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1480

코로나 시대 부여 여행법

부여 구간만을 따로 ‘백마강’으로 부르기도 하는 금강의 유장함은 부여가 품고 있는 오랜 시간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른 아침 금강 변에서 열기구가 떠올랐다. 열기구 탑승은 금강과 부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고요하게 둥실 떠올라 고대국가의 흔적이 남은 소도시를 비행하는 맛이 훌륭하다. 1시간 비행에 1명당 18만 원으로 비싼 게 흠이지만 말이다. 부여는 ‘열기구의 메카’다. 전국의 열기구 90%가 부여에 있다. 짧은 거리의 한적한 여행지 찾는다면 백제의 고도로 금강 상·하류에 솟은 바위 천정대·자온대, 옛 자취 오롯이 도시재생 옷 입은 규암마을, 과거 풍경 뒤섞여 ‘이채’ 탄광으로 호황 누린 만수리선 70년대 더듬는 재미도 금동대향로 놓인 부여박물관, 개관시간에 가면 느긋 연꽃으로 덮인 ‘궁남지..

풍류, 술, 멋 2020.06.25

[조용헌의 영지 순례]조선 당취들의 아지트, 선운사 도솔암의 비밀

[조용헌의 영지 순례]조선 당취들의 아지트, 선운사 도솔암의 비밀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지난 30여년간 한국과 해외를 망라해서 1000군데가 넘는 사찰, 기도터, 명당을 연구했다. 이 연재의 초점은 ‘영발(신의 영감을 받은 데서 나타나는 어떤 힘)’에 있다. 왜 영발이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영발은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에서 시작된다. 강력한 지기가 올라오는 곳에 사람이 머무르게 되면 우선 건강해지고, 그 다음에는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이 생긴다. 대자연과의 교감이 시작될 때 인간은 성스러움을 느끼고, 인생의 허(虛)함이 치유되고, 영성(靈性)이 개발된다. 대지의 신인 가이아(Gaia) 여신의 은총을 받는 것이다. 이런 신령스러운 장소들을 찾아 그 사연을 소개하는 순례..

풍류, 술, 멋 2020.06.24

제주도라 더 경이로운 " "건축물 투어"

붉게 녹슨 돌 박물관은 ‘시간과 세월’ 상징 빛 방향따라 이동하는 하트모양은 해시계 같아 마구간 닮은 바람박물관, 널 틈 사이로 들려오는 風音이 매력 유리 피라미드 작품 ‘아고라’·‘본태박물관’ 기와 담도 인상적 건축의 가치는 효율과 쓸모만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시각적인 형태의 미감으로만 읽히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건축은 자연경관은 말할 것도 없고 건축물에 드리운 빛과 그늘, 그리고 녹슨 시간까지도 제 몸의 일부분으로 담아냅니다. 건물이 유도해내는 바람에도 형태를 부여하고, 빛에도 방향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건축은 의도된 계산으로 사람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건물 안팎으로 이어지는 동선과 그 동선 위에서의 시선까지도 설계하는 것이지요. 하필 자연을 다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 제주까지 가서 건축을 봐..

풍류, 술, 멋 2020.06.19

[조용헌의 영지 순례]분노가 일 때는 이곳으로… 수중월의 최고 뷰 포인트 ‘간월암’

[조용헌의 영지 순례]분노가 일 때는 이곳으로… 수중월의 최고 뷰 포인트 ‘간월암’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간월암(看月庵)에서 달을 보고 놀다.’ 옛 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인생기견월당두(人生幾見月當頭)! 인생에서 몇 번이나 머리 위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볼 수 있단 말인가! 나이 60이 되니까 남은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남은 인생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돈 버는 일? 돈은 벌고 싶다고 마음대로 벌리는 게 아니다. 이 세상에 돈 안 벌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다 팔자소관에 맡겨야 한다. 외국의 명승지 여행? 이것도 어느 정도는 했다. 공항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좁은 의자에서 장시간 비행기 타야만 하고, 낯선 외국 호텔에 가서 체크인하고 트렁크 끌고 다니는 것..

