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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수호신’ 으로 뜨다! 태반주사

醉月 2009. 11. 2. 10:11

태반주사 웰빙 수호신 되다
다양한 효능에 건강 마니아 열광 … 5년 사이 시장 수백 배 성장

(#사례 1) 주류회사 영업부장 김영욱(47) 씨는 20여 년간 소주를 팔아왔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평균 15병의 소주를 마신다. 다행히 매년 받는 건강검진에서 간이나 다른 장기에 이상은 없었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푹 자고 다음 날 아침이면 가뿐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하루 종일 졸리면서 피로가 가시지 않는 증상이 생겼다.

‘밤일’에도 통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다시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간기능 수치는 ‘이상 무’. 비록 수치는 위험경계선 바로 아래에 있어도 의학적으로는 정상이었다. 그의 피로와 숙취 증상을 말끔히 없애준 것은 태반주사였다. 허리근육통 치료를 위해 정형외과에 갔다가 태반주사를 권유받은 그는 맞은 지 2주 만에 피로와 숙취 증상이 나아지더니 한 달이 지나자 예전의 몸 컨디션을 되찾았다. 이후 그는 태반주사 마니아가 됐다.

 

(#사례 2) 지난해 초 장협착 증세로 수술을 받은 김남수(67) 씨. 수술로 장은 제자리를 찾았지만 날이 갈수록 기력이 없어 병원에서 처방해준 영양식을 꾸준히 먹었다. 하지만 근력이 모자라 통 외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달고 살아 신종플루가 유행하는 요즘은 그 예쁜 손자들의 방문도 일절 사절. 최근에는 독감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병원에선 “딱히 어디에 병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수술과정에서 면역력이 매우 약해졌다”고 했다. 김씨는 다니던 내과의원 원장에게서 태반주사를 권유받았다. 태반주사를 맞은 지 1개월. 이젠 몰라보게 활력이 넘친다. 밥도 잘 먹고 피부도 맑아졌다. 검버섯도 줄어든 듯하다. 최근에는 경로당 ‘막내’로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며 70대 ‘형님’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할아버지가 됐다.

말 그대로 태반주사 열풍이다. 녹십자사가 1993년 일본에서 태반주사(라에넥, 자하거 가수분해물 계열)를 수입해 만성간질환 환자의 간기능 개선제로 시판한 후, 2003년까지 연 1억~2억원대에 머물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5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5년 만에 수백 배 시장이 팽창한 것. 여기에 먹는 인태반(사람 태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태반주사 시장은 2003년 갱년기 증상 완화와 유즙분비 개선 목적으로 또 다른 종류의 태반주사(멜스몬, 자하거 추출물 계열)가 수입될 때까지만 해도 그 규모가 미미했다. 국내 태반주사 시장에 불이 붙은 것은 ‘웰빙(참살이)’ 열풍이 불던 2004~2005년. 이때 20억~30억원대로 늘어난 시장규모는 2007년 2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녹십자 외에 20여 개 국내 업체가 태반주사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 시기다. 제품 수만 31개로 늘어났다.

 

최대 고객은 의사와 의사 가족?

태반주사 수요가 폭증하자 시장점유율 1위인 녹십자는 2005년 일본 생물제제회사(JBP)와 손잡고 지씨제이비피(GCJBP) 회사를 설립한 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태반주사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한다(제품명 라이넥). 지난해 500억원대를 돌파한 태반주사 시장은 올 들어서도 확대일로에 있다. 신종플루가 유행하는 가운데 태반의 면역력 증진효과가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태반주사를 찾기 때문이다. 이런 열기는 의사의 치료 경험담에서도 확인된다.

“연예인도 태반주사를 많이 맞는다. 얼마 전 C기획사에서 남자 톱 탤런트 G씨를 우리 병원에 보냈다. 영화, 드라마 촬영 등 빡빡한 일정으로 피곤에 절어 있던 그에게 태반주사를 놓아달라고 부탁했다. 태반주사를 처방했더니 피곤이 싹 가시고 잠을 달게 잘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 후 주변 사람들에게 태반주사 얘기를 많이 하고 다닌다고 한다. 유명 여배우 J씨와 K씨도 태반주사를 맞으러 자주 온다. 특히 밤샘 작업이 많은 사람에게 태반주사의 피로회복 효력은 크다.”(A의원 P원장)

“내 아내도 태반주사 마니아이자 열렬한 팬이다. 몇 년 전부터 계속 피곤하다고 해서 태반주사를 맞혔는데 효과가 무척 좋았다. 피부도 좋아졌다. 그 후 거의 매주 태반주사를 맞는다. 지금까지 맞은 양만 몇 박스가 될 것이다. 그래도 고가 화장품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크다.”(B정형외과 K원장)

   

산모에게서 빠져나온 태반. 주사제로 쓰이지 않으면 폐기물로 버려진다.

“태반주사를 가장 많이 애용하는 그룹은 의사와 의사 가족일 것이다. 일흔 가까운 내 어머니도 6~7년 전부터 태반주사를 맞고 있다. 처음엔 일주일에 두어 번 맞다가 최근에는 한 달에 두어 번으로 횟수를 줄였는데, 태반주사를 맞고 나면 피곤이 가시고 기운이 넘쳐 활동을 많이 하게 된다고 한다. 당뇨수치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나도 가끔 주사를 맞는다. 스트레스가 큰 직업이라 호기심에 한번 맞아봤는데 피로가 많이 풀렸다.”(M의원 K원장)

의사에게 처방받고 주사를 맞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인데도 태반주사가 이처럼 몇 년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태반의 의학적 치료나 치유 효능이 그만큼 크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태반은 자궁 안에서 아기를 둘러싸고 있는 막으로, 한쪽은 아기의 배꼽에 탯줄로 연결되고 다른 한쪽은 모체의 자궁벽과 맞닿아 있다.

모체에서 제공되는 영양분과 면역·성장인자는 자궁벽에서 태반으로 전해지고, 이는 탯줄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된다. 노폐물은 역(逆)의 순서로 배출된다. 태반은 아기에게 폐와 간이 생성되기 전까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곳이자,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해 저장하고 필요할 때는 다시 포도당으로 바꿔 아기에게 공급하는 영양분 저장소다.

자궁 내 태반 모식도

자궁이 아기가 사는 집이라면 태반은 아기가 입은 옷이나 아기 보에 비유된다. 고대 중국의 의학문헌이 태반을 ‘포의(胞衣)’라고 지칭한 것도 이 때문. 하지만 이 ‘옷’은 보통 옷이 아니다. 태반에는 하나의 수정란을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모든 영양성분이 들어 있다. 출생 이후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면역기관 기능도 한다.

태반주사 중 자하거 가수분해물 계열(라이넥 계열)에는 15가지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핵산, 활성 펩타이드, 성장인자가 함유돼 있다. 영양분과 면역, 성장인자의 보고(寶庫)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현재 병·의원에서 놓아주는 태반주사의 제품 허가 당시 치료 효능은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개선’.

하지만 국내외 의료진의 임상연구 결과 그 밖의 기능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의료현장에선 그 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면역력 강화, 아토피 개선은 물론 관절염과 탈모 치료에도 태반주사가 쓰인다. 여러 피부질환과 화상 흉터의 치료, 각종 통증 제거는 물론, 관절염 치료에 쓰는 연골세포 증식·분화에도 태반주사가 이용된다(20쪽 기사 참조).

 

클레오파트라,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랑한 약

하지만 태반주사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질환치료 기능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효과다. 피로 방지, 안티에이징, 노화 방지, 피부 미백, 항산화 효과, 항염작용 등이 그것. 치료기능 이외의 다양한 효능은 전 국민적 관심사인 ‘웰빙’ 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2004~2005년이 그 시기. 소득과 여유시간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단지 질병을 예방하고 오래 사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장수에 더해 얼마를 살든 젊고 활기차고 즐겁게 살고 싶다는 ‘웰빙’ 열망은 태반주사 ‘대유행’을 부추겼다. 그전에는 99세까지 사는 게 꿈이었다면 지금은 ‘9988234’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일 아프고 3일째 죽는다)가 목적이 된 것이다. 딱히 질환은 없지만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 증가하는 현상도 태반주사 유행의 배경이 됐다.

건강검진을 받아도 이상이 없다고 판정받지만, 나이 든 자신의 모습에 짜증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우울해하는 이들, 일상에 찌들어 피곤하고 의욕이 없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부류다. 질병을 앓기 직전인 사람도 이에 포함된다. 환자와 정상인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는 그들은 태반주사를 통해 건강한 삶을 꿈꾼다. 대한태반임상연구회 김동환 부회장(한국연합의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이제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질병이 없다고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다.

   

1993년 일본에서 직수입한 ‘라에넥’(위)과 2005년 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라이넥’.

건강의 개념은 질병이 없고, 신체와 정신이 균형을 이루며, 통증이나 고통에서 자유롭고, 스트레스를 받아도 쉽게 이겨낼 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태반주사는 많은 부분에서 생기 있고 활기찬 삶을 도와줄 수 있는 의약품”이라고 말한다. 인태반을 약물로 쓰는 것에 대한 혐오감이 줄어든 것도 태반주사 열풍을 이끈 원인이다. 예부터 자하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태반은 지난 2000년 동안 한약재로 널리 쓰였지만(28쪽 기사 참조), 한때 인체의 한 부분이라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장기이식, 혈액제제의 보편화와 줄기세포 연구의 진전은 인체 유래 의약품에 대한 일반인의 혐오와 금기의식을 퇴색시켰다. 개고기조차 먹지 않는 서양에서 태반이 의약품으로 쓰인다는 사실도 거부감을 없애는 데 일조했다. 현재 태반을 의약품으로 쓰는 나라는 일본, 중국 같은 아시아 국가 외에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 국가도 많다.

 

“밝혀지지 않은 효능이 더 많다”

인태반을 약으로 쓴 기록은 서양에선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동양에선 기원전 3세기 고대 중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진시황제는 불로장생의 약으로,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미용 수단으로 사용했다. 18세기에는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태반을 미용을 위해 사용한 기록이 전해진다. ‘자하거’라는 말은 10세기 이후 중국 의학서적에 처음 나오는데,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그 약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현대에 들어와 태반주사를 정식 의약품으로 허가한 최초의 나라는 ‘대체의학 왕국’ 일본. 1956년 일본 후생노동성은 태반주사를 갱년기 장애와 유즙분비부전 치료약(멜스몬)으로 허가한 데 이어 1959년에는 간경화 치료제로도 허가를 내줬다(라이넥). 1993년 한국에 첫 수입된 ‘라이넥’이 그것. 멜스몬은 2003년 이후 수입됐다. 인태반 원료 수거에서 주사제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녹십자가 ‘태반주사 독립’을 이룬 시점은 태반주사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5년 이후였다.

그전까지 우리나라 산모의 몸에서 나온 태반은 병원 폐기물로 버려졌다. 과연 태반주사 열풍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태반 연구 의학자들은 “태반이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효능이 더 많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태반주사의 미래가 밝다는 얘기. 인체 유래 의약품이라 안전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가진 태반주사.

반드시 의사에게 처방받는 풍토만 정착된다면 웰빙 열풍을 탄 태반주사의 롱런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문제는 이런 태반주사 열풍을 타고 유사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태반이 아닌 동물태반이 들어간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는 광고가 인터넷 등에 넘쳐나고 있다.

