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말을 걸다_24 유랑객 공자, 호색녀를 만나더니 추차동거 ▲ 작자 미상, ‘추차동거’, 1904년, 2책, 목판에 채색, 27.6×37.8㎝, 장서각 남자친구 집에 인사하러 갔다. 오랫동안 사귀었으니 양가 부모만 허락한다면 결혼할 생각이었다. 무슨 옷을 입고 갈까. 어떤 선물을 사가지고 갈까. 시부모 될 분들을 처.. 풍류, 술, 멋 2014.02.23
2월의 제주 박쥐가 날개를 편 듯한 기묘한 형상의 오름인 단산(바굼지 오름) 정상에서 산방산 쪽을 바라본 모습. 진초록밭이 펼쳐지고 유채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는 대정읍의 들판에 우뚝 솟은 산방산 일대는 제주 봄풍경을 담은 엽서에 자주 등장한다. 단산은 이런 풍경을 굽어볼 수 있는 최고의 전.. 풍류, 술, 멋 2014.02.20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9 집에서 만든 향기 좋은 술을 천천히 식사와 곁들이다 나의 술빚기는 순전히 술을 좋아하시는 부모를 위한 작은 배려에서 시작되었다. 아버지의 술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 건강을 돌보시도록 하자는, 아주 사소하고 소박한 생각이 내가 처음 술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다. 처음에는 술 빚.. 풍류, 술, 멋 2014.02.18
남도에서 만난 봄꽃 남녘에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던 날,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봉래산 숲 속에서 눈밭 위로 가녀린 꽃대를 밀어올린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눈 속에서도 정갈하게 피어나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 몇 송이가 이렇게 장하고 기특하다. 올해 만난 첫 봄꽃이었습니다. 남녘 바다의 훈풍에 변산바.. 풍류, 술, 멋 2014.02.13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8 각종 약주류와 재료들의 모습. “약주 한잔 하시겠습니까?” 세계에서 술을 약으로 인식하고 있는 나라나 국민은 드물다. 주지하다시피 술은 성인에 한하여 즐길 수 있는 기호음료인데,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술을 약주(藥酒)라고 하고, 이 약주를 반주(飯酒)와 손님 접대에 이용해 .. 풍류, 술, 멋 2014.02.09
춘천 아침 햇살이 막 피어오를 무렵 춘천의 소양강댐 아래 습지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는 날에는 이렇게 피어난 물안개의 수분이 빈 나뭇가지와 억새에 얼어붙어 황홀한 서리꽃을 피워낸다. 안개는 봄으로 다가갈수록 점점 더 짙어져서 춘천을 온통 안개로 휘감는.. 풍류, 술, 멋 2014.02.06
나흘연휴 "대중교통으로 한바퀴" 부산 광안리해변 끝의 남천동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의 야경. 광안리에는 이런 화려한 야경을 통창으로 내려다볼 수 있는 사우나와 찜질방이 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이런 풍경을 마주하면 설 연휴의 고단함쯤은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올 설 연휴는 나흘이다. 여느 해보다 올 설 명.. 풍류, 술, 멋 2014.01.28
동양화가 말을 걸다_23 “절박하게 진하게 의심하고 또 의심하세요 ‘나’가 누구인지…” ▲ photo 맑은소리당나라 때 초현통(招賢通) 스님이 있었다. 출가하기 전 꽤 높은 벼슬을 하고 있던 그는 작소 도림(鵲樔道林·741~824) 스님을 찾아갔다.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좌선하던 도림은 당대를 대표하는 선사였.. 풍류, 술, 멋 2014.01.19
김치 유산균은 최고의 셰프 김치 유산균은 최고의 셰프 담근 후 30~50일 ‘젖산’ 내놓으며 새콤하고 톡 쏘는 김치 만들어 오가희 과학동아 기자 solea@donga.com 김치는 담근 뒤 30~50일이 지나 유산균이 활발히 활동하는 ‘적숙기’에 가장 맛있다. 새콤한 김칫국물에 멸치 육수를 섞고 설탕과 식초, 참기름을 적당히 넣.. 풍류, 술, 멋 2014.01.16
