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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알고있다 이메일 흥망성쇠 12년

醉月 2009. 8. 5. 08:53

@는 알고있다 이메일 흥망성쇠 12년

 

지난 6월 검찰은 MBC PD수첩 광우병 왜곡보도 사건과 관련해 해당 프로그램 작가의 이메일 내용 일부를 ‘결정적 증거’라며 공개했다. 이메일 내용 공개가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검찰 측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 범죄증거”라며 이메일 공개를 정당화했다. 또 검찰은 지난 7월 1일 업무방해 혐의로 사측으로부터 고소 당한 YTN 노조원들의 이메일 9개월치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메일의 법적 증거 능력에 대해 한 법조계 인사는 “(이메일 수색은) 압수수색을 할 때 오프라인 편지가 증거가 되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이메일이 갖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메일은 일상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메일을 열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고, 수차례씩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으면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힘들다.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일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된 느낌이다.

▲ 일러스트 한규하

우리나라에 이메일이 본격 상륙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이 국내 최초로 웹기반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이메일은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며 우리 사회 첨단 커뮤니케이션의 대명사가 됐다.

이메일이 전성시대를 구가한 지난 12년간 이메일 업체들도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이메일 시장도 큰 변화를 겪었다. 무료 이메일 등장 초기만 해도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했고 1997년 도입 초기 10개를 웃돌던 이메일 업체도 이제 3~5개가량으로 정리된 상태다. 스팸메일과 이메일을 통한 바이러스 유포 위험 등으로 이메일에 대한 이미지도 예전보다 많이 나빠졌다.

요즘 웹기반의 이메일 업체들이 이메일 서비스를 포기하는 이유는 이메일이 직접 수익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2007년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배너광고(48.4%) △검색광고(41.6%) △콘텐츠 판매(10%) 순이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우편물 발송과 우표판매를 통해 직접적인 수입을 거두는 우편과 달리 광고나 부가적인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메일의 수익 창출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4대 토종 이메일

다음 한메일
1997년 국내 첫 서비스… 회원 3800만명 최대, 은행 제휴, 청구서 발송 등 업그레이드 주력


국내 최초로 웹기반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는 다음이다. 다음은 지난 1997년 5월 무료 이메일 한메일을 출범시키며 ‘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 ‘광개토대왕님, 야후는 다음이 꺾겠습니다’라는 애국심 마케팅을 전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터넷 초창기인 당시만 해도 미국에 기반한 야후가 국내 포털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애국심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다음은 한메일 출범 초기부터 이메일 시장을 급속도로 공략해 서비스 시작 1년7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 애국심을 자극한 초창기 다음 광고.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전(前) 사장은 단숨에 촉망받는 IT스타로 급부상했고, 2004년에는 미국의 포털 사이트 라이코스를 인수하는 등 M&A 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현재 다음 한메일은 국내 최대인 3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회원수가 한메일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이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 것도 다음 한메일의 초기 선점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메일 시장의 최대 강자로 군림해온 한메일도 몇 년 전부터 네이버 메일, 구글 G메일 등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자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에는 빠른 속도와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인 ‘한메일 익스프레스’로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의 이름이나 제목별로 빠른 검색을 가능케 한 ‘퀵 검색’ 기능을 선보였고 이메일을 통해 각종 청구서를 받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의 업무제휴도 대폭 늘렸다. 최근 다음은 “150만명의 충성고객들에게만 제공하던 1GB의 이메일 서비스 용량을 500만명 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9년부터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박만종(27·부산 수영구)씨는 “모든 기능이 익숙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도 “다만 한메일의 스팸등록제 때문에 다른 웹 사이트에서 메일 등록 자체가 잘 안 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메일
검색시장 70% 장악 불구 이메일은 고전, 용량 늘리고 분할모드기능 등 서비스 확대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도 웹 기반의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공화국’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네이버가 유일하게 고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이메일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이메일 계정은 네이버 회원가입과 함께 자동으로 생기기 때문에 모두 3400만명가량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는 다음 한메일이 주장하는 이메일 계정 수 3800만에 비해 400만명가량 뒤처진 수치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를 시작페이지로 쓰는 컴퓨터가 많아 접근성이 좋은 강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이메일 서비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의외”라며 “다음에 비해 출범시기가 2년가량 늦은 것이 패인으로 고착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30일 전격적인 서비스 개편을 단행, 기존에 으뜸 이용자와 일반 이용자로 구분하던 서비스 혜택을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 이용자의 메일 기본 용량은 300MB에서 1GB로 대폭 늘어났다. 또 메일 목록과 내용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분할 모드 기능’과 간편한 메일 관리를 할 수 있는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 기능’도 선보였다. 특히 이메일의 중요도와 보낸 사람 혹은 용량별로 이메일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점은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팸메일 처리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지난 2002년부터 네이버 메일을 사용하고 있는 주기돈(24·울산 울주군)씨는 “네이버는 메일함을 지정해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 한 카페메일이 일반 메일함에 섞여 들어온다”며 “스팸메일에 카페메일까지 걸러야 하니 며칠만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도 수십 통의 스팸메일이 쌓인다”고 말했다.


