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말을 걸다_14 고산구곡을 보며 무이산에 은거한 주자를 추억하다 고산구곡가 9곡(高山九曲歌) 이이(李珥) 구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무누나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혔는데 노니는 사람은 아니 오고 볼 것 없다 하더라 ▲ 이의성 ‘구곡문산도’ 19세기, 60.3×35.2㎝. 종이에 색, 국보 제237호, 개인.. 풍류, 술, 멋 2013.08.19
고연희의 옛 그림 속 인물에 말을 걸다_16 ‘자연’과 더불어 놀아야 할 곳에 ‘욕망’을 지어올렸구나… 압구정도 - 압구정, 한강유람과 역사유감 ▲ 정선 <압구정도> 간송미술관 소장 서울과 평양. 두 도시 이야기에서 강(江)을 뺄 수 있을까. 평양을 흐르는 대동강 강물과 서울 한강의 풍취는 우리나라 우수한 문학작품의 .. 풍류, 술, 멋 2013.08.18
여름계곡이 띄우는 招淸狀 강원 정선군의 민둥산 아래 오지의 원시림 사이로 이어지는 고병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하다 보면 비밀처럼 숨어있는 몇 개의 폭포를 만나게 된다. 삼내약수 쪽에서 출발해서 가장 먼저 만나는 할미폭포. 석벽 사이로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물살이 제법 힘차다. .. 풍류, 술, 멋 2013.08.11
황교익의 味食生活_34 활민어회는 어부를 모독하는 것 3~7일 숙성해야 최고의 맛…어획량 줄어 귀한 생선 대접 여름이다. 복날이면 또 난리가 날 것이다. 한국인이면 꼭 먹어야 하는 복날 음식이 있고, 이 음식을 내는 식당 앞은 난장이 될 것이다. 삼계탕집이 제일 북적일 것인데, 싸고 누구나 즐기는 음식이기 .. 풍류, 술, 멋 2013.08.06
동양화가 말을 걸다_13 돈 대신 이름 남긴 시의 성인 두보 추흥 가을의 감흥 (秋興) 1_두보 (杜甫) 옥 같은 이슬이 단풍나무 숲을 시들게 하고 (玉露凋傷楓樹林) 무산과 무협에 감도는 기운은 쓸쓸하다 (巫山巫峽氣蕭森) 강의 물결은 하늘로 솟구치고 (江間波浪兼天湧) 변방의 바람과 구름은 땅을 덮어 어둡다 (塞.. 풍류, 술, 멋 2013.08.04
楚辭_17 國傷국상 操吳戈兮被犀甲, 車錯穀兮短兵接.조오과혜피서갑, 거착곡혜단병접. 오나라의 창을 잡고 소가죽 갑옷을 입고서 수레의 축이 얽히고 짧은 병기가 부딪친다. 旌蔽日兮敵若雲, 矢交墜兮士爭先.정폐일혜적약운, 시교추혜사쟁선. 깃발이 해를 가리고 적군은 구름 같으니 화살이 엇갈.. 풍류, 술, 멋 2013.08.03
白夜 호수 숲의나라 핀란드 핀란드 북극권의 땅 라플란드의 로바니에미에서 북쪽으로 1시간쯤 거리의 카트카 언덕에서 바라본 백야의 모습. 여름 시즌에 진행하는 ‘백야 사파리’프로그램에 동행해 이곳을 찾았다. 해가 지평선과 평행으로 이동하며 거대한 하늘을 낙조의 빛으로 붉게 물들이고 있는 이런 모습이 .. 풍류, 술, 멋 2013.08.02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24 은소금 하얀 햇살 속 그리운 아버지여 전남 보성 최학 │우송대 한국어학과 교수 hakbong5@hanmail.net 간혹, 번화한 도심에서보다 한적한 면소재지 또는 읍 거리에서 문득 방향 감각을 잃고 멍하니 서성이는 때가 있다. 타지의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리 초행의 타지라 해도 이 땅의 자연.. 풍류, 술, 멋 2013.07.31
詩佛 왕유 시와 그림, 불교와 도교의 만남 왕유 문학의 고향 숭산과 종남산을 찾아 다재다능한 예술가에서 사색의 은일 시인으로 <숭산(嵩山)>이라고 말하면 아마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숭산 소림사(少林寺)>라고 하면 모두 <아아, 거기요!>하며 고개를 .. 풍류, 술, 멋 2013.07.27
禪詩모음 山氣鐵寒風滿壑 산기운 쇠같이 차가운데 바람 봉우리마다 가득하구나<경허> 冶父道川 得樹攀枝未足奇 나뭇가지 잡음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 懸崖撒手丈夫兒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水寒夜冷魚難覓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 留得空船載月.. 풍류, 술, 멋 2013.07.26
