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다름, 99%의 즐거움, 회사가 붙잡는 ‘핵심 인재 되기’ 프로젝트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직장인 처세서인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이 화제다. 출간된 지 6개월 만에 1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순수한 노력과 열정, 패기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대한민국 직장의 내밀한 속사정,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장인 군상과 그들의 생존 노하우를 시원스레 공개한 이 책은 한국의 현실을 잘 분석한 ‘토종형’ 처세서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1%’ 신드롬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직장인 처세술을 담은 책이 항상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고, 온라인에는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등 직장인의 처지를 자조하는 신조어와 처세 관련 체크리스트가 수두룩하다. 불안한 직장인들은 자의반 타의반 ‘셀러던트’(salaryman + student)의 길로 접어들고, 개인의 커리어 관리를 도와주는 ‘커리어 코치’와 ‘헤드헌터’는 인기 직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직장인 스트레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장인 심리상담가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워라!’ ‘T자형 인재가 돼라’ ‘CEO처럼 생각하라’ ‘평판관리에 신경 써라’ 등 처세와 관련한 온갖 문장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How to survive!”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가 떠오를 지경이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경제위기가 닥쳐와도, 구조조정이 시작돼도, FA 선수로 황무지에 톡 떨어진다고 해도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은 늘 존재하게 마련이며 이들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의 저자인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이사는 “회사가 붙잡는 인재는 우리와 99% 똑같고, 단지 1%가 다를 뿐”이라며 “회사라는 조직에 대한 관점만 바꾸면 누구나 핵심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1%의 다름은 과연 무엇일까? “‘1%’와 보통 월급쟁이들은 ‘회사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 “아는 것이 많고 사리에 밝으며, 어떤 상황에서나 문제점을 콕콕 집어내고 합리적이며, 냉철하게 판단하는 ‘평론가형’ 인물들은 회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없어서는 안 될 인재로 여겨질까요?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회사는 평론가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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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일의 의욕을 꺾기 일쑤죠. 좀더 결정적으로, 그들은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즉 ‘코치’가 되려고 할 뿐 ‘선수’로 뛰지는 않는 거죠. 회사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형’ 인재를 원합니다.”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의 저자인 신현만(사진) 커리어케어(www.careercare.co.kr) 대표이사는 그의 저서만큼이나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신현만 대표는 “10년 가까이 기업에 인재를 추천해오면서 굉장히 똑똑하고 유능한데 조직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며 “이 책은 그들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직장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잘 해내면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도 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신 대표는 “회사라는 조직을 제대로 볼 수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험한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즉 회사가 붙잡는 핵심 인재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종자가 아니라 99%가 같고 단지 1%만 다른데, 그 다름이 바로 회사를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것. “회사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조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조직입니다. ‘공동의 목표’와 ‘함께 일한다’를 새겨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일을 잘해도 공동의 목표에 반하는 목표를 갖고 있거나 함께 일하기 껄끄러운 사람이라면 조직이 품고 가기 어렵겠죠. 예를 들어 ‘회식에 뭐 하러 가냐. 그 시간에 영어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자기계발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이 아니지만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람의 태도는 잘못된 거죠. 모임에 안 나오고 각종 행사에 빠지며 귀찮은 잡무는 어떻게든 피하고 ‘쿨하게’ 자신의 일을 하겠다는 인재, 회사는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그의 책은 ‘직장의 비밀’ 가운데 직장인들이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들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보여준다. 이 책이 말하는 20가지 비밀(상자기사 참조)을 읽다 보면 그 상황에 맞는 주변 인물이 떠올라 웃음이 날지도, 자신의 모습이 겹쳐져 뜨끔할지도 모른다. 이 책이 인기를 끈 이유는 대한민국 모든 직장에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를 이야기하면서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기 껄끄러운 ‘비밀’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데 있다. ‘CEO 가까이 가면 살고 멀어지면 죽는다’는 ‘비밀’ 역시 그중 하나다. 외국기업도 ‘근태’와 ‘장기근속’ 체크 … 충성심 있어야 “학교에서 교장과 교감이 왜 매일 함께 식사하는 줄 아세요? 교장선생님이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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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회사에서 사장이라는 존재, 참 대하기 어렵죠. 어쩌다 사장과 함께 하는 회식이 있으면 다들 사장과 가장 먼 자리에 앉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저도 해봐서 알지만, 사장도 사람이거든요. 먼저 밥이라도 먹자고 하면 매우 고맙죠.(웃음) 그러니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본 사람을 살갑게 대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단순히 가깝다고 좋게 보는 건 아닙니다. 가까이 있으면 사장의 경영철학과 방침, 가치 등을 공유할 수 있죠. 사장의 처지에서도 자신의 가치관을 잘 아는 사람을 핵심 위치에 배치할 수밖에 없고요. 실제로 삼성의 전현직 CEO 100명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들 가운데 3분의 1이 전략기획실 출신이더군요.” ‘회사는 아줌마를 싫어한다’는 ‘비밀’도 상당히 민감한 주제다. 신 대표 역시 이 내용을 다룰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회사는 이익집단이다’ ‘여자는 약자가 아니다’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을 반드시 버린다’ 등 세 가지 문구만 가슴속에 새긴다면 ‘아줌마’도 회사가 붙잡는 핵심 인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사와 육아라는 굴레가 여성들을 얼마나 옥죄는지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회사는 수익을 추구하는 곳이죠. 여성이 이 부분을 내세워 책임 회피를 한다면, 회사로선 같은 값이면 남성을 쓸 수밖에 없어요. 여성은 배려해야 할, 챙기고 보호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남자 직원과 똑같이 일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동료일 뿐입니다. 또 회사에 ‘오래 근무하면서 회사와 함께 성장할 인재’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하죠.” 혹자는 이 책의 20가지 비밀이 ‘21세기와 동떨어진 1960년대 개발시대의 논리’ 내지는 ‘개인의 능력에 상관없이 일방적인 충성도와 줄서기 등만을 강조하는 몇몇 국내 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 대표는 “1960년대든 2000년대든, 국내 기업이든 다국적 기업이든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 만큼 인재상의 본질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기업에서도 승진심사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근태’와 ‘장기근속’이라고 합니다. 물론 외국계 기업은 개별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능력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직원의 충성도를 더 가치 있게 봅니다. 이직이 잦은 사람은 국내 기업 이상으로 싫어하죠. ‘회사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조직원이 함께 일하는 조직’이라는 진리는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또 외국 기업이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신 대표는 “절대 회사를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우리 회사는 원칙이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인사관리를 해’라며 투덜대는 경우도 많지만, 조직 운영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모든 회사는 매우 치밀하게 짜인 조직입니다. 회사마다 고유의 운영 원리가 있고, 모든 인사관리는 그 원리 안에서 움직이죠. 이렇게 조직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가 된 후에는 아무리 CEO라 해도 이를 깨기 힘들어요. ‘내 직장은 존중해야 할 원리와 원칙이 있는 곳’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바라볼 때, 당신도 회사가 붙잡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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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박한 아이디어 좀 내봐” “내가 일을 맡길 수가 없어!”, 우리 회사 ‘C급 인재’ 개조 프로젝트 |
김연희 작가 samesamesame@empal.com |
이 글은 어느 회사에서 신제품을 기획, 개발, 출시하는 과정을 가상으로 그린 픽션이다. 하나의 업무를 추진하는 동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물 유형과 처세법 등을 살펴보면서 회사가 붙잡는 ‘핵심 인재’와 밀어내는 ‘C급 인재’ 중 자신은 어느 쪽에 가까운지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
종합 생활인테리어 가구 생산업체인 ‘㈜꾸밈’ 역시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불황의 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인테리어 가구 덕에 탄탄하게 성장해오던 매출 흐름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좌초할 것인가. 절체절명의 기로에 선 ㈜꾸밈은 신제품 개발을 통한 위기 돌파를 선택했다. ‘나몰라’ 팀장, ‘고만장’ 차장, ‘왜나만’ 과장(여), ‘무임승’ 대리, ‘너무해’ 주임(여)으로 이뤄진 기획팀은 과연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른 아침부터 회의실에 모인 ㈜꾸밈의 기획팀 직원들.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신제품 기획을 위해 하루 종일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나몰라 팀장 지금 같은 때 누가 가구를 사겠나. 없다고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이런 때일수록 쓸데없는 모험 같은 건 하지 말고 그냥 좀 기다리는 게 낫지 않나? 왜나만 과장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이럴 때일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틈새시장을 찾아야 경기가 좋아졌을 때 확 치고 올라가죠. 나몰라 팀장 (버럭) 그러니까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자는 거 아냐! 내 말 끝까지 잘 들어보라고. 지금 IMF 이래 최악의 상황이란 말이야. 이런 때일수록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품이 필요하다고. 무임승 대리 지당하신 말씀인데요. 문제는 어떤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 것인가…. 나몰라 팀장 (말을 끊으며) 그러니까! 돈이 없어도 사고 싶은 제품! 우리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도 높이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그런 거 말이야! 그렇게 생각들이 없나? 고만장 차장 팀장님께서 원론적인 말씀만 하시니 다들 감을 잘 못 잡는 것 같은데요. 불황기에도 원하는 제품을 선뜻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군을 찾아야 하는데 저는 30, 40대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가 적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력을 갖추고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맞는 실용적이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든다면 오피니언 리더가 선호하는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도 가져갈 수 있을 테니까요. 나몰라 팀장 내 말이 그 말 아닌가.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번 건은 전적으로 고 차장이 맡아서 해보는 게 어떨까? 나는 이런 기획을 많이 해봐서 이젠 지겹다고. 자네도 얼른 성과를 내서 승진해야 하지 않겠나. 만약 실패하더라도 전적으로 본인 책임 하에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거야. 자자, 그럼 나는 이사진 모임이 있어 가봐야 하니까 고 차장 지시 아래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결론이 나올 때까지 퇴근할 생각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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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고만장 차장에게 떠맡기고 홀연히 퇴근해버린 나몰라 팀장의 빈자리를 바라보는 팀원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너무해 주임 팀장님은 만날 뻔한 얘기만 하시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저렇게 도망이나 가시니. 너무하시는 것 아니에요? 아니, 이사진 모임에 팀장이 왜 가시냐고요! 