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발견이의 도보여행_05

醉月 2012. 2. 8. 19:13

晩秋의 숲길에서 情을 느낀다
달동네 감싸던 인정 넘치는 숲길 / 마음을 토닥이는 위안의 길

첫 번째 코스
 
 
달동네 감싸던 인정 넘치는 숲길
 
  ● 서울(관악구) : 보라매공원과 국사봉 숲길
  ● 걷는 거리 : 6.4km
  ● 소요 시간 : 2시간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과거 공군사관학교가 있던 보라매공원. 공원 호수에는 음악분수가 솟고, 옛 연병장 자리에는 600m짜리 걷기 트랙이 들어서 수많은 발길이 모여든다. 당곡고등학교 뒤에 자리한 국사봉은 가지능선을 엇대어 봉천고개까지 유순한 숲길을 아슬아슬 이어놓았다. 조망 명소로 이름 높은 국사봉 정상의 손에 잡힐 듯한 낮은 조망은 작은 보너스이며, 중턱의 아름다운 숲길은 가을단풍이 일품이다.
 
 
 
신대방역~보라매공원 45분/1.6km
 
 
  근래 들어 보라매공원 남문과 바로 연결되는 도림천 산책로가 관악산 입구 부근까지 연장되면서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 코스는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4번 출입구(1)를 나오면서 시작한다. 전철역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육교 왼쪽으로 보라매공원 남문(2)이 나타난다.
 
  보라매공원에는 큰 출입문이 세 곳이다. 북쪽에 자리한 정문과 보라매병원과 맞닿은 동문, 그리고 우리가 진입하는 남문이 바로 그곳이다. 이 코스는 남문으로 들어갔다 동문으로 나오면 된다. 문과 문을 선으로 이어 곧장 질러가는 밋밋한 길로 안내하진 않는다.
 
  일단 남문으로 쭉 들어가 3분 정도 걸으면 왼쪽으로 화장실이 보인다. 화장실 건물을 끼고 돌아가면 음악분수가 설치된 호숫가다. 호수를 반 바퀴 돌아 정면으로 보이는 옛 연병장 자리의 걷기 트랙으로 들어선다. 우레탄으로 바닥을 깐 이 트랙은 한 바퀴가 600m나 된다. 트랙 위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그래서 여름 낮에는 주변의 나무그늘 사이 숲길이 걷기코스로 많이 이용된다.
 
  예전 공사(空士) 연병장 시절 사열대로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 큰길을 가로질러 가면 바닥분수가 있는 곳을 지난다. 왼쪽으로는 퇴역 군용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에어파크(Air Park)’가 나타난다. ‘에어파크’를 본 후에는 뒷길이나 사열대 뒤의 큰길을 따라 공원 동문을 빠져나간다. 동문을 찾기 어려우면 ‘보라매병원’으로 가는 길을 물으면 된다.
 

보라매공원 분수대.
 
  국사봉 숲길~정상~단풍길 60분/2.2km
 
  공원 동문으로 나온 후에 그대로 계속 걷는다. 5분 정도 걸으면 만나는 삼거리에서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꺾은 후 SK주유소 직전에 있는 왼쪽 골목을 따라간다. 다시 5분 넘어 가다 보면 왼쪽에 창조온누리약국이 보일 것이다. 약국 옆으로 뻗은 골목으로 좌회전해서 좁아진 골목을 쭉 따라 올라간다.
 
  좁은 골목길을 5분 정도 걸으면 오른쪽으로 당곡중학교 담장이 이어지고, 곧 당곡고등학교 담장이 이어진다. 상도근린공원이라고도 불리는 국사봉 숲길은 바로 이 당곡고등학교 담장이 끝나는 곳(3)에서 시작된다.
 
  포장길을 버리고 흙길로 들어서면 숲은 기다렸다는 듯이 청신한 향을 토해낸다. 숲 속으로 뻗은 가로등을 따라가면 곧 불로천(不老泉) 약수터 쉼터다. ‘마시면 늙지 않는다’는 물이다. 여기서 목을 축이고 잠시 쉬었다 간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복잡하다. 쉼터에서 보면 약수터로 떨어지는 배수로가 보일 것이다. 그 배수로 위에는 널찍한 나무덱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로 간다. 약수터 주변에는 배수로가 두 개 있는데, 나무덱이 있는 배수로를 찾으면 된다.
 
