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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디자인하다

醉月 2010. 5. 12. 09:00

행복 레시피 ‘맞춤형 건강시대’
암, 고혈압 등 만성질환 의료비 눈덩이 … 예방 중심 의료 서비스 정착 필요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대기업 인사팀장인 강모(40) 씨는 어제도 소주 한 병과 폭탄주 다섯 잔을 마셨다. 반주로 시작한 술자리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기름진 차돌박이와 삼겹살로 위를 채웠으니 속쓰림은 덜하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일어나자마자 그는 담배 한 개비를 문다. 군대에서 처음 배웠으니, 담배 피운 지 벌써 20여 년. 올 초에도 “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결심은 일주일을 못 갔다. ‘그놈의 술자리’가 문제다. 술은 늘 담배를 부르기 때문. 하루 흡연량은 1갑 정도인데, 반으로 줄이겠다는 게 올해 목표였다.

여전히 ‘멍한’ 상태로 출근한 강씨.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다 보니, 안 그래도 ‘빵빵한’ 배가 터질 것만 같다. 바지 단추는 점심식사 후 풀어버렸다. 배에 가려 발가락이 보이지 않은 지 오래. 땀 흘리며 운동했던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골프연습장 이용료 한 달치를 선금으로 냈지만 야근과 회식 때문에 한 번밖에 못 갔다. 이젠 오래 걷는 것도 힘들다. ‘이렇게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는 게 아닐까?’ 강씨는 갑자기 우울해졌다.

30, 40대 직장인이라면 강씨의 일상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강씨처럼 줄담배에 잦은 과음까지 하며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 않는 40세 중년 남성이 질병으로 남은 생애에 지출해야 할 의료비는 과연 얼마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의료비 추정을 통한 국민의료비 분석’(정영호·고숙자)에 따르면, 강씨의 경우 40~64세에 암과 순환기 질환 등으로 2200여만 원, 65세 이후엔 3600여만 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2007년 기준). 이 두 시기의 합계(약 5800만 원)는 남성 국민 1인당 총 생애의료비인 약 7415만 원의 80%에 육박한다. 만약 담배를 계속 피우면 뇌혈관 질환으로만 약 3000만 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흡연자보다 1100만 원 이상 많다.

여성은 어떨까. 술, 담배는 하지 않지만 운동부족으로 체지방률이 높은 40세 여성은 40~64세에 약 2500만 원, 65세 이후에 약 4600만 원의 의료비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여성 국민 1인당 총 생애의료비인 약 8787만 원의 80% 이상이다. 다만 퇴행성(근육·골격) 질환의 비중이 암이나 소화기, 순환기 질환보다 다소 높다는 것이 남성과의 차이점. 하지만 남녀 모두 40세 이후 암, 고혈압, 당뇨, 위장염 등 ‘현대인의 병’이라 불리는 만성질환에 의료비 대부분을 지출한다.

 

40세 男, 생애의료비로 5800만 원 지출

개인이 질병 때문에 지출하는 비용은 단순히 의료비에 그치지 않는다. 치료를 위해 입원하거나 장기간 요양하면 ‘작업 손실비용(돈벌이를 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해)’이 발생한다. 특히 조기 사망을 하면 각 연령에서 남은 생애에 벌어들일 수 있는 평생 소득이 사라진다. 이 손해가 상황이나 개인에 따라선 의료비보다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 있다.

이런 손실은 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07년 질병비용과 건강친화적 재정정책’(정영호)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의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약 56조633억 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28%에 이른다. 연령별로는 40대가 13조3093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12조7535억 원으로 뒤를 바싹 쫓았다. 특히 40, 50대는 질병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손실, 즉 인적 손실이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질병별로는 암이 10조6249억 원(18.76%)으로 가장 높았고 순환기계 질환(7조8831억 원·13.92%), 소화기계 질환(7조6749억 원·13.55%), 호흡기계 질환(5조9637억 원·10.53%)이 뒤를 이었다. 즉 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전체 비용의 56.76%나 됐다. 더 큰 문제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비용이 더 급증하리라는 점. 물론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OECD Health Working Paper’(2008)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60%도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처럼 만성질환은 개인의 건강과 행복, 부(富)를 앗아가는 건 물론 엄청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실제 2010년 건강보험 당기 재정적자가 1조8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있다. ‘국내 보건의료 정책이 치료 위주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하는 것도 이 때문. 실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측은 2010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계속될 건강보건 정책(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의 핵심을 ‘예방’과 ‘관리’ 그리고 ‘맞춤형 건강법의 보급’에 두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보건 정책과 의료기술이 제공된다 해도 각 개인의 상황에 맞지 않는 질환 예방법과 진단기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각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체질, 가족력을 알고 거기에 맞는 건강법을 선택할 때만 의료비용의 과잉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만성질환은 흡연, 음주, 과식, 운동부족 등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조금만 개선해도 예방할 수 있다. 한 예로 핀란드는 국가가 개입해 25년간 성인 남자의 생활습관을 바꾸게 한 결과 전체 사망률이 49%나 감소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은 68%, 관상동맥 관련 질환은 73%, 암은 44%, 폐암은 71% 줄었다(‘OECD Health Working Paper’).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용하 원장은 “보건의료 서비스가 치료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뀌고, 공급자 위주의 획일적 의료 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관리 서비스로 변해야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 등 전반적인 보건의료 정책이 순항할 수 있다”며 “대국민 홍보를 통해 국민 스스로가 예방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맞춤형’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국민 개개인이 자신만의 건강법 찾는 박람회 될 것”


2000년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의 주제는 ‘u-Health 시대, 내가 디자인하는 건강생활’. 시대가 변한 만큼 한 나라의 보건 정책도 크게 바뀌었다. 건강박람회 2010의 주관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용하 원장은 “과거엔 질병 퇴치를 위한 치료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예방과 진단이 강조되는 시기”라며 “박람회의 주제도 그런 전제 아래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이 있고, 꼭 병원이 아니더라도 첨단기술을 이용해 집이나 직장 어디서든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시대(유비쿼터스 건강시대)가 왔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연·기금과 사회보험 전문가인 김 원장은 “선진국일수록 질환이 생기기 전에 이를 막아내는 사회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자신에게 맞는 질병예방법과 적절한 건강진단을 알아 만성질환을 막아낸다면 질병 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고, 이는 국격(國格)이 향상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민 개개인이 정부의 보건 정책에 발맞춰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국가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주장. 김 원장을 만나 이번 건강박람회의 개최 취지와 특색에 대해 들어봤다.


정부 주최의 건강박람회가 10년 만에 한 번씩 열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건강박람회 2010’은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박람회다. 2010년은 지난 10년간 건강증진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10년간의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해다. 현재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을 만들고 있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할 다양한 정책이 소개되는데, 이 계획에는 건강 증진의 기본 이념에 스스로 관리하는 건강과 기본권으로서의 건강 개념이 적용된다. 국민 모두가 건강과 장수를 누리는 사회 구축과 건강 수명의 연장, 건강 형평성의 제고를 목표로 한다. 정부와 우리는 이에 발맞춰 정부 정책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건강박람회를 기획했다.”


박람회가 정책 전환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장이 될 것 같은데.
“치료 위주의 건강증진 정책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대대적인 국민 홍보도 필요하다. 국가나 사회 단위에서 예방적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건강생활 실천의 1차적 주체는 각 개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선진국들이 효과적인 홍보전략으로 꼽는 게 건강박람회(Health Fair)다.”


박람회에서는 주로 정부 정책이 소개되는가.
“물론 정부 정책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건강 관련 공공정책을 소개하는 박람회만은 아니다.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전문가, 학교 보건교사들이 미래의 건강 정책을 읽고 나누는 자리가 되는 한편, 일반 국민도 자신의 건강계획을 디자인하는 마당이 될 것이다. ‘u-Health 시대, 내가 디자인하는 건강생활’이란 주제에 맞게 다양한 건강정보가 제공되고 체험행사도 열린다. 건강 Life 진단관, 건강 Life Plus관, 건강 Life 미래관 등 3개 주제별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건강생활습관 파악은 물론 최근에 주목받는 u-Health 및 새로운 의료기술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예방과 진단, 관리 위주의 건강 정책을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
“우리 국민의 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질병이나 부상 없이 건강하게 사는 생애를 뜻하는 건강수명은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다. 홍역, 콜레라 같은 전염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암,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거기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크게 늘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보험료율과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지출 증가도 원인으로 작용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 위주인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자체에 있다고 할 것이다.”