풍류, 술, 멋 2020.06.16

식민지 시절 아픔 간작한 땅 "목포"

호남선 종착역이자 국도1·2호선의 출발점… 일제강점기 첨단 유행이 휩쓸던 모던한 항구 식민지 수탈의 역사도 곳곳에 새겨져 목포역 남쪽 곳곳엔 적산가옥 등 근대 건축물 보육원인 ‘공생원’엔 한일 우호 상징 매화나무도 두 나라가 공동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는 날은 올까… 전남 목포는 일제에 의해 개항한 게 아니라 조선이 자발적으로 개항한 도시라고는 하지만, 부산이나 인천, 군산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의 만행과 수탈의 역사가 깊게 새겨져 있습니다. 목포에는 그러나 일제강점기 식민지의 과거만 있는 건 아닙니다. 뜻밖에 한국과 일본이 서로 이해하고 교유하던 때의 기억이 새겨진 곳도 있습니다. 그곳에는 20년 전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가 보낸 스무 그루의 매화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목포의 눈물’의..

풍류, 술, 멋 2020.06.11

[조용헌의 영지 순례]도망자 임꺽정의 발길 잡은 절경, 철원 고석정

[조용헌의 영지 순례]도망자 임꺽정의 발길 잡은 절경, 철원 고석정 글·사진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나는 쫓기는 자에 대한 동정심이 있다. 인생이 고해(苦海)라고 할 때, 이 고해는 뭔가 모르게 쫓기는 심정에서 연유하지 않나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종업원 월급 날짜가 다가오면 월급 줄 돈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생각에 쫓기고, 서민들은 생활비와 각종 납부금 낼 생각에 쫓긴다. 50대의 월급쟁이는 언제 내가 조직에서 쫓겨나는가 하는 초조함에 쫓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원고 마감에 쫓긴다. 문필가는 원고 마감 기한에 쫓기는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팔자이다. 땅덩어리가 큰 나라인 미국과 중국이 좋은 점이 있다면 쫓길 때 도망갈 구멍이 많다는 점이다. 서부영화에서도 총잡이가 막다른..

풍류, 술, 멋 2020.06.09

태백~봉화 "오지 트레킹"

맑고 차가운 계곡·이끼·터널숲 어우러진 백천계곡… 뒷짐 지고 어슬렁어슬렁 걷는 왕복 2~3시간 코스 태백산 자락 영동선 승부역 일대서 양원역까지 5.6㎞ 트레킹 구간 ‘절정의 비경’ 시멘트 포장길·숲속 오솔길·강변 자갈길 밟는 재미도 ‘쏠쏠’ ‘사회적’이든, ‘생활 속’이든, ‘거리 두기’의 의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리를 둔 지 이제 대여섯 달 남짓이지만, 백두대간의 봉우리들이 파도처럼 일어선 강원 태백과 경북 봉화 사이에는, 일찌감치 세상과 거리를 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깊은 오지가 곳곳에 있습니다. 오지 중의 오지. 그곳에 청량한 자연의 한복판으로 난 길이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버리고서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그런 길입니다. # 태백의 품에 숨은 오지를 찾아가다 ▲ 사진 위는 청옥산휴양림의..

풍류, 술, 멋 2020.06.05

[조용헌의 영지 순례]전국 최대 무당 굿터

[조용헌의 영지 순례]전국 최대 무당 굿터, 경주 문무왕 수중릉 조용헌 강호동양학자 ▲ 문무왕의 뼈를 화장해 뿌렸다는 경주 감포 앞바다의 문무왕 수중릉 경북 경주 감포 앞바다. 봉길리해수욕장에서 바다 쪽으로 200m 앞에 문무왕의 뼈를 화장해서 뿌렸다는 대왕암이 있다. 필자가 이 대왕암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바로 무당들 때문이었다. 이 봉길리 일대의 모래사장 이곳저곳에서 무당들이 굿을 하는 장면이 많이 목격된다. 여기저기 모래사장에 텐트를 쳐 놓고 굿을 한다. 한두 명이 아니고 수십 명이 할 때도 있다. 특히 매년 음력 정초가 되면 이곳 대왕암이 바라다보이는 해변가는 무당들로 북적거린다.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굿을 하기 위해 찾아온 무속인들에게 숙박과 용품들을 대여해주고 돈을 벌기도 한다. 우리나라 무..