대한태반임상연구회 김동환 부회장은 “먹는 동물태반 제품이나 화장품은 의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일부 인태반 기능성식품도 태반 성분이 7.5%밖에 들어 있지 않아 얼마나 인체에 흡수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건강식품이나 기능성 제품을 마치 의약품처럼 광고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김동환 대한태반임상연구회 부회장
“태반주사 최고 매력은 삶에 활력 주는 것”


태반주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전반적인 통증치료,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연수 갔다가 그곳에서 노화방지의학, 말기암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태반주사요법의 정보를 접하고 환자 치료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그때의 임상 경험은 일본태반학회에 발표했다.”
태반주사를 주로 어떤 증상, 어떤 질환에 사용하는가.
“기본적으로 간기능 개선, 갱년기 장애의 증상 개선에 쓰지만,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위한 영양치료학적인 면에서도 사용한다. 과다한 음주로 간기능 저하가 염려되고, 나이가 들어 활력이 떨어지는 경우 등에도 쓴다. 태반주사에는 많은 영양물질이 포함돼 있어 항산화 효과, 항염효과, 면역증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관점에서 만성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본다. 질병이 없다 해도 신체기능적 불균형이 있다면 태반주사로 치료를 시도한다. 기력저하, 피로, 만성근육통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의사와 연예인 등 격무에 시달리는 전문직이 피로를 푸는 데 태반주사를 많이 쓴다고 하는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아주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싼 건강기능식품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된다. 태반의 피로개선 효과는 항염증 작용과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기전을 밝히기 위해선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피로 개선에는 태반주사가 정답’이라는 식의 논리는 곤란하다. 사람마다 피로를 느끼는 이유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국산 태반이 다른 나라 태반보다 태반주사 원료로서 더 안전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참 좋은 출산 문화를 가지고 있다. 아이를 가지면 임신부에게는 최고의 대우와 환경을 제공하려 최선을 다한다. 아이를 가지면 예쁜 것만 보고 먹으며 예쁜 생각만 하게 한다. 심지어는 식탁에 앉을 때도 아무 곳에나 못 앉게 한다. 이렇게 건강한 산모(건강검사를 모두 거친 산모)가 배출한 태반을 국가가 규정한 2중, 3중의 검사 시스템을 거쳐 원료로 사용하니 안전할 수밖에 없다. 이 모두가 사회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태반주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면.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활력 있는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몸이 놀란 ‘신비의 효능’ 그러나 만병통치약 아니다

김미희(가명·46) 씨는 얼굴에 생긴 기미를 없애려고 집 근처 피부과의원을 찾았다가 태반주사를 맞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TV 뉴스 등에서 불법태반주사 유통 실태를 몇 번 접했던 터라 찜찜한 기분이 들어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레이저 시술과 병행하면 효과가 크다는 의사의 말에 마지못해 응낙했다.

석 달이 지난 지금 김씨는 ‘태반주사 마니아’가 됐다. 기미가 많이 옅어진 것은 물론, 뜻하지 않게 치질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그는 최근 의사에게 “포도 한 송이를 다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포도 알레르기가 있어 몇 알도 못 먹던 그였다. 김씨는 얼마 전 햇살이 강한 동남아 국가에 사는 동생도 병원에 데리고 와 태반주사로 피부관리를 받게 했다.

이처럼 A라는 증세 개선을 위해 태반주사를 처방했다가 환자에게서 B, C, D 증세까지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은 의사는 한둘이 아니다.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고 하소연하는 갱년기 여성 환자가 피부가 맑아졌다고 하고, 탈모로 고민하던 남성 환자가 만성 피로가 사라졌다고 하고, 무릎 관절염을 앓던 중년 여성이 에너지가 넘쳐 야외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태반주사의 효능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현재 의학계에 보고되고 의료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영역을 꼽자면 △간질환 △갱년기 장애 △미백 △탈모 △아토피피부염 △관절염 △화상 △안면마비 등이다. 태반주사가 이렇듯 광범위한 효능을 갖는 것은 태반주사 안에 우리 몸에 유용한 영양소와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태반에 함유된 주요 영양소로는 각종 아미노산, 활성 펩타이드, 단백질, 지질, 당질, 비타민, 미네랄, 핵산, 100여 종류의 효소 등이 있다.

또 태반에는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성장인자인 콜로니형성자극인자(CSF), 인터루킨과 간세포성장인자(HGF), 신경세포성장인자(NGF), 상피세포성장인자(EGF),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 인슐린양성장인자(IGF), 혈소판유래성장인자(PDGF) 등 여러 성장인자가 함유돼 있다. 이런 성분은 우리 몸에 들어가 각종 유용한 작용을 하면서 아픈 곳을 치유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태반의 기능이 막연하게 ‘신비의 효능’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이들 성분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효과는 분명한데, 왜 효과가 좋은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는 형국. 인태반 추출물의 간기능 개선 효과를 증명한 일본의 한 논문도 “태반주사에 함유된 간세포성장인자(HGF)가 미량에 불과해 HGF의 작용으로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된다고 단언할 순 없다. 그러나 분명 간세포 회복에 관여하는 물질이 존재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서울 강남 라프레시아의원 함선애 원장(전 대한태반임상연구회 회장) 또한 “실제 태반주사 성분을 분석해보면 각종 성장인자나 면역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 등의 함유량이 기대보다 높지 않다”며 “그럼에도 뛰어난 효능을 갖는 것을 보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기전이 있는 게 분명한 듯하다”라고 말했다.

 

심각한 부작용 없어 의사들 선호

아직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태반주사를 활용한 의료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효과가 뛰어난 것은 물론, 특별한 부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길게는 10년 가까이 태반주사를 처방해온 의사들은 “두드러기, 나른함, 주사 부위 통증 등 비교적 경미한 부작용만 경험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며, 처방을 멈추는 즉시 상태가 호전된다고 한다. 서울 강서구 정대업정형외과 정대업 원장은 “10년 전부터 통증 환자들에게 태반주사를 사용하는데,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다고 느끼는 환자가 두세 명 있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북 미소인피부과 김한구 원장은 “태반주사를 맞고 무척 졸리다는 환자가 더러 있는데, 이는 몸의 균형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치료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 태반주사는 ‘대안’으로 더없이 훌륭하다.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갱년기 질환을 대상으로 한 호르몬 요법이나 강력한 항염작용을 발휘하지만 혈액순환 장애, 전신 부전증, 당뇨병 악화를 유발하는 스테로이드 주사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태반주사가 각종 효능을 나타낸다고 해서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게 의료계의 견해다. 암 환자, 여드름 환자 등 태반주사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환자군이 존재하는 데다, 특별한 증세가 없는데도 태반주사를 처방받으면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우리들내과 안수열 원장은 “밥을 잘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건강한 사람이 밥을 많이 먹으면 살이 쪄서 건강이 저해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또 경미하고 드물기는 하나 태반주사 또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Tips 기사 참조). 현재까지 5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됐을 정도로 태반주사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됐다. 그러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만큼, 더욱 활발한 연구가 요구된다는 게 태반주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의료계의 바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일부 제약사는 잘 갖춰져 있지만 태반주사는 생물학적 제제인 만큼 과학적 연구뿐 아니라 안전성 또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s
태반주사 부작용과 대처 방법

● 주사 부위 통증 더러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환자가 있으며, 다른 모든 주사와 마찬가지로 주사 부위 통증이 가장 흔하다.

     되도록 주사를 천천히 놓고 많이 문질러준다.
● 나른함 아주 심한 경우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20~30분간 안정하면 회복되고, 주사 횟수가 증가하면 차차 강도가 약해지다 3~5회 지나면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 부종, 구역질, 전신 권태감 아주 드물게 나타나며 한나절 만에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 몸살감기 곧 없어질 우리 몸의 일시적 반응으로 태반주사량을 줄이든지 주사 맞는 간격을 줄인다.
● 불면증 불면증이 와도 다음 날 그리 피곤하지 않다. 태반주사의 효과 때문에 덜 피로해져서 불면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 여드름 피부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져 여드름이 생길 수 있다. 여드름성 구진(좁쌀 크기의 발진)이 생긴 경우 대부분 일주일 안에

     없어지나 지속적으로 생긴다면 즉각 태반주사를 중단한다.
● 체중 증가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환자 스스로가 주의해야 한다.
● 유즙 분비 태반주사량을 줄이든지 주사 맞는 간격을 줄인다.
참고자료 : ‘태반주사요법 가이드1’(대한태반임상연구회, 2009)

피곤에 지친 肝 깨워 활력 선물
지방간 등 만성간질환 환자들에게 ‘수호천사’

증권회사 영업사원 오모(32) 씨는 거의 매일 저녁 술자리가 있는 생활을 한 지 2년 가까이 됐다. 삼겹살에 소주 몇 병을 걸치고 나면 다음 날 몸무게가 부쩍 불어 있게 마련. 뱃살도 눈에 띄게 묵직해졌고, 주말 내내 늦잠을 자도 피곤이 가시지 않았다. 입맛도, 의욕도 잃은 지 오래지만 업무상 술자리를 피할 순 없었다. 이러다 젊은 나이에 건강을 잃을까 겁이 난 그는 우선 건강검진을 받기로 했다.

오씨는 염려대로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 간수치가 95IU/ℓ나 된 것. 복부비만과 내장비만 또한 심각하다는 소견도 나왔다. ‘계속 이런 식으로 살다간 내 명에 못 죽겠다’는 위기감에 오씨는 ‘지방간과의 전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주치의는 치료기간 금주할 것과, 자신이 처방하는 운동 및 식이요법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엄명했다. 그리고 매주 두 차례 내원해 태반주사를 맞을 것을 권했다.

태반주사란 여성들이 피부미용을 위해 맞는 것 정도로만 알던 그는 태반주사가 간기능 개선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 허가를 받았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서야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두 달 후. 오씨는 간수치를 정상 수준인 40IU/ℓ 이하로 떨어뜨리는 쾌거를 올렸다. 그는 “태반주사를 맞고 나면 피곤이 가시고 몸에 활력이 도는 것을 느꼈다”며 “여기에 운동·식이요법까지 지켜 금방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간기능 개선제로 수입되기 시작

10월20일은 제10회 ‘간의 날’이다. 의료계가 간의 날을 따로 정해 간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그만큼 간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3000억개가 넘는 간세포로 이뤄진 간은 성인의 경우 무게가 1.2~1.5kg일 정도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간은 단백질 등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또 우리 몸을 공격하는 해로운 물질들을 해독하고 면역세포가 있어 세균과 이물질 등을 제거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기이지만, 아직까지 많은 국민이 ‘간 건강’에 무관심하다. 과로와 스트레스, 지나친 음주 등으로 간 건강을 위협받는 현대인의 수는 무시 못할 정도다. 그러나 한번 나빠진 간은 쉽게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 간염, 지방간 등을 앓고 나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돼 생명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 웬만큼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린다.

태반주사는 B형, 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혹은 비만성 지방간을 앓은 뒤 만성적 간질환을 갖게 된 사람들을 위한 간기능 개선제로 정평이 나 있다. 2005년부터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녹십자의 지씨제이비피라이넥(GCJBP·이하 라이넥)은 1993년 처음 일본으로부터 수입됐는데, 당시 식약청으로부터 간기능 개선을 위한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태반주사가 간 재생 촉진, 항지간(抗脂肝) 작용 등 만성적 간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간질환의 원인은 크게 바이러스성과 비(非)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전체 간질환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B형 및 C형 간염의 기본적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성 약물이다. 간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들내과 안수열 원장은 “라미부딘, 헵세라, 제픽스, 인터페론 등과 같은 항바이러스성 약물을 기본적으로 사용하면서 태반주사는 환자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용도로 보조적으로 쓴다”고 설명했다.

태반주사는 비바이러스성 간질환, 즉 알코올성이나 비만성 지방간 환자에게 큰 도움을 준다. 지방간을 해소하려면 몸속에 충분한 지단백이 형성돼야 한다. 지단백이란 지방을 혈관으로 흡수·분해하는 구실을 하는 물질로, 순수 단백질 덩어리인 태반주사가 지단백 합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안 원장은 “지방간 환자에게 고단백 식사를 하라고 하면 오히려 살이 쪄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음식 섭취보다 ‘정제된 고단백’인 태반주사로 몸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빠른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러스성이든 비바이러스성이든 간질환이 만성 단계로 넘어가면 태반주사는 모든 간질환 환자에게 큰 조력자가 된다. CHA의과학대학 서울 강남차병원 이영진 교수(세포성형센터장)는 “태반주사는 간세포 재생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발병 원인에 관계없이 효능이 있다”고 말했다. 태반주사에 함유된 간세포성장인자(HGF)가 간세포 재생을 도와 간경화로의 진행을 막는다는 것이다.

태반주사가 간기능 개선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일본에서 활발하게 연구돼왔다. 동물실험에서도 태반주사를 주입한 뒤 간 손상이 의미 있게 회복됐음이 확인됐으며, 만성 간염과 간경화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2~3주간 태반주사를 주사한 결과 빠른 간수치 개선과 자각증상 개선이 나타났다. 물론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다. 왜, 어떤 경로로 태반주사가 간기능 개선에 기여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다만 태반주사에 함유된 간세포성장인자(HGF) 등 다양한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 등이 복합작용을 해 간세포 재생, 혈액순환 개선, 관련 효소 활성화, 항산화 작용 등을 일으켜 간기능 개선이 이뤄지는 것 아닌가 짐작되고 있다. 또한 태반주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도 기여한다(간질환 환자는 보통 면역력이 매우 약화된 상태다). 때문에 ‘우루사’ 같은 간장제와 함께 처방하면 간기능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간장제는 노폐물 배설을 촉진해 간세포 회복을 도와줄 뿐 면역세포를 구성시켜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암에는 ‘주의’ 필요

그러나 태반주사가 모든 간질환 환자에게 ‘특효’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의사들은 간암 환자에 대해서는 태반주사를 맞히지 않는다. 이들 중증 환자는 단백질 분해 능력이 매우 떨어진 상태라 고단백질인 태반주사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간성혼수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프레시아의원 함선애 원장은 “태반주사가 암세포를 죽인다, 오히려 활성화한다 등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이들 중증 환자에겐 처방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간기능 개선제로 각광받는 태반주사는 ‘예방’ 차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함 원장은 “업무상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대개 지방간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며 “술을 줄이고 잘 먹고 잘 쉬는 것이 물론 기본이지만, 간이 쉽게 나빠질 수 있는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태반주사를 예방 목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매끈 탱탱’ 백옥미인 됐네
멜라닌 생성 억제해 미백은 물론 탈모까지 예방

뽀얀 피부는 모든 여성의 로망이다.