박람회 주제 중 ‘u-Health 시대’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박람회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건강 유비쿼터스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다. u-Health 서비스는 네트워크 또는 휴대용 진단센서를 통해 환자의 건강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원격진료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 환경을 의미한다.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는 평생건강관리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더욱 질 높은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빠르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지금은 저소득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되지만 스마트폰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응용 가능성이 매우 포괄적이고 다양한 미래 건강 서비스다.”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건강박람회 2010’ 통해 대국민 홍보

2010년 5월 4일(화)부터 9일(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진행되는 ‘건강박람회 2010’(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 동아일보·KBS 후원, 식품의약품안전청·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동아제약·유한양행·우리은행·교보생명·서울대학교병원 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 협찬)은 이런 취지에서 기획된 행사다. 10년 전 열렸던 ‘건강박람회 2000’이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끌어올렸다면, ‘건강박람회 2010’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박람회 주제인 ‘u-Health 시대, 내가 디자인하는 건강생활’ 역시 개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아, 질병에 걸릴 확률을 낮추고 예방하자는 데 방점을 둔다.

이번 박람회는 ‘건강 Life 진단관’(이하 진단관), ‘건강 Life Plus관’(이하 플러스관), ‘건강 LIfe 미래관’(이하 미래관)으로 구성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먼저 진단관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 질병 유무를 알려주는 건강검진과 한방 체질진단 등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은 비만도, 체성분 분석, 동맥경화, 폐연령, 골밀도 등 20여 종에 이른다.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 등 암 질환 및 예방법과 ‘건강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구강보건 프로그램도 유용하다. 구강보건 코너에서는 현미경을 이용해 구강세균을, 치면 착색제와 플라크 관찰판으로 세균막을 직접 볼 수 있다. 구취 측정, 불소 도포, 올바른 칫솔질 교육은 어린이에게, 틀니 수리와 세척 및 입 체조 교육은 노년층에게 좋다. 줄기세포 연구를 이용한 노화방지 프로그램 체험도 흥미롭다.

플러스관은 건강한 생활습관 만들기에 초점을 뒀다. 식습관 개선을 위한 영양 상담은 물론 현장에서 측정한 체력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음주 유형에 따른 건강한 음주법, 단계별 금연 노하우도 제공된다. 또 여성 질환 정보는 산부인과에 가기 꺼리는 미혼 여성에게 유용하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정신건강 코너. 우울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간이 진단과 전문의 상담이 이뤄지며 특히 어린이를 위한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음악·미술·모래·웃음치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위한 ‘아름다운 성’ 코너는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도 참고할 만하다.

미래관은 우리 정부의 건강증진 정책 성과와 비전을 소개한다. 또 언제, 어디서나(Ubiquitous) 이용자가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u-Health Care를 미리 맛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나의 당뇨 수치를 관리하고, 모바일 기기로 혈압·혈당·체지방 등을 측정해 병·의원 또는 전문가에게 보내본다. 다양한 원격 의료 상담도 이뤄진다.

 

건강한 대한민국 모두의 노력 필요

이 같은 상설전시 외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리와 예방’(한양대류마티스병원 배상철 원장), ‘건강한 노후를 위한 장수 특강’(서울대병원 박상철 교수), 청소년 정신건강 특강(사는 기쁨 신경정신과 김현수 원장),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특강’(한국정보화진흥원 고영남 센터장) 등 건강 강좌도 준비돼 있다(표 참조).

하지만 정부가 아무리 좋은 건강증진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또는 한 개인이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해도,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서 소개한 대기업 인사팀장 강씨가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 건 개인의 문제인가, 아니면 조직의 문제인가. 개인과 조직, 사회 전반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페스탈로치는 말했다.

“건강한 몸을 가지지 않은 자는 조국에 충실하기 어렵고 좋은 부모, 좋은 자식, 좋은 이웃이 되기 어렵다.”

   

 

2010 건강박람회, 내게 맞는 프로그램 찾기!

▶담배 못 끊고 배 나온 아빠

진단관 건강검진, 사상체질 진단 및 3차원 맥 영상분석, 5대 암 정보

플러스관 금연침 · 뜸, 금연 프로그램 상담, 대사증후군 예방 및 치료, 자신의 음주 유형에 맞는 건강한 음주법, 직업병 예방을 위한 사업장 건강증진

미래관 u-Health 건강관리, 부모님 원격 건강관리

 

▶날로 느는 체지방이 걱정인 엄마

진단관 건강검진, 유방암 자가검진 정보 및 유방암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 아쿠아 마사지 체험, 통합비만체형관리 프로그램

플러스관 인터넷을 통한 태아 판독, 아동 및 가족의 심리검사와 상담

미래관 임신 중 당뇨 케어 온라인 서비스, 줄기세포 연구 통한 차세대 미백·치아교정, 첨단 피부·모발 진단

 

▶공부에 지친 울적한 청소년

진단관 사상체질 진단, 체형 진단 및 근골격 치료, 비만체형관리 프로그램

플러스관 우울증·주의력 측정 및 상담, 예술치료 체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미래관 스트레스 모니터링 u-Health 건강관리, 차세대 피부·치아·모발 건강

 

▶게임 많이 하고 편식하는 어린이

진단관 올바른 칫솔질 배우기, 지점토 치아 만들기, 치과 놀이, 충치 예방 위한 불소 바르기, 아토피·비염·천식 원인 및 치료

플러스관 키쑥쑥 배쏙쏙 영양 및 운동 프로그램 디자인, ADHD 상담, 어린이 미술·음악·모래치료

미래관 가상 음주체험, 대한민국 건강도시 여행

 

▶관절 아프고 기력 떨어진 어르신

진단관 틀니 세척 및 수리, 시린 이에 불소 바르기, 객담 검사, 침침한 눈 검진, 암 예방 및 진담 상담

플러스관 노년기에 맞는 영양식단, 올바른 걷기 정보, 한방 건강관리 체험, 금연 및 절주 프로그램

미래관 예방적 원격건강관리 서비스, 온라인 당뇨관리, 탈모 및 치과 신기술

 

질병예방·건강관리로 패러다임이 바뀐다
건강수명 늘리기 등에 정책 역량 집중 … 금연·금주·비만 예방도 중점과제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건강검진 위장조영술을 받고 있는 모습. 위내시경이 거북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아직도 담배를 피워?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야만인같이….”

학창시절부터 같이 담배를 피웠던 친구들도 하나 둘 금연을 결심했건만 ‘직업적 특성’이라는 변명 아닌 변명으로 지금까지 줄기차게 담배를 피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흡연족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그래, 이렇게까지 피울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성동구 보건소 금연클리닉 문을 두드렸다.

“잘 오셨습니다. 금연클리닉을 찾은 것만으로 절반은 금연을 한 것입니다.”

이진숙 금연상담사는 반갑게 맞이하면서 금연클리닉 등록카드를 건넸다. 등록카드에는 하루에 피우는 담배 개수로 니코틴 의존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등록카드를 작성한 뒤, 일산화탄소를 측정하기 위해 측정기구를 입에 물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10초간 숨을 참으세요. 원통 부위를 입에 꽉 물어 숨을 불어넣은 다음, 천천히 끝까지 부세요.”

수치는 7. 아직은 ‘Light Smoker’로 나타났다.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수치를 측정하니 6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간단한 심호흡만으로도 일산화탄소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금연상담은 시작됐다. 처음부터 금연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흡연 횟수를 줄이는 감연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감연법과 금연지침서가 적힌 용지에 이진숙 금연상담사는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설명했다.

“왜 금연해야 하는지 금연 동기를 다섯 가지 적어보세요. 술, 커피, 기름진 음식 등은 피하고 금연초나 전자담배도 사용하지 마세요. 술자리나 당구 등 흡연을 많이 했던 장소와 상황도 의도적으로 피하세요.”

보통 상담은 20분 내외. 처음 6주간은 매주 한 번씩 금연클리닉을 찾아야 한다. 금연클리닉을 이용하더라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이후 전화, e메일, 상담사 방문 등으로 금연 시작 후 6개월까지 성공 여부를 확인한다. 중도에 연락이 되지 않아 금연에 실패한 경우 중간 종결로 처리한다.

비단 성동구만이 아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어디를 가더라도 금연클리닉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청 건강증진담당관 건강생활팀 신차수 금연사업담당자는 “자치구당 2~5명의 금연상담사가 배치돼 흡연시민을 대상으로 상담 및 약물요법을 제공한다. 연 6만여 명이 금연클리닉에 등록하고 금연성공률도 45% 이상”이라고 밝혔다.

