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글로벌 호크가 탐나는 세가지 이유

醉月 2008. 10. 11. 22:11
글로벌 호크가 탐나는 세가지 이유
지구상 가장 높이 나는 무인정찰기…어떤 전투기나 미사일도 요격 불가
현존 무인 정찰기 중 세계 최장 비행기록
24시간 안에 해상도 1m로 북한 전역 촬영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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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 안 산다. 판다, 안판다” 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앞두고 글로벌 호크 구입의사를 밝혔던 노무현 정부와 사지 않겠다는 MB 정부를 두고 네티즌 들은 끊임없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야 한다’ 는 쪽은 전작권 환수를 앞두고 전략정보 획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고 ‘필요 없다’ 는 쪽은 한미동맹 강화로 미국이 정보를 제공해 주는데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살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맞선다.

미국은 ‘판다, 안 판다’는 입장을 번복해 가며 글로벌 호크를 한미 국방외교의 ‘미끼’처럼 활용한다. 우리 당국과 미묘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도대체 글로벌 호크가 뭐 길래?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글로벌 호크가 탐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보자.



첫째, 가장 높이 난다.

인공위성을 통해 조종되는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의 작전 고도는 20km다. 이는 성층권이다. 인공위성 바로 아래에서 지상을 내려다 본다. 성층권 하단부를 나는 여객기의 고도가 12km임을 감안한다면 정말 까마득한 높이다. 전투기의 고고도 훈련도 최고 10~12km에서 이뤄진다. 높다는 것은 넓게 본다는 장점도있다. 중요한 것은 고도가 워낙 높아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는다. 지구상 어떤 전투기도 이 정도 높이에서 요격임무를 수행하기 힘들다. F-15의 경우 한계고도를 20km로 잡고 있지만 산소가 희박해 엔진 효율이 떨어진다. 올라가자마자 다시 재급유를 받으러 내려와야 한다. 설사 요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글로벌 호크의 레이다에 먼저 잡힌다. 미사일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 높이에 있는 글로벌 호크를 명중시키는 미사일은 거의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올라오는 동안 레이다 포착된다. 자리를 피하면 그만이다. 비싼 미사일만 날리게 된다. 한때 비슷한 고도에서 작전을 펼치던 미국의 정찰기 U2가 구소련의 미사일에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첨단 레이다로 무장한 글로벌호크와는 경우가 다르다.



둘째, 가장 오래 난다.

미국의 주요 방산업체인 노드롭 그루만사가 생산하는 글로벌호크는 2001년 3월21일 뉴멕시코에 있는 미군 화이트샌드 미사일레인지에서 30시간 24분을 비행해 무인기 부분 세계 최장 비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FAI 기록원이 현장에 없어 비공인기록으로 남게 됐지만 현존하는 정찰기 중 가장 오래 나는 기종임에는 틀림없다(무인기 최장비행기록은 미국 QinetiQ’사의 초경량 태양열전지비행기 Zephyr의 54시간이다. 그러나 이 UAV는 실험기다).

글로벌호크(RQ-4)의 동체길이는 14.5m지만 날개폭은 39.9m다. 날개가 동체에 비해 3배 정도 길다. 그만큼 비행효율이 높다. 작전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 35시간을 날수 있다. 약 5000km 범위의 작전거리에서 24시간 이상 비행하며 정찰활동을 할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오래 또 자세히 본다. 인공위성도 자세히 보지만 오래보지는 못한다. 궤도에 따라 돌기 때문에 금방 지나간다. 첩보위성의 주기를 알면 얼마든지 적에게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호크 서너 대만 있으면 교대로 떠서 일년 내내 북한 전역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사일이 닿지 않는 높은 위치에서 하루가 넘도록 들여다보고 있으니 당하는 쪽은 애만 탈 뿐이다. ‘지붕 쳐다보는 개’ 꼴이 된다. 감추고 싶은 ‘속살’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 가장 자세히 본다.

글로벌 호크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합성개구레이다, 레이온사 제작)의 최고 해상도는 30cm로 첨단 첩보위성과 맞먹는다. SAR(Synthetic Aperture Radar)은 항공기나 인공위성 등에 탑재해 이동하면서 목표물에 레이다를 쏘아 이에 부딪쳐 반사되는 레이다 신호를 컴퓨터 등을 이용해 분석, 합성한 뒤 영상으로 합성해 주는 최첨단 관측 장비다. 레이저 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름을 뚫고 촬영이 가능하다. 낮밤도 관계없다. 우리나라가 2006년 발사에 성공한 무궁화5호 위성의 해상도가 1m인 점을 감안하면 세배 이상의 높은 해상도다.

글로벌 호크의 SAR은 세가지 모드가 있다. 30cm의 물체를 1개의 점으로 표시하는 고해상도 스폿모드로는 24시간 동안 7,600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지역을 촬영할 수 있다. 또 1m해상도인 광역탐색 모드(Wide Area Search mode)를 사용하면 24시간이면 138,000평방킬로미터의 지역을 촬영 할 수 있다. 북한의 면적이 122,762평방킬로미터이므로 하루 만에 북한 전역을 1m해상도 사진으로 촬영하고도 남는다.

글로벌 호크의 SAR은 이동표적추적모드(Moving Target Indicator mode)도 있는데 이 방식을 이용하면 1분 안에 15,000평방미터 지역에서 시속 7.5km이상으로 움직이는 모든 표적을 탐지할 수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오래, 가장 자세히 보는 글로벌 호크. 대당 7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아깝지 않은 지구상 최고의 정찰기다.

주기중 기자· 영상자료=노드롭그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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