풍류, 술, 멋 2020.06.04

[조용헌의 영지 순례]지리산 영랑대 가는 길

지리산 영랑대 가는 길… 산 속에 신라시대 인공도로가? ‘신선처럼 산다’ ‘선풍도골(仙風道骨)이다’ ‘무릉도원 같다’ 등등의 표현이 있다. 한국인의 의식 저 깊은 지점에는 신선에 대한 동경이 자리 잡고 있다. 살고 싶고 닮고 싶은 모델이 바로 신선인 것이다. 신선을 욕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신선으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영랑선인(永郞仙人)이다. 신라 때의 신선이다. 생몰연대는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신라 32대 효소왕(692~702) 때의 인물이라고 한다. 흔히 영랑은 다른 3명의 신선과 함께 사선(四仙)으로 불린다. 영랑, 술랑, 남랑, 안상이 신라 사선이다. 영랑 또는 이들 사선이 남긴 자취는 여기저기에 있다. 전북 임실 쪽에도 경치 좋은 냇가에 사선대(四仙臺)가 있다. 사..

풍류, 술, 멋 2020.05.31

해외여행 대신 이국적인 풍경을 찾아서...

가평에 佛 남쪽 오를레앙 전원마을 본뜬 ‘쁘띠프랑스’ 알록달록 파스텔 톤 동네,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 스위스 빼닮은 ‘에델바이스 테마파크’도 인상적 시계탑부터 초콜릿 박물관까지 곳곳이 기념사진 코스 설악면엔 녹슨 양철벽과 붉은벽돌로 멋낸 북유럽마을 춘천 자라섬 인근엔 英 스타일 ‘제이드가든’ 수목원 눈길 다른 나라의 건물과 거리를 그대로 복제한 공간의 시작은, 아마도 놀이시설로 가득한 테마파크가 아니었을까요. 테마파크는 예외 없이 입구 쪽에 이국적인 미니어처 건물을 세워놓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테마파크가 모사(模寫)하려는 궁극적 지점은 바로 유럽입니다. 우아한 중세의 유럽식 성(城)이나 파스텔 톤의 유럽풍 주택이 테마파크가 보여주고자 하는 비(非)일상성, 혹은 이국적 감상의 핵심이라는 얘기입니다. ..

풍류, 술, 멋 2020.05.29

나주에서 무안까지 영산강변 새도로

상류 4차선 도로와 달리 하류는 강따라 호젓한 2차선 34㎞ 물결 가깝고 습지 많아 운치 … 바늘땀처럼 곳곳엔 亭子 황진이 무덤서 詩 읊다 파직된 문장가 임제 기린 문학관도 향나무 품은 장춘정·최고의 경관 석관정·노거수 늘어진 식영정 몽탄의 ‘늘어지 마을’엔 굽이치는 물결이 빚은 한반도 지형 표해록 쓴 선비 최부·복암리 고분선 1500년전 비밀 푼 번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렬하게 확산하던 와중이어서 아무도 관심이 없었지만, 지난 3월 영산강 물길에 딱 붙어서 달리는 강변도로가 새로 났습니다. 전남 나주 영산포구에서 무안의 몽탄포구까지 영산강 34㎞를 따라가는 도로입니다. 이른바 ‘4대 강(江)’의 하나로 당당히 꼽히지만, 사실 영산강은 다른 강 길이의 4분의 1이 좀 넘는 정도의..

