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 두타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이상향, 수도공동체 태백 예수원과 ‘무소유’ 귀네미 마을 하늘을 만나는 산 태백을 등 뒤로 하고 부처를 만나는 산 두타를 찾아가는 길. 밤이 가시기 전에 두문동재에서 산에 들었다. 댓재까지 이르는 100여 리 길은 멀지만 희망을 놓을 수 없는 사람의 땅을 품는다. » 태.. 풍류, 술, 멋 2010.05.25
사람은 빼고 이름만 남아라 사람이 줄어들어 희귀식물은 위기 넘긴 ‘곰이 누운 땅’, 숙박시설에 맛을 잃은 ‘다섯 색깔 꽃의 약수’ 구룡령은 막혀 있었다. 산불에 놀라고 사람에 치인 탓이다. 깊고도 굵은 구룡령 고개 위에서 점점이 차단된 강원도의 산줄기를 보았다. 산은 사람의 길을 막지 않았건만 사람은 산의 맥을 짓누.. 풍류, 술, 멋 2010.05.24
유별난 백양사 봄 숲 유별난 백양사 봄 숲 전영우│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가을이면 하루에도 수만 명을 끌어안는 백양사인데도, 호남에선 ‘봄 백양, 가을 내장’이란 말이 회자된다. 들머리 숲의 아기단풍나무와 갈참나무가 선보이는 신록의 향연을 감상하고 쌍계루 주변에 소담스럽게 꽃피운 이팝나무에 눈을 돌.. 풍류, 술, 멋 2010.05.22
판다곰의 음식 여행 연재를 시작하며 오십 줄을 넘어서기까지 먹기를 좋아하는 '판다곰'은 밥상머리에 앉아 밥을 먹으면서 참으로 많이도 밥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스스로 궁금한 것이 많아 책을 뒤적이기도 했고, 머릿속으로 수많은 공상도 했습니다. 맛이 궁금하면 장을 봐다 집에서 요리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풍류, 술, 멋 2010.05.19
백두대간 깊이, 그립도록 들어가보라 1박2일이 하루로 족하게 된 설악, 폭설에도 아랑곳없는 ‘시속 60km 보장’… 그래 왜 아직도 백두대간인 건가 3월이다. 그럼에도 눈은 5일 동안 계속됐다고 했다. 백두대간의 서쪽에서 눈은 그저 만만할 정도였지만 한계령 마루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눈은 엄청나다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어 휴.. 풍류, 술, 멋 2010.05.17
5만 부처 머물던 불도량 5만 부처 머물던 불도량, 삿된 마음 디딜 곳 없구나 회색빛 가득한 새벽에 찾은 오대산의 맑은 기운… 대간을 휘도는 구름 뒤켠에선 설악 대청봉이 손짓 하네 오대산의 동쪽 봉우리 동대산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바라본다. 진고개에서 구룡령까지 백두대간 길은 멀고도 높아 밤을 빌려 산에 올랐다. 1.. 풍류, 술, 멋 2010.05.16
'악어산’서 내려다본 제천 청풍호 비경 산자락을 ‘엉금엉금’ 오르니 물만난 악어떼가 ‘우글우글’ ‘악어산’서 내려다본 제천 청풍호 비경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악어산에서 내려다본 청풍호. 발아래로 월악산에서 내려온 능선의 긴 자락들이 마치 악어떼가 물을 마시러 나온 듯 펼쳐지면, 그제야 ‘악어산’이란 이름에 무릎.. 풍류, 술, 멋 2010.05.15
닭목을 비틀어 땅값이 오르는구나 닭목을 비틀어 땅값이 오르는구나 삽질을 선동하는 현수막이 어지러운 닭목재, 앞선 이가 남긴 구멍에 발을 집어넣으며 눈길을 걷다 강원도 강릉에서 닭목재로 가는 시내버스는 하루 3번 있다. 겨울철 폭설이 내리면 그마저도 끊겨 걸어서 올라야 한다. 할머니들은 보따리를 한두 개씩 들고 버스에 올.. 풍류, 술, 멋 2010.05.13
전남 영암 월출산 절벽 위 ‘무소유 암자’… 산과 하나되네 전남 영암 월출산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월출산 노적봉 아래 아슬아슬 매달린 암자 상견성암. 조선후기 문인화가 이하곤은 호남지방을 여행하고 지은 기행문 ‘남유록’에 남긴 시에서 상견성암을 ‘가파른 절벽 위에 풍경처럼 매달린 절’이라고 했.. 풍류, 술, 멋 2010.05.11
겨우 남은 자병산, 똑똑히 보라 시멘트 채광으로 무너져내리는 산… 라파즈한라는 식목사업으로 환경 훼손 만회하려 세상이 열리기 전인 까마득한 옛날, 마고할미가 살았다. 백두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한라산에 다리가 닿을 정도로 장대한 할머니에겐 아주 귀한 반지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반지를 잃었다. 그 반지를 찾느라 온 땅.. 풍류, 술, 멋 2010.05.10
