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한국군 장갑차의 역사와 미래 발전 방향

醉月 2023. 12. 20. 10:31
한국군 장갑차의 역사와 미래 발전 방향
 
이귀현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지원부 고위공무원
한영일 방위사업청 지상공통원가팀 서기관
박천출 방위사업청 지상공통원가팀 주무관
권순일 방위사업청 지상공통원가팀 주무관
 
 
 
 
앨빈토플러는 인류의 경제생활 방식과 전쟁양상 간에 불가분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전쟁의 양상이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무기체계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변화해 온 것이 이를 증명한다.
얼마 전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 메일은 헬리콥터와 비행기, 그리고 험비의 기능을 모두 갖춘 ‘하늘을 나는 트랜스포머 장갑차’가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로봇이 비행기로 변신하여 전투를 하듯이 현실에서도 유사한 기술이 장갑차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 운용중인 장갑차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과연 미래 전쟁에서 장갑차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한반도 전장 환경, 장갑차의 역사와 기술발전 추세 등을 살펴봄으로써 현용 장갑차에서 미래전을 지배할 한국형 장갑차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계 장갑차의 역사
 
장갑차의 기원과 등장
 
장갑차의 기원은 고대 전사의 기병에서 시작된다. 기병부대가 전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BC 525년 이집트와 페르시아 간의 전투였으며 마케도니아의 필립 2세는 중(重), 중(中), 경(輕)장비 3종의 기병전술로 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말 안장에 발판인 등자가 개발 되지 않아 기동력을 이용한 충격전술보다는 기습·경계위주의 전술이 대부분이었고 오랜시간 동안 기마술을 연마하여 뛰어난 승마술을 익혀야만 기병이 될 수 있었다.
 
 
 
[그림 1] 고대 페르시아 기병(등자, 안장 없음)
 
 
등자와 안장은 서기 4세기경 동양에서부터 적용되었다. 등자와 안장의 적용은 기병에게 높은 안정성을 주었고, 무장과 갑옷으로 더욱 강력하게 전투를 할 수 있게 되어 충격 전술을 구사하는 완전한 기병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등자와 안장 적용 이전의 기병을 경(輕)기병이라 한다면, 등자와 안장 적용 이후의 기병은 중(重)기병이라 할 수 있는데, 경기병은 주로 충격전술을 구사하는 중기병이 활약하던 시대에도 가벼운 무장과 신속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정찰, 경계, 기습을 위해 운용하였으며 이 두 가지 형태의 기병을 전장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이용하며 다양한 전술을 발휘하였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말 대신 기계화된 장비가 등장하며 경기병은 장갑차로, 중기병은 전차로 각각 대체되었다.
세계 최초의 장갑차는 1898년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영국의 자동차 사업가 프레드릭 리차슨 심스는 프랑스의 드 디옹 뷔통이 만든 4륜 자전거식 자동차 앞에 미국제 맥심 기관총을 설치하고 총 주위에 사방 50cm, 두께 1cm의 장갑판을 장착하였다. 그러나 사격할 때는 몸을 동그랗게 구부려야 했고 겨우 상반신만 보호할 정도의 원시적인 형태였다. 따라서 이 장비가 장갑차라는 개념을 만들었다는데 의미는 있지만 전장에서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림 2] 최초의 장갑차(영국, 1898년) *출처 : 전차장갑차의 구조원리(2013)
 
 
진정한 의미의 장갑차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등장한 궤도형 장비가 등장하면서부터였다. 1916년 영국은 마크 I이란 최초의 궤도형 장비를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사용하였는데 이 장비는 포탑이 없고 기관총을 장착하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장갑차처럼 보이나 만든 목적이 적 방어선을 뚫기 위한 것이었으며, 무려 8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전투할 수 있어 장갑차이자 전차로 볼 수 있다.
 
 
 
[그림 3] 영국군의 마크 I 전차 *출처 : 전차장갑차의 구조원리(2013)
 
 
이러한 전차의 등장은 참호전의 막을 내리게 했다. 또한 새로운 전술의 등장 및 전차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의 개발을 촉진시키면서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켰다. 독일 AV75 전차는 내부에 18명의 보병탑승이 가능한 장비로 보병탑승이라는 장갑차의 개념을 탄생시켰다. AV75전차는 전차와 장갑차의 개념이 모호한 상태에서 차륜형 장비에 강철판을 보강하고 기관총을 장착한 장갑차 형태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림 4] 독일군 최초의 궤도차량(AV75전차)
 