  좁은 오솔길을 3분 정도 걸으면 사각 정자가 있는 쉼터가 나타난다. 여기서 왼쪽 8시 방향 오르막으로 가자. 오르막길은 약 5분간 이어진다. 짧은 오르막 구간이지만 군데군데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쉬었다 가기에 좋다. 언덕 위에는 오래된 단아한 팔각정이 있다. 여기서 일단 숨을 고르고 5분 정도 곧장 걸어가면 국사봉 정상(頂上)이다.
 
  해발 179m인 국사봉 정상에서는 멀리 북한산을 비롯해 여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시야가 절반쯤 가려지고, 겨울에는 가려졌던 시야가 열리는 전망덱이 있다.
 
  국사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가면 된다. 5분쯤 내려오다 왼쪽으로 넓은 나무계단이 나오면 몇 개 안 되는 그 계단을 밟고 내려온다. 그러면 왼쪽으로 운동시설과 함께 그림같이 뻗은 단풍나무 길을 만나게 된다.
 


 
  단풍길~가지능선길~숭실대입구역 50분/2.6km
 
  이 단풍나무 길 때문에 국사봉 숲길은 만추(晩秋)의 걷기 추천코스로 늘 이름을 올리곤 한다. 단풍 숲길은 자작나무 군락(群落)과 어우러져 7분간의 짧지만 강한 인상과 여운을 안겨준다. 이 길 끝에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국사봉중학교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 후 곧바로 만나는 T자 삼거리에서 오른쪽 내리막을 택한다.
 
  3분 정도 가면 오른쪽과 왼쪽으로 갈라지는 양 갈래 내리막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가지능선 길로 바로 건너갈 수 있다. 하지만 이 길에는 화장실이 별로 없어 권하지 않는다. 대신 왼쪽으로 내려가 국사봉약수터 쉼터까지 간다. 쉼터까지는 3분이면 도착한다. 약수터는 왼쪽으로 잠깐 내려가야 물맛을 볼 수 있다. 화장실은 내려온 방향에서 공터 2시 방향 숲 속에 있다.
 
  이제부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3시 방향의 너른 숲길이다. 넓은 산책로만 쭉 따라가면 ‘시골집’이라는 식당이 있고 그 앞의 찻길과 만난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길을 건너 숲 속 배드민턴장이 보이는 맞은편 숲길(4)로 들어선다. 보도블록에서 흙길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숲으로 난 나무계단이 보인다. 그리로 가자.
 

옛 공군사관학교 자리였던 보라매공원. 연병장은 걷기 트랙으로 변신했다.
  나무계단의 끝은 ‘푸른꿈동산’이라는 체육쉼터다. 이후로 능선 흙길은 7~8분간 이어진다. 능선 오른쪽은 과거 대한민국 달동네의 대명사였던 곳이다. 지금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첫 번째 가지능선 길은 천문대처럼 봉긋 솟은 지붕을 가진 봉현배수장까지 이어지는 도톰한 흙길이다. 배수장을 지나 시멘트 길을 내려오면 왼쪽으로 기울어진 T자 삼거리다. 왼쪽으로 크게 돌아 걸으면 곧 오른쪽으로 두 번째 가지능선 길이 시작된다. 자동차도 오를 수 있을 만큼 넓은 숲길이지만, 경사진 곳을 따라 빗물에 흙만 씻겨 내려간 탓에 바닥은 자갈만 남아 거칠다.
 
  두 번째 가지능선 길은 10분 정도 이어지다 능소화 넝쿨이 담장을 가득 메운 조그만 절 옆으로 떨어진다. 절 앞에서 왼쪽으로 가다 50m 앞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가 묘한 인상을 남기는 길이다.
 
  길은 곧 자동차 소리가 왕왕거리는 도시의 큰길로 내려선다. 그곳은 지지리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봉천동 달동네의 대명사와 같았던 봉천고개이다. 지금은 고층 아파트가 주위에 가득 들어서 있다. 큰길에서 내려오던 방향 그대로 찻길 옆 인도를 따라 내려간다. 지하철 숭실대입구역(6)까지는 5분 정도 걸린다.
 



