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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적이는 사이버 망명길

醉月 2009. 7. 13. 09:12

다시 북적이는 사이버 망명길

검찰이 작가의 이메일을 압수수색해 공개하자 네티즌들이 경악하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다음 블로그에 자신이 올린 글이 삭제되기도 했다. 감시당하는 네티즌들의 망명이 다시 늘고 있다.  

 

 

그림 최익견

 

직장인 김 아무개씨는 최근 진행된 검찰의 <PD수첩> 압수수색 과정에서 <PD수첩> 작가가 지인과 주고받은 e메일 내용이 그대로 언론에 보도된 것에 경악했다. 아무리 수사에 필요한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될 것으로 믿었던 개인 e메일마저 압수수색당하고 언론에 낱낱이 공개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e메일 내용도 검찰 등 권력 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해당 웹메일을 운영하는 포털 사업자에게 요청하면 공개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러던 중 김씨는 직장 동료가 추천해준 구글의 G메일을 사용해보고 다시 한 번 놀랐다. 메일로 이루어지는 모든 작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회원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의아했던 김씨는 추천해준 직장 동료의 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구글의 서비스가 해외에 있는 서버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서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없고, 인터넷 실명제와 같은 규제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회사가 제공해 준 웹메일과도 쉽게 연동이 가능해 회사 메일 주소로 날아드는 메일을 확인하는 데 불편함도 없었다. 이후 김씨의 e메일 서비스는 구글 G메일로 바뀌었다.

지난 6월 초 인터넷 논객으로도 유명한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의 거취가 화제가 되었다. 진중권 교수가 자신이 쓰던 ‘다음 블로그’를 버리고 구글의 ‘블로그’로 옮겼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가차 없는 ‘독설’로 표출해 세간에 화제를 일으키곤 했던 진교수는 최근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인 변희재씨와 인터넷상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그러던 중 자신이 올린 글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 조치된 글입니다’라는 문구만 남긴 채 ‘블라인드(접속한 네티즌들이 해당 게시물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 조치)’ 처리된 것에 개탄하며 소위 ‘사이버 망명’을 택한 것이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블로그의 경우, 누구나 특정 게시물이 자신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했다고 신고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와 관계없이 해당 게시물이 30일간 차단되는 블라인드 정책이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구글 G메일 주간 페이지뷰 엄청나게 늘어

진중권씨의 선택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그 사실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초 한 인터넷 논객을 범인 색출하듯 잡아들였던 ‘미네르바 사건’을 겪은 국내 네티즌들은 눈에 보이지 않게 본사가 한국 국적인 사이트를 떠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광우병 관련 <PD수첩>을 제작한 작가의 e메일이 검찰에 압수수색된 뒤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메일 서비스로 번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인터넷 조사업체 코리안클릭이 공개한 데이터가 네티즌들의 ‘사이버 망명’ 현실화를 보여주고 있다. 코리안클릭의 집계에 따르면 구글 G메일의 주간 페이지뷰(PV·해당 기간 특정 서비스의 웹페이지 접속 횟수)는 4월 중순 1천3백만건에 그쳤으나, 6월 들어 1천6백만건에 달했다. 물론 국내 인터넷 업계의 맏형인 다음과 네이버에는 아직 비할 바 못되지만 두 달 새 무려 약 20%나 급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열거하지 않아도 정부와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네티즌들의 ‘사이버 망명’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법을 비켜갈 수 있는 해외 서비스를 찾는 이유이다. 실제로 지난해 인터넷 관련 법안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인터넷 실명제 확대,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주장했다. 배우 최진실씨의 사망 직후인 지난해 10월 초,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해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사이버 모욕죄는 인터넷상에서의 모욕죄를 비친고죄로 규정해 당사자의 고소·고발 조치가 없어도 수사 기관이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사실상 누구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되게 만드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사이버 모욕죄가 논란이 될 당시 “모욕은 매우 추상적이고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른데 이를 수사 기관에 임의로 수사할 권한을 주면 전 국민이 대상이 될 위험을 내포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저작권법 개정안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해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 ‘포털은 피해자가 요청할 경우나 피해자의 요청이 없더라도 관련 글을 삭제하거나 임시 조치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하겠다는 개정안을 발표해 현재까지 미디어법 개정안과 함께 계류 중이다.