전남 보길도 전남 완도군의 보길도 중리 해변의 뒤쪽 능선을 타고 2㎞쯤 오솔길을 걷다가 만나는 해안절벽 ‘돛치미 끝’에서 바라본 바다. 전복 양식장 사이를 지나는 배가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수면 위로 부드러운 주름 문양을 그려내고 있다. 전남 완도군의 보길도. 340여 년 전에도, 또 지금도 그 .. 풍류, 술, 멋 2014.01.15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7 흰꽃이 피어있는 듯한 백화주와 채주한 청주. 술을 빚는 이의 솜씨와 쌀의 처리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향기를 품어내 한동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 가운데 하나인 장과 김치를 ‘썩힌 음식’으로 매도한 때가 있었으나, 이제 와서는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건강식품이자, .. 풍류, 술, 멋 2014.01.13
동양화가 말을 걸다_22 아버지가 도둑질하면 아들은 신고해야 할까 ▲ ‘사부자송’, 작자 미상, 공부자성적도, 산동곡부문물편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은 부모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비춰 보고 몸가짐을 바르게 한다. 옷 매무새는 단정한지, 얼굴 표정은 온화한지, 말투는 공손한지 거울을 보고 확인할 .. 풍류, 술, 멋 2014.01.10
홍성,예산 소망여행 1200여 년 전 신라 때의 석공이 돌에서 꺼낸 마애불. 도톰한 눈두덩과 살짝 솟은 광대, 작은 입술이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의 얼굴처럼 생생하다. 충남 홍성의 용봉산 자락의 절집 용봉사 아래쪽 바위에 새겨져 있다. 신라 말엽 혼란의 시기. 백제 멸망 이후 홍성과 예산을 비롯한 충.. 풍류, 술, 멋 2014.01.09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6 청주 뜨는 모습. 사케는 청주이고, 전통주는 약주다? 프랑스 등 유럽의 와인 열풍에 이어 일본주 ‘사케’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라고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의 배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일본 식당의 증가와 함께 막걸리시장의 활성화를 꼽고 있다. 국내의 막걸리 소비증가.. 풍류, 술, 멋 2014.01.01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29 머나먼 방랑 끝에 돌아온 빛과 냄새의 항구 강원 주문진 주문진은 강릉 가는 김에 들르는 곳이며, 또 설악산 가는 길에 혹은 다녀오는 길에 잠시 거치는 선창 마을일 수 있지만, 막상 주문진에 발을 디디고 나면 ‘아, 어쩌면 애당초 내가 가고자 한 곳이 이곳인지도 모르겠다’는 묘한 느.. 풍류, 술, 멋 2013.12.26
새해 달력에 표시해야 할 그곳 아쉬움 속에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한 해 동안 LIFE & Style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까지 다양한 여행지를 다녀왔습니다.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지리산 자락부터 신록이 반짝이던 금강변의 마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여름의 청량한 계곡과 가을의 핏빛 단풍이 물든 오솔길과 흰 .. 풍류, 술, 멋 2013.12.25
동양화가 말을 걸다_21 재상이 된 공자가 처음 한 일은 사형이었다 주소정묘 ▲ 김진여, ‘주소정묘’, 1700년, 비단에 색, 32×57㎝, 전주박물관공자가 소정묘(少正卯)를 주살(誅殺)했다. 조정에 나가 재상의 임무를 수행한 지 7일 만에 행해진 조치였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예를 실천한다는 사람이 공직에 .. 풍류, 술, 멋 2013.12.24
신년의 해맞이 여행 일출 직후 양양의 해안으로 밀려드는 거친 파도 위로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양양 바다의 파도는 다른 동해안의 파도와는 사뭇 다르다. 먼 해안부터 일제히 일어서서 밀려오다가 한쪽부터 규칙적으로 무너진다. 첩첩이 봉우리로 이어진 산맥처럼 일어선 파도가 양양의 해안으로 .. 풍류, 술, 멋 2013.12.20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5 전통주는 흙으로 빚은 독에서 익혀야 제 맛과 향이 난다. 전통적 양조기법의 우수성 우리 조상들은 다른 나라와는 차별되게 주식이 되는 쌀로 양조를 하는,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양조문화를 발전시켜왔다. 또한 같은 재료라도 그 가공방법을 달리 함으로써 맛과 향기, 색상, 도.. 풍류, 술, 멋 2013.12.16
태안 해변길 태안 해변길의 ‘바람길’ 구간이 지나가는 운여해변의 방파제 남쪽 끝. 방조제가 파도에 잘려지면서 안쪽까지 바다가 밀려들어 소나무 늘어선 길이 마치 섬처럼 보이는 자리에서 안면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만날 수 있다. 여기 낙조 풍경은 해가 솔숲 뒤로 넘어간 뒤부터가 진짜.. 풍류, 술, 멋 2013.12.12
