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과 핵융합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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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0년간 매년 300억 달러의 原電기술 수출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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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申載仁 ⊙ 1942년 광주 출생. ⊙ 광주제일高·서울大 원자력공학과 졸업. 美 MIT大 핵공학 박사. ⊙ MIT大 핵공학과 연구원,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사업단장, 한국원자력연구소장 역임. ⊙ 現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장. ⊙ 저서: <빈 마음으로 보는 새로운 세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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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載仁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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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31일 신고리 1, 2호기 건설현장 내 1호기 격납건물에서 한국이 순수 국산기술로 제작한‘개선형 한국표준원전’을 설치하는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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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인도 델리는 섭씨 45도를 넘는 한증탕이었다. 이 폭염 속에서도 11억 인도 사람들이 활기차게 뛰고 있었다. 2008년 9월 세계경제가 대공황을 맞아 흔들리고 있어도 대외 의존도가 적은 인도는 수년간 지속돼 온 8~9%의 경제성장을 올해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특히 만모한 싱 총리가 연속 집권에 성공해 인도의 고도성장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인도 정부 관리들은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확보, 공급하는 일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인도는 석유 수요의 70%, 가스 수요의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74년 인도는 국방상의 이유로 原爆(원폭)을 개발해 핵실험에 성공했다. 그 이후 인도는 작년까지 에너지와 첨단기술을 국제적으로 교역할 수 없는 국가가 됐다. 원자력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도 수입할 수 없었다. 인도의 에너지난, 특히 전력난은 그때부터 가장 중요한 국가적 문제가 됐다. 서울포럼과 인도 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한국과 인도 간 토의는 델리市(시)의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개최됐다. 양국 간 각료급 발표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경제와 안보에 대해서 집중 토론했다. 이 호텔의 전기 사정도 좋지 않았다. 이틀간의 회의 기간 중에도 간간이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그 때문에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에어컨 없이 토의를 진행했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나라 21세기 들어 에너지 자원 확보는 모든 국가에 안보와 직결된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이 일은 불가사리 같은 중국과 인도가 세계 에너지 자원을 買集(매집)하는 과정에서 더욱 증폭됐다. 뒤늦게 에너지 자원 사냥에 나선 인도는 자원을 위해서라면 세계 모든 나라, 심지어 맞수인 중국과의 형제적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對(대)인도 관계는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자원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나라다. 우리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2008년 7월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국제 투기자본이 석유를 매점해 국제 유가는 魔(마)의 선이라 불리던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50달러에 근접했었다. 이때 우리나라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 高(고)유가와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08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008년 9월 세계 금융위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의 석유수입으로 지불해야 하는 지출이 많아져 13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적자는 64억 달러였고,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의 첫 적자였다. 이때부터 2000억 달러가 넘는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으면 우리나라는 수출로 벌어 들이는 돈의 25%를 에너지 수입에 사용해야 하고, 수출금액의 30~40%를 에너지 수입과 원자재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된다. 1970년대에 일어났던 1, 2차 오일쇼크 때도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적자로 전환됐다. 세계 금융위기로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30%가 상승, 서부 텍사스油(유) 가격이 배럴당 67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고유가 조짐이 다시 보이는 것이다. 2009년 5월 10일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이 4박5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국제 현실을 반영한 자원외교였다. 신재생에너지는 비싸다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에너지 자원은 한정되어 있어 경제적인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에 있어 에너지 자원도 깨끗하고 안전한 것만을 활용하도록 국제기구나 환경단체는 ‘강요’하고 있다. 이제 ‘녹색성장’은 세계 모든 국가의 명제가 됐다. 우리나라는 작년 8월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 공식화됐다. 많은 사람은 깨끗한 에너지를 태양열, 태양광, 풍력, 潮力(조력), 바이오 같은 新(신)재생에너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은 수소에너지가 깨끗한 에너지라고 생각하거나, 전기를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가 과연 환경파괴를 하지 않는지 그 여부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山(산) 정상의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 오히려 환경파괴가 우려되기도 했다. 게다가 모든 신재생에너지는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總量(총량)이 크지 않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는 입지가 많지 않아 우리나라가 한정적인 수력자원을 갖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신재생에너지는 항상 일정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다. 날씨, 온도, 계절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결국 우리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해도 기존 에너지 공급망을 비상시를 위해 설치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사유 등으로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적으로 매우 비싼 편이다.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전력요금을 지불해야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가격과 기존 석탄이나 원자력 에너지와의 가격 차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보상해 주고 있다. 수소나 전기에너지는 1차 에너지가 아니다. 수소를 만들거나 전기를 만들 1차 에너지, 즉 화석연료나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와 수소는 2차에너지가 되어 그 해답이 될 수는 없다. 원자력발전소(원전)는 1956년 영국 콜더홀 원전이 효시다. 원전은 연료인 우라늄을 원자로에서 增殖(증식)해서 사용한 우라늄보다 더 많은 원전 연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한 연료공급이 보장된다. 또 원전은 기후변화의 主犯(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제3의 불’로 1970년대까지 각광을 받았다. 특히 원전 연료는 한 번 장전하면 보통 3년을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 저장을 위한 별도의 시설이 없어도 에너지를 장시간 비축할 수 있어 우리와 같은 자원 貧國(빈국)들의 구애를 받았다. 원전의 이런 장점들 때문에 사람들은 원자력이 곧 주된 인류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속단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대규모 원전사고는 이런 ‘희망’을 ‘실망’으로 바꾸었다. 첫 번째 대규모 상업용 원전 사고는 1979년 3월 28일 미국에서 발생했다. 드리마일 아일랜드(TMI) 원전 사고는 개방된 밸브를 닫힌 밸브로 잘못 판단한 네 명의 운전자들의 연속적 실수가 사고의 원인이었고, 결국 핵연료가 극심하게 파손됐다. 비록 인근 주민들에 대한 피해는 없었지만, 원자력 기술의 종주국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이 의심 받기에 충분한 조건이 됐다. 결정적인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舊(구)소련의 인구 2만5000명인 작은 도시 체르노빌에서 발생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물을 냉각수로 쓰는 원전이 아니라 흑연(석탄과 동일) 구조에 가스를 냉각재로 쓰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다. 현재 북한 이외에는 이런 종류의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있다. 북한과 소련이 이 원전을 고집해서 건설했던 이유는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것으로, 흑연과 가스 배합이 플루토늄 생산을 가장 많이 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이 원전에서 가동 후 정지할 때까지 여분으로 발생되는 관성전력을 측정하는 실험 중에 발생했다. 정치적 지위가 높은 실험 책임자가 지위가 낮은 안전책임자의 안전규칙 준수와 실험중지를 거부함으로써 원자로와 격납용기의 화재, 그리고 폭발을 수반하는 사고를 야기시켰다. 체르노빌 사고로 마을은 폐쇄됐으며, 방사능 구름이 세계를 돌며 초원을 오염시켜 상당기간 몇 나라의 우유생산을 중단시켰다. 공산국가의 정치적 사회조직 문제로 발생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세계의 모든 원전 건설을 중지시키고 反核(반핵)의 불씨를 더욱 지폈다. 한국이 제3, 제4세대 원전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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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국산기술로 세계 6번째로 완공한 한국형 핵융합로 K-STAR. 2008년 6월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첨단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에서 첫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
이 두 사고로 미국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을 완전히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들도 원전 건설 취소, 가동원전의 조기 閉爐(폐로)도 감행했다. 그러나 세계 모든 국가가 원전 건설을 중단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두 원전의 사고 원인이 모두 기계보다는 인간의 실수에 있음을 깨닫고, 인간공학(Human Factors Engineering)과 인간과 기계공학(Man-Machine Interface)을 원전 설계에 적용했다. 그리고 큰 원전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나타나는 증세를 미리 감지하고 이를 알리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물론 근본적인 안전장치도 보강됐다. 이렇게 탄생한 제3세대 원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프랑스, 일본 등에서 지속적으로 건설됐다. 2007년 현재 세계에는 438基(기)의 원전이 운전 중에 있고, 세계 전력공급의 16%를 감당하며 온실가스 발생을 억제하고 있다. 지금은 이보다 안전도가 훨씬 더 개선된 3세대 플러스 원전이 건설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3개국은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제4세대 원전을 개발해 2020년대에 상용화할 계획으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은 현재 유일하게 안전성과 경제성이 실증된 대규모 에너지원이다. 안전성도 두 차례의 큰 사고를 겪으면서 확실하게 갖춰져 신뢰성 있는 녹색 에너지원이다. 따라서 지금은 많은 국가가 원전을 건설해서 전력을 생산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우선 미국이 원전 건설을 재개했다. 부시 정부가 원전 건설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고 오바마 정부도 원전 건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공약하고, 기존 원전도 수명연장을 통해 앞으로 10~20년 더 전력을 생산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 그동안 원전 건설을 중단했던 유럽 국가들도 원전을 다시 건설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했고, 특히 석유자원이 고갈된 후의 미래를 위해 UAE, 요르단, 이란,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들이 원전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물론 더 많은 신규 원전은 중국과 인도에서 건설될 예정이다. IAEA 발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300여 기의 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고 현재 30개 국가가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65개국이 추가로 원전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력 연구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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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장치 K-STAR 내부. |
원전 건설비는 1기당 대략 3조원으로 예상되고, 운전에 필요한 부속품 및 연료 공급시장까지 고려하면 향후 20년간 연간 세계 시장규모는 120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우리가 30%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면 매년 약 300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다. 욕심을 부린다면 앞으로 30년 이상 장기적으로 국가 수출의 10%를 원전이 담당할 수도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원자력 연구를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자, 고리 1호기 원전을 상업 운전한 지 31년이 되는 해다. 1960년 대한민국은 빈약한 국가재정에도 불구하고 150여 명이라는 대규모 원자력 장학생을 해외로 파견했다. 그들은 유학 후 귀국해서 우리나라 현대 과학기술을 이끄는 첨병이 됐다. 그들은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헌신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반핵의 물결이 높아 원자력 전문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국가가 가장 어려웠을 때 원자력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쏟았던 그 정성을 결코 잊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 원전 기술은 세계의 선두에 서 있고, 우리 원전 운영실적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사실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인정하고 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차세대 원전을 개발하고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동원될 경우 원자력에너지는 우리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수출을 통한 우리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2008년 6월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첨단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건설하고 첫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핵융합에너지로 발전을 하기 위한 실험장치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초전도, 고진공, 고온 실험장치다. 이와 비슷한 장치를 건설하고 바로 시운전해 플라스마까지 일관되게 성공한 사례는 세계에서 지금까지 그 예가 없었다. 핵융합실험장치는 첨단기술의 복합체이고 운영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세계는 우리의 성공에 놀라움과 찬탄을 보냈다. 