鈍銘千字

고사성어_17

醉月 2009. 8. 16. 07:11

爭先恐後(쟁선공후)
  爭(다툴 쟁) 先(먼저 선) 恐(두려워할 공) 後(뒤 후)
 
  한비자(韓非子) 유로(喩老)편의 이야기. 춘추시기, 진(晋)나라에는 왕자기(王子期)라는 유명한 마부가 있었다.

조(趙)나라의 대부 양주(襄主)는 왕자기에게서 말 부리는 기술을 배우고, 그와 마차 달리기 시합을 했다.

그러나 양주는 세 번이나 말을 바꾸었지만 모두 지고 말았다. 몹시 불만스런 표정의 양주에게 왕자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말을 제어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몸과 수레가 일치되어야 하고, 또 부리는 사람과 말의 마음이 일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대부께서는 저를 앞지르고자 초조해 하고,

또 앞서 달릴 때에는 제가 뒤쫓아오지나 않을까 하여 걱정하셨습니다(君後則欲逮臣, 先則恐捷于臣).

대부께서는 앞서든지 뒤서든지간에 내내 저에게 마음을 쓰고 계시니, 어떻게 잘 달릴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대부께서 저에게 뒤처진 까닭입니다. 
   爭先恐後 란  격렬한 경쟁의 모습 을 뜻한다. 영어에서도  The Devil takes the hindmost(악마는 꼴찌를 잡아간다) 라고 했다.

모든 경쟁에서 앞자리만을 다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특히 고3 학생들의 입시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하다. 증가하는 학생 자살도 사실  爭先恐後 의 결과이리라.
  

  虎口餘生(호구여생)
  虎(범 호) 口(입 구) 餘(남을 여) 生(날 생)
 
  송(宋)나라 때, 호주(湖州)에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주태(朱泰)라는 사람이 있었다.

집안이 가난한 탓에 산에서 나무를 해다 백리 밖에 있는 저자에 내다 팔아 겨우 몇 푼의 돈을 마련하여 생활하였다.

어느 날, 주태가 산에 올라 나무를 하고 있었는데, 큰 호랑이가 나타나 그를 물고 갔다.

주태는 호랑이게 물려 가면서도 죽을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내가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늙으신 어머니는 어찌 할꼬. 

그는 계속 소리치면서 호랑이의 이빨에서 벗어 나려고 몸부림쳤다.

그를 물고 달리던 호랑이도 이제껏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깜짝 놀라서, 입을 벌려 주태를 놓아 주고는,

오히려 허둥지둥 도망치고 말았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주태가 부상당한 채 집으로 돌아 오자,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그를 위로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돈과 물건을 가지고 와서 그를 도와 주었다.
호구(虎口)에서 살아 돌아온 주태는 그후 주호잔(朱虎殘)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虎口餘生(life spared from the mouth of a tiger) 이란  큰 위험에서 목숨을 구함 을 비유한 말이다. 

 

 
  牛鼎烹鷄(우정팽계)
  牛(소 우) 鼎(솥 정) 烹(삶을 팽) 鷄(닭 계)
 
  후한서(後漢書) 변양전(邊讓傳)의 이야기. 동한(東漢) 말기, 진류(陳留)지방에 재능과 학문을 겸비한 변양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조정의 의랑(議郞)인 채옹(蔡邕)은 하진(何進)의 수하에 있던 변양에게 더 높은 관직을 맡기고자 하여, 하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변양은 뛰어난 인물로서 예(禮)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고, 법도(法度)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않습니다.

옛말에  소 삶는 큰 솥에 닭 한 마리를 삶게 되면 물이 너무 많아 맛이 없어서 먹지 못하게 되고(函牛之鼎以烹鷄 多汗則淡而不可食),

물을 너무 조금 부으면 익지 않아 먹을 수 없게 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큰 인재를 하찮은 일에 쓴다는 뜻이니,

장군께서는 그로 하여금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진은 채옹의 말을 듣고, 변양을 더 높은 관직에 천거하였다.  牛鼎烹鷄 란  큰 인재를 작은 일에 씀 을 비유한 말이다.

소와 닭은 한자에서 각각 최고와 최저를 상징하는 동물로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요즘 보약으로 기른 100만원 짜리
닭이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한다. 이런 닭 정도라면 소 삶는 큰 솥이라야 격에 맞을 것 같다.


  
  杏林春滿(행림춘만)
  杏(살구나무 행) 林(수풀 림) 春(봄 춘) 滿(찰 만)
 
  진(晋)나라 갈홍(葛洪)의 신선전(神仙傳) 동봉(董奉)편의 이야기다. 삼국(三國)시대, 오(吳)나라에 동봉이라는 명의(名醫)가 있었다.