 
제대로 된 장갑차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전차를 움직이는 벙커 정도로 생각하였으며, 전차는 보병과 같이 움직이는 무기로 판단하여 보병 속도 정도로만 개발하였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기갑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구데리안에 의해 전격론으로 발전하면서 전차를 후속하여 탈취한 목표를 확보할 보병수송개념의 장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구데리안은 전차를 지상전의 주역으로 생각했지만 전차가 제 힘을 발휘하려면 차량화된 보병이나 포병부대가 추가로 편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존 트럭은 야지 주행능력과 내구성이 떨어지고 특히, 전차와 함께 방어하기에 방어력이 너무 약하다는 단점에 따라 등장하게 된 것이 보병수송장갑차인 APC(Armored Personnel Carrier)였다.
APC가 전차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관총탄에 견딜 수 있는 장갑과 야지에서 주행 성능을 보장하기 위해 궤도가 필수적으로 판단되었으나 새로운 차량을 개발할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기존 차량을 반궤도 차량으로 개조한 것이 독일의 Sd.kfz 251 ‘하노마그’ 중형장갑보병수송차였다.
 
 
 
[그림 5] 독일의 Sd.kfz 251 ‘하노마그’ 중형장갑 보병수송차 *출처 : (cc)Deutsches Bundesarchiv
 
 
Sd.kfz 251은 1935년에 개발되어 1939년부터 양산되었으며 전면 14.5mm, 측·후면 각 6~8mm의 장갑을 용접한 차체를 가졌다.
2명의 승무원과 보병 10명을 실을 수 있고 100마력 출력의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여 최고 속도는 53km/h, 주행거리는 300km에 이르렀다. 이는 전차부대와 흡사 비슷한 기동력이었으며 무장은 보병들을 지원하기 위해 MG34/MG34(7.92mm) 기관총 2정을 장착하였다.
Sd.kfz 251 반궤도 장갑차량은 원래 보병수송을 주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실제로 사용해 본 결과, 높은 범용성을 보여 부대 지휘와 지원, 각종 물자 수송, 포병관측, 정찰, 수색 외에 공병, 통신 부대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능과 범용성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전격전의 전과는 사실상 주역인 전차와 조연인 Sd.kfz 251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군에서도 M2와 M3라는 반궤도 장갑차를 1941년에 개발하였다. M2 장갑차는 10명이 탑승 가능하고 M3 장갑차는 차체길이가 10인치 정도 더 길어 13명이 탑승 가능하였다. M2, M3 장갑차는 화력으로는 CAL 50(12.7mm)기관총만 탑재되어 보병의 화력 지원용으로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병력수송용으로 사용됐다.
 
 
 
[그림 6] 미군 M3 반궤도 장갑차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용성이 뛰어났음에도 보병 수송차량(APC)은 탑승보병들이 전투지점에서 하차해 산개할 때까지 좁은 차량 내에서 소음과 진동 그리고 적탄의 명중에 대한 공포를 견뎌야만 했다. 또한 외부 관측장치가 없어 탑승보병이 전투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하차하자마자 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문제도 지니고 있었다.
장갑차의 기본적인 역할은 병사를 적의 포화로부터 안전하게 전장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전차만 앞장서면 모든 전선이 무너질 것 같지만 실제 전쟁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전차가 목표를 탈취하더라도 보병의 협동작전 없이는 지속적인 목표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초기의 장갑차는 보병수송용이었고, 탑승한 보병은 하차한 상태에서만 전투가 가능했다. 그러나 독일의 전격전의 경험을 토대로 전차와 동반하는 보병이 적을 제압하려면 탑승한 상태에서 전투해야 유리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보병수송차량의 문제점인 화력, 방호력이 개선되고 탑승전투라는 전술개념에 따라 보병전투장갑차량(IFV : Infantry Fighting Vehicle)이 등장하게 되었다.
1967년 구 소련에서 최초의 보병전투장갑차량인 BMP-1(IFV)을 선보였다. BMP-1은 73mm 주포와 7.62mm 기관총 및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하여 탑승전투가 가능했다.
 
 
 
[그림 7] BMP-1 구 소련 최초의 보병전투장갑차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장갑차(2010)
 
 
이후 1969년에는 서방 최초의 보병전투장갑차량(IFV)인 MARDER 장갑차(독일)가 등장하면서 장갑차는 단순 수송용이 아닌 공격형 무기체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전사를 통해 바라본 장갑차의 발전
 
⑴ 장갑차와 전차의 승부(6·25전쟁)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발생한 대규모 전쟁은 6·25전쟁이었다. 6·25전쟁 발발 당시 우리 군은 전차는 없이 장갑차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림8] M8 그레이하운드 장갑차
 