왜나만 과장 이사님들 술시중이라도 들어야 팀장 자리나마 유지할 수 있으니 그러는 것 아니겠어? 우린 하던 얘기나 마저 하죠. 무임승 대리 좀 전에 차장님께서 말씀하신 30, 40대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에 대해 생각해봤는데요. 고만장 차장 됐어. 무 대리는 정보가 별로 없잖아. 가만히 있다가 시키는 대로 일이나 제대로 해봐. 30, 40대 독신 가정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가구를 만들자고. 사회적인 위치도 있고, 경제력도 되는 소비자로만 주요 타깃을 한정해서 말이야. 왜나만 과장 그러면 시장이 너무 작아지지 않을까요? 좀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제품으로…. 고만장 차장 무조건 싼 가구를 내놓는다고 콩나물 한 봉지 값에도 벌벌 떠는 아줌마들이 살 수 있을 것 같아? 경기가 안 좋아졌다고 명품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싸구려를 사나? 명품족은 영원한 명품족! 독신 가정에 기존의 큰 가구는 부담스러울 테니까 모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소품을 기획하자고. 무임승 대리 디자인 소품이 전혀 새로운 건 아니잖아요. 다른 의견도 들어보고, 좀더 고민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고만장 차장 자네들이 고민한다고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아? 그냥 시키는 대로 하라고. 여기에 친환경 콘셉트를 넣어서 제품을 만들 건데 말이야. 무 대리는 30, 40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조사하고, 너 주임은 최근 인테리어 소품과 디자인 경향을 조사해봐. 이만.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무임승 대리와 너무해 주임을 찾는 고만장 차장. 고만장 차장 자료는 다 찾았나? 무임승 대리 저도 이제 막 출근해서…. 지금 찾고 있는데요. 고만장 차장 쯧쯧. 이러니 내가 일을 믿고 맡길 수가 없지. 일단 지금까지 한 것 다 가지고 와봐. 그리고 앞으로는 점심시간에 한 번! 퇴근 전에 한 번! 이렇게 보고하고, 검사받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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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도 듣지 않는 고만장 차장의 추진력(?) 때문에 신제품 기획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다. 구매력 있는 30, 40대 독신과 ‘돌싱’(돌아온 싱글)까지 포함한 골드 싱글족을 주요 타깃으로 하여 ‘생활의 편의와 삶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창조’를 콘셉트로 고품격 디자인 소품을 제작하기로 한 것. 이제 남은 일은 상품 기획과 생산, 홍보·마케팅, 유통 등 신제품 생산 전반에 걸친 기획서를 작성해 임원진 대상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것. 기획서 작성은 왜나만 과장이 맡았다. 꼼꼼한 성격의 왜 과장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자신이 직접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 특히 이번 신제품 기획은 전사적으로 사활을 건 일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 자료 조사부터 분석, 정리까지 모든 일을 하려다 보니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회사에서는 밥 먹을 시간까지 아껴가며 일하고, 집에서는 아이들 재운 뒤 밤이 새도록 기획서 작성하기를 며칠. 드디어 만족할 만한 기획서가 완성돼 결재를 올렸는데 문서를 들여다보는 고만장 차장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고만장 차장 흠…. 믿고 맡겼는데, 핵심 내용은 다 빠져 있네? 왜나만 과장 무슨 말씀이세요? ‘그동안 우리 회사 마케팅에서는 소외됐던 숨은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삼아서 세분화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고객층을 확대한다는 숨은 의도에, 친환경 첨단 소재와 각종 자동화 기능을 접목한 디자인 소품을 제작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시스템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감성과 이성,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한다’는 내용이 다 들어가 있잖아요. 차장님이 말씀하신 것에 수납 부분만 추가했는데요. 고만장 차장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수납에 대해서만 강조했잖아. 왜나만 과장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수납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세요? 소품 하나에도 이런 수납 기능을 부여해 공간 창출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게 제품의 특장점이 될 거라고요. 고만장 차장 수납 내용은 빼라고. 골드 싱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 디자인, 기능만 강조해도 될 텐데 너무 산만하잖아. 왜나만 과장 설마 제가 여자라서 수납에만 신경 썼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만약 이 내용을 다른 남자직원이 작성했어도 이렇게 말씀하셨겠어요? 왜 제가 하는 일에는 사사건건 트집이에요? 우여곡절 끝에 기획서는 임원진의 관심 속에 통과됐고 첫 번째 가구 제작에 들어갔다. 주인공은 1인 가구를 위한 기능형 식탁. 디자인과 트렌드를 강조하기 위해 식탁 디자인은 주얼리 디자이너에게 맡기고 중견 전자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첨단 기능을 접목하기로 했다. 외부 업체와의 실무 조율은 다양한 사람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무임승 대리가 맡았다. 몇 차례 회의가 진행됐지만 회사가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무 대리 또한 회사의 기대와 현실의 차이 속에서 지쳐만 갔다. 또다시 디자인 회의가 있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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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대리는 디자인 감각이 있고 똑 부러지는 신세대 여성이 함께해야 아이디어가 더 잘 나올 것 같다며 너무해 주임을 데려갔고, 기대만큼 제 역할을 잘해준 너 주임 덕분에 만족할 만한 회의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무임승 대리 역시 너 주임이야. 어쩜 그렇게 핵심 포인트를 잘 잡아낼 수 있어? 고마워서 그러는데 이번 주말에 뮤지컬 보러 가지 않을래? 내가 좋은 자리 예약해놓을게. 너무해 주임 어머, 정말요? 저야 좋죠. 무임승 대리 그래? 그럼 마지막으로 오늘 회의한 내용만 좀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줄래? 너 주임이 주도적으로 진행했으니 나보다 잘 알 거 아냐. 얼떨결에 회의 보고서 작성까지 맡은 너무해 주임은 최선을 다해 일을 했고 파일을 무임승 대리에게 보내준 뒤 주말만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그날이 오기도 전에 일이 터졌다. 팀 전체 회의에 앞서 전달된 회의 자료에 자기가 쓴 보고서가 무임승 대리의 이름으로 올라가 있었던 것. 게다가 평소 냉정했던 고만장 차장의 칭찬까지 받은 무임승 대리.
너무해 주임 대리님, 그 보고서 제가 정리한 거잖아요! 무임승 대리 하하하. 말은 바로 해야지. 너 주임이 정리한 초안을 보니까 핵심 내용은 다 빠져 있던데? 다시 정리하느라고 어제 꼬박 밤새서 피곤해죽겠구먼! 1인용 첨단 식탁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회사의 운명을 가를 신제품이 출시된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불황이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꾸밈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제품 개발보다 훨씬 더 긴장되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30, 40대 골드 싱글을 위한 제품이니만큼 홍보 마케팅과 유통도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했고, 유명 인사 등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해 입소문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회사에서는 구체적인 고객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직원들을 현장에 급파했다. 너무해 주임은 영업부의 나순진 사원과 함께 서울 시내의 백화점 진열 매장을 돌아보게 됐다. 찌는 듯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발품을 팔고 있는 너무해 주임의 표정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일그러졌다.
나순진 사원 선배님, 이제 세 군데 남았네요. 아직까지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는 별로 없어도 제품에 대한 문의는 점점 늘고 있다니 이제 판매도 늘어나겠죠? 너무해 주임 쳇, 그래 봐야 얼마나 팔리겠어? 혼자 사는 사람이 집에서 밥을 먹나? 식탁이 무슨 소용이야. 나순진 사원 (당황) 그, 그래서 기획팀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식탁을 만든 것 아니었어요? 선배님이 기획팀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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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해 주임 기획한다는 사람들이 다들 생각이 좁아서 그렇지. 머리도 나쁘고, 성실하지도 않고. 또 광고는 그게 뭐야? 30, 40대 타깃이라고 그런 한물간 아저씨를 모델로 삼아? 유치하게. 나순진 사원 서, 선배님?! 너무해 주임 어휴, 정말이지. 나랑은 격이 안 맞는다니까. 내 머리에, 내 학벌에, 내 영어 실력에. 내가 여기 있을 사람은 아니지. 지금은 상황 때문에 여기 있지만, 헤드헌터한테라도 연락 오면 당장 때려치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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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슈퍼 직장인’ 조건, 사원·대리는 ‘도전정신’, 과·차장은 ‘전문성’, 부·팀장은 ‘리더십’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 1 모 전자회사의 조 과장(35)은 ‘중국통’으로 불린다. 중위권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어학연수나 해외배낭여행 경험조차 없던 그가 중국에 관심을 가진 것은 5년 전 해외 콘퍼런스에 참여하면서부터. 이 행사 이후 자신의 경쟁자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어 공부는 물론 그들의 문화, 중국 내 업계 소식에 대한 자료를 부지런히 모았다.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업무를 엔지니어에서 기술영업으로 전환했다. 또 시간 날 때마다 중국인이 주류인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했다. 이렇게 ‘중국통’이 된 그는 현재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하드웨어 부문의 강점을 지닌 엔지니어면서 특정 지역 전문가로 국제적 감각까지 갖춘 조 과장은 젊은 나이에 억대 연봉자가 됐다. # 2 국내 대형 제약회사에서 마케팅 총괄팀장을 채용할 때였다. 두 후보가 최종면접에 올랐는데, 첫 후보자인 김 부장(45)은 제약회사 관련 업무에 정통한 인재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으며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제약품 출시를 성공시킨 사람이었다. 두 번째 후보자인 성 부장(43)은 유통 관련 회사에 근무하다 제약업계로 ‘전향’해 주요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업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뚜렷한 성과가 있는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운명을 바꾼 것은 ‘평판조회(reference check)’. 김 부장은 개인 능력은 출중하지만 이직이 심한 편이었다. 하지만 성 부장은 부하직원들로부터 “그와 일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팀원의 의견을 존중해 사기를 높여주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이 누구를 택했을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앞에서 제시한 두 사례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HR코리아 최경숙 전무는 “연차별, 조직 구조별, 회사 규모별로 회사가 붙잡는 인재상이 조금씩 다르다”면서 “10년차 이내의 과장, 차장급은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데 비해 10년차 이상의 부장, 팀장급은 ‘리더십’이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앞선 예에서 조 과장은 ‘전문성’을 앞세워 회사의 핵심 인재가 됐고, 성 부장은 조직원들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부서를 잘 이끄는 ‘리더십’을 인정받아 굴지의 제약회사에 채용됐다. ‘주간동아’는 나우베스트 차윤선 이사, HR코리아 최경숙 전무, 커리어 문지영 홍보팀장, 잡코리아 황선길 이사,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 등 대표적인 헤드헌팅, 취업·인사 포털업체의 커리어 전문가 5인에게 연차별(신입, 사원·대리급, 과장·차장급, 부장·팀장급, 임원급), 회사 규모 및 조직 구조별(대기업, 중소/벤처기업, 외국계)로 어떤 인재상이 각광받는지 물었다. 자신이 속한 위치에서 기업은 어떤 인재를 ‘핵심 엘리트’로 생각하는지, 또 자신이 원하는 직위나 조직으로 가기 위해 어떤 부분을 보충해야 할지 살펴보면 회사가 붙잡는 ‘프로 직장인’으로 성공하는 지름길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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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별 나우베스트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와 유사한 업종에서 인턴, 계약직 등으로 잠시라도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 합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사회생활도 학교생활과 다를 바 없다. 상위 1% 안에 드는 모범생(신입사원)은 시험성적(공인 어학성적, 학점 등)도 좋고 선생님도 예뻐하는(인성과 태도가 좋은) 이들이다. 학창 시절 마케팅 어워즈 등 기업들이 주최하는 아이디어 경연대회에 자주 나가 경험과 실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HR코리아 성실한 자세에 열정과 패기가 더해지면 금상첨화.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 열정, 창의력 등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집중 직무교육이 이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기본 교육을 성실히 익힌 신입사원은 현장에 투입됐을 때 자신감을 가지고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커리어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입사하자마자 대학원 입학 등 자기 계발에 더 관심이 많은 새내기를 기업이 좋아할 리 있겠는가. 근무시간에는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남는 시간이나 퇴근 후에 창의적인 기획안을 만드는 식으로 ‘열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한다. 