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루 유리는 불투명한 특성 때문에 내부를 가리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 자재이다. 하지만 특유의 질감과 패턴이 있어 가구에 사용하면 빈티지함을 더해준다. 또 두께를 5mm 정도로 두껍게 주문해 커팅하면 무거운 물건을 올려놓아도 될 정도로 안정감 있고 튼튼해서 실용적이다. 별도의 공정 없이 틀에 맞춰 유리만 커팅해오면 되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빈티지 가구로 리폼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된 모루 유리는 300×300mm 기준 7~1만원 선이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 가능하다. 유리 제품은 화이트보드 대용으로 사용하는 백페인트 글라스(강화유리)나 실사 출력 유리, 카페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망업 유리, 빈티지 스타일의 오셔닉 유리, 고방 유리 등도 직접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
책장 사이에는 키가 큰 식물이 제격
|
|
알로카시아는 잎이 넓고 커 이국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을 때 좋은 식물이다. 키가 높이 자라고 잎이 넓기 때문에 책장과 책장 사이 빈 공간에 두기에 안성맞춤. 우드 가구로 꾸민 밋밋한 서재 공간에 싱그러운 포인트를 주어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해보자.
관리법
알로카시아는 열대 지방 식물이기 때문에 다소 습한 상태를 좋아한다. 식물이 마르는 듯하면 화분의 흙이 촉촉할 정도로 물을 충분히 준다.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관리하고, 실내 온도는 15~16℃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 |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천연 공기청정기
|
|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 파키라는 은은한 블루 화분에 심으면 그 느낌이 배가된다. 스칸디나비아 가구는 동양적인 느낌과도 잘 매치되기 때문에, 동서양의 문화가 믹스매치된 재미있는 콘셉트로 공간을 꾸미고 싶을 때 제격이다.
관리법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효과가 있어 특히 공기 정화에 좋은 식물이다. 강한 햇빛을 받으면 잎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실내의 그늘에 두어야 한다. 잎이 무성할 때 묵은 가지를 잘라내고, 잘라낸 가지를 물에 꽂으면 수경 재배가 가능하다. | |
포름알데히드 빨아들이는 에코식물로 거실 공기 정화
|
|
마지나타와 홍콩야자는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고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있어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거실 공간에 두면 좋다. 천장고가 높은 시원한 공간이라면 높이감이 다른 두 개의 화분을 배치해 리듬감 있게 연출해보자.
관리법
마지나타는 햇볕이 부족하거나 건조한 조건에서도 생명력이 강해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다. 밝은 곳에서 키우면 좋지만 직사광선은 피하도록 한다. 홍콩야자는 햇빛은 좋아하나 추위에는 약하기 때문에 겨울철 특별히 신경 써야 할 식물. 또한 해충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스프레이로 물을 자주 뿌려 관리해주어야 한다. | |
수경식물로 자연가습 효과를 꾀한 침실
|
|
건조한 침실엔 수경 식물로 자연 가습 효과를 낼 수 있는 미니 가든을 만들어보자. 투명한 볼에 넣어 연출한 물양귀비와 돌확에 심은 워터코인을 큰 트레이 안에 넣고 작은 돌들로 주변을 장식하면 손쉽게 개성 있는 미니 가든 완성. 이 트레이는 멋진 커피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관리법
물 양귀비와 동전풀이라고도 불리는 워터코인은 수생식물로 16~30℃의 따뜻한 온도에서 잘 자란다. 물은 아침저녁으로 갈아주면 된다. | |
허브로 음식 냄새 없애는 주방
|
|
허브는 식용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주방에서 키우기 알맞다. 손끝이 살짝만 스쳐도 쌉쌀한 향이 나기 때문에 음식 냄새를 상쾌한 향기로 바꿔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작은 허브 화분은 좁은 공간 위에 나란히 놓아도 부담스럽지 않으며, 싱크대나 선반 등 자투리 공간에 두면 사계절 내내 청량한 기운으로 가득한 싱그러운 주방을 연출할 수 있다.
