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덕유산 철쭉산행&오토캠핑

醉月 2013. 5. 19. 01:30

철쭉산행 & 오토캠핑ㅣ덕유산 르포] 덕스러운 너그러운 산으로의 망명

철쭉맞이 덕유산 주능선 종주 20km

곤돌라 문이 열리자 산국이 펼쳐진다. 눈 닿는 곳이 다 산이다. 기분 좋은 파란 물감 아래 한없이 늘어선 산. 산의 나라에 온 걸 환영한다며 제일 처음 맞는 건 고사목이다. 죽은 주목과 구상나무가 정류소 데크 사이로 조각상처럼 서 있다. 사람이 땀 흘리지 않고 해발고도 1,520m까지 올라오기 위해 죽어야 했던 수많은 나무 중 하나다. ‘최상급자 스키활강 루트’임을 알리는 현수막 곁으로 흰 눈이 어색하게 남아 있다.

과거 이곳에는 4,000여 그루의 주목이 있었으나 스키장과 골프장이 세워지며 대부분 죽었다. 시설물 건립을 추진했던 모 기업은 적자 누적으로 부도가 났다. 이를 두고 지역 산악인은 “산도 죽이고 나무도 죽이고 기업도 죽었다”고 탄식을 내뱉었다. 이곳 리조트는 20여 년간 적자가 났었다. 씁쓸하지만 당장은 몸이 편하니 곤돌라를 타고 오르게 된다.



	중봉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 중봉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덕유산 줄기 너머 왼편 가장 먼 곳에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전설 같은 풍경이 덕유산에선 현실이 된다.

	향적봉에서 본 마루금의 우아한 겹침
▲ 향적봉에서 본 마루금의 우아한 겹침.

눈에 띄는 팔각형 한옥건물은 상제루다. 기와를 3층으로 쌓아올린 독특한 모양이며 화려한 균형미가 있어 설천봉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지금은 덕유산 설경사진의 대명사처럼 등장해 사진동호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 곤돌라 정류장에는 식당은 물론 편의점 간판도 보인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편의점이라 한다.

데크를 따라 산에 든다. 나무데크에 고무깔판까지 깔린 인공적인 길을 오른다. 관광지를 찾은 기분이었지만 꾸준히 이어지는 계단에 근육이 달아오르며 산행에 빠져든다. 몸이 살짝 뜨거워질 즈음 노고단 꼭대기를 닮은 널찍한 향적봉 정상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은 남한 네 번째 고산답게 수준급 경치가 열려 있다. 넓은 터 왼쪽에 오르내리기 좋은 전망바위가 있다.


	넓고 부드러운 덕유평전
▲ 넓고 부드러운 덕유평전. 5월 말이 되면 철쭉이 피어 등산객들의 걸음을 설레게 할 것이다.

	철쭉 핀 덕유평전
▲ 철쭉 핀 덕유평전. 덕유산 철쭉은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 사진 정정현 국장

평일 늦은 오후의 향적봉은 다른 세상 같다. 눈이 시리도록 뻥 뚫린 공간이 이토록 고요할 수 있는지, 하늘은 언제부터 저렇게 고운 파랑이었는지, 매력적인 눈썹달이 수없이 늘어선 산줄기는 언제부터 저토록 감성적이었는지 누가 내게 설명해다오. 산꼭대기에서 훌쩍 뛰어오르면 저 푸른 산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 수 있을까. 그렇게 하면 산국으로의 망명이 받아들여질까. 산은 말없이 산꾼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고선 눈시울을 붉힌다. 산국의 해넘이가 시작된 것이다. 울컥하는 건 산꾼의 마음인데 울기는 왜 산이 우는지. 알 수 없다.