잡코리아 개인의 특출한 능력보다는 성실성이 중시되는 때다. ‘뛰어난 인재로 빨리 인정받겠다’는 조급한 태도를 버리고 회사의 주요 사업과 자기 부서의 업무 특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인크루트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조직관계를 빠르게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 내 멘토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궁금한 부분을 묻고, 자신의 적성을 업무와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자가 ‘핵심 인재’가 된다. 5년차 이내(사원, 대리급) 나우베스트 슬슬 일이 지겨워지기 시작할 때로 ‘변화와 자기계발을 동시에 모색하겠다’며 경영대학원(MBA) 진학, 어학연수 등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진다. ‘어학연수 세대’인 이들은 외국생활에 대한 향수와 동경도 있어 더욱 외국에 나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투자 대비 효과, 학업 적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경력만 단절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 연차 때는 조직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인재를 헤드헌터와 기업들이 사랑한다. HR코리아 더 많은 기회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아이디어를 냄으로써 많은 수익을 이끌어내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회가 다가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커리어 동종 업계 내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 직종에 따라서는 이직 면접 시 지원자가 보유한 업계 내 인맥 수나 범위를 묻기도 한다. 잡코리아 자기 경력 지도의 밑그림 ‘커리어 로드맵’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시장을 분석, 관측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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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이내(과장, 차장급) 나우베스트 리더십이나 문제해결 능력, 매니지먼트 기술 등이 본격적으로 요구되는 시기다. 이러한 능력은 사내 평가는 물론 이직 때 평판 체크를 통해서도 쉽게 드러나므로 인간관계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국계 기업은 특정 업무에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10년차 안팎 직장인을 뽑을 때도 일종의 실기시험(엑셀 능력 평가, 모의 수요 예측 등)을 보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평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성을 갈고닦는 데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HR코리아 전문성이 입증된 인재. 과장이나 차장은 실적으로 인정받는 단계다. 기업은 자신만의 전문 분야가 명확한 글로벌 인재를 선호한다. 글로벌 인재란 단순히 외국어에 능한 사람을 일컫는 게 아니다.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하고 특정 지역 전문가이면서 업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리더를 말한다. 커리어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해나가야 하며, 부하직원을 이끌고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관리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승진 가능성이 낮아질뿐더러 회사 내 입지도 좁아진다. 잡코리아 이론과 실무 지식을 겸한 개인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특정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기. 특히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유연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인 때다. 인크루트 실무와 관리 모두 잘해야 하는 시기. 경영자와 부하직원 간 조화를 이루도록 가교 노릇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아니면 안 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인재가 이 연차대의 직장인이 지녀야 하는 덕목. 10년차 이상(부장, 팀장급) 나우베스트 학벌 등 단기간에 극복하기 힘든 ‘스펙’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기다. 직장을 다니면서 경영학 석사 또는 회계사 자격증을 따는 등의 방법으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카리스마’ 같은 긍정적 의미의 리더십도 요구된다. 의외로 건강이 변수가 되기도 한다. 40대가 지나면서 크고 작은 성인병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인지 ‘무엇보다 심신이 건강한 사람을 찾아달라’는 고객사의 주문이 많아지는 추세다. HR코리아 리더십이 있으며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인재.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조화롭게 이끌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부장급 이상이 되면 개인의 전문성과 업무 역량은 대개 유사하다. 개인의 역량보다는 조직원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부서를 잘 이끌어 성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 신규 사업에 대한 기획력을 갖추고 사업 전체의 윤곽을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마켓 동향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잡코리아 관리자로 분류되기 시작하는 이 직급에 가장 요구되는 역량은 리더십과 추진력이다. 조직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기획력, 리더십은 물론 팀원 개개인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인재로 육성되게 하는 것도 관리자의 몫이다. 인크루트 프로페셔널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해가는 단계. 부장급이라면 실제로 실적을 내고, 기업에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어야 한다. 스페셜리스트에서 제너럴리스트로 변모하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확고히 해나가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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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급 나우베스트 한 조직에서 임원급에 다다랐다면 누구나 상당한 내공을 갖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판단력, 사외 정치력, 유력 인사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 등이 모두 요구된다. 독서나 외국어 공부 등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대내외 신뢰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HR코리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과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 모든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자세,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미지의 영역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된다. 커리어 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과 경영자로서의 소양을 갖춰야 한다. 기업 간 합병 및 인수 능력,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수익체계를 검토할 수 있는 회계 감각도 갖춰야 한다. 잡코리아 거시적인 안목과 경영 마인드로 기업의 장기적 비전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종합적인 시장 상황을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의사결정력이 관건이다. 인크루트 자신의 업무나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반, 시장, 경제 흐름 등을 아울러 해석하는 넓고 깊은 시야를 갖춰야 한다. 골프 모임, 조찬회 등 외부 모임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 규모 · 종류별} HR코리아 분명한 성과를 낼 수 있고 평판도 좋은 인재.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어떤 경력을 쌓았고 어떤 성과를 도출했는지 명확히 해두는 게 중요하다. 조직 융화력과 인성도 중요한 체크포인트. 최근 헤드헌팅 시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가 ‘평판조회’다. 평소 조직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고, 주변의 평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커리어 최근 130개 기업의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은 창의성과 전문성, 도전정신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인재상으로 ‘창의적, 도전적, 전문적인 글로벌 인재’를, 현대자동차는 덕목으로 ‘창의, 도전, 열정, 글로벌 마인드, 협력’을 꼽는다. 잡코리아 조직생활을 원만하게 하면서 개인적인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선호한다. 대기업 인사담당자 119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인재 유형’을 조사한 결과(2008년) ‘대인관계 등 조직력이 뛰어난 유형(31.1%)’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강한 유형(21.8%)’ ‘유연성과 변화 대응능력을 갖춘 유형(18.5%)’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형(14.3%)’ 인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 30대 대기업의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창의’와 ‘도전’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강조하는 덕목이다. 국제적 감각, 글로벌 마인드, 국제적 소양을 꼽는 기업도 많았다. SK에너지, 포스코, 에쓰오일, SK텔레콤, LG화학, 대한항공 등은 인재상을 밝힐 때 직접적으로 외국어 능력을 거론한다.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 외에도 기업 고유의 문화와 창업주의 정신이 인재상에 반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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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열린 마음·머리·행동 등 열린 태도를 강조하며, 삼성의 전 계열사는 인간미와 도덕성을 주요 인재상으로 내세운다. 현대자동차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현대중공업은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으로 신세계를 개척하는 인재를 존중한다’고 밝히며, SK에너지는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진취적으로 행동하며 빈틈없고 야무지게 일을 처리하는 패기 있는 인재’를, LG전자는 강한 승부근성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교보증권 등 금융 관련 업종에서는 고객지향적 마인드, 서비스 개선 노력 등을 중시한다. 중소기업/벤처기업 HR코리아 네트워킹 활용도가 높고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 각계각층에 인맥이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커리어 도전정신, 성실성이 매우 중시된다. 구성원 각각의 역량이 기업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예를 들어 초정밀 부품 제조사인 영신정공은 ‘기본에 충실한 사람’ ‘창조하는 도전인’ 등을 인재상으로 삼으며, 전자부품 제조기업인 아모텍은 ‘창의·겸양·성실’을, 한성식품은 ‘독창적인 창의인’ ‘도전하는 열정인’ ‘노력하는 성실인’을 자사의 인재상으로 내세운다. 잡코리아 경영진과 직원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수평적이고 직원 한 명이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례가 많아 여러 분야의 지식과 능력을 갖춘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한다. 중소기업 519개사의 인사담당자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꼽은 인재상은 ‘꾸준히 노력하는 성실한 유형(37.6%)’ ‘대인관계 등 조직력이 뛰어난 인재(17.3%)’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강한 인재(16.2%)’ 등이었다. 외국계 기업 나우베스트 경제위기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특히 외국계 기업들이 좀더 깐깐한 기준으로 직원을 뽑는 경향이 강해졌다. 경력직은 물론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두루뭉술한 인재’ 말고 특정 업무를 수행해본 경험, 능력 등을 면밀히 평가한다. HR코리아 직무 전문성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난 인재. 외국계 기업은 전문성을 가장 우선시한다. 즉 실무급 인재가 기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남과 차별된 노하우를 개발하거나 타 기업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업계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 국내 기업에 비해 팀워크 능력을 크게 중시하는 편이다. ING생명은 ‘팀워크’ ‘결과 지향성’ ‘적극성’ ‘고객 서비스 정신’ 등을, 한국MSD는 ‘성취’ ‘고객만족’ ‘윤리’ ‘책임’ ‘팀워크’ 등의 핵심 가치를 인재의 요소로 내세운다. 한편 니콘이미징코리아는 ‘팀을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인크루트 성과 지향적이다. 회사에 가시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 핵심 인재이다 보니 직급에 관계없이 권한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성과에 대한 책임도 질 수 있어야 한다. |
난 몇 점짜리 직장인일까?, 슈퍼 직장인 되기 꼼꼼 체크리스트 |
“에잇! 회사 그만둬버려?” 많은 직장인이 종종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상사 때문에 힘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혹은 지금보다 나은 조건을 보장하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때, 현 직장의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절대 금물. 자신이 어떤 스타일의 직장인인지 먼저 파악한 뒤, 자신에게 맞는 직장생활 목표와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질문의 내용이 당신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면 V 표시 위에 O 표시를 하자. 위에 ○표시가 가장 많이 체크되는 유형이 바로 당신의 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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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A 타입 변화추구형 B 타입 자기계발형 C 타입 도태위기형 D 타입 무의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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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맥의 달인인가? 인맹(人盲)인가?” 아래의 각 문항에 대해 떠오르는 대로 답변을 선택한 후 ‘매우 그렇다’ 5점, ‘그렇다’ 4점, ‘보통이다’ 3점,‘아니다’ 2점, ‘전혀 아니다’ 1점으로 계산한다.