 
당시 M8 그레이하운드라는 장갑차였는데 이 장비는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만든 장비로 7.8톤 중량에 4명의 승무원이 탑승 가능하고 M6 37mm 전차포와 M2 12.7mm 기관총, M1919A4 7.62mm 기관총을 각각 장착하였다. 야지주행성능이 뛰어나 주로 정찰이나 전선 경비, 연락 등의 임무를 수행하였는데 최고속도는 90km/h, 항속거리는 640km였다. 이 장비는 1948년 12월에 27대가 도입되어 개전초기 북한군의 T-34전차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육군 7사단을 지원하기 위한 최초전투에서 M8 장갑차들은 장갑이 얇고 주포의 화력이 약하여 37mm 주포로는 북한의 T-34전차의 위력을 막아내기가 역부족이었다.
결국, M8장갑차는 여러 전투에서 파괴되어 1950년 말에는 전량 파괴되었다.
 
 
⑵ 장갑차의 베스트셀러 M113(베트남전)
 
M113 장갑차는 1956년 미국에서 개발되어 1960년 생산된 장비로 서방국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대표적인 보병 수송차량(APC)이다.
 
 
 
[그림 9] 베트남전에서 기동중인 M113 장갑차
 
 
이 장비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차체를 제작한 최초의 장갑 차량으로 소총, 기관총탄과 포탄 파편방호가 가능하고 무장병력 11명이 탑승 가능하였다. 215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자동변속기로 구성되어 최대속도는 64km/h였으며, 조종석에 적외선 잠망경 장착이 가능하여 야간 운행이 가능하였고 도하작전을 할 때는 너비 381mm의 무한궤도가 물갈퀴 역할을 하여 다른 장비없이 최대 5.6km/h 속도로 수상 주행이 가능했다.
이 장비는 인원수송을 주목적으로 하다보니 처음에는 무장을 12.7mm 중기관총만을 장착하였지만 베트남 전쟁에서 화력 부족을 경험한 뒤 이후 7.62mm 기관총을 추가로 장착하였다.
M113이 최초로 대규모 전쟁에 투입된 것은 베트남전으로 전차 대신 이동중인 병력에게 방호력을 제공하고 적과 조우시 신속한 병력하차로 분대전투를 수행하며 장착된 기관총으로 보병을 지원하는 화력으로도 이용하게 되었다.
이렇듯 우수한 성능으로 인해 베트남전에서 미군, 한국군, 호주군 등이 약 5,000여 대의 M113을 사용하였으나 베트남전을 통해 약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M2 중기관총(12.7mm)은 탑재 당시 충분한 화력이라 판단되었으나 전투에서 효과적인 탄막형성이 안되었고, 사수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저격 목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지뢰에 대한 내탄능력 부족으로 차체 하부에 모래포대를 설치해야 했으며 알루미늄 장갑 수리시에는 특수용접을 위해 후방으로 옮겨 수리해야 하는 등 여러 운용상의 문제를 드러냈다.
 
 
⑶ 보병전투장갑차와 차륜형장갑차(걸프전)
 
1990년대 걸프전에서 장갑차는 예전과 다른 시각으로 주목받게 되었는데 그것은 보병전투차량(IFV)과 차륜형장갑차의 활약이었다.
미국은 M113 APC가 전투능력이 부족하여 베트남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점을 보완하고자 인원수송능력을 유지하면서 화력과 방호력을 보강하고 병력을 탑승한 채로 적 장갑차나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보병 전투차량(IFV)을 개발하였는데 이 장비가 걸프전에서 사용된 것이다.
걸프전에서 미국은 M2A3, M3A3 브래들리 장갑차를 약 200대 정도 운용하였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6명의 보병이 탑승 가능했고 25mm M242 부시메스터 기관포와 부무장으로 7.62mm 기관총 및 TOW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열영상 사격통제장치 적용으로 야간전투능력까지 보유하였다. M919 탄은 관통제가 열화우라늄탄으로 걸프전에서 소량만 사용되었는데 이 탄약은 이라크군의 T54, T64 전차의 측면 장갑을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이 있었다.
 
 
 
[그림 10] M2 브래들리 장갑차 [그림 11] LAV-25 장륜장갑차 *출처 : 전차장갑차의 구조원리(2013)
 
 
이처럼 강력한 화력과 방호력은 전차와 비교될 정도로 높은 전투력을 발휘하여 걸프전에서는 당당히 주력전차와 함께 전장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과거 장갑차가 전차의 보조와 후속부대로만 인식되던 것과 달리 시가전이나 민사작전 경호,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단독 수행함으로써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걸프전이 끝난 후 미군은 대규모 전쟁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대신 분쟁 및 소규모 테러전쟁이 증가하는 세계정세에 맞추어 4일 이내 세계 어느 곳이라도 투입이 가능한 차세대 전투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잠정 여단전투단(IBCT : Interim Brigade Combat Team) 일명, 스트라이커 여단을 편성하였다. 이 부대가 사용한 장비가 스트라이커 장갑차로 불린 LAV-25 차륜장갑차이다.
 