태반주사가 미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이 치료 분야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라프레시아의원 함선애 원장은 “태반주사가 미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성들 사이에서 소문나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태반주사는 미백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 걸까.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가 2005년 실시한 임상연구에서 태반주사는 ‘미백화장품보다 월등하고 레이저 시술보다 낮은 수준’의 미백 효과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허 교수는 24명의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멜라닌 침착에 의한 색소성 병변 두 군데를 골라 한쪽에는 녹십자의 라이넥, 다른 한쪽에는 생리식염수를 일주일 간격으로 8회 국소 주사했다.

그 결과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쪽은 멜라닌이 다소 증가했지만, 라이넥을 투여한 쪽은 14 정도 감소했다(이는 객관적인 멜라닌 측정 방법에 의한 것으로 미백화장품은 10 전후, 레이저는 25 전후의 멜라닌 감소효과를 보인다). 허 교수는 “멜라닌은 치료 시작 첫 4주에 많이 감소하고 4~8주에는 완만하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콜라겐 생성, 보습 효과도

태반주사가 미백효과를 갖는 것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효소인 타이로시네이즈(Tyrosinase)가 태반주사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뿐 아니라 태반주사는 활성산소 억제, 손상세포 복구, 콜라겐 생성, 보습력 향상 등에도 기여해 ‘고운 피부’를 가꾸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소인피부과 김한구 원장은 “살이 차오르게 하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 흉터를 재생하는 데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다만 태반주사가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피지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 여드름 환자의 경우 태반주사 처방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반에는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뿐 아니라 갖가지 성장인자가 함유돼 있다. 그중 피부에 특히 유용한 성분은 상피세포성장인자(EGF)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 신경세포성장인자(NGF)다. 이런 점에 착안, 태반주사는 난치성 질환인 탈모와 아토피 치료에도 활용된다.

 

각종 성장인자 피부재생 효과 탁월

보통 탈모 치료에는 ‘프로페시아’ 같은 먹는 약과 비타민, 미네랄 등 두피 영양제, 두피관리 등이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여기에 태반주사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면 탈모치료 효과는 더욱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7년 전부터 탈모 환자에게 태반주사를 처방하는 김한구 원장은 “태반주사의 EGF가 밭의 형질을 좋게 하듯 두피 상태를 개선해 더 많은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약물복용, 두피관리 등 복합적 탈모치료에 태반주사까지 포함시키면 증세개선 효과가 2배 정도 높아졌다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태반주사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탈모보다는 갱년기 장애나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 탈모에 더 효험이 있다. 태반주사가 면역력을 강화하고 몸의 영양 상태를 개선해 탈모의 ‘원인’을 제거해주기 때문.한편 허창훈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여성형 탈모와 기존의 치료법으로 낫지 않는 원형탈모 등에 태반주사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허 교수는 “여성형 탈모의 경우 각종 성장인자가, 원형탈모나 염증성 탈모에는 항염증 인자가 치료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최인성(가명·37) 씨는 극심한 전신 아토피피부염으로 몇 차례 입원까지 했을 정도로 중증 아토피 환자다. 그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성 국소면역조절제, 각종 면역요법 등 아토피 치료에 쓰이는 치료법을 거의 다 동원했는데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에서 주 1회 태반주사를 맞았는데, 두 달 만에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봤다. 특히 얼굴에 심하게 나타난 홍반, 가려움증 등이 거의 사라지고 깨끗하고 매끈한 피부가 됐다.

최씨의 치료를 담당한 허창훈 교수는 “최씨 외에도 많은 아토피 환자에게서 태반주사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체 아토피 환자의 5% 정도가 기존 치료로 개선되지 않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태반주사를 처방하면 절반 정도에서 증세 호전이 나타난다는 것. 태반주사가 아토피에도 효능을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태반의 항염증 작용, 면역조절 작용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또 EGF, FGF 등이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짐작된다. 일본에서는 아토피 환자들에게 태반주사를 정맥에 주사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거뒀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보고돼 있기도 하다. 허 교수는 “태반주사 효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과학적 근거까지 갖춘다면 화상, 백반증, 여드름, 각종 상처 등 피부과 영역에서의 태반주사 활용은 무궁무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상 흉터도 태반주사로 치유
“피부이식 없이 회복 … 고통 없어 더 각광”


교통사고나 화재, 뜨거운 물에 의해 화상을 입으면 극심한 통증을 느낄 뿐 아니라, 화상으로 인한 흉터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태반주사가 화상으로 인한 상처를 고통 없이 빠르게 치유하며, 흉터도 상당히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CHA의과학대학 분당차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역임한 김동철 연세성형외과 원장이 2006년 발표한 논문 ‘부분층 화상창상 치료에 태반 추출물의 사용’은 이 같은 태반의 효능을 잘 보여준다. 김 원장은 피부의 진피층 절반 정도에까지 화상을 입은 1~49세의 급성화상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상처 부위에 라이넥을 도포하고 드레싱 제제를 덮어둔 후 1~2일마다 한 번씩 같은 방법으로 상처를 치유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치유방법보다 치유기간이 1~3일 단축됐다. 치유기간 단축은 흉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빨리 치유될수록 흉터가 줄기 때문이다. 또 태반주사는 별다른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통증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덕분에 스티븐스-존슨 신드롬(Stevens-Johnson Syndrome·전신의 표피가 벗겨지는 증상)을 앓는 4세 어린이, 손과 팔 부위에 열탕 화상을 입은 2세 어린이, 교통사고로 상반신 화상을 입은 20대 환자 등이 완치에 가까운 회복을 보였다. 김동철 원장은 “이 환자들은 피부이식 수술이 필요했지만 태반주사 덕분에 수술 없이 회복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반주사가 화상 치료에 효과를 갖는 이유 역시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탈모나 아토피 치료와 마찬가지로 태반주사에 포함된 각종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 등이 상피세포 및 섬유아세포 재생을 촉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태반주사가 갖는 항염증 작용, 면역력 증진 등도 화상 치료에 도움을 준다. 김 원장은 “기존의 화상치료에서 많이 사용하는 치료약 실버서파다이아진(silversulfadiazine) 등은 항균효과가 뛰어나지만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상피세포 재생을 저해하는 단점이 있다”며 “태반주사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녀 같은 아줌마 … 친구들이 놀라요”
호르몬 감소 갱년기 증상 개선, 중년 삶의 질 높여

홍보기획사 대표 이신애(52) 씨는 요즘 본의 아니게 튀어나오는 막말 때문에 당황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평소 같으면 직원들에게 잔소리 한마디 하고 지나갈 일에도 화를 버럭 내는 일이 잦아졌다. 화를 내고 나면 온몸에 열이 끓어오르고 더워서 찬 음료를 마시면 바로 설사하는 일상이 반복됐다. 얼굴이 벌게지는 홍조현상도 있었다. 밤에는 ‘왜 내가 이 짓을 하고 살지…’ 하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 우울증에 빠진 것이다.

지인인 정신과 의사는 이씨의 갱년기증후군 치료에 여성호르몬 처방 대신 태반주사를 권했다. “갱년기 증세에는 호르몬 치료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의사는 “호르몬 치료는 각종 부작용 때문에 요즘 잘 권하지 않는다”며 “태반주사가 효과가 좋다”고 했다. 태반주사로 치료를 받은 지 일주일. 벌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스멀스멀 솟구쳐 오르던 화도 나지 않고 생활에 활기가 생겼다. 근처에도 오지 않던 직원들과 이제는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난다.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린다. 잠들기 어렵고, 잠들어도 자주 깬다. 슬프고 우울하다. 신경질이 나고 불안하다. 몸 여기저기 욱신거리지 않는 곳이 없다….’ 폐경기 여성의 70%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갱년기 증상은 중년 여성의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질환은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 때문. 따라서 호르몬 보충요법이 치료법으로 널리 애용됐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호르몬 요법은 자궁암, 유방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호르몬 치료가 심장병, 중풍, 유방암을 증가시키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방암 발병 가능성 때문에 호르몬 요법은 같은 환자에게 5년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난국에 처한 여성 갱년기질환 치료에 새로운 희망으로 대두된 것이 바로 태반주사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부터 태반주사가 여성뿐 아니라 남성 갱년기질환에도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식약청도 2003년 갱년기 장애를 적응증으로 한 인태반 추출물인 멜스몬(Melsmon)을 전문의약품으로 수입을 허가했다. 그러나 갱년기 환자를 치료하는 일선 의사들은 “간기능 개선제로 허가된 라이넥 역시 갱년기 장애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남성 갱년기 환자에게도 효력 발휘

“제한적인 호르몬 요법, 운동요법, 영양요법 등과 함께 태반주사를 사용한다. 즉, 복합적인 갱년기 증상 개선 치료의 한 방법으로 태반주사를 사용하는 것이다.”

2001년부터 태반주사를 사용하기 시작한 라프레시아의원 함선애 원장은 태반주사를 활용한 갱년기 치료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주 2회씩 모두 10회 정도 태반주사를 맞고 적당한 운동과 함께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면 갱년기 증상이 상당히 개선된다는 것. 함 원장은 “태반주사의 효과는 보통 2주 후부터 나타나며, 특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에서 1981년 발표된 논문에서는 갱년기 여성 환자에게 멜스몬을 처방한 결과 증상 개선율이 77.4%로 위약군(29.2%)보다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심할수록 태반주사의 효과가 큰 것으로도 연구됐다. 국내에서도 태반주사가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능이 있음을 밝힌 연구논문이 나왔다. 2007년 발표된 ‘중년기 여성에서 인태반추출물이 갱년기 증상 및 피로도와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에 미치는 영향’(아주대 의학과 박샛별)이 그것.

연구팀은 갱년기 증상과 피로를 호소하는 40~64세의 여성 지원자 84명을 태반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각각 8주간 녹십자의 라이넥과 생리식염수를 복부에 피하주사 했다. 그 결과 태반군에서 갱년기 증상과 피로 개선이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갱년기 증상은 1.8배 좋아졌고, 피로 역시 16% 개선된 것이다.태반주사가 갱년기 증상 개선에 효과를 발휘하는 기전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태반주사를 투여받으면 여성호르몬 E2(에스트라디올)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 때문에 갱년기 증상이 호전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함 원장은 “태반주사에 함유된 E2의 양은 일반적인 갱년기 치료 호르몬제와 비교해 적은 수준”이라며 “따라서 E2 농도 증가가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킨다고 단언할 순 없고, 좀더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로 개선은 태반주사의 항염증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태반주사가 만성피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성적 염증 상태를 개선해 피로도를 낮췄으리라는 것이다. 또 태반주사의 면역력 증가 효과도 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짐작된다. 태반주사에는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인터루킨-2가 함유돼 있다. 함 원장은 “단백질, 핵산, 아미노산, 지질, 비타민, 미네랄 등 태반주사에 함유된 각종 영양소도 에너지 생성에 도움을 주어 갱년기 증상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반주사는 남성 갱년기 환자에게도 효험을 발휘한다. 아주대 가정의학과 박샛별 교수가 발표한 논문 ‘피로도와 남성 갱년기에 있어서 인태반 추출물(라이넥)의 효과’에 따르면 태반주사는 남성 갱년기 환자의 신체 기능과 신체 통증, 성생활 등을 개선하고 우울감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 없고 효과 큰 ‘통증 사냥꾼’
각종 임상실험서 만성통증, 관절염 해소 입증

김한수(가명·55) 씨는 발목을 삔 지 3년이 지나도록 가시지 않는 통증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동안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제, 물리치료 등 안 해본 치료가 없지만 증세는 나아질 줄 몰랐다. 그러다 찾아간 CHA의과학대학 서울 강남차병원 만성통증센터(현 세포성형센터)에서 김씨는 드디어 지긋지긋한 발목 통증과 이별했다. 발목 인대 부위에 태반주사를 맞은 뒤 증세가 75%나 호전된 것.

