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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亡國病

醉月 2009. 11. 5. 08:56

임산부·10대들까지 ‘몸매 강박증’

성장장애·우울증·거식증… 욕망을 넘어 질병으로
비만율 3.5%, OECD 국가 중 최저 불구 너도나도 다이어트
유아·아동 한방 프로그램·임산부용 약 등 연령·성별 불문

 

‘다이어트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날씬함에 대한 열망은 ‘몸매 강박증’에 가깝다. 날씬한 몸매의 대명사인 배우 전지현은 한 음료 광고에서는 “깜빡하면 망가진다”는 말로 은근히 겁을 준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은 ‘일주일에 5킬로그램 감량 보장’이라는 배너 광고 차지다.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보면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나는 다이어트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개그맨의 유머는 어쩐지 씁쓸하다. 지난 여름에는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몸부림치는 여성들이 무서운 환각을 보게 되는 과정을 그린 공포영화가 개봉했을 정도다. 마약 성분이 든 ‘살 빼는 약’이 수십만원에 거래되고, 충분히 먹어도 부족한 임산부가 다이어트를 하며, 거식증에 걸리고 싶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 세대와 성별을 초월한 우리나라의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은 망국병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과연 왜 살을 빼야 하는지, 건강하게 살빼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할 시점이다.

▲ 일러스트 한규하

‘10킬로미터를 뛰었다면, 나는 100칼로리의 음식을 조금씩 먹었다. 5킬로미터를 뛴다면, 나는 50칼로리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음식의 대가를 바라선 절대 안 된다. 그것이 온전한 세상의 이치인 것이다.’   -소설 ‘다이어트의 여왕’ 중

올여름 ‘다이어트의 여왕’(문학동네)을 펴내 화제가 된 작가 백영옥씨는 “다이어트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병리학적 문제”라고 말했다. 각종 매체 속에 등장하는 늘씬한 모델들의 몸을 현실적으로 느끼고, 자신의 몸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살을 빼고 싶은 욕망을 넘어 질병이 된 다이어트. 이제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말은 ‘운동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바꿔써야 할지도 모른다.

여대생 84% “다이어트 때문에 고민”
“개인 아닌 사회병리학 차원 문제”


다이어트에 대한 욕망은 세대를 초월하고 성별을 불문한다.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청소년, 임산부, 남성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맹목적인 다이어트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한국대학신문이 대학생 17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989명) 가운데 84%가 “다이어트를 경험했거나 하고 싶다”고 말해 체중감량에 상당히 집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이어트에 심한 압박을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에 비만 인구가 유난히 많기 때문일까. 최근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만 인구는 최저 수준이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OECD회원국 15세 이상 인구의 과체중 및 비만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비만 인구 비율은 3.5%로 가장 낮았다. 다른 나라 국민보다 날씬하면서도 ‘다이어트 중독’에 시달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에 이어 일본(3.9%), 스위스(7.7%), 노르웨이(9.0%), 이탈리아(10.2%)도 비만 인구가 적은 편이었다.

성별로 따지면 여성의 비만율은 한국(3.3%)이 최저수준이었는데, 이는 일본(4.3%)보다도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여성은 다이어트에 강박관념을 느끼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때 독보적으로 날씬하다는 뜻이다. 남성 비만율의 경우 일본(3.4%)이 제일 낮았고, 한국(3.7%)이 그 다음이었다. 비만율이 높은 나라는 미국(34.3%), 멕시코(30.0%), 뉴질랜드(25.0%), 영국(24.0%), 그리스(21.9%) 등의 순이었다.