향적봉대피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든다. 곤돌라를 믿고 평소보다 푸짐하게 음식을 가져온 덕분에 진수성찬이다. 향적봉과 만찬을 함께하는 이는 김시우(한국산악회 영서지부), 안명선(아이더 검단산점장)씨다. 지난 겨울 혹독하고 아름다웠던 적설기 산행을 함께한 이들은 이젠 제법 마음이 맞는 팀이 되었다. 덕유산의 밤, 바람은 지나온 산에 대해 노래하고 별은 반짝반짝 박자를 맞춘다. 소주 한 모금이 이토록 달콤했던 적 있었나 싶다.

 

쨍한 아침, 어제와 다른 분위기다. 팽팽히 당겨진 등산화 끈만큼 사뭇 긴장감이 돈다. 오늘 하루에 능선을 종주해 남덕유산을 넘어 20km를 가야 한다. 먼 길을 의식한 듯 빠른 걸음으로 가지만 얼마 안 가 멈춘다. 중봉 꼭대기에서 덕유는 진정한 산국을 보여 주겠다며 감춰뒀던 속살을 드러낸다. 황소 등처럼 누렇고 푸근한 덕유평원과 운해 사이로 떠오른 상어지느러미 닮은 산자락들. 운해의 끝에 지리산 주능선이 비현실적인 선을 그리며 떠 있다. 지리산은 멀리서 보면 늘 천왕봉보다 중봉이 더 크다. 동으로는 가야산이 뾰족하지만 날카롭지 않게 솟았다. 이번 생에선 가 닿을 수 없는 궁전처럼 고고하고 아득하다.


	철쭉이 핀 5월의 덕유평전
▲ 철쭉이 핀 5월의 덕유평전.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사무소 제공
걸어서 지나치기 아쉬울 정도로 수려한 풍경 속을 걷는다. 경치가 아까워 천천히 걷고 싶지만 갈 길이 멀다. 5월이 되면 덕유평전은 생기 있는 신록에 이어 감미로운 철쭉이 피어날 테고, 그때가 되면 산에 취해 도시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진정 덕유다운 덕스럽고 너그러운 풍경은 향적봉 설경이 아닌 덕유평전 신록과 철쭉이다.

덕유산(德裕山)의 본래 이름은 광려산(匡廬山)이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주변 고을 백성들이 덕유산에 숨어들었는데, 왜병이 지날 때 짙은 안개가 드리워 산 속에 숨은 사람들이 발각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어머니산이라는 의미로 덕유라 불렀다고 한다.


	덕유산 주능선길
▲ 덕유산 주능선길. 가운데 솟은 험상궂은 봉우리가 남덕유산이다.
	조릿대와 신갈나무가 숲을 이룬 능선길. 조릿대가 가장 흔하게 눈에 띈다.
▲ 조릿대와 신갈나무가 숲을 이룬 능선길. 조릿대가 가장 흔하게 눈에 띈다.

 

오락의 끝판대장 남덕유산

평원을 지나 고도를 점점 내려서자 바위가 늘어나며 마루금이 출렁거린다. 조금씩 산이 거칠어지며 오르내림이 커진다. 허리 높이의 조릿대나 철쭉이 많아 길은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된다. 동엽령에서 배낭을 풀어 간식도 먹고 재킷도 벗어 넣는다. 동엽령은 개그맨이나 시인 신동엽과는 아무 상관없다. 무주와 거창을 오가던 중요한 길목으로 <조선지형도>에도 표시가 되어 있다.

봉우리에서 가야 할 산줄기를 바라본다. 뾰족하게 솟은 무룡산보다 두려운 건 가장 뒤에 솟아 배경을 이룬 남덕유산이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험악하고 바싹 선 산세가 위협적이다. 여간하면 알아서 산을 내려가라고 엄포를 놓는다. 남덕유는 아직 봄을 허락하지 않겠다며 유독 많은 눈을 이고 있다. 어릴 적 오락실 게임에 나오는 마지막 판의 대장처럼 막강한 덩치다.


	무룡산에서 삿갓골재로 이어진 데크길
▲ 무룡산에서 삿갓골재로 이어진 데크길. 덕유산 종주는 오르내림이 많고 땡볕이라 한 여름에는 쉽지 않다.