세포성형센터장인 이영진 교수는 “주삿바늘의 자극효과로 신경의 과민(anaphylactic) 현상이 억압돼 통증이 완화됐으며, 태반주사의 항염작용에 태반주사에 포함된 인대 손상조직 재생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세가 호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식약청이 태반주사를 만성 간질환과 갱년기 장애 치료제로서만 승인한 상태지만, 이미 태반주사는 ‘통증 치료’ 영역에서도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주변에서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태반주사를 처방하는 병·의원을 찾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정도.

 

태반주사 후 무릎통증 75% 감소

태반주사의 통증 완화 효능은 관절염 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관절염 환자의 80%를 차지하지만 완치 가능한 약물이 없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닌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태반주사는 믿음직한 구원투수다. 태반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감소하고 관절운동 범위가 호전되기 때문. 이영진 교수가 2007년 발표한 논문 ‘퇴행성 무릎관절염에서의 무릎통증 개선효과’에 따르면 25명의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가 관절 안과 주위에 2주 간격으로 2회 태반주사를 맞은 뒤 통증이 75% 감소했고, 관절운동 범위도 60% 이상 호전됐다.

정대업정형외과의 정대업 원장은 7~8년 전부터 관절염, 디스크, 협착증 등을 앓는 만성 통증환자에게 초음파 레이저 치료와 동시에 태반주사를 처방하고 있다. 정 원장은 “문제가 생긴 관절 주변에 증세에 따라 일주일에 2~3번 1~2개월 태반주사를 놓으면 통증이 상당히 개선되며, 개선된 상태가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정 원장이 꼽는 태반주사를 이용한 통증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

기존의 관절염 치료제인 스테로이드 주사제는 강력한 항염작용을 발휘하는 대신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약하게 하고 당뇨병을 악화시키며 전신 부전증, 혈액순환 장애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정 원장은 “이에 비해 태반주사는 처방 환자의 90% 이상에서 효과를 보이는 반면, 부작용은 어지럼증, 식은땀 등 경미한 수준이고 그나마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태반주사가 통증에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태반이 상처 치유에 관여하는 펩타이드를 함유하고 있으며, 조직손상 회복에 관여하는 산화질소(nitric oxide)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태반주사는 소염제의 60~80%에 육박하는 항염작용과 황산화작용을 할 뿐 아니라 모르핀의 50%에 해당하는 진통 효과, 좌골신경 재생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로 라이넥이 염증, 통증을 일으키는 매개체인 ‘Cox2’의 생성을 78%나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2004년 일본에서 발표된 바 있다. 라이넥은 관절염 치료제인 인도메타신(Indomethacin)에 비해서도 Cox2 발생이 50% 이상 억제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으로 태반주사가 항염증과 진통 억제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 주목받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10년 넘은 안면마비 후유증도 개선

한편 태반주사가 연골세포 증식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성형외과학교실 등이 참여한 2006년 논문 ‘태반추출물이 인간연골세포 증식과 분화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태반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해본 결과,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2배 이상 연골세포가 증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태반추출물이 연골세포 분화와 기능을 향상시켰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태반주사는 안면마비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안면마비는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몸속을 돌아다니는 바이러스가 활성화(activation)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20, 30대 등 젊은 층에서도 발병 빈도가 높다. 안면마비는 보통 항바이러스제와 혈관확장제 등으로 치료하게 마련인데, 문제는 치료 후에도 15~20%의 후유증이 남는다는 것. 눈을 꽉 감을 수 없다든지, 얼굴 양쪽이 비대칭으로 보인다든지 하는 후유증은 환자 스스로 느끼는 ‘외모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태반주사는 이러한 안면마비 후유증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3년 전부터 안면마비 치료에 태반주사를 사용한 강남연세통증의학과의원 이경진 원장은 “태반주사가 항염작용을 할 뿐 아니라, 태반주사에 포함된 신경재생인자가 안면마비 증세를 호전시킨다”고 밝혔다. 이 원장이 최근 발표한 임상사례는 안면마비 환자에서의 태반주사 효능을 뒷받침한다.

눈을 꽉 감을 수 없는 정도의 중증 안면마비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라이넥과 혈관확장제를 투여한 결과 ‘매우 효과가 좋다(excellent)’고 평가한 환자가 라이넥 그룹 64%, 혈관확장제 그룹 50%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 이 원장은 “안면마비 기간이 10년 이상인 만성환자, 람세이헌트증후군(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안면마비) 환자에서도 태반주사의 효과는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약대 이선미 교수의 통증 완화 연구
“동물실험으로 진통억제 최초 확인”


병·의원에서 통증환자를 치료할 때 쓰이는 태반주사는 여러 치료방법 중 하나로 동원된다. 따라서 증세 호전이 모두 태반주사 덕분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정말 태반주사가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걸까? 또 효과가 있다면 얼마나 있는 걸까? 지난해 8월 성균관대 약대 이선미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 ‘지씨제이비피라이넥주가 동물실험에서 항염증, 진통 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그 답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흰쥐와 생쥐의 뒷발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카라기난(carrageenan)을 주사해 급성염증을 유발시킨 다음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라이넥과 생리식염수를 복강에 투여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라이넥 투여 그룹에서 부종이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염증 반응의 특징인 혈관 내 투과성항진(적혈구 및 백혈구가 혈관 밖으로 새어나오는 현상)도 감소했다. 또 고름이 만들어질 때 생기는 육아낭 형성이 유의미하게 감소해 고름이 덜 생성됐음을 나타냈다. 그리고 인위적으로 통증을 가했을 때 통증 반응을 보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 통증을 느끼는 자극의 강도가 증가했다. 이 같은 실험 결과는 태반주사에 염증과 통증을 감소하는 효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이선미 교수는 “태반주사의 항염증, 진통작용 가능성을 확인한 최초의 국내 동물실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태반에 포함된 어떤 물질이 이런 작용을 초래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현재 SCI(세계우수과학논문색인) 저널인 ‘International Immunopharmacology’와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투고, 게재를 위한 심사를 받고 있다.

 

 

“명약 자하거 … 임금이 쾌차하셨소”
전통의학도 태반 효능 극찬 … ‘동의보감’에선 “성기능·면역 증강, 정신질환 치료”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한의학 박사·전 대구한의대 교수    

태반은 임부의 자궁 안에서 태아와 모체 사이의 영양공급, 호흡, 배설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고대에는 인간이 최초로 걸치는 가장 좋은 옷이라고 해 ‘신선의(神仙衣)’ 또는 부처가 입는 옷이라 여겨 ‘불가사(佛袈裟)’라고도 했다.

한약재로서 태반의 정식명칭은 자하거(紫河車). 자(紫)색은 일종의 보라색으로 붉은색과 검은색을 혼합했을 때 나오는 색이다. 검은색은 생명 이전의 카오스를 상징하며, 붉은색은 태어난 이후의 광명세계를 상징한다.

따라서 보라색은 짙은 어둠에서 해가 뜨는 여명의 아침을 의미하며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색깔이다. 이때 자(紫)는 자궁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궁은 물의 세상이며 어두운 혼돈의 세계다. 자궁을 상징하는 한자어가 ‘어두울 명(冥)’자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자궁이라는 뜻은 사라지고 어둡다는 의미만 남았지만, 자세히 파자(破字)해보면 어두운 자궁에서 아이를 두 손으로 받아내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하(河)는 중국 문명의 중심인 황하의 근원지인 황하 이북의 물길을 의미한다.

거(車)는 자궁에서 생명의 힘을 충분히 준비한 수레, 아기가 타는 ‘리무진’ 격이다. 그래서 자하거의 뜻을 해석하면 아기가 생명 이전의 카오스와 어둠의 세계에서 근원의 물길을 타고 나오는 데 필요한 수레쯤 된다. ‘동의보감’은 이를 “배태(胚胎)의 99수가 만족해 타고 나온다”로 설명했는데, 충분히 자란 아이가 상수학에서의 완전수인 100에 가까운 99수를 만족시키고 새로운 세계로 나오는 것을 상징한 말이다. 서양 문학으로 말하면 헤르만 헤세의 알을 깨고 나온 세계와 맞닿아 있다.

 

진시황제가 ‘불로장수의 약’으로 사용

자하거의 약용에 대해선 BC 3세기 ‘진시황제가 불로장수의 약’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의학서에 본격 등장한 것은 10세기(본초습유) 이후다. 16세기 말 명나라 의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나온 자하거의 기록은 태반이 효능 좋은 약재로서 널리 쓰이는 현실과 신체발부(身體髮膚)의 가치에서 유래한 유학이념 사이에 치열한 괴리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유구국(오키나와)에서는 부인이 출산하면 반드시 태반을 먹는다” “팔계(광서성) 만(蠻)족의 요인(人)은 남자를 생산하면 친족이 모여서 (태반을) 먹는다”라고 적고, “사람으로서 사람을 먹는다면 유구족이나 요인 같은 오랑캐와 얼마나 차이가 있겠는가”라며 탄식을 늘어놓기도 했다. ‘본초강목’은 특히 태반을 “동산서(銅山西)와 같다”고 했다.

‘동산서’는 풍수지리서의 원조 격인 ‘장경’에 나오는 하나의 의식. ‘중국 한나라 미앙궁에 있던 동종이 원인 없이 계속 울려 이유를 알아보니 그 원료생산지인 동산이 무너져 사라졌기 때문’이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자식의 인생에서 모태의 건강이 큰 영향을 미침을 뜻하는 말이다. 즉 태반도 조상(과거)-어머니(현재)-아이(미래)로 내려오는 생명의 고리와 그 순환 과정으로 파악했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 왕손의 태반과 탯줄을 태실에 소중하게 보관한 것도 이런 사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역사에서 태반에 대한 최초의 약용 기록은 ‘중종실록’에서 볼 수 있다. 연산군을 몰아낸 뒤 왕비의 죽음, 조광조의 처단 과정에서 피로해진 중종이 몸져누웠다가 자하거를 먹고 쾌차한다. 중종 28년 2월11일, 약방제조 김안로와 장순손은 임금의 쾌차를 하례하는 자리에서 자하거를 특효약이라고 극찬한다.

   

한약재의 메카인 서울 경동시장. 자하거(인태반)를 한방에서 주사제로 쓰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상의 건강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처음 편찮아졌을 때 자하거라는 약을 처방하였는데 가장 신통하고 영험스러우나 먹는 사람이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처방문에 따라 아뢰지 않았습니다.”

‘본초강목’의 저자인 명나라 이시진은 자하거의 사용을 망설였으나 명의 뒤를 이은 청나라는 자하거를 ‘천하의 명약’으로 중시한다. 청대 비방집에 나타나는 ‘보천하거대조환(補天河車大造丸)’이라는 처방이 바로 그것.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몸이 극도로 허약해질 때 원기를 보충하는 최고의 처방으로 자하거를 꼽았다. 청나라와 조선의 어의들이 최고권력자에게 처방한 약재인 만큼 인삼과 녹용을 능가하는 대단한 약재로 인정받았음이 분명하다.

한방은 먼저 자하거의 약효를 ‘자음(滋陰)’에서 찾는다. 즉, 음을 기르는 효능을 그 첫 번째로 꼽은 것이다. 태반은 생명력을 기르는 텃밭으로 아기가 생명을 키우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질을 주고받고 저장하는 창고의 기능을 한다. 이때 음을 기르는 효능은 흡사 주전자에 물을 데우는 것과 유사하다. 인체 생리기능의 양대 기초는 내부를 흐르는 물질(혈액, 점액 등)과 불꽃처럼 타오르는 기능적 힘(氣)으로, 많아도 적어도 문제가 생긴다.

물이 적으면 빨리 데워지듯, 한방에선 혈액과 같은 흐르는 물질이 부족해 잘 달아오르는 것을 음의 부족, 즉 음허(陰虛)로 인식한다. 이런 음허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 약재가 자하거다. ‘동의보감’에 나온 자하거의 첫 치료효능은 남성의 성기능 장애와 여성 불임의 해소. 조선시대 의학입문서였던 ‘입문대조환(入門大造丸)’은 자하거가 들어간 대조환을 주로 쓰는 질병에 대해 “기혈이 허약하고 음경이 줄어들어 겨우 형태만 있으며 안색이 누렇게 뜨고 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이에게 쓴다”고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이는 자하거가 들어간 다른 대조환도 다르지 않다. 현대 약리학도 자하거의 성선자극 호르몬,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 등에 대한 분비효능을 확인한 점을 염두에 두면 앞뒤가 척척 맞아들어간다. 둘째 효능은 노채(勞) 등 폐결핵과 같은 만성 소모성질환의 치료효능이다. 만성 기관지천식과 피로, 해소(만성 기침) 등 호흡기질환이 그것.

