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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했지만 담담히 넘긴 삶… ‘초부의 시’ 닮은 길을 밟다

버드나무와 습지의 수생식물이 강과 함께 어우러지는 경기 양평의 ‘세미원’의 경관. 물 건너로 보이는 곳이 두물머리다. 연꽃이 피기 전의 세미원은 관람객이 적어서 고즈넉한 강변의 서정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나무꾼 시인 기억공간… 경기 양평정초부 지겟길 어릴적 한시 곧잘 짓던 노비 출신 나무꾼 인생 지치고 고달팠지만 가난마저 완곡한 문장으로 남겨 생계용 땔감 구하며 시 읊던 곳 지겟길·마을길·숲길 코스 변신 화려한 경관조차없는 심심한 길 숙명처럼 여긴 초부의 일생 보여 잘 다듬어진 정원같은 곳 ‘양평’ 저마다 취향 따라 즐기는 매력 옛 간이역의 정취 담은 ‘구둔역’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큰 인기 레트로 느낌 가득해 사진명소로 가로등 하나 없는 ‘벗고개 터널’ 고개 들면 별이..

풍류, 술, 멋 2023.06.15

이승만 건국사

이승만 건국사(1) 스탈린과 40년 전쟁 ▲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 이승만 44세ⓒ뉴데일리DB ●연재를 시작하며 대한민국의 건국은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이룩해낸 성공이다. 그 선구적 리더가 이승만이었음은 역사적 기록이 증명한다. 김구는 어떠했던가? 지금 대한민국은 건국의 주역 이승만을 제쳐놓고 ’건국을 반대한 임시정부 주석‘ 김구를 가장 숭앙하는 역사왜곡의 아이러니에 빠진지 오래다. 왜 그럴까? 1948년 3월, 역사상 최초의 자유민주 총선거(5.10)를 앞두고서 벌어진 건국전쟁의 현장을 보자. ’유엔감시 총선을 통한 건국‘이란 외교독립론에 마침내 성공한 이승만 박사는 김구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얼마 전까지 유엔의 남한단독정부수립에 적극 동조하던 김구가 하루밤새 돌변하여 ”김일성과 통일 ..

스크랩 2023.06.14

산상 정원 거쳐 원시림 계곡… ‘사유의 길’서 나를 치유하다

로미지안 가든의 삼합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조양강의 물줄기와 남평뜰. 전망대 아래는 자작나무 숲이다. 로미지안 가든을 일군 손진익 회장은 이 경관에 매료돼 비탈진 지형이라는 약점에도 이 땅을 샀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평창~정선 59번 국도 ‘후미진 뒷길 명소’ 2곳 가리왕산 ‘로미지안 가든’ “아내 천식 낫게한 자연의 힘” 老기업인이 ‘치유의 숲’ 조성 화봉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 소리길부터 자성의 언덕까지 테마 공간·트레킹 코스 30개 ‘삼합수 전망대’는 경치 맛집 오지중의 오지 ‘항골계곡’ 상원산~백석봉 사이에 숨어 원래이름은 물 차가워 ‘한골’ 1980년대 탄광 번성했던 곳 숨바우길,이끼·원시림 빼곡 나무 덱 지나면 푹신한 흙길 계곡 건너편에선 캠핑 가능 정선=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

풍류, 술, 멋 2023.06.08

209급 잠수함

209급 잠수함 독일이 만든 베스트셀러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이집트 해군의 209-1400Mod급 잠수함 S41 개발의 배경 독일은 제2차 대전 패전 후 한동안 군대를 보유하지 못했다. 1955년 11월 12일 새로 창설된 서독군은 1954년 파리협약 의정서 III장 V항에 의해 군비 제한을 받았다. 파리협약 의정서에서는 서독 해군의 잠수함 배수량은 최대 350톤으로 제한했다. 잠수함 배수량 제한은 1962년 초반 450톤으로 상향되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권고에 따라 같은 해 10월에 1,000톤으로 늘어났다. 1973년에는 다시 1,800톤으로 늘었고, 1980년부터는 배수량 제한이 없어졌다. 전후 서독이 최초로 개발한 201급 잠수함 파리협약 의정서에 따라 서독 해군은 1956년 침몰 ..

