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의 선택
자기 손으로 직접 자신의 살 집을 짓는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황홀한 일일 겁니다.
기억하기로 어렸을적 그림그리기 주제중 하나가 '자기가 살고 싶은 집' 내지는 '미래 나의 집' 이었고 정형화된 삼각형과 사각형으로 조합된,하지만 꿈을 담은 '나의 집'을 그리며, 커서 내손으로 직접 지어보고 싶다고 결심했던 경험들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커가며 그런 생각은 말그대로 유아기의 치기일뿐, 집을 짓는다는 것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것이고, 당연히 자신은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집을 구매하기 위해 그저 열심히 돈을 버는 것이 꿈을 이루는 방법이라 여깁니다.
도시 사람의 입장으로서, 저 역시도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199X 년도인가 아주 우연히 혼자서 집을 짓고 있는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분 역시 건축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당시 이년째 집을 짓고 계셨습니다. 벽을 쌓을 흙벽돌을 매일 조금씩 찍어 말리고, 뼈대로 세울 나무를 대패로 다듬고, 이렇게 저렇게 직접 집모양을 그리고...
'아! 자기가 직접 집을 지을수도 있구나!!!'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그때는 가슴이 쿵쾅거려 숨이 막힐 정도로 감동하고 감격했습니다.'언젠가는 나도 내손으로 직접 내가 살집을 짓고 싶다'는 소망을 구체적으로 갖게 된 계기였습니다. 하동에 내려오기로 결정하며 다른건 몰라도 집은 꼭 내손으로 짓겠다는 의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틈만 나면 떠들어댔습니다. 아마도 그때 제 주변사람들은 '쟤가 미쳤'거나 아니면 '의욕만 앞서 저러다 몇달 못살고 다시 서울로 오지'했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망치질 한번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이 집을 짓는다니...
정말 웃을 노릇이지요.^^
집에 대해 아는 거라곤 돈을 주고 사는 것 밖에 모른다는 사실이 불안했습니다.
불안해서 더더욱 떠들어댔습니다. 지금까지 떠든게 창피해서라도 안하면 안되게끔 만들려고...
하동에 내려와 살면서도 집은 언제나 제일 큰 걱정거리이자 숙제였습니다. 생각다 못해 황토로 벽돌을 찍어 집을 짓는 곳에 가서 약 한달간 견학겸 잡부로 일을 했습니다. 목조로 뼈대를 만들고 벽을 황토벽돌로 쌓는 구조였는데, 거기서 집이란 것이 이렇게 지어지는구나 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눈으로만 볼 뿐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등짐을 지거나 무언가를 날라다 주는 일에 그칠뿐이었습니다.그리고 집을 지으며 집주인이 겪어야 할 고통을 너무도 많은 나날동안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보통 집은 봄에 짓는 것이 가장 좋다고들 합니다. 특히나 황토집은 봄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농촌은 봄에 일손 구하기가 제일 어렵습니다. 하동의 경우 녹차잎의 수확이 4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때는 다른 대도시에서 인력을 구해올 정도로 일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목수나 다른 기술자들은 구했는데 막일을 해 줄 잡부를 구하기가 수월치 않아, 공사스케쥴을 막일해주는 잡부(주로 인근동네 농부)들의 농사스케쥴에 맞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다보니 집주인은 이중으로 골탕먹습니다. 비싼 인건비 들여 목수나 기술자들이 와서는 잡부가 없어 원래 해야 할 일의 절반이나 그 이하로 하게되니 공사일정은 일정대로 늘어나고 인건비는 또 그에 따라 몇배로 늘어나고...
게다가 집전문가들은 무슨 고집들이 그리 센지, 집주인이 뭐좀 해달라하면 이건 이래서 힘들고,저건 저래서 안되고...
어지간히 줏대있는 집주인이 아니고는 집전문가들 설득하느라 하루 해가 다 갑니다.
자재는 주문하면 꼭 한두가지씩 빠지거나 양이 모자라 다음날로 미뤄야 하고, 인건비는 놀건 일하건 계속 나가는데...
쓸만한 각목이나 판자들 모아 춥다고 불때고, 공사장 주변에 떨어져 있는 못들 하며...
자기집을 짓는대도 저럴까 싶게 버려지는 무수한 자재들...
자기 땅의 풀 한포기도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어느 마을에나 꼭 한명씩 있는 시비거는 사람과의 실랑이.
도급을 한다 해도 처음 계약과는 달리 계속 추가되는 비용들로 인한 스트레스.
가장 심한 악담중 하나가 '네 평생에 집 세채만 지어라'라고 누군가 우스개 소리로 그러던데, 옆에서 지켜볼 때 정말 그러했습니다. 한달동안 일하며 집의 건축에 대한 대강을 이해하게도 되었지만, 심각하게 집을 지을건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때의 생각은 '헌집을 하나 구해 대강 고쳐 살다가 어느정도 각오가 되면 집을 짓는 것이 어떨까?'였고,실제 집을 구하기 위해 여러달 분주히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어렵다고 피하기만 해가지고는 되는 일이 없습니다.
여러가지 주변여건들, 경제적인 사정, 그리고 주변의 격려가 결국 집을 짓는 용기를 내는데 큰 동력이 되었고, 십년이 걸리더라도 내 손으로 한번 집을 지어보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그러나 너무 막연했습니다.
일단 집을 앉혀야 할 집터 고르기부터 그러했고, 설계는 어떻게 해야할지, 전기는,또 전화는...
자재는 어디서 사야되는지,공구는 무엇이 필요한지...
시작하기도 전에 질려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궁리를 하다 우선 아래와 같은 세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번째, 집과 관계된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직접 하며,가능한 한 돈을 주고 사람을 쓰지 않는다.
두번째, 주어진 자금범위내에서 경제적으로 짓는다.
세번째, 반드시 자연친화적 이어야하고, 몸을 이롭게 하는 자재를 최대한 이용해 짓는다.
첫번째 이유는 위에서 언급 했던 대로 집을 짓는 주인이 스트레스 받는 부분을 최소화하자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인부를 쓰지 않고 직접하니 몸은 고달프더라도 정신만은 편하게 집을 짓고 싶었습니다.모르거나 못하는 부분은 배워가며 천천히 할 생각이었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풀어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이년이 걸리든 삼년이 걸리든 모든 것을 내손으로 직접 하는것, 첫번째 원칙이었습니다.
두번째는 알아본 바로 집을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얼마든지 경제적으로 지으려고하면 지을 수 있는 것이 집이지만 또한 돈을 들이자고 하면 평당 1,000만원도 넘게 들어 가는 것 또한 현실이었습니다.원칙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세번째는 두번째의 원칙과 맞물리는데, 몸에 좋다고 하는 집 일수록 짓는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황토집은 보통 집 짓는데만 평당 300만원에서 400만원이상 소요됩니다.그것도 완벽하게 황토나 기타 다른 천연재료만을 이용하냐하면 그런것도 아닙니다.'보기에 황토로만 지은 것 같은' 그런 집을 짓는데 그 정도의 비용이라면 차라리 조립식 판넬집에서 살겠다는게 당시의 솔직한 심정이었고,수개월간 여러곳을 찾다가 현재 형태의 집 짓는 법을 가르쳐 주는 곳을 알아냈습니다.이상과 같은 세가지의 원칙을 세우고 이제 차근차근 한가지씩 준비해야 할 필요한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 나갔습니다. (예상작업계획서참조)막상 작성하고 나니 그 해야 할 일의 방대함에 놀라기도 했지만 어느정도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한번에 바로 되는건 없습니다.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꿈은 현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집터의 선택 1 - 구입하기에 앞서
'땅에는 임자가 따로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터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그러나 살고 싶은 지역을 먼저 정하고, 꾸준히 발품을 판다면 분명 원하는 집터가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이상스럽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집터를 구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땅에서 느낌이 왔다'라고 표현을 합니다.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볼때도 그러했지만 두번째,세번째 보니 그 느낌에 확신이 생겼었습니다.마치 나를 위해 준비해 놓은 듯 생각하고 있던 모든 조건들과 너무도 잘맞아 떨어졌습니다.
터를 검토할때는 기본적인 문서(지적도,토지대장,토지이용계획확인서(해당 시,군청),등기부등본(토지/건물,법원)을 준비하여 해당 시,군청의 민원실등에 문의하여 지으려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의 여부와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집터를 구할때 조급하면 안됩니다.
땅은 많습니다.
이 땅을 놓치면 이만한 조건의 집터가 다시는 안 나올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억지로 무리하게 집터를 구하지는 마십시요.또한, 소개를 하거나 전문적으로 땅을 중개하는 사람의 말만 듣고 구입하는것도 피해야 합니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서 땅의 매매는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매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몇 년씩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도시와 떨어진 거리가 멀수록 그 정도는 더욱 심합니다. 어렵게 구한 땅이 그나마 마음에 들지 않아 되팔려해도 사려는사람이 없어 난감해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마음에 드는 땅을 구입하기는 그래도 쉽습니다. 그러나 산 땅을 되팔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여유있게 충분히 검토하고, 여러차례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근처 마을사람들 이야기도 들어가며 꼼꼼히 따져 구입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그러다 놓치면 어떡하냐구요? 시골땅 대부분은 한 일년정도씩 매물로 나와 있는게 당연하다 할만큼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습니다.그래도 만약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한다면... 그럼 그 터와는 인연이 아닌게지요..
*.집터의 선택 2 - 꼼꼼히 따져야 할것들 1
집터를 고르기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지적도 상에 표시된 '길이 집을 지으려는 땅과 접해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지목이 대지인 경우엔 도로와 접해 있습니다.)
지적도상에 도로로 지목이 나와 있는 길과 접해있지 않은 땅은 맹지(盲地)라 하여 집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맹지에 집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은 지적도상의 도로에서부터 맹지까지 길을 내는 것입니다. 길을 내려는 땅이 자신의 땅이라면 별 문제 없겠지만, 만약 남의 땅이라면 사용승락을 얻거나 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매우 어렵습니다.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생면부지의 타향에서 남의 땅에 길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승락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울 뿐더러 구입하는 것도 웃돈을 요구하거나 필요한 땅 이상을 팔려하기 때문에 (보통 한필지 단위로 판매) 맹지의 구입은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꼭 맹지를 구입해야할 경우엔 팔려는 땅주인에게 미리 길을 낼 수 있도록 길을 내려고 하는 땅주인들의 사용승락 또는 구매등을 선조건으로 내세우고 구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통 맹지는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합니다.그 점을 역으로 이용한다면 원하는 땅을 저렴하게 구할 수도 있겠지만, 가급적 구입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길을 내는 중에 생기는 문제들 - 땅은 맞물려 있으므로 측량및 공사중 수목및 농작물 훼손등-이나 비용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 또한 상당하구요.
지적도 상의 도로의 존재여부가 집터를 구하는데 첫번째 고려사항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번째는 물(水)입니다.
마을이 형성된 곳이라면 별문제겠지만 마을과 떨어진 곳이면 물이 나는 곳이 있는지, 수량은 풍부한지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방법은 그동네에서 계속 살아오신 분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물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지하수를 파면 되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의외로 지하수 파는데 돈도 많이 들고, 수량도 넉넉하지 않아 고생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또 요즈음은 지하수가 오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그부분또한 따져 보아야 합니다.질과 양에서 풍부한 식수원을 고려해야 실제 생활하는데 별 불편함이 없습니다.
참고로 지질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지하수 20m정도 파는데는 80~100만원정도 소요되며, 40m이상은 250~400만원,60m이상은 600만원이상 소요됩니다.(2003년 현재)
그리고 식수와 더불어 한가지 더, 바로 하수처리 문제입니다.높아지는 환경의식과 더불어 환경과 관련된 규제가 한층 더 엄격해지고 있습니다.미리미리 해당 시,군의 담당자(민원실에 문의)에게 확실하게 알아보고 일을 진행하는게 비용도 아끼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관공서에 가기전 자신이 지으려는 집에 대해 아래의 대략적인 수치는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상담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1. 현재 짓고 있는(또는 지으려는) 건물의 크기
2. 배출 예상 되는 오,폐수의 양(거주하는 식구의 수)
3. 짓고 있는 건물의 용도(주택/식당/펜션등)
4. 향후 예상되는 추가 건축 예정 건물크기 5. 토지이용계획확인서
하수종말처리장에 직접 연결되는 하수관거가 아닌 이상, 거의 오수합병정화조를 설치해야 할 것이고, 비용은 주택용인 경우 대략 5인용이 50만원대,10인용이 100만원대 정도가 소요됩니다.(2003년도 현재) 식당이나 업무용건물일 경우엔 한층 더 엄격하게 적용받으며 건물이 들어설 지역이 수질보전지역이나 자연보호구역같은 경우엔 그 까다로움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반드시 군청이나 시청의 담당자와 상담후 일을 진행해야 나중에 말썽이 발생할 소지가 적습니다.
또, 한가지 마을등의 위에 집을 지을 경우 마을사람들과 하수처리 문제로 트러블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마을의 상수원이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로등으로 하수가 유입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하수처리에 곤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먹을 물도 중요하지만 먹고 난 후 버리는 물의 처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집터의 선택 3 - 꼼꼼히 따져야 할것들 2
세번째는 (아예 문명과는 담을 쌓고 지내겠다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전기와 전화는 앞에서 이야기한 길이나 물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전기는 집을 짓는 과정에서도 물과 함께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전기는 신규가설의 경우 마지막 전신주로부터 반경 200m 이내는 무료이며, 그 이상인 경우 1m당 44,000원(2003년도 현재)의 가설비가 듭니다.(규정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관련사항은 해당 한전지사에 문의하는게 확실합니다.)예를 들어 500m정도 마지막 전신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경우, 약 1천3백만원 정도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집터 근처의 그 지역사람인 전기 설비업자와 상의하는게 좋습니다.어차피 전기를 가설하기 위해서는 한전에서 요구하는 전기관련 면허를 가진 사람의 날인이 필요하고, 개인자격으론신청이 불가능합니다. 미리미리 알아두면 여러가지로 편리합니다. 직접 내부 전기공사를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전신주를 새로 심는 신규가설일 경우엔 또 한가지,전신주를 심을 땅주인에게 미리 구두로라도 사용승락을 받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땅주인의 반대로 전기가설이 지연될 수 있고, 생각지도 않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땅주인의 허락을 받는 것은 엄밀히 따지면 한전에서 해야 할 일이겠지만 하루라도 아쉬운 쪽에서 서둘러 준비하는게 어쩔수 없는 일이겠지요. 집을 짓는 동안은 가능한한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주변 마을 사람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낯선이에 대한 경계심과 특유의 무뚝뚝함 때문에 자칫 이쪽에서 먼저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겉으로 보기만 그러할 뿐 먼저 몸을 낮추고 진실되게 어려움을 토로한다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인정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전기는 전신주를 신규로 가설할 경우 신청한 후 빠르면 2주에서 보통 두,세달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설치 됩니다. 설계도 해야하고,실제 공사할 업체도 선정하고, 신청순서에 맞추어 공사를 진행하니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더군다나 태풍등이 지나가 전기보수공사가 겹치는 등의 심한 경우 4,5개월도 기다려야 할 경우가 발생합니다. 전기는 미리미리 준비해두어야 공사일정에 차질을 받지 않습니다.물론 전신주가 모두 설치되어 전기선만 이으면 되는 곳은 신청후 하루,이틀내에 되겠지만요.전기 가설 여부 또한 중요한 집터고르기의 포인트가 되므로 비용과 시간을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전화의 경우는 비상시 핸드폰을 이용하면 되니 크게 불편할 것이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인터넷 이라면 문제가 조금 달라 지겠지요. 도시라면 초고속 인터넷업체가 너도 나도 신청받으려 하겠지만, 시골에서는 초고속 인터넷이 아직도 상당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전화국과 선로상 5Km이내 거리에서 연결되어야 그나마 ADSL이라도 쓸 수 있고, 읍내등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만 케이블모뎀등을 이용한 인터넷이 사용 가능합니다. 정보화마을등 시골에도 나름대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점차로 느는 추세이니 집터를 고르는데 한가지 요소로 전화와 아울러 인터넷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적으로 전화는 전기와 달리 전화전신주(한전과는 별도임) 1개는 무료로 세워주며 2~4까지는 11만원, 그이상은 23만원정도의 가설비를 받습니다.
