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李龍在의 맛있는 상식_07

醉月 2012. 7. 14. 06:36

‘사랑의 묘약’ 수제 초콜릿

만든 지 한달 내 먹어야 제맛

⊙ 카카오와 코코아가 초콜릿의 기본 재료, 기원전 1100년경부터 만들어
⊙ 화이트초콜릿에는 항산화 성분 함유된 코코아 고형분 들어가지 않아
⊙ 초콜릿 보관의 최적 온도는 15~18℃ 사이
⊙ 당뇨에 다크초콜릿은 藥, 밀크초콜릿은 毒

이용재
⊙ 한양대 건축과 졸업. 미국 조지아 공대 건축학 석사.
⊙ tvs디자인(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근무-두바이 포함 해외 프로젝트 담당.
⊙ 저서: 《일상을 지나가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번역).

 

  ‘밸런타인데이(Valentine Day)’의 진위 여하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물론 밸런타인데이는 실존하는 날로, 2월 14일에 순교한 그리스도교 성인 ‘발렌티누스(Valentinus)’의 축일이다. 동명의 성인이 여럿이라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불분명하지만 3세기 후반에 순교한 성인을 위해 496년에 제정되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문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사하는 ‘풍습’이다. 서양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카드나 꽃을 통해 관심 또는 애정을 표명하는데, 딱히 남녀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고대 로마의 풍요 기원제 ‘루페르칼리아(Lupercalia)’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또한 확실하지는 않다. 초콜릿 소비 촉진을 위한 일본발(發) 마케팅 전략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설사 순수한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밸런타인데이를 기해 1년에 하루 정도 초콜릿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빼빼로 데이’ ‘짜장면 데이’로 대표되는 온갖 유사 기념일이 넘치는 현실 덕분에 마음이 너그러워진 탓도 있지만, 초콜릿은 그런 대접을 받고도 남을 만큼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나무의 경작에 대한 기록은 기원전 1100년. 밸런타인데이의 기원인 3세기 또는 496년을 훌쩍 앞선다. 멕시코와 중미 및 남미에서 경작되어 온 초콜릿의 가장 원시적인 소비 형태는 음료 또는 약용으로, 그 이름 또한 지역 원주민 ‘나와틀(Nahuatl)’족의 ‘쓴 물’이라는 말 ‘xocol쮄tl’에서 비롯되었다.
 
  한편 ‘종속과목강문계(種屬科目綱門界)’로 식물을 분류하는 이명법(二名法)의 기초를 마련한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는 카카오나무를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 즉 ‘신의 음식’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스페인에 초콜릿을 처음 소개했지만, 실질적인 전파는 1520년 아즈텍 왕국을 정복한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Hernàn Cortès)에 의해 이루어졌다. 현재는 적도에서 남북으로 20도 사이의 열대 지방이 주요 산지인데, 서아프리카에서 전체의 3분의 2,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에서 그 절반 가까이를 생산한다.
 
 
  카카오와 코코아 가공하기
 
  초콜릿의 가공 과정은 원재료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지난한 여정이다. 수렴성(收斂性)과 쓴맛이 강해 그대로는 먹을 수 없는 카카오 콩을 발효와 볶기(Roasting)를 비롯한 여러 단계의 가공 과정을 거쳐 우리가 즐기는 초콜릿을 만드는 재료로 쓴다. 길이가 15~25cm, 둘레가 7.5~10cm에 이르는 카카오 콩깍지(pod) 안에는 대략 2.5cm 길이의 콩(bean) 20~40개가 섬유질(pulp)에 싸여 있는데, 콩과 섬유질을 함께 열대 기후에 발효시키는 것이 가공의 첫 단계이다. 발효의 주체인 섬유질에서 생긴 초산(醋酸)이 콩에 침투해 화학작용을 촉진하는 원리다.
 
  2~8일간의 발효 후 건조 과정을 거친 콩은 커피보다 낮은 온도에서 볶은 뒤에야 과육(nib)을 발라낼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 과육을 롤러(Roller)를 통해 압착하면 코코아 액(cocoa liquor)이 되고, 이를 체로 걸러 코코아 고형분(Cocoa Solids)―이후 분말상태의 코코아가 되는―과 지방인 코코아 버터를 분리하면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초콜릿의 원료가 된다.
 