관리법
대부분의 허브는 고온 다습한 날씨에 약하므로 통풍이 잘 되는 주방 창문 앞에 두면 좋다. 허브에는 물기 없는 가위로 눈이 다치지 않게 줄기나 잎을 잘라야 새 잎이 자랄 수 있다. 또 알칼리성에 가까운 중성 토질에서 잘 자란다. | |
책꽂이로 활용된 화분
|
|
겨울철에도 꽃이 피는 안시리움과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운 다육식물, 아이비 화분을 책 사이사이에 끼워 북 바인더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관리법
다육식물은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어 물은 20일~1개월에 한 번씩 주면 된다. 특히 햇볕을 좋아해 채광이 좋은 곳에 두면 좋다. 안시리움은 너무 어두운 곳에서는 꽃이 잘 피지 않기 때문에 햇빛이 드는 창가나 밝은 곳에 두고,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썩는 경우가 생기므로 겉흙이 말랐을 때 한 번씩 듬뿍 줄 것. 아이비는 생명력이 아주 강한 덩굴 화초로 잎의 형태 중 줄무늬가 있는 품종은 다른 종류보다 빛을 더 필요로 한다. 통풍이 잘 되는 반그늘에서 관리하면 좋다. | |
엄마와 아이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석현이와 엄마의 작품들이 멋스럽게 어우러진 방 안 풍경 |
이지영씨가 만든 펠트 작품.석현이의 다른 그림들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 |
아이가 혼자 도안을 그려서 만든 햅스터 집. 직접바느질까지 해서 완성한 멋진 작품이다. |
초등학교 1학년 석현이(8세)의 공간은 다른 친구들의 방과 무척 다르다. 다른 집이라면 책이나 참고서가 가득 꽂혀 있어야 할 책상 위에 책 대신 석현이가 직접 그린 그림과 스타일리스트이자 동화책 작가인 엄마의 작품이 즐비한 것. “자기 그림으로 방을 장식한다는 건 아이에게 큰 의미가 있어요. 자기의 그림이 하나의 작품이 되니까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를 더 재미있어하고 의미 있는 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이 그림 옆에 엄마가 직접 만든 펠트 작품도 함께 놓아뒀다. 석현이가 그 작품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구상할 수 있고, 자신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든 엄마의 정성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이지영씨. 그래서일까. 석현이는 참 따뜻하고 온화한 감성을 지닌 아이로 커가고 있다. 그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닌, 행복한 아이로 커가는 석현이가 참 보기 좋았다. | |
동심을 테마로 작품을 컬렉팅한다
재호의 돌을 기념해서 친분이 있는 화가가 그려준 가족의 그림 |
재호를 위해 처음 구입한 작품은 최장한의 로봇 그림.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 아이 방에 걸어 두었다. |
동심을 테마로 한 타카시 무라카미의 조각 작품. |
재호(3세)네 집에는 눈길이 멈추는 곳곳에 멋진 작품들이 하나씩 걸려 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남편과 구경 삼아 미술관을 찾곤 했던 오다정씨는 아이가 생기고 나니 귀여운 느낌의 그림이나 조각이 좋아져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초보 컬렉터가 되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옥션을 통해 작품을 구입해요. 미술품 컬렉팅이라 해서 후에 큰돈이 될 만한 작품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아이의 감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림을 찾고 있어요. 동심을 테마로 작품을 구입하다 보니 귀엽고 깜찍한 느낌의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아직 재호가 어려서 그림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진 않지만, 작품 컬렉팅을 위해 아이와 함께 미술관이나 전시회장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그녀. 덕분에 재호는 어린 시절부터 관람 문화를 배우게 되는 장점도 있단다. 요즘은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턱없이 비싼 옷이나 육아용품을 사는 엄마들도 많다. 하지만 아이의 감성을 길러주기 위해 오다정씨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작품을 골라 선물하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행복한 일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 |
아이와 함께한 전시회의 도록으로 꾸민다
|
|
- 1 최근 앤서니 브라운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대,이후 겸이는 그림은 물론 그의 영어 동화책까지 더 재미있어한다.