軍史관련 2023.06.07

평양 기녀 오유란이 살아남은 법

윤채근 단국대 교수가 우리 고전에 기록된 서사를 현대 감성으로 각색한 짧은 이야기를 연재한다. 역사와 소설,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져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Gettyimage] 나 오유란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미 열세 살 꽃다운 나이에 기녀들의 전쟁터로 불리던 평양성에서 나이 어린 동기 중 으뜸으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그로부터 어언 사십여 년이 훌쩍 흘러 이젠 퇴기 신분으로 죽을 날만 받아놓은 신세이건만, 이렇게 후배들에게 몇 글자 끼적여 군소리를 남기는 것은 화려했던 지난날에 무슨 억하심정이나 회한을 품어서는 조금도 아니다. 어쭙잖은 용모나 소리로는 높으신 대감들 그림자 근처에도 범접할 수 없는 모진 경쟁 속에서 뛰어난 미모도 갖추지 못했고, 그렇다고 특출한 기예를 타고나지도 못했던 내가..

풍류, 술, 멋 2023.06.01

소대가리에 쌓인 50m 높이 모래언덕… 유배·표류의 아픔까지 보듬어준 섬

전남 신안군 먼바다의 섬 우이도의 거대한 모래언덕은 파도와 바람의 합작품이다. 파도가 밀고 온 모래를 바람이 옮겨다 놓았다. 모래언덕 너머로 보이는 마을이 우이도 돈목마을이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전남 신안군 우이도 기행 파도 · 바람의 합작품 ‘우이사구’ 훼손 우려 때문에 출입금지 조치 20년 세월 지나 현재모습 복원 먼 뱃길 감수할 독창적 아름다움 사람과 이야기가 있는 진리마을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유배 생활 홍어장수 문순득 표류기 등 저술 진리항에는 문순득 동상이 반겨 구름같은 바다 펼쳐진 상산봉 우이 1 · 2구 사이 진리고갯길 최정상인 상산봉까지 이어져 신안 앞바다 섬들 한눈에 조망 ‘관계맺음’이 매력인 우이도 여관 · 식당 없이 민박집만 있어 잠자리 얻고 삼시세끼도 해결 민박집 주인과 허..

풍류, 술, 멋 2023.06.01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력 카드' 수단 평가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력 카드’ 수단 평가 요약 최근 미중 전략경쟁이 미국의 ‘대만카드’로 심화되면서 미국 등 서방의 각종 연구소 보고서와 언론 매체들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력 카드’를 마구잡이식으로 기정 사실화(fait accompli)하는 기사를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일본과 대만 매체들은 중국 동부전구 사령부(ETC) 주관의 대만에 대한 상륙작전 연습 기사를 보도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략을 기정 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2016년 2월 1일 중국군 개혁에 따라 일본 동중국해, 대만해협과 대한해협을 작전책임지역(AOR)으로 한 중국군 동부전구 사령부가 미국, 일본과 유럽연합의 군사정찰위성과 상용위성이 항시 감시하는 100마일 간격의 대만해협을 건..

軍史관련 2023.05.31

中, 최악의 세계전쟁 '초한전(超限戰)' 벌인다"

"한국에 댓글부대 4000만 명 투입… 中, 최악의 세계전쟁 '초한전(超限戰)' 벌인다" 中인민군 챠오량·왕샹수이 대령, 신전쟁 '초한전' 공개… 이지용 교수가 재조명"인권·법·윤리 등이 미국과 자유국가의 약점… 그 점을 거꾸로 이용하면 이긴다""도덕·양심을 버려라" "상상 초월하는 악마가 되라" "수단 방법 가리지 말라" 강조자금 투자해 美 경제 교란, 바이러스 뿌려 통신망 교란, 가짜뉴스 살포해 여론 교란中·北 마약→ 中인민군·삼합회 취합→ 자유국가에 살포→ 수익으로 정치인 매수마약 좀비 된 캐나다 BC주… 호주·뉴질랜드도 위기…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 ▲ 23일 오후 대구 남구 도태우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지용 계명대 중국어중국학과 교수의 '대한민국에 대한 중국의 초한전(超限戰)' 강연회가 열렸다. ..