  두 번째 코스
 
  마음을 토닥이는 위안의 길
 
  ● 서울(성북구) : 길상사와 옛집 순례&서울한양도성 산책로
  ● 걷는 거리 : 8.1km
  ● 소요 시간 : 3시간30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북악산에 기대어 살던 소박한 동네 성북동. 산기슭을 타고 성큼 내려선 시원한 바람이 맴도는 그곳. 지금은 부촌(富村)의 상징이지만 부자동네 반대편 성곽 밑으로 달동네 작은 집들이 따개비처럼 붙어 정반대의 삶을 이어가는 곳.
 
  부자들의 마을에는 법정(法頂) 스님의 길상사(吉祥寺)가 사바(娑婆)세계의 혼탁함을 벗겨내고, 성곽 아래 달동네에서는 만해 한용운(卍海 韓龍雲) 선생이 끝내 독립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둔 심우장(尋牛莊)이 찾아온 객(客)을 위로한다. 옛 이야기 가득한 고택들의 향연 속을 걸어 북악산 능선에 돋아난 용비늘 같은 서울한양도성 산책로에서 그 마을들을 굽어보자.
 
 
  한성대입구역~최순우옛집~길상사 40분/1.7km
 
 
  한국주재 해외대사관저가 많은 성북동은 볼거리도 많고 소문난 음식점도 많은 동네다. 고급 주택가만 있을 것 같지만 서울한양도성을 뒷담으로 두른 달동네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가난한 영토에 뿌리를 단단히 박았다. 이번 코스는 다양한 도시의 모습과 문화가 어우러진 문화칵테일 루트로, 여러 명사(名士)의 고색창연한 옛집들이 그 중심을 이룬다.
 
  한성대입구역 5번 출입구(1)를 나와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崔淳雨) 선생의 고택이다. 지하철역을 나와 10여 분 정도 직진하다 왼쪽 45도 방향 골목길로 들어서면 ‘최순우 옛집’이라고 쓰인 커다란 문패를 만날 수 있다. 선생이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표현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저술한 곳이 바로 이 집이다. ㅁ자 형태 북향(北向)으로 지은 최순우 옛집은 우리의 옛것을 사랑했던 집주인의 품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단아하고 품격 높은 모습을 보여준다.
 
  최순우 옛집을 나와 골목 입구까지 되짚어 나온 후 큰길을 건너 왼쪽 골목으로 걸어간다. 이 골목을 50m 정도 들어가면 왼쪽의 어느 쌀집 앞에서 승무(僧舞)를 추는 여인네의 그림이 눈길을 잡아끈다.
 
  이 쌀집이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조지훈(趙芝薰) 시인이 30년간 살았던 집터라고 한다. 시인의 집터 안내문을 지나 바로 앞에 나오는 Y자 갈림길에서 왼쪽을 택한다. 곧 편의점이 있는 사거리다. 여기부터 길상사까지는 약 10분 거리다. 쭉 직진하다가 중간에 나타나는 Y자 갈림길에서 왼쪽을 택하면 된다.
 


 
  길상사~수연산방~심우장 45분/2.0km
 
  삼각산길상사(三角山吉祥寺)라고 쓰인 일주문(一柱門)을 겸허한 마음으로 지난다. 정면의 작은 계단을 오르면 길상사의 본존건물인 극락전(極樂殿)이 단아한 자태를 드러낸다. 그 왼쪽으로 돌아가면 작은 계곡 옆으로 쉴 수 있는 공간과 짧은 길이 나 있다. 계곡을 건너가는 다리를 살짝 건너보면 작은 공덕비가 있다. 원래 고급 음식점이던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시주하여 오늘날의 길상사를 있게 한 김영한 여사를 기리는 비(碑)다.
 
  계곡 옆길을 잠시 걷다 스님들의 거처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내려 온다. 극락전 근처까지 내려오면 왼쪽에 설법전이 있다.
 