결과 48 점 이상 인맥의 달인 35~47 점 인맥 1단 22~34 점 인맥 초보 21 점 이하 인맹(人盲) |
“이럴 때 나는 회사가 붙잡을 인재라고 느낀다” VS “내가 사표 내면 회사가 안 붙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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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김수영 자유기고가 |
“나는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다!” “은근히 이직설을 흘렸다. 그러자 갑자기 회사에서 ‘사실 당신은 Top Talent(핵심 인재)’로 주시하던 사람인데 왜 나가려 하느냐며 연봉을 올려주겠다고 했다. 사실 그전엔 내가 핵심 인재로 관리되고 있는지도 몰랐다.”(37·남·외국계기업 엔지니어) “모두에게 고민거리를 안겨주며 좀처럼 진행되지 않던 일을 내가 시원시원하게 처리했다. 부서원 모두 속 시원하다며 맥주를 사주겠다고 했다.”(32·남·투신사 대리) “낮은 연봉 받으며 야근, 주말근무, 특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할 때. 남자친구도 없고 퇴근해서 딱히 할 것도 없어 자연스레 일에 매진하게 된다. 그게 바로 내 존재의 이유니까! 혼자 회사에 남기 심심해서 아래 직원 퇴근 못하게 눈치 주고, 성과 내라고 닦달하니 실적도 좋아진다. ‘노처녀 마녀’라는 소리를 듣지만, 윗분들은 좋아한다.”(34·여·네트워크장비 제조사 과장) “‘너는 한 가지를 던져주면 열을 해오는구나’라고 상사에게서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중국인으로 오해받을 때! 내 중국어와 생활태도가 정말 중국인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27·남·중국인 기숙학교 사감) “내 앞에서 전임자의 업무 태도 등에 대해 모두가 욕할 때. 내가 그보다 잘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말하는 게 아닐까?”(29·여·은행원) “‘○○ 씨는 머리가 참 좋아.’ 내 생각엔 별로 샤프한 머리가 아닌데 평소 아이디어뱅크로 지목받을 때. 혹은 팀장이 내 기획안을 동료들의 것보다 먼저 볼 때.”(29·남·기획사 직원) “내가 기획한 책들이 대박은 아니더라도 계속 쏠쏠하게 팔릴 때. 상반기만 대충 계산해봐도 내 연봉의 2배를 회사에 벌어줬다.”(33·여·출판사 직원) “이 업무를 맡은 지 겨우 2년 된 내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프로젝트를 맡겼다. 내 능력을 믿나보지?”(27·여·홍보대행사 대리) “‘○○ 씨, 잠깐 와봐요.’ 이사가 아무것도 아닌 일도 비밀스럽게, 살갑게 상의할 때.”(28·여·대기업 기획팀 직원) “빨리 결혼하라고 할 때. 다른 회사는 결혼하면 자르려고 한다는데, 나는 결혼해도 인재로 받들어줄 모양이다.”(27·여·유통회사 사원) “상사가 외부 업체 사람과 만난 자리에서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내 칭찬을 할 때. 평소 칭찬을 잘 못하는 분인 줄 알았는데 술자리를 빌려 진심을 전하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33·여·은행원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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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과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아무튼 프로젝트가 잘 끝나 팀장은 승진을 했다. 승진 턱을 내거나 내게 그동안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다른 부서에 가서 나에 대해 “그때 누구누구 참 고생했다”며 좋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원래 부하 직원이란 상사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의 발판임을 깨달아 콩고물이 없더라도 빡세게 일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 사실을 알아주다니!”(34·남·화재보험사 대리) “회사에서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이크가 내게 넘어올 때. ‘○○ 직원 여러분, 오늘도 고생 많습니다. 이 한 몸 바쳐 ○○의 번영을!’ 이렇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뻔한 코멘트를 윗분들은 듣고 싶어 하는 것이고, 나는 이런 걸 참 잘한다. 마이크만 잡으면 나만한 미모에 나만한 분위기 메이커가 없다고 생각한다.”(27·여·무역회사 직원) “회식 자리가 늦게 끝났다. 집에 간다고 나왔는데 평소 별로 친하지도 않던 부장이 택시비를 줬다. 못 이기는 척 받아서 세어보니 5만원!”(32·여·무역회사 대리) “다른 부서 팀장이 상권이나 매출 분석에 대해 나의 의견을 구할 때. 여러 부서에서 나를 탐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38·남·패션회사 대리) “또 내가 해외출장이다. 올해만도 벌써 여권에 도장을 두 번 찍었다. 예전처럼 출장비가 넉넉한 것도 아니고, 일정 또한 4박5일하던 일을 3박4일로 줄여서 빡빡하기 그지없다. 한밤중에도 잠 못 자고 e메일을 쓰는 등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다들 슬슬 미룬다. 예전에는 번듯한 호텔에서 묵었지만 요즘은 민박 수준의 호텔에서 묵어야 하므로 고생은 말도 못한다. 다들 기혼이라 출장을 못 가겠다고 한다.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싱글’인 한 나는 안 잘릴 것이다!”(29·여·중견기업 대리) “월급날 어김없이 사장이 미안하다는 듯 나를 보고 씩 웃거나 한마디 할 때. ‘○○ 씨, 다음에 꼭 올려줄게. 조금만 기다려.’ 8년 동안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며 다니고 있다는 것을 사장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32·남·건설회사 차장) “영국에서 거래 회사 직원이 왔다. 굉장히 큰 바이어여서 융숭하게 대접해야 하는데, 그 일이 내게 맡겨졌다. 과장님은 잘 부탁한다며 내게 두툼한 봉투까지 내밀었다. 하루는 민속촌, 하루는 에버랜드에 데리고 다니면서 일정에 없는 여행가이드 노릇을 했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영어를 잘하고 독신이라는 이유로 내가 차출됐다.”(33·여·무역회사 대리) “‘이 친구 프로야.’ 외부 인사들에게 회사의 얼굴마담처럼 데리고 가서 나의 경력을 시시콜콜한 것까지 말할 때.”(37·남·중견기업 기획팀)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는 말을 들을 때 나의 존재가 직장에서 필요함을 느낀다. 안 되는 일을 푸는 중심엔 늘 사람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업무 문제 같지만,일의 곳곳에 사람 사이 관계가 숨어 있다. 뒤죽박죽된 문제의 해결이 내게 맡겨지고, 결국 잘 매듭지어졌을 때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 쉬운 일을 잘해서 칭찬받고 싶지만, 조직은 내 능력보다 좀더 위에 있는 일을 맡기는 것 같다. 핵심 인재로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더 어려운 일들을 해야 하는 걸까.”(40·여·다국적기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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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혹시 회사에서 밀어내는 C급 인재 아닐까?” “자기 일만 하면 그만인 동료가 있다. 퇴근시간 되면 하던 일이고 뭐고 다 제쳐두고 짐을 싼다. 자기 일이라도 잘 해놓으면 그나마 나으련만. 그런데 부장은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녀의 뒤통수를 째려보는데, 부장이랑 시선이 얽힌다. 그녀가 민폐임을 알면서도 덮어주는 부장. 그 일과 관련해서 몇 번 투덜거린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좀생이’ 취급을 받는다. 내가 하던 일 집어던지고 칼퇴근하면 우리 부장, 절대로 잡지 않을 것이다. 남자의 적은 남자다!”(37·남·중소기업 직원) “점심시간에 밥을 먹은 뒤 커피 마시러 이동하는 분위기. 커피 값도 아까운 데다 여자들이랑 수다 떨고 싶지 않아서 뒤로 빠졌다. 그런데 아무도 잡지 않는다. 한 사람이라도 커피 마시러 가자고 권했다면 머쓱하진 않았을 텐데. 다들 말리지 않는 분위기. 그날 커피는 짠돌이 부장이 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는 왕따인가 보다.”(33·남·해운회사 대리) “출근길에 급하게 지하철을 타러 뛰어가는데, 허리에서 부드득 소리가 났다. 집에 갔다 가면 늦을 거 같아서 아랫배에 힘주고 그냥 회사로 냅다 뛰었다. 출근하자마자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하고는 근처 편의점에서 반짇고리를 사서 꿰매고 들어갔다. 차장의 소리가 날아왔다. ‘너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 순간적으로 ‘차장님, 저도 사정이 있거든요’라고 말한 뒤 어쩐지 억울해 한마디도 지지 않고 대들었다. 1년 동안 쌓인 것 다 풀었다. 그날 이후부터 왠지 갈구는 분위기. 그러나 절대로 내 발로 걸어나가지는 않을 것이다!”(27·여·무역회사 직원) “요즘 연봉 동결이네, 삭감이네 회사 분위기가 싸하다. 연봉 이야기가 나와도 한참 전에 나와야 하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 5월 말이 연봉협상 시기인데, 이래도 되는 건지. 이제 그만둬야겠다 싶은데, 받을 건 받고 나가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연봉’이라고 말하는 순간 회사는 나를 밀어낼 것이다!”(30·여·제조업체 직원) “직계가족의 경우에는 부조금이 나오지만 처가의 경조사는 부조금 규정이 모호하다. 그런데 같은 처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동료는 두 달 전에 부조금을 받고 나는 못 받았다. 누구도 상을 어떻게 치렀느냐고 묻지도 않는다! 다들 내가 물로 보이나 보다.”(35·남·중견기업 대리) “회사에 왕따 여직원이 한 명 있다. 왕따당할 짓을 한다. 남자 직원들에게만 필사적으로 잘 보일 생각만 하지, 거래처 직원이 와도 커피 한잔 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매일 그런 일을 도맡아 하니, 오히려 내가 그녀를 왕따시킨다고들 한다. 노처녀인 그녀가 아줌마인 나보다는 낫다 이거지?”(33·여·중소기업 직원) “첫아이 출산하고 회사에 특별 육아휴직을 신청, 1년 뒤 돌아왔는데 복귀 두 달 만에 둘째를 가졌을 때. 임신 소식을 통보하자, 평소 자애롭다고 생각했던 노처녀 부장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33·여·은행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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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대기업에서 일하기 때문에 전 세계 지사들의 임원 회의나 중요한 정책 결정이 e메일이나 화상회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 이름이 중요 e메일 수신자 명단이나 화상회의자 리스트에 빠져 있을 때 혹은 e메일 수신량이 갑자기 줄어들었을 때 위기감을 느낀다.”(45·남·외국계기업 임원) “거래처 때문에 열받아 있던 중 무의식적으로 책상 아래 컴퓨터를 차버렸다. 쓰러지는 컴퓨터, 그리고 전원도 나갔다! 과장이 불러 ‘너무 예민해져 있는데, 힘들면 좀 쉬어도 돼’라고 말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어머 부장님, 저 없으면 우리 팀 누가 끌고 가나요.’”(30·여·여행사 과장) “회사 다닌 지 3년이 넘었는데 일, 사람 모두에 적응이 안 된다. 남들도 다 알 거다. 떠나야 하는 건가?”(32·여·기획회사 직원) “회의할 때의 태도에 대해 주의를 들었다. 말대답을 한 것도 아니고, 멍 때린 것도 아닌데 내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겠지.”(37·남·대기업 과장) “내가 우리 부서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했는데, 진급을 앞둔 선배에게 더 좋은 등급을 줄 때. 선배의 승진을 위해 희생하라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불이익을 줘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고 존중받고 있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32·여·투신사 대리) “후배들이 뜬금없이 나이를 물어올 때. 아줌마가 너무 오래 버틴다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온다.”(36·여·인테리어회사 직원) “직장생활 연차가 쌓이다 보니, 본의와 상관없이 ‘누구 사람’으로 들어가게 된다. 윗사람의 ‘오른팔’ 혹은 ‘심복’으로 불리는 것. 그러다 보니 나의 보스인 윗사람이 인사 등에서 물먹으면 나를 보는 시선까지 달라지는 걸 느낀다. 반대로 나를 ‘회유’하려고 반대파에서 승진을 시켜주는 일도 있다. 나와 상관없이 회사 내에서 내 자리가 변화할 때 위기감을 느낀다.”(45·남·대기업 임원) |