 
 
[그림 11] LAV-25 장륜장갑차
 
 
이 장비는 브래들리와 동일하게 25mm 기관포와 7.62mm 기관총을 장착하고 있고, M910 날개안정식철갑축사탄(APFSDS)을 사용할 경우 현존하는 대부분의 보병전투 장갑차량(IFV)과 2세대 전차의 측면 장갑을 관통할 화력을 보유하였다. 하지만 방어력 부족으로 이라크 공격 시 주로 지원임무로만 수행하였으나 우수한 기동력과 신속한 전개 능력을 통해 C-130 수송기에 의한 공중수송이 가능하여 잠정 여단전투단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가격과 운용유지비가 궤도형보다 적게 들어 경제성이 우수하여 전장에서 새로운 주력 장갑차로 주목받게 되었다.
 
 
한국군의 장갑차 역사
 
최초의 장갑차 운용
 
우리 군은 6·25 전쟁 당시 전차는 없었지만, M8 그레이 하운드 장갑차와 M2/M3 반궤도 장갑차를 보유하고 운용하였다. 특히 37mm 기관포가 탑재된 M8 장갑차는 도저히 적수가 될 수 없는 북한의 T34 전차에 맞서 지연전을 벌이는 등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다. 전쟁이 끝난 후 우리 군은 미국에서 M3A1 반궤도식 장갑차를 공여 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림 12] M3A1반궤도식 장갑차 *출처 : Public Domain
 
 
국군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미군으로부터 M113A1 장갑차를 공여 받았으나, 1968년 1·21 청와대 기습 사건을 비롯해 울진·삼척 사건 등이 연달아 발생하자 후방지역으로 침투하는 북한군 특작부대를 상대할 도심 전투용 장갑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군은 1977년 이탈리아의 피아트(Fiat) 6614 장갑차를 아시아자동차에서 면허 생산하여 KM-900이라고 명명했다. 주무장이 7.62mm 기관총과 12.7mm이고 탑승인원이 11명, 항속거리가 700km인 차륜형장갑차였지만 실 운용상 방어력이 약하고 야지 기동 능력이 떨어져 우리나라 산악지역에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약 400여 대만 생산하고 중단되었다.
 
 
 
[그림 13] CM6614 차륜형 장갑차(면허생산) *출처 : 전차장갑차의 구조원리(2013)
 
 
한국이 독자 개발한 K200 장갑차
 
우리나라는 1980년 미군 M113 장갑차 개조 및 창정비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장갑차 개발을 위한 초석을 다지게 되었다. 대우중공업은 이 사업을 통해 M113 기술자료를 미군으로부터 전달받고 텍사스의 미군 정비창에 기술요원을 파견하여 알루미늄 용접기술 및 장갑차 분해 조립과정 등의 주요 기술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기술력은 K200 장갑차 개발시 적용되어 국내 장갑차 개발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한 장갑차는 ‘두꺼비 사업’이 1981년에 발주되어 대우중공업과 국방과학연구소에 의해 개발되었다.
K200의 설계 철학은 M113 등 기존 장갑차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월등한 장갑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개발 당시에는 보병의 수송, 승·하차 간 전투 수행, 하차 보병에 대한 방호력 제공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M113 장갑보병전투차(AIFV : Armored Infantry Fighting Vehicle)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보병전투차량을 지향했으나 현대적인 의미의 장갑차 분류로 보자면 보병전투차량(IFV)보다는 보병수송차(APC) 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림 14] 기동시험중인 K200 시제차량 *출처 : 대한민국 국방부
 
 
K200 장갑차는 M113과 동일한 5083 알루미늄 장갑을 채택했으며, 전면부 및 측면부는 유격 장갑을 채택하여 대전차 공격 방호력을 높였다. 또한 그 위에 알루미늄 합금을 덧씌워 전면과 측면은 12.7mm 탄을 방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총 중량은 M113에 비해 줄어든 반면 엔진 출력은 커졌기 때문에 기동력은 M113보다 크게 향상되었다. 탑승 인원은 승무원 3명(차장, 조종수, 부조종수) 이외에 총 9명의 무장 병력이 탑승 가능하며, 이들이 승차 간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측면과 후면에도 잠망경과 총안구를 설치한 것 역시 K200의 특징이다.
K200은 개발에 참여한 업체들이 선진국의 다양한 구성품을 면허 생산하면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두산은 K200 사업을 위해 독일 MAN사의 D2848T 엔진을 면허 생산했고, S&T중공업은 앨리슨(Allison)사의 트랜스미션(transmission)인 X200-5D 기어 박스(gear box)를 면허 생산하면서 관련 분야의 노하우를 쌓았다.
이렇게 탄생한 K200은 육군, 공군, 해병대까지 3군이 사용하여 군 전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K200은 면허 생산을 넘어 한국의 자체적인 기술로 제작한 장갑차라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렇게 쌓인 설계 기술은 이전에 도입된 M113 이후 불곰사업으로 도입된 러시아제 BMP-3의 운용 노하우 등과 합쳐지면서 본격적인 한국형 보병전투차(IFV : Infantry Fighting Vehicle)인 K21 장갑차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그림 15] K200 후방에 병력이 탑승중인 모습 *출처 : 대한민국 국방부
 