  그 건물 앞에는 독특한 형태의 관세음보살상이 서 있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씨가 조각한 것으로 성모마리아상과 많이 닮아 있다. 길상사는 개원법회 때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참석한 것을 계기로 천주교와 인연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수녀님이나 천주교 신자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길상사를 둘러보고 쉰 후에는, 대사관저 이정표가 많았던 편의점사거리까지 되돌아온다. 여기서 우회전한 후 큰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인도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채 10분이 안 되어 성북동 왕돈가스의 원조(元祖)격인 ‘금왕돈까스’ 앞 골목이 나온다.
 
  골목 오른쪽을 보면 소설가 이태준(李泰俊) 선생이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는 수연산방(壽硯山房)이다. 지금은 전통찻집으로 꾸며져 있어 오래 머물기는 편치 않다. 주인장은 잠시 둘러보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
 
  수연산방을 보고 나와 다시 큰길에서 금왕돈까스 가게를 끼고 돌아 오른쪽으로 가자. 곧 만나는 건널목을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심우장’ 푯말이 왼쪽 길을 가리킨다.
 
  여기서부터는 서울에서 거의 사라져가는 비좁은 골목길이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숨이 조금 차오를 즈음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이 나온다. 한용운 선생의 영정과 함께 친필서적, 옥중공판기록, 연구논문집 등이 고택 안에 전시되어 있다.
 

6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서울한양도성길을 걷는다.
 
  심우장~숙정문 성곽걷기~혜화문 1시간40분/4.4km
 
  심우장을 나와 다시 골목 입구 큰길까지 걸어 나온다. 명사들의 옛집을 거닐고 돌아오면 그분들을 직접 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큰길까지 나왔으면 이제는 서울한양도성을 걷기 위해 숙정문으로 향할 차례다. 큰길을 따라 왼쪽으로 간다. ‘성북 우정의 공원’이란 곳을 지나 주암아파트 오른쪽 골목으로 간다. ‘숙정문 안내소’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어 길 찾기가 수월하다.
 
  골목 초입의 황량함과 다르게 이 길은 아름다운 계곡으로 이어져 삼청터널 앞까지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삼청각 앞에서 찻길을 건넌 후 왼쪽으로 가다 ‘홍련사’ 돌푯말 뒤로 난 계단으로 올라가면 곧 숙정문 안내소다.
 
  여기서부터 말바위 안내소까지는 청와대 경비 때문에 신분증을 제시하고 패찰을 건 후 지나야 한다. 혹시라도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다면 숙정문 안내소 앞에서 왼쪽 성곽 밑으로 가는 길을 이용하면 된다. 신분증 없이 갈 수 있는 그 길은 안내소 직원에게 물어보면 알려준다. 신분증이 있더라도 저녁 이후로는 출입이 안 되니 유의하자.
 
  조금 가파른 나무계단을 10분 정도 올라가면 서울의 북대문(北大門)인 숙정문(肅靖門)이다. 험준한 산악지형에 문을 세운 터라 조선시대에 실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풍수지리에 입각한 주장으로 인해 18년간 문을 폐쇄하는 일까지 있었다. 숙정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간다. 이후로는 계속해서 성곽을 따라 걷게 된다.
 
  오른쪽은 청와대 경비구역이라 볼 수 없게 막혔지만 왼쪽은 시원하게 뚫려 삼청각과 성북동 일대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 성곽길을 5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에 말바위 전망대가 그간 막혀 있던 오른쪽 전경을 시원하게 펼쳐낸다. 전망대 옆은 아까 받았던 패찰을 반납하는 말바위 안내소다. 그 안에 화장실과 정수기가 준비되어 있어 쉬어가는 장소로는 그만이다.
 
  다시 5분 정도 가다 나무계단 위 전망대로 올라선다. 전망을 보든 안 보든 그곳을 지나야 하므로 일단 올라가야 한다. 조망대에서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가면 성벽 바깥으로 나 있는 산책로로 갈 수 있다.
 
  성곽을 오른쪽으로 끼고 이 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성곽 사이를 지나 와룡공원으로 들어선다. 와룡공원에서는 성곽을 왼쪽으로 하고 성곽 안쪽에서 걸어 내려간다. 무심하게 걷지만 말고 성곽 틈 사이로 멀리 보이는 동네도 보고 성곽을 병풍처럼 두른 성곽 아래 마을에도 한번쯤 눈길을 주어보자.
 