사사건건 불평불만 충성심 눈곱만큼도 없군!, 회사가 밀어내는 ‘불량직원’의 7가지 유형 |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인사조직연구실 책임연구원 hkkim@lgeri.com |
불량상품이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듯 ‘불량직원’도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 팀워크 붕괴, 커뮤니케이션 단절 등의 방법으로 조직 문화를 망친다. 그러므로 조직 안에 숨어 기생하는 불량직원들을 회사가 미워하지 않을 수 없으며, 회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암초’들을 방치할 리 없다. 불량직원의 대표적인 유형과 회사가 이들에게 보내는 해고 시그널을 살펴보자. 항상불만형 100%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직장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불만스러울 때가 많다. 그렇다고 사춘기 반항아처럼 늘 불만스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의 경영활동이나 제도 변화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습관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거나 조롱하듯 비판하기를 즐기는 사람이 바로 ‘항상불만형’ 불량직원이다. 임시체류형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회사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는 임시체류형은 문제다. 애초부터 회사에서 마음이 떠나,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의 이직만을 꿈꾸는 사람. 이런 사람이 회사와 일에 제대로 몰입할 수 있을까? 경력관리 차원의 이직이 자연스러워진 상황에서도 이러면 문제가 된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식으로 동료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마음까지 흔들어놓는 사람은 충분히 불량직원이라 할 수 있다. 유아독존형능력은 있지만 동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겸손함이 없는 유아독존형도 불량직원이다. 이런 사람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도’ ‘다른 사람을 짓밟고라도’ 성공하겠다는 과도한 성취 욕구가 이면에 숨어 있다. 성취 욕구가 없어서도 안 되겠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마음에 상처 내기를 아랑곳하지 않는 직원도 문제다. 마찰회피형언제 어디서나 마찰과 갈등이 생길 것 같은 일은 멀리하는 사람도 문제가 있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도 직장인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패한다면 실패를 통한 학습효과도 의미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마찰회피형은 책임지는 일은 전혀 하지 않으려 하며, 교묘하게 변명을 둘러대는 데만 선수인 경우가 많다. 좌충우돌형마찰회피형과 반대로 좌충우돌 불필요한 활동과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며 분주하기만 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의 문제는, 부지런히 행동하지만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에 약하다고 볼 수도 있다. 과거 ‘무대포’ 정신도 이런 유형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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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형함께 일하는 동료나 부하 직원들이 열정과 헌신을 다해 이뤄낸 결과를 가로채는 무임승차형 직원은 인재들을 가장 맥 빠지게 만든다. 일할 의욕을 꺾고 심지어는 회사생활에 회의감을 주기도 한다. 회사로선 이런 직원을 그대로 방치해둘 수 없다. 홈런타자형홈런타자처럼 ‘한 방에 끝내겠어!’라며 무턱대고 덤비는 직원도 문제다. 이런 사람은 잘못된 선택이나 의사결정으로 무리수를 두기 쉽다. 홈런타자는 욕심 때문에 큰 것 한 방을 노리다가 삼진 아웃을 많이 당하는 것이 문제다. 팀 배팅을 못하는 홈런타자는 팀 성적에 도움이 안 된다. 요즘 많은 기업이 ‘360도 다면평가’(상사, 동료, 부하로부터 평가받는 입체적 평가제도)로 직원들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실적, 성과가 좋아도 품성과 태도,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조직 문화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하루빨리 이들을 ‘아웃’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런 직원들에게 회사는 해고에 나서기 전 해고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조짐들을 보이기 시작한다. 최근 들어 실적에 큰 문제가 없는 듯한데 인사평가나 동료평가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면 일단 나에게 해고 시그널이 비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이 경우 중요한 프로젝트나 업무에서 제외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만 모르는 부서 일이 많아지고, 사내 정보에 어두워지면 해고 시그널이 위험 수위에 올라 있다는 증거다. 조직 구성원 중 누구도 불량직원과는 정보를 나누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
험난한 ‘사내정치’ 피할 수 없다면 이용하라, 직장인 ‘생존병법’ A to Z … ‘막강 실력’이 최고 무기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대기업 차장 이경식(가명·41) 씨는 최근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술자리에서 ‘개밥의 도토리’가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내가 김 이사를 자그마치 10년을 모셨어. 근무시간은 물론 회사 밖에서도 충성을 다했지. 노래방에서도 ‘앉으나 서나 이사님 생각’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 이사님뿐이야’라고 낯간지러운 ‘충성가’를 불렀어. 그때마다 × 씹은 표정을 짓는 후배들을 못 본 척하면서 말이야. 골프 약속이라도 잡히는 날이면 새벽 4시에 출발, 우리 집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이사 댁으로 달려가 픽업을 했지. 주말 아침에 우리 아들 수영장 좀 데려다주라고 마누라가 사정할 때도 자는 척하는 내가 말이야. 근데 곧 사장이 될 거라 생각하고 모셨던 김 이사가 글쎄 최근 라인 다툼에서 튕겨져 ‘아웃’된 거야. 이사가 나가니까 나를 보는 다른 임원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지더라. 옮길 만한 자리 있으면 좀 소개해줘.” 중견기업의 ‘엘리트 간부’인 김영수 부장(가명·45) 역시 최근 커다란 딜레마에 빠졌다. 지금껏 회장의 최측근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회장이 잠시 일선에서 물러난 사이, 회장의 둘째아들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계열사로 자리를 옮겼다. 둘째아들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둘째아들과의 사이도 좋아 신임을 얻은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몇 달 뒤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한 회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그를 불러들였고, 다른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는 첫째아들까지 ‘인재’라고 치켜세우며 식사와 술자리에 초대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고 ‘문어발식 줄대기’를 한다고 판단한 둘째아들이 측근에게 “몹시 불쾌하다”고 말한 사실을 알게 된 김 부장은 “지금은 회장, 첫째아들, 둘째아들의 ‘파워’가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라 어느 줄에 서야 할지 난처하다”고 털어놨다. # 대표적인 사내정치, 줄서기 앞의 사례들은 모두 사내정치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꼽히는 ‘줄서기’의 단면이다. ‘줄서기’는 특히 오너가 있는 회사, 그리고 수직적 질서를 중시하는 대기업에서 흔히 나타난다. 김 부장의 사례를 들려준 정치경영컨설팅사 IGM컨설팅의 이종훈 대표는 “특히 창립자인 회장이 혼자 집권할 때는 단순하던 사내 권력구조가 권력을 후대에 이양하는 단계에 이르면 엄청나게 복잡해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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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팅업체 커리어케어의 신현만 대표는 저서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에서 국내 대기업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라인 문화’를 소개했다. 노동조합뿐 아니라 동문회와 향우회 결성까지 꺼리는 삼성에서는 옛 전략기획실 출신들이 대거 핵심계열사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특정 라인을 형성했고, 현대자동차에서는 특정 라인에 들지 못하고 밀리면 그 아래 차장과 부장까지 영향을 받으며, LG 역시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가 공공연히 ‘노른자위’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설문조사 결과도 수직적 질서가 엄격한 대기업에서 ‘라인 문화’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전한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가 지난 1월, 남녀 직장인 198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기업 직장인 중 82.2%가 ‘사내 라인’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중견기업 직장인의 78.7%, 공기업 직장인 77.1%도 ‘사내 라인’의 실체를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중소기업과 외국계 기업 직장인들은 각각 67.8%, 58.1%만이 ‘사내 라인이 있다’고 답해 대조적이었다. ‘사내 라인으로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75.8%가 ‘그렇다’고 답했고, 이러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직장인도 전체의 86.8%에 달했다(표 참조).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2007년에 조사한 사내정치 실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직장인 2108명 중 73.7%가 ‘대립, 갈등 조장, 줄서기 등의 사내정치가 만연하다’고 답한 것. 사내정치의 유형으로는 줄서기, 같은 편 밀어주기, 목적 달성을 위해 회사 고위층과 직접 접촉하기, 여러 편에 발 걸치고 줄타기 등이 꼽혔다. 흥미로운 점은 사내정치를 가장 활발히 하는 직급으로 과장급(28.5%)이 꼽혔다는 것. 인크루트의 이광석 대표는 “중간관리층인 과장 시기에 간부로 진입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치적 성향이 높게 나타난다”라고 분석했다. 수평적 조직이라면 사내정치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헤드헌팅업체 HR코리아의 황소영 마케팅이사는 “수평적 조직에서는 한 부서 내에서 맡겨진 일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 다양한 조직의 구성원들과 직접 접촉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친화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구되는 또 다른 차원의 사내정치가 필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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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대표는 “이렇게 긍정적 의미의 사내정치는 프로젝트별 팀장제가 국내 기업문화로 확산되면서 더욱 중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국에서는 약 15년 전부터 비즈니스계의 화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오피스 폴리틱스(office politics)’ 과정을 도입, 인사담당자와 중간 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과 특강을 시작한 이 대표는 “부정적, 긍정적 의미의 사내정치 유형을 짚어보고 이것이 기업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각각의 대처요령을 입체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목표”라면서 “사내정치를 무조건 나쁜 것으로 여겨 터부시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회사 내 불가피한 정치행위’로 규정, 이에 따른 영향력과 효과를 면밀히 따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 기업 규모, 성격에 따른 사내정치 실전편 ‘줄서기’ 못지않게 흔한 사내정치의 한 유형은 아부다. 