조릿대와 신갈나무가 많은 능선을 주파해 계단을 삼켜 오르자 무룡산 꼭대기다. 작은 헬기장이지만 작은 표지석도 있고 조망이 툭 터진 것이 시원하다. 배낭을 놓고 쉬는데 “무지개다!”하는 소리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바라보니 햇무리가 선명하다. 태양을 둘러싼 둥근 무지개로 대기 속의 수증기에 햇살이 투영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삿갓재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고 나른한 몸으로 벤치에 눕는다. 몸은 아직 겨울산행에 맞춰져 있는데 산은 초여름 땡볕이라 적응이 쉽지 않다. 대피소의 국립공원관리공단직원들이 “지금 남덕유는 잔설이 있어 오르기가 고생스럽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덕유산 주목
▲ 덕유산 주목. 덕유산의 주목은 점점 줄어들어 지금은 뼈대만 남은 주목이 더 쉽게 눈에 띈다.

	남덕유산 정상에 선 김시우, 안명선씨
▲ 남덕유산 정상에 선 김시우(오른쪽), 안명선씨.

돌격이다. 인정사정없는 오르막이 쳐들어온다. 그늘진 곳은 아직 얼음이 있어 걸음이 조심스럽다. 천천히 잔설을 트래버스하는데, 힘주어 잡은 스틱이 뚝 부러진다. 가볍기로 소문난 두랄루민합금 스틱인데 얼어붙은 잔설에 박혀 옆에서 힘을 가하자 휘어지며 부러진 것이다. 8년 전에도 같은 회사의 스틱이 지금처럼 부러진 적이 있었다. 가벼우면서 동시에 강하길 원하는 건 욕심일지 모른다.

남덕유 턱밑인 월성재에 닿자 오르막이 더 세지며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겠다고 저항한다. 산이 덤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헉헉거리며 오른다. 얼른 오르겠다는 조바심을 버리고 산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마음을 바꾸자 ‘아직 멀었나’ 싶었던 정상이 ‘벌써’ 앞에 와 있다. 향적봉보다 높이가 100m 낮지만 기분은 덕유산 정상에 선 것 같다. 향적봉이 펑퍼짐하다면 남덕유는 뾰족하여 산다운 거친 매력이 있다.

지나온 산줄기를 되돌아본다. 향적봉이 아득하여 사람 발품이 참 대단하다 싶다. 무주에서 산행을 시작해 함양으로 접어들었다. 남녘의 함양 땅이 가파른 골짜기 아래 있다. 영각사로 이어진 능선은 가야산 만물상처럼 위태롭고 화려하다. 뙤약볕에 지친 일행들이 남은 물을 털어 넣고 배낭을 둘러멘다. 대간 줄기를 버리고 사다리 같은 철계단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선다. 마른 서어나무숲 사이로 생강나무가 “나 여기 있어요”하듯 혼자 꽃 피었다. 산국으로의 짧은 망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벌써 너그러운 저 산줄기가 그립다.


	향적봉의 초저녁 밤하늘
▲ 향적봉의 초저녁 밤하늘.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이 눈썹처럼 가늘게 떠 있다.

	무룡산에서 본 선명한 햇무리
▲ 무룡산에서 본 선명한 햇무리. 햇빛이 대기 속의 수증기에 비치어 나타나는 현상.

 

산행길잡이: 대피소에서 자는 1박2일 코스가 적당해

덕유산은 1박2일 종주가 적당하다. 종주산행은 산불조심 입산금지가 풀리는 5월 1일부터 가능하다. 다만 설천봉~향적봉 구간은 4월 2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시 통제된다. 무리하면 당일 종주도 가능하겠지만 덕유의 품에서 하룻밤 자고 더 여유롭게 걸어야 5월의 덕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곤돌라(063-320-7381)는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운행하며 주말은 9시부터 운행한다. 편도는 8,000원, 왕복 1만2,000원이다. 곤돌라를 타고 20분이면 설천봉에 닿는다.