이제 한국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바닷물이 연료인 핵융합에너지 핵융합에너지는 2040년대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핵융합에너지는 우선 연료가 바닷물이기 때문에 연료 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환경 오염도 전혀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만일 핵융합에너지가 현실화된다면 2050년에는 원자력과 핵융합에너지가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모든 것이 될 수 있고, 이 기술을 선점하는 국가는 세계의 강국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선진국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국가 기술개발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물론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은 원전 기술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 6위의 원전 보유국인 대한민국이 핵융합에너지의 선진국이 되어 세계 에너지 수출국으로 크게 부상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금 아랍국가들이 석유수출로 국가의 富(부)와 국제사회에서의 강력한 지위를 소유하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원전 기술과 2050년대에 상용화될 핵융합에너지 기술로 부와 강력한 국력을 유지할 수 있다. 국력의 근간인 에너지가 확실하게 확보되지 않으면 국가의 성장은 보장될 수 없다. 우리의 원자력과 핵융합에너지 기술은 헌신적인 과학자들의 힘으로 세계 첨단으로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기술들은 북한 핵과 같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성장과 안보를 책임질 것이다. 원전 기술과 핵융합에너지 기술은 성장동력이 아니라 성장동력의 동력이고, 국가의 부와 안보를 책임지는 기본 틀이 된다. 이 분야를 세계 제1의 기술로 계속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우리의 전문 과학기술인들은 성장동력의 동력을 위한 ‘핵’이라고 할 수 있다. 원전 기술, 핵융합에너지 기술, 그리고 전문 과학기술인들은 우리의 보배와 같은 신성장 동력원 중의 동력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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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등 발효식품으로 눈을 돌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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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雲天 前 농림수산식품부장관 ⊙ 1954년 전북 고창 출생. ⊙ 이리남성고 졸업, 고려대 농경제과 졸업. ⊙ 참다래유통사업단 대표·(사)한국신지식농업인회회장·한국농업CEO연합회장 역임. ⊙ 새농민상 수상, 대산농촌문화상본상 수상, 철탑산업훈장 수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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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진열해 놓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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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웰빙의 시대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유사 이래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꿈이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먹을거리에서는 하나의 트렌드까지 형성되고 있다. 값이 비싸도 몸에 좋은 기능성 식품을 찾고, 건강에 좋다면 모양이나 맛도 가리지 않는다.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은 몸에 좋은 웰빙음식이다. 天日鹽(천일염)을 기반으로 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은 발효과정을 통해 몸에 좋은 각종 유산균을 생성, 음식을 살아있는 미생물체로 만든다. 그 때문에 비만과 성인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대안으로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상품을 다양화하고 다각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은 세계인의 웰빙을 책임지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천일염, 흙 속의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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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 천일염이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 품질에서 손색이 없다고 한다. 사진은 태안군 근흥면 낭금염전에서 한 인부가 소금을 쓸어 모으고 있는 장면. |
소금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영양물질이다. 혈액의 3%가 염분인데, 염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면역기능이 약해져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게 된다. 많이 부족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소금이 몸에 해롭다고 한다. 그 또한 맞는 말이다. 소금은 몸에 해롭다. 그러나 이때의 소금은 나트륨이나 염소를 화학반응시켜 만든 화학염, 정제염을 말한다. 천일염은 그렇지 않다. 갯벌에서 地水火風(지수화풍)에 의해 생산되는 천일염은 70~80종의 미량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미네랄의 寶庫(보고)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기초식품이다. 그러니 화학염이나 정제염을 먹지 말고 천일염을 먹어야 한다. 물과 소금을 가려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의 의미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천일염 생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게 형성되어 있어 세계 3대 갯벌로 불리고 있다. 그런 만큼 이곳에서 생산되는 천일염 또한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세계적 명품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천일염 산업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게랑드 소금이 kg당 6만~9만원에 판매되는 데 반해 전남 신안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1000~2000원에 팔린다. 품질은 손색이 없는데 가격은 60분의 1에 불과하다.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천일염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산업화 상품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63년 염관리법을 제정하면서 정부는 천일염을 화학염과 같이 광물로 분류해 산업자원부에서 관리했다. 천혜의 기초식품 천일염을 암석 유리와 같은 광물로 취급한 것이다. 그러니 상품 개발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마케팅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그 결과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쟁력이 떨어지니 정부는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나섰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던 필자는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기초식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해 천일염을 농식품부로 이관시켰다. 45년 동안 광물로 천대받던 천일염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것이었다. 두바이 7성호텔에서도 한국산 천일염 사용 필자는 또 천일염을 기반으로 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을 한국의 5대식품으로 선정하고 글로벌 음식으로 육성하기 위한 韓食(한식)세계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방송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천일염을 새롭게 조명했고, 국민들의 인식과 관심도 크게 달라졌다. 두바이의 7성호텔에서 게랑드 소금 대신 전남 신안 신의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사용키로 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그에 힘입어 폐장일로에 있던 염전 가격이 두 배로 치솟는 등 생산 분야에도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천일염 산업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세계적 품질을 자랑하는 만큼 상품화와 마케팅에 전력하면 엄청난 도약을 이룰 수 있다. 현재 1000억원 규모의 국내시장을 1조원, 10조원 시장으로 키울 수 있다.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천일염은 이제 흙 속의 진주가 아니다. 흙을 털고 나와 영롱한 빛을 발하는 다이아몬드가 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문제가 있다. 비만과 성인병이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 국민의 60~70%가 비만지수를 갖고 있다. 성인병을 앓고 있는 국민이 전체의 30%를 넘는다. 국가 재정이 의료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 유럽 각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매한가지다. 비만과 성인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식 때문이다. 육류 중심의 인스턴트 식품이 주를 이루는 서양음식은 열량과 칼로리만 짧은 시간에 다량으로 공급한다. 육류는 또 짧은 시간에 빨리 소화되고 빨리 썩는 특징이 있다. 찌꺼기가 몸속에 축적되기 쉽다. 그 때문에 몸이 비대해지고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양 각국은 우리의 전통발효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웰빙식품이자 다이어트식품인 한식에서 비만과 성인병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한식을 영양 균형을 갖춘 모범식으로 소개했다. 세계적인 건강잡지 <헬스>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음식으로 선정했다. 된장 고추장에 대한 관심 또한 이에 못지않다. 전통 발효식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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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보관하고 있는 장독대. |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식품은 왜 웰빙식품이고 다이어트 식품인가? 발효에 그 비밀이 있다. 우리 전통식품은 대부분 발효음식이다. 앞에서 언급한 천일염을 기반으로 곡류와 채소를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다. 숙성과정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유산균을 생성시켜 음식을 살아있는 미생물체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활동성이 좋다. 각종 성인병에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몇 년 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가 동남아 등지로 확산될 때 유독 한국만이 예외였다. 발효음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원인을 분석한 일부 과학자들의 결론이었다. 전통발효식품의 우수성이 의학적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나는 한식세계화 사업을 시작했다. 천일염을 기반으로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젓갈 등을 한국의 5대식품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통해 세계인이 함께 먹는 글로벌 음식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그 도중에 발생한 촛불정국의 책임을 지고 나는 중도에 물러났지만 한식세계화 사업은 차질없이 추진됐다.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한 국제 한식 심포지엄이 수차례 개최됐고, 한식의 우수성에 대한 방송 프로그램이 연이어 제작·방영됐다. 10월에 열린 코리아푸드엑스포에서 한식세계화 사업이 대내외에 공식 선포됐고, 한식 메뉴의 표준화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식세계화재단의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비옥한 토양과 사계절이 뚜렷한 천혜의 조건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을, 세계 최고 품질의 천일염으로 숙성시켜 만드는 전통발효식품.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상품을 다양화하고, 한식당 모델을 개발해 보급하고, 문화적 고찰을 병행해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면 우리는 물론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질 웰빙산업이자, 미래의 한국을 먹여살릴 성장산업이 될 것이다. 地水火風의 선물, 약초 병원에서도 포기한 불치의 병을 민간요법으로 치료해 완치한 사례를 우리는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기적이니 불가사의니 하면서 전통의술에 경의를 표하곤 한다. 그 놀라운 의술의 이면에 우리의 약초가 있다. 심산유곡에서 자라는 때묻지 않은 약초. 그것이 때로는 그 어떤 명약보다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땅을 파서 나온 물을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토양이 우수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약초의 약성 또한 뛰어나다. 약초의 종류와 기능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전통의술 명인이 많은 것도 이처럼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약초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초를 제대로 연구하고 개발하면 세계 제일의 약초부국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정반대다. 한방에서 쓰는 약재의 많은 부분을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약초 개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뒷받침은 고사하고 많은 부분이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포기해 하늘만 쳐다보는 환자를 살려내고도 의료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이 땅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약초大國(대국), 약초富國(부국)은 한낱 허울 좋은 꿈에 불과하다. 중국에서는 師承(사승·스승에게 학문, 기예 등을 배워서 이어 받음)제도를 두어 이러한 분들을 국가가 심사해 국보급으로 인정하고 육성한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 것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노력으로 일가를 이룬 분들에 대한 존경과 대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금수강산을 활용, 약성이 뛰어난 우리의 약초를 세계적인 것으로 육성하는 약초부국 또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성장산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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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로봇 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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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특성에 가장 적합한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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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汶相 KIST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장 ⊙ 1957년 서울 출생. ⊙ 경기고·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졸업, 同 대학원 유압공학 석사, 독일 베를린공과대 대학원 로봇공학 박사. ⊙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IPK-베를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연구부 휴먼로봇연구센터 센터장, 지능로봇연구센터 센터장 등 역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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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6일 일산 킨텍스에서 ‘신성장 동력 박람회’가 열렸다. KIST에서 개발한 몸동작 따라하는 로봇이 지시자의 행동을 따라하자 관람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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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그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과 발전속도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연락처와 일정을 비서보다 잘 관리해 주고, 심심하면 TV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현금 대신으로 결제도 척척 하고, 인터넷에 연결해서 무한한 정보의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다. 새로 휴대폰을 장만하면 이 기능들을 배우는 것도 큰일이다. 휴대폰이 지금처럼 똑똑하게 진화된 것은 휴대폰에 추가된 여러 센서와 네트워크 인프라 덕분이다. 최근의 휴대폰에는 카메라를 통한 다양한 인식, 마이크를 이용한 음성 인식뿐 아니라 만지면 반응하는 햅틱 기술에 이르기까지 高(고)기능의 센싱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다. 