(2003년도 현재, 액수가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므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보통 전화전신주는 그 거리가 40~50m정도이니 예를 들어 500m거리면 11개정도의 전화전신주가 필요하고 (거리를 최대한으로 할경우) (0*1)+(11*3)+(23*7)=200만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이 역시 만만찮은 비용이고 전화선이 설치된다고 인터넷이 되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ADSL의 경우 거리에 제한을 받으므로 먼 거리가 잦은 고장사유여서 설치를 기피합니다.) 만약 인터넷이 반드시 되어야 할 경우엔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집터를 골라야 하겠지요.
네번째는 혐오시설 여부입니다. 혐오시설이라 함은 주로 축사를 말합니다. 마을에서 조금 외진 곳에 주로 축사가 존재하므로 집터를 고르다보면 축사가 주변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집을 짓기 전 축사가 먼저 자리잡고 있으면 나중에 집을 다 지은 후, 축사의 이전등을 요구 할 수 없습니다. 축사는 악취및 파리,모기등이 많이 발생하므로 500m정도 이내의 거리에 존재하면 조금 곤욕스럽습니다. 특히 여름철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집니다. 시골엔 개를 규모있게 키우는 곳이 의외로 많은데 거기다가 밤낮 가리지 않고 짖어대는 소음까지 그 정도가 조금 심각합니다.
현장확인은 필수조건입니다.그것도 한번 볼 것이 아니라 적어도 서너차례는 꼼꼼히 다녀보고 주변 마을사람들 에게도 다각도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땅을 구입하기 전엔 없었는데, 누군가가 축사를 준비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은 같은 마을 사람 아니면 알지 못합니다.
구입하려는 땅에 묘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분묘기지권이라고 묘지의 경우 20년간 땅의 사용권을 인정해줍니다. 즉 내 소유의 땅이라고 마음대로 처분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주변에 공동묘지가 꽤 크게 존재할 수도 있구요.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전망좋고 앞이 탁트인 소위 명당터는 모두 묘지가 자리잡고 있다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어쩌다 한번씩 들르는 곳이라면야 별문제겠지만 거기서 매일매일 지내는 입장으로는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지요.기타 주위에 송전탑등이 있어 집터 위로 전기 고압선이 지나간다거나, 집주위로 대규모의 논이나 과수원등이 있어 농약등을 많이 살포한다거나 하는등 사는데 불편함을 끼칠 요소는 가능한 한 미리 감안을 하는 것이 나중에 땅을 사고 난 후 후회를 덜하는 비결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식적으로 고려해야 될 부분들입니다. 공사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일이 한결 수월하겠지요.자재를 나르는게 용이하고(15Ton덤프트럭이나 5 Ton화물차등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자재를 야적할 공간이 충분하다면 더 바랄수 없는 최상의 조건이겠지요.거기다 마을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다면 금상첨화겠구요.
여기서 풍수나 방향등은 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뭐든지 순리를 따라야지 억지로 하면 안된다는 사실만큼은 꼭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남향이 좋다하여 땅의 생김새를 거스르며까지 무리하게 토목공사를 하여 지반함몰이나 축대붕괴등의 걱정으로 매일을 불안하게 가슴조리며 사느니, 북향이더라도 설계의 아이디어와 채광창등의 활용으로 남향 못지않은 효과와 북향만이 갖는 이득까지 덤으로 누리며 사는게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나중에 토목공사에서도 다시 짚어보겠지만 토목공사는 안하면 안할수록,즉 그 땅 그대로에 집을 짓는 것이 가장좋습니다. 억지로 하는 일엔 반드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등의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서는 계곡 바로 옆에 집을 짓는 일은 절대로 피해야 합니다. 집은 미관이나 전망,편의성등도 중요하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축대를 튼튼히 하고 계곡이 작아 보여도 집중폭우에는 어떻게 돌변할지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대충 정리해보니 이정도일 뿐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어떤 분은 이것만 읽고 '휴! 땅구하기가 이리 힘드니 나는 집도 짓기전에 포기해야겠네.'하고 한숨 짓는 분도 계실 겁니다.맞습니다. 집터를 구하는게 어찌보면 집을 실제로 짓는 것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제가 아는 많은 분들이 몇년째 집터를 구하러 다닙니다.자신이 정한 기준을 100% 만족하는 땅이란 아마도 없을겁니다. 미흡한 한,두가지 정도는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그 미흡함이 노력여하에 따라 의외의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구요.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중에 맛보는 기쁨 또한 만만치 않죠.
*.집을 짓기 전 행정처리
집등의 건물은 지목(地目)이 대지로 표시된 곳에만 지을 수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는 땅의 지목이 대지인경우는 크게 문제될게 없지만 전(田)이나 답(畓)또는 임야인 경우는 지목을 대지로 변경해야 합니다.대지가 아닌 땅을 대지로 변경하는 방법은 전이나 답등의 농지인 경우는 농지전용을 해야하고,임야는 임야형질변경을 위해 산림형질변경허가를 받아야 합니다.이에 대하여는 워낙 경우의 수도 많고 각 경우마다 처리절차도 달라 이곳에서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기본적인 문서(지적도,토지대장,토지이용계획확인서,등기부등본)을 준비하여 해당 시,군청의 민원실등에 문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행정처리와 관련하여서는 누구의 말보다도 해당 관청의 업무 담당자로부터 확인 받는 것이 제일 확실하고 정확합니다. 예전과는 달리 상당히 친절하며(제가 경험한 바로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일이 진행되게끔 처리해줍니다.관청에 가길 귀찮아 하거나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바랍니다. 특히 농가주택으로 지으려는 분들의 경우엔 자격조건이나 제한사항등을 충분히 알아본 후 진행을 해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농지를 전용할 경우 일의 진행은 아래와 같습니다. 집지을 터의 위치가 정해지면 지적분할을 위한 측량을 하고, 측량 성과가 나오면 지적분할이 이루어집니다. 집지을 터의 위치는 집주인이 적당한 위치에 정하고, 군청의 지적과에 지적분할을 요청하면 대한지적공사에 측량을 의뢰합니다. 측량비를 지불하면 며칠후 측량기사가 나와 측량하고,측량성과도를 제출하면 지적분할이 이루어집니다.지적분할은 땅이 두개로 쪼개지며 번지수가 늘어나는 것입니다.예컨대 현재 땅의 번지가 100번지이면 지적분할후엔 100번지와 100-1번지가 되는 것입니다.
이중 집을 지을 터가 농지에서 대지로 전용되는 것입니다.농지전용신고 또는 허가를 위한 서류를 제출한 후 15일이내에 가부가 결정되며 허가가 나면 농지조성비와 농지전용 부담금을 납부합니다.(농가주택의 이점은 농지조성비와 농지전용부담금이 면제된다는데 있습니다.) 해당시군에서 정한 기준평수에 따라 착공신고 또는 건축신고없이 농지전용허가(신고)만으로 집짓기에 들어갈수 있습니다.(기준평수 이상이면 착공전 착공신고나 건축허가를 받아야 합니다.)집을 다 짓고 난 다음엔 건축물대장등재를 위해 준공검사를 받아야 하며, 필히 정화조 준공검사를 미리받아두어야 합니다. 건축물대장 등재가 끝난 후 법무사에게 위탁하여 등기부등본에 등재를 하면 집과 관련된행정절차는 마치게 됩니다. 기준평수 이상으로만 짓지 않는다면 예전보다 매우 간소화된 절차로 집을
지을 수 있고, 특별히 어려운 점도 없습니다.
공사중엔 여러가지 이유로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민원발생입니다.주변과 마찰이 발생될 소지를 최대한 줄이고, 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인내하고 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단, 너무 비굴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이 비상식적인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엔 정당히 맞서는 용기도 필요합니다.써놓고 보니 말은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네요.그런 일이 설령 발생하더라도 스트레스 받을 필요 전혀 없이 '집짓는 과정 중 가장 큰 공부'라 크게마음먹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공구의 준비
집을 짓는데 필요한 공구는 좀 과장되게 말하면 망치와 톱만 있으면 된다고 할 정도로 간단합니다.공구란 결국 일을 쉽게 하기 위해 도와주는 도구입니다.처음부터 전문가처럼 너무 다양한 공구를 구입했다가 한번 제대로 사용도 안하고 처박아두느니 필요한 그때그때 구입하기를 권합니다.(이곳에 나오는 공구의 이름은 널리 통용되는 실제명칭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잘못된 이름이나 일본식명칭이 등장 하더라도 널리 양해바라며 제대로 된 이름을 알려주시면 그때그때 바로잡겠습니다.이곳에 등장하는 일부상표의 회사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으며 실제 사용경험담 정도로만 이해해 주길 바랍니다.)
I.반드시 있어야 할 공구류 (1)
1) 엔진체인톱
이것 하나만 있으면 집한채 너끈히 지을 수 있을 것이라 할 정도로 쓰임새가 많고 반드시 갖추어야 할 공구 제1호입니다. 처음 접해보는 입장에서는 사용을 조금 겁내 할 수도 있겠지만, 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이상에는 내손처럼 자유자재로 다루지 않으면 안되는 공구입니다.무엇이든 그러하듯 처음엔 서툴지만 벽체용 나무를 집지을 만큼 자르다 보면 어느새 가장 다루기 쉬운 공구가 되어 있을 겁니다. 엔진체인톱은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집지을 현장 근처의 (친절하고 제품에 대해 설명을 잘해주는) 공구상에서 구입하길 권합니다.가격은 인터넷등에 비해 약 10%정도 비싸지만 사용방법등 (처음 사용자의 경우엔 오일을 넣는 방법라든가 시동을 거는 방법,체인톱날을 가는 방법등)에 대해 친절히 설명들을 수 있고, 고장시 쉽게 고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엔진체인톱의 고장난 부품을 못구해 하루종일 일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또, 여유가 된다면 두 대 정도를 구입하길 권합니다. 한 대는 새 것을 구입하고, 다른 한 대는 중고를 구입해 막자르는데 사용하면 좋습니다. 아무래도 황토를 다루다보니 톱날이 흙이나 돌등에 상할 우려가 높습니다.그리고 한 대가 고장나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중고의 가격은 보통 새것의 1/3 정도에 불과하므로 경제적으로도 그리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쓸만한 엔진체인톱은 새것 기준으로 30~50만원대로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개인적으로 Jonsered(존스레드)나Husqvarna(허스크바나) 등의 스웨덴제품을 선호합니다. 일본제품에 비해 고장도 적고 제품이 튼튼하며, 미국 제품보다 무게가 조금 가벼워 초보자가 쓰기에는 안성맞춤인 것 같습니다.
2) 중망치
보통 중망치라고 하면 '중간크기의 망치인가?'하며 갸우뚱거리게 되는데 오른쪽사진에서처럼 함마같이 생긴 망치입니다.쇠망치또는 돌망치라고도 합니다.벽체를 쌓을때 중간중간 들어가는 나무를 고정시키는데 사용됩니다.몇군데 다녀보며 들어보아 무게등이 손에 잘 맞는것으로 선택합니다.(자주 사용하는 것이니 무거운 것은 고르지 않도록 합니다.)
3)망치(장도리,노루발장도리)
아마 집에 한개씩은 꼭 있는 공구일 겁니다. 한쪽으로는 못을 박고, 다른 한쪽은 못을 뽑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걸 사용하면 됩니다. 집짓는 일중 사람이 많이 필요할때가 지붕의 개판을 칠 때인데, 조금 여유있게 망치를 준비해두면(보통 4~5자루 정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을 빨리 끝마칠 수 있습니다.
4) 빠루 (배척 또는 노루발못뽑이)
이런게 용어를 정리하며 가장 어려운 점의 하나입니다. 철물점에 가서 '빠루'의 표준어인 '배척'이나 '노루발 못뽑이' 달라고 하면 아마도 외계인 취급 받을겁니다.^^;;;; 주로 못을 뺄때 쓰고 무거운 것을 옮길때 지렛대 대신 사용하기도 합니다.
5) 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보통은 전지톱이라고 하는 막톱을 사용하면 됩니다. (오른쪽 사진은 양날톱입니다) 톱은 밀때 힘을 빼고 당길때 힘을 주며 자르는 것이 요령입니다. 쇠붙이나 돌등에는 톱날이 쉽게 상하므로 자를때 특히 주의하여야 합니다.
6)줄자
설명이 필요없겠죠? ^^; 다만 한가지, 길이를 측정할 경우엔 반드시 두번,세번 확인한후 일을 진행해야 합니다. 밝히기 창피하지만 우리집 현관의 경우 원래 190cm의 높이로 서야 할 것이 측정의 실수로 10cm 짧아졌습니다. 말도 안되는 실수지만 특히나 문,창틀을 짤 경우엔 자르기전 또 한번 측정하는 습관을 들이길 바랍니다.
7)수평계 (수평대)
의외로 용도가 많은 요긴한 공구중의 하나입니다. 사람의 눈이란 것이 워낙에 착각을 많이 일으켜 언뜻 보기에 똑바르게 보여도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바로 이 수평대입니다. 150cm이상되는 긴 것 , 60cm정도의 중간것, 30cm이하의 짧은것 각 한개씩 준비해 두면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8)사다리
사다리는 서까래목등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사용해도 좋지만 접이식 사다리가 한개쯤은 꼭 필요합니다. 특히나 벽체가 높이 올라가고 난 뒤에는 전문가들의 경우엔 집주위로 올라가 작업할 수 있도록 비계를 설치하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입장에서 사다리는 필수 불가결한 도구중 하나입니다. 6단이상되는 것으로 구입하길 권합니다.