 

향후 10년을 위한 건강증진 2020

금연클리닉은 흡연으로 폐암 등 각종 질병을 앓기 전에 예방,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외에도 지자체 보건소를 찾으면 대사증후군 예방, 비만관리, 치매검진 등을 무료 또는 실비로 받을 수 있다. 보건소는 개인의 상태에 맞는 건강교육을 제공하고 적절한 운동과 식단을 처방해주며, 필요할 때 병원 방문 및 건강검진을 제안한다. 또한 구로알코올상담센터 등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정한 알코올상담센터를 찾으면 무료로 알코올중독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중독 정도에 따라 맞춤형 치료도 가능하다. 이처럼 그동안 급성질환 중심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양적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질병의 예방과 건강증진을 중시하는 건강관리의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기존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에서는 중증질환 치료를 제외한 예방, 진단, 사후관리의 상당 부분이 개인의 몫이었다. 하지만 개인이 어떻게 건강을 지켜야 하는지 그 방법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도 쉽지 않고 혼자서 운동하기도 쉽지 않다. 만성질환에 걸린 뒤 스스로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하며 건강관리를 하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나타난 개념이 바로 건강관리 서비스다. 건강관리 서비스란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만성질환을 예방, 관리해 소비자가 건강해지도록 돕는 서비스를 말한다. 전문 의료인이 하는 진단과 치료 이외의 부분, 즉 운동처방과 식이조절 같은 생활습관 개선 활동, 상시 측정 및 관찰을 통한 질환의 조기발견, 만성질환의 사후관리 등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망라한다.

   

다양한 영역 망라한 ‘건강관리 서비스’

이러한 건강관리 서비스는 민간 건강관리 서비스 기업 및 병·의원, 민간 건강보험회사가 설립한 건강관리서비스기관 등 다양한 주체에 의해 제공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법제화가 되지 않아 본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는 제공되기 어렵다. 복지부는 오는 상반기 안에 건강관리 서비스에 관한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건강정책국 최희주 국장은 “법안이 통과되면 민간단체, 의료기관 등 다양한 주체에 의해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소득층이 아닌 중산층도 적정한 비용을 제공하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취약계층에겐 바우처를 제공해 싼 가격으로 받게 하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사람은 보건소에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으로 정책 방향이 전환된 근본적인 원인은 질병구조의 변화에 있다.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콜레라, 장티푸스, 백일해, 홍역 등 급성 전염성 질환은 백신 공급의 확대와 위생환경의 개선으로 대폭 감소한 반면 고혈압, 당뇨병, 암 등 만성질환은 생활양식의 변화, 노인인구의 증가 등 생활환경이 악화되면서 크게 증가했다.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됨에 따라 1997년 7월부터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조성해 건강증진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담배 한 갑당 2원씩 건강증진기금을 부과해 총 136억2700만 원을 조성했다. 또한 1998년에는 복지부에 건강증진 전담조직으로 보건증진국 건강증진과를 설치해 9개 건강증진 거점보건소에서 고혈압, 뇌졸중 관리 등 건강증진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건강증진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과 조직이 확보되자 2002년에는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 2010’을 수립해 본격적인 건강증진 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10’은 건강생활실천, 정신보건 등 6대 부문 40개 항목에 대한 2010년 목표치와 추진전략을 제시했고, 2010년까지 보건소 등 공공보건기관 시설 장비 지원에 5735억 원을 투자하는 등 총 6067억 원의 투자계획을 수립했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할 다양한 건강증진 정책의 기본이 된다. 이 계획은 건강증진의 기본 이념에 스스로 관리하는 건강과 기본권으로서의 건강개념을 적용했으며, 건강수명의 연장과 건강형평성의 제고를 목표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건강생활 실천 확산 △예방 중심 상병관리 △인구집단별 건강관리 △안전·환경 보건 등을 사업과제로 삼아 △건강잠재력 강화 △질병과 조기사망 감소 △인구계층 간 건강 격차 완화를 이뤄 건강수명을 연장해 건강형평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건강 정책 역시 예방 및 관리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복지부는 2010년 건강정책 과제 중 우선과제로 ‘건강한 생활실천을 위한 환경 조성’을 꼽았다. 흡연, 비만, 음주 등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것. 먼저 흡연율 감소를 위한 금연 정책을 추진해 남성 흡연율을 2009년 43.1%에서 2020년 20%로 낮춘다는 게 목표다.

1 일산화탄소 측정을 위해 측정기구를 입에 문다. 2 설문 작성을 바탕으로 금연상담사가 금연지침서를 설명한다. 3 금연상담사는 금연을 돕기 위해 영양제, 껌, 가글 등을 제공한다.

   

스스로 관리하는 건강과 기본권

이를 위해 흡연경고 그림제 도입, PC방 등 공중 이용시설의 실내외 공간 금연구역 지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은진 박사는 “아무리 개인이 건강을 챙기려고 해도 환경적 문제 때문에 건강증진 행위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음주를 하지 않고 싶지만, 직장 술자리 문화 탓에 금주를 못하는 경우 개인의 의지에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환경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생활행태 개선 등을 통한 비만예방 정책도 추진한다. e-건강다이어리 구축, 비만바로알기 책자 보급, 유치원·초·중·고 대상 비만예방교육 교육지도안 및 도구개발 보급, 식생활지침 배포 등을 통해 스스로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보급한다. 건전한 음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음주폐해 예방 및 알코올중독 재활 대책’도 마련한다. 주류 광고에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광고문구를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학교·청소년 수련시설·의료기관 등 공중 이용시설에서의 주류 판매 및 음주행위를 금지한다. 41개 알코올상담센터 운영지원을 통해 알코올 관련 질환 치료 및 재활 서비스 강화로 사회 복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지원 강화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건강관리 △만성질환 사전예방이 중점 과제로 추진된다.

앞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는 건강증진 정책의 중심기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LG경제연구소 윤수영 책임연구원은 “건강관리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의 평소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주며, 급증하는 의료비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각국 정부로부터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련 기관은 5월 초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관 ‘건강 Life 미래관’에서 변화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의 정책방향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자체와 민간단체들이 제공하는 알코올중독 진단검사, 일산화탄소 측정 및 금연상담 등 건강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인터뷰 /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 최희주 국장
“모든 국민이 건강관리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


현재 서울 강남 대형병원의 건강검진 중에는 1800만 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검진 가격이 이처럼 비싼 이유는 검진 항목이 많고 검진의 정확성이 높기 때문이지만 건강검진 후의 관리가 그만큼 철저하다는 이유도 있다. 이 경우 자신의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즉각 병원에서 피드백이 오고, 전문 병원과 의사를 연결해주며, 평상시에도 건강상태를 관리해준다. 문제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점.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법제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이런 건강관리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건강정책국 최희주(사진) 국장을 만나 미래 건강증진 정책의 화두가 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정부 의료 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196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보건 정책의 최우선은 환자가 의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다. 보건소를 만들고, 간호사를 교육해 취약지역에 보내는 게 시급한 과제였다. 하지만 인구구조가 바뀌고 식생활 습관도 변화하면서 질병의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급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다면 지금은 암,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주를 이룬다. 의료비와 노인인구 증가도 한몫을 했다. 더 이상 기존의 패러다임이 적용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과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10’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예방을 뛰어넘는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건강관리가 그 한 예다. 예방이 소극적으로 질병을 막는 의미라면, 관리는 이보다 적극적인 개념으로 개인 스스로 건강을 능동적으로 챙기고 책임진다는 의미다. 건강증진 2020에는 관리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그리고 규제 정책이 강하게 도입된다.


▲정부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겠다는 것인가.
건강관리 서비스라고 해서 기관을 설립해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인 스스로가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현행법상 민간단체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무면허 의료 행위다. 의료기관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이에 대한 비용을 받을 순 없다. 정부가 법제화를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건강관리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공되기 위한 제도화 절차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가.
건강관리 서비스에 관한 내용이 담긴 법안을 올 상반기 내 발의할 예정이다. 건강관리 서비스도 건강검진이 기본이다. 이를 바탕으로 질환군, 건강위험군, 건강군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건강위험군이 핵심 타깃이다. 전문 면허를 갖춘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이 이들에 대한 검진과 사후관리를 담당한다. 운동처방사 등 자격을 갖춘 사람을 어느 범위까지 포함시킬지는 현재 논의 중이다.
▲건강관리 서비스 제도화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만큼 의료계 반응은 뜨겁다. 현재 의료계는 1년에 3000명씩 의사가 배출되는데 이미 포화상태다. 치료 중심의 의료시장은 더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또한 민간기관도 u-Health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관심이 높다.