아름다운 여행지 4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함께 청량한 바람이 지나가는 안동의 체화정 마루에 앉았다. 정자에서 연못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여름의 복판에서 정자 앞의 배롱나무가 선홍색 꽃을 피우면 이런 정취는 더 그윽해질 것이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푸른 눈.. 풍류, 술, 멋 2013.07.25
황교익의 味食生活_33 부드럽고 쫄깃한 삼겹살의 기원 흑돼지라고 다 토종 아니다… 춘향골 남원에선 ‘순종 바크셔’ 사육 흑돼지 하면 제일 먼저 토종부터 떠올린다. 흰 돼지는 근대 이후 서양에서 온 품종이고, 흑돼지는 한반도에서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 키워왔던 돼지라는 생각이다. 맞기는 맞다. 한반.. 풍류, 술, 멋 2013.07.21
楚辭_16 天問천문 曰, 遂古之初, 誰傳道之 上下未形, 何由考之왈, 수고지초, 수전도지 상하미형, 하유고지 태고의 처음 근원을 누가 전해 주었을까? 천지가 형성되기 전에 어떻게 천지가 나왔을까? 冥昭朦闇, 誰能極之 馮翼惟像, 何以識之명소몽암, 수능극지 풍익유상, 하이식지 천지와 일월의 이.. 풍류, 술, 멋 2013.07.20
수도권 근교 한나절 여행지 경기 광주시 퇴촌면사무소에서 초월읍 도장고개 쪽으로 이어지는 325번 도로를 따라가다 경안천습지생태공원 못미처의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바라본 풍경. 경안천이 팔당호와 합류하면서 이렇듯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낸다. 눅눅한 습기의 지루한 장마가 지나고 나면, 뒤이어 달군 양철.. 풍류, 술, 멋 2013.07.19
고연희의 옛 그림 속 인물에 말을 걸다_15 매화 찾아나선 곤궁한 詩人… 얼어버린 입에선 詩가 술∼술 파교심매도… 마음이 가난해야 하는 이유 ▲ 그림1 미상, <파교심매도> 16세기, 비단에 옅은 채색, 128.5×72.3㎝, 야마토분가칸(大和文華館) ▲ 그림2 심사정, <파교심매도> 1766년, 비단에 옅은 채색, 115×50.5㎝, 국립중앙박.. 풍류, 술, 멋 2013.07.18
백두대간의 지붕 대덕 함백산 빗속에서 차를 타고 단숨에 올라간 함백산 정상에서 바라본 태백 매봉산 일대의 풍경.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매봉산이 마치 구름 바다 위의 섬처럼 떠 있다. 요즘처럼 비가 잦은 장마철에 함백산에서는 파도처럼 물결치는 정선과 태백 일대 산군(山群)의 능선들을 따라 운무가 흘러다니는.. 풍류, 술, 멋 2013.07.11
황교익의 味食生活_32 밴댕이회, 그 절정의 고소함 밴댕이구이는 회 다음에 먹는 게 맞는 순서 고춧가루에 고추장 더하고 다진 마늘과 식초, 설탕, 청주, 참깨, 참기름 등을 넣어 양념을 만든다. 미나리·풋고추·당근·오이·양파·쑥갓 등 채소를 잘게 썬다. 이 양념과 채소를 생선회에다 넣고 버무린다. 회 .. 풍류, 술, 멋 2013.07.08
고연희의 옛 그림 속 인물에 말을 걸다_14 복스럽고 천진한 모습에 세상 근심마저 사라지네 백자도… 아이들이 가득한 집 ▲ ‘백자도’ 10폭병풍 중 제 10폭 매화따기장면, 비단에 채색, 88.8 x 39㎝. 이화여대 박물관 소장 ▲ ‘백자도’ 10폭병풍 중 제 2폭 닭싸움장면, 비단에 채색, 88.8 x 39㎝. 이화여대 박물관 소장 열폭 병풍 화폭.. 풍류, 술, 멋 2013.07.07
楚辭_15 哀纓애영 皇天之不純命兮, 何百姓之震愆.황천지불순명혜, 하백성지진건. 하늘의 천명은 한결같지 않으니 어찌 백성들로 하여금 두렵고 허물 있게 하겠는가? 民離散而相失兮, 方仲春而東遷.민리산이상실혜, 방중춘이동천. 백성들은 흩어져 서로를 잃고 바야흐로 좋은 봄날에 동쪽으로 옮.. 풍류, 술, 멋 2013.07.06
포천 빗속여행의 "운치" 포천의 평강식물원 습지원에 환하게 피어난 수련. 개구리 한 마리가 연잎을 딛고 앉아있다. 이즈음 국립수목원의 수생식물원과 육림호에도 수련과 연꽃들이 수면을 뒤덮고 무더기로 피어나고 있다. 아는 이들은 압니다. 오락가락하는 빗속의 여정이 얼마나 운치 있는지 말입니다. 때 이.. 풍류, 술, 멋 2013.07.04