풍류, 술, 멋 2020.05.23

51Km '동강을 즐기는 3가지 방법"

신록이 하루하루 짙어져 녹음을 향해 가는 날들입니다.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건너가는 계절에 수직의 직벽 앞에서 동강(東江)의 물줄기를 바라보고 섰습니다. 예년이라면 젊은이들의 함성과 함께 래프팅 보트가 줄지어 둥둥 떠내려왔을 계절입니다만, 올해 동강에는 물소리와 새소리만 있습니다. 굽이를 한 번 돌아갈 때마다 동강은 표정이 달라집니다. 거울 같은 수면의 잔잔한 구간이 있는가 하면, 벼랑 사이를 유연하게 굽이치는 구간도 있으며, 자갈 구르는 소리를 내는 여울도 있습니다. 협곡이 벼랑을 이뤄 다가설 수 없는 구간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동강을 보는 세 가지 장소와 방법’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어느 게 더 낫다 할 수 없을 만큼 저마다 근사한 동강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세 가지 풍경을 다 보고 ..

풍류, 술, 멋 2020.05.16

괴산의 "수채화 같은 화양구곡"

300년 세월에도 절벽·푸른 沼 품은 화양구곡 옛 모습 그대로 마지막 9곡 오르막 ‘거북 바위’가 파천 가는 숲길 안내 흰 바위 사이로 물이 커튼처럼 흘러… 건너편 숲은 연둣빛 파도 3㎞ 오솔길 걷다 보면 괴산호에 찍힌 초록숲 데칼코마니 오묘 수령 1000년 공림사 느티나무… 촛농 흘러내린 형상 압권 적요한 사찰 각연사엔 붉은 입술 품은 ‘비로자나불’ 웅장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괴산에 살았던 한 선비가 남기고 간 시(詩)가 있습니다. 문자로 그려낸 풍경이 마치 붓으로 그린 그림과도 같습니다. “옛 절은 적막하나 층층마다 산을 대하고 있고 숲 사이 물길 안개 속에 있는데 낮이 고요하니 이끼낀 문 닫혔어라 …(중략)… 선 탑에 해지도록 세상 일 생각하니 산 빛은 푸르러 옷을 적시려 하네.” 아마도 ..

풍류, 술, 멋 2020.05.08

금강.금산 "봄의 절정을 찾아서"

봄꽃·초록으로 물든 협곡 20㎞ 양각산-갈선산 구간 가슴 두근 눈부신 풍경 보려면 적벽강으로 385m벼랑 ‘함바위’도 조망명당 수통대교밑 오솔길선 신록 만끽 신안사 가는 길엔 조팝나무꽃 홍도마을 일대엔 홍도화 만발 도로변 4㎞ 붉은 꽃길 매혹적 진악산 보석사일대는 이제 ‘봄’ 1100년 은행나무 새잎 돋아나 전북 장수의 작은 샘에서 발원한 금강은 무주와 충북 영동, 충남 부여 등을 적시며 흐릅니다. 금강의 물줄기는 굽이쳐 흐르면서 무주에서는 무주구천동을, 영동에서는 양산팔경을, 부여에서는 낙화암을 빚어내지요. 때로는 거울 같은 수면을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급한 여울로 흘러내리면서 금강은, 어디서는 경관과 풍류를, 또 어디서는 역사를 새깁니다. 금강은 무주의 것이기도 하고, 영동이나 부여의 것이기도 하지..

풍류, 술, 멋 2020.05.02

문경 새재없는 문경 이야기

탄광으로 번성했던 단산, 레저 관광지로 부활 최신형 모노레일, 능선따라 국내 최장 3.6㎞ 구간 왕복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바로 아래엔‘오토 캠핑장’ 밤하늘 쏟아지는 은하수·별자리에 잊지못할 하룻밤 단산 전망대부터 정상까지 나무덱… 1시간 남짓 산책길 산악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5.1㎞ 코스도 ‘짜릿’ 옛 선비처럼 선유구곡 오솔길따라 호젓한 풍경 ‘일품’ 봉생정서 내려다본 봄꽃·굽이치는 물길 그림같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서, 이제 어떤 속도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경제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마냥 ‘거리 두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합니다. 한 해 중 가장 빛나는 시절에 발이 ..

