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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로 사는 법

醉月 2008. 11. 8. 19:46

짠돌이로 사는 법 샐러리맨 절약 달인들 “우아한 아끼기 쉬워요”

 

미국발(發) 금융위기는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우리나라 실물경제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펀드가 반 토막나고 부동산 붕괴마저 우려되는 이때, 체크카드 사용 등 ‘소박한’ 방식의 재테크로 지출을 줄여보겠다고 나선 샐러리맨이 증가하고 있다. 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우리가 절약하고 아끼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다.
절약과 희망은 연인 사이다”라고 했고, 고대 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강렬한 욕망을 버리고 싶거든 그 어머니인 낭비를 버리라”고 했다. 희망을 일구기 위해 절약하되 최대한 ‘우아한’ 모습으로 아낀다는 샐러리맨 절약 달인들에게 물었다. 인터넷 ‘짠돌이’ 카페와 ‘알뜰족’ 카페를 중심으로 활약하는
이들 ‘짠돌이족’과 ‘알뜰족’의 같고도 다른 절약 손자병법을 공개한다.<편집자>
 
 

절약은 내 취미 ‘짠돌이족’

“‘대표야, 넌 죽을 때 어떻게 죽고 싶니?’ 하고 수백 번 나 자신에게 물어봤어요. 결론은 ‘내 방에 편히 누워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쁘게 갔으면 좋겠다’였죠.”

인터넷 다음 카페 ‘짠돌이’ 운영자 이대표(32) 씨에게 ‘짠돌이 세계’에 발을 ‘담근’ 이유를 묻자 ‘잘 죽기 위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잘 죽기 위해’ 짠돌이 세계에 입문했고, 집을 샀고, 결혼을 했고, 자녀도 낳았다. 목표를 이뤘으니 이젠 죽을 때만 기다리면 될까. 그는 인생 계획을 세우기 위해 ‘최후의 모습’을 생각했을 뿐이란다. 요즘은 38세에 자신의 이름처럼 ‘대표’가 되기 위해 창업을 준비 중이다. 그러기 위해선 경기가 좋든 나쁘든 짠돌이 생활이 필수란다. 짠돌이 세계에서 그의 아이디(ID)는 ‘대왕소금’. 짠돌이 추종자는 현재 60만명(카페 회원 기준)이 넘는다. 그의 추종자이자 카페 공동운영자인 김도훈(30) 씨와 함께 대왕소금의 짠맛에 살짝 ‘절어’봤다.

 

# 소금은 빛이다

대왕소금이 ‘햇소금’일 때, 적어도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는 경기 부천시의 초가집에서 장작을 때며 살았다. 벽 틈 사이로 오가는 사람도 셀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별명은 ‘100원만’. 보는 사람마다 100원만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가난이 싫어 고교 시절에는 사고도 꽤 쳤다. 군 입대 후 사병 급여 9900원을 받던 날, 그는 생각 없이 살았던 22년 세월을 잊었다. 2년 뒤 제대할 때는 급여를 100원도 쓰지 않은 채 모두 들고 나왔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선 다시 원위치. 급여 받고 사흘만 지나면 급여의 10%만 남던 시절을 겪었다. 그래서 2001년 어느 날, 그는 군에서 모은 급여봉투를 다시 꺼내 액자에 넣었다. 서울 강남의 한 외국계 회사에서 받는 급여 180만원(실수령액) 가운데 10만원만 쓰고 모두 저축했다. 그리고 인터넷 카페에 가계부와 일기를 올렸다. 짠돌이 카페의 시작이었다. 당시 야근은 필수였다. 야근하면 저녁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고 수당도 짭짤했다.

어느 날 팀장이 “너 왜 그렇게 사니?”라고 물었다. “갖고 싶은 게 있어서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곤 집에 돌아와 ‘굴비’ 대신 ‘군 급여봉투’를 쳐다봤다. 그의 부지런함은 먹혔고, 연봉협상에서도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3년 반이 지나 퇴사할 무렵 그는 대출을 조금 받아 부천시에 자신의 집을 지을 수 있었다. 당시 팀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다는 소식이 들렸다.