때문에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기능들이 휴대폰 하나로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가끔 휴대폰을 바라보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계의 미래는 도대체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 향후 10년 후에도 휴대폰이 인간 생활의 중심으로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는 21세기는 지난 20세기와는 확연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전개되고 있다. 20세기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에너지 소비, 인구 증가,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통해 엄청난 ‘量的(양적)인 변화’가 이룩된 시기였다면, 21세기는 지난 세기에서 간과됐던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質的(질적)인 변혁’의 시대다. 기술융합의 꽃, 지능형 로봇 기술 과학기술의 발달도 이를 이룩하기 위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혁신적 돌파형 기술로서는 줄기세포로 대변되는 생명과학,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과학, 그리고 반도체산업 등의 근간을 이루는 나노과학이 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이 우리의 생활환경을 보다 직접적이고 가시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이들을 적절히 융합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지능로봇 기술이다. 말하자면 지능로봇 기술은 인간이 창조한 물건들에 人間性(인간성)을 부여함으로써 인간과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인간에게 좀 더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머지않은 미래에 지능로봇이 현재의 휴대폰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을 이어받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 이유는 휴대폰이 가질 수 없는 지능로봇의 두 가지 기능 때문이다. 첫째, 로봇의 적극적인 서비스 기능이다. 휴대폰은 필요할 때 내가 찾으러 가야 하지만 로봇은 나에게 스스로 다가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몸이 아플 때 약 먹을 시간을 기억해서 나에게 다가와 알려줄 수도 있고, 피로할 때는 심부름이나 설거지도 대신할 수 있다. 예전에 귀족들이나 누릴 수 있었던 호사를 이제는 로봇이 대신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기능은 인간과의 소통이다. 로봇은 인간과 비슷한 형상을 갖고 인간이 가진 五感(오감)의 기능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가능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개인화가 뚜렷한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들의 소통을 돕는,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의 위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대화 상대가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벗이 되고, 때에 따라서는 결리는 팔다리도 안마해 드릴 수 있는 든든한 가족이나 친구 역할 말이다. 로봇은 새로운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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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표현이 가능한 애완용 강아지 로봇 아이보. |
1999년 일본의 소니社(사)는 감정표현이 가능한 애완용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팔기 시작했다. 시판 당시 아이보는 3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20분 만에 인터넷을 통해 5000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개발 담당자들까지 놀라게 한 대기록이다. 많은 사람이 이 로봇의 가격과 기능을 생각할 때 큰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막상 출시되자 엄청난 인기와 함께 세계 각처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이후 일본에서는 아이보 클럽이 형성되고 애완용 개를 키우듯 로봇을 훈련시킨 사람들이 모여 자신이 길들인 로봇 강아지의 재롱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강아지 로봇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입력된 대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의 감성을 표현하며 주인의 의지에 따라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 있다. 비록 이 기능들이 단순하고 보잘것없다 하더라도 결국 인간의 心性(심성)을 자극, 보호본능을 유발하여 새로운 로봇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아이보에 대한 의외의 열기는 상업용 지능로봇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기술적 수준에 대해 미심쩍어 했던 개발자들에게는 시장에서 용인될 수 있는 지능로봇의 실제 모델이 제시됐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로봇에 대한 일반인들의 원초적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지능로봇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은 21세기 들어 미국의 아이로봇社(사)의 청소로봇이나 군사용 정찰로봇의 출현으로 본격적인 상업화의 길로 들어섰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분야를 미래의 중요한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몇 년 전부터 연구개발 및 산업환경의 조성 등에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 결과 인간생활에 직접 서비스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당장에라도 우리 생활 속에서 눈부시게 활약할 것 같던 지능형 로봇은 좀처럼 선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만개할 것 같았던 지능로봇 시장은 생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과 기대의 ‘심각한 괴리’를 발생시킨 원인은 수없이 많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 중의 하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로봇에 대한 기대치가 실제 로봇이 구현할 수 있는 기능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것이고, 단시간에 그 격차를 줄이기에는 지능로봇 관련 기술상의 난관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불가사의한 인공지능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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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을 도와주기 위해 프론티어 사업단에서 개발하고 있는 지능형 로봇 실벗(실버세대의 벗). 노인의 치매관리를 위한 교육기능, 건강관리 및 게임 등의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
인공지능 관련 학계는 지난 수십 년간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지능적 현상을 模寫(모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 것이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학습과 추론 현상을 생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실패했다. 아마 인간은 정확한 인간의 지능 메커니즘을 해석해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메커니즘은 신비할 정도로 오묘하여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神(신)의 영역에 속한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인간의 두뇌에서 일어나는 지능·지식체계를 로봇의 머리에 본격적으로 실현했거나 시도하는 연구 집단은 세계에 아직 없을뿐더러, 아직도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이런 인간지능 기능을 로봇에 장착하지 않는 한 우리가 기대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로봇이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 로봇은 인간이 갖지 못한 커다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번 입력한 것은 절대 잊지 않는 기억능력, 하나의 로봇이 배운 지식을 전체 로봇들이 순식간에 배울 수 있는 복제능력, 다양한 센서를 직간접적으로 무한히 연결할 수 있는 유연성은 제한된 상황에서 부분적으로 인간의 기능을 넘어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설거지를 한다든가 영어를 가르치는 것과 같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에서는 인간이 원하는 적당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신비한 창조 능력은 그대로 모사할 수 없지만, 인간의 기능을 비슷하게 따라갈 여지는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앞으로 지능형 로봇시장의 발전은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로봇은 쓰이는 용도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나뉜 부류에 따라 시장 형성에 대한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부류는 비효율적이고 단순하며 힘든 노동환경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해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용 로봇, 건설과 같은 특수 용도의 로봇 등을 들 수 있다. 이 분야는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왔고, 앞으로도 적용 영역을 꾸준히 넓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분야는 특히 우리나라의 기간산업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기술개발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로봇의 다양한 기능 두 번째 부류는 개발에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반드시 로봇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용도에 쓰이는 로봇들이다. 좋은 예가 지뢰와 같은 폭발물처리, 심해탐사 혹은 군사작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극한작업 로봇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심각해지고 있는 노인들의 부양을 위한 실버로봇 등을 들 수 있다. 이 분야는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고귀함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되어야 하는 로봇 관련 기술이기에, 로봇 가격이 어느 정도 비싸더라도 용도에 적합한 활용이 가능하다면 시장은 반드시 존재한다. 따라서 국가안보 차원이나 사회복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필수적인 분야다. 이 시장은 필요성이 확실하고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이 빨리 열릴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교육, 오락 등 개인용 서비스 로봇들이다. 이 분야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지만, 소비자 개인의 욕구에 의해 지갑을 열어야만 형성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발전이 그리 쉽지 않다. 이들 새로운 로봇 시장은 규모가 대단히 크고, 또 다양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시장에 주도적이고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 때문에 국가적인 지원 노력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국가는 적극적인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고, 부품이나 센서 등의 인프라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능로봇 시장이 언제쯤 폭발적으로 형성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향후 이 분야가 세계적인 먹을거리 산업이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한국이 앞서갈 수밖에 없는 이유 필자는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국민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강렬한 욕구다. 로봇산업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양한 기술의 집합체로서 대단히 창조적인 기술융합을 필요로 한다. 이 분야와 우리 민족의 신명 나는 도전정신이 잘 맞아떨어진다. 세계시장에서 善戰(선전)하는 우리나라의 휴대폰 산업의 경쟁력을 뒤돌아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둘째,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통신산업 인프라다. 로봇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지식산업과의 연계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 및 적용, 그리고 이를 실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가 이미 갖추어져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등 선진국 로봇 관계자들이 우리나라의 로봇산업 발전을 주시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인력이나 산업규모, 그리고 연구개발 인프라가 약한 우리가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잘 짜인 발전전략이 필수적이다. 부품산업의 지원, 표준화를 위한 노력,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개발 로드맵, 내수시장 확보를 위한 기업지원 정책들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준비되어야 한다. 이창호 名人(명인)이 승리하는 대국을 위해서는 초반에 멋진 포석을 두는 것이 필수적이듯이 지능로봇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선진국에 선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포석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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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성 첨단세라믹스(Advanced Ceramic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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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계시장 330조원 규모의 블루오션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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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聖基 포스텍 총장 ⊙ 1949년 서울 출생. ⊙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美 코넬대 재료공학 박사. ⊙ 現 한국세라믹학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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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경제부는 지난 2월, 향후 10년 안에 국민소득 4만 달러 수준의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보면 녹색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 등 3개 분야에 17개의 신성장동력을 선정하고 각각에 대한 선정배경, 비전과 목표, 추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경우 태양전지,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해양바이오연료 등 최근 세계적으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에너지환경 관련 산업 중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비교적 작고 반도체, 기계기술 등 기존의 경쟁력을 갖춘 사업과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가 가능한 분야라고 판단하여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을 선정하고 이에 중점적으로 투자하여 단시간에 수출기업으로 키워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발전전략은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그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향후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신성장동력이 될 만한 신산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나 우선 현재의 주력산업 전반에 걸쳐 대표상품이나 서비스의 고기능화,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통해 성장세를 가속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분야로 고기능성 첨단세라믹(Advanced Ceramics)산업을 들 수 있다. 세라믹 소재는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적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소재로서 연간 300억 달러에 달하는 對日(대일) 무역적자 主犯(주범) 중의 하나다. 첨단세라믹스는 앞서 언급한 17개 신성장동력 중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을 제외한 IT·바이오·에너지·환경 및 융합신산업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원천소재다. 향후 성장률이 25%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며, 2015년에는 세계 시장 규모가 33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블루오션 산업분야다.
