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굼지오름이라고도 불리는 단산 정상은 ‘제주의 이른 봄’을 보는 가장 훌륭한 자리다. 단산에 오르면 유채밭을 두른 산방산과 겨울 무, 쪽파를 심어 진초록으로 반짝이는 대정의 들녘과 코발트 빛 제주 해안, 모슬포의 바다와 형제섬, 마라도가 마치 한 장의 두루마리 그림을 편 듯이 펼쳐진다. 어디서든지 봄은 ‘꽃’입니다. 꽃이 피어야 비로소 봄입니다. 지난 겨울은 폭발적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와 집합 금지로 말 그대로 ‘유폐의 시간’이었습니다. 꽃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한 이유입니다. 봄이 된다 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따스한 봄이 온다면, 충만한 봄기운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을 겁니다. 봄이 가장 먼저 딛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