 
K200 장갑차의 보병수송용은 K200A1으로 개량되었고, K216 정찰장갑차, K242 박격포, 탑재차량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해 계열화되어 현재에도 계속 운용되고 있다.
 
 
한국군 최초의 K21 보병전투차량
 
K200의 제한된 성능으로 인해 미래의 전장에 대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육군은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1991년 차기보병전투장갑차 소요를 제기하였다.
199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탐색 개발에 착수하였고 2005년 초에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주요 방산업체가 참가하여 시제품을 제작했다.
개발 비용은 1999년부터 2007년 개발 완료 때까지 총 910억 원이 투입되었고 2009년 11월 말부터 전력화 되었다. K21 보병전투차량은 무장으로 주포인 40mm 기관포를 S&T중공업에서 독자 설계하여 탑재하였다.
 
 
 
[그림 16] K21 보병전투차량
 
 
철갑탄 사용 시에는 현존 장갑차의 파괴뿐만 아니라 T34, T55 전차 등 2세대급 이하 전차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상대가 가능하고 헬리콥터 정도의 저고도·저속 목표도 접근신관 모드를 통해 복합기능탄을 사용하여 대공사격이 가능하다.
사격통제시스템은 6,000m의 탐지거리와 3,000m의 식별 거리를 가지며 라만 레이저 거리측정기, 3세대 열영상 기반의 차장 조준경(ICPS)과 포수조준경(IGPS)에 차장 조준경 파노라믹 기능과 헌터킬러 기능이라는 3세대 이상급 전차에 준한 최고 수준의 사격통제시스템을 장착하였다.
또한 전장 상황을 차량 간 전술정보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게 되며 해당 정보를 승차 보병들에게 1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원활하게 전달해줄 수 있도록 전장정보시스템(BMS)이 탑재되었고 통합형 훈련시스템(Embedded Training System)을 통해 차장, 포수, 조종수의 훈련을 지원할 수 있다.
방어력은 각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보병전투차량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면은 BMP2, BMP3의 30mm 기관포탄을 방어하고, 측면에서 14.5mm 중기관총탄을 방어한다.
이 외에 레이저 경보장치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K21의 사격통제장치와 연동돼 자동으로 유도용 레이저를 발사하는 적의 위치를 찾아내어 레이저가 발사되는 방향으로 포탑을 돌려주는 기능이 있어 이는 적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에 대해서 상당한 생존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림 17] K21 보병전투차량 수상부양 모습
 
 
보병수송능력은 승무원 3명을 제외한 보병 9명을 탑승시킬 수 있는데 미국 M2 브래들리와 독일 푸마가 6명, 러시아 BMP-3가 7명, 스웨덴 CV-90이 8명인 것을 미루어보아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군의 장갑차 발전 방향
 
미래 한반도 전장 환경과 장갑차의 필요성
 
미래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비접촉 비선형전과 정밀타격전, 기동전 등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시·공간 측면에서 볼 때 수평에서 수직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사이버·가상·우주 공간을 활용한 감시 정찰 및 타격체계 등이 운용되는 확장된 5차원 전장이 구축되는 바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무기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그림 18] 미래전쟁의 특징
 
 
 
[그림 19] 8대 요소 기술군 및 미래국방 가교연구 분야 *출처 : 과기정통부 “과학기술 기반 미래국방 발전전략 추진 보도자료”(2018)
 
 
이를 대비하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군은 미래선도 분야의 기술개발이 국방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국방분야 전환활용을 위한 8대 요소 기술군을 선정하였으며 지상군을 상징하는 대표적 무기인 장갑차에도 미래 한반도 장갑차 연구간 신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진부화 방지를 위한 성능 개량
 
일부 선진국에서는 20~30년간 운용되는 장비의 기술진부화 방지를 위해 자율주행, 증강현실, 스텔스, 경량 소재 특수합금 등 개발된 최신기술을 적용한 기존장비 성능개량과 차세대 무기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⑴ 한국의 최신 장갑차 레드백(Redback)
 