SK 네이트
M&A로 덩치 키워…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 싸이월드·네이트온 연계해 이메일 회원 늘리기


지난 수년간 가장 무섭게 성장한 이메일 업체는 네이트다. 네이트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로 △넷츠고(2002년) △싸이월드(2003년) △엠파스(2009년) 등과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덩치를 불려 나갔다. 대한석유공사(SK에너지의 전신),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의 전신) 등 대규모 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SK의 성장세와 거의 유사하다. 포털 사이트 전체 순위에서도 다음과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한 관계자는 “현재 네이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는 회원 수는 모두 25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급격한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불리다 보니 기업 이미지 통합(CI)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도 네이트는 네이트 이메일을 비롯해 넷츠고, 라이코스코리아, 엠파스 등 잡다한 이메일 계정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네이트는 이메일 서비스보다 싸이월드와 같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나 네이트온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싸이월드의 회원수는 2400만명, 인스턴트 메신저 네이트온의 경우 회원수가 27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네이트 이메일 회원수(25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때문에 네이트는 성공적으로 정착한 싸이월드, 네이트온과의 연계를 통해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예컨대 로그인 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하고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용해 싸이월드 ‘도토리’(전자화폐의 일종)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관계자는 “네이트온, 싸이월드와 제휴해 이메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KTH 파란
대용량 5GB로 ‘파란’… 개인보다 기업에 초점
기업, 서버 임대료 연 300만~600만원 절약 효과

파란은 2004년 7월 KTH(한국통신 하이텔)에서 운영하던 ‘하이텔’과 KT가 운영하던 ‘한미르’가 통합해 탄생했다. KT 하이텔은 본격적인 인터넷 서비스 시작 전인 PC 통신 시대에 ‘천리안’과 함께 PC 통신 시장을 양분하던 서비스 업체다. 천리안은 아직도 천리안 2.0이란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파란은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세상에 파란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이메일 서비스 경쟁을 선포했다. 지난 2006년 12월 국내 최초로 대용량(GB·기가 바이트) 메일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도 국내 포털 사이트 이메일로는 가장 큰 용량인 5GB를 제공한다. 파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파란 이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300만명가량이다. 메일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최대 300건의 무료 SMS는 PC를 항상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유용하다는 평이다.