세월은 흘렀다. 아내도 딸(5세)도 생겼다. 직책도 인터넷 마케팅회사의 팀장급으로 올라섰다. 극단적인 ‘울트라 절약’은 혼자였기에 가능했던 터. 그때 모은 8000만원은 인생의 또 다른 빛이 됐다. 상황이 바뀐 만큼 대왕소금은 ‘취미생활로의 절약’을 실천하고 있었다. ‘짠돌이 시즌 2’에 돌입한 것이다. 이씨는 말한다.

“짠돌이는 궁상맞게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목표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죠. ‘자신을 경영하는 사람’인 거예요.”

   

# 자동차에도 소금을

인터넷 ‘짠돌이’ 카페의 ‘대왕소금’ 이대표 씨(왼쪽)와 추종자인 ‘코난’ 김도훈 씨.

출퇴근 때 이용하는 자동차는 대왕소금에게도 만만찮은 가계지출 1호. 그는 벌써 내년 자동차세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매년 1월 말까지 1년치 자동차세를 한꺼번에 납부하면 10% 감면받아요. 6인승 이하 승용차 요일제 참여차량은 5%를 더 감면받고, 최고 14.5%의 세금감면 혜택도 있죠.”

차계부 쓰기는 필수. 연비와 엔진오일, 소모품 교환을 한눈에 파악하고 대처방법도 쉽게 알 수 있다. 시내 주행 시에는 2000RPM,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2500RPM을 넘지 않는다. 급정거, 급출발은 사전에 없다. 가끔 뒤에서 “빵빵~”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의 자동차 뒤 유리에는 ‘초보운전’이 늘 붙어다닌다. 엔진오일은 인터넷으로 구입한 뒤 공임만 받고 교환해주는 카센터를 찾아가 절반 가격에 교환한다. 1년에 평균 세 번은 지출한다는 교통범칙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통법규는 꼭 지킨다.

 

# 쏠 땐 쏘되 제대로 쏜다

점심시간. 팀장급이다 보니 요즘은 팀원들에게 ‘쏘는 날’이 많아졌다.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는 밥값이 만만치 않은 지역. 그는 회사 근처 3900원짜리 뷔페에서 점심을, 인근 마포구 공덕동 족발집(족발 1만5000원짜리를 시키면 순대와 술국이 무제한 리필된다)에서 2만원 이내의 저녁 회식을 즐긴다. 3000~5000원대의 괜찮은 식당 정보가 그의 수첩에 이미 빼곡하다. 커피는 어떨까.

“야간엔 룸살롱이지만 낮에는 커피를 파는 업소가 꽤 많아요. 4000원짜리 커피지만 고급 인테리어의 내실에서 마시면 효과는 백배죠.”

그는 싸고 맛있는 집을 미리 찾아놓는 것도 결국 돈이라고 말한다. 먹는 사람도 값은 싸지만 제대로 얻어먹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업무가 제품 마케팅을 도와주는 일이다 보니 업체 손님을 만나 식사할 때가 많다. 이땐 일반적으로 일을 맡기는 업체 직원이 밥값을 낸단다.

“어떻게 하면 잘 팔릴지 컨설팅을 해주거든요. 제품의 장단점을 알려주면 먼저 밥값을 내게 마련이죠. 한마디로 제 지식을 주고 밥을 얻어먹는 거예요.”

‘추종자’ 김씨가 거든다. 그의 ‘술 밥’ 해결 방법은 전화 한 통화.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하면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답이 나온다. 어느 정도 지나 또 연락하면 그 친구는 미안해하게 마련.

“다음에 만나면 그때는 네가 사야 한다”고 웃으며 끊어요. 그럼 정말 친구가 사는 경우가 많아요.”

동창회 등 많은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면 한 달 전 미리 ‘총무’가 된다. 서울 근교에 괜찮은 ‘맛집’을 예약하고 미리 회비와 장소를 공지하면 적어도 ‘예상 밖 지출’은 막을 수 있다.

“확실하게 놀면 모두 고마워해요. 돈은 같이 냈어도 마치 내가 쏜 것처럼요. 누가 샀는지 모르게 클럽에서 수십만원 쓰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효과적이죠.”