상습적으로 복제한 저작물을 유통시키는 이용자가 3회 이상 이런 행위를 할 때 개인 계정을 정지시키는 이른바 ‘저작권 삼진아웃제’를 포함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이미 통과되어 오는 7월2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정부 및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 <PD수첩> 작가·주경복 전 서울시 교육감 후보·YTN 노조원 등 일련의 e메일 압수수색 사건에 따른 일부 네티즌들의 ‘사이버 망명’은 단순히 법망을 피해가겠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포털 업체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네티즌 ‘안선생’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폐쇄하며 “몸은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 남지만 인터넷 활동과 표현의 자유는 다른 나라로 옮겨갈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네티즌이 한국 사이트를 떠나는 것은 비단 정부의 규제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서비스적 완성도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이용할 때의 편리함 등 해외 서비스의 장점이 국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많은 네티즌이 해외 서비스에 몰려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UCC 서비스인 유튜브, 메일 서비스인 G메일,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트위터이다. 이들은 한국 서비스 출시 초기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근 들어 한국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는 구글이 거액을 들여 인수한 동영상 UCC 사이트로 올해 들어 승승장구 중이다. 얼마나 많은 페이지가 인터넷에 접속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페이지뷰와 이용 시간이 말해준다(표 참조).

이러한 성장에 대해 유튜브코리아측은 “유튜브코리아 사이트 말고 한국의 UCC 사이트들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모두 합해도 유튜브코리아 콘텐츠의 절반도 안 될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콘텐츠와 압도적인 콘텐츠 양, 직관적이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등이 차별점이다”라고 분석했다. 유튜브코리아는 이미 KBS월드, CJ미디어 등 방송사뿐만 아니라 JYP엔터테인먼트, YG패밀리 등 제작기획사와도 저작권 협상을 마무리했다.

유튜브·트위터에도 대거 몰려들어

실제로 이용자들도 동영상을 시청하려면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설정하라는 한국의 UCC 사이트들과는 달리 매우 편리하게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네티즌 ‘h32’는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 UCC 사이트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검색은 되지만 삭제된 동영상도 많고 동영상을 플레이하려면 사업자가 알 수 없는 프로그램 설치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라고 평가했다.

구글의 G메일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언급한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 G메일 서비스가 성장한 표면적인 이유라면 앞선 기술력은 좀더 본원적인 이유이다. 스팸 메일을 걸러내는 기능이 우수하고 캘린더·일정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웹메일 서비스와도 자유자재로 연동되는 기술적 우수함이 돋보인다는 평가이다. 뛰어난 검색 기능 덕에 보관함에 있는 옛 e메일도 정확하고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지난 6월30일 웹을 통해 간편하게 일정을 관리하는 캘린더 서비스와 개인화된 메일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구글 G메일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NHN은 이날 아웃룩과 같은 e메일 프로그램 및 구글, 다음 같은 다른 캘린더 서비스와도 자동 연동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 활용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회원 가입을 고려해 보았다가 아직은 때가 이르다는 입장을 발표해 회자되었던,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한다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트위터’도 모든 언론이 주목하고 있을 정도로 쾌속 순항 중이다. 모르는 이들과도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인 트위터는 국내에서 급속도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올해 초 5천명에 불과했던 가입자 수는 지난 5월 말을 기준해 24만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한국에 없는 서비스가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메일로 대표되는 메일 서비스와 판도라TV·프리챌 등의 UCC 사이트, 블로그의 축소판인 미투데이 등 유사한 한국 서비스가 있음에도 이용자층을 늘리고 있다. 기술·서비스 측면에서 완성도가 있는 것이 눈높이가 높은 한국 사용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26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한국 인터넷 업계 CEO들과 만남을 가졌다. 인터넷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각종 규제 법안을 심의하는 국회의장이 먼저 제안해 성사된 이들의 만남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은 “국회에 계류된 인터넷 관련 법안이 62개이고 정보통신망법만 19개가 있는데, 대부분이 규제 법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구글의 유튜브가 제한적 본인 확인제 적용을 거부했는데, 이에 이용자들의 ‘사이버 망명’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었다”라고 밝혔다. 김의장은 이에 대해 “규제에 앞서 인터넷 산업을 성장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은 많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지지부진하다. 사이버상의 창의와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라고 화답했다.

업계와 입법부의 대표인 두 사람의 발언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현 정부 들어서 강화된 규제 속에서 정부의 이렇다 할 지원 없이 스스로 산업의 틀을 닦은 인터넷 업계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인터넷 산업의 근간은 바로 사용자이다. 사용자가 한국 인터넷 서비스를 떠나는 것은 근간이 무너지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바로 2009년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은 왜 구글을 찾나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탁월한 컴퓨팅 기술…‘안드로이드폰’도 새로운 유혹  

 

ⓒ시사저널 이종현

 