10대 거식증 심각… 대부분 우울증 동반
완치 힘들고 키·골밀도 등 성장에 치명적


최근 직장동료와 함께 건강검진을 받은 김윤경(26)씨는 자신이 ‘저체중’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365일 다이어트 중인 김씨의 건강검진표에는 ‘키 164㎝에 몸무게 53㎏, BMI 수치가 19.71’이라고 적혀 있었다. BMI 수치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 20 미만이면 저체중, 20~24는 정상, 25~29는 과체중, 30 이상이면 비만에 속한다. 하지만 동료 A씨는 “BMI보다 ‘미용체중’이 더 중요하다”면서 ‘저체중’이라는 판정에 코웃음을 쳤다. 일본잡지에 소개된 ‘미용체중’은 건강과 상관없이 ‘가장 보기 좋은 체중’을 뜻하는 것. 한마디로 의학적인 표준 체중이 아닌 겉보기에 이상적인 체중을 뜻한다. 이 표에 나타난 김씨의 표준 체중은 59.1㎏이었지만 ‘미용 체중’은 10㎏ 가까이 적은 49.8㎏에 불과했다.

‘미용체중’은 마른 몸에 대한 병적인 열망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지난해에는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한 여성(대구광역시·당시 26세)이 우울증을 앓다 목을 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마른 편인데도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수시로 체중을 재보는 등 다이어트 강박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나친 다이어트로 건강이 나빠진 그는 사망하기 4개월 전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이어트 강박증 단계를 넘어서 거식증을 지향하는 ‘프로아나’도 심각한 문제다. 프로아나(pro-ana)는 ‘~위하여’라는 뜻의 ‘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anorexia’가 합성된 신조어. 마른 몸매를 갖기 위해 거식증에 걸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프로아나처럼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거식증을 불사한다면 건강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프로아나는 날씬한 것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돼가는 사회풍토가 낳은 현대병이다. 패션모델이나 발레리나와 같이 직업적 이유로 체중관리에 집착하다 프로아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반인들도 연예인이나 모델의 몸매를 꿈꾸며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 프로아나가 되기도 한다.

거식증은 치료를 받더라도 완치율이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재발률도 매우 높다. 실제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섭식장애 클리닉의 조사에 따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은 10만명당 1~5명의 비율로 나타난다. 문제는 대부분 10대 때 발병한다는 것. 특히 사춘기 때에 거식증이 발생했다면 키, 골밀도, 2차 성징 등의 회복이 지연돼 완치가 힘들다. 실제 거식증 환자 2명 중 1명꼴로 우울증을 보이고 자살률도 높은 편이다.

▲ 어린이 비만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줄넘기를 하고 있다. / photo 조선일보 DB

아동용 살빼기 기구·다이어트 프로그램 인기
초·중·고교생 저체중 비율 6.1%… 매년 증가

날씬해지려는 욕망은 이미 세대를 뛰어넘었다. 아이가 비만이 될까봐 걱정하는 극성 엄마들은 아동 전용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찾는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 담당자는 “홈페이지에 유·아동 스포츠 완구가 2300여건이나 등록돼 있다”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텀블링과 점핑볼, 어린이 요가 DVD, 살 빼는 실내화 등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한의원에서는 아동 전문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내세워 성장탕과 함께 다이어트 약을 제조해 판매하기도 한다. 유·아동 다이어트로 유명한 O 한의원 측은 “성인 비만에 대한 염려가 높아 어렸을 때부터 체중을 관리하려는 부모들이 많다”면서 “성장촉진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아동 전문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비만 청소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자료(2007년 조사 기준)를 보면 서울 지역 초등학생의 13%가 비만이고 중·고교생 비만도 각각 13%와 15%에 이른다. 물론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70% 이상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모가 섣불리 아이를 비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중이 불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이를 예쁘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 지나쳐 무조건 먹지 말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성장장애를 초래하고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등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잘못된 비만아동의 관리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는 저체중이다. 과체중·비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체중으로 인한 심각성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초·중·고생의 저체중 비율이 2007년 5.8%에서 지난해 6.1%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인데 비만이라 착각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게 저체중 비율이 늘어난 원인이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저체중인 여중생의 70%가 ‘체중 조절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 저체중은 영양 부족으로 성장장애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골격변형·골다공증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마른 체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거식증이나 생리불순도 초래한다.