   

# 집에 앉아 돈 벌기

‘짠돌이 시즌 2’의 실행파일은 습관 개조. 이씨는 평소 습관만으로도 수십만원을 ‘세이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녁식사는 가족이 모두 함께 해 취사용 연료를 절약하고, 조리기 불꽃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은 기본. 일반 솥보다 조리시간이 3분의 1 정도 단축되는 압력밥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보일러 점검은 기본. 보일러 에어를 빼주는 것은 원활한 온수 흐름에 필수다. 쓰지 않는 방의 보일러 밸브는 반드시 잠그고 보일러 온수를 40도에 맞추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주말엔 가족과 문풍지를 붙이고 내복 착용을 하는 것도 좋다. 그는 이런 절약습관으로 평균 10만원이 넘던 가스요금을 7만원으로 내릴 수 있었다.

이 같은 절약습관이 몸에 배도 ‘전기 누진제’를 가볍게 보다가는 큰코다친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기장판(혹은 옥매트)의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라. 한 달 평균 전기료 5000원이라고 광고하지만 상품설명서에는 작은 글씨로 ‘하루 8시간 사용 시’라고 돼 있다고 귀띔한다.

“부모님은 하루 종일 켜놓으세요. 그럼 ‘×3’을 해야 하죠. 여기에 각종 난방기구를 동시에 사용하면 누진제로 인한 전기료가 고공 점프를 해요. 11월에 사용할 전열기구의 표준 사용 전력량을 어느 정도 파악해두세요.”

‘짠돌이 시즌 2’의 실행파일은 습관 개조. 이씨는 평소 습관만으로도 수십만원을 ‘세이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녁식사는 가족이 모두 함께 해 취사용 연료를 절약하고, 조리기 불꽃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은 기본. 일반 솥보다 조리시간이 3분의 1 정도 단축되는 압력밥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휴대전화 사용 30% 줄이기

교통비, 사교육비와 함께 ‘대한민국 3대 소비 괴물’로 꼽히는 통신비에도 이대표는 소금을 뿌렸다. 먼저 인근 통신사 대리점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통화명세를 뽑아보고 통화 스타일을 파악해 최적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첫걸음. 문자메시지는 무료 사이트나 메신저를 이용하고, 요금은 1% 할인받는 자동이체를 신청해둔다.

“휴대전화 기본요금을 1분, 10분 단위로 파악해 책상 위에 붙여두세요. 그리고 통화가 끝난 뒤 돈으로 환산해보세요. 통화시간이 줄어들 거예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터넷 소액결제가 됐다면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소액결제를 제한해달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평균 30%의 통신비 인하 효과를 곧바로 체험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절약’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을까.

“취미생활인 만큼 남이나 가족에게 강요해선 안 돼요. 강박관념과는 다르죠. 좋은 제품을 싸고 현명하게 사는 최선의 방법이 절약이에요. 인생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위해 현명한 소비를 하는 거죠.”

‘현명한 소비’ 덕에 현재 그의 자산은 10억원을 조금 밑돈다.

   

당당하게 아끼는 ‘알뜰족’

‘경품테크’ ‘포인트테크’등으로 절약을 실천하는 ‘알뜰족 카페’ 운영자 김두환 씨. 그는 절약을 ‘당당하게 혜택을 누리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여기 우아한 알뜰족이 있다. 쓸 때는 쓰고 스타일은 스타일대로 살리면서 각종 혜택은 절대 놓치지 않는 이들이다. 친구 사이인 김두환(27·에누리닷컴 사원), 김호련(26) 씨는 각각 알뜰족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고 꼼꼼히 가계부를 쓰면서 작은 것에서부터 재테크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무조건 쓰지 않는다’며 지갑에 빗장을 거는 ‘수비형 알뜰족’이 아니다. 오히려 공짜 기회, 할인혜택, 포인트 관리 등을 통해 부지런히 권리를 찾아나서는 ‘공격형 알뜰족’에 가깝다.

 

# 집요한 ‘경품테크’로 한 살림 장만

스타벅스 커피 쿠폰, 무료 피자 1판 쿠폰, 카드형 상품권….

김두환 씨가 최근 각종 경품 응모전과 추첨 행사에서 받은 ‘전리품’ 목록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린이신문에 실린 퍼즐을 맞춰 보냈더니 대형 국어사전을 보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경품의 매력에 빠졌어요.”

그는 중·고등학생 시절 본격적으로 ‘경품계’를 접수했다.