곤돌라 정류소에서 향적봉대피소는 1km로 가까워 미리 예약을 해뒀다면 오후에 올라가 1박 후 산행할 수 있다. 그러나 향적봉대피소에서 남덕유산 지나 영각사로 내려서는 길은 19km로 멀고 오르내림이 많아 어려운 코스다. 체력과 시간을 조절해 동엽령이나 삿갓재대피소에서 하산해야 한다. 아침 일찍 출발한다면 첫날 삿갓재대피소까지 가서 1박 후 남덕유를 넘으면 더 수월하다.

국립공원이라 길찾기는 쉽고 대피소 인근에 샘이 있어 무게에 대한 부담도 적다. 대피소에선 기본적인 간식을 판매한다. 덕유평전은 그늘이 없으므로 모자나 선크림을 준비해야 한다. 중봉 부근의 덕유평전 철쭉은 보통 5월 말에서 6월 초에 절정을 이룬다고 알려져 있다. 향적봉과 남덕유를 잇는 종주산행은 20km에 11시간 정도 걸린다.

덕유대오토캠핑장에서는 향적봉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다. 덕유산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인기 있는 코스로 캠핑장을 출발해 구천동계곡을 거슬러 백련사로 간다. 백련사에서 본격적으로 오르막 산길을 올라 향적봉에 오른 후 능선을 따라 중봉에 선 다음, 오수자굴 지나 구천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5시간 정도 걸린다. 더 짧은 산행을 원할 경우 무주리조트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으로 올라 중봉까지 가서 구천동계곡으로 내려오거나 다시 곤돌라를 타고 내려올 수 있다.


	덕유산 개념도

교통(지역번호 063) 무주공용버스터미널(322-2245)에서 구천동행 버스를 타면 곤돌라가 운행하는 무주리조트 입구와 백련사 입구인 삼공리에 닿는다. 버스정류소에서 곤돌라승차장은 3km 떨어져 있다. 1일 10회(08:05, 09:30, 11:25, 14:15, 15:15, 16:20, 17:05, 18:20, 18:45, 20:00) 운행한다. 무주리조트에서 무주읍내 간 무료 셔틀버스(320-7113)가 1일 6회(05:00, 08:00, 10:30, 14:00, 16:30, 19:10) 운행한다. 무주읍내 제일의원 앞, 산림조합 앞에서 출발한다.

산행이 끝나는 영각사에서는 함양으로 가는 버스가 1일 6회(07:45, 08:55, 10:55, 14:15, 16:45, 18:20) 운행한다. 곤돌라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둔 경우 택시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거창 위천개인택시(010-3326-8808)는 대간 종주 산꾼들을 오랫동안 태워 왔다. 영각사에서 무주리조트까지 5만 원을 받는다.

숙식(지역번호 063) 향적봉대피소는 15일 전부터 전화(322-1614)로만 예약을 받고 삿갓재대피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에서 예약 가능하다. 이용료는 8,000원이며 모포(1,000원), 침낭(2,000원) 대여 가능하며 소등시간은 밤 9시다. 대피소에선 생수, 컵라면, 캔커피, 햇반, 초콜릿류, 가스 등을 판다. 무주리조트와 구천동탐방지원센터 인근에 식당과 숙소가 밀집해 있다. 산채정식 전문점 별미가든(322-3123), 구천동식당(322-2332), 전주한식당(322-4242) 등이 있다. 구천동 인근에 덕유산자연휴양림이 있으며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www.huyang.go.kr)에서 예약 가능하다.