호흡기가 약하면 점액 같은 음적 물질의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쉽게 이물질이나 바이러스, 세균에 노출되는 상태가 벌어지는데 자하거가 이를 보충해 치료를 한다는 것. ‘동의보감’은 이 밖에 신경쇠약과 같은 정신질환에도 자하거가 큰 치료효능을 나타낸다고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스나 피로를 해결하는 항스트레스 작용도 한다고. 내경(內景)편 신문(神門)에서는 자하거가 간질이나 가슴이 뛰는 것, 정신이 없는 것, 말이 많으나 일관성이 없는 것, 놀람, 공포를 치료하는 효능이 탁월하다고 서술했다.

 

삭아서 다시 드러나는 자하거의 본성

하지만 자하거에 대한 ‘동의보감’의 기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자하거가 진기(津氣)를 보충한다”는 것이다. 진기는 현대약리학에서의 면역을 의미하는데, 이를 보충한다는 것은 면역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유전자 절반을 이어받은 태아는 어머니로 봐서는 이물질. 하지만 태반에는 모든 이물질을 공격하는 면역기능을 배척하지 않는 메커니즘이 자리한다.

임부와 태아는 태반의 융모세포를 통해 접촉하는데, 모체의 여성호르몬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과격한 면역반응을 막고 ‘면역의 관용’ 상태를 만든다. 또한 태반에는 여러 가지 다른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데, 280여 일의 긴 시간 동안 태아의 세포가 모체로 들어가는 것을 사전에 막아준다. 태반은 태아를 모체의 면역거부 반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각종 면역기능 향상 물질을 쏟아낸다.

중국의 모든 한약 자원약물에 대한 전통적 해석과 과학적 실험결과를 담은 ‘중약대사전(中藥大辭典)’에 따르면 “태반은 인터페론을 함유하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다종의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디프테리아 등에 저항하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자하거를 땅속에 묻어 7~8년이 지나 삭으면 물로 변한다. 어린아이의 단독(丹毒)과 모든 독을 주로 치료한다.”

사람도 죽어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듯 자하거도 삭아야 오히려 그 본성을 드러낸다. ‘동의보감’은 자하거에 대한 마지막 효능을 ‘해독’이라고 했다. 단독이 열성 피부염의 일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자하거의 본성이 ‘식히고 적셔주는’ 자음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내게 찾아온 기적”
‘인생 역전’ 환자들의 태반주사 예찬

 유두진 주간동아 프리랜서 기자 tttfocus@naver.com

“몸이 가뿐하고 힘이 솟는다” “지병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태반주사를 접한 후 새 인생을 살게 됐다는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하는 말이다.

태반주사는 식약청으로부터 간기능 및 갱년기장애 개선 효능으로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탈모, 피부질환, 안면마비, 근골격계 이상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태반주사의 품질은 계속 진보하고 있으며, 여러 질환에 대한 임상실험도 다방면으로 진행 중이다.

따라서 향후 태반주사의 활용 분야는 더욱 깊고 넓어질 전망. 물론 태반주사에 대한 반신반의의 시각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적지 않다.

그래서 태반주사가 모든 사람에게 환상적인 효능을 안겨주는 만병통치약이라는 기대는 섣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반주사를 직접 접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부작용이 적고 효과도 예상보다 빠른 편이라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다.

태반주사를 이해하는 데 생생한 체험담보다 좋은 교과서는 없을 터. 태반주사를 접한 뒤 육체적, 정신적 괴로움에서 해방됐다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다. 물론 이들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인 만큼 모든 사람에게 같은 효과를 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질적 불면증, 헛기침 없으니 행복한 노년

“도통 잠이 안 오더라고. 오죽하면 자기 전에 맥주도 마시고 걷기도 하고 별짓을 다 했을까. 그래도 별 효과가 없어서 얼마나 답답했는지 몰라. 그런데 태반주사를 맞고 나서는 자연스레 잠이 오기 시작하더라고. 이제는 정말 가뿐해.”

10월8일 서울 강남 라프레시아의원 휴게실에서 만난 함길(84·인천시 당하동)·김순기(84) 부부는 함께 태반주사를 맞고 있었다. 80대 중반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정정한 모습과 또렷한 정신을 가진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미소 띤 얼굴이었다. 부인 김씨는 10년 전부터 갑자기 살이 빠지고 온몸이 찌뿌드드해져 고생했다.

병원에 가도 ‘나이 듦에 따른 기력감퇴’ 정도의 진단만 나올 뿐 뾰족한 처방은 없었다. 하지만 김씨의 육체적 괴로움은 가시지 않았다. 가장 큰 괴로움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 제대로 잠을 못 자니 몸이 개운하지 않고 그에 따른 여러 질환도 생겨났다. “녹용을 달여 먹기도 했지. 어떻게든 기력을 회복해보려고. 그런데 낫기는커녕 몸만 계속 마르고….”

그러던 김씨는 2001년 태반주사를 접했다. 의사인 친척이 하루하루 말라가는 김씨에게 태반주사를 권했고, 김씨는 남편 함씨와 함께 태반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의 노년인생은 달라졌다. “두어 번 태반주사를 맞은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더라고. 일단 잠이 잘 오니 살 것 같았지. 잠에서 깬 뒤에도 다른 거야. 머리가 맑고 기분도 개운하고. 사람들이 볼 때마다 ‘젊어진다’며 덕담을 해.”

함씨는 젊을 적부터 호흡기계통에 문제가 있어 기침을 달고 살았다. 그 무렵 김씨는 멀리서 들리는 기침소리만으로도 함씨의 기척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그런데 그렇게 오래 달고 살던 헛기침 증세가 노년이 되어 태반주사를 맞으면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두 부부가 태반주사를 처음 접한 8년 전만 해도 태반치료는 보편화하지 않았을 때다.

따라서 효능에 대한 불안함과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컸다. 하지만 이제는 정기적으로 태반주사를 맞지 않으면 좀이 쑤실 만큼 태반주사 마니아가 됐다. 이 노부부에게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고 한다.“안타깝지. 친구들한테도 태반주사 맞고 건강하게 살라고 말하고 싶은데, 권해줄 만한 친구들은 태반주사를 알기도 전에 다 세상을 떠나서….”

   

멍처럼 짙은 기미 6개월 만에 사라져

일반인뿐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 중에도 태반주사의 효능을 체험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사랑의원의 간호사 한명희(45) 씨도 그런 경우. 한씨는 출산 후 얼굴에 기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30대에 들어서는 눈 밑의 기미가 진해졌고 40대 이후에는 마치 멍이 든 것처럼 악화됐다고 한다.

“화장을 아무리 진하게 해도 제대로 커버가 안 됐어요. 주변 사람들이 ‘누구한테 맞았느냐’고 물어올 정도였죠. 완전 의욕상실이었어요.” 더구나 매일 환자를 대하는 직업이라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이 ‘얼굴이 왜 그러느냐’며 오히려 저를 걱정해주니….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니까 환자들에게 인사받기조차 꺼려지더라고요. 그러니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바깥출입도 하기 싫어지고….”

그런 한씨가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태반주사를 맞기 시작한 1년 전부터. 태반주사를 2~3회 맞은 뒤부터 기미가 점점 옅어지더니 몸도 가뿐해졌다. 이후 태반주사와 레이저 치료를 병행하자 효과가 배가됐다고 한다.

“태반주사를 맞은 지 6개월쯤 지나니 화장으로 기미를 가릴 수 있었어요. 컨실러(Concealer)도 안 쓰게 됐고요. 환자들이 ‘얼굴이 깨끗해졌다’ ‘피부가 좋아졌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면서 한씨의 얼굴을 가까이서 살펴봤지만, 한때 멍 자국 같았다는 검푸른 기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살 에이는 어깨 통증에서 해방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김혜경(49) 씨는 태반주사 덕에 어깨질환이 회복되고 있는 경우다. 김씨는 2년 전 겨울, 골프를 치다 어깨를 크게 다쳤다. 스윙을 하면서 실수로 맨땅, 그것도 꽁꽁 얼어붙은 땅을 내리치고 만 것. 며칠이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통증클리닉에도 다니고 한방 찜질과 경락요법 치료도 받는 등 어깨 통증을 없애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아파서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다른 곳도 아니고 어깨가 아프니 일상생활도 점차 힘들어지고….” 그런 김씨를 보다 못한 친구가 지난 8월 태반주사 치료를 권했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일단은 맞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긋지긋한 어깨 통증으로부터 해방시켜줄 줄이야.

“태반주사가 제 몸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걸 보면 말이죠. 3~4회 주사를 맞은 뒤부터 반응이 왔어요. 뻐근하던 어깨가 부드러워지면서 통증이 줄더라고요. 그제야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어요.” 어깨 통증 외에 고질적인 허리질환과 목 디스크 때문에 고생하던 김씨는 태반주사를 맞고 나서부터 두 질환도 거의 다 나았다고 한다.

태반주사의 효능을 확신한 김씨는 이후 친구들은 물론 가족에게도 태반주사를 권하는 등 ‘태반주사 전도사’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 태반주사의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일단 병을 치료하는 게 경제적으로 더 큰 이익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태반주사를 맞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루 6시간 강의 거뜬한 70대 교수

“일주일에 3회씩 MTB 자전거로 수십km를 달려요. 좋아하는 골프도 18홀 라운딩이 가뿐하고요. 몸 상태가 아주 좋아졌어요.”

태반주사 예찬론자인 서남대 경찰행정학과 이강종(75) 석좌교수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2년 전부터 태반주사를 맞고 원기를 회복했다는 이 교수는 하루 종일 강의를 해도 거뜬할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태반주사를 맞기 전에는 갖가지 노인성 질환에 시달렸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강의가 힘들어지고 금세 피곤해지더군요. 술자리를 자주 하는 편인데 그 때문에 지방간 증세도 심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가려움증이었다. 몸에서 기름기와 수분이 빠져나가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졌던 것.

“고민 끝에 평소 알고 지내던 김동환 대한태반임상연구회 부회장에게 문의했죠. 김 부회장은 바로 태반주사를 권했습니다. 처음에는 1회에 2앰플씩 맞았는데 별 반응이 없다가 4주가 지난 뒤부터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가장 먼저 효과가 나타난 부분은 간. 간기능 검사 수치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지방간 증세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간이 좋아진 이후엔 피부 상태가 개선됐다. 윤기가 돌면서 가려움증이 없어지고 정상 피부로 돌아온 것. 또 전반적인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힘이 솟기 시작했다.

“몸이 많이 가벼워졌어요. 술을 마셔도 숙취가 금세 사라지고, 힘에 부치던 강의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됐죠. 효과를 직접 경험하니 친구들에게 권하게 되더군요. 물론 제 집사람도 요즘 저와 함께 태반주사를 맞으러 다닙니다.”

이 교수는 70대 중반인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매주 화요일엔 서남대에서 6시간 연속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웬만한 젊은 교수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 하지만 강의 전날인 월요일에 태반주사를 맞는 이 교수는 걱정이 없다.

불치의 안면마비에서 거의 벗어난 기쁨

경북에 거주하는 임희숙(가명·43) 씨는 얼굴에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 고통을 받았다. 지난 1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업무 과로까지 겹치면서 안면마비 증상이 찾아왔던 것. 입이 옆으로 돌아가고 얼굴 근육이 마비되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는 안면의 95%가 마비됐다고 진단했다. 이후 두 달간 한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그때 임씨는 의사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보통 90% 이하의 안면마비는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 회복이 가능한데, 임씨처럼 95% 안면마비인 경우엔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한의사에게 회복 불능 진단을 받았을 땐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이후 우울증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태반주사에 대해 알게 되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났다. 적합한 병원을 찾은 임씨는 곧장 서울로 올라와 지난 4월부터 태반주사로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5회쯤 맞았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어요. 그래서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이왕 서울까지 왔으니 10회는 맞아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런데 10회를 넘기자 마비 증상이 조금씩 풀렸어요.”

그것을 신호로 안면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태반주사를 20회 정도 맞으니 눈을 깜빡이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이후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요즘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증상이 호전됐다. 웃을 때나 표정을 크게 지을 때 입 모양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것 외에 임씨의 얼굴은 정상인과 다를 바 없었다.