호주 육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의 최종 경쟁 후보에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Redback)’ 장갑차 완제품이 호주에서 공개된 바 있다.
호주에 서식하는 맹독성 붉은등거미의 이름을 딴 레드백 장갑차는 최고 시속 65km로 야지를 달릴 수 있고 항속거리가 520km에 달한다. 우리 군이 실전 운용중인 K21 보병 전투장갑차에 K9 자주포의 파워팩(엔진·변속기)을 장착해 방호력과 기동성을 대폭 강화했고 주요 무장은 30mm 주포와 7.62mm 기관총, 대전차 미사일 등이다. 차량 내부에서 특수헬멧(아이언 비전)을 쓰면 전차 외부의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고, 전투기에 탑재되는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가 장갑차로 날아오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 등을 포착해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동방어 시스템도 갖췄다. 레드백 장갑차가 호주군의 차기 장갑차로 선정시 미군에서 계획하고 있는 차기 장갑차 교체에도 청신호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장갑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 20] 레드백(Redback)
 
 
⑵ 미국의 기술혁신 장갑차(M2A4)
 
2020년 10월 24일 텍사스에서 미군의 브레들리 최신형인 M2A4를 시험했다.
 
 
 
[그림 21] 미군의 최신장갑차 M2A4 *출처 : 비겐의 무기사진 전문 이글루입니다(2020)
 
 
이라크 전쟁 후 미 육군은 M2 브레들리의 취약한 부분을 개량하기 위해 급히 추가된 장갑과 전자 장치 등의 경험을 토대로 차내 공간, 중량 증가 부분, 전력 및 냉각 용량을 되찾기 위해 공학 변경제안(ECP)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ECP1은 기동성을 복원하고 차량이 더 많은 무게 중량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차량 무게가 증가함에 따라 브레들리의 약한 서스펜션으로 지상고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거친 지형에서 기동력이 감소하고 급조폭발물(IED)에 더 취약해졌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가벼운 궤도, 강화된 충격 흡수 장치, 새로운 서스펜션 지원 시스템 및 중량 증가를 상쇄할 강화된 토션바를 설치했다. ECP2는 더 큰 엔진, 신형 변속기, 더 나은 전력 분배를 위한 스마트 전력 관리 시스템으로 장갑차의 전력을 복원하여 미래의 네트워크화된 전술 무선 및 전투명령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CP1으로 업그레이드된 브레들리는 2015년 중반에 배치되었으며, ECP2로 업그레이드된 첫 번째 브레들리는 2018년에 배치를 시작했다. ECP1 및 ECP2 업그레이드를 모두 받은 장갑차는 A4로 지정되었고 이 장비에는 강화된 구동계, 더욱 강력한 엔진, 새로운 디지털 전자장치, 새로운 화재 진압 시스템 및 새로운 IED 방해 전파장치가 장착됐다.
 
 
⑶ 러시아 통합 전투 플랫폼 적용 장갑차
 
과거 미국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러시아는 구 소련 붕괴 후 경제난으로 급격한 군사력 붕괴를 겪었다. 2000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이미 개발된 차량의 성능개량에 집중하였으나 2010년 이후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도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로 ‘오브젝트(Object) 148’로 불린 신형 전차의 시제차량을 2013년에 출고하기도 했다.
 
 
 
[그림 22] 러시아 중보병전투차량 T-15 아르마타
 
 
이 전차는 과거 스페인 무적함대의 명칭이었던 ‘아르마타(Armata)’로 불렸다. 아르마타는 ‘통합 전투 플랫폼’ 적용으로 개발기간 및 생산비용 절감, 운용 유지간 후속군수지원 편의성을 고려해 전차, 중장갑 보병전투차량 등 주요 지상무기체계의 기본 플랫폼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차와 보병전투차량이 먼저 공개되어 T-15로도 불리는 아르마타 보병전투차량은 초기에는 30mm 기관포를 사용 하였으나 현재는 57mm 기관포로 교체되었다. 또한 코르넷(Kornet-EM) 대전차미사일로 무장한 무인 포탑을 갖추고 있으며 네트워크 중심전 수행을 위한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아르마타 보병전투차량을 기반으로 가볍고 저렴한 쿠르카네츠(Kufganets)-25라는 차세대장갑차를 개발중으로 이 차량은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병전투차량(IFV)과 보병수송차량(APC), 앰블런스, 박격포차량 등 다양한 용도로 계열화시킬 예정이다.
 