  카카오 콩을 코코아 액, 또는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로 가공하는 공정이 전반전이었다면, 후반전에는 이를 가지고 초콜릿을 만든다. 굳이 전·후반전 비유를 쓰는 이유는 그 비중에 있어 치우침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전반전이 생산자를 위한 가공 과정이면 후반전은 철저하게 소비자를 위한, 맛과 식감을 향상시키는 공정으로 이뤄진다.
 
  코코아 액을 그대로 굳히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알고 있는 판형(板形) 초콜릿을 만들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수렴성과 쓴맛이 지나치게 강한 것은 물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설탕이나 유고형분(乳固形粉·milk solids), 코코아 버터 등을 더해 균형을 잡아 줘야만 한다.
 
 
  코코아 비율 높을수록 맛 진해
 
  시중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밀크 초콜릿(Milk Chocolate)은 코코아 액 비율이 전체의 10% 남짓이다. 나머지는 설탕이나 유고형분, 바닐라 향 등 부재료다. 밀크 초콜릿은 달고 부드럽지만 초콜릿 본연의 맛과 향은 아무래도 부족하다.
 
  코코아 액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색은 물론 맛과 향이 짙어져 다크 초콜릿(Dark Chocolate)이 되는데, 이는 통칭(通稱)이며 ‘OO%’ 식으로 표기하는 비율 또는 ‘세미스위트(Semisweet)’ ‘비터스위트(Bittersweet)’ 등의 표현에 따라 맛이며 향이 세분화된다. 다크 초콜릿에는 밀크 초콜릿과는 달리 유고형분이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70% 다크 초콜릿’이라고 하면 코코아 고형분+버터 대(對) 설탕의 비율이 70:30이라는 의미다.
 
  코코아 액의 비율이 99%인 다크 초콜릿도 유행처럼 번져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몹시 쓰고 향이 강한 것은 물론, 분필과도 흡사한 식감으로 입에서도 잘 녹지 않아 초콜릿 특유의 맛을 먹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다.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맛을 찾는다면 60% 이하, 성격이 뚜렷한 초콜릿을 원한다면 70% 이상의 다크 초콜릿이 좋다.
 
  화이트 초콜릿(White Chocolate)은 엄밀히 구분하자면 초콜릿이 아니다. 초콜릿의 맛과 향을 책임지는 코코아 고형분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화이트 초콜릿은 지방인 코코아 버터에 설탕이나 바닐라 향 등의 부재료를 더해 특유의 풍미는 물론, 색깔의 대조를 통한 장식 효과를 지니고 있어 초콜릿의 일종으로 취급받고 있다. 다른 초콜릿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화이트 초콜릿 중 지방 대신 팜유를 사용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템퍼링이 제조의 핵심
 
초콜릿의 식감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템퍼링 과정. 완전히 녹인 초콜릿에 소량의 녹이지 않은 초콜릿 조각을 더해 적정 온도를 맞추는 방식으로, 이를 ‘시딩(seeding)’이라고 한다.
  아주 전문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초콜릿 장인, 즉 쇼콜라티에(chocolatier)가 자신의 초콜릿 원재료 가공을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정 규모 이상의 현대적 기계 설비를 갖춰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쿠베르튀르(couverture)라고 일컫는 반가공품을 쓴다. ‘덮다(to cover)’라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쿠베르튀르는 재가공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대부분 작고 납작한 동전 모양이며, 코코아 버터 함유량이 30~40%대로 높다.
 
  반가공품인 쿠베르튀르를 2차 가공해 초콜릿 완제품을 만든다. 이 과정의 핵심은 쿠베르튀르를 완전히 녹여 액상으로 만든 다음 섬세한 온도 조절을 통해 코코아 버터의 결정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이 공정을 ‘템퍼링(tempering)’이라 한다. 템퍼링은 초콜릿의 식감을 최적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TV 등의 매체를 통해 간혹 대리석판에 녹인 초콜릿을 붓고 주걱으로 이리저리 젓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이 또한 템퍼링의 방법 가운데 하나다.
 