  와룡공원의 성곽길은 15분쯤 이어지다 마무리된다. 공원이 끝나는 곳에는 서로 ‘원조’임을 주장하는 대형 돈가스집 두 곳이 있다. 원래 그 자리에는 진짜 성북동 왕돈가스 원조인 금왕돈까스가 있었지만, 아까 들른 수연산방 옆으로 이사를 갔다.
 
  우리가 갈 곳은 이 두 곳 중 서울왕돈까스 오른쪽의 작은 골목이다. 이 골목을 지나며 오른쪽을 보자. 주택과 학교 건물을 받치고 있는 석축(石築)이 성곽의 일부인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스스로 깔고 앉은 이 길에서 못내 마음이 아프다.
 
  골목길을 따라 직진하듯 15분 남짓 걸으면 일제(日帝)가 전철(電鐵)을 내기 위해 완전히 헐어버렸다가 1992년 우리 정부에 의해 다시 복원된 혜화문을 만나게 된다. 혜화문은 서울의 사소문(四小門) 중에 동소문(東小門)에 해당된다.
 
  혜화문을 보고 난 후에 왼쪽으로 큰길을 따라가면 처음 출발했던 한성대입구역이다. 역 주변에 한강칼국수, 할매청국장, 나폴레옹제과점 등 유명한 맛집이 많다

 

길을 걸으며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본다
조국을 사랑한 그분들의 길 / 일렁이는 푸른 바다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첫 번째 코스
 
 
조국을 사랑한 그분들의 길
 
  ● 서울(동작구) : 서달산 숲길과 현충원 순례길
  ● 걷는 거리 : 6.5km
  ● 소요 시간 : 3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봉황이 알을 품은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 명당이라는 풍수지리가들의 말을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낮고 순한 능선이 아늑하게 외곽을 둘렀다. 관악산 지맥(地脈)을 이어받은 서달산 능선이 북동쪽을 향해 열린 U자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공작봉이라고도 불리는 이 산자락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진 분들이 조용히 영면을 취하기에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이런 길지(吉地)의 아늑한 숲 산책로를 안팎으로 순례하는 이 길을 걷고 나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커져 있을 것만 같다.
 
 
 
동작역~서달산 산책로 40분/1.4km
 
 
  국립현충원을 연결하는 지하철 동작역은 서울걷기여행 코스의 중요한 관문이다. 국립현충원의 관문이면서, 반포천 헤밍웨이 코스가 역사(驛舍)에서 곧장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역사에서 한강시민공원으로 나가면 꽃밭이 아름다운 서래섬을 거쳐 반포분수다리(잠수교)를 건너갈 수도 있다. 그렇게 할 경우 용산가족공원까지 가는 수변길을 한가로이 걸을 수 있다.
 
  서울 걷기코스의 교차로라고 불러도 좋을 동작역은 반포천 물줄기 위에 역사를 올려 지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출입구를 열어놓았다. 이 코스의 들머리인 3번 출입구(1)는 큰 도로를 건너는 육교 끝 부분의 계단 바로 앞 난간에 출구번호 표기를 달았다. 이 표기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50m 앞에 서달산 능선으로 곧장 치달아 오르는 나무계단 입구(2)가 나온다. 몇 계단 올라서다 위를 바라보면 까마득해 보이는 계단에 진저리가 쳐질지도 모른다.
 
  한꺼번에 다 오른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천천히 계단 숫자를 하나하나 세어가며 올라보자. 계단 폭이 넓어서 힘들면 앉아서 쉬었다 가도 된다. 다른 이의 통행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는 넉넉한 계단은 이곳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거리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는 쉼터가 기다린다. 그 후로는 그야말로 걷기 좋은 숲길만 열린다. 오른쪽으로 국립현충원 담장을 끼고 걸으니 길 찾기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서달산산책로~상도동 개방문~호국지장사 40분/1.6km
 

대한민국을 사랑했던 님들의 마음이 묻어나는 길이다.
  초록색 울타리를 동무 삼아 녹음(綠陰)이 짙은 숲길을 걷는다. 얼마간 걸으면 국립현충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문이 보인다. 지금 걷는 현충원 담장길에서 현충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세 개의 개방문 중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개방문은 ‘흑석동 문’이다. 우리는 ‘상도동 문’을 이용할 것이니 담장을 따라 15분 정도 더 울타리 숲길 산책을 즐기자.
 