거제 해안도로 드라이브 오전 나절에 우람한 술숲이 만든 그늘이 백사장까지 길게 드리워지는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 명사마을의 명사해수욕장. 소나무 그늘 아래 캠핑 의자를 펼쳐놓고 쪽빛 바다와 마주 앉으면 더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언젠가부터 이른바 ‘걷기여행’이 대세입니다. 느린 .. 풍류, 술, 멋 2013.06.28
시와 함께하는 우리 산하 기행_23 수려한 물길, 정갈한 山間 적벽강의 신록 충남 금산 최학 │우송대 한국어학과 교수 hakbong5@hanmail.net 꽃이 아름다고 단풍이 곱다 하지만 봄날 아침의 햇살을 머금은 채 가늘게 떠는 새순만큼 어여쁠 수 있을까.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연둣빛 혹은 살색을 두른 그 여린 이파리들이 함박웃음.. 풍류, 술, 멋 2013.06.26
황교익의 味食生活_31 아무렇게나 해야 더 맛나다 봄철에 캐는 고운 조개… 동아시아 바다에 두루 서식 우리는 조개를 사철 먹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는 봉골레 파스타가 있고, 칼국숫집에는 바지락칼국수가 있으며 중국집에는 홍합짬뽕이 있다. 그렇게 먹는다고 나쁘다 할 수는 없으나 음식을 맛있게 먹.. 풍류, 술, 멋 2013.06.22
캐나다˙ 벤쿠버*빅토리아 캐나다 밴쿠버 북쪽에 있는 캐필라노 출렁다리의 전경. 관광객들이 70m 아래 아찔한 협곡을 내려다보면서 출렁이는 좁은 다리를 건너고 있다. 오른쪽은 스탠리 공원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밴쿠버의 전경을 그린 그림. 캐나다 밴쿠버 도심 한복판의 스탠리 공원. 거기서 그 목조 벤치를 만.. 풍류, 술, 멋 2013.06.20
고연희의 옛 그림 속 인물에 말을 걸다_13 그윽한 대숲서 홀로 琴을 타니 달빛만이 知音일세 김홍도 ‘죽리탄금도’… 금(琴), 성현과 군자의 멜로디 ▲ 김홍도, ‘죽리탄금도’, 종이에 수묵. 고려대박물관 소장 ▲ 이경윤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탄금도’. 고려대박물관 소장 ▲ 작자미상 ‘구운몽도’ 8폭 병풍의 제5폭 정경패 .. 풍류, 술, 멋 2013.06.18
楚辭_14 懷沙회사 滔滔孟夏兮, 草木莽莽.도도맹하혜, 초목망망. 왕성한 초여름에 초목이 무성한데 傷懷永哀兮, 율저南土.상회영애혜, 율저남토. 근심에 찬 마음 한없이 슬퍼하며 남녘 땅으로 간다. 瞬兮杳杳, 孔靜幽默.순혜묘묘, 공정유묵. 이리저리 남녘 땅의 아름다움 경치를 보니 들판이 조용.. 풍류, 술, 멋 2013.06.17
황교익의 味食生活_30 입안 가득 봄 바다 향 퍼진다 멍게, 4~5월 것이 달고 맛있어 어리멍게젓 비빔밥 일품 분분히 날리는 벚꽃에서 화사한 멍게 향을 맡는다. 어릴 적에 각인된 공감각이다. 내 고향은 마산인데, 벚꽃이 피고 질 때 어시장에는 멍게가 지천으로 깔렸고 멍게 딸 때의 향이 시내 전체를 휘감았다. .. 풍류, 술, 멋 2013.06.15
山高水長의 땅 경남 거창 경남 거창 금원산의 초록 짙은 숲 속에서 부챗살처럼 쏟아져내리는 유안청폭포. 이 깊은 숲 속에 옛 유생들의 공부방인 ‘유안청’이 있어 폭포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옛 선비들은 계곡을 가득 채우고 흘러넘치는 물에서 풍류를 넘어 제 안을 가득 채운 학문이 물처럼 넘쳐 흐르기를 꿈.. 풍류, 술, 멋 2013.06.13
평화 공존 꿈꾸는 경계의 땅 "대마도" 일본 대마도 중부 도요타마의 ‘신화의 마을’ 캠핑장에서 만난 낙조. 하늘의 노을빛보다 거울처럼 잔잔한 내만의 바다에 비친 색감이 더 황홀했다. 호젓한 캠핑장에다 텐트를 치고 낙조 무렵 캠핑의자를 바다 쪽으로 놓고 앉으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과 바다를 오래도록 바라볼 .. 풍류, 술, 멋 2013.06.07
고연희의 옛 그림 속 인물에 말을 걸다_12 바둑두기, 선비들의 手談인가 한량들의 雜技인가 공민왕 전칭작 ‘위기도’- 그림 속 바둑의 지혜와 여유가 좋아! ▲ 공민왕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위기도’(비단에 채색 137.2×65.0㎝). 일본 시센시(泗川子) 소장 ▲ 이경윤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송하대국도’(비단에 수묵, 31.1×24.8㎝).. 풍류, 술, 멋 201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