軍史관련 2023.05.25

수도자처럼 지리산 어깨 한발짝 한발짝… 암자 향한 걸음마다 ‘기도’가 됐네

지리산 능선이 흘러내린 초록의 숲 한복판에 들어선 대찰 화엄사 전경. 경내로 들어서면 높이를 달리하는 공간배치와 법당을 비롯한 20동이 넘는 부속건물의 짜임새가 돋보인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부처님 마음 헤아리며 정진 구례 화엄사 암자 순례길 이야기 깃든 ‘화엄사’ 20동 넘는 부속건물 규모 거대 국보 4개·보물 5개 유적 놀라워 모과나무 기둥의 ‘구층암’ 눈길 해발560m 녹음속 ‘연기암’ 섬진강 내려다 보이는 명당자리 백제시대 화엄사가 시작된 곳 화려한 단청 ‘금정암’ 주 불전 문살, 꽃 병풍 펴놓은 듯 다음 암자인 낡은 지장암과 대비 초라하고 비워진 곳서 깊은 배움 피아골 절집 ‘연곡사’ 국보 ‘동승탑’ 미감 탄성 자아내 용·사자… 비누조각처럼 새겨져 구례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

풍류, 술, 멋 2023.05.18

광부들 한탄이 상춘객 감탄으로… 애잔한 기억 찾아나선 173.2㎞

강원 영월 망경대산 자락의 옛 탄광마을 모운동에서 시작하는 ‘운탄고도 1330’ 3길의 시작지점. 이쯤에서부터 탄광이 번성했던 시절 석탄 더미를 실은 트럭이 오가던 산중의 길이 시작된다. 운탄고도는 다른 걷기 길과는 달리 한쪽의 시야가 트이고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길의 폭이 넓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영월에서 떠나는 운탄고도 1330 9개의 코스 중 2길~3길 추천 걷는내내 한쪽으로 시야 트여 청령포 서강변 풍경보며 출발 복병같은 고갯길선 숨 차올라 망경대산 품은 예밀2리 마을 산등성이서 만난 뜻밖의 폭포 ‘꽃절’ 망경산사 금낭화 만발 만경사서 내다보는 조망 압권 30→1만명 번성했던 모운동 폐광 뒤 썰렁한 빈터만 남아 3길부턴 탄광의 흔적 곳곳에 갱도 기둥·광부 동상 등 눈길 영월 = 글·사진..

풍류, 술, 멋 2023.05.10

해양무인체계의 군사적 활용방안과 한국형 유령함대 건설을 위한 과제

해양무인체계의 군사적 활용방안과 한국형 유령함대 건설을 위한 과제 미 해군 유령함대를 중심으로 김수민 국방대학교 무기체계 전공 석사과정 해군 소령 김경수 국방대학교 무기체계 전공 교수 육군 중령 2022년 7월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 해군의 첨단무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헌터와 시호크로 명명된 무인수상함의 훈련 참가는 변화하는 미래 전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 해군의 미래전 개념의 일환인 일명 「유령함대」의 핵심전력이다. 이미, 미국은 2020년 10월,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해양무인체계 140~240척’을 포함한 ‘500척 함대’ 개념을 발표한데 이어 2022년 2월 마이크 길데이 미 해군 참모총장 ..

