장악했다. 공교롭게 토종과 외국 브랜드 간 자존심 대결 양상을 보인다. 뒤이어 스노우피크, 코오롱스포츠가 뒤를 쫓는다. 이 밖에 버팔로, 캠핑타운, 스노우라인, 솔베이 등 중소 브랜드도 각축전을 벌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작년까지만 해도 여름 한 철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찾았는데 올해는 비수기에 찾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 비수기에도 불티

캠핑시장이 커지자 등산용품에 집중하던 노스페이스, 라푸마, 네파, 케이투, 블랙야크, 에코로바, 아이더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도 캠핑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웃도어 기업 처지에서 보면 텐트, 의류, 용품 등 기존의 제품 라인을 활용하는 한편 시너지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캠핑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인 셈이다.

 

국산 브랜드의 간판 주자격인 코베아는 30여 년간 이동식 부탄가스 연소기를 제조해온 전문기업이다. 코베아의 기술력은 국내는 물론 일본(JIA), 유럽(CE), 독일(TUV), 오스트레일리아 (AGA), 캐나다(CSA) 등 세계 유수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을 만큼 뛰어나다. 현재 인천의 직영매장을 비롯해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지에 15개 매장을 운영한다.

 

코베아는 대중적 이미지를 높이려고 인기 TV 프로그램 ‘1박2일’ 멤버인 강호동과 이수근을 CF모델로 발탁해 언론 매체에 광고를 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캠핑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립 110주년인 아웃도어 브랜드 콜맨은 2001년 국내에 콜맨코리아를 설립하고 2006년 3월 캠핑시장에 전격 뛰어들었다. 콜맨을 대표하는 휘발유 랜턴과 버너를 비롯해 텐트, 그릴, 야외용 퍼니처, 쿨러 등 수백 가지에 달하는 제품을 출시하며 캠핑문화 선도에 앞장섰다.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어 용도별로 선택 폭이 넓은 게 강점이다.

 

콜맨코리아 마케팅팀 허재성 과장은 “콜맨은 캠핑을 비롯해 아웃도어 전반으로 라인을 전개하며, 남들이 할 수 없는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한 텐트, 플래시, 미니 랜턴 등 3가지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충전식 카트리지가 눈길을 끈다. 직영 매장 2개와 백화점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콜맨 제품은 전국 캠핑용품점에서도 취급한다. 콜맨은 가족과 함께 하는 ‘우아캠’을 비롯해 ‘걸스 캠핑’ 등 다양한 캠핑 대회를 통해 현장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

 

일본 캠핑용품 브랜드 스노우피크는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린다. 가격이 비싼데도 인기가 높은 이유는 엄격한 필드 테스트를 거친 뛰어난 품질과 사용하기 편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덕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캠핑장에서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브랜드다. 한마디로 캠퍼의 로망이다. 2001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스노우피크는 2008년 스노우피크코리아를 설립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제캠핑산업전시회에 관심 집중

올해 캠핑시장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 하나는 시장을 양분하는 코베아와 콜맨의 선두 싸움이고, 다른 하나는 캠핑시장에 진출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얼마나 선전하는가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캠핑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지 눈여겨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자존심을 건 코베아와 콜맨의 선두 다툼도 흥미로운 게임이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행보는 매우 분주하다. 코오롱스포츠는 4월 경기 하남점에 약 490㎡(150평) 규모의 ‘캠핑전시관’을 개장하고 캠핑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캠핑시장에서 매출 60억 원을 올린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목표를 100억 원으로 정했다. 또 텐트 외에 15개였던 캠핑용품을 21개로 늘리고 내년에는 30여 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라푸마도 올해부터 캠핑 라인을 구비하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럽에서 인증받은 최상급 친환경 프리미엄 소재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09년 당시 캠핑용품 비중은 전체 제품군에서 1% 내외였으나 올해 봄여름 시즌에는 15%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아이돌그룹 2PM을 모델로 내세운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가족뿐 아니라 연인이나 친구와 즐기는 캠핑족을 위한 제품을 선보인다. 네파 마케팅팀 관계자는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캠핑뿐 아니라 카약, 카누, 낚시 등 아웃도어를 폭넓게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라인을 구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텐트 출시로 출사표를 던진 등산용품 전문 브랜드 케이투는 캠핑용품을 기존 45개에서 올해 88개로 2배가량 늘리고 매출 목표도 150%로 늘려 잡았다. 여러 크기의 오토캠핑용 텐트를 비롯해 버너, 테이블, 야전침대, 취사도구 등 다양한 제품군을 내놓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블랙야크는 올 4월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에서 상품설명회를 갖고 다양한 신제품 라인을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오토캠핑을 확대하는 추세에 맞춰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블랙야크만의 오토캠핑 컬러를 심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에코로바는 ‘캠핑은 가족 사랑이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며 가족용 텐트를 내놓았고, 프랑스 브랜드 아이더는 텐트와 그늘막 등을 선보이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아웃도어 업계 1위 브랜드 노스페이스도 캠핑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시장 진출을 저울질해오다 올해가 적기라는 판단을 내린 것. 노스페이스는 그간 전문 등반 및 오지탐험용 고기능성 의류와 텐트, 침낭 등을 출시했지만 최근 오토캠핑 라인을 소개하며 캠핑시장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이어가겠다는 의욕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캠핑카 시장도 이목을 끈다. 6월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캠핑산업전시회 기간에 모터 카라반, 트레일러를 전시한 SH캠핑, 홀리데이파크, 포스캠프 등의 부스에 가족 단위나 젊은 캠퍼가 몰려 캠핑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