▲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이어트 클리닉에서 스트레칭을 따라하는 여성들. / photo 성남시

한 달 수십만원 ‘임신 중 다이어트 약’ 등장
2.5㎏ 이하 저체중아 출산율도 크게 늘어

내년 1월 첫아이를 출산하는 김지민(가명·32)씨는 얼마 전 친구에게 ‘임신 중 다이어트 약’을 선물 받았다. 은행 창구에서 근무하는 김씨는 임신 6개월 만에 체중이 15㎏ 가까이 불어 고민이었다. 김씨는 “임신 중에도 몸은 마르고, 배만 볼록 나온 ‘D라인’ 연예인들이 부러웠다”면서 “출산휴가 3개월만 마치면 바로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다이어트를 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씨의 친구가 선물한 다이어트 약은 ‘유기농만 고집해 엄마와 아기에게 좋다’고 입소문을 탄 제품. 한 달치 약값만 50만원이 훌쩍 넘는다. 김씨는 “처녀일 때도 다이어트를 달고 살았는데, 결혼하고 임신해서도 달라지는 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임신 중에도 날씬함을 유지하려는 욕심 탓에 몸매 관리를 하는 여성이 늘면서 영양이 부족한 산모가 많다고 지적한다. 엄마의 영양 상태는 신생아의 체중을 결정하기 때문에 산모의 무분별한 다이어트는 아이의 저체중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 단순히 아름다움을 위해서 임신 중에 다이어트를 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태어날 때 체중이 표준 이하였던 사람은 나중에 호흡기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최근 16년간(1993~2008년) 체중별 출생 현황’을 조사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안홍준 의원(한나라당)은 “출생아들의 저체중 현상이 느는 것은 여성의 늦은 결혼과 임신, 다이어트 등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체중별 출생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5㎏ 이하로 태어나는 ‘저체중아’는 1993년 2.59%(1만8532명)에 불과했으나 2008년에는 4.87%(2만2725명)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태어난 아기 200명 중 1명은 1.5㎏ 미만의 몸무게를 가진 ‘극소 저체중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3년 3.31㎏이었던 출생아 평균 체중이 지난해에는 3.23㎏으로 감소했다. 대개 2.5~3.9㎏ 사이의 신생아를 정상체중으로 분류한다.

“비만보다 저체중일 때 병 걸리기 쉬워”
‘후진국 병’ 결핵 환자도 OECD 국가 1위


후진국 병인 결핵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무리한 다이어트와 관련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결핵 발병률과 사망률은 OECD 30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률이 90명으로 두 번째로 높은 터키(30명)와 큰 차이를 보인다. 사망률 역시 10만명당 10명꼴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분포를 보면 20·30대에 집중돼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는 “환자의 면역력과 영양 상태에 따라 결핵의 발병률이 달라진다”며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영양상태가 나빠지면 그만큼 결핵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대한비만체형학회 장지연 명예회장은 “다이어트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이어트가 날씬하고 마른 몸을 만들기 위한 미용 목적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장지연 명예회장은 “비만보다 저체중일 때 더 많은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현명한 다이어트 비법”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름답게 유지하려는 노력은 비난할 수 없지만, 다이어트로 인해 몸을 혹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알아야 할 비만치료제의 진실

지난해 식약청의 조사에 따르면 비만 치료를 하는 일반 병·의원의 처방전 10개 가운데 8개가 마약류인 향정신성 의약품을 살 빼는 약으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의 성분을 잘 모르는 환자들이 처방전만 믿고 약을 지었다가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살 빼는 약’.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올리스타트 계열
올리스타트 계열의 약은 섭취한 지방의 약 30% 정도를 배설하도록 돕기 때문에 지방흡수 억제제라 불린다. 이 약을 먹으면 지방이 대변으로 배설돼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거나 설사가 잦아진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지용성 비타민을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시부트라민 계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비만치료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막아 20% 적게 먹어도 배부른 느낌을 들게 한다. 하지만 두통, 구강 건조, 불면증, 우울증,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다.