9)받침대 (B/T 아시바 (日語인 아시바 = 비계))
B/T는 약어로서 Build - up Type scaffolding 또는 prefabricated scaffolding으로, 틀로 짜서 조립할 수 있는 비계를 말하며, (오른쪽 사진의 짙게 표시된 부분)
1 SET 는 세로대:기둥틀 2개 가로대:수평덮개 1개 경사대:가위모양 X 자 2개 로 구성됩니다.작업용 발판으로도 사용하며 해체와 조립이 용이하고 운반하는데도 가벼워 초보자도 사용하기 쉽고, 비교적 많은 양의 물건도 쌓아 두고 작업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2 set이상(안과 밖) 필요하며 여러 Set이 있으면 작업능률을 높이는데 효과적입니다.
10) 전기 그라인더 (디스크 그라인더)
목수에게는 대패가 나무를 다듬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공구지만, 초보자가 다루기엔 껄끄러운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대패 대신 목재를 매끄럽게 다듬어주는 데 일등공신이 바로 전기 그라인더입니다. 두개정도 구입해 번갈아가며 사용하길 권합니다. 4인치,7인치, 9인치등 디스크의 크기가 여러가지입니다. 크기가 크면 일단 일의 능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처음 구매가격이 비싸고, 무겁습니다. 4인치 크기의 그라인더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11) 전기 원형톱
지붕의 천장을 이루는 개판을 칠때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만큼 유용한 공구입니다. 원형집이다보니 지붕개판의 판자를 한장한장 톱으로 썰어 못으로 박아야 하는데, 그때 전기 원형톱을 사용하면 일의 능률이 훨씬 좋아집니다. 단, 매우 위험하니 사용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익숙하게 다룰수 있도록 미리 몇번 써보아 사용법을 익혀 두어야 하겠습니다.
12)먹통 / 먹물 / 먹실(나일론실)
목재를 재단할때 사용합니다. 처음엔 실에 먹도 잘 안묻고 사용중엔 손에 온통 먹물투성이지만, 몇번 써보면 요령이 생겨 자연스레 사용이 가능합니다.
혼자서, 더군다나 비전문가가 집을 지을 경우 어려운점중 한가지는 공구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알고나면 사용법이 별 것 아니지만 처음 쓸 경우엔 주변의 아는 사람이나, 하다못해 철물점 주인에게라도 물어보아 사용법을 완전히 숙지한 후 사용하면 한결 낭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 받기를 두려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11)기역자 (곡척(曲尺),곱자,사시가네).
한쪽은 길고 다른 한쪽은 짧게 직각으로 굽은 자입니다.보통은 '사시가네'라 하여야 알아들을 겁니다.스테인리스(stainless steel)로 만들어져 있으며 창틀이나 문틀 재단시 많이 사용됩니다.
12)삽 / 각삽 / 평삽(오삽)
왼쪽부터 순서대로 1)삽 2)각삽 3)평삽 (오삽은 일본말) 입니다.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앞이 삼각형으로 생긴 1)삽 이며, 모래등을 풀 때 사용하는 것이 2)각삽 이고, 왕겨나 톱밥등 비교적 가벼운 많은 재료를 풀 때 사용되는 것이 3)평삽(오삽) 입니다.특히 각삽과 평삽(오삽)의 경우 혼동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잘 구분해 보시기 바랍니다.
13)낫
보통 날이 얇아 풀을 베는데 적합한 (1)외낫과 뭉툭하지만 날이 잘 상하지 않는(2)조선낫으로 구분합니다. 황토집을 지을때 필요한 낫은 2)조선낫입니다. 나무의 껍질을 벗기거나 깍을때 사용합니다. 전문적으로 나무껍질을 벗기는 도구(3)를 사용해도 좋지만, 일반적으로 판매하지는 않으며 대장간이나 철물점등에 직접 제작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14) 가스 토치
지붕의 방수재인 아스팔트슁글을 붙이는데 사용합니다. 요즘엔 원터치점화방식(2)으로도 많이 나와 사용하는데 한결 편리해졌습니다. 집을 다 지은 요즘엔 이걸로 구들방 아궁이 불을 붙이는데 아주 편리하게 사용합니다. ^^;
15) 흙손 (헤라,putty knife)
보통 '헤라'라고 하는게 구매하기는 더 쉬울 겁니다. 사전등을 찾아보니 '헤라'라는 말대신 '흙손'이란 단어와 이미지가 있어 이렇게 쓰긴 썼지만, 사실 흙손은 오른쪽 사진의 2)에서 보는 바와 같은 시멘트 미장을 하는데 사용되는 도구의 여러가지를 부르는 명칭으로 더 자주 이용됩니다. 이 흙손도 사실 일본식명칭인'고대'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지만요.
헤라는 PVC나 고무등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황토집에서의 용도는 주로 지붕의 아스팔트슁글을 불로 지져 붙이는데 사용하니 스테인리스나 철판등 불에 강한 재질로 만든 것이어야 하겠죠.^^;
16)볼트캇타 (절단기)
못이나 철사등을 절단시 사용합니다.보통 영화에서 보면 철조망을 자르거나 자물쇠등을 자를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크기가 여러가지이니 용도에 맞게 구입하면 됩니다.
17)보호안경(고글)
그라인더로 작업하거나 샌딩작업시 먼지등이 들어가지 않게 쓰고하면 좋습니다.제 경우엔 처음에 수영용 수경을 쓰고 했는데 땀이 차서 별로 좋지 않더군요. ^^;(이 사진은 '오늘의 이야기'를 보시면 있습니다.) 작업용으로 하나 구입해 쓰고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18) 끌
나무의 홈을 파거나 구멍을 내는데 사용합니다. 황토집을 짓는데는 전병통의 홈을 파는데 주로 사용되며, 나무의 옹이를 파낼 때도 유용합니다.
19) 4B 연필
목재를 재단하거나 표시할 때 유용하게 사용됩니다.귀에다 하나씩 꽂고 작업하시기 바랍니다.
2.있으면 편리한 공구들
없어도 작업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반대로 있으면 작업능률이나 효율면에서 좋은 공구들입니다. 미리 구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작업하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될 때 구입하면 됩니다.
1) 전기 대패
없어도 무방하지만 폼나게 목재를 다듬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단,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고도의 숙련이 필요합니다.
2) 전기 드릴
나무가 마르면 단단해져 못을 박는데 애를 많이 먹을때 유용합니다. 나사못을 박을때도 유용하게 사용되구요. 너무 소형의 것은 사용시 부하가 많이걸려 좋지 않습니다. 500W 이상 되는 것으로 구입합니다. 단, 중국제등 인터넷에서 이만원대 정도로 싸게 파는 것은 절대 구입하지 마십시요. 저도 한개 샀다가 한번 써 보지도 못하고 그냥 버렸습니다.(이것저것 같이 끼워주는건 많아도 제대로 된 게 한개도 없더군요 -.- ;)
3) 전기 샌더기
그라인더로는 곱게 다듬기 힘든 곳이나, 나무에 니스나 락카등의 칠을 한 뒤 부드럽게 다듬는데 유용한 공구입니다. 일반 샌딩페이퍼를 잘라 기계에 끼워 사용합니다.
4) 작업선
전기작업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50m이상되는 것이 편리합니다.
5)못주머니
못주머니는 숙련된 목수밖에 차지 못한다고 농담삼아 말하는데, 내집 지으며 내가 찬다는데 누가 뭐라 그럴 사람도 없고...허리에 차고 일하면 여러가지 공구도 넣을 수 있고, 또 폼도 나서 일 할 맛도 나니 즐겁습니다.
3.소모성 공구/자재
1) 철 못
아래의 네가지 크기의 못을 주로 사용합니다.
*. 2"(2인치못, 50mm) : 주로 개판을 칠때 사용합니다.
*. 3.5"(3인치항못, 90mm ):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 5"(5인치못, 125mm) : 두꺼운 나무, 예컨대 창틀이나 문틀을 세울때 주로 사용합니다.
*. 6"(6인치못, 150mm ) : 서까래를 고정하거나 창틀/문틀의 고정에 사용합니다.
2)방진마스크 (안면부여과식)
샌딩작업시 발생하는 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시켜 줍니다.3M 제품을 추천합니다.
3)디스크휠페퍼(그라인더페퍼,해바라기)
생긴모양대로 보통 해바라기라고 부릅니다.
작은조각의 사포가 원형으로 붙어 있는 모양입니다.
# 숫자가 적을수록 입자가 거칠어 집니다.
보통 #40 에서 #400 까지 있으며 #60 ~ #120까지 많이 사용됩니다.
사용되는 #숫자는 개별 사용예에서 제시합니다.
4) 2중 코팅 장갑
일반적으로 쓰는 빨간색 반코팅장갑이나 목장갑은 내구도가 약해 황토작업시 금방 헤져 불편합니다. 두껍게 코팅된 2중코팅장갑을 구입해 사용합니다.
4.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무방한 것
1) 포크레인
집지으면서 정말 꼭 있있으면 했던 것 제일호입니다.포크레인 한대가 하는 일은 거의 장정 열명에 맘먹을 만큼 어마어마합니다.중고를 구입했다가 사용하고, 다쓰고 난 후 다시 되팔면 되니 경제적으로도 그리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단,유지비가 만만찮게 들고 처음 배울 경우엔 서툴러 일의 진척이 오히려 더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여유있게 집을 지으실 분은 한번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2) 컴프레서(compressor, 콤푸레샤)
보통 2.5 Hp 정도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저렴하구요.작업이 끝난 후 이것으로 몸을 털 때의 상쾌함은 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즐거움일겁니다.기타 타카를 치거나 먼지를 털 때 사용됩니다.
3)타카
황토집을 지을때는 주로 지붕의 개판을 칠때 사용하면 편리합니다.컴프레서로 압축된 공기의 힘으로 못을 박는 원리입니다.단,개판의 두께에 따라 타카를 잘 구입하셔야 합니다.보통 개판의 두께가 20mm정도이니 타카는 40mm이상 박을 수 있는 것으로 구입합니다.
※ 현재 전기와 관련된 공구/자재와 설비(수도//하수도/보일러 배관)관련 공구/자재는 빠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당 분야의 이야기가 진행될때 같이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설 계
직접 집을 짓는다고 하면 제일 걱정이 '집의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다.집을 직접 짓고 있을 때나 다 짓고 난 후에 받은 가장 많은 질문도 바로 '설계는 어떻게 하셨어요?'였으니까요.사실, 설계라 하면 거창하게만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집의 구조를 어떻게 앉힐지에 대한 대강을 평면도로 그리면 집짓는데 그리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평면도가 완성된 후, 창과 문의 크기를 결정하고 천정의 높이를 결정하면 집의 입면도가 완성되구요.직접 손으로 그리려면 우선 모눈종이와 자,컴파스등을 준비하고 '모눈종이의 한 눈금이 실제 얼마'(예를 들자면 모눈종이 한눈금 = 실제 50cm etc.) 라고 축척을 정한 후, 원하는 모양의 집을 그리면 됩니다
.
방은 몇 개고, 거실의 크기는 어떻고, 화장실의 위치는 어디에...저 역시 전문적인 설계 프로그램을 이용하건 아니고 Excel 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시적(^^)으로 설계를 하였습니다. 오른쪽의 그림에서와 같이 Excel의 각 행과 열을 정사각형에 가깝게 맞추고 (모눈종이처럼) 원형Tool과 직선Tool등 그리기Tool을 이용해 작성하였습니다.이렇듯 자신이 편하게 그릴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도구를 사용해서라도 그리면 됩니다.아래에 몇가지 주의할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접설계시 주의할 점>
1. 쓰려는 자재에 맞추어 집의 크기와 모양을 결정할 것.
보통 나무자재는 그 크기를 6자,9자,12자 등으로 맞추어 판매합니다.이어 붙이지 않는 한 보통 방이나 거실의 크기는 사용하려는 서까래의 길이에 따라 결정됩니다.기준 규격이 아닌 자재를 사용하여 집을 지으려면 먼저 자재부터 준비해 놓은 다음 일을 진행하는게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손해보지 않는 길입니다.
2. 벽의 두께를 반드시 고려할 것
일반집과는 달리 황토집의 경우는 벽의 두께가 45~50cm 정도 됩니다.그러다 보니 바깥에서 볼때보다 안쪽의 공간이 조금 좁으며,특히 화장실이나 부엌의 공간이 아주 좁아질 수 있습니다. 설계할때 반드시 벽의 두께도 함께 계산해야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
3. 화장실,부엌등 습기가 발생하는 공간의 위치 선정
저도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인데 아무래도 욕실이나 화장실,부엌등 습기가 많이 발생하는 곳은 별도의 공간으로 격리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물론 저도 나름대로 꼼꼼히 방수에 신경은 썼지만 스미는 습기에는 여름에도 주기적으로 보일러를 틀어 말려주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더군요. 설계시 욕실/화장실과 부엌을 다른 구역에서 별로도 격리하는 방안도 한번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4.문의 위치와 여닫는 방향, 창의 크기, 천정의 높이 결정
의외로 생각 할 부분이 많은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얼마정도 크기여야 드나드는데 불편하지 않을지, 또 문의 손잡이는 어느쪽이어야 하는지, 천정은 무조건 높은것이 좋은지...도무지 감이 안잡히죠?제가 찾은 해결책은 이겁니다.현재 살고 있는 집을 모델로 삼아 줄자로 일일이 재어가며 문과 창의 크기와 위치의 감을 익혔습니다.그리고 문의 여닫는 방향 역시 오른쪽과 왼쪽 서로 번갈아 가며 빈 허공에서 흉내내보아 가장 편한 쪽으로 결정했구요.천정은 높을 경우엔 공간이 넓어 보여 많이 선호하지만, 조명의 밝기와 난방에서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그리고 벽체를 쌓아올리기 위해 낮을때보다 몇배의 노력을 더해야 하구요.집의 높이에도 적절한 구성이 필요합니다.
설계도를 그리기 어려우시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평면도를 한번 그려보세요.그러면 아마도 머릿속에 지어야 할 집의 구조가 확 들어올 겁니다.
5. 기본 평면도의 활용
기본 평면도가 완성되면 이제 그것을 여러장 복사해두고 아래의 것들을 준비해 갑니다.
1)전기배선도
평면도 상에 간단히 전등과 콘센트 등의 위치를 표시합니다. 나중에 전기배선시 어느 위치에 어떤 것이 들어가야 하는지 감을 잡게 해줍니다. 또한 필요한 전등의 갯수와 콘센트의 갯수등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2)상,하수도 구성도
전기배선도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위치와 빠져 나갈 위치등을 미리 지정해 둡니다. 저희집의 경우엔 욕실에 상/하수도 각2개, 부엌과 다용도실에 각 한개씩 그리고 보일러와 마당에 상수도 한개,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 필요에 맞게 구성해두고 나중에 실제 공사할 때 참고하면 됩니다.