  그러면 어느새 현충원으로 진입할 ‘상도동 문(3)’ 앞에 다다른다. 문을 넘어 국립현충원 안으로 들어선다.
 
  1956년 대통령령(令)으로 군(軍)묘지령이 제정되어 안장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국립현충원. 처음에는 국군묘지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고, 1965년 국립묘지로 승격되면서 애국지사, 경찰관, 향토예비군 안장이 가능해졌다. 묘역 구간을 제외한 산림지역은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덕에 식생(植生)이 매우 안정되어 있다.
 
  상도동 개방문을 통해 현충원 안으로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길은 왼편으로 뻗는다. 안으로 들어왔으니 지금껏 오른쪽에 있던 담장이 왼쪽에 있게 된다. 담장과 멀어지며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저절로 제 모습을 갖춘 현충원 참나무숲길을 걷는다.
 
  곧 왼쪽으로 현충원에 잠든 호국영령들을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호국지장사(護國地藏寺) 사찰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국립현충원과 함께 건립된 사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통일신라시대에 도선(道詵)국사에 의해 갈궁사(葛宮寺)란 이름으로 최초 창건되었다고도 하고 고려 공민왕 때 보인스님이 세웠다고도 한다. 이후 1577년(선조10년)에 중종임금의 후비인 ‘창빈 안씨’ 묘가 인근에 들어서며 왕실 원찰(願刹)로 지정되어 화장사(華藏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때는 이 산의 이름도 서달산이나 공작봉이 아닌 화장산이었단다. 그 후 국립현충원이 들어서면서 사찰 이름이 호국지장사로 바뀌었다. 사찰 안에는 600여 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철불좌상과 함께 조선 후기 화원스님이 그린 능인보전의 탱화 등 문화재도 여럿 전해진다.
 
 
  대통령 묘역 순례~솔냇길~동작역 1시간20분/3.5km
 
현충원에 잠든 호국영령들을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호국지장사.
  지장사에서 2500위(位)의 지장보살상을 등지고 경내를 빠져나오다 보면 오른쪽에 시원한 물이 콸콸 쏟아지는 약수터가 있다. 기분 좋게 목을 축이고 다음 길로 가자.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이다. 지금부터는 아스팔트로 덮은 포장길을 걷지만 우거진 녹음 속의 그늘길이기도 하다.
 
  5분 넘어 이 길을 걸으면 오른쪽으로 박정희 대통령 내외 묘소 입구(4)가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고 나온 후에는 그보다 아래쪽에 모셔진 김대중 대통령 묘소와 이승만 대통령 묘소도 차례로 참배한다. 이분들의 마음을 가슴에 안고 다시 박정희 대통령 묘역 입구 부근에서 시작되는 솔냇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솔냇길(5)은 국립현충원의 남서쪽을 감싸는 길로 현충원이 품은 가장 아늑한 산책로다. 서달산 기슭으로 곧게 뻗은 이 길은 아랫녘으로 넓게 자리한 묘역의 참배길과는 다른 휴식의 공간이다. 그래서 산책 삼아 천천히 걷는 이들을 적잖게 만난다. 솔냇길이라는 이름은 솔향이 그윽하다는 말일 테지만 실상은 은행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노란 은행잎이 속절없이 떨어진 12월에 걸으면 걷는 이의 마음도 노랗게 물들 것 같은 길이다.
 
  20여 분 정도 솔냇길을 걷다 배롱길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 내리막으로 간다. 100일 동안 꽃을 피운다고 하여 백일홍나무라는 별칭을 갖는 배롱나무가 길 가운데로 뻗은 화단에서 등불 같은 꽃을 여름마다 피워낸다. 배롱길을 마치면 길은 곧 현충원 정문으로 이어진다.
 