그의 집은 진찰 받으러 온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붐볐으나, 그는 다른 의사들과는 달리 환자들로부터 치료비를 받지 않고,

완치된 후에는 몇 그루의 살구나무를 심게 하였다. 중병이었던 사람은 다섯 그루, 병이 가벼웠던 사람은 한 그루를 심게 하였다.

몇 년후, 그의 집은 수십만 그루의 살구나무로 가득 찼다. 사람들은 그 살구나무 숲을  동선행림(董仙杏林) 이라 했다.
  살구가 익을 때면 사람들이 살구를 사러 왔지만, 동봉은 한 그릇의 쌀과 한 그릇의 살구를 맞바꾸었다.

때로 반 그릇의 쌀을 놓고 한 그릇의 살구를 슬쩍 따가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이럴 때면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이들을 쫓아냈기 때문에, 후에는 아무도 양심을 속이려 들지 않았다.

동봉은 이렇게 하여 모아진 쌀로 가난한 이들을 도왔으며, 어느 날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고 한다. 

杏林春滿 이란  의술이 고명(高明)함 을 비유한 말이다. 최근 명의(名醫)들의 특진 한 번 받으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고명한 의술 때문인지 아니면 환자들의 고급(?)병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擧案齊眉(거안제미)
  擧(들 거) 案(책상 안) 齊(가지런할 제) 眉(눈썹 미)
 
  후한서(後漢書) 양홍전(梁鴻傳)의 이야기다. 동한(東漢)시대, 양홍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일찍 부모를 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태학(太學)을 마쳐 많은 학식을 갖추었다.

그러나 그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들에서 돼지를 기르며 살았다. 그런데 맹(孟)씨라는 사람의 집에 다 자란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뚱뚱한 몸매에 시커먼 얼굴, 게다가 힘은 장사였다. 그녀의 부모가 그녀에게 결혼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양홍처럼 덕 있는 사람이라면 시집을 가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양홍은 몹시 기뻐하며,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였다. 양홍 부부는 산에 은거하면서 쌀을 찧어 주는 일로 생활을 하였다.

양홍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그의 아내는 감히 남편을 쳐다보지 못하고 밥상을 눈 높이까지 들고 왔다(不敢于鴻前仰視, 擧案齊眉).
   擧案齊眉 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존경함 을 비유한 말이다. 간간히 들려오는 매 맞는 남편과 아내들의 씁쓸한 소식,

그리고 남매간인지 부녀간인지 분간 못 할 젊은 부부들의 사랑(?)의 호칭.

이것들은 모두 부부가 진정 서로 존경함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리라.
  

  率獸食人(솔수식인)
  率(거느릴솔) 獸(짐승 수) 食(먹을 식) 人(사람 인)
 
  맹자(孟子) 양혜왕상(梁惠王上)편의 이야기다. 양혜왕이 맹자에게 가르침을 청하자,

맹자는 그에게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는 것이 칼로 죽이는 것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양혜왕은 다름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이는 것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라는 맹자의 물음에 양혜왕이 다른 점이 없다고 하자, 맹자는 말을 계속하였다.
   주방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이는 것입니다.

짐승들이 서로 잡아먹는 것조차도 사람들은 미워하는데,

백성의 부모가 되어 가지고 정치를 해나가는데 짐승을 몰아다가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을 면하지 못한다면(不免於率獸而食人)

백성의 부모노릇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率獸食人 이란  폭정으로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 을 비유한 말이다.   


  分道揚 (분도양표)
  分(나눌 분) 道(길 도) 揚(오를 양)  (재갈 표)
 
  북사(北史) 하간공제전(河間公齊傳)의 이야기. 남북조의 북위(北魏) 효문제(孝文帝)가 다스리던 시기,

원지(元志)라는 사람이 도읍인 낙양의 경조윤(京兆尹)을 맡고 있었다. 원지는 뛰어난 문재(文才)와 능숙한 일처리,

그리고 황제의 목숨을 구했던 그의 부친 덕분에, 효문제의 깊은 총애를 받으며, 조정 관리들을 무시하였다.
  한번은, 원지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조정의 어사중위(御史中尉)인 이표(李彪)를 만나게 되었다.

원지는 관직으로 보아 마땅히 이표에게 길을 양보하여야 했으나, 오히려 그를 얕보고 길을 내주지 않았다.

두 사람는 하는 수 없이 이 일을 효문제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였다.