   

맞춤형 건강검진으로 질병예방
건강박람회서 다양한 건강검진 무료체험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건강검진을 제때 제대로 받으면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완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귀찮기도 하고 기본 검사에 몇 가지만 추가해도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어 병·의원 찾기를 망설이게 된다. 어떤 일에든 등잔 밑이 어둡게 마련. 주위를 둘러보면 좀 더 싼 가격, 심지어는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4월 16일 오전 9시경 서울 강서구에 자리한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는 이른 시간임에도 접수 대기자로 가득 찼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전국 15개 시도지부에 건강검진센터를 두고, 의료보험 수가에 준용한 비용을 매년 책정하기 때문에 일반 병원보다 저렴하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서둘러 표를 뽑았지만 대기번호 44번. 대부분 40, 50대였지만 간간이 20, 30대 젊은이도 보였다. 접수를 하고 기본 종합검진을 신청했다. 소변, 혈액, 심전도, X-레이 등을 포함한 검사의 비용은 남성이 25만8000원, 여성이 27만5000원 정도다. 가장 비싼 MRI 종합검진도 74만5000원으로 일반 병원의 최고 3분의 1 수준이다. 개인별로 위장조영술과 위내시경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위장조영술은 X-레이가 투과되지 않는 바륨을 용액 상태로 만들어 마신 다음 X-레이 촬영을 하는 것이다.
위내시경의 고통스러웠던 기억 탓에 위장조영술을 택했다. 조영술을 하기 전 마시는 발포제와 바륨 냄새가 지독하긴 했지만 내시경보다는 고통이 덜했다. 조직검사를 할 수 없어 종양이나 궤양이 있다면 다시 내시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내시경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서 실시하는 일반건강검진도 있다. 공단 일반건강검진은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전액 무료로 제공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사무직은 2년에 1회, 비사무직은 1년 1회 검진을 받는다. 기초 검진과 공복혈당, 요단백, 흉부방사선 촬영 등이 포함되며, 고혈압과 당뇨병 질환의심자로 판정되면 2차 검진을 받는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건소에서도 부분적이지만 실비를 내고 간염검사, 성병검사, 에이즈검사, 골밀도검사, 동맥경화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는 공단의 부담으로 보건소에서 일반검진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과 관계없이 각 지역 주민은 실비만 내면 공단이 실시하는 건강검진에 준하는 주민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한편 5월 초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에선 이처럼 실속 있고 다양한 건강검진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1관인 ‘건강 Life 진단관’에선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골밀도검사, 갑상선초음파검사 등 17가지 검진을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 공단 일산병원도 혈압, 당뇨, 심폐지구력, 체성분 등을 측정해준다. 그리고 한국실명예방재단에선 시력검사 및 안압검사를, 우리들병원은 척추검진을 실시한다. 한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대한한의사협회가 제공하는 체질진단을 받으면 된다.
건강박람회장에선 각종 건강정보도 제공된다. 국립암센터는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암의 5대 암질환을 비롯해 암 예방 등에 대해, 대한결핵협회는 결핵버스에서 결핵의 실태에 대해 알려준다. 협회는 객담검사를 통해 결핵의 유무도 검사해준다.

우리는 행복한 ‘건강도시’로 간다
전국 지자체 앞 다퉈 ‘건강도시 프로젝트’ … 지역 특성 맞춰 다양한 사업 추진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금북초등학교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교장 선생님에게서 치약, 칫솔이 들어 있는 양치 세트를 받는다. 학생들은 점심식사 후 양치교실에서 깨끗하게 이를 닦는다. 양치교실은 빈 교실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40여 개 수도꼭지가 달린 세면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이만 닦는 게 아니다. 영양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은 바른 칫솔질과 구강관리 교육을 받는다.

 

행정 중심엔 시민들의 건강 챙기기

이 사업은 성동구청이 운영하는 ‘건강한 학교(Health School) 만들기’의 일환이다. 성동구 보건소 전진영 과장은 “성동구청이 서울시의 ‘건강도시(Health City)’ 시범사업 구로 선정되면서 성동구 보건소, 성동교육청, 한양대 예방의학교실 등이 참여해 성동구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의 사례에서 보듯 건강한 지역사회에 대한 바람이 커지면서 ‘건강도시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건강도시란 시정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 중심에 시민의 건강을 두고, 교통·환경·녹지 조성 등의 사업을 할 때 도시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를 말한다. 건강도시는 외형적 성장에 비해 영양결핍과 인구과잉, 위생불량 등으로 인해 최악의 수준으로 나빠진 도시민의 건강문제를 해결하자는 데서 출발했다.

위험수위에 빠진 도시의 건강상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든 사람에게 건강을(Health for All)’이라는 원칙 아래 1986년부터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건강도시 프로젝트는 점진적으로 확산돼 세계 600여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했다. 국내엔 1986년 건강도시 개념이 처음 소개됐지만 활성화되지 못하다 1996년 경기 과천시에서 건강도시 시범사업을 한 뒤 2004년 부산진구, 서울시, 원주시, 창원시 4개 도시가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Alliance for Healthy Cities·AFHC) 정회원에 가입하면서 본격화됐다.

현재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들이 앞다퉈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FCH 국내 가입도시는 2004년 4개에 그쳤지만, 2009년 현재 정회원 111개 도시 중 한국이 53개를 차지할 정도로 확산됐다. 특히 서울 강남구가 2010년 의장도시로 선정돼 오는 10월 서울에서 총회가 열린다.

건강도시 프로젝트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중장기 방향을 설정해 정책 수립에 앞장서지만, 기본적으로 지자체 중심이다. 건강증진사업지원단은 건강도시 관련 홍보, 교육, 사례집 발간, 정보 제공 등 각종 기술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정회원 45개 도시와 준회원 9개 기관이 참여해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Korea Healthy Cities Partnership·이하 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경남 창원시가 의장도시를 맡았으며, 각 지자체는 협의회를 중심으로 국내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율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성동구가 학교 건강에 강점을 가지고 있듯,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여타 지자체도 지역 특성에 맞춘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 2월 복지부는 2009년 현재 건강친화형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 중에서 서울시 성동구청을 포함해 총 8개 지자체를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지자체 간 네트워크 구축 땐 시너지 효과

성동구청에서 운영하는 양치교실. 이 사업은 성동구청이 운영하는 ‘건강한 학교 만들기’의 일환이다.

서울시 서초구청은 ‘아는 만큼 보여요, 건강식당 프로젝트’ 사업을 운영한다. 건강한 외식환경을 조성해 비만·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서초구의 건강식당 프로젝트에는 104개 업소가 참여했으며 112종의 건강메뉴까지 선정했다. 서초구는 식사 메뉴의 영양성분(칼로리, 지방, 나트륨 등)을 표시하고 건강식당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서울시 성북구청은 ‘걸어다니는 학교 통학버스’ 사업을 진행한다. 초등학생 비만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보행환경을 조성한 것. 성북구는 관내 29개교 중 9개교의 주통학로 보행환경 조사를 해 보행환경이 낙후한 4개교에 워킹스쿨 버스지도자 양성교육 및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관내 초등학교에서 운동장 돌기 등 아침건강달리기 프로그램과 체력 측정을 실시해 초등학생들의 운동 실천율을 증가시켰다.

부산시 부산진구청은 ‘노인과 함께 행복한 동행, 건강한 경로당 만들기’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경로당 건강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 경로당 환경 개선으로 노인 건강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전남 장흥군청은 마을주민 건강관리를 지속적으로 하는 ‘생활터 중심 건강생활실천 우수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금연 실천율 및 성공률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 10개 마을 흡연자 금연 실천율이 65%에 이르며 6개월 성공률도 58%다. 금연을 100% 실천한 마을도 2곳이나 되며 이동금연운동 교육 참석률이 80% 이상이다.

경남 창원시청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운송체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걷기 및 자전거타기를 독려해 신체활동을 증가시키고, 자가용 이용률을 줄여 환경공해를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창원시는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을 개최했으며, 자전거 출퇴근 이용률 제고를 위해 근로자 출퇴근 수당제도도 시행 중이다.

충남 금산군청은 ‘건강친화형 아토피 치료 숲 조성 및 예방관리센터 건립’ 사업을 했다. 아토피, 천식, 비염 등 환경성 질환을 예방·관리하기 위해 관내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환경성 질환 예방관리센터를 건립한 것. 전국 아토피 환자 및 부모를 대상으로 아토피 캠프를 운영 중이며 유튜브와 아토피 체험 프로그램 운영 협약까지 체결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능동형 u-city 안전망 구축’을 했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유비쿼터스 응급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독거노인, 심장질환자, 중증장애인 등 건강취약계층 건강관리와 위기상황 발생 시 응급처치를 한다. 이를 위해 응급시계 300개를 보급했으며 관리지킴이 26명을 임명했다.

이처럼 건강도시 프로젝트는 추진하는 지자체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 간의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진영 과장은 “건강친화형 건강도시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 간에 정보 교류를 통한 경험 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건강도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역사가 짧은 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은정 박사는 “건강도시 사업이 초기엔 지자체 보건소를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이젠 사업장, 학교, 병원 등 각 부문이 협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8개 지자체를 포함해 21개 건강도시와 협의회는 5월 초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관 ‘건강 Life 미래관’에서 건강도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한다. 우수건강도시 리플릿과 포스터 등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 건강도시에 관심을 가지는 타 지자체 상담도 실시한다.

 

몸꽝에서 몸짱으로 ‘건강다이어리’가 있었네
질병관리보다 생활관리가 훨씬 더 중요 … 열량 섭취 운동량 매일 확인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온라인 건강다이어리는 인터넷이 되는 곳 어디에서든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다.