이창환_신의 정원 조선 왕릉_05 최고의 길지에 웅장한 쌍릉 왕권 강화 서릿발 위엄 태종과 원경왕후의 헌릉 글·이창환 상지영서대 조경학과 교수 55hansong@naver.com 사진 제공·문화재청, 서헌강, 이창환 헌릉의 능침. 왼쪽이 원경왕후의 능침이고, 오른쪽이 태종의 능침이다. 헌릉(獻陵)은 조선 3대 임금 태종(太宗, 1367~1422)과 원비 원.. 풍류, 술, 멋 2010.05.10
한국화 속 봄을 찾아 떠나는 남도기행 그림 같은 풍경… 화가들 시선이 머문 자리에 서다 한국화 속 봄을 찾아 떠나는 남도기행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왼쪽은 우초 박병락씨가 화폭에 담아낸 진도의 최남단 동령개 앞에 떠있는 목섬의 모습. 오른쪽은 박씨가 그림을 그렸을 법한 장소를 찾아가 담은 사진이다. 박씨는 봄날 동령개의 .. 풍류, 술, 멋 2010.05.08
대간 칼바람이 차다만 스산한 세파에 비할까 대간 칼바람이 차다만 스산한 세파에 비할까 세밑 추위 속 찾은 두타·청옥산의 의연함, 선조의 기백이 담긴 흔적들… 강퍅해지는 산 밑 군상들의 삶은 무엇이런가 그냥 물길이 보고 싶었다. 4대강 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한 이후 내내 편치 않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린 북한강.. 풍류, 술, 멋 2010.05.07
구례 산수유 꽃대궐 노랑을 찍어 새봄을 색칠하다 구례 산수유 꽃대궐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개울가에 핀 산수유꽃이 봄의 전령처럼 당도했지만, 뒤편의 지리산 자락에는 희끗한 잔설이 남아있고, 천변에는 지난 가을의 억새가 아직 성성하다. 가을과 겨울, 그리고 봄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 풍류, 술, 멋 2010.05.06
능선 떠돌다 서리에 맺힌 단종의 회한 능선 떠돌다 서리에 맺힌 단종의 회한 이우학교와 동행한 대간 종주, 함백산 정상에서 얼어붙은 상고대를 맞다 촛불을 건너온 이들의 목에 초록빛 수건이 차례로 걸렸다. 촛불은 고난의 길을 걸어온 자에게 보내는 경의의 표시다. 절절한 마음은 수건에 새겨진 ‘이우(以友)처럼 함께 가라. 백두(百頭).. 풍류, 술, 멋 2010.05.04
비구름 뒤덮인 능선들, 먼 천둥소리 비구름 뒤덮인 능선들, 먼 천둥소리 생로병사의 번뇌 품은 천제단 길목… 외로운 산꾼은 가을 폭우에 젖다 단풍 관광객이 몰려든 고속도로 위에서 우울한 소식을 듣는다. 정부가 기어코 4대강 물줄기를 틀어막고 강바닥을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뉴스에 심사가 복잡하다. 산을 사랑하는 이라면 오늘의 .. 풍류, 술, 멋 2010.05.01
거제는 벌써 봄 매화야, 마음이 급했나 보구나… 거제는 벌써 봄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에는 우리 땅에서 가장 먼저 피는 매화나무 5그루가 있다. 한달 전쯤 첫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가 이제 막 절정을 넘어섰다. ▲ 다포항 부근의 바다에 떠있는 오리. 갯바위에 진초록 감태가 붙었.. 풍류, 술, 멋 2010.04.30
아기장수도 궁예도 하늘 여는 억새처럼 아기장수도 궁예도 하늘 여는 억새처럼 마꾼과 선질꾼 뒤섞여 오가던 험준한 바윗길… 이젠 번지 없는 주막마저 사라져 사위가 환해졌다. 고치령으로 오르기 위해 영월로 가는 길에서 아침을 맞았다. 첩첩이 산이다. 산비탈에 기댄 작은 마을의 밤을 지키던 전등은 꺼진 지 오래인데 아침 해는 먼 산.. 풍류, 술, 멋 2010.04.27
송철규 교수의 중국 고전문학_03 설화(說話)에 옷을 입힌 중국판 데카메론 198개의 이야기, 삼언이박(三言二拍) 문학 애호가치고 이탈리아의 작가 보카치오가 14세기 중반에 쓴 ‘데카메론’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데카메론은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병을 피해 교외로 간 사람 10명이 10일 동안 각자 10건씩 .. 풍류, 술, 멋 2010.04.27
풍기의 삼처럼 소백의 삶처럼 풍기의 삼처럼 소백의 삶처럼 마의태자와 김삿갓을 휘감는 안개는 국망과 유랑의 역사를 증언하는 듯 경북 영주의 북편에 붙어 있는 풍기는 한때 조선의 중심을 자처했던 고장이다. 영남 사림파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소수서원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풍기군수 주세붕이 고려 말의 유학자 안향.. 풍류, 술, 멋 2010.04.23