  쿠베르튀르 초콜릿에 생크림, 때로 버터까지 더해 녹인 것을 ‘쿠션(cushion)’ 혹은 프랑스어로 ‘가나슈(Ganache)’라고 부른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살살 녹아 붙은 이름이다. 크림의 비율에 따라 굳기가 달라지므로 살살 녹는다는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식감을 연출할 수 있어 2차 초콜릿 가공품인 ‘트뤼프(Truffe)’나 ‘봉봉(Bonbon)’의 기본 요소다.
 
  트뤼프는 그 모양이 세계 3대 미식 재료라는 송로버섯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가나슈를 굳혀 동그랗게 빚은 뒤 다시 초콜릿을 얇게 입혀 견과류 등에 굴리거나, 아니면 그냥 코코아 가루만 입힌 형상이 영락없이 송로버섯을 닮았다고 할 만큼 투박한 구석이 있다.
 
  봉봉은 형태나 맛의 측면 모두에서 트뤼프보다 정제되어 고급이다. 하트, 장미 등 온갖 틀에 미리 녹인 초콜릿을 부은 뒤 가나슈를 짜 넣어 원하는 형태를 잡는다. 반듯한 육면체로 자른 가나슈 위로 녹인 초콜릿을 부어 얇은 껍질을 입힌다. 그 이름마저 너무 좋은 나머지 프랑스어로 ‘좋다(bon)’고 두 번이나 말하는 어린이들의 표현 방식에서 따왔다. 가나슈는 물론 위스키 등의 독주, 견과류와 끓인 설탕으로 만든 ‘프랄리네(Praline)’, 과일 퓨레(purée) 등 다양한 재료를 넣을 수 있다.
 
서울 시내 수제 초콜릿 전문점(필자 추천)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 완성되는 트뤼프나 봉봉 같은 수제 초콜릿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조금씩 저변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위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제품 가격은 대부분 2000~2500원 선이다.
 
 
 
◎ 삐아프 www.piaf.co.kr, 02-545-0317
 
삐아프의 봉봉 세트.
  영어 대신 프랑스어로 주소를 병기(倂記)할 정도로, 삐아프의 고은수 쇼콜라티에는 정통에 대한 애착을 보인다. 카페 공간에서 커피나 초콜릿 음료를 함께 내는 대부분의 매장과는 달리 삐아프에서는 초콜릿을 고르고 사는 것만 가능하다. 앉아서 먹고 갈 수 있는 자리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그만큼 초콜릿에만 집중하겠다는 제스처다. 완성도 높은 10여 종의 봉봉 가운데, 계절 한정품인 유자 봉봉이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 도산공원 근처.
 
 
  ◎ 에이미초코 www.amychoco.com, 02-733-5509
 
에이미초코의 ‘사쿠란보’ 포함 4종.
  ‘사쿠란보(버찌)’차의 향을 담은 가나슈가 든 동명의 봉봉이 인상적이다. 서울 강남의 신사역과 가로수길 사이에 자리 잡고 있으나 찾기 어려우므로 홈페이지의 약도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할 것.
 
 
  ◎ 비터스위트 9 www.bittersweet9.com, 02-337-2115
 
비터스위트 9의 제품들.
  초콜릿부터 제품 포장, 인테리어에 걸쳐 깔끔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초콜릿을 녹여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더해 굳힌 ‘바크(bark)’, 열대과일인 패션프루트(Passionfruit)나 땅콩버터가 든 봉봉을 권한다. 서울 마포 합정역 근처.
 
 
  그밖에 레더라(Läderach, 02-3789-3245, 서울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토이셔(Teuscher, 02-755-5004,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드 보브 에 갈레(Debauve & Gallais, 02-3446-3726, 서울 청담동, 봉봉이 개당 7000원대로 가격 수준이 높다) 등의 해외 상표 대리점이 있으며, 케이크 전문점인 ‘아몬디에(Amandier, 02-736-9651, 서울 안국동)’의 초콜릿도 수준이 높다.
 