“30대 나에게 건강한 몸을 선물하자.”

2005년 제대하며 수첩에 써둔 글귀다. 매년 새 수첩에는 그 글귀를 빠지지 않고 적었다. 하지만 서른 살을 1년 앞둔 올해는 쓰지 못했다. 늦은 취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 보니 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그저 몸이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지금까지 건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또래보다 신체 발육이 좋았고 대학시절에도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에 운동능력만큼은 자신이 있다. 객관적인 수치가 이를 입증했다. 대학시절 체육 교양수업 중 실시한 운동능력검사에서 심폐기능이 탁월하다는 결과가 나와 체육과 전과를 권유받았으며 체성분검사에선 99점 만점에 95 이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자생활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몸은 급속도로 망가졌다. 저녁식사에는 늘 반주가 따라와 음주량이 늘고, 취재가 막힐 때마다 담배에 손을 대 흡연량도 늘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운동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나쁜 습관의 전형” 보건소에서 굴욕

4월 21일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 상태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송파구 보건소를 찾았다. 예전처럼 보건소를 예방접종하는 곳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 보건소는 운동 상담을 무료로 해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진료 시스템과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갖추고 운동 실천능력 향상도 돕는다.

영양검사는 기초 조사 설문지 작성으로 시작됐다. 키와 몸무게를 적고 10가지 식생활 항목에 체크를 한 뒤 체지방검사를 했다. 희망 몸무게(?)와 실제 몸무게의 차이가 컸다. 불과 6개월 만에 10kg이 불었다. 송파구 보건소 나성혜 영양사는 체지방검사 결과와 설문지를 바탕으로 식생활에 대해 조언했다. 10가지 항목 중 건강에 긍정적인 답변은 꾸준한 유제품 섭취, 규칙적인 식사, 소금 더 넣지 않기 3가지에 그쳤다. 대부분 나쁜 습관이었다. 채소는커녕 제철 과일도 챙겨 먹지 않으며 과일은 술안주로 먹은 것밖에 없었다. 게다가 월화수목금 이어지는 술자리 때문에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6개월 만에 10kg 늘어난 내 몸무게

“6개월 만에 10kg 이상이 늘면 체질에 급격한 변화가 와 건강이 나빠집니다. 복부지방이 지나치게 많네요. 외식이 잦은데 회사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게 좋아요. 일반 음식점은 손님 입맛을 잡기 위해 조미료를 많이 씁니다. 반면 구내식당은 영양사가 열량, 영양소를 고려해 식단을 짜기 때문에 맛은 심심해도 몸에 좋답니다. 고기를 드시더라도 꼭 생채소를 곁들여 드세요.”

운동 상담이 이어졌다. 주정화 운동처방사 앞에서 “6개월 이상 쉬었지만, 그 전에는 꾸준히 해왔던 것이라 운동에는 자신 있다”며 호기롭게 말했다. 하지만 상담 결과는 굴욕적이었다.

“6개월 이상 운동을 안 했다면 초보자 단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과거에 운동을 꾸준히 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기간이 짧아질 순 있어요. 일주일에 5일 정도 하루 30분씩 숨이 차도록 걸으세요. 시간을 점차 늘리면 됩니다.”

망가지는 몸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상하 균형이 어긋난 불균형 상태가 됐다. 장시간 앉아 있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체 근육부터 약해진다는 것이 증명됐다. 게다가 체지방이 늘면서 ‘과체중 강인형’에서 ‘과체중 비만형’으로 바뀌었다.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내장지방 수치. 술, 담배, 과식으로 망가진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장지방으로 쌓여 정상치를 훌쩍 넘었다. 내장지방이 쌓이면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주정화 운동처방사는 적절한 운동을 처방했다. 용기를 북돋우는 말과 함께.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온라인 맞춤형 건강 코디 건강다이어리.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많고 균형이 잘 잡혀 있어요. 체지방만 빼면 금세 균형 잡힌 몸이 될 것입니다. ‘건강길라잡이’에서 제공하는 건강다이어리가 있으니 매일 쓰면서 건강한 생활을 하세요.”

송파구 보건소에 다녀온 뒤 예전에 다이어리에 썼던 글귀를 되새기며 건강다이어리를 쓰기로 했다. 건강다이어리(http://diary.hp.go. kr)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제공하는 온라인 맞춤형 건강 코디로 자신의 키, 몸무게 등 신체정보를 입력하면 비만도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영양섭취 상태나 신체활동 수준을 입력하면 식생활 및 운동 상태를 평가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래프 형태로 제공한다(그림 참조).

건강다이어리에선 적절한 식생활과 신체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총 5112종의 식품성분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음식을 섭취한 장소에 따라 급식, 외식, 가정식으로 나눴다. 운동 데이터베이스도 605종으로 세분화해 자신의 정확한 칼로리 소모량을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 건강다이어리는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비회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자동완성 검색기능, 분류검색 지원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돕는다. 또한 개인 상태에 대한 전문가 어드바이스 기능도 추가했다. 매일매일 입력내용을 출력해 모아놓으면 변화 정도를 알 수 있다. 다이어리 사용 전에 알아둬야 할 건강상식이나 정보를 담은 도입 페이지가 있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금연을 알리는 휴대전화 위젯

건강다이어리를 쓰면서 금연을 결심했다. 이제 금연 3일째.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끊기 쉬울 줄 알았으나 예상 밖이었다. 술자리에서 가끔 피우던 담배가 일상생활로 옮겨 붙은 것은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띠리링….” 아침부터 금연을 알리는 소리에 담배 한 대 피우려던 생각을 이내 접었다. 대신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금연 결심을 새롭게 다졌다. 금연 모바일 위젯은 금연 일수, 수명 연장시간, 절약한 담뱃값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젯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금연길라잡이(http://www.nosmokeguide.or.kr/)에서 개발한 것으로 해당 이동통신사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사용요금(데이터 통화료, 정보 이용료) 또한 무료다. 담배를 끊었을 때 돌아올 보상을 생각하니 금연할 맛이 났다. 안 피우면 답답하긴 하지만 망가진 흡연자의 몸 사진을 아침부터 보았더니 끊어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다. 담배 가게가 눈에 들어왔지만 꾹 참고 대신 껌을 하나 꺼내 씹었다.

담배 피우는 시간을 줄였더니 회사에 10분 일찍 도착했다. 업무 시작 10분 전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접속해 건강뉴스 섹션에 새롭게 올라온 건강 기사를 읽었다. 여러 매체에서 나온 건강 기사를 한곳에 모아뒀기에 찾아서 읽어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눈에 들어오는 기사는 ‘과음, 남성 뼈 건강에도 毒’이다. 기사뿐만이 아니다. ‘건강한 생활’ 섹션에는 다양한 건강생활 정보가 담겨 있다. 과음이 남성에게 좋지 않다는 기사를 읽었으니 이제 다른 정보도 살펴본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음주 거절에 대한 대처 기술’. 여러 가지 거절 기술을 읽으며 회식자리에서 어떻게 빠져나갈지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 짧은 10분을 건강 정보 얻는 데 투자하니 하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다시 책상에 앉았다. 외부로 취재를 나가기 전 ‘건강다이어리’를 작성했다. 자신의 키와 몸무게 등 신체정보를 입력하면 비만도와 에너지 필요량을 알려주고, 무엇을 먹었는지를 입력하면 섭취한 칼로리가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주간, 월간, 연간 누적건강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점심 때 먹은 순댓국과 고기만두를 입력하니 529.9kcal와 374.9kcal, 모두 904.8kcal. 기자의 하루 에너지 필요량이 2873.8kcal이니 이미 3분의 1은 섭취했다. 저녁을 간단하게 먹지 않으면 또 섭취량 과잉이 된다.

 

긴장을 풀어주는 ‘오피스 짬짬이 체조’

건강다이어리는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누구나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음식명을 일부분만 입력해도 자동검색어로 나오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음식 이름을 잘 모르거나 오타로 정확하지 않은 음식명을 입력해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면 정확한 검색명을 찾아준다. 개인에게 맞는 에너지 필요량이 있기에 얼마나 과잉섭취를 했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다. 하루하루 섭취한 영양소를 식품군별, 영양소별로 한눈에 알 수 있게 그래프도 제공한다. 붉은색 그래프로 변한 어육류와 나트륨을 클릭하자 영양 코멘트가 나타났다.

“어육류 섭취가 너무 많아요. (소변을 통한) 칼슘 손실이 증가할 수 있고,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고기, 생선, 달걀, 콩류 등 양질의 단백질 식품으로 적절히 섭취하세요. 나트륨 섭취가 지나치게 많아요. 고혈압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나트륨 섭취를 적절한 수준으로 줄이세요.”

“복부지방이 지나치게 많네요.” 뼈아픈 지적과 함께 식습관 상담을 받았다.