- 2 도록과 미술책은 원목 선반에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
|
겸이 엄마 강유진씨는 학교 선생님을 거쳐 현재는 아동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열혈 주부. 그녀는 시간이 날 때면 겸이(6세), 령이(4세)와 함께 다양한 전시회장을 찾아 관람하고, 그곳에서 구입한 엽서나 도록 등을 이용해 아이 방을 꾸미고 있다. “처음에는 포스터를 사서 아크릴 액자로 만들어줄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집 안에 못질하는 것이 싫어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죠.” 강유진씨는 다양한 크기의 엽서나 도록을 도톰한 검은색 도화지에 붙여 액자처럼 만든 후 그것을 아이 방이나 베란다 창문 등에 붙였다. 그랬더니 작은 그림 하나하나가 아이들이 손쉽게 만질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가끔씩 테이프의 접착력이 약해져 그림이 스르르 떨어질 때도 있지만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낙엽이 지는 듯하다며 재미있어한다. “포스터 등으로 만든 액자는 작고 가벼워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미술이란 것을 무겁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늘 생활 주변에 있는 것으로 느끼게 된 것도 큰 장점이고요.” 함께 전시회를 구경하고 도록 액자를 만드는 시간 동안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더욱 친밀해질 수 있다. | |
명화 액자로 아이 방을 장식한다
|
|
- 1 인하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고 색채 감각이 풍부한 것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작품을 접해 보았기 때문이다.
- 2 요즘 인하는 컬러가 강한 고흐의 작품을 좋아한다.
|
인하(7세)가 막 세 살이 되던 해, 엄마 김정애씨는 아이에게 유명 작가들의 그림이 수록된 책을 사주었다. “동네 아줌마들이 좋다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따라 샀어요. 그런데 아이가 이전 책에 비해 새 그림책을 훨씬 좋아하더라고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가져와 읽어달라고 졸랐어요”. 처음에는 인하가 동화책 내용을 재미있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그런 게 아니더란다.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보다 동화책 속의 그림에 더욱 관심이 있었던 것. 그래서 다음에는 아이들이 보기 쉽게 만든 명화 그림책을 하나, 둘씩 사주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무척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명화가 인하에게는 자연스레 친숙한 것이 되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명화 카피 액자를 여러 개 사서 아이와 함께 상의한 후 방에 걸어준다. 작품을 바꿀 때마다 아이와 함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좋다는 그녀. 고전 명화는 그림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자료가 다양해서 엄마가 조금만 시간을 내 공부하면 아이에게 전해 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다. 고전 명화를 이용한다고 해서 김정애씨가 딸 인하에게 바라는 것이 미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저 제대로 된 작품을 보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키친 가든
『소박한 정원』(디자인하우스)의 저자인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씨는 지난 「2009 리빙디자인페어」의 ‘디자이너스 초이스’ 전시에서 영국 전역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키친 가든을 제안했다. 키친 가든이란 이름 그대로 먹을거리로 활용할 수 있는 채소와 허브. 꽃과 열매 등으로 꾸민 정원이다. 먹을거리만을 위한 텃밭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무작정 채소를 기르는 게 아니라 꽃과 상추를 함께 심거나 높이 올라가는 채소와 키 작은 채소를 함께 심는 등 채소의 색채와 형태, 질감까지 고려해 정원으로서의 아름다움까지 추구하는 것이다. 그녀가 알려주는 트렌디한 키친 가든을 디자인하는 방법. | |
꽃과 함께 심는 상추 기본은 채소와 허브의 정원이지만 꽃이 빠진다면 역시 심심하다. 꽃을 골라 함께 심으면 더욱 화려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일년생 화초인 할련화, 팬지, 바이올렛, 카렌듈라, 알리숨, 봉선화 등이 잘 어울린다. 키가 큰 꽃을 가운데에 심어서 부피감을 주고 가장자리에 허브와 채소를 심으면 어떤 각도에서도 잘 보이는 디자인이 나온다. 꽃 대신 허브를 이용해도 좋다. 허브는 잎의 색상으로 컬러 디자인을 해야 한다. 은초록빛을 내는 케일부터 진한 자줏빛을 내는 자주바질, 붉은 줄기가 황홀한 챠드 등은 꽃보다도 더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을 띤다. 하나의 컨테이너에 반은 먹고 싶은 채소와 허브를 채우고, 나머지 반은 디자인을 위해 색상과 크기, 질감을 고려한 꽃과 허브를 심는다.