  산 지 1주일 내에 먹어야 맛있어
 
  다른 기호식품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지침을 얼마든지 늘어놓을 수 있지만, 그래 봐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감각적 재미를 반감시킬 확률이 높다. 그래도 원칙 하나를 꼽자면 역시 온도다. 일단 20도 내외의 실온에 둔 상태에서 먹어야 한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입에 넣은 뒤 체온에 의해 녹기를 기다릴 수 있을 정도의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발효에 의해 그 맛의 기본을 갖추는 초콜릿의 특성상 화사한 신맛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각종 과일 향 또한 맛볼 수 있다. 마실 것과의 궁합은 따뜻한 물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다양한 짝짓기가 가능하다. 커피라면 에스프레소, 와인이라면 카베르네 소비뇽 등이 잘 어울리고, 주정을 강화한 스페인의 셰리나 포르투갈의 포트와인 또한 초콜릿 향을 지니고 있어 궁합이 잘 맞는다.
 
  항산화 성분과 화학적으로 안정된 포화지방인 코코아 버터 덕분에 초콜릿의 유통기한은 꽤 길다. 하지만 그 유통기한이 문자 그대로 유통 가능한 기한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변질이 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먹고 난 다음 불쾌하도록 시큼한 뒷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경우가 있는데 산패(酸敗)하는 지방이 그 원인이다. 취재를 위해 들른 수제 초콜릿 매장에서 물어본 결과, 유통기한은 6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지만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은 훨씬 짧다. 초콜릿 장인들은 만든 날로부터 대략 4주까지 맛이 유지된다고 입을 모았다. 시중에서 구입한 후 2~3일, 적어도 일주일 이내에 먹기를 권했다.
 
  초콜릿 저장의 최적 온도는 15~18℃ 사이이며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간혹 초콜릿 표면에 하얗게 더께 혹은 가루가 앉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온도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코코아 버터의 불안정한 지방 결정이 녹아 표면에 배출된 것이다. 먹는 데는 별문제가 없지만 혹시 고급 수제품이 그런 상태라면 적절하지 않은 보관 상태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화이트 초콜릿은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 코코아 고형분이 없으므로 유통기한이 몇 주 정도로 훨씬 짧다.
 
  초콜릿과 건강의 관계는 실로 여러 측면에서 따져 볼 수 있다. 코코아 버터는 대부분 포화지방이다. 이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초콜릿에 함유된 포화지방은 인체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불포화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콜릿 속의 포화지방은 오히려 건강에 좋을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굳게 믿어 왔던 포화지방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가 여러 연구 결과 재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지방 자체만으로 초콜릿에 대한 우려를 품을 필요는 없다.
 
‘봉봉’ 진열장. 정통 초콜릿 매장에서는 매장 자체의 온습도를 초콜릿 저장에 적합한 수준으로 맞추고 진열장에는 냉장 시설을 하지 않는다.(촬영협조=삐아프)
 
  당뇨에 ‘양날의 칼’
 
  코코아 고형분에는 노화방지 역할을 하는 항산화 석탄산 화합물(Antioxidant Phenolic Compound)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그 효능을 맹목적으로 기대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해야 효능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설탕이나 유고형분 등 부재료의 첨가로 이 성분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초콜릿이 고열량이라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당뇨병과 초콜릿의 관계는 무척 민감해 가히 ‘양날의 칼’이라고 할 만하다. 어떻게 섭취하는가에 따라 약(藥)과 독(毒)이 될 수 있다. 다크 초콜릿의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체내 혈당, 즉 포도당의 분해를 촉진해 혈당 수치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 효과는 사실 초콜릿이 아닌 코코아 고형분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항산화 성분처럼 효능을 얻기 위해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일반 초콜릿, 특히 밀크 초콜릿을 먹는 건 오히려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어쨌든 마무리는 기분이 좋아지는 이야기로 하고자 한다. 초콜릿은 식물염기(植物鹽基, alkaloid)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개나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에게 해로운 성분)’과 커피를 통해 낯익은 ‘카페인(Caffeine)’을 10:1의 비율로 함유하고 있는데 모두 신경계에 작용, 기분이 좋아지는 데 한몫 거든다. 테오브로민보다는 카페인이 한층 더 강한 흥분작용을 하는데, 그래봐야 30g에 30mg 수준으로 커피 한 컵의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초콜릿은 전통적으로 최음제(催淫劑) 역할 또한 해 왔는데, 마리화나의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와 유사한 성분이 검출은 되지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각성제인 암페타민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페닐에틸라민(phenylethylamine)’ 또한 검출은 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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