 
신기술을 적용한 미래장갑차 개발
 
⑴ 스텔스 및 자율주행 기술적용 차량
 
미 국방기술연구원(DARPA)은 민간기업과 공공 연구기관 등이 컨소시움을 이뤄 참여하는 ‘차세대 장갑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당시 DARPA는 차세대 장갑차가 갖춰야 할 기준항목으로 첫째, 현재의 장갑차 대비 무게와 크기를 50% 이상 감소시킬 것, 둘째, 장갑차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인원을 50% 이상 감소시킬 것, 셋째, 장갑차의 속도를 2배 이상 높일 것, 넷째, 비탈길 같은 악조건의 지형에서도 이동이 가능할 것, 다섯째, 장갑차 탐지가 어려운 스텔스 기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후 3년 여의 시간을 거쳐 프로토타입의 장갑차가 개발됐는데, 최근 데모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GXV-T(GroundX-Vehicle Technology)’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GXV-T는 기존의 장갑차보다도 더 강한 재질의 강철 소재로 되어 있고 속도면에서 훨씬 빠르면서도 스텔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적들에게는 훨씬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혁신적인 증강현실(AR) 파노라마 기술이 적용되어 탑승한 병사들은 외부의 모든 상황을 360도 디스플레이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장갑판 위에 장착된 카메라가 외부 이미지를 수집하여 컴퓨터가 이를 조합한 다음 완전한 이미지를 병사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탑승 병사들은 헤드셋이 보여주는 가상의 창문을 통해 장갑차의 속도 및 진행 방향, 위치 등을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적의 위치를 탐지하여 자동으로 무기를 발사하는 타격 시스템과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런 기능 덕분에 운전을 맡은 병사도 상황에 따라 부분 자율 주행으로 설정한 후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투에 참여한다든지 고장난 부분을 수리하는 등의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림 23] GXV-T 서스펜션 및 바퀴 형상 *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미래형 장갑차 작고 빠르다”(2018)
 
 
GXV-T의 독특한 서스펜션은 지형에 따라 길이가 변경되므로 각도와 상관없이 주행이 가능하고 도로 상태에 따라 형태가 변형되는 특이한 바퀴를 가지고 있는데,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원형 모양을 갖고 있지만 눈이 왔거나 돌이 많은 도로에서는 삼각형 모양으로 변해 주행 능력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⑵ 인공지능 무인지상차량(UGV)
 
최근 제작되는 군용차량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기계/컴퓨터에 의한 자동화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력 향상에 집중하여 기관총원격제어시스템(RCWS)과 피격율이 높은 무인화된 포탑 등으로 개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전투시에는 보병이 하차전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향후 무인화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를 현실화 한 것이 소형무인지상차량(SUGV : Small Unmanned Ground Vehicle)이다.
 
 
 
[그림 24] 폭발물 제거 및 지뢰탐지 UGV *출처 : 네이버 카페, SUGV전투체계(2019)
 
 
이미 세계적으로 군대와 경찰에서 다양한 무인지상차량(UGV)이 운용중에 있다. 그 예로 폭발제거반(EOD)에서 불발탄이나 급조폭탄을 정찰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시가전이나 실내전에 투입하기 위한 전투용 무인지상차량(UGV)을 시험해 왔다.
 
 
 
[그림 25] 실내전 목적으로 개발된 소형 UGV *출처 : 네이버 카페, SUGV전투체계(2019)
 
 
인공지능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 넘어 섰고, 더 이상 반복계산에 의한 확률 추출이 아닌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의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 데이터나 전용 알고리즘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것처럼 적절히 판단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림 26] camel 외부 및 내부 360도 관측용 스크린 *출처 : 네이버 카페, SUGV전투체계(2019)
 
 
이를 적용한 차량이 이스라엘에서 개발하고 있는 camel AFV(Armored Fighting Vehicle)이다. 탑승 승무원은 2명이나 이 인원은 전술 판단하는 것이 임무이며 차량은 자율주행으로 움직인다. 탑승한 승무원은 인공지능에 의해 목표물에 대한 피아정보, 전술적 중요도를 판단하여 제공된 정보에 대해 목표물을 결정해 주고 자동 조준되면 발사 버튼만 눌러주면 되는 것이다.
 
 
⑶ 하늘을 나는 장갑차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테라푸기어사 등에서 미 국방기술연구원(DARPA)의 지원을 받아 개발하는 ‘하늘을 나는 장갑차’는 앞으로 전쟁에 유용하게 이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림 27] 미 고등기술연구원(DARPA) Transformer 차량 개념도
 