 

덕유대오토캠핑장

구천동 청정계곡의 국립공원 최대 캠핑장
이용료 저렴하고 깨끗해. 숲 속의 데크 1~6야영지는 5월부터

덕유대야영장은 이름 속 ‘대(大)’자가 들어간 것처럼 국립공원 중 가장 큰 규모의 야영장(94만7,646㎡)이다. 무주구천동 계곡가에 자리 잡은 야영장은 덕유산의 너그러운 품으로 캠핑객을 끌어안으며 구천동 절경 속으로 안내한다. 덕유대야영장은 구천동 33경이 포진해 있는 산줄기에 있는 것이다.

덕유대야영장은 덕유산국립공원 삼공지구 사무소를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캠핑사이트가 1,750동에 달하며 선착순 이용 가능하다. 1일 수용인원이 7,000여 명에 달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캠핑 사이트가 없을 정도로 인기 있다. 야영지는 총 7개 구간으로 나뉩니다. 아래쪽에 위치한 제7야영장은 각 사이트마다 전기시설 및 주차장을 갖춘 정통 오토캠핑장이다. 85면의 오토캠핑 사이트가 구축돼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실내 취사장과 매점, 화장실, 샤워실을 갖추고 있다. 캠핑장 곁에 청정계곡이 있어 아이들 물놀이 캠핑지로 제격이다. 다만 오토캠핑장은 그늘이 부족하므로 타프를 챙기는 것이 좋다.


	덕유대오토캠핑장
오토캠핑장에 독특한 타프를 친 곳이 보인다. 스타렉스 차량을 오토캠핑에 알맞도록 개조해 전국의 캠핑장을 누빈다는 손수정씨 부부다. 차량을 직접 개조해 뒷공간에 온돌과 장판을 깔아 일종의 방을 만들었다. 차 옆에 타프를 연결해 부엌을 만들었으며 차에는 TV, 냉장고, 밥솥 등을 구비했다. 나이든 부부가 일일이 텐트를 치기가 어려워 고안한 아이디어로 20~30분이면 칠 수 있다고 한다. 노부부는 은퇴 후 조용한 평일에 전국의 캠핑장을 누비는 것이 낙이라고 한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손씨는 덕유대캠핑장은 직원들도 친절하고 깨끗해서 좋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캠핑장마다 새벽 3시 이후에 장비를 훔쳐가는 도둑들이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인천에서 온 이민호씨 부부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세 아들과 함께였다. 아이들이 여럿이다 보니 가장 눈에 띈다. 그는 아이들에게 사는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모닥불 앞에서 깊은 얘기도 나누고 싶어서 캠핑장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오토캠핑을 시작한 지 3년 된 그는 캠핑동호회를 따라 다니며 나름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다른 캠퍼들의 모습과 노하우를 충분히 전해 듣고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선택하여 구입했으며, 써보고 필요 없는 장비는 팔고 필요한 건 중고로 사기도 한단다. 그는 덕유대캠핑장이 국립공원이라 저렴하고 관리가 잘되어 있어 좋다고 한다. 미흡한 점으로는 바닥이 잔디가 아닌 흙과 돌이 많아 불편하고 샤워장 온수가 나오지 않는 점을 꼽았다. 참고로 5월 3일부터 5일까지는 장애인 힐링캠프 운영으로 일반인 이용이 제한된다.

차를 타고 위쪽으로 더 올라가면 1~6야영지가 차례로 나온다. 이곳은 산 속에 텐트를 칠 수 있다. 차를 아래쪽에 주차하고 최대 50m가량 캠핑 장비를 옮겨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숲이 짙은 장점이 있다. 다만 전기를 사용할 수 없으며 5월 6일부터 이용 가능하다.

성인 1인 기준 1일에 2,700원, 어린이 1,200원. 일반야영장 주차료 5,000원. 전기료 2,000원. 다음날 13시 이후 퇴영 시 1일 추가 요금을 징수한다. 야영장에는 통나무집 5동과 캠핑트레일러 7대가 있어 텐트가 없어도 숙박이 가능하다. 통나무집은 평형에 따라 7만~10만 원, 캠핑트레일러는 8만~12만 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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