풍류, 술, 멋 2020.04.26

조용헌의 영지 순례_계룡산 등운암

[조용헌의 영지 순례] 도사들의 ‘영발 충전소’ 계룡산 등운암에 쇠파이프가? 신기(神氣)! 이것이 문제로다. 21세기는 네오 샤머니즘의 세상이다. 신기가 있어야 성공한다. 그동안 내가 만나본 여러 분야의 장문인급들은 거의 대부분 신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살다 보면 이거냐, 저거냐 하는 갈림길에서 헤맬 때가 많다. 이때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온건하게 표현하면 직감이 발달한 사람들이라고 할까. 특히나 기업의 CEO들은 신기가 요구된다. 거래하러 온 상대자를 어느 정도 믿어야 할 것인가, 이거 혹시 ‘사’ 자 아닌가, 이 사람이 과연 비전이 있는 사람인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 판단이 스펙만 가지고 내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신기 여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CEO들..

풍류, 술, 멋 2020.04.24

36번 국도 끝자락 "경북 울진"

36번 국도 직선화로 옛 도로는 비포장으로 복원 S자·U자 길따라 빼어난 기암절벽·계곡 도로변 선유정·불영정 오르면 시원한 풍경 어느덧 봄꽃의 계절 지나고 ‘新綠의 시간’초입 들어서 죽변 해안길 따라 2.4㎞ 레일바이크 육지서 400m ‘海中전망대’… 눈앞에 바닷속 세상 이미 명소가 된 금강송에코리움 · 등기산 스카이워크 관동팔경인 망양정·월송정까지 ‘종합선물세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나면 여행이 다시 시작되겠지요. 그때의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듯 경북 울진에는 지금 많은 것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의 협곡을 뚫어 만든 36번 국도 직선화 구간이 지난 1일 개통된 데 이어 울진에는 왕피천 케이블카, 죽변 해안레일바이크, 국립해양과학관, 해..

풍류, 술, 멋 2020.04.18

전북 고창 "한갓진 봄"산책

전북 고창 만돌마을 앞에 펼쳐진 광활한 갯벌. 마을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만돌 2길’은 갯벌 안쪽까지 깊이 들어간다. 그 길에 차를 세워놓고 썰물의 갯벌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여기는 썰물과 노을이 만날 때를 맞춰 가야 한다. ‘구름 속의 참선’ 뜻 품은 선운산의 선운사 서정주·김용택이 노래한 ‘늦은 동백꽃’ 으로 물들어 도솔천 건너 차밭 싱그러움 가득… 산책하기 좋아 마을과 뚝 떨어져 있어 ‘거리두기’ 에 딱 만돌마을 앞엔 끝없는 갯벌… 나홀로 해안 통째 차지 해질녘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깔은 ‘예술’ 도솔암 지나 천마봉 오르면 분지같은 지형 한눈에 날아오를듯한 기이한 암봉이 바로 ‘참선 ’의 자리 아닐까 전북 고창의 선운산으로 타박타박 걸어 들어갑니다. 선운산으로 드는 들머리에 절정의 벚꽃이 분분..

풍류, 술, 멋 2020.04.10

전남 담양 "거리두기" 여정

깎아지른 수직 벼랑 끝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자리로 세상에서 물러나 앉았음을 보여주는 전남 담양 추월산의 암자 보리암. 보리암은 고려 때 보조국사 지눌이 날려 보낸 ‘나무로 만든 매’가 날아와 앉은 자리에다 지은 암자라고 전해진다. 추월산 중턱 수직 절벽의 작은 절집 ‘보리암’ 가는 길 곳곳 사람들 희망 담긴 돌무더기 속세에서 멀리 물러나 수도하기 딱 좋은 자리 암자 지나 상봉 오르면 담양호수·산성산 한눈에 돌로 쌓은 6.7㎞ 山城에 둘러싸인 ‘산성산’ 성곽의 유려한 곡선·단청으로 단장한 성문이 경관 압도 잠시 닫아둔 광주호 ‘생태원’ 수채화같은 풍경 황홀 이태석 신부 잠든 ‘천주교공원묘원’에선 위로얻어 전남 담양으로 갑니다. 죽녹원의 대숲도 들르지 않고, 메타세쿼이아 길에도 가지 않습니다. 관방제림의 ..