그러나 아부는 인내심과 지구력을 갖고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 중소기업 마케팅부 차장 B씨가 여러 차례 몰아닥친 구조조정에도 살아남은 이유는 타고난 아부 능력 때문이다. 일도 못하는 그를 특별히 총애하는 사장을 보고 회사 동료들은 “B의 ‘아부테라피’ 없이는 못 사나보다”고 수군거렸다. 그런데 B씨는 사장의 총애를 믿은 나머지 크고 작은 비리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절대적으로 B씨를 신임하는 사장에게 그간의 비리를 보고할 시점으로 B씨가 ‘아부의 권태기’를 맞을 무렵을 택했다. 이종훈 대표는 “누구나 아부를 가끔, 한두 차례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권태기를 맞아 아부의 ‘약발’이 떨어지면 그때까지의 아부는 소용없게 된다”고 말했다. 마침 그 ‘약발’이 떨어질 무렵 B씨의 만행이 사장에게 보고됐고, 노발대발한 사장은 B씨를 퇴사시켰다. 아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사내정치를 잘하는 방법은 뭘까. 가장 중요한 항목은 분위기 파악이다. 황소영 이사는 “위계질서가 강한 수직적 문화의 조직이라면 ‘튀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소한 예지만, 상사와 동행한 식사 자리에서 모두가 ‘자장면’으로 통일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짬뽕’이라고 외치는 것 또한 튀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수평적 문화에서는 회사 내에서 핵심 구실을 하는 ‘키맨(key man)’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 이사는 “이런 조직에서는 실제 조직도에 나와 있지 않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종의 이너서클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에 숨겨진 실세를 찾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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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규모나 성격에 따라 사내정치에서 중시되는 덕목도 달라진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문지영 홍보팀장은 “특히 대기업 또는 공기업에서는 상사의 처지를 이해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채워줄 수 있는 ‘팔로어십(followership)’을 기르는 것이 필수”라고 말한다. 이종훈 대표는 같은 맥락에서 “최고경영자(CEO)적 마인드를 갖고 사장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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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급이라면 ‘기상학’에 ‘천문학’까지 알아야 “중간 매니저가 되면 회사 돌아가는 판을 보는 능력, 즉 회사 내 하부조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악하는 ‘기상학’과 임원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시적 움직임을 읽을 줄 아는 ‘천문학’에 모두 정통해야 합니다. 초년병 시절부터 ‘내가 부장이라면, 또는 사장이라면 이 문제를 이렇게 볼 텐데…’라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상사에게 사랑받고 관리자로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이종훈 대표) 중소기업 등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 가져야 할 ‘몸가짐’으로 황 이사는 “사내 행사와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회사에 대한 애정을 ‘오버’해서 보여주는 센스”를 꼽았다. 문지영 팀장은 “특히 조직 내에서 개개인의 발언, 행동 등이 쉽게 노출되는 중소기업에서는 절대로 회사 내에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승진 등 결정적 순간에 한 명이라도 ‘딴죽’을 걸면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 사내정치가 횡행해 원치 않는데도 어떤 ‘라인’에 들어갈 것을 은근히 강요당하는 조직에서는 미리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이광석 대표는 “특정 라인에 속할지 말지의 문제는 위험은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상품에 투자할지, 고위험이지만 고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곳에 ‘올인’할지를 판단하는 투자 심리와 비슷하다”며 “여러 파벌에 두루 발을 걸치고 ‘줄타기’를 하거나, 무당파로 어떤 집단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사내정치의 정석에 대해 다루면서 ‘회사 내 역할관계를 파악할 것’ ‘비공식적 조직 가운데 오너, 경영자, 잠재적 사장 후보가 가장 신경 쓰는 조직을 찾아낼 것’ ‘그들에게 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부단히 신경 쓸 것’을 꼽았다. 그러나 각 기업 인사담당자와 헤드헌팅 업체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진정한 ‘사내정치의 정석’은 단 하나 ‘실력을 쌓을 것’이다. 헤드헌팅 업체 나우베스트의 차윤선 이사는 “국내, 외국계 회사를 막론하고 막강한 실력을 갖추는 것만이 험난한 사내정치 복마전에서 굳건히 살아남는 방패”라고 말했다. |
사장님에 다가가면 살고 멀어지면 죽는다, 사장이 붙잡는 1% 직원 되기 |
최진택 MPR & Communications 대표·‘사장의 비밀’ 저자 jt@empr.co.kr |
회사가 떠나려는 직원을 ‘붙잡는다’는 표현이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회사가 아니라 사장이 붙잡는 것이다. 회사는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장의 경영철학과 스타일에 따라 붙잡기도 하고 놔주기도 한다. 이것을 다른 말로 사장의 인사권이라 한다. 대통령은 인사권으로 통치하고 스포츠 감독은 용병술로 사람을 다스린다. 직장인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장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신경 쓰는 것은 ‘회사생활’ 자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불황 속에서 직장인 32.5%가 출근시간을 앞당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회사가 전사적으로 출근시간을 앞당기거나 권장해서’ ‘팀장 등 상사의 명령으로 출근시간을 앞당겨서’ ‘상사 또는 팀원들의 출근시간이 빨라져서’ 순이었다. 달콤한 아침잠을 뺏긴 것을 모두 회사 탓으로 생각한다면 당신은 회사에서 붙잡지 않는 직원이다. 조기 출근의 이유는 바로 사장 탓이다. 사장이 불황 극복을 위해 조기 출근을 지시했거나, 사장의 경영 스타일에 맞춰 ‘알아서’ 윗분들부터 일찍 출근하는 것이다. 면밀히 따져보자.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사장에게 인정받으면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아도 사장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직장생활은 살얼음판이 된다. 따라서 회사가 붙잡는 1% 직원이 되고 싶다면 그 첫 단계는 사장이 붙잡는 직원이 되는 것이다. 사장이 붙잡는 1% 직원이 되기 위한 지름길을 소개한다.
카메라 마사지 효과를 이용하라 ‘카메라 마사지 효과’란 카메라에 자주 접촉할수록 외모가 매력적으로 변한다는 속설을 빗댄 말이다. 카메라 모니터링을 통해 자신의 단점과 장점을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고, 상대방은 카메라를 통해 자주 봄으로써 친밀감이 생긴다. 연예인들이 좋은 예다. 같은 원리로 사장의 눈에 자주 띄는 것이 필요하다. 사장이 주관하는 태스크포스(TF)팀에는 반드시 자원한다. 자원하는 것만으로도 카메라 마사지 효과가 나타난다. 업무적으로 자신이 없다면 송년회나 체육대회에서 장기를 준비한다. 또한 사장과의 면담, 취업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달라고 한다. 사장이나 면접관의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단점 보완이 가장 시급한 문제지만 그 누구도 이를 묻지 않는다. 지적받은 단점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얼마나 기특하겠는가? 사장은 당신의 가능성에 큰 점수를 줄 것이다. 바람둥이가 되라바람둥이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언제나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점,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둘 이상이라는 점이다. 사장이 붙잡는 직원이 되려면 바람둥이가 돼야 한다. 자신의 회사와 사장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그렇지 못하다. 회사에서 어느 정도 안정되면 헤드헌터를 찾고 새로운 직장을 모색하면서 업무를 등한시한다. 문제는, 당신은 몰래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장은 이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최소한 2명 이상의 사장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옛 직장의 사장도 괜찮다. 스승의 날, 어버이날, 새해에 안부인사를 하고 e메일, 전화, 문자 등으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교감을 유지한다. ‘소개’와 ‘추천’은 직원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일 뿐 아니라, 이들은 업종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또 당신의 경력에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가진다. ‘사친직’이 되라사장들끼리 모이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자신들의 직원 이야기가 주요한 대화 소재다. 학창시절에는 엄친아, 엄친딸(엄마 친구 아들, 딸)과 경쟁했다면 이제는 사친직(사장 친구 직원)과 경쟁해야 한다. 사장들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동료 사장과 대화를 통해 가늠해본다. 그러면서 은근히 자신의 직원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직원이 알려준 가십거리 ‘X파일’도 아주 좋은 이야깃거리다. 엄친아는 공부 외에도 두루두루 잘해야 하지만 ‘사친직’은 업무 외에 음주가무 등 하나만 잘하면 된다. 당신이 잘하는 것에 집중 투자하면 ‘사친직’이 될 수 있다. |
회사가 붙잡는 아줌마에겐 뭔가 특별한 것 있다, ‘슈퍼맨 직장인’보다 어려운 ‘원더우먼 직장인’으로 변신하기 |
손정숙 자유기고가 soksaram1@hanmail.net |
# 1 홈쇼핑 회사 머천다이저(MD·상품 선택부터 매입, 판매까지 책임지는 상품기획자)인 주부 A씨는 얼마 전 곤욕 아닌 곤욕을 치렀다. 다른 회사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 며칠 만에 사내에 파다하게 소문이 나버린 것.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을 어찌 감당하랴 가슴 졸인 것도 잠시, A씨는 뜻밖의 반응에 맞닥뜨렸다. 팀장부터 본부장까지 돌아가며 그를 호출해 “제발 회사를 떠나지 말아달라”고 붙든 것. 덕분에 A씨는 스카우트 제의를 한 회사가 제시한 것보다 좋은 조건에 성공적으로 연봉협상을 마칠 수 있었다. # 2 대형 잡지사 기자 B씨는 요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네 살배기 아들을 봐주던 시어머니가 돌연 ‘육아해방’ 선언을 하는 통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그래도 회사가 붙들면 놀이방이라도 알아볼까 고민했지만, 이런 고민이 무색하게 회사는 그의 사표를 덥석 수리했다. 얼마 전 남자 후배가 나가겠다고 했을 때는 말술을 퍼먹이며 말렸던 상사들 아니던가. ‘일 하나만 놓고 보면 내가 후배에게 절대 꿀리지 않건만…. 걸핏하면 회식이라며 밤늦게 술 먹고 어울려 다니더니 끼리끼리 챙겨주는군.’ B씨는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이 치미는 걸 느꼈다.