국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과 네이버는 종종 비교된다. 네이버는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1위 사업자이다. 구글은 글로벌 검색 엔진 중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막강한 기업이다. 하지만 구글은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진출 이후 3~4년간 아직도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해외에서 강력한 서비스가 한국에서 죽을 쑤는(?) 아이러니 때문인지 두 기업은 언론에서뿐만 아니라 출판계에서도 화두이다. 사실 구글의 처지에서는 네이버와 비교되는 것이 탐탁지는 않다. 글로벌 1위 기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규모가 지극히 작은 한국 시장의 1위 사업자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구글과 네이버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두 기업은 태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의 정보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신뢰도 높게 찾아주자는 구글의 철학과 사용자가 직접 인터넷에 올린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가장 보기 쉽게 찾아주자는 네이버의 철학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기업을 비교하는 것은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현주소와 글로벌 기업의 미래 비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이 아직은 국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로 무장된 속살은 이미 인터넷 서비스 눈높이가 높아진 일부 한국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구글과 네이버의 비교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전망과 바로미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네이버와 비교는 말 안 돼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말이 신조어로 유행할 정도로 국내에서 네이버의 위력은 막강하다. 사용자가 알고 싶은 정보를 맛깔나게 제공하는 것이 네이버의 경쟁력이다.

요즘 뜨는 드라마인 <선덕여왕>을 네이버와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네이버는 바로가기 사이트와 방송 정보, 등장 인물, 백과사전, 지식in 등 다양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선덕여왕’을 검색한 사용자가 어떤 정보를 궁금해할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심지어 <선덕여왕> 촬영지에 대한 정보까지 이용자가 보기 좋게 내놓는다.

반면, 구글은 웹에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에 관련된 뉴스와 선덕여왕 자체에 대한 정보를 담은 웹문서들을 순서대로 제공한다.

어느 검색 방식이 훌륭한 것인지를 논의할 수는 없다. 네이버와 구글 모두 자체 검색 알고리즘과 최적의 검색 결과를 노출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위력은 이미 구축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사용자 입맛에 맞도록 구성하는 검색 결과 편집 능력에서 나온다.

오늘날의 네이버가 있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운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지식in’과 ‘통합 검색’이 그것이다. 지식in은 사용자가 올린 질문을 사용자가 답변하는 것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축적되어 이를 발판으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네이버를 찾으면 된다’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통합 검색 또한 기존 웹문서 중심의 검색을 벗어나 웹문서·사이트·사전·뉴스·블로그·지식in 등 검색어에 따라 분류해 보여주는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결국, 네이버의 경쟁력은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정확히 읽어내고 눈으로 단번에 정보를 알아낼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통합 검색으로 편집하는 역량에서 나오는 것이다.

구글 하면 떠오르는 것은 속도이다. 웹상에 존재하는 모든 웹문서를 순식간에 읽어내 검색어에 맞는 웹문서를 불과 몇 초 사이에 정리해 보여준다. 구글의 검색 엔진이 전세계에 걸쳐 있는 웹문서를 빠른 시간 내에 읽어내는 능력은 수십만 개의 주민등록번호가 검색 결과로 노출되어 논란이 일었던 일을 떠올리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런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터 용량과 파일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구글의 검색 결과는 보통 0.05초 이내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 인터넷에 존재하는 정보를 구글이 직접 만든 슈퍼컴퓨터와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읽어내는 것이다.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창업 당시 인터넷에 있는 모든 정보를 한 번에 받아보자는 다소 무모한 시도를 했던 것으로 유명한 일화를 보면 구글 경쟁력의 원천은 컴퓨팅 기술에서 나온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구글은 특히 사용자가 많이 들여다본 웹페이지에 있는 정보가 중요한 정보이며 이 웹페이지와 연결되어 있는 다른 페이지들이 이 웹페이지를 적극 링크했다면 더욱 중요해진다는 원리를 검색에 적용했다. 이 검색 원리인 ‘페이지랭크’는 컴퓨팅 기술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전세계 서버만 100만대 이상일 것

네이버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지만 네이버 데이터베이스 외부에 있는 전세계 웹문서를 읽어내는 데는 한계를 지닌다고 스스로 인정한다. 약 1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는 구글의 컴퓨팅 서버와는 애당초 규모에서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태생과 근본적인 경쟁력은 다르지만 수익 모델은 유사하다. 수백만~수천만명의 방문자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상 광고 모델이 주요 수익원이다. 검색창을 중심으로 이른바 ‘검색 광고’가 핵심이다.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한두 번쯤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안드로이드폰이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이다. 그만큼 용어가 생소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이 만든 개방형 휴대전화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휴대전화의 다양한 기능-통화, 문자메시지, 무선 인터넷, 음악·동영상 등 콘텐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콘텐츠 사업자가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마음껏 휴대전화상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데서 ‘개방형’으로 불린다.

‘안드로이드’를 거론하는 이유는 안드로이드가 네이버와 구글의 경쟁력, 나아가 한국의 인터넷 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기술력으로 세계 굴지의 휴대전화 제조사와 동등하게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반면, 네이버는 최근에서야 ‘네이버모바일 포털’ 서비스를 출시했다.

휴대전화 전체를 컨트롤하는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는 구글에 비해 네이버의 기술력이 달린다기보다는 그만큼 기업 규모와 국내외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