“당시 방송국에서 엽서 추첨을 많이 했어요. 엽서를 보낼 때도 요령이 있죠. 지그재그 모양이 나오는 핑킹가위로 가장자리를 오리거나 알록달록한 색연필로 칠하는 거예요. 가장자리가 까끌까끌한 엽서는 상자에 손을 넣어 추첨할 때 손에 잡힐 확률이 높고, 컬러풀한 엽서는 평평한 바닥에 깔아놓고 뽑을 때 잘 ‘낚이죠’.”

그는 기자가 건넨 평범한 명함을 보더니 충고 한마디를 건넸다. 명함이 반으로 접히는, 즉 커버가 달린 듯한 모양의 명함으로 바꾸라는 것.

“요즘 식당 같은 데서 명함 추첨 이벤트를 많이 하잖아요. 아무래도 입체적인 디자인이 뽑는 사람 손에 잘 집히지 않겠어요?”

김씨는 약 2년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알뜰족 카페’를 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절약생활을 시작했다. 김씨의 카페명은 ‘알뜰마녀’. 지난해 말에는 ‘알뜰생활백서’라는 책도 냈다. 그는 최근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찾는 독자들이 부쩍 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대학 시절 그의 ‘경품테크’는 퀴즈, 설문 등의 단순 응모에서부터 글쓰기와 각종 공모 등 노력을 요하는 굵직한 응모전으로 옮겨갔다. 경쟁률은 낮고 상금은 많기 때문이었다. 그는 서울시청 시계탑과 청계천 다리 가운데 하나의 이름을 짓는 공모전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각 기업의 마케팅 공모전에 응모하면서 쌓은 노하우는 담당자와 친해지기.

“e메일이나 전화로 자세한 행사 요강을 묻는 거예요. 담당자의 성별과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죠. 글쓰기 응모전의 실무 담당자가 여성이라면 부드러운 문체로, 남성이라면 직설적인 어투로 쓰는 ‘맞춤식 글쓰기’를 해야 해요. 조금 친해지면 장려상이라도 챙겨주곤 하죠.”

이런 응모를 통해 받은 상품만도 홈시어터, 전기밥솥, 디지털카메라 등 살림을 차리고도 남을 정도. 그는 신제품 모니터링 이벤트에 응모할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장점 80%, 단점 15%, 새로운 아이디어 5% 등으로 구색을 갖춘 뒤 진열 방식과 판매원들의 태도까지 포함한다면 당첨 확률이 크게 높아진답니다.”

   

# 알뜰족 처세론

김두환 씨가 최근 경품 등으로 받은 각종 쿠폰과 상품권들.

그는 ‘알뜰족’의 출발점으로 절약 관련 사이트나 카페에서 ‘동족’을 찾는 일을 꼽았다.

“카페 코너 가운데 ‘반성문 일기’라는 것이 있는데 하루의 소비생활을 회원들에게 검사받는 거예요. 조언과 격려로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죠.”

각종 경품에 자주 당첨되다 보니 주위 사람들에게 온갖 질시와 ‘너무 애쓴다’는 투의 조롱 섞인 비난도 받게 마련. 그는 이런 사람들에게 우아하게 대처하는 방법으로 ‘경품 혜택을 주위와 나누기’를 권했다.

“경품으로 받은 패밀리레스토랑 식사권이나 피자를 친구들에게 자주 쏘는 거예요. 그럼 대번에 군소리가 쏙 들어가죠.”

주로 온라인으로 쇼핑하지만 데이트를 할 때 자주 찾는 오프라인 쇼핑몰은 동대문 케레스타 패션몰. 비교적 최근 문을 열어 할인권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그는 “문을 연 지 얼마 안 된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이용하면 할인쿠폰, 증정품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카드는 주로 선불식 충전카드인 ‘올앳카드’를 사용한다.

“체크카드처럼 잔액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지출 조절이 가능한 데다 캐쉬백 서비스도 풍부해요. 도서나 음반 구입비로 3만원 이상 결제하면 2000원의 도서머니를 받을 수 있거든요.”

그는 또 사용 실적에 따라 누적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테크’에도 신경 쓰라고 강조했다.

“지앤미, 애니패스 포인트카드(삼성), 포인트리 카드(KB), 포인트 플러스(우리), 메가포인트 카드(롯데) 등이 비교적 포인트 적립률이 높은 카드예요.”