봄을 부르는 선암사 고매(古梅) 봄을 부르는 선암사 고매(古梅) 전영우│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겨울의 독기가 빠질 무렵 사람들의 관심은 남녘으로 옮아간다. 남보다 먼저 봄을 누리려고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만 기다린다. 탐매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호남오매(湖南五梅) 중 으뜸인 선암사의 늙은 매화는 올해도 상춘객.. 풍류, 술, 멋 2010.04.19
후불탱화 같은 소백 준봉을 지나다 후불탱화 같은 소백 준봉을 지나다 벌서듯 수행하듯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묘적·도솔·연화·비로 등 속세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듯한 봉우리 올라 앞선 이의 발자국에 뒤선 이의 발자국이 더해져 만들어진 길은 아름답다. 그 길은 꼭 필요한 만큼의 넓이를 가진다. 땅과 물을 거스르지 않는다. 힘.. 풍류, 술, 멋 2010.04.18
송철규 교수의 중국 고전문학_02 중국판 걸리버 여행기 경화연 청(淸)나라 시대 장편소설로 영화·드라마로 제작, 광동(廣東)성 하원(河源)시는 관광지 조성 중국판 걸리버 여행기 ‘경화연(鏡花緣)’은 신화적 색채가 농후한 중국 청(淸)대의 장편소설이다. ‘서유기’ ‘요재지이’ ‘봉신연의’ 등과 같은 반열에 올라있다. 교보생.. 풍류, 술, 멋 2010.04.15
숲은 깊어지건만 사람 마음은 얕아만 지네 숲은 깊어지건만 사람 마음은 얕아만 지네 산과 계곡은 의구하게 세상을 품어주는데, 도토리 싹쓸이하며 개발의 꿈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어찌된 일인가 9월의 문경 땅은 붉고도 뜨거웠다. 길가의 과수원마다 출하를 앞둔 사과들이 빼곡했다. 산자락과 담벼락엔 오밀조밀 엉겨붙은 오미자가 지천이다... 풍류, 술, 멋 2010.04.12
이편과 저편을 이어주는 고개 역사와 전통을 끊어내는 운하 이편과 저편을 이어주는 고개 역사와 전통을 끊어내는 운하 조령산의 세 관문 하늘재·문경새재·이화령을 보며 사람의 길을 생각하고, 정상의 소박한 비목에서 숙연함을 느끼다 확장된 3호선 국도와 고속도로 덕에 한갓진 고갯길로 변해버린 이화령에서 산에 들어섰다. 된비얄을 타고 오르는 산길.. 풍류, 술, 멋 2010.04.09
견훤의 비원 서린 아차마을 금하굴 견훤의 비원 서린 아차마을 금하굴 굳게 닫혀 있는 봉암사 산문엔 견훤에 쫓겨왔던 경순왕의 치욕이 지명으로 남아 장마전선이 물러선 주말, 힘을 잃은 약자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한 도심을 벗어나는 데 한나절이 넘게 걸렸다. 서울역 광장에서, 용산 순천향병원에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검게 .. 풍류, 술, 멋 2010.04.07
송철규 교수의 중국 고전문학_01 '양산백과 축영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동진(東晋)시대 전설, 1600년 세월 넘어 소설·영화·드라마·애니로 이어져 우리는 이야기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특히 고전은 문화 콘텐츠의 무궁무진한 보고(寶庫)이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과 곧 개봉될 ‘타이탄’을 보더라도 .. 풍류, 술, 멋 2010.04.06
서로 양보하는 산, 서로 다툼하는 인간 서로 양보하는 산, 서로 다툼하는 인간 한강·낙동강·금강의 발원지인 속리산은 뭇 주변 산들의 경배를 받는 듯 장엄하건만 속세에서는 행정구역 분쟁 조짐이 추풍령에서 고개를 숙였던 백두대간이 십이대종산의 하나인 속리산을 찾아가기 위해 고개를 들어 위엄을 차리기 시작하는 화령에서 등산.. 풍류, 술, 멋 2010.04.05
사람 욕심에 산이고 다람쥐고 온전치를 못하네 사람 욕심에 산이고 다람쥐고 온전치를 못하네 산은 정상 절반이 할퀴어나갔고 큰재 폐교엔 관광버스 가득… 갑오농민전쟁 유적지에는 개집과 우사가 즐비 대간 길이 경상도 김천에 이르면 꼭 찾고 싶은 곳이 있었다. 16년 전 농촌 봉사활동을 했던 마을이다. 당산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쫓고 있는 할.. 풍류, 술, 멋 2010.04.02
부처와 우주는 모두 영겁의 한 조각인 것을 부처와 우주는 모두 영겁의 한 조각인 것을 우주의 본체 황악산이 품은 직지사에서 거울 같은 바다 해인을 향해 나를 비춘다 삼도봉에서 우두령(질매재)을 잇는 백두대간. 구름은 낮게 내려앉아 사위는 온통 회색이고 6월의 성숙한 초록 위로 비는 수직으로 내렸다. 전라와 경상, 충청이 꼭짓점으로 만.. 풍류, 술, 멋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