軍史관련 2023.05.04

여름 오기전 고상하게 빛나는 신록… 7㎞ ‘선비의 길’ 따라 만춘을 걷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신록 가득한 전북 순창 두 갈래 길 ‘인공산’ 강천산이 만든 초록길 명물 ‘고추장’ 대신할 자원으로 40여년전 조성된 첫 군립공원 맨발산책로·족욕장·구름다리… ‘잘 꾸며진 공원’ 같은 공간으로 탐방로엔 단풍나무 새잎 가득 120m폭포옆 선녀계곡길 으뜸 추령천 물길 낀 ‘역사의 길’ 천변 목재 덱의 호젓한 산책길 조선시대 서당 ‘훈몽재’서 출발 자연당 등 한옥건물 경관 수려 ‘사향노루 지나간 정자’ 사과정 이팝꽃 핀 마을엔 김병로 생가 종점 낙덕암 풍경 최고로 꼽혀 순창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과속도 이런 과속이 없습니다. 이른 봄꽃이 두서없이 피더니, 올해는 초록도 이릅니다. 남도의 산자락은 눈부신 연두색 신록의 감격도 없이, 곧바로 짙푸른..

풍류, 술, 멋 2023.04.27

조선을 사랑한 이방인… 100년 수성못에 ‘화해의 꿈’ 담다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수성못. 수변을 끼고 버드나무의 신록이 한창이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됐지만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관광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팔공산, 서문시장 등과 함께 ‘대구 12경(景)’ 중의 하나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역사의 기억’ 간직한 대구 1927년 日미즈사키 주도로 만든 ‘수성못’ … 분쟁 없이 운영 인근에 묫자리 유언… 한일친선교류협 주관 추도식 가져와 “인의의 나라 공격 못해”… 왜장 사야가 뿌리 내린 우록동 임란때 투항해 왜군에 맞서… 조선 조정 ‘김해 김씨’ 하사 明원병 왔다 정착 두사충… 거처한 대명동 現 ‘지역 최대 洞’ 풍수지리 안목 눈길… 교분 나눈 이순신 장군, 시 지어 줘 대구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대구..

풍류, 술, 멋 2023.04.21

미국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방위산업의 발전과 향후 방향

미국 시각에서 바라본 한국 방위산업의 발전과 향후 방향 제임스 그르젤라(James Grzella) 델타원 LLC 선임고문, 前 한국 전문 미군 장교(국방부 연락장교), 레이시온/오비 탈(Orbital) ATK 고위간부 및 컨설턴트로 활동, 민수 및 군사 분야에 30년 이상 고도의 경력을 보유한 산업 협력/절충교역 전문가로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분야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 세계적인 수준의 컨설팅과 자문 서비스로 신뢰와 명성을 쌓아 왔음. “한국은 어떻게 단 한 세대 만에 지금과 같은 방산 분야 선진국이 되었나?” 이 질문은 미군 장교로서 그리고 전역 후에는 항공·우주·방위산업 분야 전문종사자로서 한국 방위산업의 태동에서부터 세계 최대 방산 강국의 하나로 발전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켜본 필자가 가장 많이 받..

軍史관련 2023.04.17

[ 조용헌의 영지 순례 ]도망자 임꺽정의 발길 잡은 절경, 철원 고석정

쫓는 자와 쫓기는 자. 나는 쫓기는 자에 대한 동정심이 있다. 인생이 고해(苦海)라고 할 때, 이 고해는 뭔가 모르게 쫓기는 심정에서 연유하지 않나 싶다. 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종업원 월급 날짜가 다가오면 월급 줄 돈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생각에 쫓기고, 서민들은 생활비와 각종 납부금 낼 생각에 쫓긴다. 50대의 월급쟁이는 언제 내가 조직에서 쫓겨나는가 하는 초조함에 쫓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원고 마감에 쫓긴다. 문필가는 원고 마감 기한에 쫓기는 생활을 감내해야 하는 팔자이다. 땅덩어리가 큰 나라인 미국과 중국이 좋은 점이 있다면 쫓길 때 도망갈 구멍이 많다는 점이다. 서부영화에서도 총잡이가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도망갈 수 있다. 주인공이 탈주에 성공해서 붙잡히지 않고 살아..