각종 포인트를 통합, 관리하는 사이트에 가입해 포인트를 쌓아놓은 채 사용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휴 쇼핑몰에서 구매한 일정 금액(1~20%)을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는 ‘티끌모아’, 캐쉬백포인트를 통합 및 교환할 수 있는 ‘OK캐쉬백’, 포인트를 통합해 적금으로 쌓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프라미스’ 등이 대표적인 포인트 관리 사이트다.

그는 재테크로 펀드나 주식투자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로소득인 투자 소득이 근로 소득보다 높은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눈에 보이는 돈만 믿어요.”

“마케팅 공모전에 응모할 때도 요령이 있죠. e메일이나 전화로 자세한 행사 요강을 묻는 거예요. 담당자의 성별과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죠. 글쓰기 응모전의 실무 담당자가 여성이라면 부드러운 문체로, 남성이라면 직설적인 어투로 쓰는 ‘맞춤식 글쓰기’를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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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뜰족’도 폼생폼사

그는 데이트에 앞서 동선을 미리 정하는 주도면밀함도 발휘한다.

“서울 명동에서 데이트를 한다면 롯데시네마-오무토 토마토 스파게티집-스타벅스로 이어지는 동선을 그려보는 거예요. 영화관과 커피숍에서는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무료 쿠폰을 사용하고, 스파게티집에서는 제휴 신용카드로 할인혜택을 받죠.”

그는 모바일 쿠폰제가 실시된 이후부터는 오프라인 쿠폰을 사용할 때보다 스타일이 살아 좋다고 말했다.

“남성이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쿠폰을 일일이 오려 갖고 다니는 모습을 ‘쩨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가뿐한 스냅으로 휴대전화 액정 한 번만 보여주면 된답니다.”

한편 김씨의 친구 김호련 씨 역시 남성으로서는 드물게 2년째 매일 가계부를 쓰고 있다.

“돈이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엑셀로 만든 가계부를 이동식 저장장치에 넣어갖고 다니면서 그때그때 지출을 기입해요.”

그가 만든 가계부에는 ‘바지 수선 6000원’ ‘오징어볶음 5000원’ 등의 상세 지출명세가 사용한 카드와 함께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최근 결혼한 그는 결혼식을 앞당긴 것도 큰 절약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데이트 코스를 전전하며 쓸데없는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아침과 저녁식사는 주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요.”

문화생활도 알뜰하게 한다. 연극이나 뮤지컬은 프리뷰 기간 또는 매월 7, 17, 27일 등 ‘777데이’에 표를 구입해 정가보다 50% 이상 싸게 즐긴다.

한편 10월27일 낮 12시50분, 회사원 김영진(37) 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오피스타운 식당 카운터 앞에 섰다. 쭈뼛쭈뼛 지갑에서 꺼내든 것은 최근 아내가 강제로 떠안긴 체크카드. 아내는 걸핏하면 친구들에게 술과 밥을 ‘쏘는’ 남편의 씀씀이가 헤프다며 한 달 용돈을 미리 떼어내 지출을 점검해보곤 했다.

“처음엔 너무 아끼는 듯한 인상을 줘 스타일을 구길까봐 쓰기 싫었어요. 모양도 밋밋한 게 대번에 신용카드와 달라 보였죠. 하지만 요즘 동료들도 많이 사용해 그나마 좀 쓰기 시작했어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동료들끼리 서로 ‘체크파’라고 부르며 독려하기도 해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인기 카페 ‘딸기아빠의 재무설계/ 펀드 이야기’를 운영하는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역시 최근 체크카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음을 절감한다. 김 차장은 “국내 체크카드 발급장수가 2007년 3176만장에서 2008년 4281만장(각 3월 말 기준)으로 34.8% 증가했으며, 최근 경제위기와 맞물려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알뜰족’을 표방하는 이들은 그러나 ‘아끼기만 하는 짠돌이’로 불리는 것을 경계했다. ‘쓸 돈 안 쓰며 아끼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혜택을 누리며 쓰자’는 것이 생활신조이기 때문이라고.

남들보다 부지런한 이들의 꿈과 포부도 컸다. 절약과 희망은 연인 사이라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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