6.건축물대장 등재시
건축물에 대해 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청에 가서 건축물대장에 등재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사의 설계/감리 확인도장이 필요하며 이때 설계사무소에 가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설계도를 다시 그립니다. (이 역시 각 지역마다 조금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알아보시길...)글로 쓰니 오히려 더 복잡해졌는데 실제로 설계 해보면 재미도 있고 정말 별거 아닙니다.옛날 집을 짓는 도편수들의 경우엔 지금과 같은 도면없이 모두 머리속으로만 설계도를 갖고 집을 지었다고 하더군요.백지와 연필만 준비하십시요.하나 하나 구상해가며 설계도 그리는 재미에 어쩌면 밤을 꼬박 세울지도 모릅니다.
*. 자재 준비
제가 이런 형태의 황토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모든 자재가 몸에 아주 이로운 천연자재이며, 경제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집을 짓는 주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자재 가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대신 자재를 사용할 형태로 가공하는 것에 만만찮은 품과 노력이 들어 갑니다.들이는 노력과 경제적인 관계가 반비례한다고나 할까요?큰 덩어리부터 차근차근 알아봅니다.
1) 황토(黃土, loess(뢰스))
주로 실트(국제토양학회 협정법에 따라 입자 지름이 0.002∼0.02㎜인 토양입자)크기의 지름 0.002∼0.005mm인 입자로 이루어진 퇴적물을 말합니다.중국 본토인 황허강[黃河] 유역에 널리 분포하며, 그 밖에 미국의 미시시피강 유역,유럽 중앙부등에도 분포합니다. 중국 본토의 황토는 북서부에 있는 사막으로부터 편서풍에 의하여 운반되어 퇴적된 것이며, 그 밖의 것은 빙하가 후퇴한 뒤의 퇴적물이 바람에 운반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황토는 중국 대륙에서 수천만 년을 날아온 황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중국 북서부 감숙성의 사막 ]
황토자체는 석영 40~80%, 장석과 운모 10~20%, 탄산염광물 5~35%, 실트 2~4%등의 조성으로 이루어진 광물로, 붉은 색을 띄고 있고, 화학성분은 실리카가 50~60%, 알루미나는 8~12%, 3가 산화철은 2~4%, 2가 산화철은 0.8~1.1%, 산화칼슘은 4~16%, 산화마그네슘은 2~6%, 약 0.5%의 산화티탄과 산화망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수분함량이 0~15%정도로 이루어진 것입니다.황토는 표면이 넓은 벌집구조로 수많은 공간이 복층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스폰지같은 구멍에는 원적외선을 다량흡수, 저장할 수 있어 열을 받으면 발산하여 다른 물체의 분자활동을 자극합니다.황토의 효소 성분에는 카탈라아제, 디페놀 옥시다아제, 사카라제, 프로테아제의 4가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효소들은 각기 독소 제거, 분해력, 비료 요소, 정화 작용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황토에 대한 좋은 점들은 너무도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줄이고, 집짓기에 적당한 황토에 대해 알아봅니다.
집짓기 적당한 황토는 일단 색이 너무 붉지 않고, 적당한 찰기와 통기성을 갖춘 것이라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고운 황토로만 된 것 보다는 마사토가 어느정도 섞인 황토가 좋습니다.대략 20~30% 정도 마사토가 섞인 황토를 추천합니다. 강도도 단단하고 잘 마릅니다.황토는 집을 지을 지역에서 구해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시간적으로 유리합니다.
[집 근처에서 구해온 황토 - 구하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적당한 황토를 발견하면 집에 모래자루로 하나정도 가져와 물로 반죽하여 두께 25cm정도의 블럭을 만들고 말려봅니다. 황토의 성질및 특성을 알아 보는 것이지요.마르는 시간도 확인하구요.두,세곳 정도의 황토를 이런 식으로 자가실험해보면 집짓기 좋은 황토에 대해 어느정도 감이 트일 겁니다.황토를 산에서 직접 채토할 경우엔 표면의 흙을 어느 정도 걷어낸 후 사용 하는 것이 좋습니다.농약등 공해에 오염되어 있을 수도 있고, 유기물이 많아 부패되기도 쉽습니다.(보통 햇볕을 많이 받은 동쪽의 황토(동벽토 또는 동황토)를 표피로부터 1m이상 파내고, 그 속의 황토를 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향약집성방등 옛 의학서적에 근거하여 좋은 황토를 구분하기도 합니다.(옛선인들은 흙의 종류를 수십가지로 나누어 구분하기도 합니다. 위의 동벽토도 그중의 한예입니다.)나름의 과학적인 근거등도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직접 구할 수 있다면 좋기는 하지만 토굴,채취허가나 황토가 묻힌 산주인에 대한 사례, 운반등의 문제로 직접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덤프트럭기사등 건축 골재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곳에 알아보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요즘은 황토를 이용하는 산업이 발전하여 황토만 전문으로 파내는 광산(?)도 여러 곳 있습니다. 황토블럭등을 찍어 파는 곳에 문의를 해 보아도 일반 황토를 구할 수 있구요.
한가지,적토(赤土,red soil)에 대한 것은 짚어봐야지요.
적토는 염기(鹽基)의 용탈(溶脫)이 심하여 철 ·알루미늄의 이산화물의 집적으로 붉은색이 강하고, 강알카리성을 띈다고 합니다. 황토와 적토는 그 구성성분은 비슷하며, 구성비가 조금 틀립니다. 그렇기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황토로,그 이상을 적토로 한다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색깔과 구성비, 경제적인 면등을 고려하여 적당히 취향껏 구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황토가 인기가 있다 보니 상품성을 높이고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하여 자기것만 진짜황토니,동벽토니 하는 현혹된 말로 아주 값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잘 판단하여 손해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황토는 보통 10평(= 32.4 ㎡) 지을 경우 15톤 덤프트럭(=10㎥)으로 2대분의 흙을 필요로 합니다.이는 높이 2.8m 이고 벽체의 두께가 40cm일 경우이며, 각자 지을 집의 평면도가 완성되면 벽체의 용적을 계산한 후,* 2/3 하시면 됩니다. (1/3은 들어가는 통나무)용적계산은 집둘레의 길이를 모두 더한 후 거기에 두께와 집의 높이를 곱하면 됩니다.자재는 필요량보다 20~30%정도 더 준비하길 권합니다.조금 모자라 따로 준비하려하면 가격이 상당히 필요할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넘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황토가 준비되면 벽체를 올리기 하루전 쯤 포크레인을 불러다 반죽을 합니다.반죽전에 지붕위에 올릴 것과, 바닥미장용으로 쓸 마른 황토를 따로 옮겨두고 비닐이나 갑바등으로 잘 덮어 비를 맞아 유실되지 않도록 합니다. 반죽은 물을 많이 넣어 조금 묽게 하며, 반죽이 다 되면 쓸 공간에 옮겨다 두고, 마찬가지로 비닐이나 갑바로 잘 덮어둡니다.
반죽해놓은 황토는 잘 굳으므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물을 듬뿍 뿌려두어야 합니다.
[황토반죽하기- 더 자세한 내용은 "015.황토이기기"의 내용을 참조하세요]
황토에 혹시 무얼 섞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전 물이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넣지 않았습니다.추가비용이 조금 들겠지만 소금은 조금 섞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대신 너무 많은 소금이 들어가면 소금이 수분을 머금고 있어 잘 마르지 않습니다.)그 외에 짚이나 마닐라 로프등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섬유를 섞는 경우가 있는데, 비추천입니다.그 이유는 안에서 썩거나 부패할 우려가 많으며, 곰팡이가 그런 것들로부터 안에서 피어나면 제거되지 않습니다.그리고 벽의 마감이 깨끗이 되지를 않아 다시 마감을 해야 합니다.기타 시멘트나 뭐 화학방부제,접착제등을 설마 자신의 집을 짓는데 섞는 분은 안계시겠죠...
목재를 구하기 위하여는 좋은 제재소와 거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가격도 중요하겠지만 어느정도 지속적으로 거래 하다 보면 가격은 그만큼 할인이 가능하며, 중요한것은 목재의 품질과 신뢰성 일겁니다.여유있게 시간을 갖고(이듬해 봄에 집을 짓는다면 그해 여름쯤)충분한 고려하에 제재소를 선택하고, 벌목할 나무를 정하고,나무를 구해둔다면 더욱 효율적인 집짓기가 가능합니다.(보통 나무는 가을에서 겨울에 벌목을 많이 합니다.)
목재의 용적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재(才, 일본말로 사이)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1재(才)는 1치(3cm)*1치(3cm)*12자(360cm) 이며, 원목의 경우 길이가 6m이하인 경우엔 말구(직경이 제일 작은쪽)의 지름 제곱에 길이를 곱해 재적을 구합니다.예를 들자면 지름이 30cm이며 길이가 3.6m인 경우 100재(才)인 것이지요.제재소를 다니다보면 생소한 용어 - 나무이름,단위의 혼동,이상한 일본어등으로 인하여 혼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나무의 품목을 뽑아 집지을 현장 주변의 여러 곳의 제재소를 찾아 다니며 견적도 받아 보고, 얘기도 듣고, 일하는 모습등도 살펴보다보면 어느샌가 그런 것들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목재는 그 용도에 따라
(1)벽체를 쌓는데 들어가는 나무와
(2)서까래용,
(3)지붕 개판을 칠때 사용되는 것과
(4)창,문틀을 짜는데 필요한 목재등 네가지로 크게 분류하여 설명합니다.
(1) 벽체용나무
벽체를 쌓을 때에는 침엽수를 이용합니다.잣나무나 전나무등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 주위에 흔한 소나무를 주로 이용합니다.(소나무는 우리나라 숲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흔합니다.)
소나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자면, 소나무는 솔, 참솔, 송목, 솔나무, 소오리나무로 부르기도 합니다. 한자로는 '松'이라 하는데 이 한자의 오른쪽의 '公'은 소나무가 모든 나무의 윗자리에 있다는 것을 뜻할 정도로 귀하게 여겨왔습니다. 중국 명나라때의 사람인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에 보면 "소나무는 모든 나무의 어른이라"라는 표현도 있을 정도니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도 바로 소나무랍니다. 갤럽조사에서 한국인의 44%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았다는군요. 2위인 은행나무(4.4%)를 좋아한다는 사람의 10배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입니다.
소나무는 적송(赤松)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소나무의 껍질이 붉고 가지 끝에 있는 눈의 색깔도 붉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고 해서 육송이라고도 부릅니다. 육송은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보다 잎이 연하여 여송(女松)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자송(雌松), 적송(赤松), 요동(遼東)적송, 단엽(短葉)적송으로 불린다네요. 소나무는 잎 두개가 모여 한쌍을 이루는 이엽송이며, 이엽송외에 이수송, 이침송, 이립송등으로 부릅니다. 학술명은 Pinus densiflora Siebold et Zuccarini이며 이름을 풀이해 보자면 Pinus는 라틴어로 나무라는 뜻이며, densiflora는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서 꽃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는 뜻이라는군요.
[우리나라 소나무의 수피]
주요한 소나무의 종류 몇가지를 아래에 정리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ㄱ)소나무 Pinus denaiflora (= 적송,육송)
상록침엽교목. 줄기는 높이 35m, 지름 1.8m 정도이며 수피는 적갈색이나 밑부분은 흑갈색이다. 바늘잎은 2개씩 뭉쳐서나고 길이 8~9cm 나비 1.5mm로 밑부분의 비늘은 2년후에 떨어진다. 꽃은 5월에 핀다. 잎은 각기, 소화불량 및 강장제로, 꽃은 이질에, 송진은 고약의 원료로 쓴다. 품종으로는 남복송, 금송, 여복송, 금강소나무, 처진소나무, 반송, 은송 등이 있다.
ㄴ) 중곰솔 pinus densi-thunbergii (춘양목,홍송)
상록침엽교목. 춘양목이라고도 하며 줄기가 곧게 자라고 옹이가 없다. 줄기 밑부분의 수피는 회흑색으로 깊게 갈라져 떨어지는 것은 곰솔과 같고 윗부분의 수피는 붉은색으로 얇은 조각이 되어 떨어짐은 소나무와 같다. 목재의 질이 매우 우수해서 한옥건축재 및 문짜는데 쓰인다.태백산맥에서 벌채된 우수한 재목이 경북 봉화의 춘양역에 모인다고 하여 춘양목이라 부르기 시작 하였으며 적송이라고 혼용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ㄷ) 곰솔(해송) pinus thunbergii
상록침엽교목. 해송, 흑송이라고 한다. 줄기는 높이 20m, 지름 1m 정도이고 구피가 흑갈색이며 겨울눈은 백색이다.바늘잎은 2개씩 가지 끝에 뭉쳐나고 다소 비틀리며 길이 9~14cm 나비 1.5mm 정도이다. 꽃은 5월에 핀다. 화분과 껍질은 식용하고 송진은 출혈과 신경통의 약재로 쓰인다.조림적수로서 방풍림으로 심는다. 곰반송(for. multivaulis)은 밑부분에서 굵은 가지가 갈라져 나와 다북하게 보인다.
ㄹ) 만주곰솔 pinus tabulaeformis var. mukdensis
낙엽 침엽교목이다. 만주흑송이라고 한다. 줄기는 높이 25m 지름 80cm 정도이며 수피는 회흑갈색이고 갈라진다. 어린가지는 연한 황색으로 털이 없고 겨울눈은 황적갈색이다. 바늘잎은 2개씩 뭉쳐나고 길이 10~17cm 나비 1.5mm 정도로 단단하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꽃은 4월에 핀다. 재질은 소나무와 비슷하고 건축재로 쓰인다.
ㅁ) 백송 pinus bungeana
상록 침엽교목이다. 줄기는 높이 15m 지름 1.7m 정도이며 수피는 밋밋하고 큰 비늘처럼 벗겨져 있으며 회백색이다. 바늘잎은 3개씩 뭉쳐나고 길이 7~9cm 나비 1.8mm 정도로 단단하며 곧으며 눈비늘이 빨리 떨어진다. 꽃은 5월에 핀다.
ㅂ) 리기다소나무 Pinus rigida
상록침엽교목이다. 줄기는 높이 25m, 지름 1m 정도이며 수피는 적갈색이나 깊게 가라지고 겨울눈은 짙은 갈색이다. 바늘잎은 3-4개씩 뭉쳐나고 비틀리며 길이 7-14cm 로 잔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핀다. 목재의 질이 나쁘고 송진이 많이 나오며 옹이가 많아 유용성이 적지만 어디서나 잘자라기 때문에 많이 심고 있다. 북아메카원산이다.
[춘양목]
벽체를 쌓을 나무는 45~50cm정도로 절단하여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제재할 목적의 원목은 가격등의 측면에서 적당치 않으며 화목용이나 톱밥용 소나무도 충분합니다. 가을부터 겨울철 많이 하는 간벌(솎아내기)때 인부나 산주인등으로부터 구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도 있습니다.벽체용 나무의 경우 일부러 껍질을 벗기거나 말리지 않고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가을 - 절기상 처서이후에 베어낸 나무의 경우 집을 지을 이듬해 봄까지 말려지는 정도면 충분하며, 껍질을 벗기는수고로움에 비긴다면 껍질을 벗기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아주 사소한 것에 불과합니다.껍질을 벗겨 소금물에 몇개월 담구었다가 통풍이 잘되고 그늘진 곳에서 한 일이년 잘 말려 쓴다면야 최상의 자재가되겠지만 말이지요.