풍류, 술, 멋 2020.04.04

통영 연대도&만재도 트레킹

하나가 된 두섬..."두개의 봄"을 한번에 걷다 경남 통영의 작은 섬, 만지도의 해안길. 이 길을 걸어 이웃 섬 연대도로 건너간다. 만지도와 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이어져 있다. 만지도의 해안길은 난대림 숲을 끼고 쪽빛 바다에 기둥을 박아 만들었다. 해안선 따라 트레킹하기 좋은 ‘어미 섬’ ‘자식 섬’ 100m 출렁다리로 연결돼 한 섬이나 다름없어 ‘연대도 지겟길’ 봄꽃 군락에 취하고 바다 풍경에 반해 만지도의 ‘몬당길’ 동백숲 터널, 느긋하게 걷는 맛 마을 들어서면 집집마다 한편의 詩 같은 문패에 미소 ‘2박3일 춤 춰도 끄떡없는…’ ‘달음박질 잘하는 할머니…’ 주민과 외지인 이어줘 또 다른 재미 마스크 필요없는 봄날 다시 찾고싶은 정겨운 섬 “마스크를 왜 안 해!” 경남 통영의 작은 섬, 연대도의 산길 ..

풍류, 술, 멋 2020.03.27

봄날의 남해 드라이버

남해대교 지나면 해안가까지 이어지는‘4㎞ 벚꽃터널’ 구름 한 점 없는 오전이 드라이브하기 가장 좋아 남해 건너는 또 다른 길, 사천의 삼천포대교 해질 무렵 조명 받아 반짝반짝… 밤바다 낭만 물씬 물건리~미조항 물미해안로 벼랑위 ‘보물섬전망대’ 남국 휴양지 방불케하는 물色 마음껏 감상 다랑이논 층층이 유채꽃 피는 ‘두모마을’ 숨은 명소 그림같은 어촌마을 앵강만·갯벌 반짝이는 강진만도 가볼만 무엇이든 잃었을 때 비로소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모양입니다. 갑갑한 일상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경남 남해. 종합선물세트 같은 감격의 봄이 그곳에 있습니다. 벚꽃은 아직 만개하기 전입니다만, 남해의 공기에는 이미 봄 내음이 깊고 진하게 스며 있습니다. 바다는 봄 햇살에 은빛으로 부서집니다. 어..

풍류, 술, 멋 2020.03.20

여수~고흥 4개의 섬을 잇는 "바다위 달리는 길"

마침내 다리로 연결된 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 섬과 섬 잇는 거리 18㎞… 여수서 고흥 방면으로 가야 제맛 여수 서쪽 화양면의 ‘여자만’, 개펄 반짝이는 노을 압권 섬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꾸민 ‘장도’는 산책하기 좋아 가장 매력적인 섬은 ‘낭도’… 283m 上山이 조망 포인트 갯바위 지대 수많은 공룡 발자국 화석 감탄 고흥 우각산 자락 해안도로 탁 트인 전경 백미 천등산 아래 금탑사, 편백·동백나무로 둘러싸여 봄 정취 물씬 ▲ 여수시 소라면 장척마을 앞바다에 떠 있는 하트 모양의 섬. 영락없는 하트 형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포에 짓눌려 힘들었던 시간이 하루하루 더해지면서, 이제 공포만큼이나 ‘무료’ 때문에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하필이면 긴 겨울을 넘기고 맞은 봄, 좁은 동선..

풍류, 술, 멋 2020.03.13

紙上으로 찾아가는 섬진강변 봄꽃

굽이굽이 봄으로 흘러드는 강. 남녘의 화신(花信)이 가장 먼저 당도하는 강은 섬진강입니다. 첫 꽃을 일찌감치 터뜨린 섬진강변의 매화는 지금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고백하자면 몇 번이고 여정을 망설였습니다. 감염병의 창궐로 문밖을 나서기도 주저되는 상황에서 봄날의 꽃소식을 전하는 게 혹여 여행을 부추기는 일이 아닌가 싶어서입니다. 전남 광양 다압마을의 활짝 핀 매화나무 아래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과 ‘손님이 없어서 죽을 맛’이라는 강 건너 경남 하동 상인들의 한탄 앞에서 혼돈스럽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야속하게도, 올해는 섬진강을 지나는 봄의 속도가 참으로 빠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봄꽃 보러 가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모두 다 안타까움 속에서 숨죽이며 외출마저 자..