미래산업의 핵심, 세라믹 휴대폰은 적층칩콘덴서, 칩인덕터, 칩저항 등 회로의 기본을 이루는 수동부품은 물론 주기능을 담당하는 다양한 고주파부품을 포함해 전체 부품의 70% 이상이 고기능성 세라믹 제품이다. 우리나라는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고주파통신 부품의 대부분과 관련 원천기술 전부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휴대폰 판매와 수출을 통해 창출되는 이익의 대부분은 일본 기업들이 챙기는 상황이다. 플라스마 디스플레이(PDP)의 경우, 여러 색을 내는 형광체에서부터 다양한 투명전극 및 커버 플레이트 등은 85% 이상, 연료전지에서는 90%, 앞으로 유비쿼터스 시대에 더욱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각종 센서류의 70% 이상이 세라믹 소재다. 더욱 주목되는 부문은 고기능성 첨단세라믹스다. 이번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17개 신성장동력산업 중 12개 산업에 걸쳐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할 소재 혹은 부품이 고기능성 첨단세라믹스다(<표1 > 참조). 고기능성 첨단세라믹스는 고효율 3세대 전지 및 박막 태양전지와 저가형 연료전지의 전해질, 열전 및 압전에 의한 그린발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송시스템의 수소연료전지 저장소재, 차세대 로봇의 인식 센서류 및 액추에이터류,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투명전극 및 형광소재와 무선통신 융합단말기의 패키징 소재에 이르는 다양한 IT융합시스템 소재 등 12개 미래산업의 핵심기능을 발현하는 소재다. 세라믹산업의 현재 세계시장은 약 55조원 규모이나 5~6년 후에는 연 평균 18% 이상 성장하여 약 33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세라믹산업은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관련 산업 등 후방 연관 산업의 성격이 크다. 이러한 산업은 대부분 절정기에 와 있으므로 그 평균성장률이 10% 내외다. 그러나 향후 태양전지, 연료전지 및 자동차용 2차전지 등의 신재생 에너지와 바이오산업, 나노산업 등 신성장동력산업의 핵심소재가 될 고기능성 세라믹스의 성장률은 30% 이상으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라믹 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세라믹 관련 기술 개발에 힘써 온 일본이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다. 덕분에 교세라, 무라타, NTK, TDK 등 세라믹 분야 세계 4대 기업을 모두 일본이 차지하고 있고, 세계 시장의 75%에 해당하는 40조원의 매출을 일본 기업들이 올리고 있다. 또 대만과 중국의 후발기업들은 대량생산에 의한 저가 공세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형국이다. 對日 무역적자의 主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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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모니터, 휴대폰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되는 각종 센서류의 70% 이상이 세라믹 소재다. |
최근 세계 주요국들은 고기능성 첨단세라믹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 및 관련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경제산업성 비철금속과 산하에 첨단세라믹실을 운영하는 등 정부조직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 또 ‘New Sunshine 프로젝트’, ‘NEDO’ 등 정부 주도하에 産學硏(산학연) 협동으로 10~20년간에 걸친 장기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여 민간이 담당하기에는 리스크가 큰 세라믹을 포함한 신소재 분야 연구개발을 중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시장은 2007년 13조원에 불과했으며, 주로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등 IT산업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전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 특히 첨단세라믹소재의 무역적자는 약 18억 달러에 달하는데, 그중 72%인 13억 달러어치를 일본에서 수입해 심각한 대일 무역적자의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 2001~07년간의 이 분야 무역적자 증가율은 350%에 달한다. 이는 금속(150%) 및 첨단화학소재(210%)의 대일무역 적자 증가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또 관련 소재 및 부품 생산기업은 1100여 개에 이르나, 대부분의 기업이 연매출 100억원 미만의 소량 다품종 영세기업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향후 신성장동력산업의 핵심기능을 담당하게 될 고기능성 세라믹산업의 영세성 및 핵심기술 부재는 무역적자를 심화시키고 신성장동력산업의 저부가가치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첨단세라믹산업 중 일부 품목은 최근 10년간 괄목할 만한 급성장을 이루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LCD용 글라스, 2차전지용 세라믹, 반도체제조 장비용 세라믹, 그리고 세라믹 툴 비트 등의 총 매출액이 1997년 2563억원이었으나 2007년에는 4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33.7%나 급증했다. 특히 LCD용 글라스의 성장이 가장 두드러져 현재는 매출 4조원이 넘는 큰 규모의 산업이 됐다. 국내에서도 시장의 정확한 판단 및 선행기술 개발에 의한 적기대응만 한다면 일본 못지않은 첨단세라믹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최근 5년간 세라믹산업에 대한 정부 투자는 연평균 260억원으로, 약 9조원에 달하는 총투자액 중 0.3%에 불과했다. 현재 세라믹분야 소재개발을 지원하는 중장기 R&D사업은 ‘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이 유일하다. 향후 5년간(2009~13년) 세라믹 관련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도 종전과 다르지 않은 연평균 400억원 정도로, 총 1985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이는 미래산업의 핵심기능을 발현하는 소재로서의 중요성에 크게 못 미치는 투자로서, 정부의 투자확대를 촉구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R&D 지원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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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초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및 미래기획위원회 회의를 열고 세라믹산업을 포함한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을 확정했다. |
국내 첨단세라믹산업은 후방부품소재 산업으로서 전방시스템 산업과의 相生(상생) 고리가 취약하여 대규모 산업화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전방산업들은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선진국에서 개발되어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스템을 국산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내부에 사용되는 부품이나 소재는 선진국이 채용하고 있는 것들을 수입 사용하고 있어 국내에서 개발된 부품 및 소재를 사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다. 국내 소재시장은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으나 국산화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필자는 고기능성 세라믹 분야가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신성장동력 중의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선 신성장동력 분야의 전방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관련 부품 및 소재를 함께 선행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라믹 소재형 모듈산업 육성이 가능할 것이다. 또, 핵심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첨단세라믹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및 사업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 정부주도 R&D사업에 의해 개발된 과제를 기업에 이관할 때는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실질적이고도 강력한 실행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국내 연구개발 과정에서 고난도 기술 분야는 선진기술국에서 아웃소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일본은 부품소재 분야의 기술 장벽이 매우 높아 관련기술 취득이 매우 어렵다. 반면에 유럽이나 미국은 후방 소재기업들이 自國(자국)의 전방산업 퇴조로 인해 시장다변화가 절실하다. 독일의 BASF, 바이엘, H.C Stack 등 유럽 및 미국의 전통 있는 대형 소재기업들에 한국은 대단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핵심기술 확보가 생명 실제로 유럽과 미국의 명망 높은 소재기업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과의 접촉을 원하고 있어 원천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장벽이 낮은 유럽 및 미국으로부터 첨단기술 도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소량 다품종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첨단세라믹산업은 세계시장에서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또 다른 어떤 산업보다 원천기술에 대한 의존성이 절대적이다. 우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 등은 원천기술 없이도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과 정착, 모방형 기술개발과 응용을 통해 성장을 구가해 왔다. 첨단세라믹산업은 특성상 그런 성장 패턴이 불가능하다. 원천기술을 넘겨주면 시장을 송두리째 빼앗기기 때문에 원천기술이 없으면 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 독특한 분야다. 따라서 첨단세라믹산업의 발전은 결정적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달려 있어,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본과 독일이 첨단세라믹산업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이면에는 해당 정부의 조직적인 지원과 육성이 있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우리 정부와 국회가 첨단세라믹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하에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면 이 분야는 미래 경제성장의 고성능 엔진을 공급하는 대한민국의 21세기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떠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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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없이 코리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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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造船·海運강국으로서 금융·물류·화물先物 등이 연계된 산업 육성해야 ⊙ 의대생 수 더 늘리고, 외국어 교육 강화해 해외 의료관광객 적극 유치해야 ⊙ IT强國으로서의 기술 활용해 온라인 교육산업 집중 육성하자
魚允大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前 고려대 총장 ⊙ 1945년 경남 진해 출생. ⊙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同 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 고려대 교무처장·기업경영연구소장·경영대학원장·총장, 한국국제경영학회장, 한국금융학회장, 국제금융센터 소장, 한국경영학회장, 공적자금 관리위원, 금융통화운영위원 역임. 現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 저서: <국제금융> <국제경영> <전략경영> <증권시장과 자본자유화> <국제금융과 한국외채> 등. ⊙ 상훈: 신산업경영대상 경영문화대상, 국가공로훈장 기사장(Chevalier de IOrdre National du Merite)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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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열린 韓-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 회의를 통해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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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급히 달려 앞사람과 같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경제는 이제 어디로 갈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근래 들어 자주 듣는 말은 ‘미래 산업’, ‘미래의 직업’, ‘미래의 융합학문’처럼 ‘미래’와 연결된 단어다. 엘빈 토플러와 짐 데이터 등 미래학자들이 내일을 이야기했지만, 한국도 앞을 내다보고 하나하나 준비를 해야 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최소한 뒤처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개인은 ‘미래의 직업 100가지’나 ‘미래의 유망 자격증 100가지’에 관심을 가지고, 국가는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고 정부부처와 공동으로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산업’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얼마 전 韓(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李明博(이명박) 대통령은 각국 頂上(정상)들에게 태양광 에너지·海水(해수)淡水化(담수화)·원자력·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풍력 에너지 등을 소개하고 특히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기술에 대해서는 ‘이것이 우리의 꿈’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선정하는 ‘미래의 신성장동력’은 얼마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했던 ‘블루오션’에 다름 아니다. 지난달 정부는 신성장동력 ‘스타 브랜드’ 62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고 신시장 창출 가능성이 높은 62개 분야를 스타 브랜드로 선정해 집중 육성키 위함이고, 이는 신성장동력의 세부추진계획의 일환이다. 5년간 24조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핵심인력 70만명과 글로벌 중소기업 300개 창출도 병행한다니 제대로 성과를 낼 경우 한국의 미래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로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공계 출신이 아니고는 자세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왠지 한국의 미래를 먹여살릴 스타 브랜드라고 하니 중요해 보이고, 반드시 성공했으면 싶다. 필자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서인지 스타 브랜드의 ‘브랜드’란 말에 친근감을 느낀다. 정부에서 엄선한 스타 브랜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고민해 선정했을 것이다. 필자는 이와는 다른 국제금융 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에 전공분야를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는 미래 산업을 그려보았다. 브랜드의 중요성과 서비스 분야로서 금융·물류·화물先物(선물) 그리고 의료와 교육 분야가 그것들이다. 국가브랜드 지수 50개국 중 33위 月刊朝鮮 3월호에 브랜드 자존심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기사 내용은 ‘세계 최고 브랜드와 국내 최고 백화점의 한판 승부’였는데, 세계 어디서나 러브 콜을 받는 화장품 C사 브랜드가 매출 6위로 떨어지자 L백화점 측에서 매장 축소를 요청했고 이에 자존심이 상한 C사가 매장 철수를 했다는 것이다. 매장 축소 요구를 굴욕으로 생각하고 철수를 단행해 자존심을 지키려 한 C사의 선택이 세계적인 브랜드가 거의 없는 우리로서는 배부른 者(자)만이 할 수 있는 배짱으로 부러워 보이면서도, 세상에 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경각심을 느끼게 해준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다국적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보면 가격 경쟁력을 거쳐 기능 및 품질 경쟁력으로, 마지막으로 부가가치가 가장 큰 브랜드로 경쟁한다. 현재 대한민국 대기업의 브랜드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이 100대 브랜드 가치 순위를 오르내리는 데 반해 대한민국 브랜드는 시장조사 분석기관인 GFK의 국가브랜드 지수에 의하면 50개국 중 33위라고 한다. 자체 브랜드 가치가 높은 대기업은 한국과 기업 브랜드가 연계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세계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자체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 제품은 선진국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가치가 없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브랜드를 말할 때 광고나 홍보와 연계시킨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체가 뒷받침되지 않는 홍보는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만 초래할 수 있다. 기업들이 自社(자사)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과 제품의 핵심가치, 즉 실체를 높이는 일에 우선 가치를 두고, 그 다음에 브랜드와 체계적으로 연계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그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례를 무수히 보아 왔다. 기업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브랜드는 기업뿐만 아니라 도시나 국가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브랜드가 높으면 관광객이 늘어나고 문화를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제값을 받고, 자본의 해외조달 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한국으로의 해외직접투자(FDI)도 늘어난다. 한국제품, 선진국보다 30%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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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한국은 세계 1위의 조선산업을 바탕으로 해운시황 리서치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제기되고 있다. |