큰 채소와 작은 채소를 함께 심어 입체감을 준다 토마토와 같이 열매를 맺어야 하는 식물은 성장 속도가 느리다. 성장이 느린 식물은 성장이 빠른 채소와 같이 심으면 빈자리가 허전하지 않고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이때는 성장이 빠른 상추가 제격이다. 단, 상추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한꺼번에 자라기 때문에 절대 한꺼번에 심지 말 것. 가족 수를 생각해 한 주에 먹을 수 있는 양을 계산한 다음 2주 간격으로 심는다. 미리 심어놓은 상추를 다 먹을 때쯤 새로운 상추가 올라오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올라오는 상추에 기가 질리는 일이 없어진다.
꽃다발처럼 촘촘하게 심기 상자 안에 사선으로 혹은 마름모 형태로 디자인해서 식물을 심어보자. 그냥 줄을 맞춰 심을 수도 있지만 여기에 기하학적 무늬를 넣어서 심으면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다. 또 식물을 심을 때 채소와 허브가 자라는 것을 고려해 듬성듬성 심을 수도 있지만 촘촘하게 심는 방법도 괜찮다. 촘촘하게 심으면 크게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어린 상태를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빼곡하게 채워져서 보다 풍성해 보인다.
심는 용기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 시중에서 파는 일반 화분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와인 상자나 쓰던 냄비, 소쿠리, 버려야 하는 욕조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목재로 프레임을 짜고 거기에 정갈하게 채소와 허브를 심으면 깨끗하고 세련된 키친 가든을 구성할 수 있고 혹은 자루를 이용해도 멋진 키친 가든이 완성된다. | |
요리연구가 김은희의 서양 채소 화단
푸드 아카데미 그린테이블을 운영하는 김은희 씨의 스튜디오에는 각종 허브는 물론 로메인, 비트, 루콜라 등 갖가지 서양 채소가 가득하다. 마트에서는 비싸기도 하고 요리할 때마다 사러 나가는 것도 번거로워 키우기 시작한 이 채소들은 나무 상자나 예쁜 화분에 심겨 있어서인지 꼭 화단처럼 보일 정도. 스튜디오 이름도 ‘그린’으로 지을 정도로 마당, 잔디, 채소, 허브 등을 좋아하는 그녀는 이런 취향과 농장 일기 등을 엮어 지난 4월 『그린 테이블』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화분에서 키운 채소는 잎이 연할 때는 채소비빔밥으로, 조금 자라서 잎이 단단해지면 샐러드로 이용하고 허브 페스토와 오일 등도 그때그때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모종 대신 양재동 화훼 농장에서 사온 씨앗을 뿌려 키우는 편인데 그래야 연한 잎부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키우는 서양 채소 리스트. | |
로메인
서양식 상추. 일반 상추에 비해 잎이 길쭉하고 빳빳하다. 쓴맛은 거의 없고 달달하고 아삭한 맛. 시저 샐러드의 메인 재료로 쓰인다. 미리 물을 뿌려 촉촉해진 흙 위에 반나절 정도 물에 불린 씨앗을 뿌리면 심기 끝. 분무기로 물을 주고 신문지로 덮어주면 잘 자란다.
루콜라
영문 이름은 로켓. 열무처럼 톡 쏘는 매운맛이 돌아 입맛을 돋우는 채소다. 물에 씻어 피자나 파스타 위에 그냥 올려 먹기에 좋은 채소. 발사믹 식초로 만든 드레싱과 아주 잘 어울린다. 루콜라와 방울토마토를 발사믹 드레싱에 버무려 먹는 게 제일 맛있다.
비트
뿌리와 잎, 줄기까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다. 뿌리인 비트는 껍질을 벗긴 다음 채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오븐에 구워 레드와인 식초에 버무리면 달착지근하고 새콤달콤하다. 잎은 쌈 채소로 먹고 줄기는 피클을 만든다.
타임
제일 좋아하는 허브로, 요리할 때 가위로 줄기째 잘라 쓴다. 고기 구울 때나 스톡 만들 때, 수프를 끓일 때 넣으면 향긋한 향이 음식에 녹아든다.
로즈메리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주는 허브류. 감자를 오븐에 구울 때 한 줄기 던져 넣으면 아주 향긋하고 맛있는 감자 구이가 완성된다.