“아직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이젠 걱정 안 해요. 가족들도 안심하고 있고요. 다시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현재 태반주사와 함께 성상신경치료, 고주파치료를 받고 있는 임씨는 “처음 발병해 좌절하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에 온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출산 후 탈모증 시달리다 모근이 쑥쑥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성미영(가명·31) 씨는 출산 후 탈모증세로 고민하다 태반주사를 맞고 효과를 본 경우. 성씨는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업무 스트레스로 조금씩 탈모증세를 보이다, 지난해 3월 첫아이를 낳으면서 탈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앞머리가 심하게 빠져 이마 윗부분이 허옇게 드러났다. 음식을 조절하고 비타민제와 영양제를 수시로 섭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의원에도 찾아가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외출하기가 두려웠어요. 병원에도 꼭 남편과 함께 갔죠. 병원에서도 마땅한 치료법을 찾지 못하니 우울증까지 오더군요.”

그러다 지난 5월 태반주사를 알게 됐다. 집 근처 병원에서 태반주사를 맞기 시작한 임씨는 처음엔 몸이 조금 붓는 듯해서 부작용이 생긴 게 아닌가 걱정했다. 하지만 부종은 얼마 안 가 사라지고 곧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게 느껴지면서 효능이 나타났다.

“치료 두 달 만인 7월부터 두피 부분의 각질이 없어지면서 모근이 조금씩 생겨났어요. 이후 잔털이 자라나 허옇던 앞머리가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죠. 그뿐 아니라 손발이 따뜻해지고 입맛이 도는 등 여러모로 지쳐 있던 몸 상태가 회복됐어요.”

성씨의 선배인 민지연(가명·42) 씨 또한 탈모증세와 함께 자주 찾아오는 피로감 때문에 괴로움을 겪다 태반주사를 맞고 증세가 크게 호전됐다.

“어깨가 뭉쳐 있고 머리가 무거우면서 자주 피곤하더라고요. 그러다 1년 전부터 태반주사를 맞기 시작했는데 얼굴 피부에서부터 효과가 나타났어요. 피부에 탄력이 생기고 피로감도 덜했죠. 물론 탈모증세도 나아졌고요.”

민씨는 태반주사를 맞기 시작하면서 “재미있는 고민거리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술을 조금 즐기는 편인데, 태반주사의 효과로 술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없어지면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태반주사 비용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성씨와 민씨는 “미용실에서 피부 관리를 받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몸보신을 위해 값비싼 보약을 지어먹기도 하는데, 태반주사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적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검증 또 검증 안전성 100% 추구
충북 음성 녹십자 태반주사 공장 11주 공정 거친 태반, 의약품으로 거듭나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충북 음성에 자리한 ㈜GCJBP 공장.

50, 60대의 기억 속에 태반은 무척이나 불편한 그 무엇이다. ‘불결한 고깃덩어리’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동네 구석에 아무렇게나 버린 태반을 개가 물고 다니는 광경을 떠올리는 것도 낯설지 않다. 반면 10, 20대는 태반을 모른다. 태반이 왜 약이 되는지 자세히 아는 사람도 드물고, 심지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다. 무지는 불신의 시발점.

젊은 세대들 또한 ‘사람이 사람의 몸을 먹다니…’라며 태반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태반이 건강, 피부, 미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태반주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관심은 뜨거워도 바이러스에 오염된 건 아닌지, 제조 공정의 위생상태는 믿을 만한지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비단 새로운 여행지를 찾았을 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7일, 태반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씻기 위해 태반이 의약품으로 만들어지는 공장을 찾아나섰다. 2005년 이후 태반주사의 뛰어난 효능과 시장성에 주목한 국내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태반주사를 출시하고 있다. 7월25일 현재 라이넥(Laennec) 계열 10개사 10개 품목과 멜스몬(Melsmon) 계열 20개사 21품목 등 31개 품목의 태반주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 및 신고를 받았다.

라이넥 계열과 멜스몬 계열은 주원료가 탯줄을 포함하느냐(라이넥 계열), 포함하지 않느냐(멜스몬 계열)를 비롯해 성분, 첨가물, 적출법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들 업체 가운데 태반주사 시장의 선두주자는 녹십자. 2005년 4월 일본 최대 태반주사 생산업체인 ㈜JBP(Japan Bio Products)와 손잡고 합작법인 ㈜GCJBP를 설립해 충북 음성공장에서 인태반주사 라이넥을 만들고 있다. 녹십자의 국내 인태반주사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태반주사 역사가 50년이나 된 일본에서와 같은 제조과정을 거칩니다. 원재료인 태반의 감염 위험을 철저히 차단하는 노력은 일본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두 회사의 노하우가 집적됐다고 보면 됩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일본에 파견돼 품질관리 노하우를 교육받았지만 이제는 일본 등 세계 각지로 수출을 검토할 만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죠.”

 

태반주사 시장 선두주자 ‘녹십자’

㈜GCJBP 음성공장 조상훈 공장장은 국내 인태반 치료제의 우수성을 ‘청출어람’으로 표현했다. 녹십자는 1993년부터 일본에서 라이넥을 정식 수입했을 만큼 태반주사와 남다른 인연을 지녔다. 직접 태반주사를 만들진 않았지만 태반에서 혈액을 추출해 알부민과 같은 혈액제제를 만들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태반 채취·시스템·품질관리·사용 등에 관한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에서 태반주사 원료를 수입해 단순 가공하는 대다수 제약회사와 달리, 녹십자 음성공장에선 태반 원료 수거부터 주사액 조제까지 전 과정이 이뤄진다. 태반주사 제조는 태반의 수거에서 출발한다. ㈜GCJBP는 10월 말 현재 수도권 10개, 부산권 3개 등 총 13곳의 병원에서 태반을 수거한다. 일주일 평균 10태 이상 분만하는 병원을 주요 수거 대상으로 삼아 법적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해 태반을 공급받는다.

1산모 동의 2 병리 검사3 입고 4 PCR 검체 채취

산부인과에서 출산 후 산모에게서 분리된 태반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소각시설이 있거나 전문 소각업체에 위탁해 소각해야 한다. 태반의 처리에도 별도의 관리와 비용이 드는 것. 태반주사를 만드는 제약회사는 병원 대신 소각 비용을 치르고 태반 처리를 맡는다. 이때 산전검사와 산모들의 동의가 중요하다.

   

우선 광우병 유발 위험지역인 유럽 7개국에 1980년 이후 6개월 이상 체재한 산모는 태반 수거 대상에서 제외된다. 산모 혈액시험을 통해 HBV(B형 간염 바이러스), HCV(C형 간염 바이러스), HIV(에이즈 바이러스), 매독 등에 감염됐는지 여부도 검사한다. 임신 기간 중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자 임신 막달인 34∼38주차에 산전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적합한 태반을 수거하고, 부적합 태반은 전량 조직물류 폐기물로 소각 처리한다. 또한 산모동의서가 없으면 바이러스가 없는 정상 태반일지라도 전량 소각한다. 이렇게 소각 처리하는 양은 전체 태반의 30%. 수거한 태반은 위탁업체를 통해 공장으로 옮겨진다. 공장에 입고되면 산모가 태반 제공에 동의했는지, 바이러스 검사 결과 등에 이상은 없는지 등에 대한 서류심사가 이뤄진다.

공장에서는 서류심사 과정을 생산투입 시점으로 본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태반은 본격적인 제조공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러 가지 안전검사를 받는다. 미량의 감염성 물질에 오염된 태반이 원료로 공급되더라도 그 피해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기에 2중, 3중의 안전검사는 필수 절차. 원료단계에서 이뤄지는 가장 중요한 검사는 PCR(중합효소 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이다.

PCR 검사는 DNA의 특정 부위를 단시간 안에 수백만 배로 증폭해 합성하는 기술로, 잠복기 바이러스까지 찾아내 감염 여부를 검출하는 방법이다. 원료단계에서 소규모의 PCR 검사를 많이 해야 원료의 안전성이 높아진다. PCR 검사는 제조공정 전후 단계에서 2회에 걸쳐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불안전한 태반이나 완제품은 다시 한 번 걸러진다. 입고 후 15일 이내에 제조공정으로 보낼지, 폐기할지가 결정된다. PCR 검사를 거친 태반은 작은 팩 안에 냉동 상태로 보관된다. 냉동실의 태반은 핏기가 채 가시지 않아 피가 뚝뚝 떨어질 것 같다.

 

5 PCR 검사 6효소 분해/ 산가수 분해 7 열처리 8앰플 세척 9자동 이물검사

2차례 PCR 검사는 필수 ‘안전장치’

“만지지 마세요!” 팩을 들고 살펴보려는데, 조 공장장이 급히 만류한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야 전용 복장을 착용하고 작업 방법에 익숙해서 괜찮지만 처음 오신 분은…. 아무래도 인체의 한 부분이니 여느 물건처럼 함부로 다루긴 조심스러워서요. 늘 경건한 마음으로 대합니다.”

냉동된 태반은 팩에서 꺼내 정제수로 씻어낸 뒤, 거즈로 깨끗이 닦아 작업대에 올려진다. 25℃ 안팎에서 해동된 상태에서 성상, 형태, 크기, 냄새, 오염 여부, 탄력성, 광택, 탯줄 존재 여부의 검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이상 여부를 선별해 PCR 검사를 의뢰한다. 그 결과에 따라 적합 판정을 받은 태반은 혈관을 절지해 혈액과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 세척한다. 그리고 생리식염수로 침적해 탈수한다.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곳의 작업대는 녹이 슬지 않는 특수용기로 제작됐다. 공정이 끝날 때마다 소독제로 바닥을 닦으며, 사용한 용기는 양잿물로 씻어낸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철저한 소독이 이뤄진다. 아마 이 냄새도 갖가지 소독약 냄새일 터. 태반이 입고되는 공장 출입구에는 샤워실이 있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반드시 샤워를 해야 한다. 피를 다루는 직업. 혹시 남아 있을 피 냄새를 떨쳐내기 위해서다.

탈지·진공건조 후 분말 형태로

해동해 세척이 이뤄진 태반은 원료입고 공장과 200여m 떨어진 탈지(脫脂)·건조 공장으로 이동한다. 탈지·건조분말 또한 라이넥 계열의 제품에서만 이뤄지는 절차. 아세톤을 가해 지방을 추출해내고 그 침전물만 취한다. 아세톤의 강한 인화성과 폭발성 때문에 탈지·건조 공장은 방폭설계됐다. 누전을 방지하는 것은 기본. 아세톤 탈지를 위해서는 방독면을 쓰고 장화를 신는 등 ‘완전무장’을 해야 한다.

아세톤 탈지 후 90℃ 이상의 고온에서 20여 시간 진공 건조해 아세톤을 완벽히 제거한다. 이 과정을 통해 태반은 처음 형태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가루로 변한다. 이 상태에서 다음 공정으로 이동해 효소 및 가수분해를 한다. 이 과정에서도 라이넥 계열과 멜스몬 계열은 뚜렷이 구분된다. 라이넥 계열 제품은 분말로 변한 태반에 단백질을 분해하는 펩신을 첨가해 효소분해를 한다. 이를 통해 상하 분리된 액체 중 아래로 가라앉은 단백질만 가수분해를 한다.

   

조상훈 공장장은 “태반주사 공정에서 엄격한 품질관리를 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가수분해란 무기염류에 물분자가 작용해 산과 알칼리로 분해되는 반응. 화학반응 때 결합 부분에 물이 끼어들면서 원래 1개이던 분자가 큰 분자 2개로 쪼개진다. 금속염이 물과 반응해 산성 또는 알칼리성 물질이 되는 반응이나 사람의 소화기 내에서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 등이 대표적인 가수분해다. 한편 멜스몬 계열은 전량을 염산 가수분해한다.

“염산은 금속도 녹일 만큼 부식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효소 및 가수분해를 하는 정제과정에서는 대부분의 도구가 유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수분해는 어린아이 키만한 플라스크에서 이뤄진다. 이 플라스크도 유리로 만들어졌다. 염산을 다루는 만큼 이 공정에서는 특히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간다. 제조공정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으나 이 공정만큼은 수작업이 중심을 이룬다. 가수분해를 거친 태반주사는 다양한 제조공정을 거쳐 완성품으로 생산된다. 열처리, 감압 농축, 활성탄 여과, 중화 등을 거치면서 분말 형태의 태반은 어느새 주사액으로 바뀌어 있다.