보다 손에 잡히는 예를 들어 보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2009년 1월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제품은 미국·독일·일본 3국 제품의 평균 가격에 비해 30% 정도 低評價(저평가)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수출 규모를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3%만 줄여도 삼성전자·포스코 등 우리의 3대 기업 영업이익과 같고, 5%를 줄일 경우 거의 10대기업 영업이익과 같게 나타난다. 이것은 추가적인 비용 없이 부가가치로 연결되므로 미래의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을 찾는 한국 정부와 기업으로서는 브랜드를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傾注(경주)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대체로 국가의 전체 GDP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이 70% 線(선)이다. 영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처지지만 세계경제 주도국의 하나로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금융 등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圈(권)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싱가포르·홍콩·상하이·도쿄 등도 아시아 금융 허브(hub) 자리를 놓고 인프라 구축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뒤에서 언급할 의료와 교육도 서비스 분야지만 한국 금융과 연계해 경쟁력이 있고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인 물류와 화물선물을 같이 다뤄 본다. 언제부터인가 造船(조선)과 해운업계에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S그룹이 광고에 자주 등장했다. 몇 개의 기업이 합병이라는 절차를 거쳐 등장했다고 하는데 규모가 만만치 않다. 작은 半島(반도)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세계 조선부문의 1위에서 5위까지를 모두 휩쓸고 있고, 해운부문에서도 8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과 해운 강국이다. 이러한 외형과 달리 한국 船主(선주)들의 선박금융기법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단순한 은행대출에 국한되어 있다. 자금조달 방법상 융통성이 제한되어 있는 것은 조선·해운분야도 다른 분야와 다르지 않다. 조선산업과 아울러 조선 관련 고부가가치 산업인 해운산업은 금융과 연계된 파생상품으로 다각화가 필요하고 전후방 산업 확장효과를 고민해야 한다. 홍콩·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가 물류중심지를 금융과 연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급속하게 발전해 왔다. 조선·해운을 금융과 연계해야 해운산업은 선박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양을 의미하는 船腹(선복)의 수요와 공급을 얼마나 빨리 파악해 연결하느냐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관건이 된다. JP 모건이나 골드만삭스도 전 세계 해운 추적 시스템 모델을 만들어 선복선물시장 영역을 선점하려고 한다. 우리도 선복선물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해운시황 리서치 전문기관이나 회사가 생겼으면 싶다. 이 회사는 한국에 있을 필요가 없다. 해운업과 금융업이 발달한 유럽이나 런던에 있으면 되고, 우리나라의 조선·해운 분야와 연계해 상호경쟁력을 提高(제고)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금융 허브를 위해 홍콩·싱가포르·상하이·도쿄와 경쟁하면서도 우리의 강점을 살린 새로운 니치 마켓(niche market·틈새시장)을 형성하면 금융 허브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통적인 해양강국인 영국·그리스·독일·노르웨이에는 클라선즈(Clarksons PLC, 영국), 플라도우(Platou,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운뿐만 아니라 해운관련 금융업까지 兼營(겸영)하는 회사가 많다. 해운과 금융을 서로 떼어 놓고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다는 방증이다. 최근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해운업계에도 해운운임선도거래(FFA: Forward Freight Agreement) 등 해운 운임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시장에는 전문 브로커나 결제 전문 금융기관이 존재하지 않아 유럽의 해운 파생상품 전문 브로커와 결제 전문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할 수밖에 없어 고부가가치는 모두 유럽에서 챙겨간다. 세계 최고의 조선·해운 강국으로서, 선복선물과 함께 우리가 새롭게 역량을 집중해 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상류층으로 인식되어 왔던 의료계에서 의사의 과잉 공급과 낮은 醫療酬價(의료수가)로 인해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호소가 들려온다. 그간 제조업이나 다른 서비스 직업군에 비해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경쟁 없이도 성장해 온 분야가 법률과 의료분야가 아닌가 싶다. 언론에서 사회 상류층으로 인식되는 의사가 경영난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보도되는 것을 보면 상황이 예전 같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학입시에서 의대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져야 할 텐데, 전보다 더 의대로 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초과학을 연구하여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져야 할 영재들이 과학고를 졸업하고 의대를 선택할 뿐만 아니라, 예전 같으면 서울대 공대를 선택했을 젊은이들이 지금은 지방의 의대 관련학과를 지망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최고 우등생만이 갈 수 있는 우리나라의 의대 수준과 배출되는 의사의 質(질)에 대해 의심할 필요가 없을 만큼 우수하니 이를 국가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영업난을 이유로 의대생 쿼터를 줄이려 하거나 증원을 결사 반대한다.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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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높은 진료비 때문에, 개도국 등에서는 선진 의료기술을 찾아 우리나라를 찾는 의료관광객이 늘고 있다. |
우리의 눈을 세계로 돌려보자.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보고에 의하면 세계 의료관광산업 규모는 2004년 400억 달러에서 2012년 1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RNCOS에 의하면 세계 의료관광객 수는 2005년 1900만명에서 2010년 4000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보다 의료 수준이 높은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은 너무 높은 의료비 때문에, 開途國(개도국)은 낮은 의료 수준 때문에 다른 나라로의 의료관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환자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태국 등 아시아 국가 외에도 독일·스웨덴·멕시코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니, 선진국의 80~90%의 의료 수준이고, 일부 미용 성형이나 피부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의료계도 뭔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마침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 국정연설에서 의료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워서 좋은 일자리와 國富(국부) 창출의 원천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의료관광산업은 환자의 진료 수익뿐만 아니라 관광 수익, 그로 인한 생산유발효과와 취업유발효과가 매우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앞으로 韓流(한류) 붐 등으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므로 의료의 질을 높여야 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의료진의 외국어 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해외 환자를 위한 의료시장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의료관광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에 대해 異議(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고 본다. 우리의 의료 자원은 경쟁력이 있다. 그렇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답은 뻔하다. 의대생의 수를 늘리고 외국어를 강화하여 우리나라로 외국 환자를 유치하고, 우리 의사가 외국으로 나가야 한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인적 자원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듯이, 내일의 국부 창출을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된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고부가가치 의료산업을 적극 육성, 질적으로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늘려 나가야 한다. 비교우위가 있는 분야는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 교육의 경쟁력은 세계 최강 수학이나 과학 분야 국제올림피아드 등 국제경시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을 많이 해서인지 대한민국의 교육이 문제는 많아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법 많아 보인다. 그러나 스위스의 경영전문 연구·교육기관인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지수나 그 지수를 구성하는 교육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은 비교대상국 55개국 중 하위권에 속한다. 교육경쟁력 지수는 기업과 대학 간 지식이전 등 定性的(정성적) 지표와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 定量的(정량적) 지표로 구성되는데, 언뜻 보아도 우리나라 점수가 높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성적 지표에 대한 평가자의 과반수는 한국의 상장기업 CEO들인데, 아직도 한국의 대학 현실을 자신들이 다니던 대학 시절로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대학교육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아서인지 아주 薄(박)하게 평가해 결과적으로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 같다. 우리나라 교육경쟁력에 대해 국제 평가기관의 평가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대학 총장으로서 학교행정을 경험한 바로는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의 질이나 심지어 시설에서도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교육경쟁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가 83%의 대학진학률을 보유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8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물론 대학진학률이 바로 교육경쟁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구 500만이 조금 넘는 핀란드에서 외국기업들이 핀란드의 대학진학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핀란드 시장 공략이 아니라 그 회사의 고급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괜히 자신감이 생긴다. 사실 자신감이 생기는 이유는 대학진학률보다 우리 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교육에 대한 열정이 우리의 미래 지도자를 키울 것이라는 희망이 깔린 자신감이다. 온라인 교육사업 집중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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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가 주관하는 입시설명회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IT강국인 우리나라는 선진 IT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교육사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다. |
그렇다면 어떻게 교육부문을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과 연결시킬 것인가. 교육이 인재양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만드는 밑거름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교육 그 자체를 통해 새로운 富(부)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영국·호주처럼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여 서비스 수지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 세계 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시아권뿐만 아니라 서양권의 학생 유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몇 개 대학의 MBA 코스에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서구권 학생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와 아울러 미래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할 교육산업은 온라인(On-line)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강점인 IT 기술을 활용한 국내의 온라인 교육시장은 이미 오프라인(Off-line) 교육시장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 잘나가는 학원 강사가 온라인 교육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하고 신흥 갑부 대열에 합류했다는 기사가 한두 건이 아니다. 미국 교민이나 유학생들이 학원 교육을 통해 미국 명문대에 많이 진학하자 미국 학생들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을 찾는다는 기사는 썩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온라인 교육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무궁무진함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온라인 교육을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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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녹색산업 분야의 1人 創業이 해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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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彦五 ⊙ 1954년 부산 출생.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 석사·경영정책학 박사. ⊙ 한국개발연구원·삼성그룹 비서실 근무, 삼성경제연구소 사회시스템연구담당 이사, 同 정책T/F담당 상무, 정책연구센터장(전무), 국가정보원 CIO(최고정보책임자) 역임. ⊙ 現 삼성경제연구소 정책개발실장(전무). ⊙ 저서: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국가경쟁력>(공저)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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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彦五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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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창업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사진은 연세대 창업동아리 회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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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미래 먹을거리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主力(주력)산업들의 성장이 벽에 부딪혔고 기업 투자의지도 약화됐다. 