  국립현충원의 넓은 문이 가까워질수록 번잡한 도심의 소음도 점차 다가온다. 하지만 죽어 안식을 찾은 이 땅에서는 그것조차 내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렇게 다시금 이 세상에 섞여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두 번째 코스
 
  일렁이는 푸른 바다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 경북(영덕군) : 영덕 블루로드
  ● 걷는 거리 : 50.5km
  ● 소요 시간 : 20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동해안에 장장 800km에 가까운 국내 최장거리 걷기 길이 조성되고 있다.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이 그 길에 붙었다. 이 길은 남해와 동해의 분기점인 부산 오륙도공원에서 출발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른다. 내년 봄에 본격적으로 오픈될 이 길의 얼굴마담이 바로 영덕 블루로드다. 이미 2년 전에 시범 개통된 이래 이 길을 찾은 걷기 동호인들마다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벌써 걷기 꽤나 한다는 마니아들은 죄다 한두 번씩 다녀간 명품길이다.
 
 
  1코스 : 빛과 바람의 길 7시간/17.5km
 
 
  바다에서는 고향의 냄새가 난다. 누구라도 그곳에서는 육친의 향기를 맡는다. 생명의 근원이 저 바다에서 비롯된 까닭일 것이다. 바다를 보고 걷는 길은 매번 비슷비슷한 풍광도 질리질 않는다. 블루로드라는 이름부터 짙푸른 바다향이 왈칵 풍긴다. 이 길의 시작은 거친 바다사나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강구항이다.
 
  버스터미널에서 블루로드 안내지도를 챙기며 여행을 시작하자. 강구교를 건너며 바라본 바다 쪽 풍광은 파라솔로 대변되는 어시장 좌판과 어마어마한 대게 조형물이 대게 식당거리에 꽉꽉 들어차 있다. 우리나라 대게 집산지 중 으뜸이라고 할 만한 거리 모습이다. 4층 식당건물 벽에 꽉 차게 붙은 대게 모형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볼거리다.
 
  동해에서는 사시사철 대게가 나는 것이 아니다. 해마다 12월부터 5월까지만 대게 조업을 허용한다. 다른 철에도 대게를 맛볼 순 있지만 대체로 러시아산(産)이다. 올해는 이마저도 일본에서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가격이 폭등했다고 상인들이 울상이다. 하지만 이 글이 읽힐 즈음에는 동해안에서 잡힌 싱싱한 대게로 강구항 수족관들이 꽉꽉 찰 것이다.
 
  블루로드 루트를 따르려면 대게거리 뒷골목을 통해 봉화산 능선을 타야 한다. 이 능선길을 해맞이등산로라고도 불렀지만 이제는 블루로드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노란 화살표와 표찰, 그리고 다양한 이정표가 블루로드 코스를 안내하므로 조금만 주의하면 길 찾기가 어렵지 않다. 봉화산 기슭에 기댄 작은 산동네를 지나 능선을 막 타면 강구항을 굽어보는 언덕이다. 여기서 보는 강구항은 아까 밑에서 보던 풍광과는 사뭇 다른 조용한 어촌이다. 고불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편안한 숲길이다. 소나무가 많아 겨울에 걸어도 좋을 듯한 길이다.
 
  2시간 조금 넘게 숲길을 걸으면 고불봉(235m)에 도착한다. 산은 낮지만 사방이 확 트인 봉우리다. 영덕읍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해도 먼 시야로 아른거린다. 이제는 내리막이다. 급경사를 구불구불하게 내려가게 해놓아서 빙글빙글 돌아가게 된다.
 
  야성폐차장을 지나 임도를 한동안 걸으면 해맞이캠프장과 풍력발전단지를 차례로 지난다. 바람이 전기로 바뀌는 풍력발전단지는 몇 년 전 일어난 산불 피해지역에 세운 것이다. 당시 산림복원과 풍력발전단지 사이에서 고민하다 지금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이곳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큰 게다리가 등대를 집어삼킬 듯 솟구치는 것으로 유명한 창포말등대를 지나 해맞이공원에 닿는다.
 