楚辭_22 대사명 廣開兮天文, 紛吾乘兮玄雲. 令飄風兮先驅,광개혜천문, 분오승혜현운. 영표풍혜선구, 넓게 천문을 열고서 어지러이 나는 구름을 타고 회오리바람으로 앞서 달리게 하고 使凍雨兮灑塵. 君回翔兮呂下, 踰空桑兮從女,사동우혜쇄진. 군회상혜여하, 유공상혜종여, 차가운 폭우로 먼지.. 풍류, 술, 멋 2013.12.10
선이누님 계시는 제천♡단양 겨울여정 충북 제천의 도보코스 ‘자드락길’ 6코스가 지나는 백봉 정상에서 솟대 너머로 내려다본 청풍호의 경관. 백봉에는 보름 전쯤에 완공한 전망대가 있다. 저 아래 호수를 건너는 다리가 옥순대교다. 백봉전망대는 차로 수산면 다불리마을까지 간 뒤 평지와 다름없는 길을 따라 1㎞쯤 걸으.. 풍류, 술, 멋 2013.12.05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4 전통 누룩 ‘만전향주곡’을 복원하면서 사용된 재료. 한약재와 연꽃 등 다양하다. 누룩의 역할과 효소제와의 차이 전통주 양조에 있어 제일 먼저 갖추어야 하고, 술의 성패(成敗)가 바로 이것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좋은 누룩을 장만하는 일은 술 빚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풍류, 술, 멋 2013.12.02
일본 불교성지 "오헨로 순례길" ‘걷기 좋은 길’이 많아서 행복하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혹은 북한산 둘레길, 부산 갈맷길. 남한강 물길…. 산과 물 그리고 들과 해안이 있으면 그곳엔 ‘걷기 좋은 길’이 호젓하고 편안하게 자리 잡고 있다. 걷는 길의 운치와 여정은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내 안의 나’와.. 풍류, 술, 멋 2013.11.29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28 뼛속 스며드는 맑은 기운 혼을 깨우는 대쪽 선비 정신 경북 봉화 최학 │우송대 한국어학과 교수 hakbong5@hanmail.net 봉화 닭실마을. 경상북도의 최북단 봉화군은 북쪽으로 소백산을 사이에 두고 단양군과 마주하며 서쪽으로는 영주시, 남쪽으로 안동시와 이웃한다. 동쪽의 울진 땅을 건너면.. 풍류, 술, 멋 2013.11.27
"땅끝" "길끝" 암자순례 전남 해남의 두륜산 남쪽 봉우리 두륜봉의 눈썹 아래쯤에 있는 구름다리. 기묘한 바위가 이쪽과 저쪽의 암봉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대흥사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두륜봉에 올랐다가 북미륵암 쪽으로 내려서면 두륜산의 산내 암자를 거의 다 둘러보게 된다. ‘땅끝’으로 갔습니다. 가.. 풍류, 술, 멋 2013.11.21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3 발효가 끝나 완성된 전통 누룩의 빛깔.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적 양상을 띠는 누룩술 전통주의 양조에 사용되는 발효제는 누룩이다. 한자로는 ‘곡자(麯子)’, ‘국(麴)’, ‘국자(麴子)’로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 동양 3국은 공히 이 ‘누룩’으로 양.. 풍류, 술, 멋 2013.11.16
무등산 단풍기행 광주 무등산 원효계곡의 정자 풍암정으로 이어지는 숨 막힐 듯한 단풍숲길. 풍암정 주위의 계곡을 온통 붉게 물들였다는 단풍나무가 사라진 뒤, 그 정취를 기억하기 위해 정자로 드는 길에 심은 단풍나무들이 이렇듯 찬란하게 자라났다. 물감을 엎지른듯 치렁치렁한 단풍이 터널을 이루.. 풍류, 술, 멋 2013.11.14
동양화가 말을 걸다_20 공자는 아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과정시례 ▲ 작자 미상, ‘과정시례’ 곡부문물출판사40대의 공자는 어떻게 살았을까. 본인 스스로 ‘마흔이 되어서는 미혹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후부터 ‘불혹(不惑)’은 사십의 대명사가 됐다. 불혹의 주인공이 공자다. 공자는 안영(晏嬰)의 반.. 풍류, 술, 멋 2013.11.11
박록담 우리술 이야기_02 백화주 제조 모습. 가향주와 약주가 주류를 이루는 우리의 전통주 우리나라 발효주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가향주(佳香酒)와 약용약주(藥用藥酒)가 주류를 이룬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의 전통주와 음주문화는 계절감각과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는 효도사상이 깃들어 있다.. 풍류, 술, 멋 2013.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