특히 파란은 후발주자로의 약점을 일거에 만회하기 위해 개인 대상 서비스보다는 기업 대상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란은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 가운데 유일하게 무료기업메일을 제공한다. 무료기업메일은 회사의 특정 도메인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계정당 파란의 1GB 웹메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컨대 회사 이름이 달린 메일주소를 사용하면서 이메일 서버는 파란 서버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파란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1000여개 사업자가 무료기업메일을 신청했지만 올해는 월 2000여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연간 300만~600만원의 메일 호스팅 비용(서버 임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란의 무료기업메일을 사용 중인 업체 관계자는 “회사 도메인만 있으면 간단한 절차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자체서버 구축보다 효율적”이라며 “포털이라 기술력도 안정적이고 스팸메일 관리도 잘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산 양대 이메일

이메일 서비스 경쟁에는 국산 이메일 업체뿐만 아니라 외국 업체들도 나서고 있다. 외국에 있는 친구, 친척들 혹은 업무상 지인들과 이메일을 주고받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외국 업체들도 국내 시장 공략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핫메일을 통해 외국인과 메일을 자주 주고받는 다는 김경은(23·서울 강남구)씨는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핫메일인 만큼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메일주소보다 외국인들이 친근하게 느낀다”며 “핫메일은 MSN으로 대화를 할 때도 메일 알림 기능이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검찰 등 수사기관에 의한 이메일 압수수색과 이메일 내용공개가 쟁점 이슈로 부상하자 외국산 이메일은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메일 서버 자체를 외국에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보다 프라이버시 보호에 우수하다는 것이다. 외국 이메일 업체의 경우 국내 수사기관들이 신청한 이메일 압수 수색영장을 거부하고 외국 현지 법원의 영장을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핫메일
42개국 2억8000만 사용, 세계 최대 규모
국내선 한메일에 밀려… 메신저로 공략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웹기반의 무료 이메일 핫메일(현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은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메일이다.

지난 1996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핫메일은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되면서부터 MSN 핫메일로 다시 태어났다. 36개 언어를 지원하며 현재 세계 42개국 2억80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토종 무료 이메일인 다음 한메일과 네이버 메일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국내 핫메일 적극 사용자(액티브 유저) 규모에 대해 “300만명 선”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국산 웹메일 서비스에 익숙했던 국내 사용자들이 단순하고 딱딱한 핫메일 사용 환경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국 지사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05년 11월 핫메일의 차세대 버전인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이하 핫메일)’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재정비에 나선 바 있다. 핫메일은 인터넷 가입 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고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구 MSN 메신저)와 연계도 자유롭다. 메일 로그인과 동시에 메신저 아이콘을 클릭해 인스턴트 메신저로도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웹 메신저로 연동되므로 메신저가 설치되지 않은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핫메일 아이디가 2개 이상이라면 ‘멀티 계정’ 설정이 가능하다.

멀티 계정은 내가 가진 여러 개의 핫메일 아이디를 연결시키는 기능이다. 최초 로그인 후 내가 가진 다른 아이디의 메일함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의심스러운 메일은 보안을 위해 메시지 표시줄에 빨강색과 노란색으로 분류한 것도 핫메일이 가진 특징이다.


구글 G메일
선별 가입에서 공개 가입으로 문호 개방
개인정보 입력 안 해도 OK… 7GB로 최대


 

IT 업계의 황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를 넘보는 가장 강력한 후보 구글도 지난 2004년 4월부터 지(G)메일을 출범시키며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범 초기 폐쇄적인 가입방식이 입소문이 나면서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예컨대 G메일 사이트를 통한 공개적인 가입 대신 G메일 계정을 가진 사람의 ‘초대장’을 통해서만 선별적으로 메일 가입이 이루어지는 식이다. 때문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연구원과 남들과 차별화를 원하는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들을 중심으로 회원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하지만 2006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일본에서부터 공개 가입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도 2007년 2월 공개 가입으로 문호를 개방했다.

G메일은 회원가입을 할 때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G메일의 메일 용량은 7GB로 경쟁사가 제공하는 이메일 용량보다 더 넉넉하다.