세로토닌 흡수 억제제(SSRI) 계열
흔히 식욕억제제라 불리며 가장 문제가 되는 약이다. 이 약은 본래 세로토닌을 조절해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쓰였지만 우울증 치료 과정에서 식욕도 함께 떨어지는 ‘부작용’에 주목해 식욕억제제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3개월 이상 복용하면 살이 다시 찐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UN 산하 마약감시기구인 INCB에서 사용 자제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비교적 처방률이 높은 편이다.

출처 : ‘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다이어트 비밀 43가지’

 

다이어트 책들이 가르쳐준 건강하게 살빼는 법

 

다이어트도 패션처럼 유행을 탄다. 최근에는 덴마크 다이어트(탄수화물을 제외한 고단백 위주의 식단)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날씬한 허리로 주목받고 있는 여자 아이돌 그룹이 덴마크 다이어트로 살을 뺐다는 기사가 나온 이후부터다. 서점에서도 이런 다이어트의 유행을 반영하듯 바나나, 검은콩, 고구마, 초콜릿 등 다양한 재료를 앞세워 체중감량을 보장하는 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독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베스트 셀러에 오른 ‘다이어트 바이블’들은 뭔가 다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김영사), 90% 이상의 다이어트 성공률을 자랑하는 ‘누구나 10㎏ 뺄 수 있다’(삼성출판사), 전세계에서 1200만부가 팔린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사이몬북스) 속에서 알짜 정보만 뽑아 공개한다.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다이어트 자체를 즐기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누구나 10㎏ 뺄 수 있다’ 유태우 지음, 삼성출판사
아침 거르지 말고 절반만… 싱겁게 먹고 칼슘·섬유질 충분히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인 유태우 박사가 쓴 ‘누구나 10㎏을 뺄 수 있다’는 출간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건강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책에서 소개된 ‘유태우 다이어트’는 유 박사가 서울대학교 병원 건강증진·노화방지센터에서 시행해온 비만 치료 프로그램. 실제로 유 박사 자신이 79㎏에서 64㎏으로 감량에 성공한 방법이기도 하다.

6개월 동안 10㎏을 감량하는 ‘유태우 다이어트’는 한마디로 “덜 먹어야 잘산다”로 요약할 수 있다. ‘원래 먹던 음식을 먹되 양만 반씩 줄여라’ ‘아침밥을 거르지 말고 아침·점심·저녁의 식사량을 1:1:1로 하라’ ‘6개월 동안만큼은 반드시 술을 끊어라’ 등의 지침이 모두 ‘덜 먹는 것’에 집중돼 있다. 반대로 운동에는 관대하다. 운동은 하루에 30분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 몸이 허락하면 그 강도를 서서히 늘리되, 새로운 운동을 배우거나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말라니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흔히 ‘체중 조절’이라 하면 많은 사람이 운동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유태우 박사는 운동으로 살을 빼겠다는 생각부터 바꾸라고 말한다. 운동은 기를 쓰고 해도 적은 에너지밖에 소모할 수 없는 반면, 맛있는 음식은 아주 조금만 먹어도 많은 칼로리를 몸 안에 비축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많이 할수록 입맛이 좋아져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게 유 박사의 설명이다.

덜 먹는 것 외에 6개월 동안 짜게 먹는 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유 박사는 “짠 음식은 ‘밥 도둑’이라 하여 짜게 먹을수록 많이 먹는다”면서 “설렁탕에 소금을 전혀 넣지 않고 먹는 정도의 간이 좋다”고 말한다. 입에 넣는 모든 것을 ‘반’만 먹으라면서, 싱거워 맛도 없는 음식을 먹으라니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유 박사는 “반만 먹다 보면 맛없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곧 터득하게 된다”고 충고한다. 대신 부족한 영양분은 확실히 채워야 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일지라도 칼슘과 섬유질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하루 칼슘 우유 1잔과 오이, 당근, 토마토 등의 채소를 3개 더 먹는 것을 권한다.