풍류, 술, 멋 2023.04.14

갯벌서 1700년 기다린 ‘침향’ , 불상 되어 ‘구원의 향’ 내뿜다

완도의 섬 고금도의 절집 수효사 극락보전에 봉안된 ‘침향 삼불’. 가운데 목불상이 주불인 미륵불이고 가까운 쪽이 약사불, 미륵불 뒤쪽이 아미타불이다. 1700년 전에 미륵을 기다리며 갯벌에 묻은 나무로 만들었다는 불상이다. ■박경일기자의 여행 - ‘미륵의 염원’ 잠들어 있던 전남 고금도 당나라에 침탈 당하던 신라인들 부처의 생환 바라며 ‘매향’거행 양식장 작업중 건진 거대 녹나무 수효사 시주받아 삼존불상 제작 향토유산 유형문화재 지정 앞둬 사실상 공식적으로 ‘침향’ 인정 이순신 사당 충무사 있는 고금도 지느러미같은 봉황산 암릉 눈길 조선 중죄인 유배지였던 신지도 서예 대가 이광사 쓴 현판 곳곳에 일제 강탈·양도 이어진 조약도 삼문산 망봉도 지나칠 수 없어 완도=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

풍류, 술, 멋 2023.04.06

개나리 옆 진달래, 한 발 건너면 동백꽃 들쭉날쭉 꾸밈없어 더 예쁜 ‘그 섬의 봄’

거제 대금산의 진달래 군락지로 이어지는 오솔길. 대금산 임도에는 산벚꽃이,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는 연분홍 진달래와 흰 자두꽃, 선홍색 동백꽃이 흐드러졌다. 대금산의 진달래는 이번 주말이 절정이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자연의 꽃밭 거제도 대금산~망산 53㎞ 이어지는 근육질 같은 ‘남북지맥’ 30년 전 산불로 폐허됐던 곳에 하나씩 자리잡은 야생화 4월 초까지 형형색색 물결처럼 일렁이는 春花군락 ‘조선소의 섬’ 명성에 가려졌던 천혜 자연의 명소 율포~산촌리 벚꽃터널, 해안도로 못잖은 드라이브 코스 제철 맞아 통통하게 살오른 멸치, 회무침·튀김 등 일품 거제=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지금 남쪽은 온통 꽃밭이다. 지난주 흐드러지기 시작했으니, 이번 주는 절정이다. 올해 봄꽃..

풍류, 술, 멋 2023.03.31

달이 뜨는 암봉 아래 신비로운 석벽 부처… ‘비밀의 낙원’을 만나다

월출산 주지봉 아래 바위 월대에 올라앉아서 구림마을 너머로 영암의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영산강 하구언이 놓이기 전에 이 너른 들이 호수처럼 고요한 바다였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전남 영암 ‘월출산’ 숨은 매력 ‘달 솟는다’ ‘달 낳는다’ 의미 협곡과 능선이 굽이치는 산 주지봉 아래 ‘월대’ 올라서면 장쾌한 영암 들녘 ‘파노라마’ 서쪽 문산재엔 또다른 ‘월대’ 영산강 일대 절경이 한눈에 해발 743m에 ‘국보 마애불’ 거대한 모습 보면 경건해져 영암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전남 영암의 월출산은 존재감이 뚜렷한 산입니다. 산 전체가 바위로 이뤄진 데다 창끝과 같은 암봉이 능선과 협곡에 즐비합니다. 다른 산과 능선을 잇대지 않고 저 홀로 수반 위에 얹은 수석처럼..

풍류, 술, 멋 2023.03.24

소 머리를 숭배한 천혜의 포구 전남 강진

소의 오른쪽 귀 옆의 위치에 있는 고성사 전경. 전남 강진(康津)읍에 가보니 읍내의 주산(主山)이 우두봉(牛頭峰)이었다. 소대가리 봉이라는 의미이다. 큰 소의 머리가 강진만 바다 쪽을 바라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그냥 우두봉이 아니라 소 머리 주위에 여러 가지 ‘보조 장치’가 장착된 봉우리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떤 장치? 우선 소 머리의 오른쪽 위치에 고성사(高聲寺)라는 절이 배치된 점이다. 풍수지리설에 입각해 세운 비보(裨補)사찰에 해당한다. 소의 오른쪽 귀에는 종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그 종소리를 듣게 하기 위해서 오른쪽 귀에 해당하는 부분에 절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름도 소리 ‘성(聲)’ 자를 써서 고성사라고 지은 셈이다. 강진 우두봉 주변의 장치들 그렇다면 왼쪽 귀는 무엇이 있는가. ‘..