이제 막 들어선 경제위기 터널에 高齡化(고령화)와 북한체제 변동이란 伏兵(복병)까지 나타나 길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가 최근 17개 新(신)성장동력 육성을 발표했지만 추진 에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일회성 시책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대로 가면 성장 정체와 일자리 부족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고도성장에 힘입어 배고픔을 극복했다. 지도자들이 헌신하고 국민들은 ‘Can Do’로 화답했다. 부족한 시절에는 목표가 뚜렷했으며 다들 힘을 모아주었다. 지금은 목표가 모호하고 의욕도 예전 같지 않다. 탐욕이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환경파괴와 兩極化(양극화)는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마디로 ‘생각 없이’ 먹고살고 있는 것이다. ‘왜’ 먹고살아야 하는지 근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그 바탕 위에서 ‘무엇을’과 ‘누가 어떻게’를 생각해 보자. 왜 : 경제성장보다 사회성숙 추구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의 본질을 놓친 채 곁가지에 매달리고 있다. 방향이 불분명하고 에너지가 흩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신성장동력을 선정했지만, 그것들이 국민 일자리나 기업 신규사업 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한다. 신성장동력 추진 이유가 명쾌해야 새로운 동력으로 만들기가 용이하다. 절실하면서 도전 의욕을 자극해야 하며 무엇보다 꿈을 주어야 한다. 이제 경제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사람들은 소득증가와 함께 일자리·분배·문화·환경 등에서 質(질)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소비·경쟁·속도에 대한 반발로 生態(생태)·相生(상생)·느림을 찾고 있다. 돈보다 가치, 물질보다 영혼을 우선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경제성장을 넘어 사회성숙을 보다 중시해야겠다. 기술 발전이 성장·성숙의 속도와 내용을 규정한다. 기계·화학이 산업시대를 주도했다면 지금은 IT가 정보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다. 향후에는 기술혁신에 따른 가능성보다는 환경·자원이 가하는 제약이 보다 커질 것이다. 꿈의 신기술 개발은 少數(소수) 전문가의 낙관으로 보인다. 오히려 인터넷·바이오·원자력 등을 통제하지 못해 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의 역할은 경제성장 기여보다 사회문제 해결을 우선하는 쪽으로 점차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화와 경쟁격화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빈부 격차와 소득 차이가 도를 넘으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정부와 고소득자가 소외계층 배려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사회는 생활능력이 없거나 빈곤탈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새는 혼자 날면 빨리 가지만 함께 날면 멀리 간다고 한다. 인간 사회도 서로 배려하고 나누어야 성숙해진다. 얼마 전 他界(타계)한 張英嬉(장영희) 서강대 교수가 쓴 글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머니는 대문간에 방석을 깔아 다리 불편한 장 교수가 앉도록 했다. 친구들 노는 것 구경하라고. 하루는 지나쳐 가던 엿장수가 되돌아와서는 장 교수에게 깨엿 두 개를 내밀었다. “괜찮아”라고 하면서. 돈 내지 않아도, 장애인이어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무엇 : IT와 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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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의 백화점에서 삼성휴대폰을 살펴보고 있는 젊은이들. 우리가 먹고 살 분야로는 IT분야가 가장 유망하다. |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는 선택과 의지의 문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지만 알려져 있는 분야에서는 챙길 것이 많지 않다. 기존 사고방식과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곤란하며 새롭게 발상하거나 먼저 발견해야 한다. 당연히 결단을 해야 하고 운명을 건 도전이 요구된다. 그 결과로 10년 정도 주기로 주력산업 교체가 이루어진다. 사회가 평평해질수록 민간이 중심이 되고 국민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해진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제시된 큰 틀 안에서 경제주체들이 구체적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방향에 있어서는 소득증가와 분배개선의 조화, 일자리 창출, 생활의 질 제고 등이 바람직하다. 민간, 특히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제도·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 과거에는 정부가 漁場(어장) 위치를 알려주고 그물을 빌려주었다면 앞으로는 漁撈(어로) 규칙을 적용하고 어장을 보호하는 데 치중해야겠다. 먹고살 그 무엇은 기업이 잘하는 분야여야 한다. 글로벌 우위 확보가 가능하면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위대한 CEO들은 동물적 감각으로 기회를 찾아내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역량을 결집시킨다. 자료 분석이나 정책 판단이 아닌 것이다. 기업 역할을 존중하고 의욕을 북돋아주어야 신규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기업 도전이 밑거름이 되어 국가 성장동력이 꽃을 피운다. 우리가 먹고살 분야로서 IT가 가장 유망하다. IT는 이 순간에도 기술혁명이 진행 중이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향후 다가올 창조사회에서는 정보·지식·상상력이 가치창출 원천이 되며 IT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일부 범용제품을 제외하고는 단말기·소재부품·소프트웨어, 콘텐츠 모두 고성장·고수익을 계속한다. 기술·제품 고도화, 응용영역 확장, 글로벌 시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새로운 먹을거리들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것이다. 쇼핑몰, 온라인 교육, 디지털매체가 급부상하며 여기에 종사하는 프리랜서, 소호 등이 유망직종으로 떠오른다. 물론 오프라인과 영세업자 위축, 플랫폼 독점 등 문제점이 없지는 않다. 인터넷 확산에 따라 사회적 일자리는 보다 세분화되고 풍부해진다. 소액신용대출, 자원봉사자 연결과 같은 창의적 사회사업 모델들도 다수 출현할 것이다. 다음으로 녹색 분야가 유망하다. 하지만 환경관련 문제해결의 성격이 강하다. 4대강 정비사업 등은 단기 일자리창출의 유력한 대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연의 역습’에 대비하여 환경보전과 위기대응에 나서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청정생산설비, 해수담수화 등이 세계시장에서 각축이 벌어질 분야이다. 농업, 바이오, 건축, 교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출현할 녹색 기회들도 선점해야겠다. 기업·국민·정부가 서로 힘을 합쳐 IT와 녹색을 미래 먹을거리로 만들어 나가자. 기업은 국민과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먹을거리 생산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에 대한 보상이 이익이다. 국민은 국가의 富(부) 증가와 국민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는 기업을 존중한다. 국민은 공동체가 먹고사는 것에 있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먹을거리 생산을 독려하면서 국민 각자의 기여와 보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정책·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계획적, 강압적, 나눠주기식 정책을 추진해서는 곤란하다. 자율과 인센티브를 강조하면서 정부부터 생산적·창조적이 되어야 한다. 누가 어떻게 : 1인 創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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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날 취업게시판을 살펴보는 한 대학졸업생. 기존 기업에 취업하기보다는 모험적인 1인 창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신성장동력은 미래에 良質(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정부 중심의 톱다운 방식은 비효율적이며 바닥에서 응축된 열기가 프런티어 분야로 분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래 세대의 꿈을 담아야 하고 도전기회도 주어야 한다. 청년들이 과학기술계와 기업현장에 투신토록 유도하는 것이 장래 먹을거리와 일자리를 해결하는 유력한 방안이다. 하지만 당장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20대 후반에 졸업해도 소수만이 소위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다. 상당수가 취업준비생, 임시직 신분으로 유성처럼 떠도는 중이다. 사회진입이 여의치 않아 결혼을 미루거나 심하면 아예 포기한다. 젊은 세대가 희망을 갖지 못하면 사회는 활력을 잃고 불안정해진다. 청년실업 해결 없이 먹고사는 문제를 논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1人(인) 創業(창업)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정면돌파해야 한다. 취업에 매달리거나 임시직에 안주하기보다 청년 스스로 창업을 선택해야 한다. 정부도 최근 규제완화, 자금지원 등을 통해 ‘1인 창조기업’ 3만 개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조경제, 아이디어 거래 등을 내세우고 있어 10년 전 벤처육성 시책보다는 진일보했다. 일자리창출, 미래산업 개척 등을 위한 국가 핵심 아젠다로서 1인 창업을 중점 추진해야겠다. 정부 육성책과 민간 지원네트워크를 결합하여 1인 창업 붐을 조성하자. 청년창업자를 ‘無認可(무인가) 사업자’로 규정해서 비용부담을 줄여주면서 정부규제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초기 수익은 동년배 취업자보다 낮겠지만 보람을 갖고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기업가·컨설턴트 등이 자신의 재능과 재산을 청년 창업에 투입하면 어떨까. 중·고령자가 2막 인생의 아이템으로서 창업을 선택하고 20대를 파트너로 채용하면 된다. 자산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해 펀드 조성이나 창업 공간의 無償(무상) 제공에 나서야 한다. 청년창업자 육성을 위해 20세에 졸업을 시키는 代案(대안)학교를 만들자. 기존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학을 대안학교로 전환하거나 민간 기부를 받아 신설하면 된다. 학교와 산업현장에서 번갈아 가며 수업을 진행하고 졸업자격은 창업계획서, 투자유치 실적 등으로 판단한다. 창업학교 출신은 기존 대학생과 비교하여 창업 성공률이 높고 취업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1인 창업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업 조직관리, 대·중소기업 관계 등의 변화를 유발한다. 기업은 조직형 인간이 아닌 독립적 1인들로 구성될 때 보다 효율적·혁신적이 된다. 대·중소기업과 창업자들 간 거래가 활성화되면 기업생태계의 역동성이 높아진다. 1인 창업은 농업·자영업·공예 등을 고도화시키는 기폭제 역할도 한다. 이들 전통부문에 이익개념, 자기책임 의식, 도전정신이 확산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나라 요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고, 일을 해도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다. 많은 경우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며 영세업자들은 과당 경쟁과 고비용 때문에 생존에 급급한 실정이다.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일용직이 공사 현장에 도착해서는 뙤약볕에서 일할 수 없다며 가버린다고 한다. 직업의식 퇴조를 부추기는 복지시책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고통이 따른다. 꿀벌은 1kg의 꿀을 모으기 위해 560만 송이의 꽃을 돌아다닌다. 일하면서 고통 없기를 원해서는 곤란하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쉽게 돈 벌려고 하다가 발생한 사고다. 눈 속에 핀 난의 향이 짙듯이 고통이 수반된 일일수록 가치가 크다. 이것이 일하는 사람이 잘살고, 또한 잘살아야 하는 이유다. 열심히 창조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더 잘살아야 한다. 일하는 며느리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시아버지 될 사람이 며느리 후보 둘을 골라 쌀 석 되를 나누어 주고 한 달을 살도록 했다. 한 여인은 90등분한 쌀로 매끼 밥을 지어먹으며 근근이 버텼다. 다른 여인은 쌀로 떡을 만들어 주변 이웃과 나눠 먹었다. 자신에게 일거리를 달라고 부탁하면서. 일해서 번 돈으로 다시 떡을 만들어 돌렸다. 즐겁게 일하고 배불리 먹고 칭찬받으면서 지낸 것이다. 당연히 후자가 며느리로 발탁됐다. 우리 사회는 잘사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고사하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시기하고 비판한다. 소득에서는 선진국 가까이 갔으나 경제가치관은 후진국에 머물러 있는 탓이다. 시장경제를 선택하는 한 소득 편중을 막을 수 없다. 일로써 세상에 도움 주는 사람이 많이 벌면서 존중을 받는 것이 핵심이다. 그들이 세금과 기부를 통해 성공을 회향하도록 여건을 조성하자. 그동안 제대로 사는 문제를 경시한 채 먹는 데 매달린 결과 자연파괴와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됐다. 먹는 것은 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현 혼돈 상황은 수단과 목적의 혼동에서 비롯됐다. 이제 먹고살기에서 ‘살기 위해 먹기’로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사회성숙을 위해 한 판 신명나게 놀아보자. 각자가 놀이꾼이 되어 IT와 녹색의 놀이판 위에서 창업의 줄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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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전환 |
2등은 죽는다. 1등 하는 제품을 만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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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冕雨 서울大 산업공학과 교수 ⊙ 1945년 개성 출생. ⊙ 경기高·서울大 공대 섬유공학과 졸업. 美 미시간대 대학원 인간공학 석·박사. ⊙ 서울대 공학연구소 소장, 대한산업공학회 회장 역임. ⊙ 저서: <생존의 W이론> <21세기 신사고 학습법> <신창조론> <신사고이론 20> < W이론을 만들자> 등. ⊙ 상훈: 美 미시간대학원 100인의 우수박사상, 상허대상, 세종문화상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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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랜 시간이 흘렀지. 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오래된 일이지….” 포크송 ‘꽃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를 유심히 보자. 가사에 나오는 ‘꽃’을 ‘산업’으로 비유한다면 어떻게 해석될까. 1960년에는 가발과 목재산업이 우리나라의 ‘꽃’이었다. 1970년대 들어 가발과 목재산업은 지고, 섬유와 縫製(봉제) 분야가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1980년대에는 신발과 자전거가, 1990년대에는 기존의 주도산업을 누르고 家電(가전)과 철강산업이 ‘꽃’으로서 우리나라 산업을 휩쓸었다. 2000년대인 현재는 휴대폰산업이 호황이다. 앞 시대의 사례를 보듯 휴대폰산업도 얼마 안 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유망산업도 ‘꽃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가사에 나오는 ‘꽃’처럼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런 것이 패러다임(paradigm·틀)이다. 전체적으로 우리 산업이 하향세이기 때문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 5년 또는 10년 계획으로 투자를 한다면 수익 창출은 아무리 빨라도 20년 후에 가능하다. 20년 후에도 현재의 산업구조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청룡열차처럼 급속도로 바뀌는 환경 속에서 ‘꽃’처럼 지는 수순을 밟지 않겠는가. 피겨 스케이팅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에게 코치가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고 가정하자. “가능한 높게, 힘차게 도약해서 3회전 반을 가뿐히 돈다, 가볍게 착지한다, 몸의 균형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다음 동작으로 연결한다, 우승한다.”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가 어떤 상태인지, 스케이트를 타고 설 수 있는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안 보인다. 올해 초 정부가 확정 발표한 3대 분야 17개 신성장동력도 위의 사례와 비슷하다. 정부는 “향후 4년간 신성장동력을 뒷받침할 녹색기술 연구개발에 6조3000억원을 투입, 1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부가가치 창출 규모가 2018년에 700조원대, 신성장동력 수출액이 연평균 18% 수준으로 증가, 향후 10년간 약 350만명 규모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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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유망 산업 변화 추이. 유망 산업은 시대별로 바뀐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생존해야 한다. |