오후 4시 취재를 다녀와 책상에 앉으니 춘곤증이 밀려왔다. 졸릴 때마다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그동안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캐러멜마키아토, 믹스커피 등 다양한 커피를 마셔댔다. 속이 쓰리고 피부가 거칠어지는 듯한 기분만 들고 잠은 더 이상 도망가지 않는다. 건강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면서 컴퓨터 바탕화면과 화면보호기를 바꿨다.

복지부는 ‘오피스 짬짬이 체조’를 만들어 보급했다. 그림 따라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목을 젖혔다가 천천히 앞으로 숙이고, 오른쪽으로 한 번, 왼쪽으로 한 번 천천히 목을 돌려봤다. 옆자리의 동료가 이상하게 본다면 화면보호기를 전송해주자. ‘쪽팔림’은 잠시, 맑아진 머리로 업무효율이 높아진다. 동작 하나하나 그림을 보고 따라하자 졸음이 사라지고 몸이 개운해졌다. 자연스럽게 커피 의존도도 줄었다.

저녁식사 때 반주를 줄이니 퇴근 시간이 훨씬 빨라졌다. 잠들기 전 오늘 하루 건강에 이로운 생활을 했는지 돌아봤다. 그리고 건강다이어리에 접속해 오늘 했던 신체활동을 입력했다. 신체활동은 꽤 구체적으로 입력할 수 있다. 화장실 가기, 옷 입기 및 벗기, 먹으면서 말하기 등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폴로, 암벽 등반, 라켓볼 등 고강도 운동까지 다채롭다. 얼마나 칼로리를 썼는지 궁금하다면 ‘세면, 양치질, 손 씻기, 화장하기’까지 입력해보자.

하루를 정리해보았건만 고작 417.7kcal밖에 쓰지 못했다. 에너지 필요량이 2873.8kcal인데 3446kcal를 먹고 417.7kcal를 썼으니 154.5kcal는 체내에 저장된다.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칼로리가 남았으니 술자리가 과반수인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이어 종합평가표를 확인해보니 BMI(체질량)지수는 여전히 비만 상태.

“건강다이어리 참여 3일째입니다. TIP!! 한국인은 쉽게 탄수화물(밥, 국수 등)과 나트륨(김치, 찌개, 조림류 등)을 과잉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비만,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유발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작은 생활습관부터 건강다이어리와 함께!! 건강한 식생활습관 지키기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건강다이어리’의 평가처럼 아직은 식생활 평가에 식품군, 영양소별로 ‘웃는 얼굴’ 그림보다 ‘찡그린 얼굴’이 많다. 생활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으니 ‘30대에 건강한 몸을 선물하겠다’는 예전 포부를 이룰 자신이 다시 생겼다.

건강다이어리는
건강한 생활습관 체험 온몸으로 익힐 수 있어


생활습관의 관리를 통해 인생 역전, 건강 역전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5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을 찾아보자. 건강박람회 행사장 내 제3관 ‘건강 Life Plus관’에 가면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기자가 경험한 각종 체험도 할 수 있다.
우선 ‘건강길라잡이’ 부스에선 건강한 생활을 도와주는 건강다이어리를 체험할 수 있다. 기존 온라인 건강다이어리를 터치스크린으로 간소화해 이용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비만상식 바로알기 60선’을 OX 퀴즈로 푸는 장도 마련했다. 참가자에게는 이벤트를 통해 건강증진 책자 및 다이어리를 상품으로 증정한다.
어린이를 위한 ‘안심서울 튼튼이야기 버스’도 운영한다. 버스에는 ‘해치와 함께 1830 손 씻기’ ‘신나는 식품 안전 실험실’ ‘해치가 추천하는 안전식품’ ‘올바른 냉장고 사용법’ 등이 마련돼 있다. 버스 외부에도 ‘몸 튼튼 우정 쑥쑥 놀이터’가 마련돼 어린이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건강과 성 박물관’에서 마련한 전시관도 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우리의 성문화, 세계 각국의 성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고, 건강한 성생활에 도움을 주는 지식과 정보도 제공한다. 오감 체험관에선 오감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성적 자극을 받는지 이성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사)국제절제협회 부스에서는 가상 음주체험을 할 수 있다. 가상 음주체험용 고글을 끼고 음주를 한 뒤 겪는 시야손상 현상을 체험하면서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다. 6일에는 담배 연기 없는 행복한 가정을 주제로 제10회 전국금연영어웅변대회가 개최되며 대상에겐 보건복지부 장관상이 수여된다. CJ 제일제당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 ‘햇반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을 주제로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을 주는 잡곡밥과 햇반 저단백밥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식습관 영양상담, 금연상담, 종합체력진단 등을 받을 수 있다.

내 치아에 세균이 꿈틀 “이럴 수가”
정기적인 치과 진료로 구강관리 필요 … 무병장수는 치아 건강이 좌우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보통 사람들은 음식을 못 씹을 정도로 이가 아프지 않으면 치과에 가지 않는다. 그만큼 치아건강에 관심이 없다. 그저 하루 한두 번 양치질하는 것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기자 역시 그랬다. 2005년 겨울 충치 2개를 치료하고 3개의 치석을 제거하는 ‘대규모 공사’ 이후 치과에 가지 않았고, 갈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4월 15일, 연세대 치과대학에서 구강 건강진단 결과를 받아보고는 내 안일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픈 데 없다고 외면? 자칫 건강 잃을라

“아픈 데가 없다고 치과에 안 온다니요. 소득수준이 높아진 만큼, 이제 치과는 치료가 아니라 예방을 위해 오는 곳입니다.”

의사의 한마디에 가슴이 뜨끔했다. 연세대 치과대학 권호근 교수(보건복지부 구강보건사업지원단장)는 기자의 구강 상태를 진찰하더니 “현재 심각하게 치료해야 할 문제는 없으나 전반적으로 예방이 필요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구강 건강진단의 1단계, 먼저 구강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펴봤다. 현재 충치는 없지만, 자라고 있는 사랑니 3개를 지켜봐야 했다. 이 사랑니가 주변 치아를 압박해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예전에는 사랑니를 무조건 뽑았지만 요즘은 곧게만 나면 그냥 뒀다가 다른 치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용한다”고 말했다. 앞니가 빠졌을 때 사랑니를 대신 심기도 한다.

이어서 구강 내 세균검사를 했다. 하얀 치태를 추출해 증류수를 섞은 뒤 위상차현미경으로 치태 내 세균의 움직임을 봤다. 기다란 간균이 꿈틀꿈틀 움직였고 동그란 구균이 여기저기 기어다녔다. 내 입 속에 이런 것들이 있었다니 소름이 끼쳤다. 치아에 보라색 용액을 발라 색깔 변화로 치태의 정도와 심각성을 알아보는 검사가 이어졌다. 용액을 다 바른 뒤 물로 헹구자 치아에 분홍빛이 돌았다. 군데군데 보라색 용액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은 곳도 있었다. 연세대 치과대학 김아현 조교는 “보라색 용액이 안 없어진 부분은 치태가 많이 남은 거고, 분홍색 부분은 넓게 퍼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취검사도 빼놓을 수 없다. 1분간 호흡을 참아 입 안에 가스가 가득 차게 한 뒤, 오랄 크로마(oral chroma)란 기계에 참았던 숨을 길게 불어넣었다. 34ppb. 100ppb가 넘으면 구취가 아주 심해 치료를 해야 하는데, 기자는 보통(25ppb)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본인이 느낄 정도의 구취가 약간 있다. 연세대 구강내과 최영찬 의국장은 “아마도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술을 많이 마셔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취를 없애려면 다음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양치할 때 혀를 잘 닦고, 치실을 이용하고, 식사를 제 시간에 맞춰 하는 것이다. 특히 식사를 하지 않으면 입 속이 마르고 침이 많이 분비되지 않아 구취가 더 심해진다.

그래서 기자는 구취가 난다고 생각될 때마다 껌을 씹었다. 특히 오른쪽 어금니 부분으로 씹을 때가 많았는데, 그 때문인지 얼마 전부터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어진 턱관절검사에서 기자의 양 턱관절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최영찬 의국장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관자놀이부터 어깨까지 모든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껌 씹기를 자제하라고 권했다. 관절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붓고 헐고 입안은 건강의 바로미터

진단 후 처방이 이어졌다. 먼저 불소 양치를 해보았다. 1990년대 초반 초등학생이었을 때, 매주 수요일 1교시에 흰색 가운을 입은 선생님이 교실마다 다니며 아이들 입에 불소를 넣어준 기억이 났다. 그러면 1분간 오물오물하다가 뱉었다. 그때 입 안의 싸한 느낌이 싫어 몇 번이나 피해다녔다. 불소 양치는 증류수에 농도 0.05로 녹인 불화나트륨 용액을 입에 넣고 가글한 뒤 뱉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불소를 삼키거나 불소 양치 후 한 시간 내에음식을 바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 불소 용액이 몸 안으로 들어가면 두통,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불소 용액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글 용액과 다르다. 입 안을 헹군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불소 용액은 치아가 썩지 않게 예방하나 가글 용액은 구취를 없애주는 기능밖에 없다.