풍류, 술, 멋 2023.03.21

노루도 쉬어가는 ‘전설의 바위’ 아래… ‘노란색 봄’이 반짝인다

바위로 지은 거대한 테이블처럼 생긴 가산바위. 능선에 우뚝 솟아 산성 성벽의 일부가 된 가산바위는 대구 시내와 낙동강, 그리고 금오산과 유학산의 거대한 산줄기를 조망하는 훌륭한 전망대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호젓한 매력 경북 칠곡 활짝 피어나는 봄 가산산성 성벽따라 복수초 군락 세계 최대규모로 주말이면 만개 정상부 자리 잡은 가산바위에선 낙동강·금오산 줄기가 ‘한눈에’ 보물 품은 봄 시로 전국민 울렸던 칠곡할매들 벽화속 주인공돼 나들이객 반겨 불국사 버금가는 송림사 마당엔 오층전탑이 ‘보물’의 품격 뽐내 칠곡=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 전선의 전투부터 떠올리실지도 모르겠지만, 경북 칠곡에는 봄날의 나른한 정취를 고즈넉하게 즐기기 좋은..

풍류, 술, 멋 2023.03.16

4년을 기다렸다… 화려한 봄날, 화사한 잔치

경남 하동 섬진강 변 차밭 주위에 만개한 매화. 진초록의 차밭 이랑을 따라 백매화가 가득 피었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만개하는 전국 꽃 축제 섬진강 광양 매화축제 내일부터 열흘간 구례선 이튿날 산수유축제 열려 진해 군항제 36만그루 왕벚나무 향연 서울·수도권 응봉산 개나리·강화 진달래 유혹 금산 산벚꽃 군락·홍도화 정취 흠뻑 ‘일주일 살기 프로그램’도 눈길 여수 영취산 진달래 체험행사 성대 서천 ‘동백꽃·주꾸미’ 즐길거리 풍성 글·사진 =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봄꽃의 북상이 시작됐습니다. 남녘에서 전해지고 있는 꽃 소식은, 봄의 한복판으로 들어설수록 점점 더 빨라지겠지요. 다들 그러실 겁니다. 올해 봄은 예년과 다릅니다.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만, 기세등등하던 코로..

풍류, 술, 멋 2023.03.10

[ 조용헌의 영지 순례 ]조선시대 부동산 박사가 추천한 곳, 봉화 석천정사

조선시대 3대 베스트셀러가 있다. ‘정감록’ ‘토정비결’ ‘택리지’이다. ‘정감록’은 남성 독자층이 주 타깃이었다. 정권의 향배가 어디로 갈 것이냐에 대한 참고서 역할을 하였다. ‘토정비결’은 안방 여자들의 필독서. 내 운세가 어떻게 될 것이냐를 풀었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무엇이냐. 바로 부동산 정보였다. 어디에서 거주할 것이냐에 대한 전국적인 정보를 수집한 명저였다. 그야말로 발로 뛴 저술이다. ‘택리지’에서 살 만한 장소로 추천한 곳은 바로 ‘계거(溪居)’였다. 계거라니? 계곡 옆에서 살면 좋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계거’의 가장 이상적인 위치가 바로 석천정사(石泉精舍)이다. 봉화의 권씨들, 충재 권벌 집안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봉화 유곡(酉谷)에는 석천계곡이 있고, 이 석천계곡의 바위에 권씨..

풍류, 술, 멋 2023.03.08

[ 조용헌의 영지 순례 ]패자들이 분을 삭힌 곳, 봉화 권씨 집안의 청하동천

승자독식의 세상에서 패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들은 승자의 비결만 연구한다. 패자에 대한 관심은 없다. 패자도 살아야 할 것 아닌가. 패자가 그 쓰라림과 고독, 그리고 세상에 대한 원망심을 삭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독과 원망심을 달래는 것이 인생의 관건이다. 왜냐하면 세상에 승자는 극히 일부분이고 대부분은 패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승자는 소수이고 패자는 다수파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패자에 대한 대책이 훨씬 현실적인 삶의 지침으로 작동한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조선시대는 당쟁(黨爭)의 시대였다. 조선이 당쟁으로 망조 들었다고 보는 것이 일본 식민사관이 우리에게 남긴 폐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요즘 정치 돌아가는 것 보니까 일본 애들이 완전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요즘 좌우파의 당쟁은 조선시..