이탤리언 파슬리
일반 파슬리는 향이 무척 강해 다진 후 물에 씻어 사용해야 해서 번거로운데 이탤리언 파슬리는 그대로 다져서 여기저기 음식에 감초처럼 뿌려 먹기에 좋다. 수프, 볶음 요리, 파스타 등등 어디에나 잘 어울린다. 후춧가루처럼 어떤 요리에나 두루두루 쓰는 매우 애용하는 채소.
차이브
서양식 부추. 자르면 원통형이라 잘라서 음식을 장식하는 데도 많이 쓴다. 영양부추처럼 마늘의 감칠맛이 느껴져 얇게 저며 당근 수프, 각종 볶음에 뿌려 먹는다.
콜라비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의 무처럼 사용하는 서양 무다. 뿌리가 흙 위에서 자라는 신기한 채소. 아삭해서 피클을 담가 스파게티 등을 먹을 때 곁들이면 좋다. | |
블로거 유다경의 천연 양념이 되는 허브
원예 온라인 커뮤니티 올빼미 화원을 운영하는 유다경 씨는 집 근처 주말농장에 40~50종이나 되는 채소를 심는다. 상추•깻잎•고추 같은 토종 채소부터 바질•로즈메리 등의 허브, 피망•야콘 같은 서양 채소까지 다품종 소량생산를 지향하는 편. 채소를 기르면서 육식 위주이던 식생활이 채식 위주로 바뀌었고 키운 채소를 이렇게 저렇게 먹다 보니 요리에도 일가견이 생겼다고 한다. 직접 키운 허브로 올리브유부터 허브 솔트까지 천연 양념을 만들어 사용하는 실속파. 키우기가 깻잎 수준인 바질로 천연 양념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 |
실력보다, 정성보다 흙이 더 중요 흙이 좋으면 별다른 노하우 없이도 전문가 수준으로 채소를 키울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그녀도 좋은 흙을 만나고 나서 키우는 실력을 부쩍 키울 수 있었다고. 그녀가 애용하는 흙은 토룡토(옥외에서 키울 때 적당)와 토룡분(퇴비 성분이 있는 흙) 그리고 토룡토 분갈이(여러 가지를 배합해 만든 흙) 등이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에는 보습력이 좋은 토룡토 분갈이를, 관엽류에는 토룡토와 토룡분을 섞어서, 키를 키워야 하는 식물에는 토룡분을 사용하는 등 식물 특성을 고려해 사용하지만 초보자는 토룡토 분갈이면 적당하다. 씨앗을 그냥 뿌리면 싹이 나지 않는 것이 더 많으므로 일일이 파종을 해서 옮겨 심는데, 이때 이용하는 흙은 슈퍼 배양토다. 슈퍼 배양토는 새싹채소를 키울 때도 좋다. 만약 모종을 사서 키울 경우엔 분갈이를 해줘야 잘 자라는데, 뿌리의 흙을 턴 다음 바닥에 배수와 통풍을 위해 마사토를 깔고 토룡토 분갈이 흙을 덮는다. 흙은 에덴 바이오 그린에서 구입.
햇볕보다 중요한 통풍 채소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햇볕과 물주기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통풍이다. 아파트에서 채소를 기를 때 베란다 문을 꼭꼭 닫아둔다면 제 아무리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도 잘 자라지 않는다. 통풍은 흙의 수분을 적당히 마르게 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한다. 물은 흙이 마르면 주도록.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더 잘 죽는다.
바질 올리브유
오일로 만들기 좋은 허브는 바질 이외에도 로즈메리와 타임이 있다. 3가지를 동시에 넣어 만들기도 하는데 로즈메리 오일은 볶음 요리에, 바질 오일은 피자나 파스타 또는 드레싱에, 타임 오일은 생선 요리에 쓰기 좋다. 병에 바질 잎사귀와 마른 고추, 올리브잎, 통후추를 한데 넣은 다음 올리브유를 부으면 만들기 끝. 하루에 한 번씩 흔들어주고 한 달 뒤부터 사용한다. 향을 키우고 싶을 때는 잎을 더 추가한다.