實事는 없고 求是만 있는 정책 정부의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에는 현재 기업에 대한 배려 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진리에 해당하고 시비를 걸 수 없는 덕담에 가깝다. 기업이 현실에서 퍽퍽 쓰러져 가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없다.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내용도 없다. 환자를 보지 않고 약을 처방하는 모습과 같다. 어느 산업에, 어느 기업이, 현재 수준이 어떤지 말하지 않고 기술로만 신성장동력이 제시된다. 그 방법들은 결국 선진국을 따라잡자는 캐치업(catch up) 전략같이 들린다. 각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도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도시가스에 밀린 연탄산업, CD로 대체된 LP판 산업에 수조 원을 투자한들 발전은 없다. 영원히 유망한 산업은 없을 뿐더러, 시대가 갈수록 패러다임의 흥망 週期(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5년 후 또는 10년 후 시장과 산업이 어떻게 바뀔지 고민해야 한다. 변화를 앞서가지 못한 모습, 자율보다는 지시를 선호하는 현상, 그 현상에 안주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현재 정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實事(실사)가 없다는 것이다. 현실이 어떻다는 진단은 없고 막연한 이상향의 求是(구시)만 있다. 우리 산업계는 지난 30여 년간을 해외기술에 의존해 왔다. 1970년대 접어들면서 해외기술을 도입하는 양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다. 일본으로부터 도입되는 기술 건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체계적 기술 축적은 이루지 못하고, 일본과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만 높아졌다. 선진국은 한국에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지 않고, 그들 입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은 낙후 기술을 줄 뿐이다. 해외로부터 낙후 기술을 도입하니 노후 설비를 들여오게 된다. 제품을 만들긴 하지만 우리 상표로 판매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주문자상표부착(OEM)에 의한 ‘얼굴 없는 수출’로 알맹이 없는 산업규모만 커져 갔다. 작년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9.1%나 늘었지만 실제 이익을 보여주는 매출액 稅前(세전) 순이익률은 2.9%로 전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로 추락했다. 물건 1000원어치를 팔면 55원이 남던 것이 지난해에는 29원만 벌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제품이 많이 팔리더라도 인건비와 물류비, 미국과 일본 등에 지불하는 로열티로 제조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에 수지가 안 맞는다. 그런데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선진국 제품보다 판매가를 낮게 책정한다. 1등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라 한국은 이미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머지않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다. 임직원의 월급을 10분의 1로 줄인다 해도 역부족이다. 우리에게 기술을 이전해 주던 미국과 일본은 제조업의 해외 이전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다. 두 국가는 정보와 통신혁명을 주축으로 새로운 국가 경쟁력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도 기존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만들어야 한다. 있는 것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신규 사업을 개척하고 신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남이 뺏어갈 수 없는 것 외에는 다 남의 것이다.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두지 말고, 우리가 1위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판매가격은 기술과 시장점유율이 가장 앞선 선두 기업이 결정하는 권리를 지닌다. 나머지 후발 경쟁사들은 선두 기업이 결정한 제품가격에 준해 판매가를 정한다. 원천기술이 없으면 판매가격을 정할 수 없어 제조원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1960~70년대의 한국은 제조원가를 낮춤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갖췄지만, 이제는 신흥 開途國(개도국)에 밀리고 있다. 따라서 가격 경쟁력 대신 가격 결정권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아프리카 사자들은 먹이가 떨어지면 목숨 걸고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난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딘가에 먹을거리가 있을 것’이라며 가만히 앉아 있는 형국이다. 움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가만히 있으면 ‘그 많던 꽃들’처럼 사라질 것이 自明(자명)하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선진 기업 CEO들은 틀에 안주하지 않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었다. 인텔에는 社內(사내) 연구소가 두 개다. 두 연구소는 서로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한다. 사내 연구소끼리 번갈아 가면서 이길 때마다 인텔은 발전한다. 어느 연구소가 기쁨 또는 좌절을 맛보든 간에 인텔 전체는 발전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개발 연구 대신 가능성 있는 연구소를 自社(자사)로 합병시킨다. 3M은 최근 3년 내 개발한 제품이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지 못할 경우 사장을 해고한다. 반강제적인 신제품 개발 시스템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창조, 변신, 세계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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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패러다임은 창의성을 요구한다. 이면우 교수가 머리 땋는 기계를 발명해 시연하고 있다. |
HP는 프린터를 값싸게 판매하는 대신 잉크로 돈 버는 방식을 채택해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도요타의 간판 모델 렉서스는 6명의 신입사원이 만든 제품이다. 개발팀은 신성장동력이 무엇인지 따로 지시받은 적이 없다. 배경, 지식, 수준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모여 개발한 것이다. 마쓰시타전기는 JVC라는 팀을 따로 만들어 패러다임의 전환을 연구하게 했다. 새로운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낡은 설비로 가격경쟁력만 강조하다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룰 수 없다. 비효율적 의사결정 방식, 경직된 조직문화, 현행 교육제도 등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저해하는 요소다. 기업들의 도전과 모험을 기피하는 풍토, 前例(전례)를 따르는 방식도 문제다. 선진 기업들은 문화적 배경, 국민적 특성과 현실 여건에 발판을 두고 발전의 대상을 찾아냈다. 기존 산업을 바탕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구했으며, 그 변화는 卓上空論(탁상공론)이 아닌 실질을 바탕으로 했다. 끊임없는 ‘창조’와 ‘변신’, 그리고 답답할 정도로 ‘세계 제일’을 고집했다. 선진국 또는 선진 기업으로부터 첨단기술, 핵심부품, 생산설비 지원을 받아 이룩한 2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 2등을 할 기미가 있으면 착수조차 하지 말라. GE 잭 웰치 회장의 경영혁신 철학을 도입하려는 기업이 많다. 잭 웰치는 취임하자마자 “세계 1등이거나, 가까운 시기에 일등이 될 자신이 없는 기업은 없애겠다”고 말했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들을 과감히 내보냈다. 우리만의 고유 제품을 만들어 선진국과 경쟁해야 한다. 고스톱 2등해서 돈 따는 사람 봤는가. 포커 게임서 2등한 사람이 제일 먼저 파산한다. 1등하고 끝까지 경쟁하기 때문이다. 1등만 추진하라. 2등을 생각한다면 아예 시작도 말라. 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자 필자는 하이터치(high-touch·첨단기술을 제품 생산에 적용하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감성까지도 헤아려야 한다는 이론) 제품의 개발 연구를 추진한 적이 있다. 국내 보유 기술과 창의력이 가미된 하이터치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전 세계 소비자의 잠재욕구를 만족시켜 독점시장을 구축하자는 연구 접근방법이었다.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목표로 두 가지를 설정했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자’와 ‘세상에 없는 세계 최초의 신제품을 만들자’다. 하이터치 제품을 많이 개발해서 미국과 일본 제품보다 비싼 값에 받을 결심을 했다.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음성인식장치, 건강을 위한 인체공학적 디자인 등이 하이터치 개념을 받아들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패러다임을 깨는 시도 끝에 제품화에 성공했고, 세계 특허를 받았다. 머리 땋는 기계도 개발했다. 세계에 머리를 땋는 특허만 4000개인데 상품화한 것은 이 기계가 유일하다. 다른 나라 제품은 머리를 땋다가 엉키면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우리나라 제품은 머리카락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머리 땋는 기계는 머리카락을 한 가닥부터 네 가닥까지 꼰다. 1mm가 안되게 땋을 수도 있다. 초정밀 기술을 이용해 감쪽같이 머리카락을 이을 수도 있다. 통계를 보면 인류의 48%가 죽기 전에 脫毛(탈모)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면 우리의 잠재시장은 60억 인구의 48%, 약 30억명이다. 남들이 만든 걸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남이 하지 않은 걸 우리가 최초로 해야 한다. ‘아 저것은 신기하다. 갖고 싶다’는 제품을 만들면 된다. 남지도 않는데 가격경쟁을 하고 적자를 보면 뭐 하느냐는 생각을 해야 한다. 창의성을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흔히 산업의 주기는 30년이라 한다. 산업의 발전단계는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 등 4단계로 분류되므로, 7.5년마다 단계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성공적인 기업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단계마다 세 번의 혁신이 이루어진 기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해 왔다. 창의적인 연구개발과 독자적인 상품기획 능력, 그리고 기존의 생산기술이 만난다면 우리나라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高附加(고부가) 신제품을 공급하느라 행복한 비명을 지를 것이다.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가능성 국제사회 속 한국의 위치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도 필요하다. 北美(북미)자유시장(NAFTA), 유럽연합(EU)은 있는데 전 세계 인구 4분의 1을 차지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아직 없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권 구축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가까운 장래에 동북아 지역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이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성에 큰 몫을 담당할수록 국가의 위상도 올라간다.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도 남에게 줄 것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고받을 것이 있어야 국제화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역이 전개되는 시대에는 한 가지의 고유 영역만 보유하고 있어도 국제협력이 가능하다. 전 세계에 줄 것이 있는 나라는 弱肉强食(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서 안전을 보장받는다.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따져 보자. 세계 지도를 놓고 보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땅덩어리가 아주 작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는 피치 못할 관계다. 좋든 싫든 공동으로 가야 한다. 단독은 안된다. 국가 간에 얽힌 걸림돌도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죽느냐 사느냐다.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용서하고 같이 나가야 한다. 한국·중국·일본·미국 등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미국도 남의 나라를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서브 프라임이 터지고, 월스트리트가 쓰러지고, GM이 파산했다. 일본의 소니, 도요타 다 苦戰(고전)하고 있다. 중국은 벌써 성장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속에서 정부, 군대, 외교적인 교류는 어려워도 영리를 추구하는 산업·대학 간의 협력은 부담없이 이뤄질 것이다. 산업·학교·기업이 ‘이익’이란 공용어로 소통한다. 동일 선상으로 새로운 경주를 시작한다. 앞서 가던 나라들이 동일 선상에 섰다. 기적 같은 현상이다. 우리나라 내수시장이 飽和(포화)니, 경제권역을 움직이면 시장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연탄시장이 한국에서는 사양산업이지만 중국 신흥 집성촌에서는 유용한 연료가 된다. 이게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서로 도울 내용이 있으면 국제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동북아 경제공동체에 한국이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따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자. 생존만큼 성장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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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로 승부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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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夏鎭 (주)레드백엔프렌즈 대표이사 ⊙ 1958년 서울 출생. ⊙ 서라벌고·인하대 산업공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마케팅전공(석사). 美 스탠퍼드대 SEIT(정보통신경영자)과정 수료. ⊙ (주)한글과컴퓨터·(주)네띠앙 대표이사,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 의장 역임. ⊙ 現 인하대 겸임교수, (주)엑티브소프트 경영고문, (주)네피아그린 회장, (주)레드백엔프렌즈 대표이사. ⊙ 저서: <비즈엘리트의 시대가 온다> <대한민국을 버려라> <전하진의 e비즈니스 성공전략> <인터넷에서 돈 버는 이야기> ⊙ 수상: 2001 Technology Pioneers(과학기술선구자), 제1회 자랑스런 인하인상(2000, 인하대학교 동창회), 올해의 경영인상(2000, 연세대 동창회), 올해의 경영인상(1999, 연세경영대학원 동창회), 자랑스런 신한국인(1997, 대통령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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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사당에서 태권도 승단심사를 받는 국회의원과 직원들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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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들게 가난한 집안을 책임지고 있던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것은 음식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그렇게 공사판 옆에서 설렁탕을 끓여 파는 것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었다. 한데 워낙 맛이 좋아서일까. 식당은 날로 번창했고 지금은 24시간 영업을 해도 끊이지 않고 오는 손님들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주변에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을 듣고 우후죽순 식당들이 생겨났고, 이제 서로 원조 타령을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그저 성공한 설렁탕집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필자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이와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반세기 열악한 환경에서도 밤잠을 설쳐 가며 휴일도 잊은 채 땀을 흘렸던 결과 우리는 어느덧 最貧國(최빈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아니 선진국 진입이 코앞에 있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24시간 영업을 해도 매출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설렁탕집처럼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GDP는 2만 달러 아래서 맴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주변에 우리를 맹추격해 오는 국가들이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아세안 국가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추격은 과거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을 쫓아가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추격을 어찌할 방도는 없다.