풍류, 술, 멋 2023.03.04

사계절 변함없는 대숲의 꼿꼿한 초록… 선비의 절개 닮았구나[박경일기자의 여행]

울창한 대나무 군락 사이로 참나무,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자라는 담양읍 삼다리의 대숲. 담양의 대나무숲을 대표하는 죽녹원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숲이다. 삼다리 마을 뒷산을 다 뒤덮은 대숲은 죽녹원 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스테디셀러 여행지 담양 여의도 면적 8.8배 달하는 숲 ‘生金’불리며 지역경제 책임져 소나무 어우러진 삼다리 대숲 인파 적어 여유로운 산책 가능 우람한 ‘맹종죽 숲’도 가볼만 조선문인 정철의 정자 ‘송강정’ 그림자도 쉬고 있다는 ‘식영정’ 겨울에도 靑靑한 아름다움 뽐내 복합공간으로 변신한 양조장 등 다양한 재생문화공간도 볼거리 담양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전남 담양은 여러 겹의 매력을 가진 여행지입니다.자연(대나무..

풍류, 술, 멋 2023.02.28

[ 조용헌의 영지 순례 ]용화세계의 지도자 기다린 '북미륵암의 마애불'

바위 속에 신(神)이 있다. 이것이 고대 신화와 종교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다. 가장 단적인 예를 든다면 마애불(磨崖佛)이다. 커다란 바위 평면에 새겨놓은 부처 또는 신상(神像)을 마애불이라고 하자.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마애불이 있다. 거의 다 바위에 새겨져 있다. 그 이유는 바위 속에 부처가 살고 있다고, 또는 산신령이 살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살고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왜 믿냐? 왜 바위 속에 신령(神靈)이 거주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냐? 꿈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 밑에서 기도를 하거나 잠을 자보면 꿈에 부처나 산신령이 나타난다. 자기 꿈에 나타나는 부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기는 어렵다. 개인에게 이러한 현몽이 있으면 그 꿈을 꾼 당사자는 이걸 중요하게 여긴다. 상당..

풍류, 술, 멋 2023.02.28

드세지만 애처로운 울산바위의 바람… 겨울은 또 올텐데 왜 그리 슬피 우는가

눈밭의 숲길을 걸어서 신선봉 성인대에 오른 등산객이 장엄한 설악의 풍경 앞에 서 있다. 성인대는 울산바위와 외설악을 조망하는 그야말로 ‘최고의 자리’다. 두 명의 등산객 뒤쪽으로 보이는 등지느러미 같은 암봉이 울산바위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겨울-봄 길목의 설악산 왕관 같이 솟아오른 울산바위 드문드문 ‘잔설’에 입체감 더해 바람 거셀때 나는 ‘우우’ 소리 요즘따라 더욱 구슬프게 들려 대청봉 오르기 힘들었던 시절엔 흔들바위가 설악 대표 아이콘 등산 코스로는 시시해졌지만 겨울 정취·위용은 여전히 간직 적요한 분위기 눈밭 속 신흥사 불밝힌 법당 목조삼존불 ‘온화’ 마당 끝에서 보는 권금성 일대 먹 찍어 금방 그린 수묵화 같아 울산바위 맞은편 신선봉 성인대 북설악 일대 전경·동해 한눈에 미시령 터널 지나면..