유태우 박사의 다이어트 법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지침은 ‘빈둥빈둥’거리라는 것. 유 박사는 “보통 하루에 10시간 일한다면 최소 1시간을 줄이고, 몸을 쉬게 하라”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말 그대로 빈둥빈둥하는 것인데, 가만히 앉아 있거나 편안히 누워 있으면 된다”고 했다. 단, 잠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면 일부러 잠을 청해서는 안 된다. 두뇌 활동까지도 중지시키는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라는 뜻이다.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공저, 김영사
우리가 알고 있던 방법은 틀렸다…‘몸’에 대해 먼저 공부하라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는 건강 서적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내 몸 사용설명서’의 저자들이 쓴 후속작이다. 수천만의 독자를 확보한 저자 마이클 로이젠과 메멧 오즈는 이 책을 통해 “다이어트는 과학”이라고 주장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과 비만 인구는 비례한다. 새로운 다이어트 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살과의 전쟁은 힘겹기만 하다. 저자들은 “다이어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다이어트 방법 대부분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을 두고 “의지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음식의 유혹에 넘어간 게 잘못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다이어트 할 때 의지력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지방을 없애려 노력하는 것은 물속에 들어가 숨을 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유한다. 물속에서 숨을 참고 몇 분 동안은 견딜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공기를 찾아 물 밖으로 나오고 만다. 다이어트도 이와 마찬가지다. 저자들은 “의지력만으로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몸이 지방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몸이 건강하고 날씬해지는 것은 과학이다. 실제로 다이어트는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추측하던 수준에서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저자들은 “왜(why)를 알면 어떻게(how)가 훨씬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멈춰버린 컴퓨터를 가동시킬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아야 살을 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몸무게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체중보다는 허리둘레가 비만의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뱃살이야말로 우리 몸이 가진 가장 위험한 지방”이라면서 “체중계의 눈금이 아니라 허리를 두른 줄자의 눈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다이어트의 출발선에서는 주치의가 있어야 하고 영양사나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면서 “잘했을 때 손바닥을 마주 쳐주고 그렇지 않을 때 등을 가볍게 쳐주는 친구들이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했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사이몬북스
과일·채소 식단으로 몸 속 노폐물 제거하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성공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비결은 체내의 독성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수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위주로 식사하는 게 답이다. 수분은 몸속의 영양분을 운반하는 일 외에도 노폐물을 제거하는 해독작용을 수행한다. 몸무게를 줄이는 데 있어 정화와 해독은 가장 중요하고 선행돼야 하는 작업이다.”

뉴욕타임스에서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가 된 책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은 ‘독혈증(Toxemia)’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저자인 하비 다이아몬드는 ‘신진대사 불균형’이라고도 불리는 독혈증이 과체중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체내에 독소가 없는 상태가 유지되면 날씬한 몸매는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매일 신진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효율적으로 이용되지 않은 남은 음식물은 독성노폐물이 된다. 몸속에 독성노폐물의 초과분이 쌓이면 체중 초과로 이어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산성인 독성노폐물이 체내에 쌓이면 몸은 그것을 중화시키기 위한 작용을 하고, 자연스럽게 체중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독성노폐물을 쌓아 두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저자는 과일과 채소가 대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원하는 체중감소를 위해서 과일과 채소만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과일과 채소가 식사의 주(主)가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잘라 말한다. 우리 몸의 7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70%가 수분으로 포함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며, 나머지인 30%는 빵, 고기, 유제품, 콩류 등으로 채우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과일·채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저자는 또 다른 다이어트 비결로 ‘자기 암시’를 꼽는다.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더 뚱뚱해지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햇빛은 우리 몸의 독소가 빠져나가도록 도와주고, 귀중한 영양분을 만들어 낸다”면서 ‘햇빛 샤워’도 권했다.