허브 솔트
삼겹살이나 생선구이를 할 때 표면에 뿌리면 비린내도 없애도 풍미를 더한다. 말린 허브와 소금을 섞어 믹서에 갈아주면 끝. 비율은 취향에 따라 마음대로. 허브잎은 햇볕에 말리면 부서지므로 그늘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는데 특히 채반을 바닥에서 띄워 공기가 위아래로 순환되도록 해야 더 잘 마른다.
허브 맛술
생선 요리 할 때 살짝 뿌리면 냄새를 없애고 살을 단단하게 한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서 바질이나 로즈메리에 소주와 매실액을 붓기만 하면 끝. 허브의 양은 상관없고 소주 반 병에 매실액 1큰술 정도면 된다. 일주일 후에 개봉한다. 자주 쓰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작은 병으로 여러 개 만들어 두고 쓰는 게 좋다.
바질 페스토
토마토 페스토처럼 많이 만들어 두고 여기저기 사용하는 바질 페스토. 바질잎 1백 장에 올리브유 10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구운 소금 1/2큰술, 잣 5큰술, 파르메산치즈가루 5큰술을 한데 넣고 믹서에 갈아 만든다. 삶은 스파게티 면에 이 바질 페스토를 넣고 쓱쓱 비벼주면 그대로 스파게티가 완성된다. 햄버거 만들 때도 토마토케첩 대신 사용하면 색다른 맛이 난다. | |
겨울에도 꽃 피는 깊은 산속 꽃대궐
사계절 꽃을 보기 위한 온실.여러해살이를 제외한 모든 식물은 긴 엄동설한을 이기지 못한다.보일러실과 연결된 데크 공간에 온실을 만들었다. 보일러 열만으로도 겨우내 20℃ 이상의 온도를 유지한다.봄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아도 꽃을 볼 수 있어 신바람 나는 공간.
『행복한 정원&즐거운 살림』 저자 이현주의 마당
경기도 광주시 목동에 자리한 나뭇골. 분당에서 차로 40분 거리에 그렇게 산세 좋은 곳이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 긴 세월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항상 땅을 밟으며 사는 걸 꿈꿨던 이현주씨는 10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드라마틱할 만큼 아름다운 정원을 완성했다. 큰돈 들인 정원과 주인장의 손길로 일군 정원은 확실히 다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지극한 정성으로 만든 그녀의 보타닉 하우스는 구획 정리와 정돈은 확실히 돼 있지만 기계적이지 않아 사람 맛이 나고, 하나하나 주워 모은 돌들로 만든 나지막한 화단도 높낮이가 자연스럽게 들어맞아 율동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온갖 꽃들 즐비한 화단이 길 양쪽에 있고, 6월이면 장미 넝쿨이 휘감은 아치가 정면에 보인다. 이 문을 통과하면 오른쪽에 키가 큰 노란 목련(노란 새가 앉은 것 같다고 해서 옐로 버드로 불린다)과 불두화(꽃 모양이 부처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가 힘 있게 서 있다. 집 안 거실에서 바라볼 때 내다보이는 뒷마당에는 파라솔이 있는 데크를 두어 여름이면 바비큐 파티를 벌인다. 6월이면 이 집 뒷마당은 초록으로 물든 산을 병풍처럼 지고 앉을 테고, 마당의 수많은 꽃들은 더욱 또렷하게 보이겠지. | |
아파트 1층 앞뜰에 꾸린 소박한 꽃밭
돌계단과 울타리.아파트 1층화단 아닌,1층집 마당처럼 보이도록 울타리를 쳤다.정원으로 올라가는 돌게단은 남편과 함께 1년에 걸쳐 완성했다. 조경석에 가까운 계단용 큰 돌은 가격이 어마어마해 뉘 집에 공사하고 버린 돌이 있다고 하면 달려가 얻어 오곤 했다.