   

평상시 칫솔질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양치하는 모습을 본 뒤 무엇이 문제이며,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 평소 위아래-가로세로 평행으로 칫솔질을 했으나, 이렇게 하면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을 수 없고 잇몸이 패는 잇몸마모증이 유발돼 이가 시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성인은 칫솔을 90도 각도로 잇몸과 치아 경계선에 대고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치아머리 방향으로 회전시키듯 쓸어올리거나 내리는 ‘롤링법’이 좋다. 치아와 잇몸 사이사이에 칫솔모가 닿아 모든 치아를 골고루 닦을 수 있고 잇몸마모증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루 2번 이상 양치하면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리고 손목에 힘이 없는 아이들은 치아와 잇몸 표면을 마사지하듯 둥글게 그리며 움직이는 ‘폰즈법’을 이용하면 된다. 불소 양치까지 곁들인다면 일석이조.

소홀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치실이다. 최 박사는 식후나 잠들기 전 치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치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 사이의 음식물뿐 아니라 세균, 치태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것. 이 사이가 벌어질까 걱정하지만 전문적인 치실을 사용하면 된다.

권 교수는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 가운데는 치아 28개가 모두 남은 경우가 많다는 일본의 연구자료를 들면서 “치아가 건강해야 장수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대한구강보건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충치가 많다. 즉 치아 건강은 단순히 개인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다. 하루 세 끼 불편함 없이 먹음으로써 기쁨을 느끼고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입안은 건강의 바로미터다. 몸이 피곤하면 잇몸이 붓고 헐고 입냄새가 난다. 권 교수는 “1980년 이전에는 1인당 충치가 3개 이상이었지만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다. 충치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치아문제 예방 차원에서 치과를 와야 한다. 치아 조직은 재생이 안 되므로 미리미리 지켜야 한다. 통증을 느낀 뒤 치과를 찾으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구강질환 예방법 알고 싶다면
치과 관련 기관·단체 모두 나서 구강 위생 홍보


누구나 구강질환 예방법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구강질환 예방법을 알고 싶다면 5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에 참가해보자. 보건복지부 구강보건사업지원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병원협회, 대한치과기재협회, 대한구강보건협회 등이 참여해 구강 건강을 홍보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구강 건강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제1관 ‘건강 Life 진단관’에 가면 기자가 체험한 구취검사, 치태검사, 세균검사, 구강진단 등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진단 후에는 맞춤형 교육도 실시한다. 올바른 칫솔질, 불소 양치 체험뿐 아니라 구강기능 향상을 위한 입 체조 교육도 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노인들을 위해 틀니도 수리해주고 전래동화 ‘햇님 달님’의 호랑이가 단것을 좋아해 곤경에 빠졌다는 내용의 아동극 ‘단것 좋아하는 호랑이’를 통해 양치질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구강위생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우기도 한다.
또한 ‘건강 Life Plus관’에서 열리는 전체 금연 홍보와 연계해 구강 건강 부스를 운영하고, 지역보건기관에 근무하는 구강보건사업 담당자를 중심으로 구강보건사업 표준화 프로그램 관련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부모나 학교 구강담당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어린이 구강 건강관리법을 교육하고, 어버이날을 맞이해 어르신들에게 맞는 구강 건강법도 강연한다.

닫힌 마음을 연다 … 예술 심리치료의 마법
‘자아 성찰’ 통해 자신감 회복 … 미술·음악·놀이 등 다양하게 활용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조두순 사건’ 보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사진은 다름 아닌 나영이의 그림이다. 심리치료 과정에서 “범인을 어떻게 처벌했으면 좋겠느냐”라는 질문에 나영이가 “60년 동안 벌레와 쥐가 있는 방에 가두고 싶다”고 답하면서 그린 그림이었다.

이렇듯 강한 충격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예술 심리치료의 하나인 미술치료가 자주 이용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을 그림을 통해 표출하게 하면서 감정 정화와 내면 성찰의 기회를 주고, 자아 성장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영이처럼 심리적 상처를 받은 아동일수록 미술치료가 효과적이다. 조기연 미술치료사는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던 아이도 6개월 정도 미술치료를 받자 청중 앞에서 발표를 할 정도로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아동뿐 아니라 내면의 어려움을 감추느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는 성인에게도 좋다.

미술치료에는 특정 주제가 주어지는 ‘지시적’ 방법과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 ‘비지시적’ 방법이 있다. 치료자는 참여자가 자신의 생각을 충실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도입), 그림을 그린(활동) 후 상호작용(토론) 등을 통해 자아 성장의 기회를 준다. 미술치료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일대일로 진행된다. 치료기간은 참여자마다 다르다.

 

모래판은 내 마음

이처럼 미술, 음악, 놀이 등을 활용한 예술 심리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즉 교육열 높은 엄마의 강압에 짓눌린 아이, 어린 시절 부모의 사랑과 지지를 받지 못한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등 예술 심리치료를 찾는 대상도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다. 한양대 아동심리치료학과 이정숙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분노, 위축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껴 예술 심리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4월 21일 한양대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를 찾았다. 마침 또 다른 예술 심리치료인 ‘모래치료’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왼쪽 모래판에서는 모래와 물만으로, 오른쪽 모래판에선 모래와 피겨(figure·동물, 사람, 가구 형상의 모형 장난감)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기자도 동참했다. ‘모래장난으로 심리치료가 될까’ 싶었지만, 조몰락거리며 무언가를 만들어내자 교수와 학생들이 기자의 모래판을 보며 토론을 진행했다.

“왼쪽 모래판과 오른쪽 모래판에 각각 봉우리와 동물이 5개 있는데, 이 숫자가 정체성과 연관 있어 보입니다. ‘자아 영역의 위치’인 모래판 중앙에는 돼지와 그 돼지 위에 탄 사람이, 인간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모래판 상단 오른쪽에는 순진한 아기코끼리와 사람들이 있네요. 모래판은 열심히 일하는 동물로 채워져 있지만, 그 옆을 지키는 사람들은 앉아 있네요.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생각은 많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군요.”

속을 들킨 듯 뜨끔했다. 기자는 평소 생각은 많지만 행동에 옮기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었기 때문. “오른쪽 모래판 중앙에 놓인 돼지와 그 위에 앉은 사람은 돼지를 키우는 아버지로, 내 아버지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는 기자의 말에 대학원생들은 “중앙의 돼지 옆에 앉은 사람이 총을 위로 향하고 있는 걸로 봐서 숨겨진 포부가 있는 듯하다” “왼쪽 모래판에 힘없이 모래를 모으는 걸 보니 안정적이지 않고 에너지를 다 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등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평안함과 자존감이 느껴졌다.

   

꿈보다 나은 해몽, 그 덕에 찾은 나

기자가 시도해본 모래치료.

예술 심리치료는 치매에도 좋다. 4월 2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자리한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에서 할머니들이 크레파스를 꼭 쥐고 ‘보리밭’을 그리고 있었다. 미술치료지만 치료사의 별도 지침은 없었다. 신현옥 한국치매미술협회장(서양화가)은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심리적 지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치료”라며 “크레파스를 활용하면 손가락 근육을 많이 쓰게 돼 치매에 좋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들은 고향에서 보리밭 매는 아주머니를 그리는가 하면, 할아버지와 데이트하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황미숙(77) 할머니는 “여기까지 오는 데 1시간도 넘게 걸리지만 정말 즐거워. 오늘도 노인대학 마치고 바로 왔어. 할 일 없는 사람이 가장 불쌍해. 사람이 바빠야 하는데 말이야”라고 말했다. 또 서일순(77) 할머니는 “이곳에서 익힌 실력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해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건넸다”며 뿌듯해했다.

현재 노인을 대상으로 예술 심리치료를 하는 곳은 강원 양구군청이 대표적이다. 양구군청은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미술치료 외에도 웃음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형 데이케어센터(서울시가 전문기관에 위탁하는 형태의 치매 노인지원센터), 서울시 자치구별 치매지원센터 등에서도 노인을 위한 미술치료, 음악치료, 원예치료를 지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방자치단체 같은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예술 심리치료는 노년층이나 성폭력 피해 등 물리적, 심리적 상처를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평범한 아동이나 성인이 예술 심리치료를 받으려면 한국예술치료학회, 한국예술심리치료학회, 한국통합예술치료상담학회, 한국아동심리치료학회, 놀이치료학회 등에서 정보를 확인해 사설기관을 이용해야 한다.