고압 멸균과정에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가 감염력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 혈액이나 호르몬도 제거된다. 이처럼 태반 원료가 입고된 후 최종 태반주사로 포장돼 출고를 앞두기까지는 11주 정도 걸린다. 이 기간 중 상당 부분이 품질관리에 소요된다. 최종단계에서 품질검사를 해 OK 사인을 받는 데도 보통 4주쯤 걸린다.

“공정 하나하나 안전성 검사와 품질 검사에 만전을 기합니다. 주사액을 앰플에 넣는 과정에서 행여 불량이 발생할지 몰라도 주사액 자체의 불량은 전무하다고 자신합니다. 태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진 분도 제조공정을 보고 나면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겁니다.”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란?
저질 원료 봉쇄해 태반주사 안전성 확보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원료의약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2002년 7월부터 ‘원료의약품신고제도(DMF, Drug Master File)’를 시행하고 있다. 의약품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문제로 불거지자, 어디서 어떤 과정으로 생산된 원료가 어떤 품질관리를 거쳐 들어오는지를 점검해 저질 원료 사용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취지다.
DMF의 대상이 되는 원료의약품 수는 매년 증가세. 제약회사의 DMF 신고수리가 완료되면 식약청은 필증을 교부하고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신고된 원료에는 고유 인증번호(신고수리번호)가 부여돼 관리된다. 2009년 9월 현재 DMF 대상 원료의약품 중 공고 품목 대상은 158개. 이는 국내에서 제조한 원료와 수입한 원료 모두에 적용된다. 2005년 12월30일 식약청은 태반주사에 대한 원료의약품신고지침중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인태반 유래 원료의약품’을 신고 대상 원료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이 그 골자. 식약청은 태반의 유효성을 현대의약학 수준에서 재검증해 임상시험에 기초한 약효 재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에 한약재로 사용하던 ‘자하거’와 달리, 인태반을 추출·가수분해·멸균 등의 공정을 거쳐 제제화한 의약품은 인체에서 유래한 의약품인 만큼 바이러스 오염 가능성 차단 등 품질에 대한 특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법예고를 거쳐 식약청은 2006년 7월1일부터 태반 의약품에 대해서도 DMF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이 제도를 통과한 태반 제품만 판매가 가능하다. 통과되려면 바이러스 불활화 공정 등의 상세한 자료 제출, 원료수집 단계에서 산모동의서 첨부, 의료기관에서 발행한 바이러스 미감염 여부 실험 서류 제출은 물론이고, 원료의약품 기준 및 시험방법에 바이러스 부정시험 항목 포함, 임상시험 같은 엄격한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미 제조돼 허가를 받은 완제품도 DMF를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DMF 제도 도입 초기에 제약회사들은 자사에서 쓰는 원료가 DMF 인정 공고를 받을 때까지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반면 녹십자는 DMF 시행 이전부터 ㈜JBP와 기술제휴를 통해 원료 의학품의 안전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왔다. 그 기준은 현행 국내 태반주사 DMF 가이드라인의 근간이 됐다. 또한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DMF 심사를 신청, 2006년 11월에 허가를 받고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MF가 까다로운 심사지만 결과적으로 태반의 효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의 태반 의약품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DMF 덕분”이라고 말했다.


 

싼 맛에 구한 태반주사 치명적 부작용 위험
의사 처방 필요한 전문의약품 … 불법 유통제품 손댔다간 ‘소탐대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태반주사로 탈모치료중인 미소인피부과 김한구 원장. 전문가들은 “태반주사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감독과 처방 아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엄마 왜 그래? 갱년기 증상이 심해졌어?”

부쩍 귀가가 늦어진 딸에게 주부 김모(53) 씨가 한마디 했더니 앙칼지게 대꾸한다. 김씨는 요즘 거울이 보기 싫어졌다. 홍조와 화끈거림, 두근거림 등 갱년기 현상으로 몇 년째 고생이다.

괜스레 짜증만 늘었다. 갱년기 증상 개선에 태반주사가 좋다는 말에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도 했다. 상태가 좀 좋아지는 듯해 만족스럽긴 했지만, 주사 한 번 맞는 데 3만원에 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 매번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주사 용량도 환자 상태마다 달라

친구들과 미용실을 찾은 김씨는 수다를 떨다가 고민을 털어놨다. 이때 한 친구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에게서 태반주사를 사면 병원에 가지 않고 원할 때마다 주사를 맞을 수 있다”는 것. 비용도 병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렇게 구한 태반주사를 맞은 지 두 달이 지났을때 오히려 전에 없던 두드러기며 가려움증까지 생겨 이중으로 고생했다.

혹시나 부작용이 생긴 게 아닐까 두려워진 김씨는 그제야 태반주사를 구해준 사람을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호전 반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피부 트러블이 악화돼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의사는 “약물 부작용으로 두 달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반의 효능이 주목받으면서 태반주사를 직접 구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태반주사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필요한 양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태반주사를 구입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행위. 주사를 놓는 일도 몇 가지 특별한 경우 외에는 전문 의료인이 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태반주사 싸게 살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신뢰 잃은 불량제품 진품 확인 어려워

대한태반임상연구회 이희전 회장은 “태반주사 자체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태반주사도 약인 만큼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는 못한다. 특히 개인의 상태나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남용하면 두드러기, 부종,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반주사는 개인의 상태나 체질에 따라 사용법은 물론 용량도 달라진다.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를 사용할 경우 의사의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없기에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 없다. 그

래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감안하지 않고 태반주사 앰플 전체를 투여하기 일쑤다. 그 결과 절대 맞아서는 안 될 사람도 임의로 맞아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직접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태반주사와 같은 앰플형은 용기를 절단할 때 유리 파편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비전문가가 주사를 놓으면 미세한 유리 파편이 주사액에 혼입될 우려가 있다.

또 주사 부위를 잘못 잡으면 혈관이 파손될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혈전(피떡)이 생길 수도 있다. 근육주사든 피하주사든 주사를 놓기에 안전한 부위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놓으면 염증이나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대학병원의 한 간호사는 “주사는 잘못 놓으면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기에 의료인도 늘 신중하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불법 유통되는 태반주사는 신뢰도가 매우 낮다. 정품 태반주사는 HBV(B형 간염 바이러스), HCV(C형 간염 바이러스), HIV(에이즈 바이러스), 매독 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엄격히 체크하며 생산한다. 태반주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 일반인은 공정을 제대로 거친 제품인지, 하자가 있어 폐기처리될 물량이 시중에 유출된 것인지 판별하기 어렵다.

판매자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속여 팔 수도 있다.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는 태반 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가짜일 수도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 태반주사가 국산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돈 몇 푼 아끼려다 인체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불법 유통되는 제품을 발견했을 때는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반주사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의사에게서 처방받아 주사를 맞았다면, 의사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아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불법 유통된 태반주사를 맞고 이런 상황에 처했을 경우 적절한 처리 시점을 놓치기 십상이다. 싼 가격에 현혹돼 손을 대기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일본 태반주사는 명품? “가격 거품 많다 많아!”
국산보다 2배 이상 비싸

 유두진 주간동아 프리랜서 기자 tttfocus@naver.com

“태반주사요? 일제(日製)고요, 앰플 하나에 3만원이에요. 너무 비싸다고요? 우리 병원만큼 저렴한 곳도 드물어요. 정 그러시면 국산으로 하세요. ○○는 2만원이고, △△는 1만5000원이에요. 하지만 저희야 일제를 더 권하죠. 아무래도 품질이 더 좋거든요.”

10월8일 정오 무렵, 서울 양천구 모 여성병원 상담실장과의 통화 내용이다. 예순을 넘기면서 살이 빠지고 기력도 달린다는 어머니의 하소연이 걱정돼 태반주사에 대해 문의해본 것이다. 일본산 태반주사에 대한 이 병원 측의 신뢰는 매우 높아 보였다. 국산인지, 일본산인지 묻기도 전에 일본산 태반주사를 먼저 언급했음은 물론, 품질에 대해 확언까지 하는 것을 보니.

그나마 이 병원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국산 태반주사도 함께 취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상담실장의 말처럼 서울 강남 소재의 병원들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취재 결과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자리한 성형외과와 피부과 중에는 일본산 태반주사만 취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가격도 앰플당 3만~5만원으로 국산보다 2배 이상 비쌌다. 가격 거품 논란이 불거질 만도 했다.

 

공정, 성분, 안전성에서 가수분해물이 우월

이런 가격 거품 논란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국내의 태반주사 시장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일본 태반주사 시장에서는 가수분해물 계열(라이넥)과 추출물 계열(멜스몬)이 유통되고 있다. 가수분해물 계열이 추출물 계열보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가격대는 비슷하다. 국내의 경우 일본산은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만 수입되는 실정. 이 때문일까.

국내 태반주사 시장에서는 추출물 계열이 가수분해물 계열보다 1.5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 이는 일본산 선호 경향과 비싼 게 무조건 좋다는 분위기가 만들어낸 결과물. 이런 경향에 편승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도 특별한 이유 없이 가수분해물 계열보다 높은 가격에 병원에 공급되고 있다. 가수분해물 계열은 추출물 계열에 비해 가격은 싸지만, 제조공정은 물론 태반주사에 포함된 각종 성분의 종류와 양 또한 많다.

가수분해물 계열은 탯줄을 포함한 인태반을 1차로 깨끗이 세척하고 잘게 부순 다음(파쇄) 탈지(脫脂), 건조분말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 효소처리를 통해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을 추출해낸다. 이후 추가적인 염산가수분해를 통해 아미노산 등을 뽑아낸다. 반면 추출물 계열은 인태반을 세척한 다음 바로 염산가수분해를 통해 아미노산 등만을 분리해낸다(36쪽 참조).

국산 인태반을 사용하되 일본산처럼 추출물 방식을 따른 태반주사는 국내에만 20여 개로, 가수분해물 계열(10개)보다 2배가량 많은데, 이것 역시 일본산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됐다. ‘추출물 계열=일본산’이라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은 데다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줄줄이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 이 때문일까. 국산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는 일본산만큼은 아니지만 국산 가수분해물 태반주사보다 높은 가격에 병·의원에 공급된다.

병·의원에서 추출물 계열이 가수분해물 계열보다 높은 가격에 처방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조공정, 성분 구성, 안전성 측면에서도 국산, 즉 가수분해물 계열 태반주사가 더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다. 먼저 안전성 측면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DMF(Drug Master File·원료의약품신고제도) 규정 등을 실시하고 있어(38쪽 참조) 양질의 태반주사를 생산할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

현재 국내 태반관리규정상, 감염 태반이나 산모 동의서가 없는 태반은 반드시 전량 폐기, 소각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의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관리기준 역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국산 태반을 원료로 가공한 태반주사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전문가들이 꼽는 국산 태반주사의 가장 큰 강점은 ‘유전적 적합성’이다.

   

국산 태반주사는 한국인 산모의 태반, 일본산은 일본인 산모의 태반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생물학적 제제는 특히 자국민의 것을 사용해야 안전성이나 유전적 측면에서 더 낫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이런 점은 혈액분획제제(혈액을 원료로 한 의약품) 관리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제적십자연맹의 권고에서도 확인된다. 이들 기관은 각 나라에 헌혈 자급자족과 함께, 상업성을 배제한 공공관리 원칙에 의거해 혈액분획제제를 관리토록 권고하고 있다.

 

일본산에 빗나간 짝사랑, 밀수로 이어져

대표적인 가수분해물 계열 태반주사인 녹십자의 라이넥은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가 가진 영양성분을 모두 포함했음은 물론, 성장인자와 면역단백질인 사이토카인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추출물 계열 태반주사와 달리 제대(탯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식약청의 태반주사 허가사항 기준 및 시험방법에 드러난 최소 함량 기준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가수분해물 계열은 추출물 계열보다 질소가 10배가량 많으며, 아미노산의 함량도 훨씬 많다.

그런데도 병·의원에서 일본산이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처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환자 사이에서 ‘고가 마케팅’이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태반주사가 일본에서 시작됐다는 ‘원조 효과’와 더불어 ‘일제=명품’이란 고정관념이 지금껏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체 간 극심한 경쟁도 ‘가격 왜곡’에 한몫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된 물량의 일본산을 서로 많이 수입해 유통시키려다 보니 경쟁이 붙어 가격 거품이 형성된 것.