번번이 실패하는 다이어트, 무엇이 문제인가?
(예 : 1점, 아니오 : 0점으로 계산)
먹는 방식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지 않거나 종종 거르기도 한다.
▶낮에는 새 모이처럼 먹지만 저녁에는 푸짐하게 먹는다.
▶음식을 식당에서 사먹거나 배달시켜 먹는다.
▶과일이나 야채를 먹는 건 별로 즐겁지 않다.
▶눈에 음식이 보이면 먹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의 질에 신경 쓰기보다는 빨리, 많이 먹으려 한다.
▶음식조절을 하다가도 한번 삐끗하면 마구잡이로 먹어 버린다.
 
운동 방식
▶땀 흘리기가 싫어서 사실상 거의 운동을 안 한다.
▶몸매에 대한 불만 때문에 남들 앞에서 운동하는 게 부끄럽다.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도 한번 거르면 헬스클럽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나는 살이 빠지지 않아도 똑같은 운동을 고수하고 있다.
▶운동을 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까봐 걱정된다.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대처 방식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하면 음식으로 위안을 얻는다.
▶몸매를 가리기 위해 헐렁한 옷차림을 고집한다.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굴뚝같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남들을 위해 책임을 다하다가 정작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한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살을 빼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지만 어떤 것도 효과가 없었다.
▶일과 가정생활만큼이나 다이어트도 완벽하게 성공하고 싶다.

‘먹는 방식’과 ‘대처 방식’ ‘운동 방식’이 각각 몇 점인지 더한 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역을 확인한다. 4점 이상 받은 영역을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먹는 방식’에서 6점, ‘대처 방식’에서 4점, ‘운동 방식’에서 2점을 받았다면, 다이어트 중 음식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출처 :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다이어트 亡國病] 왜곡된 잣대로 다이어트 강요하는 사회 몸 망치는 무분별한 살 빼기는 망국병

우리나라의 다이어트 열망은 ‘망국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더 날씬해질 그날을 위해 많은 사람이 전력 질주를 하는 것이다. 잘못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이 ‘망국병’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비만을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날씬한 사람이 아름답다’고 학습한 탓에 비만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기업의 면접장에서는 “뚱뚱한 건 자기 관리 능력의 부족”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무언가를 집착적으로 해내려는 강한 승부욕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혹독한 잣대를 우리 몸에도 들이미는 것이다.

다이어트 후에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토, 어지러움, 변비, 골다공증, 위장장애 등의 육체적 변화이다. 우울증도 피할 수 없다. 다이어트 경험자 70~80%가 우울증을 호소한다. 심지어 다이어트에 성공하더라도 다이어트 관련 약품 부작용이나 요요현상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짧은 기간에 급격한 감량을 원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또다시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이다. 다이어트로 인한 우울증은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 고통은 물론 육체적 고통까지 시달리게 된다.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식사장애다. 식사장애란 다이어트를 음식과 연결해 병적으로 섭식을 제한하는 것이다. 거식증 환자들은 일일이 음식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사일지를 기록하고, 먹자마자 체중을 달아보는 등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식욕을 이기지 못해 폭식하고서는 손가락을 넣어 토해내는 일도 흔하다. 식사장애가 반복되면 심한 탈모증은 물론, 구토로 인해 위와 식도가 손상되고, 잇몸이 상하고 치아의 에나멜이 부식된다. 더 심하면 혈관과 침샘이 부어오르고 전해질 불균형으로 심장 및 신장 기능이 저하된다.

이처럼 잘못된 다이어트와 몸에 대한 왜곡된 생각은 비만으로 얻는 질병보다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해답은 하나다. 다이어트를 하되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살이 왜 찌는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는지, 다이어트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같은 사전 준비를 과감하게 생략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다이어트란 ‘더 예뻐지기 위해’ 한번쯤 시도해봐야 하는 유행이나, 아름다워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아니다. 수많은 노력에도 다이어트가 반복되는 이유는 살을 빼고자 하는 욕망이 비정상적이고,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다이어트는 또다른 질병을 불러올 뿐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때는 식사조절이나 운동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 몸을 채찍질하는 대신 소중히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는 말이다. 다이어트가 자체가 지옥처럼 느껴지면 100퍼센트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 이 준 숙 | 국제비만건강치유사협회 회장. ‘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다이어트 비밀 43가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