풍류, 술, 멋 2023.02.17

[ 조용헌의 영지 순례 ]한국 풍수 비조는 왜 이곳을 사랑했을까, 백계산 옥룡사지

전남 광양의 백운산. 섬진강에서 올라오는 물안개와 남해 바다 쪽에서 올라오는 해무가 둘러싸는 산. 그래서 백운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싶었다. 도선국사는 이 안개와 해무를 사랑하였나! 인생 후반부 전부를 백운산에서 머물렀으니까 말이다. 어떤 점이 명당이기에 한국 풍수의 비조는 이 산을 사랑했는가! 자료를 조사해 보니 백운산의 과거 이름은 닭 계(鷄) 자를 써서 백계산(白鷄山)이라고 불렀음을 알게 되었다. ‘흰 닭산’이라는 뜻이 된다. 흰 닭이라! 요즘 감각으로는 특이한 산 이름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마도 ‘백계산’이라는 이름은 도선국사가 직접 붙인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 풍수지리의 원조가 직접 머물렀던 산이니까 도선국사가 작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조선 팔도의 명당 자리에다가 직접 이름을 붙여서 비..

풍류, 술, 멋 2023.02.17

‘名梅 분재’ 에 담아낸 선비의 기품… ‘이른 봄’ 아닌 ‘다른 봄’을 만나다

경북 영주의 선비매화공원에 전시된 매화 분재. 경남 하동에서 찾아낸 300년 된 야생 매화나무로 만든 것이다. 키가 2m가 넘는다. 크게 만든 분매(盆梅)가 많은 건 중국, 일본과는 다른 우리 매화 분재의 특징이다. 늙은 나무의 뒤틀린 가지 끝에서 이제 막 성글게 꽃이 피기 시작했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매화 가장 먼저 피는 영주 국내 최대 규모 매화정원인 ‘영주 선비 매화공원’ 봄맞이 163종 361개의 매화 분재 뒤틀리고 파인 매화나무 둥치 늙었으되 기품있는 모습 표현 450년 된 초대형 盆梅에 눈길 가지수가 적고 꽃을 오므리고 오래되고 마른 것이 귀한 매화 인내·절제·품격… 선비의 이상 영조의 聖 恩을 입었던 ‘정릉매’ 임란 때 日에 빼앗겼던 ‘와룡매’ 안형재 매화연구원장 평생 바쳐 영주=글·..

풍류, 술, 멋 2023.02.11

[ 조용헌의 영지 순례 ]줄타기꾼 부부의 비극이... 경기도 연천 재인폭포의 기운

무협지나 도사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면 폭포가 나온다. 물이 떨어지는 폭포는 영험한 장소로 여겨진다. 특히 정신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폭포는 적당한 장소였다. 떨어지는 폭포 밑에 앉아 머리 위로 물을 맞는 자세,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는 자세는 정신통일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여겨져 왔다. 왜 폭포 밑이 영험한가? 우선 머리 위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머리 위로 상기되었던 열기가 아래로 내려간다. 수기가 화기를 제압하는 구조이다. 신경을 많이 쓰고 걱정 근심으로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폭포 밑에서 머리 위로 물을 맞으면 효과가 있다. 머리가 시원해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물소리이다. ‘콰-아’ 하고 떨어지는 물소리는 잡념을 씻어 주는 효과가 있다. 세상의 소리 가운데 물소리는 인간의 ..

풍류, 술, 멋 2023.02.07

대게축제·해안트레킹… ‘막바지 겨울’ 추억 만들어요

눈 내린 날 저녁 강원 고성 대진항의 낭만적인 풍경. 포구를 끼고 뜨끈한 곰치국과 도치 알탕 등을 내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아직 겨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겨울의 초입은 따스했는데, 겨울이 깊어지면서 한파의 내습이 잦았다. 2월로 접어들었는데도 혹한의 기세가 도무지 꺾일 줄 모른다. 봄기운은 언제쯤 느낄 수 있을까. 봄소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막상 봄이 다가오면 가는 겨울이 아쉬워지는 법. 다 가기 전에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여행지를 골라봤다. 무심하게 가는 겨울을 ‘즐거운 추억의 시간’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곳들이다. 물 좋고 맛 좋은 경북 울진 쾌적한 가족온천… 제철 대게도 ◇대게 맛보고 온천욕…경북 울진 겨울 대게 철을 맞아 경북 울진 후포항은 종일 분주하다..

풍류, 술, 멋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