6자(180cm) 크기로 절단하여 운반하며, 네토막내어 사용합니다.(한토막=45cm) 필요량은 10평을 기준할때 5톤 화물트럭 1차분 정도의 비율로 구하시면 됩니다.
[잘라서 쌓아둔 나무]
서까래용 나무는 두께가 일정하고, 곧게 뻗은 것을 자재 선택의 최우선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그래서 선택한 것이 낙엽송인데... 낙엽송은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꽤 되는 나무라 예로부터 목수들은 다루기를 꺼려 했답니다.그리고 예전엔 탄광의 갱도버팀목 등으로 사용되는등 용도가 많아 꽤 많이 벌채했다는데, 요즘은 벌채하는곳도 많지 않아 의외로 구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꼭 낙엽송만 고집할 필요없이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소나무나 편백나무등 단단한 재질의 침엽수면 상관없습니다.
직경이 제일 작은쪽(보통 말구라고 하는데)이 3치(9cm)이상이면 사용가능하며, 운반등의 이유로 보통 12자(3m60cm)짜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서까래용 나무의 길이에 따라 보통 집의 전체 넓이가 결정됩니다.서까래용 나무는 구해오는대로 껍질을 벗겨 사진과 같이 세워서 잘 말려 사용합니다.눕혀 말리게 되면 마르는 도중 뒤틀릴 수 있으며 골고루 마르지 않습니다.
[말리는 중인 서까래용 낙엽송]
(3) 지붕 개판용 나무
지붕개판용 나무도 제일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나무가 경제적으로 제일 유리합니다.판자의 두께는 20mm~25mm정도로 사람이 딛고 올라설 수 있을 정도여야 하며, 길이는 180cm 정도가 작업성이 좋습니다. 넓이는 15cm이내에서 결정하면 됩니다. (너무 넓게나 좁을 경우에 실내에서 쳐다보는 지붕의 모양이 예쁘지 않습니다.)원목을 사서 제재를 하는 것보다 제재된 판자로 구입하는게 훨씬 유리합니다.언뜻 생각하기엔 원목을 제재하는게 쌀 것 같아 보이지만 원목은 약 30%정도의 비율로 판자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이 나쁩니다.경제적인 면에서는 소나무가 좋지만, 좀더 욕심 내어 본다면 편백나무도 훌륭한것 같습니다.편백나무는 산림욕의 효과를 내는 휘톤치트의 발산량이 소나무의 몇배에 이를 정도로 건강에 좋으며 은은한 향과 벌레에 강한것도 장점입니다.(요즘 온천등에 많이 있는 나무욕조-히노끼탕의 재질이 편백입니다.)단 가격이 소나무에 비해 2~3배 이상 되며 남부지역에서는 그나마 구하기 쉽지만 그이외 지역에서는 구하기 힘든 점등이 단점입니다. 요즘은 가공하여 클립식으로 서로 끼워 맞출 수 있도록 만든 자재도 인터넷등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격은 상당합니다)
[편백나무]
또한 대나무로 개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이경우 대나무가 잘 쪼개지기 때문에 못을 직접 박지 말고, 드릴로 조그만 구멍을 낸 후 못을 박아 고정시켜야 하는 등의 작업상 어려운 점도 있지만 가격이 아주 저렴하며, 색다른 멋을 원할 경우엔 최상의 재료라 할 수도 있습니다.여유와 형편을 고려하여 구입하시기 바랍니다.준비해야 할 필요량은 처마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집평수의 3배 정도를 구해야 모자라지 않습니다.(넓이는 길이의 제곱에 비례합니다.)이해가 가지 않으면 집평면도를 그리고 처마를 포함한 지붕을 그린 후 넓이를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흙집의 특성상 처마의 길이가 일반 집보다 조금 긴 편이 좋습니다. (건축법상 처마의 길이가 1m이상인 경우 건축물의 면적에 포함됩니다. 이 조항의 적용이 엄격한 곳(도시의경우)도 있고,그렇지 않은 곳(시골의경우)도 있습니다. 설계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문/창틀용 나무
지름이 30cm이상 되는 원목을 사용합니다.국산 소나무가 가장 좋겠지만 이정도 크기의 국산소나무는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수입소나무인 미송등을 이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보통 미송은 더글라스 소나무의 목재를 말합니다. 주로 북미산 목재이며,구주소나무가 주종인 구소련(러시아등)에서 수입하는 목재는 별도로 소련송(소송)이라 합니다.(기타 칠레(칠송)나 뉴질랜드(뉴송) 등에서도 수입합니다.) 가격은 재질이나 질감, 색상등에 따라 같은 수입산의 경우에도 가격차이가 상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수입목]
국내산 소나무를 구할 수 있는 경우엔 곧은 직재 보다는 약간 휘어진 곡재가 자연스러운 맛을 살려주며,용도에도 더 알맞아 좋습니다.휜나무의 경우는 제재목으로 적당치 않아 가격이 저렴하며, 나무를 구할때 제재소측과 상의하여 미리 구해놓으면 경제적인 가격에 원하는 좋은 형태의 나무를 많이 구할 수 있습니다. 원목은 반으로 자르고 반으로 자른 반대편도 약 5cm정도 두께로 잘라내어 준비합니다.길이는 제재소와 상의하여 문/창의 크기에 맞추어 원하는 크기로 자르면 됩니다.(보통 9자(270cm),또는 12자(360cm))
(5)기타
-.각목
각목은 벽을 쌓을때 벽체용 나무의 고임목으로 많이 사용되며,지붕의 처마끝선 마감재로도 사용됩니다.9자나 12자 길이의 가로세로 각 4.5cm정도 크기의 것을 사용 합니다.
-.너와용 나무(피죽또는 적삼)
말그대로 나무를 제재하고 남는 껍질입니다. 그렇기에 재질도,형태도,길이도 다양합니다.보통 한묶음씩 묶어 판매하며, 한묶음으로 지붕 7평정도를 덮을 수 있습니다.지붕개판용 자재와 마찬가지로 조금 넉넉히 준비해두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3)기타 자재
(1) 아스팔트슁글
지붕의 방수재로 사용합니다.가격이 저렴하고 시공방법이 쉬워 초보자에겐 안성맞춤입니다.내구도면에서도 크게 문제가 없는것으로 보이나 햇볕등에 노출되어 손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두께는 비교적 두꺼운 것을 사용합니다.
[아스팔트슁글]
*.드디어 공사에 들어가다
1) 터닦기
터닦기를 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안전입니다.자연상태의 땅은 건드려 놓으면 많은 시간이 지나야 안정화 됩니다.그러기에 예전 궁궐을 지을 때에는 궁궐을 지을 도편수가 궁궐을 지을 터에서 일년 정도를 살았다고 합니다.그 일년동안 기후변화와 강수량등에 따른 땅의 변화를 체크한 게지요.
[동궐도(東闕圖], 동쪽 궁궐인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 및 궁궐 전경을 조감도식으로 그린 궁궐배치도]
오랫동안 살아온 곳이 아니라면 터를 닦기 전에 그 땅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을 마을 어른들을 모셔다가 그 땅에 대하여 이모저모를 알아보는게 중요합니다.집이 앉을 자리에서 혹여 물이라도 나는지, 비가 오면 물 빠질 배수로는 어느 쪽으로 내는것이 유리한지등등 막걸리라도 한잔 받아다가 드리고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시콜콜한 부분까지도 땅에 대하여 아주 잘 알게 됩니다.
그만큼 애정도 더 생기고요.^^
[터를 닦는 중... 7개로 나누어져 있던 밭을 하나의 집터로 만들기 위하여 터를 닦는 중]
당연하지만 집은 가능한 한 최대한 안전한 곳에 지어져야 합니다.상식적으로 너무도 당연한 이말도 때때로 경치나 전경,땅의 효율적인 이용등의 이유로 인해 무시되거나,설마하는 마음에 잊혀집니다. 계곡에 위태롭게 서있는 집, 산비탈을 과도하게 깍아 터를 잡고 앉은 집등은 그런 의미에서 최악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자연의 힘은 지형을 바꾸어 버릴만큼 너무도 강하고 위험합니다.
인간이 궁리해낼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도 자연의 힘앞에서는 때론 무용지물이 될 때도 많습니다.
[수해의 현장]
안전! 최우선적으로 항상 제일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입니다.
터닦으며 주의해야 할 또 하나는 이웃땅과의 마찰입니다.중장비가 드나들며 이웃땅을 건드릴 수도 있고, 터를 닦다보면 약간 침범할 수도 있습니다.잘못이 내쪽에 있는 만큼 여유와 인내와 아량을 갖고 잘못이 발생되면 사소한 것이라도 먼저 가서 알리고,(나에게는 사소하지만 상대편은 아주 불쾌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해결책을 찾는 것이 마찰을 줄일수 있는 최상의 방법일 것입니다. 이해해 주기를 기대하지 마십시요.그런 이웃을 만난다면야 최상이겠지만, 아예 포기하는 편이 마음고생을 줄일수 있는 또 하나의 방편입니다.
대체로 터닦기를 포함한 토목공사비는 여유있게 책정을 해두어야 당황하지 않고 공사를 철저히 할 수 있습니다.논이나 밭,임야등을 전용하여 터를 닦을 경우엔 예측하지 못했던 의외의 상황이 많이 발생되어 토목공사비용이 커집니다. 그래서 터닦기를 포함한 토목공사는 집짓기 일년전쯤 미리 하는 것이 대지의 안정화및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이제까지의 땅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갖고, 토목공사를 담당할 포크레인기사와 충분히 협의하여 결정하면 됩니다.특히나 토목공사할 포크레인 기사의 선정은 1)그 지역사람(가능하다면 그 동네사람) 2)경험이 많은 사람을 공사를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꼭 구하여 쓰시기 바랍니다.(그게 결국은 비용을 아끼고 시간을 절약하는 비결입니다.) 일당을 일이만원정도만 더 준다면 아마도 별마찰없이 마음에 쏙 들게 일을 끝마칠 수 있을 겁니다.(중장비 기사들과 잘 사귀어 놓으면 추후 황토나 돌등의 골재를 구하는 일등 비용을 아끼는 방법등에 대해 충분한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2)길과 전기,그리고 물
위의 세가지 요소 중 한가지라도 갖추어지지 않는다면 집짓는 일은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그렇기에 집짓기 전 맨 처음 준비를 해두어야 합니다.
첫번째로 길이라 하면 지적도상의 길에서부터 집짓는 현장까지의 진입로를 말합니다.저의 경우엔 밭을 집터로 전용했기 때문에 진입로의 땅이 다져지지를 않아 자재를 운반하는데 꽤 애를 먹었습니다.지름이 대략 20mm 정도의 쇄석을 돌을 깨서 파는 공장(이런 곳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에서 사다 깔았습니다. 보통 덤프트럭 기사에게 부탁하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모든 크기의 돌을 구할 수 있습니다.)쇄석은 쇄석만 깔릴 때보다는 흙과 섞여야 땅이 단단히 다져집니다. 잡석을 깔아 흙을 다지고 난 후 조경용으로 다시 깔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입로에 쇄석깔기]
두번째는 전기입니다.
우선은 공사에 사용할 전기가 필요한 것이므로 보통 임시전기를 신청하게 됩니다. 신청방법은 [전기공사면허업체]를 선정하여 전기사용신청서 등 구비서류를 준비하여 관할한전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필요한 서류는 농지전용신고/허가서등 집을 짓는다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 신분증등이며 보통 전기공사면허업체에다가 서류를 주면 알아서 대행해 줍니다.)집내부의 전기공사를 위의 전기공사면허업체에 맡길 경우엔 별문제 없지만, 직접하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경우엔 가능하면 주소지의 [전기공사면허업체]를 선정하는게 좋습니다.
임시전기는 한전에 보증금으로 20만원을 납부하며(저는 그렇게 납부했지만 바뀌었을수도 있습니다.나중에 돌려받습니다.) 신청을 대행해준 [전기공사면허업체]에도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개인은 전기공사면허가 있지 않는 한 신청할 수 없습니다.)
[가설된 임시전기]
세번째는 물입니다.
다행히 기존의 상수도 시설과의 연결이 쉬운 곳은 별문제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물은 반드시 확보해놓고 집짓기에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은 관정이라고 부르는, 지하수가 흐르는 수맥에 파이프를 박고, 펌프등을 이용해 끌어 올려 사용하게 되는데 이 방법이 물사용에는 가장 편리하며, 비교적 풍부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고, 안전성등에서도 크게 염려가 없지만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물이 부족한 곳일 경우엔 그 비용이 매우 늘어날 수 있습니다.각자의 환경에 맞게 준비하면 됩니다.
[관정을 뚫기 위한 기계의 설치]
3) 우천시 대비를 위한 준비
황토 흙집을 지으며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비가 내릴 때였습니다. 지붕을 덮기 전까지는 황토벽이 그대로 내리는 비에 노출되어, 자칫 폭우라도 내리면 그동안 쌓아 올린 벽이 허물어 질 수도 있습니다.처음에 생각했던 방법은 비가 새지않는 방수처리된 갑바등으로 커다란 천막을 만들어 집전체를 천막을 치듯 덮는 방법이었습니다. 가로 20m * 세로 10m의 천막 두개를 만들었는데, 비가오며 강풍이 부는 데에는 어쩔 도리 없이 천막의 이음새 부분이 찢어지고 뜯겨, 한번 쓰고는 못쓰게 되었습니다.
[쳐놓은 천막 ]
그래서 두번째로 생각한 것이 비닐입니다.
폭 180cm의 비닐을 사다가 벽을 둘러가며 일일이 덮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꼼꼼히 눌러두거나 못을 박아 두었습니다. 이 방법은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아무리 심하게 불어도 아무런 피해가 없었지만, 최대 단점은 한번 치고 거두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일기예보만 믿고 있다가 갑자기 내리는 새벽녘의 소나기에 놀라 현장으로 달려오기도 수차례 반복하였습니다.
[꼼꼼히 비닐로 덮기]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 될 수도 있으니 미리미리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비용은 조금 들겠지만 집전체를 덮을만한 가설건물(비닐하우스와 같은)을 미리 지어둔다거나, 아니면 공법을 조금 달리해 지붕을 먼저 만든다던가 하는 식으로 대비를 해두시기 바랍니다.물론 돈이 제일 적게 드는 방법은 단순하게 비닐을 덮는 것일 테지만요.^^;;;;
.집의 네가지 요소
집을 이루는 네가지 요소는 벽체와 지붕과 바닥, 그리고 불입니다.벽체가 있어 바람을 막아 주고, 지붕은 비를 막아 주며, 바닥이 있어 몸을 누일 수 있고,불이 있어 실내를 따뜻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집짓기도 이에 따라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1)벽은 ㄱ)기초돌쌓기 ㄴ)문틀/창틀짜기 ㄷ)황토와 소나무로 벽체쌓기 ㄹ)벽체미장 으로 세분하여 알아보고,
2)지붕은 ㄱ)전병통만들기 ㄴ)대들보 걸기 ㄷ)서까래걸고 개판치기 ㄹ) 방수처리및 마무리 등으로 나누며,
3)바닥은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ㄷ)상,하수도 설치 ㄹ)바닥미장,장판깔기 등이고,
4)불은 ㄱ) 전기 설비 및 기타 생활편의시설 입니다.