풍류, 술, 멋 2020.03.06

봄볕이 가장 먼저 닿는곳 해남 두륜산

아홉굽이 숲길이라 ‘구림리’ 봄이 길어서 ‘장춘동’ 예년보다 일찍 핀 동백꽃 모가지째 후드득 푹신한 숲길 길섶엔 개불알풀·광대나물 지천에 산길서 마주친 암자… 세속과 떨어진 담박한 정신 느껴져 대흥사앞 부도밭,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존재감 넘쳐 1000년의 비바람 이겨낸 비범한 마애여래좌상 바위에 새겨놓은 선 하나하나 뚜렷하고 입체적 1200년 된 느티나무 ‘천년수’ 웅장한 풍모에 감탄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 말이 지금처럼 딱 맞는 때가 또 있을까요. 봄 같지 않은 봄. 꽃이 피어도 봄 같지 않은, 그런 봄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봄볕이 가장 먼저 닿는 남녘의 땅끝 해남으로 갑니다. 우리 땅의 가장 먼 끝입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 달력은 새로운 시작을 1월로 치지만, ‘생체시계’로 보자..

풍류, 술, 멋 2020.02.28

태안 천리포 수목원 "꽃마중"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의 겨울 정원에서 자라는 갯버들. 버들강아지라고도 부르는 갯버들은 봄의 기미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꽃을 피워낸다. 처음에는 은빛 솜털로 뒤덮여 있다가, 꽃 수술이 피어나면 저리도 붉게 물든다. 관광객 발길 드문 태안반도 북쪽 사창리 갯벌 진초록 감태로 뒤덮여 봄기운 완연한 펄 국내최대 모래언덕 신두리해변에서 근사한 산책 젊은이들 서핑 하러 모이는 만리포해수욕장도 눈을 닮은 순백의 설강화·진한 향기 풍기는 납매 노란꽃·초록잎 풍성해 선물같은 복수초 바닷가를 끼고 조성된 수목원, 규모는 작지만 식재된 나무·풀 1만3408주 달해‘ 국보급’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 봄꽃이 피었습니다. 꽃놀이를 즐길 만큼 화려한 자태의 봄꽃은 아니지만, 수목원에는 작은 봄꽃이 소박한 희망의 기미(幾微)..

풍류, 술, 멋 2020.02.21

강원 철원 "늦겨울의 낭만"

강원 철원의 고석정에서 순담계곡으로 이어지는 한탄강 구간에 놓은 부교. 이쪽은 물살이 빠른 데다 급경사 지역이어서 부교를 놓기 전에는 접근이 불가능했던 곳이다. 부교를 따라 걷는다면 한 번도 보지 못한 한탄강 협곡 안쪽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철원군은 얼음트레킹 축제가 끝났지만 3월까지 부교를 놓아두기로 했다. 꽁꽁 언 강물 위 걷는 ‘한탄강 얼음트레킹’ 올해는 포근한 날씨에 얼음 없는 축제 부교 띄워 연결한 7.5㎞ 코스 따라 걷고 걸어 송대소 앞 30m 직벽 주상절리 감탄 두루미·재두루미·쇠기러기·고니… 민통선 주변은 지금 7000마리 ‘철새 천국’ 우아한 날갯짓 맨눈으로 보면 가슴 두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에 대한 공포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일상의 공간에서..