우리 사회의 ‘아줌마’ 직장인들은 A씨와 B씨 어느 쪽에 가까울까. 아마도 B씨에 가깝다고 느끼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살을 에는 불경기에 회사가 붙잡는 인재 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긴데, 여기에 더해 직장에서 아줌마들의 순위란 남성은 물론 미혼여성에게도 밀려 밑바닥인 게 거의 확실하지 않은가. 하지만 통념에 사로잡혀 주눅 들어 있기만 해선 실제로 B씨 꼴로 끝날 수밖에 없다. 육아와 가사 부담이란 ‘악조건’을 뚫고 아줌마가 회사의 상위 1% ‘인재풀’에 간택되려면 어떤 생존전략이 필요할까.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증거를 대자 살아남기 위해 전문성을 쌓으라는 말은 새해 덕담만큼이나 지당한 얘기다. 회사가 A씨의 소맷자락을 붙들게 한 힘도 전문성에서 나왔다. MD에겐 여러 바이어, 협력사 등과의 끈끈한 네트워크가 밑천이다. MD가 떠나면 이 네트워크가 고스란히 옮겨 가버리니 회사로서는 매출에 직격탄이 될 MD의 이직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만큼 전문성은 필수 인재가 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하지만 누가 모르랴. 그래봐야 나는 MD도, 변호사도, 회계사도 아닌 일개 직원일 뿐인데…’라고 말한다면 이 역시 편견 때문이다. 전문성이 전문직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직무가 있는 곳엔 어디든 전문성의 보고(寶庫)가 있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HR코리아의 황소영 이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라”고 충고한다. 실적이 그때그때 매출로 집계되는 MD 업무와 달리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이 많다. 전문성을 인정받으려면 회사를 위해 어떻게 일했고 앞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증거를 댈 수 있어야 한다. 매출이나 생산성 등 자신만의 기여도 지표를 마련, 스스로 전문성을 북돋는 데 활용하고, 밖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도구로 삼아라. 사장을 꿈꿔야 팀장이라도 한다 커리어 컨설팅업체 CMI연구소의 전미옥 대표는 “5~10년을 내다보고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인지,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인지를 먼저 정한 뒤 그에 맞춰 전문성을 쌓아라”라고 조언한다. 스페셜리스트가 목표라면 관련 자격증, 학위 등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깊은 우물’을 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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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임원이 될 사람에겐 관리자로서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될성부른 아줌마들은 관리자로서의 전문성 쌓기를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 커리어케어 신현만 사장은 “사장 되고 임원 되려는 사람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희생을 감수하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두루두루 관계를 맺을 줄 안다. 조직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진 이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조직은 그런 사람을 키워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꿈이 있는 아줌마들은 사장을 꿈꾼다. 그래야 팀장이라도 한다. 관리자가 되고 싶다면 자기 분야 외에 경영, 마케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도 쌓아라. 회사 돌아가는 메커니즘도 늘 눈여겨보고, 원만한 대인관계와 리더십을 다져라. 회사생활은 네트워크에서 네트워크는 회식에서 회식을 밤늦게까지 끼리끼리 술 먹는 자리라고 기피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사표는 B씨의 것처럼 소리 소문 없이 수리될 확률이 높다. 혼자서 맡은 일을 아무리 꾸역꾸역 해내도 백면서생(白面書生)일 뿐이다. 조직 내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일은 대부분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일을 통해 성장하려면 관계가 중요하다. 이 관계가 싹트고 자라나고 거래되고 얽히는 곳이 회식자리다. 회식자리에선 물 흐르듯 가장 자연스레 네트워크가 이뤄진다. 네트워킹은 업무만큼, 어쩌면 그 이상 중요한 회사생활의 반쪽이다. 따라서 회식에는 되도록 참석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엄마이자 아내인 아줌마가 새벽 두세 시까지 술상 앞에 앉아 있긴 곤란하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 상사와 공식적으로 얘기하라. 회식과 관련해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선 미리 선을 그어둬라. 공연히 미안해하며 끌려다니다 보면 가정은 가정대로 걸리고 회사는 회사대로 불만이며 생활만 엉망이 된다. 이렇게 되면 업무와 건전한 네트워크 형성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만 끼칠 수 있다. 업무가 아닌 일은 차라리 확실하게 맺고 끊어, 가능한 한도에서 최선을 다하라. 세상은 ‘아줌마의 힘’에 눈을 뜬다 황소영 이사는 “최근엔 기업체에서도 비서직에 미혼여성이 아닌 기혼여성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미혼여성보다 신변과 정서가 안정적인 데다 경험과 배려심도 많아 사내의 다양한 부침(浮沈)에도 동요 없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 또한 집안 대소사와 아이들까지 챙기며 직장생활을 해온 ‘슈퍼 아줌마’들의 내공은 어지간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동안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HP 인사담당 최영미 이사는 “가정을 챙기며 얻은 이런 평정심과 배려심 덕분에 여성 관리자는 부하직원에게 공감형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영업조직에서 파워를 발휘해 깜짝 실적을 올렸다는 아줌마들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처럼 세상은 아줌마들의 힘에 새로이 눈뜨고 있다. 직장 내에서도 아줌마들의 도전이 거세다. 이들에게 꼭 필요한 마술봉 같은 한 마디는 무엇일까. 전미옥 대표는 ‘꿈’이라고 말한다. “꿈은 목표와 계획의 동력입니다. 꿈을 재정비하세요. 꿈이 있는 한 우리의 능력은 무궁무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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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라, 직장에서 꽉 붙잡는 1% 슈퍼 직장인의 이미지 전략 |
장은정 이미지 컨설턴트 www.planjimage.com |
얼마 전 외국계 컨설팅 회사 임원 A씨와 직원들의 스타일과 이미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는 “실력도 없으면서 고가의 명품 넥타이를 착용한 직원을 보면 한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의 임원 B씨와 같은 주제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재미있게도 B씨는 A씨와는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의 주장은 실력이 남보다 뛰어나지 않다면 옷차림에라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두 사람의 말 중 한쪽이 전적으로 맞거나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붙잡는’ 슈퍼 직장인은 다르다. 슈퍼 직장인은 A씨와 B씨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다.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늘 노력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스타일과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업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싸고 좋은 것만 몸에 걸친다고 나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나를 가장 잘 표현하면서 나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미지 전략이라는 것이 비단 실력과 옷차림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조직에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비판할 때 ‘겉과 속이 다르다’고들 하는데, 슈퍼 직장인으로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첫걸음은 멋진 스타일에 어울리는 멋진 애티튜드(attitude), 즉 언행을 갖추는 것이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사람이 슈퍼 직장인이란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또한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에 자신이 곧 브랜드라는 사고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마인드를 가진 슈퍼 직장인과 일반 직장인의 모습은 5년 뒤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자신의 가치를 상승시키면 자신의 지위와 모습, 생활 패턴에까지 당연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그레이드된 사람의 이미지는 언제 어디서나 깊은 인상을 주는 힘이 있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능력을 갖춘 준비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표현됨으로써 인생에서 남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당신이 남성 평사원이라면? 요즘 젊은 직장인의 특징 중 하나는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 간혹 연예인의 스타일을 모방하거나 쇼윈도에 진열된 의상을 그대로 구입해 입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유행을 따르는 것이 세련돼 보이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면 촌스럽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스타일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닌 사람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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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나’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에 중점을 두면서 고객을 대하거나 직장 내에서 신뢰받을 수 있는 깔끔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을 겪고 있는 시기에 너무 요란한 넥타이나 핏(fit)이 강조된 슈트의 옷차림은 보수적인 조직에서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진정한 멋쟁이는 디테일에 민감하다. 다소 보수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되 색상을 적절히 매치한 자연스러운 옷차림에 조금은 손때가 묻은 듯한 클래식한 구두나 시계 등 액세서리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안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남성 임원이세요? 전형적인 한국 중년 직장남성들의 옷 입기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치수보다 한두 치수 큰 슈트를 사서 넉넉하게 입는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반 치수만이라도 작은 옷을 사서 입어보길 권한다. 이는 스타일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건강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옷을 넉넉하고 편안하게 입다 보면 체중 증가에 무심하기 쉽기 때문이다. 남성복을 구입할 때는 자신의 정확한 치수에 맞추도록 한다. 또한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가면 직장 밖에서 다양한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 이럴 때의 옷차림은 직장 내에서의 옷차림과는 조금 달라야 한다. 특별한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할 때 턱시도가 과하게 느껴진다면 평상시 매는 넥타이보다 좀더 화려한 것을 준비하고, 이와 잘 어울리는 포켓치프를 사용하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외국인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매너 있고 세련된 한국 남성이라는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다. 당신이 여성 신입사원이라면? 직장에서 여성 신입사원은 직장의 꽃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귀여움을 독차지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꽃다발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컬러에 러플 장식 원피스, 공주풍 스타일은 처음엔 ‘신선한 충격’을 줄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 능력에 의심을 갖게 하는 장애 요인이 되기 쉽다. 여성 직장인의 화장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의견이 있지만,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 머리칼을 지저분하게 하고 다니거나 민얼굴인 경우 자칫 게을러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입술색과 피부톤을 생기 있게 보이도록 신경 쓰길 권한다. 