I. 벽
일반적인 집짓기는 보통 나무나 철제빔등을 이용해 먼저 기둥이나 보등의 집의 뼈대를 먼저 세우고 난 후,지붕을 덮고 이어 외벽및 내벽을 만드는 순서로 진행됩니다.하지만 제가 지은 집은 뼈대 없이 벽을 올리고 지붕을 덮는 방식입니다.기둥을 세우거나 기둥을 서로 연결하고 보를 거는 일등은 목재를 다루는 일에 숙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고, 당연히 집짓기는 처음해보는 입장에서는 감히 엄두조차 내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런 형식으로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벽을 쌓아올리는 원리만 이해한다면 그리 어려울건 없습니다.
혹여 기둥이 없어 안전이 걱정이시라구요? 아마도 40cm 이상되는 벽체를 보신다면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을 느끼게 될 겁니다.
ㄱ) 기초 돌 쌓기
요즈음은 보통 집을 지을 때 기초를 콘크리트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집이 앉을 자리 전체에 거푸집등을 대고 레미콘을 불러다 콘크리트를 부어 굳혀 기초로 삼지요.하지만 황토집은 줄기초(벽을 따라 하는 기초)만으로도 충분합니다.저의 경우엔 집터가 너무 물러 집주위로 1m아래에 돌을 채워 넣었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의 땅에서는 높이 15cm정도의 줄기초를 돌로만 쌓아도 충분합니다.
[기초쌓기 - PVC관 묻어두기]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넓이 50cm정도로 벽이 놓일 자리를 따라 미리 돌로 기초를 쌓습니다.돌로 기초를 쌓을때 주의할 점은 보일러관과 전기,상수도등이 통과할 수 있도록 미리 지름 50mm이상되는 PVC관을 각각의 통과되는 지점에 2개정도 묻어둡니다.그리고 하수도 빠지는 관도 바깥으로 미리 묻어둡니다.(보통 정화조및 기타 위생설비(상,하수도)를 집을 짓기전 터를 닦으며 먼저들 합니다.하지만 저는 맨 뒤에 했기 때문에 제가 공사한 순서에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구들 놓을 곳의 기초 높이와 넓이]
구들을 놓을 경우엔 위의 사진과 같이 10cm정도의 여유를 두고 턱을 내어 기초를 쌓습니다.나중에 구들돌이 걸리게 하기 위함이지요.제가 놓는 방식의 구들은 높이가 높아 원하는 높이만큼 기초를 미리 쌓아두어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습니다.제가 한 방식은 아니지만 옛절이나 궁궐등과 같이 집주위로 기단을 쌓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집이 주변보다 높아지니 습기가 아무래도 덜 차 오르고,집이 앉은 자세도 위풍당당해 집니다.단,집지을 터가 기단을 앉히는만큼 더 필요하고 또 그만큼의 비용이 더 필요한것만 뺀다면요.
[(보물제55호) 봉정사 대웅전의 기단(基壇)]
터를 닦으며 한번쯤 고민해 볼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기초를 쌓으며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문세울자리를 고려하라는 겁니다. 요즈음은 문지방의 턱을 거의 두지 않고 바닥의 높이와 같게 평평히 두는 것이 흐름인것 같습니다.제가 지은 집은 문틀을 미리 가공해 온 원목으로 짜기 때문에 바닥에 놓을 원목(문지방)의 높이만큼이 바닥보다 더 높아지게 됩니다. 기초돌을 쌓을 때 문이 놓일 자리를 조금 낮춰 둔다면 나중에 바닥과의 높이차 때문에 고민은 하지 않게 될 겁니다.
[바닥과 문지방의 높이차가 많이나 흙으로 바닥 채우는 중]
경험이 없었던 탓이겠지요. 또 그러면서 한가지 확실하게 배웠구요. ^^돌을 다 쌓은 뒤엔 틈새에 작은 돌을 채워넣고 사모래를 비벼 채워주면 됩니다.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앞의 [012. 벽 올릴 자리 기초 돌 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ㄴ)문틀/창틀짜기
집의 전체적인 외관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창(窓)입니다.그러기에 신경을 써야 할 것도 많은 곳이 또한 이곳입니다.원형으로 벽을 쌓아 올리다 보니 벽체의 전면을 창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창의 크기가 제한을 받습니다.(물론 여러가지 방식으로 전면창을 못할 것도 없겠지만 비용과 실제 효용성을 생각해 본다면 비추천입니다.)
좋은 창, 멋있는 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부지런히 창틀이 될만한 나무를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멋지게 휜 적당한 두께의 소나무를 구할 수 있다면 최상입니다.미리 거래할 제재소에 두께 30cm정도의 휜 소나무는 이러이러하게 제재해서 보관해 달라고 하여 한 일년정도 꾸준하게 구하는 것이 최상입니다.제재소측에서도 휜나무는 제재할때 손실이 많이 생겨 좋아할 것입니다.물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구요.그런데 문제는 직경이 한 자(30cm)이상되는 우리나라 소나무는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그래서 쓰는 것이 수입목인데 수입목은 직재만 있지 곡재는 구할 수가 없습니다.(당연한 것이 누가 못 쓸 휜나무를 수입하겠습니까? ^^;;;)목재는 적어도 집짓기 일년 정도 전부터 준비해야 원하는 형태의 나무를 마음껏 구할 수 있습니다.
이제 문틀/창틀로 쓸 나무를 구했으면 제재를 해야 합니다. 제가 제재한 방법은 윗판과 옆판에 쓸 나무는 직경 15cm로 제재했고,아랫판은 직경 7.5cm로 제재하였습니다.즉,원목을 윗판과 아랫판은 이등분하고,아랫판은 4등분한 것이지요.그리고 아홉자(270cm)짜리와 열두자(360cm)짜리를 적당히 섞어 제재하여 손실을 최소화 하였습니다.
[문/창틀 재단 예]
보통 집의 방문은 높이가 204cm,너비가 84cm정도(기성문의 경우,문틀제외)됩니다. 이를 위하여는 길이 204cm 옆판 2개, 길이 114cm 아래/윗판이 각 한개씩 필요합니다.옆판을 세우기 위하여 아래/윗판은 각 옆으로 15cm씩 필요해서 84+15+15=114cm입니다. 창 또한 마찬가지로 계산하여 가로 210cm, 세로 135cm 정도 되는 창이라고 하면,옆판은 아홉자짜리를 한번만 자르면 2개가 나오고, 윗판과 아랫판(240cm필요)은 열두자(360cm)짜리를 잘라,나머지(120cm)는 아까 문의 윗판과 아랫판에 사용하면 되겠지요.이런식으로 계산하여 필요한 원목의 갯수와 문과 창의 크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문틀과 창틀을 재단할 경우 가장 주의를 해야 할 것이 자르기전 한번 더 길이를 정확히 확인하고 톱으로 자르라는 것입니다.처음 해보는 일이기에 실수하는 경우가 꼭 생깁니다. 확인 또 확인하는 습관...결국 자재를 아낍니다. 또, 나무가 잘리며 톱이 대략 나무의 1cm정도 두께를 먹고 들어갑니다.그러기에 한번에 자를 위치를 전부 그려놓고 절단하면 나중에 길이가 당연히 짧아집니다.한번 자르고, 다시 측정하여 재단하고 다시 자르고를 반복하여야 합니다.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리고, 맞춤문이 아닌 기성문을 쓸 경우엔 특히나 더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옆판을 자를 경우엔 직각으로 잘리도록 하여야 합니다.그래야 윗판과 아랫판에 정확히 밀착되고,높이도 정확해집니다.이를 위해 그동안 체인엔진톱으로 벽체용 나무를 절단하며 그렇게 연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보통 전문가인 목수들이 문/창틀을 짤 때에는 홈을 파고 거기에 정확히 판을 끼워넣고 완전히 짠 다음,크레인등으로 올려 세웁니다.이런 방식은 보기도 깨끗하고, 나중에 창이나 문을 끼울 때에도 정확히 들어 맞아 나중 일이 수월해집니다.
그러나 저같은 초보자가 홈을 깨끗이 파내기란...엄두조차 나지 않아 이미 시작 전에 포기해 버릴 일이고,아마도 내손으로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꿈에도 못할 것입니다.이런 부분들이 모이고 모이면 직접 집을 짓겠다는 생각은 아예 물건너가게 됩니다. 약간 비뚤어졌을진 모르겠지만 현재 살고 있는 이 집에서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또 어떤분들은 그런 비뚤어짐을 오히려 우리집이 갖고 있는 예술적인(?) 장점으로 칭찬해 주십니다. 당연히 일을 하는데 있어 전문가와 같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의 연재 목적은 초보임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찾아 직접 집을 지어 보자는데 있습니다. 문틀/창틀짜기의 자세한 방법은 앞의 [017. 문,창틀짜기 & 설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ㄷ)황토와 소나무로 벽체쌓기
드디어 진짜 벽을 쌓는 일에 들어 갑니다. 벽체를 쌓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비한다면 실제 벽쌓는 일은 쉽고 아주 재미있습니다. 물론 힘은 들지만요.^^;;; 황토는 자주 물을 뿌려 두어야 떼어 낼 때 힘이 덜듭니다.그렇다고 너무 질어지면 쌓아지지를 않으니적당해야겠지요.
[보관하는 황토엔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려 두어야 쓸 때 편합니다]
황토를 퍼내는 방법은 여러가지를 써보았지만 일반삽이 가장 좋더군요. 삽으로 그냥 푹 떠서 필요한 자리에 올리면 됩니다.한번에 쌓는 높이는 60~80cm정도(2단높이)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황토가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높아지면 아래가 쳐지며 넘어갈 위험이 있습니다.사실 벽을 쌓다보면,초보자니 당연히,똑바로 쌓으려고 해도 어딘가로 치우치게 됩니다.쌓으려는 방의 구조가 둥그런 원형인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둥근벽이기 때문에 안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벽을 쌓아 올리면 안으로 기울어지며 서로 지지해 주기 때문에 벽의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반대로, 바깥으로 기울었다 싶으면 이건 바로 붕괴입니다.바깥으로 통나무의 끝부분이 튀어나가기 때문에 무게중심도 바깥으로 쏠립니다.그래서 아래 사진과 같이 받쳐두기도 하지만 황토가 굳기까지는 어느정도 나무아래의 쌓아올린 황토가 밖으로 쏠린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바깥으로 많이 튀어 나온 나무는 이렇게 받쳐 두어야 뒤로 쏠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통나무와 통나무 사이의 간격은 어른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가 적당합니다.너무 좁으면 멋이 없고, 너무 넓으면 황토를 그만큼 더 쌓아야 되니 힘이 듭니다. 통나무는 비슷한 크기의 것을 일렬로 배치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크기의 통나무를 사용하게 되면 그 자체로 집이 완성된 후 인테리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처음에 쌓을 때에는 우선 황토를 5cm두께로 깔고, 통나무를 놓은 후 황토를 놓고 통나무 사이사이를 손가락을 이용해 꼼꼼히 밀어넣어야 합니다.이것이 꼼꼼하지 않으면 황토와 통나무가 들떠 틈이 생기게 되고 안에서 밖이 보이는(-,.-)불상사가발생하게 됩니다.
철물점에서 파는 두꺼운 고무장갑을 끼고 손가락에 힘을 주어 흙을 꾹꾹 밀어넣어야 합니다.이렇게 하고 자고 다음날 일어나면 손가락이 퉁퉁부어 장갑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통증도 심하고요. 이를 방지하기위해 자기 전에 맨소래담로션이나 안티프라민을 손에 듬뿍 바르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자면, 다음날 일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벽을 쌓는 방법은 아래의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방식 1)
방식1은 그림에서와 같이 삼각형으로 쌓고 어느정도 띄운 다음 다시 삼각형으로 쌓은 후, 그 사이를 메꾸어 주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쌓으면 상당히 빨리 쌓을 수 있습니다. 단점은 벽면이 조금 단조로와 질 수 있으며 ,동그랗게 돌아가는 벽의 곡면을 맞추기 쉽지 않습니다.
방식2)
방식2는 순차적으로 하나씩 쌓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초보자도 하기 쉽고 모양도 어느정도 맞추기 쉽지만, 단점은 쌓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
|
이상하게도 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습니다. 나중에 황토가 마르고 나면 나무와 붙은 황토는 떨어져 버립니다.그래서 문/창틀과 만나는 곳의 벽쌓기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황토와 나무는 잘 붙지를 않으니 닿는 면적은 최소화 시켜 줍니다. 황토를 둥그렇게 말아 최소한도로 문/창틀에 닿는 부분을 줄입니다.그리고 문/창틀에는 대못(5인치 이상)을 박아 황토가 붙어 있을 수 있는 심재의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문/창틀의 벽체쌓기가 잘못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황토가 붙어 있으면 마르고 난 후 떨어집니다.]
벽을 쌓아 올리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힘이 듭니다.요즘 추세가 천장을 높게 하는 것이지만 황토집의 경우엔 높이에 따른 노력이 서로 비례한다고 보시면 맞을 겁니다.1M쌓을때에 2명(안과 밖)이 필요하다면 2M를 쌓는데는 4명(안2,밖2), 3M의 높이라면 6명(안3,밖3)이 필요한 식이죠.
[B/T아시바를 놓고 또 그 위에 사다리 놓고 작업합니다.벽이 높아질수록 작업능률은 떨어집니다.]
맨 아래에 흙과 나무를 떠 줄 사람, 중간에서 맨 위의 쌓을 사람에게 전달해 줄 사람, 맨 위에 직접 쌓는 사람...저희의 경우엔 다행히 인터넷을 보고 많은 분이 도우러 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지만, 이걸 둘이서 했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이 자리를 빌어 자신의 일인 듯 집짓는데 헌신적인 도움을 주신 고마우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벽을 다 쌓아 올리면 지붕의 서까래와 벽을 연결할 처마도리를 돌려야 합니다.처마도리로 쓰는 나무는 서까래와 같은 재질의 나무면 됩니다.처마도리는 아래에 황토를 깔고 그위에 얹은 후 꺽쇠를 이용해 고정시킵니다.