풍류, 술, 멋 2020.02.14

태백-정선-삼척 눈덮힌 雪國을 찾아서

만항재 오르는 414번 지방도로에 가득한 설경 눈 닿는 곳마다 온통 눈으로 뒤덮여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운탄고도’ 트레킹 경사 만나면 플라스틱 눈썰매 타는 재미도 쏠쏠 옛 탄광의 모습 품고 미술관이 된 ‘삼탄아트마인’ 검고 쓸쓸한 풍경, 눈부신 설경과 어울려 한강의 발원지‘검룡소’에 오르는 길도 눈꽃세상 새로 솟아나는 물소리, 적막한 산중 간지럽혀 ‘눈 없는 겨울’입니다. 강원도, 그것도 산간지역을 빼고는 올해 눈 구경이 쉽잖습니다. 적설량이 적기도 했거니와 내렸다 해도 높은 기온에 금세 녹아버린 탓입니다. 예년에는 거추장스럽기까지 하던 ‘눈’이 올해만큼은 여행의 충분한 목적이 되는 건 그래서입니다. 입춘을 앞두고서 눈 보러 가는 겨울 여행의 여정을 권하는 건 이렇게 겨울을 보내는 게 아무래도 아쉽기 ..

풍류, 술, 멋 2020.02.08

안면도-원산도-대청도 "겨울 비움 여행

충남 보령의 원산도는 지난 연말 안면도와 연륙교가 놓여 육지가 됐다. 원산도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변인 오봉산해수욕장에서 본 해넘이 모습. 해수욕장 끝의 선착장에서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이 구름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빛을 보고 있다. 맞은편에 보이는 섬이 삽시도다. 해는 삽시도 너머로 진다. 지난달 개통한 다리 건너면 ‘육지가 된 섬’ 원산도 온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오봉산해수욕장의 낙조에 ‘탄성’ 갯벌 위 건물이 통째로 탑… 크고 작은 공덕 가득한 안면암 바다에 비친 소나무와 주황빛 노을이 멋지게 어우러진 운여해변 내년 해저터널 완공되면 대천항까지 ‘환상코스’ 완성 천수만 끼고 해안선 따라 올라가면 제철맞은 굴구이·굴찜도 지난 연말, 충남 태안의 안면도 남쪽 끝 영목항에서 보령시 오천면의 섬 원산도로 건너..

풍류, 술, 멋 2020.02.01

설연휴 추억속으로...순천,합천,경주 "촬영장"

전남 순천의 드라마촬영장에 만들어진 달동네 야외 세트. 1980년대 서울 변두리의 산동네를 감탄이 나올 만큼 감쪽같이 모사해 놓았다. 골목과 집들은 시간이 깃들지 않은 ‘가짜’지만, 골목의 과거 풍경에서 ‘진짜’ 추억이 떠올려진다. 중년의 관광객은 물론, 젊은이들도 자주 찾는 관광지인데 젊은이들은 주로 교복 등을 대여해 입고 기념촬영을 한다. 순천 ‘드라마 촬영장’ ‘사랑과 야망’등장한 달동네 골목 낙서까지 디테일 돋보여 부모세대 교복 빌려 입고 촬영장 활보하는 기회까지 日帝 관사마을·농협창고 등 시간 수북이 쌓인 공간도 합천 ‘영상테마파크’ 영화 ‘암살’‘택시운전사’ 등 국내 최대 시대물 오픈세트장 종로 전차·남영동 뒷골목… 1920∼1980년대 서울 재현 경주 ‘추억의 달동네’ 옛날 담배·껌·양은 도..

풍류, 술, 멋 2020.01.26

고창 호암마을~정읍 솔티마을 "생태관광"

전북 고창의 운곡습지 한쪽에 만들어놓은 작은 연못. 운곡습지는 영광원전의 발전용수 공급을 위해 물을 막아 저수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몰된 마을과 논밭이 빠르게 자연으로 되돌아가 습지가 된 곳이다. 신록이 물드는 봄의 습지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지만, 겨울에도 나름의 정취가 있다. 능선에 호랑이 바위 있는 ‘고창 호암마을’ 반세기 전 한센병 환자 세 가족이 거주 1968년 20대 伊수녀가 정착해 환자들 품어 8개 마을 수몰되며 생성된 ‘운곡습지’ 하얗게 빛나는 은사시나무 군락 등 압권 관광지는 어디를 가든 다 비슷비슷합니다. 케이블카나 구름다리, 집라인 등의 인프라는 물론이고 걷기, 캠핑 등 여행의 방식을 겨냥한 시설이나 감자 캐기, 떡메치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서 성공했다 하면, 뒤이..

풍류, 술, 멋 202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