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속에 신(神)이 있다. 이것이 고대 신화와 종교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다. 가장 단적인 예를 든다면 마애불(磨崖佛)이다. 커다란 바위 평면에 새겨놓은 부처 또는 신상(神像)을 마애불이라고 하자.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마애불이 있다. 거의 다 바위에 새겨져 있다. 그 이유는 바위 속에 부처가 살고 있다고, 또는 산신령이 살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살고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왜 믿냐? 왜 바위 속에 신령(神靈)이 거주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냐? 꿈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밑에서 기도를 하거나 잠을 자보면 꿈에 부처나 산신령이 나타난다. 자기 꿈에 나타나는 부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기는 어렵다. 개인에게 이러한 현몽이 있으면 그 꿈을 꾼 당사자는 이걸 중요하게 여긴다. 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