[벽의 제일 높은 곳으로 지붕의 서까래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벽쌓기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앞의 [018. 벽쌓기]에서부터 [027. 처마도리 놓기]까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ㄹ)벽체미장(맥질하기)
황토를 쌓아 올린 벽은 마르면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부피만큼 갈라진 금(crack)이 생기게 됩니다.이렇게 생긴 금을 메꾸어, 벽면을 곱게 만드는 것을 '맥질한다'라고 합니다. (원래 사전적 의미는 초벽이나 재벽을 바른 다음, 고운 흙(매흙)을 이용하여 표면이 매끄러워지도록 바르는 것을 말합니다.) 황토벽의 두께가 20cm 이하라면 그렇게 갈라진 황토가 떨어져 나감을 걱정해야겠지만,40cm 이상이다 보니 구조적으로 문제될 건 없습니다.
[다용도실-심야전기보일러의 온수통을 들여오고 나중에 쌓아 이렇게 허술합니다.]
위의 사진은 두께 30cm로 쌓은 후 한번도 손을 보지 않은 상태로 2년이 넘은 다용도실 외벽입니다.보시다시피 손이 들어갈 정도의 커다란 금(crack)이 생겼지만 비바람에도 끄떡없고(?) 떨어져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미관상 보기가 좋질 않고, 생활에 불편하기 때문에 매끈한 벽면을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그 수고가 때때로 벽체를 쌓는 것 이상을 필요로 합니다.특히나 황토로만 금(crack)을 메꾸고, 벽체를 미장할 경우엔 몇배의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황토에 강회나 백시멘트를 섞어 메꾸면 단 한번으로 감쪽같이 끝날 일인데도요.)황토로만 메꾸는 경우엔 우선 커다란 금(crack)이 생긴 사이에, 밀어 넣을 수 있을 만큼 황토를 밀어 넣습니다.큰 금이라면 잘 들어갈 것이고, 작은 금(crack)이라면 뾰족한 도구(못등)을 이용해 밀어 넣을 수 있을 만큼 밀어 넣습니다.
못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작은 금(crack)이라면 고무망치(또는 우레탄망치)를 이용해 금(crack)주변을 천천히 두드려 줍니다.
[주변을 두드려주기만 하여도 작은 금(crack)정도는 쉽게 메꾸어 집니다..]
그리고 매끈하게 정리해 줍니다. 이렇게 해 놓아도 며칠 후면 다시 미세하게 금(crack)이 갈라집니다.그럼 다시 반복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참고로 저희 집 지을때에는 이런 작업을 내벽의 경우 대략 10 여회 반복하였습니다.어느 정도 반복하다 보면 표면이 마르면서 생기는 실금(crack)이외에는 모두 메꾸어 집니다.황토벽의 마감처리는 황토에 점성이 있는 천연재료를 섞어서 합니다.여기에 들어가는 점성이 있는 천연재료는, 조사한 바로 우뭇가사리등의 해초를 이용하는 것과 느릅나무 껍질등의 점성이 있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기, 천연접착제(아교나 부레풀,녹말풀,천연고무등)을 이용하는 방법, 조개껍데기등을 태워 만든 천연석회를 이용하는 방법등 다양합니다.
이중에 저희 집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우뭇가사리를 이용하였습니다.이와 관련하여서는 여러가지 실험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며, 몇가지를 응용 한다면 보다 좋은 방법이 도출 되리라 봅니다.(저 역시 몇가지를 실험중이며, 이와 관련된 내용은 결과가 나오는대로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실제 작업과정은 앞의 [044.벽에 생긴 크랙 메꾸는 방법] 부터 [046.창틀/문틀 정리]까지를 참조하세요.
2.지붕
지붕은 벽체나 바닥과 더불어 건축공간을 구성하고, 외부로부터의 비·눈·이슬 등을 비롯해 온도·습도·음향·일광·바람·시선·외적등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에 드러나 있기 때문에 집의 외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 바로 지붕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장마철 비가 많이 오는 경우엔 건물 외부로 연장되어 벽체·창·문 등을 보호해 주는 처마를 중요시하여,그 구조가 매우 발달하였으며, 습기에 약한 황토집에서 지붕, 특히 처마의 중요성이란 재론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ㄱ) 전병통 만들기 & 보걸기
전병통이란 벽체의 끝단인 처마도리와 연결되는 서까래를 지지하기 위해 중앙에 원통형으로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제가 지은 황토집의 특징중 하나가 기둥을 비롯한 건물의 뼈대가 없다는 것인데,전병통은 그런 특징을 잘 나타내는요소중 하나이며, 내부장식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말보다는 아래의 사진을 보는 편이 더 빠르리라고 봅니다.^^;;
[(1)처마도리,(2)서까래,(3)전병통]
전병통의 크기는 서까래를 끼워 넣어 고정시켜야 하므로 어느정도의 굵기 이상이어야 하며, 작을 경우엔 볼품이 없어 보이므로, 조금 큰 것을 권합니다.실내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의 가정집이라면 대략 50~60cm정도면 적당합니다.우리나라의 육송(또는 홍송)이 가장 좋으나, 직경 50cm이상 되는 것을 구하기 어렵다면,수입미송(더글라스 훠등)도 상관 없을 듯 싶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026.전병통 깍기]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실내의 크기가 크다면 전병통 하나만으로는 불안해 보일 수도 있으므로(오로지 심리적,미적 요인일 뿐입니다.) 아래의 사진과 같이 보를 겹쳐 걸거나, 전병통을 받치는 기둥을 둘 수도 있습니다.단, 너무 좁은 곳에 그런 식으로 설치하면 자칫하면 집안이 짓눌려 보일 수도 있습니다.천장의 높이가 높아져, 쌓아야 할 벽체의 높이도 그만큼 높아지구요.(내부가 7평 이상일 경우 권장합니다)
[아래에서 본 사진: 보를 十자로 걸치고 동자기둥을 세워 그 위에 서까래를 얹습니다.]
[위에서 본 사진]
보를 거는 방법에 대하여는 [025.보걸기]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보를 건 후 벽에 금(crack)이 생긴 모습]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보를 걸고 난 자리에서 좌우로 금(crack)이 생겼습니다.지붕 하중이 보에 걸리며 힘의 분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구조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단지 보기 싫을뿐이지요. 보가 걸리는 아랫쪽에는 받침대를 세우던지,아니면 힘이 분산될 수 있도록 보가 걸리는 부분을 보강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고 넘어갈 부분이라 보여집니다.
ㄴ)서까래걸기
어찌보면 지붕을 만드는 일보다, 지붕자재를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지붕을 이루는 대부분의 자재가 나무이기 때문에 신경써야 할 부분도 한,두가지가 아니고요.
지붕 자재구입과 관련하여서는 [연재] 황토집 짓는 이야기 (11) - 자재준비(2)(목재)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집을 짓는 중에는 모든 자재의 보관에 신경을 써야겠지만, 특히 목재는 보관에 몇배의 수고를 들여야 할 것입니다.준비된 목재는 井자형으로 차곡차곡 쌓되 인접한 나무사이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토록 하며, 아랫단과 윗단 사이에는 목재의 크기에 따라 사방 3cm정도되는 굄목을 두어, 목재가 휘거나 비틀리는등의 변형을 막고, 통풍이 잘되도록 하여 곰팡이가 피거나 썩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그렇게 해두어도 덮어둔 방수포나 바닥으로부터 습기가 올라와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큽니다.이를 '청이 난다'라고 하는데 목재표면이 곰팡이에 의해 퍼렇게 변하는 것을 두고 그렇게 표현합니다.일단 나무에 청이 나면 표면을 대패로 밀어도 없어지지 않을 정도로, 곰팡이가 나무의 깊숙한 속까지 스며들게 됩니다.청나는 것은 썩는 것과는 달리 구조상의 문제는 없지만, 퍼런 곰팡이 얼룩이 그대로 드러나 미관상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청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는 처음 목재의 선택에서부터 신중해야 합니다.수액이 많이 빠져 나간 겨울철에 벌목한 나무를 사용해야 하며, 충분히 건조시킨 후에 사용해야 합니다.청나는 것이 목재가 품고있는 수분(함수율)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입니다.보관중에도 통풍이 잘되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재가 비에 맞지 않도록 잘 덮어주고,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비닐등을 깔아줍니다.거기에다가 표면에 곰팡이가 붙지 못하도록 수시로 목초액으로 닦아줍니다.(나중에 벽면에 생기는 곰팡이를 제거하는데도 효과적이었습니다.)
[벽면에 곰팡이 제거를 위해 목초액 뿌리기]
같은 원리로 더 효과적인 방법은 토치램프등을 이용해 목재표면을 살짝 그슬리는 것입니다.나중에 쓸때 그슬려진 부분을 벗기기 위하여 다시 한번 손이 가긴 하지만, 청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이렇게 하여도 청나는 목재가 생길 수 있습니다.(혹은 시공이 다 된 후에 생기기도 합니다.)들은 말로 과산화수소수나 락스를 이용해 닦아내면 된다고 하여 해보았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차라리 그라인더를 이용해 심한 부분을 깨끗이 다시 한 번 벗겨내는 편이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서까래에 청이 난 사진]
실제 목재의 가공과 시공하는 방법에 관련하여서는 <028. 서까래 보에 걸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여기서는 지붕을 만들며 실수를 한 것과 아쉬운 부분 한 두가지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는 서까래를 보에 걸 때(직선형의 방에서) 높이를 고려치 않아 아래의 사진과 같이 너무 자유분방한 처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유분방한 처마모양 ]
빗물이 벽에 스며들지 않도록 벽쪽의 서까래를 굵은 것을 쓰는 데만 정신이 팔려 배치를 마치고 개판을 완전히 치고 나니 처마의 모습이 이런 몰골이 되어버렸네요.서까래를 가공하며 굵기 순서대로 번호등을 적어놓아 굵기대로 적절히 배치한다면 보다 미려한 선을 갖는 처마의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도 있으리라 보여집니다.또 하나는 처마의 처짐입니다.특히 벽면에 붙은 처마의 처짐은 아래의 사진과 같이 비가 올 때 벽면을 타고 지붕의 고인 물이 흘러내려 흙벽이 물에 쓸려 내려갑니다.
[처마가 처진 부분을 타고 고인 물이 흘러 내림]
이에 대하여는 지지대를 세워 그 부분을 올려줌으로써 해결하긴 했지만 세울 지지대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집의 모양을 한결 낫게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처마의 처짐은 지지대를 세워 해결했지만... ]
참으로 어려운 것이... 집을 한번 지어봐야 이런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입니다.저역시 처음해보는 일이라 서툰 손길로 그저 비가림만 잘되도록 기능적인 측면에만 역점을 두고 지붕을 구상하고, 또 그렇게 시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집의 첫인상인 전체적인 외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지붕의 미적인 측면을 간과함으로 살면서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되고 말았습니다.제대로 지어진 우리한옥의 지붕과 처마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한다면 한층 더 보기 좋은 집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각 부재들의 높이와 폭, 배치및 비례관계등에 중점을 두고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ㄷ)개판치고 방수처리및 마무리
여러분이 흙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그건 아마도 사용되는 자재가 대부분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새집증후군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일 것입니다.그리고 직접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아울러 건축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관심을 끄는주요한 원인일 겁니다.그러나 사실 직접 흙 집을 짓는 것이 경제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특히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일반집을 짓는 것보다 오히려 더 드는 경우도 발생하곤 합니다.
(1) 집을 지을 때 사용하는 자재입니다.
제가 하는 연재를 계속 읽으셨으니 아시겠지만, 저는 집을 지으며 집의 외장을 만드는 주재료인 황토,소나무,편백나무,낙엽송 등은 모두 직접 가공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직접 가공하는 것과 가공된 상품의 자재를 사용하는 것과는 단가적인 측면에서 최소 서너배에서 열배까지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인력및 시간의 절감이나 품질의 균일성등 모든 측면을 고려하면 상품화된 것이 비교우위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실제 화폐로 구입하는 단가만을 고려하여 이야기한 것입니다.) 만약 상품화된 자재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건축비 역시 그에 감안하여 예산을 짜셔야 합니다.
(2) 공정이 다소 복잡하고 공사 기간이 깁니다.
저의 경우에도 자재준비부터 일년여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요즈음 일반적인 집짓는 것이 대략 2~3개월이면 끝난다고 볼 때 흙집은 공사 기간의 장기화로 인한 인건비및 기타 부대비용이 늘어 나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3) 기능적인 부분에서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현대주택과 같이 만들기 위한 비용이 추가됩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도 언급하겠지만 난방문제,전기,화장실,부엌등 절충되는 정도에 따라 일반건축비 보다 비용이 많이 들 수 있습니다.
(4) 창호와 문, 도배, 장판, 마루, 전등, 신발장, 씽크대, 붙박이장, 벽난로 등 마감사양의
선택문제입니다.
흙집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규격화된 기성품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여 수제로 만들어야 할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기성품보다 단가측면에서 많이 상승하게 되는 요인이 됩니다.집은 그 집을 짓는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완성된 집에는 집주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배어 있습니다.서까래를 걸고 난 후 서까래 사이를 막기 위하여 까는 개판재질의 선택에서도 위의 말은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나무 판재가 아닌 싸리나무나 옥수숫대 등으로 엮어서 까는 경우(이를 산자라 합니다)와 같이 토속적인 방법에서부터 깔끔하고 깨끗하게 가공된 현대식 루바를 까는 경우까지 개판의 용도는 같으나 사용되는 재료 및 그에 따른 공사방식등이 달라지게 됩니다.
[(1)산자와 (2)루바]
저의 경우엔 직접 구한 편백나무를 판재로 켜서 사용했고, 일부 모자란 부분은 소나무를 이용하였습니다. 개판의 실제 시공은 [029.개판깔기(1)] 과 [033.둥근방 개판치기]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개판 위에는 지붕단열재가 올려 집니다. 저는 '마른 황토 + 톱밥 + 소금'을 약 4cm 두께로 올렸는데, 그보다는 '황토 + 생석회 +소금'을 8cm이상 올리는 것이 좋았을거란 생각입니다.지붕의 하중이 조금 더 늘어나겠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철에 혹여라도 지붕 날아갈 걱정 안해도 되고(실제 2006년 초 초속 50m가 넘는 강풍에 하동에서는 여러 곳의 지붕이 날라 갔습니다.)단열도 더 확실하고, 벌레가 생기는 일도 막을 수 있습니다.특히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벌레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벌레가 갉아 먹어 지붕에 구멍이...]
지붕의 방수는 공사의 편리를 위하여 아스팔트슁글을 이용하였습니다.아스팔트 슁글을 이용하면 지붕의 마감재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짚이나 갈대를 엮어 올려도 좋고,굴피나 너와, 심지어 그냥 그 상태 그대로 지붕마감을 하여도 무리가 없습니다.저의 경우엔 나무를 켜고 남는 피죽을 이용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제일 저렴해서입니다.외관도 황토와 잘어울리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죠.아스팔트슁글의 시공과 지붕마감과 관련한 글은 [035.지붕잇기]와 [036.너와얹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바닥은
ㄱ)구들놓기, ㄴ)보일러설치 , ㄷ)상,하수도 설치 , ㄹ)바닥미장,장판깔기 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ㄱ) 구들놓기
황토집 지을 준비를 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위에 흔하게 보이는 '돌'이었습니다.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집을 짓기 위해 터파기를 하다 보면 집 지을때 필요한 정도의 돌은 해결된다고 하던데, 어찌된 셈인지 집을 지으려고 터파기하는 내내 나오는 것은 진흙과 마사,약간의 황토일뿐 정작 필요로 하는 돌은 자갈조차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터파기 - 나오라는 돌은 안나오고...]