또한 아무리 유행하는 아이템이라도 집에서 입는 듯한 이지웨어라면 젊고 능력 있는 슈퍼 직장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포기하자. 신입 여성 직장인이라면 이 말을 잊지 말자. ‘Simple is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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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임원이세요? 직장 간부급 여성들의 스타일링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이들이 전업주부보다 더 ‘주부’스럽게 보인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올랐기 때문에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비치는 것은 좋으나, 어느 순간 젊고 감각적이며 능력까지 뛰어난 부하직원이 두려운 존재로 보일지 모른다. 명품 브랜드로 휘감아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게 스타일링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이트 셔츠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을 살펴보자. 색이 누렇게 바래진 않았는지, 구겨지진 않았는지, 착용감은 좋은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잘 재단된 좋은 소재의 기본적인 아이템은 멋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또 관리만 잘하면 유행과 상관없이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지난해 작고한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패션은 한순간이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그 시즌에 유행하는 패션에 열광하기보다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을 갖고 있다면 사회생활에 프로페셔널로서 여성 직장인의 존재감은 영원할 것이다. 슈퍼 직장 남녀의 ‘머스트해브’ 선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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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플한 디자인의 실버 광택이 돋보이는 커프스 링크는 세련된 옷차림을 완성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1 검은색 힐은 하나쯤 구비하고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가죽의 질이 좋고 유행을 안 타는 심플한 힐을 구입해 착화 전후에 꼼꼼히 손질한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앞). 에나멜 구두는 토즈. |
‘내조의 여왕’ 둔 남편이 부러워!, 골프 매너부터 집안 단속까지 2009년식 ‘내조의 방법’ |
김수영 자유기고가 kimsu01@hanafos.com |
아내와 남편은 서로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인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은 막을 내렸지만, 잘나가는 남편 뒤에는 좋은 아내가 있고, 못난 남편도 아내가 개조시킬 수 있다는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세월이 바뀌어도 살아남는 ‘내조의 여왕’ 2009년형은 어떤 인물일까. 잘나가는 남편 뒤에 튀지 않는 아내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류사회에는 ‘제가(齊家)’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다. 법조, 군, 관료, 대기업 등 기강이 강조되는 집단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조직사회는 ‘상명하복’으로 굴러간다. 군인 출신의 전직 대통령 부인이 남편 직속상관의 집에 가서 김장을 도와주는 등 소매를 걷어붙이고 내조했다는 일화를 공개한 적 있다. 조직을 잘 유지하기 위해 헌신형, 복종형 직원이 필요하듯 아내들의 미덕은 자기 할 일을 다 하면서 튀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요리, 인테리어, 살림법 등의 강좌를 열어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지 강사에게 모 대기업 간부 부인들이 수업을 받았다. 그런데 강사가 “그분들이 너무 겸손해서 놀랐다”며 감탄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얼굴에 단발이나 묶은 머리, 베이지와 회색 톤의 무채색 옷, 국내 브랜드의 가방 등 수수한 차림으로 나타난 이들 ‘사모님’은 하나같이 단아한 미소로 공손하게 인사를 나눈 뒤 서로에 대한 칭찬 일색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특히 매너가 남다른 최고경영자의 부인은 시종 겸손한 자세로 일관했다. 부하직원의 아내가 나갈 때 문을 열어주고, 다과가 나오면 부하직원의 아내를 다 챙긴 다음에야 먹었다. 그 다음 날부터는 서로 양보하느라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정도였다. 강사는 “서로 말은 안 하지만 누가 누구의 상급자 부인인지 아는 눈치가 역력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수업이 스트레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결속력이 강한 조직일수록 튀는 것, 예쁜 것, 똑똑한 것은 금물이다. 부부 동반 골프를 치더라도 상대를 배려해서 티 안 나게 져준다.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매너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서초동에서 활약하는 티칭프로 김경환(52) 씨는 남편들로부터 “아내에게 골프 매너를 가르쳐달라”는 주문을 자주 받는다. “샷을 하자마자 ‘나이스 샷’인지 간파해 상대를 칭찬하고, 자연스럽게 져주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이런 경지에 오르려면 골프를 여간 잘 치지 않으면 안 되죠. 초보일 때는 아무래도 경쟁에 빠져들게 되니까. 그래서 상사의 사모님에게 미운털이 박히지 않도록 에티켓 교육을 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신사임당형 아내는 ‘되는 집안’의 상징 집안 단속의 첫 번째 대상이 아내라면 두 번째 대상은 자녀다. 자녀가 공부를 잘하면 어깨에 힘이 절로 들어간다.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기 전에 유학 가라’는 게 드라마에만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면 남편들은 ‘제가’를 잘한 리더가 된다. ‘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의 저자 임미성 씨의 남편은 두 아들이 서울대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고교 졸업 후 행원에서 시작해 지점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했다. 그런데 아내와 두 아들이 유명해진 이후부터는 ‘가화만사성’을 이룬 직장인으로 좋은 평판까지 얻게 됐다. 아내와 자녀에 대한 좋은 평판은 사회생활하는 남편의 품위를 지켜주며, ‘되는 집안’이라는 평판은 인사평가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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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자동차에서 판매 순위 상위 10위 안에 드는 P(47)씨는 고객들을 상대할 때 은근히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흘린다. 그의 자녀들은 대치동 학군에서 수학 경시 및 특목고를 준비하고 아내는 학교 임원으로 활약 중이다. 이런 배경을 알리면 단박에 고객들이 관심을 갖는다. 강남에서 이 정도의 ‘스펙’이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 1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야망가 남편 뒤엔 만능비서형 아내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의 봉순이 캐릭터는 전형적인 비서형 아내다. 스케줄 관리, 자기계발, 회계나 경리, 사소한 심부름, 운전 등을 하며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가 늘고 있다. 기업인이나 임원의 아내 중에는 이런 비서형 인물이 꽤 많다. 요즘 잘나가는 CEO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모 인사는 치밀한 성격의 아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의 인맥관리 자료는 아내가 만든 것이다. 워낙 만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아내가 수천명의 인적 사항을 친구, 사업상 직접적으로 연결된 사람, 간접적으로 정보를 얻은 사람, 봉사단체 인맥 등 유형별로 정리, 기록해 이를 비서실에서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 지금은 금융업으로 진출한 모 그룹의 창업자 부인은 비서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비서 노릇을 했다. 대기업 이사인 김명규(가명·54) 씨는 아내가 아침마다 식탁에서 일러주는 유머를 외워둔다. 아내가 유머집을 사서 먼저 읽고 재미있는 것들을 뽑아서 알려주는데, 회사 회식이나 모임에서 써먹으면 반응이 좋다. 모 홍보회사의 중국법인 부사장인 김준규(가명·47) 씨는 욕실에 휴대용 텔레비전을 두고 중국 드라마를 틀어준 아내 덕분에 중국어를 단기간에 마스터한 경우다. 재테크의 여왕 덕에 직장생활 즐기는 남편 샐러리맨 중에서 가장 ‘복 받은 당신’은 재테크의 여왕을 아내로 둔 남편들이다. 이들은 아내 덕분에 지금의 직장이 신이 내린 직장인 듯 맘 편하게 일한다. 직장에서 잘리더라도 걱정이 없기 때문에 소신껏, 청렴하게 일하다 보니 동료 후배들에게 ‘인품이 후하다’는 평도 받는다. 정보통신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명헌(40) 씨는 10여 년 전 H컴퓨터에서 몇 명의 직원을 모아 독립, 회사를 차렸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자신 앞으로 나온 배당금 3000만원 중 1000만원을 직원들을 위해 썼다. 직원들은 사장에게 감사하며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보냈다. 그가 호기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아내가 부동산 재테크로 이미 상가 2채와 아파트 1채, 빌라 1채 등 40억원 상당의 자산을 마련해놨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인 아내가 서울 강남에서 기반을 잡은 최영철(49) 씨 또한 동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남편이다. 나이로 보면 승진 누락이나 명예퇴직 압박을 받을 만하건만, 직장생활 자체를 즐기면서 하다 보니 일도 무리 없이 풀려나간다. 샐러리맨에겐 조강지처형이 최고 출판사에 다니는 이모 부장은 ‘간 큰 남편’이다. 술만 마시면 후배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서 해장을 시켜준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과 부장 사모님이 가족처럼 따뜻한 관계를 맺게 됐고, 웬만큼 갈등이 쌓여도 집에 불러다 밥 한번 같이 먹으면 끝난다. 사장은 이 부장이 아랫사람을 잘 다독이는 최고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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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전자에 다니는 손모 씨 또한 유럽에서 근무할 때 아내 덕을 톡톡히 봤다. 손씨는 향수병에 걸린 동료나 후배를 늘 집으로 데려와 잔치국수, 김치찌개 같은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 손씨의 아내는 현지 직원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어놓고 네덜란드와 독일 등지의 유럽 생활 5년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가 만든 사이트는 현지 체류 아내들을 위한 대표적 유럽 커뮤니티가 됐다. “요즘은 선배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후배 눈치를 봐야 합니다. 후배들의 선배 평가가 무섭죠. 무능한 선배보다 야박한 선배로 낙인찍히면 조직생활이 어려워요. 선배의 최고 덕목은 푸근한 정입니다.” 아내가 아침에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회의 시간에 내놓는 조희남(38) 씨. 그는 “부서원들의 상향 평가가 점점 중요해지는 현실에서, 특히 회식과 2차를 기피하는 여직원들에게는 아내의 깔끔한 내조가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내조 사례들과 정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다. 적지 않은 아내들은 남편이 직장에서 여직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갖지 않을까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래서 남편의 직장 동료에게 ‘감시’를 부탁하거나 남편의 불륜 사실을 털어놓고 고민을 상담하기도 한다. 직장이 사교 모임이 아니라 냉혹한 조직임을 망각한 행동이다. 동료의 아내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사람은 회사 내에서 남편의 잠재적 경쟁자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해도 남편의 직장생활에 치명적인 평판을 남기게 된다. 남편을 사회에서 매장시키기 위한 작전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이전보다 빈도는 줄었다지만 우리 기업 문화에서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 되곤 한다. 그런데도 회식에 참석한 남편에게 자주 전화를 해서 언제 오냐고 묻거나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키면 주변 사람들까지 불편해진다. 남편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알아챌 만큼 관심을 갖고 간섭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내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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