‘일제’에 대한 빗나간 ‘짝사랑’은 태반주사 밀수입 등 또 다른 폐해를 낳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 의료인에 의해 적정 온도에서 청결히 보관돼야 할 태반주사들이 습기 찬 창고바닥에 방치돼 있다가 그대로 국내 20여 개 병·의원에 유통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수출상품으로 떠오르는 국산 태반주사
동남아 지역 뜨거운 반응 …‘藥 한류’ 주도


국산 태반주사는 우수한 품질을 지닌 만큼 새로운 한류(韓流) 수출상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시장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이들 지역에서 최근 태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국내 의료진의 태반 강의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고 한다.
이 지역의 태반주사 시장에서는 수년 전부터 일본산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과 한국산에 대한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해 국산 태반주사 역시 다양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일본 회사조차 기술제휴를 통해 한국에서 만든 태반주사의 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태반주사가 새로운 수출 효자상품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난치병·불치병 완전정복 ‘도전장’
태반줄기세포 이용, 뇌출혈·간경화 등 치료제 개발 러시

최근 지방 성체줄기세포를 복제해 탄생한 개들.

누군가가 화를 내면 흔히 ‘핏대가 섰다’고 한다. 여기서 핏대란 심장에서 목을 거쳐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頸動脈).

화가 나면 심장은 많은 혈액을 뇌로 보내게 되는데, 이때 혈관이 팽창해 커지는 걸 보고 ‘핏대가 섰다’고 표현한다.

만일 경동맥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뇌출혈) 뇌로의 산소 공급이 일시에 중단되면서 뇌 기능이 정지하고(뇌사), 곧 심장이 멈춘다. 영화에서 ‘킬러’가 상대방을 단번에 제압할 때 목 오른쪽을 칼로 베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기전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를 게 없다.

보통 뇌출혈은 경동맥이나 뇌 안의 혈관이 외상 또는 동맥경화에 의해 터지면서 생기는데 어떤 혈관이 터졌는지에 따라, 또한 고인 피가 뇌의 어느 부위를 압박하는지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사지 전체 또는 일부분만 마비될 수도 있고, 의식불명(뇌사 포함)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최악의 상황은 물론 사망. 현재 뇌출혈에 대한 치료법은 수술을 통해 뇌에 고인 피를 제거하거나, 고인 피의 양이 적을 경우 몸이 스스로 피를 흡수하도록 기다리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뇌출혈 치료에 서광이 비치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비록 동물실험이지만, 인태반물질이 뇌 손상을 저지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 고려대 소아과학교실과 CHA 의과학대 소아과학교실이 어린 흰쥐의 뇌 속 총경동맥(경동맥과 연결된 뇌 속 좌우 한 쌍의 대동맥)을 절단한 후 태반물질을 12시간 간격으로 배에 4회 주사했다. 그 결과, 생리식염수를 주사한 대조군 쥐의 뇌가 손상을 입어 거의 파괴된 반면, 태반물질을 주사한 쥐에게서는 뇌 손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총경동맥을 절단해 뇌로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산소가 8%밖에 없는 공간에 2시간 동안 쥐를 노출시켰지만 태반물질을 주사한 쥐의 뇌는 멀쩡했다. 연구진은 “항염증 작용과 항산화 작용이 태반물질의 중요한 기전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정확한 기전은 아직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태반줄기세포의 무한한 잠재능력

태반은 이처럼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앞으로 밝혀가야 할 효능이 더 많다. “치료의학에서 태반 연구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말이 연구진의 입에서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 이들은 현재 동물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는 연구가 대부분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태반에서 난치병이나 불치병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 치료약이 나오리라 확신한다.

태반을 사용한 치료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 여성의 난자에서 뽑아냄으로써 생명윤리 논란에 직면한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자기 지방, 골수, 태반, 제대혈(태반 내 탯줄에서 나온 혈액) 등에서 얻기 때문에 연구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현재 일부 성형외과와 비뇨기과에선 환자 자신의 배꼽이나 허벅지 지방에서 빼낸 줄기세포를 피부미용, 가슴성형, 성기성형에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뇌경색으로 괴사한 뇌 조직에 성체줄기세포를 주입해 치료하는 신경외과의원도 있다.

이는 성체줄기세포가 죽은 세포 대신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 데다, 자기 것을 쓰는 만큼 면역거부 반응이 적다는 점을 이용한 것. 성체줄기세포는 필요한 순간에 특정 조직의 세포로 분화되는 미분화 상태의 세포로, 과거에는 자신이 속한 조직세포만으로 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에는 다른 조직의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됐다. 예를 들어 피부의 성체줄기세포가 신경세포, 근육세포, 지방세포 등으로 분화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그것이다.

   

CHA 의과학대 김기진 교수는 최근 동물실험에서 태반줄기세포를 이용해 간 섬유화 억제에 성공했다.

제대혈보다 다양한 줄기세포 포함

성체줄기세포 연구에서 특히 태반 유래 줄기세포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방, 골수, 제대혈에서 유래된 줄기세포보다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방이나 골수 줄기세포에 비해 태반줄기세포를 쓸 때의 장점은 △출산 후 적출돼 폐기되는 장기를 유용한 생물학적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회수되는 양에 비해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 등의 다양한 배엽으로 분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지방이나 골수 줄기세포가 분리, 추출되는 공여자의 나이에 영향을 받아 증식력에 제한을 받는 반면, 태반줄기세포는 태어날 때 한 번 보관해두면 공여자의 나이에 따른 증식력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태반은 임신기간에 모체 면역체계의 공격으로부터 태아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장기이므로 기본적으로 면역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등이다.

또한 태반은 제대혈보다 다양한 줄기세포를 포함한다는 장점도 지닌다. 제대혈은 조혈모 줄기세포로만 구성된 반면, 태반에는 조혈모 줄기세포를 포함해 양막 유래 줄기세포, 중간엽 줄기세포, 영양막 줄기세포 등이 들어 있다. 따라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의 범위도 태반줄기세포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태반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고려할 때 신경계 질환, 간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에 태반이 널리 적용될 수 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선 동물실험에서 일부 성과를 올리는 쾌거가 있었다. CHA 의과학대 생명과학과 김기진 교수 연구팀은 태반줄기세포를 간 질환이 있는 동물에 이식해 간 섬유화를 억제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같은 간 섬유화 억제 효과가 인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금까지 불치병으로 알려진 간경화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

김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태반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에 따라 간 섬유화 억제 효과에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태반줄기세포가 어떤 기전을 통해 간 섬유화를 억제하는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태반주사로 만성 어깨통증에서 해방
80% 통증 감소 … 퇴행성 부분파열 환자들에 희망


찢어질 듯한 어깨 통증은 비단 과격한 신체활동을 하는 운동선수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퇴행성 질환의 일환으로, 중년층에게서 심심찮게 나타난다. 어깨를 움직이게 하는 힘줄이 반복적 충격이나 마모로 서서히 손상되기 때문. 많은 이들이 오십견으로 오인하고 침으로 고쳐보려 하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밤마다 끙끙 앓기 일쑤다.
태반주사가 이런 어깨 통증 완화와 어깨 힘줄 재생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조만간 임상실험으로 밝혀질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CHA 의과학대 강남차병원 만성통증센터는 현재 1년 이상 어깨 통증을 앓아온 퇴행성 부분파열 환자들을 대상으로 녹십자의 태반주사 ‘지씨제이비피 라이넥’이 어깨 통증과 어깨 힘줄 재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어깨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30명의 환자에게 2주간 4회 태반주사 치료를 했더니 평균적으로 80% 이상 통증이 감소했다. 초음파로 관찰하는 어깨 힘줄 재생 효과는 주사 후 6개월 이상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초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주사 후 6개월이 지난 환자의 힘줄 파열 크기가 5cm에서 4.5cm로 감소한 사례가 나오는 등 희망적 결과가 나올 조짐이 보인다. 이 연구를 주도하는 센터장 이영진 교수(가정의학과·신경과 전문의)는 “대부분의 퇴행성 부분파열 환자들은 진통제를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받는 데 머물면서 불편을 안고 살아간다”며 “이런 환자들에게 태반주사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이 맞을수록 좋은가요?
태반주사 Q&A … 암환자·임신부는 금물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이러이러한 경우에 태반주사를 사용해도 되나요?”

웰빙 바람과 함께 태반주사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맞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인 만큼 환자 처지에선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인터넷에 태반주사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이에 대한 속설과 오해도 적지 않다. 태반주사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 잘못 알려진 속설과 오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다. 태반, 그 궁금증을 Q · A로 정리해봤다.

한의원서 태반주사 쓰면 불법

태반주사는 중년여성의 갱년기 장애에만 효과가 있다?

태반주사의 효과가 나타나는 연령층 혹은 성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개인의 특성과 상태 등을 고려해 맞는 게 중요하다. 남성 갱년기의 경우에도 부작용 없이 점진적으로 갱년기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부나 수유 중인 산모는 태반주사를 맞을 수 없다?

태반주사가 수유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태반의 효능 중에 유즙분비 촉진도 있으므로 태반주사를 사용하면 수유에도 도움이 된다. 단, 임신부는 이미 태반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므로 태반주사 이용을 삼가야 한다.

라이넥(Laennec) 계열 태반주사는 간기능 개선, 멜스몬(Melsmon) 계열은 갱년기장애 개선에만 써야 한다?

라이넥 계열은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기능 개선, 멜스몬 계열은 갱년기장애 개선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허가를 받았지만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반드시 멜스몬 계열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넥 계열 역시 갱년기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

태반주사는 많이 맞을수록 좋다?

태반주사를 얼마나 맞아야 증상 치료에 효과가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체질과 병력 등에 따라 개인별로 적절한 투여량이 다르므로 무작정 많이 맞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자신에게 알맞게 맞아야 한다. 드물게 개인에 따라 한 번에 2회 이상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1회씩 3~4개월에 걸쳐 최소 10회를 맞는 것을 권유한다.

한의원에서도 태반주사를 맞을 수 있다?

태반주사는 식약청에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이므로 의사만이 처방할 수 있다. 의료법 제25조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라도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의료법에 따른 의료인이 아닌 한의사의 주사행위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한의사는 ‘주사용 약제’로 나온 제품을 공급받을 수 없으며, 이를 이용해 주사를 놓는 행위는 불법이다.

유효기간이 조금 지난 태반주사는 맞아도 된다?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으므로 맞아서는 안 된다. 유효기간이 지난 태반주사는 변질이 돼 체내 흡수 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태반주사의 유효기간은 제조일로부터 2년이다.

   

태반주사는 마셔도 된다?

마실 수 있는 인태반 드링크제는 따로 있다. 태반주사는 건강식품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위장관으로 섭취했을 때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절대 마셔서는 안 된다.

태반주사는 중독성 없어

태반주사에 사용되는 태반은 모두 인태반인가?

주사제로 사용하는 태반은 모두 인태반이다. 돈태반이나 양태반 같은 동물태반은 식약청으로부터 주사제로서 허가받지 못했다. 다만 동물태반은 먹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받아 판매되고 있다.

태반주사는 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만 맞을 수 있다?

내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피부과, 정형외과 등 병원의 종류는 상관없다. 태반주사를 취급하는지 먼저 전화로 확인한 뒤 의사의 처방을 받고 주사를 맞으면 된다.

태반주사는 보험처리가 된다?

태반주사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으로 인정해주는 의약품이 아니다. 또한 의사의 전문적인 진료비용이 포함돼 태반주사의 가격은 병원마다 다를 수 있다.

성형중독처럼 태반주사도 중독될 수 있다?

태반주사를 계속해서 맞는다고 중독 증상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태반주사는 항생제처럼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주사제가 아니므로 많이 맞았다고 해서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랜 기간 맞다가 중단한 환자의 경우 태반주사를 맞을 때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

태반주사는 암에도 효과가 있다?

태반주사에는 여러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암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확보될 때까지 암 환자는 태반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반주사는 아무 곳에나 주사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태반주사는 근육이나 피하에 주사한다. 가장 많이 주사하는 부위는 배꼽 주변의 복부. 피하가 두껍기 때문에 주사를 놓을 때 통증이 덜하며 피하층이므로 쉽게 주입된다. 일본에서는 자하거 가수분해물인 라이넥 계열 태반주사에 한해 정맥에 주사를 놓기도 한다.

태반주사 앰플은 이력관리가 되지 않는다?

라이넥 등 대표적인 태반주사는 앰플 하나하나에 태반주사 이력을 알 수 있도록 태그가 부착돼 있다. 병원에서는 앰플에서 이 태그를 떼어내 태반주사를 이용한 환자의 차트에 붙여놓는다. 태반주사를 맞은 환자가 부작용을 일으켰을 때 이를 통해 태반주사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태반주사가 이처럼 이력관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 도움말 : 대한태반임상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