사용자의 욕구를 반영한 다채로운 서비스도 눈에 띈다. 받은 편지함 스킨은 30개 이상 테마 중 골라 꾸밀 수 있고 컬러라벨 기능으로 메일을 보기 좋게 정리할 수도 있다. 특히 G메일은 미성년자가 음란광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스팸메일로 인한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의 관계자는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G메일에서 실행파일(확장자가 ex. exe로 끝나는 파일)이나 실행파일이 포함된 압축 파일은 보내거나 수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신확인 기능이 없는 점은 불편한 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부터 G메일을 사용하고 있는 한승희(24·서울 관악구)씨는 “구글을 자주 사용하므로 G메일 계정을 쓰고 있지만 수신확인 기능이 없는 점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메일 이용 실태

인터넷 이용자 3600만 가운데 83% 사용, 20대 최다… 남성은 업무, 여성은 친교용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도 남녀노소를 망라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NIDA)이 공동으로 실시한 ‘2008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3세 이상의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인터넷 이용자수는 모두 3619만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82.5% 는 최근 1년 내에 이메일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한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보다 1.7%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인터넷 이용자의 80%가 넘는 절대 다수가 이메일 이용자라는 얘기다. 이는 인터넷 이용 목적 중 음악·게임 등의 여가활동(92.9%)과 자료 및 정보 획득(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 수년간 급팽창한 인터넷을 통한 쇼핑 등 구매활동(56.2%)도 아직 이메일 이용 비율에는 30%포인트 가까이 뒤진다.

반면 성(性)과 연령에 따른 이메일 사용목적에서는 많은 차이가 났다. 우선 남성의 이메일 이용률은 84.8%로 여성(79.9%)보다 약 5%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목적에 있어서는 더욱 큰 차이가 있었다. 남성의 경우 업무 관련 이메일 송수신 비율이 40.5%에 달해 여성(21.1%)보다 20%포인트가량이나 높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친구나 지인의 안부를 묻거나 친교를 주고받는 비율이 79.3%에 달해 남성(75.3%)보다 약 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이메일 사용률이 98.3%로 가장 높았고 이어 10대(92.6%), 30대(92.5%), 40대(81.1%), 50대(76.1%) 순이었다. 연령별 사용목적을 보면 20대의 경우 회원 가입 사이트의 정기메일 비중이 높았고 30~40대는 업무 관련 메일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 이메일

1971년, 美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이 첫 사용 , 1990년대 무료화로 급증… 법적 증거로도 이용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에 따르면 이메일은 1971년 첫선을 보였다. 미국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Ray Tomlinson)이 인터넷의 전신인 미 국방부 아르파넷(ARPANET)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당시 개발한 것이 시초가 됐다. 그가 연구소에 있는 컴퓨터에서 ‘QWERTY’라는 의미 없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약 3.5m 떨어진 다른 컴퓨터에 전송한 것이 세계 최초의 이메일이다.

그가 처음 사용한 ‘골뱅이(@)’는 이메일의 상징이 됐다. 그 후 1989년 월드와이드웹(WWW)의 개발로 본격적인 인터넷 망이 구축되고 1990년대 후반부터 핫메일 등 무료 이메일 서비스가 우후죽순 등장하자 이메일 이용은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메일이 탄생한 지 28년이 지난 현재 이메일은 우편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통신을 대체하는 디지털 통신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됐다.


이메일 위협하는 신종 커뮤니케이션

MSN 메신저·SNS, 이메일 급속 대체 중, 실시간 정보전달 트위터 바람도 거세

▲ 트위터를 커버로 다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이메일 위상도 요즘은 옛날 같지만은 않다. 이메일을 위협하는 신종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층에서는 MSN 메신저와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와 싸이월드, 페이스북 같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이메일의 자리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도 이메일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이용해 한두 문장 정도(약 140자)의 단편적 정보를 해당 정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발송하는 방식이다. 트위터는 지난 6월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이란의 대규모 군중시위를 거의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중계하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이라크 전쟁 때 급부상한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 CNN도 트위터 앞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했다. 현재 전세계 사용자만 18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트위터 애용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TIME)도 얼마 전 ‘트위터’를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은 사람들이 지금 현재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아는데 적합한 매체는 아니지만 트위터는 사람들이 ‘지금 현재’ 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초-신선한(Super Fresh) 매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트위터 사용자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트위터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직후부터 정치권에도 트위터 바람이 불고 있다. 한 시장조사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약 24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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