 
  2코스 : 푸른 대게의 길 6시간/15.5km
 
  대게 원조마을이 있어 강구항이 있는 1코스를 제치고 ‘푸른 대게’라는 이름이 붙은 구간이다. 블루로드 1코스가 대체로 숲길을 따랐다면 2코스는 온전히 해안을 걷는 길이다. 그래서 바다를 실컷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2코스를 적극 추천한다. 제주도의 올레를 걸으며 감탄했던 걷기마니아들도 매우 흡족해할 만한 길이다. 어떤 이들은 제주 바다와 동해의 빛깔이 어떻게 다른지를 감지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게루미나리에가 있는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한 길은 이내 대탄항으로 꺾어져 내려간다.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기암괴석들이 파도와 맞서며 나그네를 기다린다. 간혹 찻길 옆으로 난 갓길을 걷기도 하고, 조그만 포구를 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속이 훤히 비쳐 보이는 푸른 바다 덕분에 속이 뻥뻥 뚫린다. 작은 포구마다 바다 쪽으로 쑥 나온 방파제와 그 끝에 서 있는 붉고 하얀 등대가 하늘을 제 집 삼은 갈매기와 어울리며 달력 그림을 그려낸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는 무엇이라도 다 받아줄 것만 같다. 깊고도 깊은 바다이니 아무리 짙은 시름이라도 단박에 소화해 낼 수 있으리라. 적어도 이 길을 걷는 동안에는 복잡한 생각이 머리에 남아 있질 않는다.
 
  이 길 중간쯤에 대게원조마을이라는 경정2리가 있다. 게의 다리가 대나무를 닮았다고 하여 이 마을에서 대게라고 부르기 시작했단다.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선정된 적도 있을 만큼 풍광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코스 막바지에 다다르면 대나무가 많은 죽도산유원지 길을 돌아 걷는다. 나무 덱을 통해 죽도산 중턱을 돌 때도 바다는 곁을 떠나지 않는다. 산을 내려오면 강구항과 더불어 영덕을 대표하는 포구인 축산항이다.
 

국내 최대 대게 집산지인 강구항.
 
  3코스 : 목은사색의 길 7시간/17.5km
 
  고려말 삼은(三隱) 중의 한 분으로 성리학의 기초를 세운 목은 이색(牧隱 李穡·1318~1396년) 선생의 출생지가 바로 이 구간 안에 있다. 목은 선생이 산책했을 법한 길을 닦아 ‘목은이색산책로’라는 길도 만들었고, 기념관과 함께 전통마을도 보존되어 있다. 코스 초입인 대소산 봉수대에서 보는 풍광이 일품인 길로 해안길과 숲길이 고르게 분포한다.
 
  축산항을 빙 돌아가면 와우산 밑에서 블루로드 3코스가 시작된다. 3코스 역시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므로 길 찾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영양 남씨 발상지를 품은 와우산은 고도 70m가 채 안 되는 산이지만 능선에 올라서면 바람 한점 없는 날도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당겨오는 신묘한 곳이다. 와우산을 내려와 찻길을 잠깐 걸으면 대소산 봉수대까지 30분 정도를 숲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최근에 복원한 봉수대에 올라 바라보는 축산항과 죽도산은 가히 명품이라 칭할 만하다. 이곳에서만 1시간 넘게 머물며 이 풍광을 구석구석 마음속에 챙겨갔다는 열혈 팬도 있을 정도다. 이후로 걷는 길은 잘 정돈된 숲길이다. 다리가 피곤할 만하면 잘 지어진 정자쉼터가 나타나니 고맙다. 하지만 식수 보급할 곳이 없으니 물은 미리 챙겨가야 할 것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목은이색산책로를 걸으면 목은이색기념관을 만난다.
 
  이곳을 지나 밑으로 내려오면 200년 정도 된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된 괴시리 전통마을이다. 전통마을 이후로는 한동안 찻길 옆을 걸어 대진항까지 나온다. 중간에 조그만 점방 하나가 있어 물과 음료수를 살 수 있다. 대진항부터 3코스의 끝지점인 고래불해수욕장까지는 길이 내내 해변을 따른다. 영덕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고래불해수욕장에는 다양한 먹거리와 쉴 곳이 있으므로 하루쯤 머물다 가도 좋겠다.
  
  길 문의 : 영덕군 문화관광과 (054)730-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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