 
이 장비는 적의 매복이나 함정에 빠졌을 때 군인들을 신속 하게 탈출시킬 수 있다. 또한 의료 헬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이 전장에서 부상당한 군인의 후송 시간을 줄여 생존 가능성을 높여 줄 것이다. ‘트랜스포머’로 불리는 이 장갑차는 약 450㎞를 달리고 날 수 있으며 군인 수송 및 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무인 비행이 가능하며, 폭탄과 미사일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특수합금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우리 군의 미래 장갑차 개발 방향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장갑차도 일부 K200 장갑차 파워팩 성능 개량을 제외하고는 20~40년간 운용되어 장비 노후가 진행되고 신기술 적용 미흡으로 일부 부품이 단종됨에 따라 장비 성능 저하와 운용유지에 문제점이 조금씩 대두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군도 앞에 언급했던 주요 선진국과 같이 ‘투트랙’ 개발 전략으로 장갑차의 기술 진부화 방지를 위한 성능 개량과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장갑차 개발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현재 운용하고 있는 장갑차의 운용 능력 향상을 위해 성능 개량이 필요하다.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핵심부품과 기술의 국산화,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부품 단종으로 운용이 제한되는 장비의 가동률을 향상 시켜야 한다. 또한 레드백에 적용되어 있는 360도 전장상황인식 체계 등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용화된 기술을 적용하여 장비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작전환경에 부합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장갑차를 개발해야 한다.
현재 우리 군에 적용될 차세대 혹은 미래형 장갑차의 주요 성능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세계 각국의 개발 추세를 보면 무장과 방호력을 강화하고 지상·공중기동 유형의 기동 형태로 다양화하여 개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형 차세대 장갑차의 발전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장갑차는 기동력, 화력, 방호력을 중심으로 보강·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다. 먼저, 기동력은 엔진의 소형화·고출력화, 자동변속장치의 일체화 및 열효율 극대화 기술 개발이 세계적 추세이다.
 
 
 
[그림 28] 호버바이크 및 수상기동가능 차륜형 장갑차
 
 
또한 전쟁 양상의 변화에 따라 지상 무기체계에도 스텔스 기동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미래 장갑차에는 고효율, 저소음, 소형 엔진의 개발 및 장착이 필요하다. 또한 노면감응제어 방식의 능동현수장치와 고무제 유연 궤도를 조합한 스마트휠 장치를 이용하여 노면 상태에 따라 기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발전이 요구된다.
화력 부분에서는 전차 수준의 화력을 가진 장갑차로의 발전이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포는 레일건 등 전자기포가 기존의 화약을 대체할 것이다. 그리고 정밀타격을 위한 고출력 레이저포를 부무장으로 탑재하는 방안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네트워크로 연결된 정보에 의해 다중표적을 동시에 식별하고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방호력 부분에서는 경량화된 모듈형 복합장갑 채택으로 장갑차의 경량화와 기동력 향상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미 레드백 장갑차에 적용되어 있는 AR 기술을 활용한 하드킬 능동방어시스템도 적용 가능하다.
 
 
 
[그림 29] 한국군의 차세대 장갑차에 적용 가능한 미래기술
 
 
장기적으로는 적이 레이다 탐지수단을 이용하여 탐지하기 어렵도록 스텔스 체계도 도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도 무인화 기술을 적용하여 무인포탑은 당장 적용이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 유·무인 전용이 가능한 전투 장갑차 개발도 추진될 것이다.
 
 
맺는 말
 
현대전에서는 다양한 전장환경과 전술의 고도화와 대응 무기체계의 첨단화로 인해 임무 특성별로 최적화된 전투 장갑차량이 요구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진국에서는 급변하는 전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 장갑차를 개발함과 동시에 최신 전투 차량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능 개량 및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계열화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군도 차세대 장갑차의 소요 창출과 병행하여 레드백 장갑차 등에 적용된 최신 기술을 활용한 K21 보병전투차량의 성능 개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가 적의 중심을 마비시키는 데 있는 한 앞으로도 지상전력은 군사작전에서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전장 환경과 임무 다변화에 따른 대응 전력 확보와 생존성 보장, 치명성 확보, 전투임무 수행의 효율성 제고 등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래 환경에 부합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장갑차의 개발이 요구될 것이다.
 
 
 
[그림 30] 미래 무기체계 운용개념
 
 
가까운 미래에는 무기체계 운용 개념을 현재의 유인개념에서 원격제어 및 유·무인복합운용을 거쳐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것이다. 군은 현재 기계의 단순조종개념에서 자율화된 무기체계에 전장판단, 목표인식, 조준 등의 임무를 부여하여 장비를 지휘·통제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수 인원의 다수 무인지상차량(UGV)을 조작 및 원격제어하여 넓은 작전 반경과 높은 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그림 31] 미래전투차량 원격통제 개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증강현실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빠르고 첨단화된 기술이 우리들의 삶에 수없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군이 로봇기술, 인공지능, 신소재 등의 민간에서 개발된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군 장비개발에 활용하도록 노력한다면 보다 발전된 국가 방위력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