터파기한 그 해 겨우내 어찌어찌하여 기초 놓을 돌을 구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구들장으로 쓸 돌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어찌어찌하여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양지해 주시길...) 우여곡절 끝에몇 장의 쓸만할 것이라 생각되는 돌을 구했지만 방전체를 깔기는 턱없이 부족하여 함실아궁이에만 구해온 돌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함실아궁이에만 놓은 구들돌]
구들을 놓기 전 가장 주안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1) 방을 고르게 덥힐 것.
(2) 온기가 오래가면서 연료인 나무를 적게 때도 괜찮을 것.
(3) 불이 잘 들어가 불때기가 쉬울 것.
등이었습니다.위의 세가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존 방식의 ' 재래식 구들 놓기'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고,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래식 구들] (자료 출처 : NAVER)
요 근래는 환경을 생각하는 생태건축에 관심이 많아지며 구들놓기가 난방의 주된 방식중 하나로 각광을받아 [DAUM]이나 [NAVER]와 같은 검색사이트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좋은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제가 집을 지은 2002~2003년도에만 해도 자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궁여지책 끝에 주변에 구들 놓는 곳이 있다는 소리만 들리면 직접 찾아가 일도 거들고, 여러가지 물어도보며 실제로 익히고, 궁궐및 옛한옥의 건축과 관련된 책에서 구들놓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채택한 방법이바로 기존의 솥을 거는 아궁이를 없애고 난방만을 주목적으로 하는 '함실아궁이'를 두고, 깊게 땅을 파 구들과 바닥과의 높이 차를 가급적 크게 두는 방식이었습니다.옛문헌에 따르면 2M이상까지도 높이의 차가 있었는데, 이미 기초가 끝난 뒤라 그렇게는 못하고 대략 80cm 정도의 차이만을 두었습니다.
[구들 놓을 방 땅 편평하게 하기]
이제 위에서 주안점으로 삼았던 세가지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일반적인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하나는 아랫목은 따뜻하다 못해 방바닥이 탈 정도로 뜨거운데 비하여 윗목은
조금 과장하여 밤새 떠다놓은 물이 얼 정도로 추운,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그이유가 무엇일까요? 재래식 구들은 아래와 같이 고임돌이 놓여지고 그 위에 구들돌이 놓여집니다.그럼 아궁이에서 불을 땠을 때 연기(=열)는 어디로 갈까요?대부분은 아래 그림과 같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 기대대로라면 방은 골고루 따뜻해지겠죠.
[기대하는 연기의 흐름]
그러나 실제 연기는 아래 그림과 같이 이동합니다.
[실제 연기의 이동경로 - 굴뚝으로 갈수록 더 빨라짐]
연기로서는 최대한 빨리 이곳을 이동하여 밖으로 나가기 위하여 아궁이와 굴뚝을 잇는 최단거리를 이동하여 밖으로 배출되게 됩니다.그래서 나온 것이 연기의 진로를 최대한 방해하여 오래도록 구들장 아래에 머물도록 하는 방식입니다.그런데 그렇게 하고 보니 이제 연기의 최단경로는 구들장 아래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아궁이 밖으로 나오는 경로가 됩니다.즉, 불이 굴뚝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불을 때는 아궁이로 도로 내게 되는 것이죠.(이는 재래식 구들이 막혔을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구들을 놓을 때는 연기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구들의 고임돌은 그 반대되게 놓으면 되겠죠...
즉,
연기가 아궁이에서 굴뚝으로 바로 통과하는 최단지점을 장애물등으로 방해하여 가능한 한 구들장 밑에 오래 머물도록 하며, 이때 역류하지 않도록 들어 가는 구멍을 '좁게' 하고 나가는 구멍은 '넓게' 하여 흐름을 빨리 하며 굴뚝의 개자리와 불넘이를 깊게 하여 빨아 들이는 힘을 크게 합니다. 재래식 구들의 단점중 또 하나는 금방 식는다는 것입니다.불을 아주 많이 때지 않고서는 (이렇게 하면 아랫목이 타버립니다.) 새벽녘이 되면 아랫목만 미적지근하게 식어 버립니다.단순히 구들돌을 아주 두껍게 깔거나 구들돌 위에 황토를 두껍게 깔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닙니다.(이럴 경우 연료인 나무의 소모량이 장난 아니게 많아집니다)고임돌이 놓인 부분에 충분히 연기가 머물지 못하고 대부분의 열기가 연기와 함께 밖으로 빠져 나가버리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그러기에 축열장치라 할 수 있는 고임돌을 굳이 힘들게 돌과 황토를 이용하여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고임돌 쌓기]
그런데 위의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는 데는 문제가 있습니다.그것은 황토와 돌만으로는 높게 쌓기 어렵다는 점과 세월이 지나다보면 돌과 돌을 붙여 놓은 황토가 부셔지기 쉬워져 구들이 내려 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저는 경험이 부족하여 돌과 황토만으로 쌓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혹은 <벽돌(가능하면 내화벽돌)+시멘트모르타르+황토>등 구조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료를 선택하시기바랍니다.단, 중요한 것은 밑의 굄돌이 축열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깊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그러기에 황토와 돌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 보여지며, 공사가 제일 쉬울 수 있는 블록(시멘트는 물론이고 황토블록도 포함)은 비추천입니다.
저의 경우엔 3.5평 정도 되는 방 하나의 고임돌을 전부 놓는데 대략 9일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혼자서 작업한데도 이유가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황토가 마르는 동안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기도했습니다.다 쌓은 고임돌은 직접 발로 밟고 다니며 튼튼한지 확인하였고 올해(2006년)겨울까지 네번의 겨울을 지내는동안 아직까지는 구들이 내려앉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돌과 황토만으로 고임돌을 쌓아도 쌓는 방식에 따라 튼튼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구들한번 뜯고 다시 공사하기가 보통 일은 아니니 만사불여튼튼...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구들을 놓으며 나름의 심적 갈등을 제일 많이 겪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구들이 당시로서는 처음이다 보니, 보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합니다.그리고 언제나 결론은 '저거..분명히 다시 뜯고 다시 구들 놓거나 아니면 그 위에 보일러 깐다' 였습니다.어렸을때부터 구들을 놓아온 마을의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집을 수십채씩 지은 전문가 까지 한 목소리였으니, 초보중 초보인 제가 어찌 심적갈등이 없었겠습니까?그래서 내린 타협이 내 생각대로 한 번 구들 놔보고 정히 못쓰겠거든 보일러를 깔자였습니다.덕분에 구들을 놓은 방은 보일러를 깔기 위하여 대략 15cm정도 바닥이 꺼져 있습니다.다행히 생각했던대로 불이 잘들고, 골고루 들고, 오래도록 따뜻하여 보일러를 까는 불상사는 면했지만 방을 드나들 때는 바닥차이로 인해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합니다.
실수담이 나온 김에 더 고백하자면, 구들을 깔기 시작한 때가 10월말이 다 돼서였습니다.날은 추워지고 마음은 급해지고 하여 거의 날림,부실공사가 되다 보니, 아뿔사 제일 중요한 연기가새어나오는 곳을 막는 공사를 건너 뛰게 되었습니다.원래는 구들돌을 놓고, 구들돌 사이사이를 메꾼 황토가 마르고 나면 신문지등을 태워 연기가 나오는 곳을꼼꼼이 메꾸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구들이 채 마르기도 전에 미장공사부터 먼저 하였던 것입니다.덕분에 벽과 바닥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 곳곳에서 연기가 새어 나와 불을 때고 나면 꼭 방문을열어두어야 합니다. (굳이 변명하자면 장점도 있습니다. 장작을 땔 때 나오는 연기로 인해 구들을 놓은방은 벌레가 별로 없습니다.)
또 한가지, 함실 위에 올려 놓은 구들돌이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한달정도가 지났을때 폭삭 깨져 버린일입니다. 나름대로 불을 피워 실험도 하여 사용하였지만, 난생 처음 불을 때다 보니 갑자기 너무급격하게 많이 불을 넣었고, 함실 부분이 가장 취약하여 잘 깨진다는 사실을 몰라 나름의 보강책을세우지 못하였다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나중에 알고 보니 함실아궁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함실위의 구들돌이 잘 깨진다는 것이었습니다.이를 보강하기 위하여 두꺼운 철판등을 이용하여 보강해주면 문제는 해결될 듯한데, 아직은 그냥 깨진 채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 가을쯤 보강공사를 다시 할 예정입니다.실수담은 이 정도에서 끝마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예전의 시골집에선 뭔지 모를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있었습니다특히 곰팡이 냄새가 심한 방은 불도 잘 들지 않고 눅눅했던 기억이 있으신 분도 있을 겁니다.불이 들지 않아 눅눅해진 탓도 있겠지만, 사실은 방아래에 습기가 많아 불이 잘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연기는 습기를 아주 싫어합니다.
구들을 놓을 방의 고임돌이 놓일 바닥층은 자갈+모래로 습기가 모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또 연기는 차가운 것도 싫어합니다.구들을 놓은 방에 오랜 동안 불을 때지 않으면 불이 잘 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굴뚝 바깥을쌓아 주는 이유도 조경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로 굴뚝의 보온에 신경을 써 연기가잘 빨리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나 집이나 똑같습니다. 잘 나가야 잘 들어갑니다.)그러기에 보온 덮개등으로 굴뚝을 감싸고, 굴뚝 바깥은 흙이나 돌등을 쌓아줍니다.굴뚝의 높이는 보통 집의 지붕 위 30~60cm정도 뽑아 올려 바람의 영향을 덜 타도록 합니다.
[굴뚝 쌓기]
바람의 방향에 잘 맞추어 아궁이와 굴뚝의 방향을 정하면 불이 잘 들어갑니다.예전에 궁궐이나 절등 정성을 드려 집을 지을 때 집지을 땅에서 도편수나 대목장이 일년이상 그냥 살아 본 이유도 바로 이러한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여름 장마철에 강수의 양과 물의 흐름을 보고, 겨울철 엄동설한의 매서운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그 땅에서 살림할 사람을 생각해 필요 없는 부분은 깎아 버리고, 필요한 부분은 보비하여 더하며집이 앉을 방향과 모양새를 이리저리 궁리를 하지 않았었나 상상해 봅니다.그리고 이러한 것이 바로 진정한 '풍수(風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나름대로 구들을 놓으며 정리했던 원리들을 풀어놓기는 하였는데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실제 시공모습은 [049.구들 놓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01.터닦기 |
[터닦기 전 전경 1] |
02.진입로 만들기 |
[진입로 닦기 1] 눈이나 비가오면 자재를 옮길 차의 바퀴가 물먹은 흙길에 빠져 전혀 다닐 수 없어 진입로에 자갈을 깔았습니다. 경험도, 예상에도 없던 일입니다-.ㅡ; 이제 비나 눈이 와도 큰 걱정없을 걸 생각하니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뿌듯합니다. [진입로 닦기 2] [들 것에 담아 자갈 나르기]
|
03.벽체쌓을 나무절단 |
[불피우기] |
04.서까래 나르기 |
[강원도에서 도착한 서까래용 나무] |
05.현장으로 옮기기 |
[옮겨 싣기] |
06.서까래 껍질 벗기기 |
[서까래 깎을 받침대 만들기 1] |
07.전병통용 나무자르기 |
[자를 나무에 줄 걸기] |
08.벽체용 나무 벌목하기 |
[나무 절단 1] |
09.벌목한 나무 옮기기 |
[산에 흩어져 있는 나무] |
10.건물 기초 쌓기 |
[기초 놓을 자리 표시 1] |
11.하수배관 묻기 |
[배관 재료] |
12.선그리기 |
[선 그리기 1] |
13.지하수파기(관정뚫기) |
[지하수 파는 기계 설치 1] |
14.지하수 펌프설치 |
[펌프 놓을 자리 고르기] |
15.황토흙 이기기 |
[내부 고르기 1] |
16.문틀,창틀용 목재 |
[문틀용,창틀용 목재 도착] |
17.문틀,창틀짜기 설치 |
[나무 재단하기] |
18.벽쌓기 |
[황토 놓고 다지기] |
19.비오는 날의 전경 |
[천막도 씌워보고...] |
20.창틀설치(2) |
[창틀 세우기] |
21.실수모음 |
[실수1 - 쌓인 흙 퍼내기] |
22.벽과 문 창틀의 고정 |
[못박기 (1)] |
23.문 창틀의 윗부분 쌓기 |
[메탈라스] |
24.보 걸기 |
[보 걸자리 만들기] |
25.면 고르기 |
[면 고르기] |
26.처마도리 놓기 |
[처마도리 길이 맞춰 놓기] |
27.서까래 보에걸기 |
[서까래 샌딩] |
28.개판깔기 |
[개판 샌딩] |
30.서까래 사이 메꾸기 |
[나무 조각넣기] |
30.전병통 설치 |
[길이에 맞게 자르기] |
31.전병통에 서까래 걸기 |
[끝면 다듬기 (1)] |
32.둥근방 개판치기 |
[원형톱을 이용하여 절단하기 1] |
33.지붕자재 준비 |
[아스팔트 슁글 나르기 1] |
34.지붕잇기 |
[전선 넣을 구멍 뚫기] |
35.너와 얹기 |
[너와 놓기] |
36.지킴이 깍기 |
[형태 잡기] |
37.지킴이 얹기 |
[못으로 고정] |
38.이층바닥 만들기 |
[전병통 세울 받침대 설치] |
39.이층 벽쌓기 |
[삽으로 흙 퍼올리기] |
40.이층지붕 만들기 |
[U-Bar 대용 1] |
41.매미가 울고간 자리 |
[태풍이 지나가고 난 후...] |
42.전기공사 |
[벽파기] |
43.벽에생긴 크랙 메꾸는 방법 |
[벌어진 틈새] |
44.벽체미장 |
[벽체나무 샌딩] |
45.창틀 문틀 정리하기 |
[받침목 제거하기] |
46.화장실 만들기 |
[블럭으로 벽쌓기] |
47.바닥공사 |
[비닐깔기 1] |
48.구들놓기 |
[바닥 고르기] |
49.축대쌓기 |
[타이어 나르기]
|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스마트 혁명, 그 현장을 가다 (0) | 2010.10.25 |
---|---|
구당 선생 미스터리 (0) | 2010.10.12 |
농촌 르네상스 (0) | 2010.09.10 |
하종대 특파원의 중국 차세대 지도자 (0) | 2010.08.27 |
글로벌 식품시장 정복에 나선 한국 식품기업들 (0) | 201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