자연생태박물관 교사 지경옥의 마당
부천식물원과 자연생태박물관에서 자원봉사 교사 일을 하고 있는 주부 지경옥씨. 네이버 블로그 ‘지지의 행복한 세상 ’을 운영하며 자신이 가꾼 꽃밭 자랑하는 일에 신바람을 내며 살고 있다. 이름도 꽃같은 부천 상동 진달래 마을에 자리한 그녀의 마당은, 아파트 1층에 살면서 덤으로 얻은 미니 정원이다. 4년 전, 이 공간이 마음에 들어 이사 온 후부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심히 일궈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예쁜 꽃밭과 어울리게 바깥채로 드나드는 문도 내고, 오래 보고 싶은 꽃이 있으면 악착같이 구해 심고, 사계절 내내 쉴 때 없이 꽃구경 할 수 있게 꽃씨도 자리 정해 뿌렸다. 튤립 지면 아이리스, 아이리스 지면 작약과 넝쿨장미…. “어려서부터 정원 가꾸는 걸 보며 자란 애들이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그야말로 1층 앞마당이 자연 생태 학습장인 셈이죠. 특히 둘째는 풀 한 포기도 제 동생인 양 구는 게 귀여워요.” 지경옥씨네 아파트 근처에는 이렇게 1층 마당을 정원으로 꾸미는 집이 유난히 많다. 서로 예쁜 꽃씨나 모종이 생기면 나누고, 불쑥불쑥 바깥으로 난 출입구를 통해 남의 집 마당 구경을 가기도 한다. 꽃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있겠나. 이 작은 정원에도 필 꽃은 다 피고, 질 꽃은 다 지더라. | |
보일 듯 말듯, 수줍게 야생화 핀 한옥 정원
|
|
차 연구가 김현숙의 마당
한옥 마을인 서울 종로 가회동에서도 예쁘기로 소문난 한옥집 ‘올물’은 차 연구가 김현숙씨가 차를 공부하고 즐기는 다실로 만든 곳이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초록’을 뽐내는 인동초 덩굴이 담벼락을 덮고 있고 새봄엔 모란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는, 대여섯 평 남짓한 좁은 ‘ㅁ’자 마당은 갈 때마다, 때때마다 볼거리가 풍성하다. 관상용(!) 네모 우물도 있고 불 피우는 작은 솥단지도 있고, 이끼 낀 돌확도 있는 그림처럼 예쁜 마당엔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으니 토종 야생화들이다.
꽃망울이 너무 작아 사진 속에 보이진 않아도 방울로 피는 하얀 둥굴레꽃과 보라 제비꽃, 순박한 매발톱 꽃이 보일 듯 말듯 그야말로 수줍게 피었다. 이름도 예쁜 야생화들은 살필수록 마음이 간다. “모란이 지고 나면 이 자잘한 야생화들이 눈에 들어와요. 저 구석에 있는 건 애기똥풀인데, 벌써 꽃이 질 때인데 응달에 심었더니 이제야 피네요. 며칠 지나면 담벼락에 올라온 인동덩굴에 꽃이 만발할 테니 구경 오세요. 마치 꽃들이 모여 꽃을 이룬 것 같은 게 얼마나 고운지 몰라요.” 맛 좋은 차와 쑥떡을 소반에 차려 내주며 김현숙씨가 곱게 웃는다. 그 모습이 꼭 마당의 야생화 같다. | |
김영랑의 모란이 피고 지는 정원
|
|
박물관 ‘얼굴’ 관장 김정옥•조경자 부부의 마당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
팔당호가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박물관 ‘얼굴’ 관장 김정옥씨와 부인 조경자씨의 돌집이 있다. 이 집 곳곳에는 부부가 새끼처럼(?) 아끼는 나무며 꽃들이 그득하다. 지금이야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거목들이 됐지만, 40년도 훨씬 더 된 옛날 그 나무들은 모두 잎이었고, 가지였단다. 특히 마당에 있는 큰 주목은 아들 낳던 해 어린 가지 하나를 얻어다 조경자씨가 직접 삽목(揷木-꺾꽂이)한 거라 의미가 크다. 짬 나는 대로 집 근처 농원에 가서 정원사의 어깨너머로 원예에 대해 배워가며 가지와 잎을 구해다가 직접 심고, 가지치기까지 모두 조경자씨 혼자 힘으로 해가며 키운 새끼 같은 나무들이다. 이렇듯 오랜 세월에 걸쳐 가꾼 마당에는 지인들이 힘을 보탠 귀한 꽃들도 여럿 눈에 띈다. 지금은 돌아가신 김정옥 관장의 어머니께서 꽃이 좋아 평생을 키우셨던 영산홍이 있는데, 지나온 세월만큼 보통의 영산홍보다 훨씬 대가 굵다. 또 무엇보다 이 집 마당의 하이라이트는 집 돌담 옆길, 아기 얼굴처럼 큰 모란꽃 무리다. 김영랑 시인의 사촌 동생인 여학교 동창이 아버지께 물려받은 모란을 아파트로 이사 가면서 조경자씨에게 부탁했다. 잎들 사이에서 튀어나올 듯 진한 빛을 내는 모란을 보고 있노라면, 김영랑 시인이 왜 삼백 예순 날 모란이 피기를 기다렸는지 알 것 같다나. | |
꽃들에게 말 건네는 노년의 놀이터
|
|
‘꽃 할머니’ 박완서의 마당
“아는 분이 우리 마당에 어떤 꽃들이 피는지 물었다.