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혁신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설렁탕집 어머니에게는 평생 열심히 설렁탕을 끓여 장사만 해 온 터라 더 이상의 확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노하우가 있을 리 만무하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는 전 세계 6000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로 커피를 팔고 있는데 과연 우리 설렁탕을 전 세계 수천 개까지는 안되더라도 수백 개의 매장을 운영할 경영노하우가 있느냐 하는 건 의문이다. 그것은 설렁탕을 잘 끓여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노하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수출하여 전 세계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고객이 아닌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투자하고 함께 나누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아직 우리의 노하우와 파트너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구촌에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예를 들어 보자.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새마을운동은 지금도 개발도상국이나 아프리카 등지의 저개발국가에서는 벤치마킹의 중요한 대상이다. 그들은 自國(자국)에서도 새마을운동 같은 것을 추진해 보려고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러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새마을운동 보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그들 정부와 깊은 신뢰를 구축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의 첨단기술을 자연스럽게 접목하여 그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는 총체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골동품이 된 콘텐츠를 가지고 첨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단세포적으로 새마을운동은 운동이고 첨단은 첨단으로 따로 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전 세계 3400만명이 즐기는 태권도도 세계적인 이벤트로 만들어 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부의 태권도 육성정책을 보면 태권도 시범사업단 운영이나 태권도 聖地(성지) 조성에 수천억 원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그런 예산이 있다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를 만들어 최고의 태권도 지존에게 1000만 달러 정도의 막대한 상금을 내걸고 1년 내내 전 대륙 예선을 거치는 등, 월드컵과 같은 대회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전 세계 수만 개의 도장에서 지존이 되겠다고 땀을 흘리는 태권도인들이 늘어날 것이며, 중계권 수익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또 태권도를 통해 문화와 비즈니스가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도 속속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태권도인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첨단기술자와 역사가, 예술가, 쇼 PD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인종을 초월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비즈니스 개발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상호 신뢰하는 파트너, 즉 人才(인재)다. 이제 지구촌을 무대로 비즈니스를 펼쳐야 하기 때문에 지구촌 인재가 고루 참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국가적으로도 우리가 과연 지구촌의 어떤 존재가 될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나 목표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대한민국은 지구촌의 리더가 되길 꿈꾸는가? 아니면 지구촌의 친구가 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지구촌의 동업자인가? 필자가 보기엔 지금의 대한민국은 돈벌이에 급급한 지구촌의 납품업자 정도가 아닐까. 지구촌 리더를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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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스타 박지성과 피겨퀸 김연아. 우리에게 존경받는 스포츠 스타는 하나같이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 박지성 선수가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후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자연스럽게 맨유의 팬이 되어 갔다. 처음에는 박지성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만 생방송하다가 이제는 박지성 선수 출전과 상관없이 주요 경기가 생방송되고 있다. 맨유 선수들이 한국에 온다고 하니 티켓이 동이 날 정도이다. 이것은 바로 박지성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만들어 낸 효과다. 최근에 리웨이펑(李瑋鋒)이라는 중국 선수가 K-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중국 축구팬들의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그런 관심을 비즈니스로 엮어낼 전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韓流(한류)가 분다고 콘텐츠 가격을 급작스럽게 올려 스스로 한류를 외면하게 만드는 단세포적 대응만 있을 뿐이다. 좀 더 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이 다차원적 접근을 통해 총체적 가치 확대라는 복잡한 구조의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지도자들을 보라. 정부도 국회도 마치 울릉도 안에서 본토는 아랑곳하지 않고 티격태격 郡守(군수)가 되겠다고 난리치는 모습과 무엇이 다른가. 그토록 자랑하는 우리 경제력은 전 세계 GDP의 2% 남짓이다. 3700억 달러의 어마어마한 수출도 전 세계 수출 총액의 2.7%에 불과하다. 90% 이상의 지구촌 경제는 우리와는 무관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독자적으로 살 수 있는 경제도 아니다. 결론은 지구촌 납품업자에서 지구촌 동업자, 더 나아가 지구촌 리더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설렁탕집 자식들이 그 설렁탕집만으로 만족한다면 일자리가 늘 수 있겠는가. 그리고 가난을 모르는 우리 젊은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제공될 수 있겠는가. 우리 젊은이들은 선배세대가 찌든 가난을 극복했고, 적어도 굶주림을 대물림하지 않았다는 것, 더불어 자식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불과 반세기 만에 지구촌 최하위 국가를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이끌었다는 점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은 그 시대에 선배세대가 이룰 수 있는 최대한의 성과였다. 그것도 인류 역사에 그 어떤 세대도 감히 이룩하지 못한 결과였다. 창조국가의 틀을 만들자 이제 이 성과를 이룬 선배들의 공을 인정하되 더 이상 그들에게 새로운 것을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그 果實(과실)에 눈이 먼 우리 지도자들은 뼈를 깎는 혁신을 외면한 채 제 살을 깎아먹는 지루한 논쟁으로 우리를 뒷걸음치게 만들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선진국 문턱에서 그들이 이루어낸 성과에 취해 마지막 도약에 실패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지금 과감하게 지식, 창조국가의 기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도 실패사례가 될지 모른다. 한마디로 근면 성실했던 우리 선배세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지식과 창조력을 가진 새로운 인재들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해 내는 것만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문제는 어떻게 지식과 창조력을 가진 인재들이 마음껏 열정적으로 육성되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나 유명한 예술가들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인류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과학은 어디에서 탄생하는가. 그것은 바로 철저한 신뢰 속에 이루어진 인프라로부터 비롯된다. 타이거 우즈가 한국에서 활약했다면 과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겠는가.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신뢰와 공정성으로 무장한 마스터즈와 같은 대회가 있기 때문에 타이거 우즈라는 걸출한 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존경받는 스포츠 스타를 보라. 하나같이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김연아,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 등등 스타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스타성을 인정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참여자 모두가 함께 창조해 내는 것이다. 바로 우리 대한민국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그리고 세계인들의 신뢰를 받는 무대가 만들어져 세계적인 스타를 탄생시킬 수 있을 때 세계적인 인재를 우리 땅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고, 그들에 의해 우리의 부가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대회를 치를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못하다. 공정성과 신뢰가 가장 큰 문제임을 알면서도 그 공정성과 신뢰를 뼈를 깎는 마음으로 혁신하려는 지도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불량대회를 통해서는 결코 선진국으로의 진입도, 지식·창조국가로의 꿈도 이룰 수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부족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용기 세계적인 스타는 세계적으로 인정된 공정하고 신뢰받는 무대로 향해 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그들이 우리 대한민국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를 희망하며 몰려 올 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아주 먼 나라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가깝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라 밖 무대에서 활약하는 인재라도 많이 육성하여 그들이 서로 도움을 주면서 고향인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하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게임의 룰이 명확하기에 세계적 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과학은 어떠한가. 엄청난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학문적 성과가 스스로 신뢰를 저버려 그간의 성과마저도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이제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무슨 산업단지 건설이나 아파트 건설에 투자할 일이 아니다. 건설 토목으로는 우리 젊은이들의 머릿속에 잠자는 무한한 가능성을 끌어낼 수 없다. 그들의 잠재력을 뽐낼 수 있는 위대한 무대가 필요하고, 그들을 자극하는 파격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들이 믿을 수 있는 대회가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자신감’이란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다는 것만이 아니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또한 우리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자신감’이다. 어릴 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부모의 강요 속에 맹목적인 학습에 매진하고, 학교에서는 단지 성적만으로 비교당하며 스스로의 재능을 찾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사회가 제시한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이 사라져야 한다. 이렇게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열등감 있는 아이들을 양산하고,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결혼을 해서도 누군가의 지시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미숙아들이 득실대는 사회 환경 속에서 창조적인 사회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치솟는 사교육비를 제도적 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단세포적인 접근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문제는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우리가 키워내야 할 인재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해야 한다. 창조산업을 잉태할 인프라 구축이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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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산업은 대한민국이 지구촌의 宗主國(종주국)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창조산업의 좋은 예이다. 사진은 2009년 5월 엔씨 소프트사가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며 홍보하는 모습. | 미래 사회는 결코 칭찬과 먹이에 길든 서커스단의 곰 같은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자존감이 없는 자들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만이 그곳으로부터 행복을 출발시킬 수 있다. 주방에서, 공장에서, 창고에서, 작업실에서 각자 자신에 맞는 행복을 추구할 때 사회는 자연스러워질 것이고 그 자연스러움 속에서 위대한 창조는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창조사회가 아니겠는가. 모두가 사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삶, 토끼의 삶, 사슴의 삶을 각자 훌륭하게 존재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이 바로 창조사회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사회운동을 통해 국민 모두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추구하도록 일깨워주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그 어떤 토목 건설보다도 우선하여 실시해야 할 지식, 창조사회의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창조산업이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산업이다. 창조될 산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육성한다면 이미 창조산업이 될 수 없다. 정부가 할 일이라고는 창조적 산업이 잉태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어야 한다. 미국 첨단산업의 대표적 심벌인 실리콘밸리는 10년마다 주력산업이 바뀐다. 1970년대 집적회로의 상용화, 1980년대는 퍼스널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 1990년대는 인터넷응용분야, 그리고 최근에는 친환경 산업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다양한 전문가의 이합집산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창조해 내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단지에 바이오기업이 아니면 못 들어가게 하는 우리네 사고방식으로 창조의 기본적 활동인 융·복합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10년 전 벤처산업이 붐을 이루었을 때 우리 모두는 95%가 실패한다고 했었다. 또 벤처산업에서 잉태할 새로운 산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실제로 그렇게 95%의 실패가 이루어졌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이 탄생했다. 그것이 바로 온라인 게임 산업이다. 40대의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우리나라 10대 부자에 들 정도다. 온라인 게임 산업은 대한민국이 지구촌의 宗主國(종주국)임이 확실하다. 이것이 바로 창조산업의 좋은 예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라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아무도 모르는 산업을 잉태할 인프라가 보이질 않는다. 수천 번의 실패 뒤에 電球(전구)를 발명했던 에디슨처럼, 수많은 실패가 바로 창조의 에너지임을 인식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화려한 투시도의 허상에만 관심을 가지는 국민들이 있는 한 우리 정치지도자들은 새로운 세상의 탄생과는 무관하게 오늘도 투시도와 기공식, 그리고 언론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유권자의 눈앞의 관심에만 신경 쓰게 될 것이다. 진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에 관심을 가진 정치지도자들이 언제쯤 우리 앞에 나타날지 궁금하다. 대한민국이 지식, 창조국가로 가려 한다면 국민의 대다수가 창조국가의 틀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인식 속에 제도적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아무도 알 수 없는 창조산업이 우리의 미래 먹을거리를 보장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