난처해진 효문제는 그들의 시비에 말리고 싶지 않아서  낙양은 과인의 도읍이니, 마땅히 길을 나누어서 수레를 몰아야 하오(應分路揚 ).

이제부터 길을 달리하여 다니도록 하시오. 라고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分道揚  란  취향이나 목표 등에 따라 각각 다른 길을 감 을 뜻한다.   


  犬牙相錯(견아상착)
  犬(개 견) 牙(어금니 아) 相(서로 상) 錯(섞일 착)
 
  한서(漢書) 중산정왕전(中山靖王傳)의 이야기.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건국 후,

각지의 이성(異姓) 제후(諸侯)들을 제거하고 같은 성씨(姓氏)의 인물들을 왕후로 봉하였다.

그러나 3번째 군주인 경제(景帝) 때에는 각 지역의 동성 제후들이 증대된 세력을 믿고 조정에 대항하며 제위를 다투었다.
  오왕(吳王) 유비(劉 )의 반란이 평정된 후, 경제는 다시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봉하였다.

한무제가 제위를 계승한 후, 조정 대신들은 이러한 왕후들이 다시 반란을 일으킬까 우려하며, 그들을 제거하도록 무제에게 건의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된 왕후들은 크게 노하여  우리는 모두 황실의 골육지친으로서 선왕께서 땅을 주시어 마치 개의 이빨처럼 서로 얽혀있으며(犬牙相交錯), 서로 도와 도읍을 지키며 종실을 반석처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를 무고하다니, 이는 참으로 억울한 일입니다. 라고 하였다.
  이들 중 중산정왕은 무제의 앞에서 대성통곡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한무제는 그들을 위로하면서도,

비밀리에 중앙집권 통치를 강화하였다.  犬牙相錯 이란  많은 요인들이 얽혀 상황이 복잡함 을 비유한 말이다. 
  

  守株待 (수주대토)
  守(지킬 수) 株(그루 주) 待(기다릴 대)  (토끼 토)
 
  한비자(韓非子) 오두(五 )편의 이야기다. 춘추시기,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에서 일을 하는데,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급히 달려 오더니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목이 부러져 죽는게 아닌가.

이 농부는 토끼를 거저 줍게 되자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날 이후,

농부는 쟁기를 풀어 놓고 하루종일 나무 그루터기 옆에서 다시 토끼가 달려와 나무에 부딪혀 죽기만을 기다렸다(因釋其 而守株, 冀復得 ).

하지만 몇날이 지나도록 나무에 부딪혀 죽는 토끼는 한 마리도 없었다.

그가 농사를 지었던 땅은 황폐해졌고, 나라 안의 사람들은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株 란 본시  나무의 그루터기 를 뜻하지만, 지금은 증권시장의 핵심이 되었다.
홍콩, 동경, 뉴욕 할 것 없이 전세계의 주가(株價)가 폭락하고 있다. 나무와 기업의 밑둥인  株(?) 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국이라면 횡재를 꿈꾸었던 일부 투자가들은 토끼를 기다리는 농부처럼 그저  수주(守株) 하는 수밖에 없을 것같다. 

守株待 (trust to chance and windfalls) 란  변통을 모르거나 노력없이 요행만을 기대함 을 비유한 말이다.
  

  四分五裂(사분오열)
  四(넉 사) 分(나눌 분) 五(다섯 오) 裂(찢을 열)
 
  전국책(戰國策) 위책(魏策)의 이야기. 전국시대, 제(齊) 초(楚) 연(燕) 한(韓) 조(趙) 위(衛) 진(秦) 등 7국이 패권을 다투던 시절.

진나라는 상앙(商 )의 변법(變法)을 시행하여 국력이 증강되자 천하를 통일하고자 빈번히 주변 나라들을 침공하였다.

이에 6국은 소진(蘇秦)의 합종책(合縱策)으로 진나라의 계획을 저지하려 하였으나,

진나라는 장의(張儀)의 연횡책(連橫策)을 채용하고 그를 재상(宰相)으로 임명하여 6국을 돌며 유세하도록 하였다.

장의는 먼저 위(魏)나라 왕을 설득하였다.
   위나라는 남으로 초나라에, 동으로는 제나라, 서쪽으로는 한(韓)나라, 북으로는 조나라와 접해 있습니다.

만약 주위의 나라들과 관계가 나빠져서 그들이 공격해 온다면 사방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위나라는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라는 사분오열될 것이니, 차리리 진나라에 의지하여 보장받는게 나을 것입니다. 
  장의는 6국에서 이해와 유혹, 협박 등으로 그들의 합종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였다. 

四分五裂 이란  여러 갈래로 갈기갈기 찢어짐 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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