나는 으스대며 백 가지도 넘는 꽃이 있다고 말했다.
그건 누구한테나 그렇게 말하는 내 말버릇이다.
그러나 거짓말은 아니다.
듣는 사람은 아마 백화난만한 꽃밭을 생각하겠지만
그것들은 한꺼번에 피지 않고 순서껏 차례차례 핀다.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는 목련부터
눈에 띄지도 않는 돗나물 꽃까지를 합쳐서 그렇다는 소리다.
그런데 어떻게 그 가짓수를 다 셀 수 있느냐 하면
그것들은 차례차례로 오고, 나는 기다리기 때문이다.”
-박완서 산문집 『호미』(열림원) 중에서
| |
박완서 작가의 산문집 『호미』를 읽으며 그의 정원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 기자가 그린 박완서 작가의 정원은 백 가지도 넘는 꽃이 빼곡하게 자리해, 웅크리고 앉아서 고개만 돌리면 새 꽃을 만나고, 또 새 꽃을 만날 것 같은 꽃천지였다. 독자들에게 올봄 마지막 꽃구경 한 번 시켜주자고 청하는 기자에게 작가는 “봄꽃 다 지고 여름 꽃 피기 전이라 자랑 삼아 나가기엔 초록만 가득하다”며 마당을 감췄다. 그 후 몇 번의 설득에도 꿈적 안 하는 작가를 너무 괴롭히는 거 아닌가 포기하려 했지만, 수도 없이 상상했던 꽃천지를 포기할 수 없어 초록이어도 괜찮다며 아침 댓바람부터 대문을 두드렸다. 나이 먹으니 피곤해 손님 치르는 일 귀찮다더니, 괜찮다는데도 한사코 마당에 있는 매실 나무 열매로 만든 음료라며 매실냉차와 알알이 포도도 씻어 내준다. 일흔여덟의 소녀 같은 할머니는 그러는 사이 자신이 쓴 글과 어울리게 말랑말랑해져 정원으로 손님을 끌었다.
역시 한눈에 보기엔 초록이 맞았다. 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꽃들을 보니 워낙 미약해 없는 듯 보인 것이지 분명 거기 있었다. “이게 물망초예요. 이건 나만 보는 꽃이에요. 여기 숨은 거 사람들은 잘 못 봐. 그래서 나만 봐요.” 자랑할 것 없다던 마당 주인은 그때부터 수다쟁이 할머니가 됐다. “오늘 아침에도 1시간 얼른 나갔다 왔잖아요. 여름엔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낮에는 못 나가니까 아침에 무지 바빠요. 잡초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매일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며 싸움질해야 한다니까요. 대문 옆에 핀 큰 꽃은 으아리, 저기 봉오리 진 건 작약, 모란은 벌써 피었다가 졌고, 요기, 요기 있는 게 붓꽃이에요. 올봄 목련이랑 매화랑 조팝나무가 한창 예뻤는데 이제 다 졌지 뭐. 어머, 벌써 봉숭아 올라왔네.” 박완서 작가는 자기네 마당이 가꾼 티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한겨울 빼고는 사철 꽃이 피어 보기에도 좋고, 마음에도 위안이 된다고 했다. 또 남들한테 마당이 예쁘다는 칭찬도 듣고 싶다며 목련처럼 아주 활짝 웃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