 

숨겨진 나를 찾아 자존감 갖기!
내면 에너지 분출 긍정적 정서로 활력 충전


5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의 ‘건강 Life Plus’관을 찾으면 예술치료를 체험해볼 수 있다.
한양아동가족센터에서 진행하는 모래놀이치료란 모래와 작은 모형이 담긴 모래놀이 상자를 통해 자기 통찰을 경험하는 치료방법으로, 박람회 현장에서는 아동 모래놀이치료(개별), 가족 모래놀이치료(집단)의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아동 미술치료 프로그램, 집단 미술치료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동과 가족 집단의 내면적 욕구를 이해하기 위한 미술치료 행사도 진행된다.
숙명여대 음악치료센터에서 제공하는 ‘Rhythm for Life’ 공연에서는 10여 명의 진행자가 무대에서 타악기와 리듬악기로 다채로운 리듬을 선보이면, 관객들 또한 여러 악기를 통해 자신의 고유한 리듬을 만들면서 음악을 완성해가는 기회를 갖는다. 이로써 참여자들은 내면의 에너지를 분출하고, 긍정적 정서를 만들어 삶의 활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의 장점을 수용하고 타인의 장점을 칭찬하는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 수 있는 ‘오뚝이 만들기, 나는 나다(비교하지 않고 중심 잡기)’,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과 감정 표출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증진하는 ‘스트레스 날리기’ ‘희망나무 만들어 미래의 명함 붙이기’ 같은 미술치료 체험 이벤트가 진행돼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할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365일 주치의 ‘u-Health’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패러다임의 변화 … 원격진료 관련 사업 200여 기업 뛰어들어 u-Health가 실현되면 국민의 의료선택권과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잠에서 깨자마자 침대 옆의 LED 화면으로 눈을 돌려 숙면 정도와 뇌파 안정상태를 체크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 변기에 표시된 자기 몸의 상태와 오늘 섭취해야 할 음식을 살핀다. 모두 의료전문가가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보내준 정보다. 유토피아에서 살아가는 ‘링컨 6-에코’와 ‘조던 2-델타’. 이들은 이렇게 매일 일어나면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식생활을 비롯한 생활습관을 체크하며 건강을 챙긴다.

21세기 중반을 무대로 한 영화 ‘아일랜드’의 한 장면이다. 먼 미래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살 수 없다. 그와 관련한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 제34조(원격의료)에 따르면 원격의료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의료인(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에 의료정보 교환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는 허용되지 않는다.

 

‘u-Health’ 사업의 가능성 열리다

하지만 4월 6일 이를 가능케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의결돼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원격의료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34조에 따르면 ‘의료인은 자신이 근무하는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컴퓨터, 영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진찰, 처방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원격의료를 행하는 의료인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의료인의 지원을 요청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병원의 의료정보 시스템, 이와 연계된 원격진료, 환자관리 등이 통합된 ‘u(유비쿼터스)-Health’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물론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국민 모두가 원격진료를 받게 되는 건 아니다. 한국u헬스협회 김석화 부회장(서울대 교수)은 “지난 20여 년간 u-Health 시범사업만 진행하다 이제야 법안을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도서·벽지 거주자, 교정시설 수용자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된 자,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 계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자 등으로 대상이 한정된 게 문제다. 국민의 의료선택권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범위를 만성질환자 등 일반 환자로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는 u-Health 시범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해왔다. 건국대병원 심혈관외과클리닉은 ㈜모비컴과 함께 ‘심장환자 원격진료 시스템’을 개발해 심장질환자가 휴대형 심전도 장치와 3G 휴대전화를 연결해 의사에게 심전도 상태를 실시간 전송하고 상담받을 수 있게 했다. 서울대병원은 만성폐쇄성폐질환(해소, 천식, 기참)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청진기, 산소 분압 측정 기기 등을 통해 폐활량을 검사하고 숨 쉬는 행태를 수시로 체크한다.

4월 20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아산병원 당뇨병센터에서도 한창 u-Health가 실현되고 있었다. 내분비내과 박중열 교수(당뇨병센터장)가 당뇨 환자를 진료할 때 컴퓨터 모니터상에 EMR(전자의무기록) 차트를 열면서 ‘당뇨결과 조회’ 버튼을 클릭하자 ‘환자의 혈당 변화 추이 그래프’가 나타났다. 기술적으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당뇨 환자들이 자신의 혈당 변화를 일일이 수첩에 기입하거나 의사에게 설명했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사건이다.

환자가 매일 혈당을 체크한 뒤 홈페이지의 ‘환자 이벤트 내역’에 식사, 운동, 스트레스 정도를 기입하면, 병원 내 전담 코디네이터(간호사)가 이 기록을 보고 ‘의사 이벤트 내역’에 간단한 지침을 적어 환자에게 알려준다. 즉, 환자가 ‘식전 160(혈당), 최초 감기 등으로 고통 심해져 혈압 상승’이라고 적으면 코디네이터가 격려 또는 경고 메시지를 적는 식. 서너 달에 한 번씩 내진하는 당뇨 환자로서는 매일 누군가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기 때문에 환자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박중열 교수는 “그래프를 통해 더욱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진료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위급 시 경고를 하므로 더 안전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일수록 u-Health 수요 늘어

현재까지 u-Health 사업에는 200여 개의 기업이 뛰어든 상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u-Health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로 정보기술(IT), 통신, 솔루션 업체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헬스맥스는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개별 회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혈압, 혈당, 체지방 등을 측정하고 맞춤 건강관리법을 제공한다. ㈜비트컴퓨터는 IPTV를 통해 건강관리를 돕기도 한다. 이용자들이 혈압, 혈당 등을 리모컨으로 입력하면 그에 맞는 식단, 운동 DVD 등이 제시된다.

현재 u-Health 사업은 우리나라 IT 기술에 비춰보면 실망스러울 정도로 발전이 더디다. 하지만 보건사회연구원 정영철 박사는 “법안이 개정되면 적극적인 수준의 u-Health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석화 부회장 역시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아프기 전에 체크하고, 환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u-Health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주머니에 주치의를 넣고 다니면서 더 쉽게 건강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식경제부는 3월 29일 전자의료기기 원천기술개발지원 확대를 위해 2010년 올해만 338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3월 10일 열린 제2차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 “u-Health 등 IT를 접목한 의료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제도 개편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박람회’에서 맛보는 ‘u-Health’
체성분 측정·당뇨관리 등 친절한 서비스


5월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건강박람회 2010’의 ‘건강 Life 미래관’에서는 미래지향적인 u-Health 건강관리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비트컴퓨터와 함께 건강측정기기를 IPTV와 연결해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연한다. ㈜헬스맥스는 체성분 측정계와 혈압계, 신체활동계를 통해 수집한 개인별 생체정보에 나타난 신체 변화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운동 및 식이처방을 제공해 이용자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다.
㈜헬스웨이브는 의료진 진료 후, 환자(혹은 보호자)가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른바 ‘건강정보 설명 처방’. 이는 검사와 질병에 대한 의학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멀티미디어로 제작, 인터넷상에서 혹은 휴대전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가톨릭대 u헬스케어사업단은 온라인으로 당뇨를 관리하는 프로그램(케어 디·Care D)과 10여 년에 걸친 u-Health 연구성과(당뇨·고혈압·스트레스 등 만성질환 관리)를 소개한다.
한편 강릉시 보건소는 강원도 원격건강관리 시스템을 알린다. 메디파트너(예치과)는 줄기세포 연구결과를 통한 차세대 치아와 피부, 모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치아 원격진료를 소개한다. 이벤트를 통해 칫솔, 치약, 구강용품, 미니구급함 같은 물품도 증정한다.

습관 바꾸면 암 두려움도 극복
20대부터 암 예방 생활방식 실천, 정기적인 암 예방검진은 필수 안윤옥 대한암협회 상임고문·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한국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암은 크게 남성 4대 암(위암, 간암, 폐암, 대장암), 여성 7대 암(위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폐암, 간암)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암을 일으키는 3대 요인은 식생활 요인(전체 암 발생의 35% 차지), 흡연(15~30%), 만성 감염증(10~25%)이다. 모든 암 발병을 한 번에 예방하는 완벽한 수단은 아직 없으며, 앞으로도 기대하기 힘들다. 모든 암이 통일된 단일 과정과 기전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니며, 암 발병에 관여하는 인과적 요인 또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 부위별로 예방수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암 발병 35%가 식생활습관 탓

암 부위만 집중 치료하는 양성자 치료기. 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식생활 개선으로 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 암 발병요인의 약 35%는 식생활습관 요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음식 또는 식품에 포함된 특정 영양소(섬유소, 엽산, 비타민, 라이코펜, 셀레늄, 칼슘 등) 섭취와 특정 암 발병 예방효과에 관한 과학적 증거는 ‘농후(probable)’한 수준이다. 이런 영양소 결핍을 유발할 수 있는 편식 또는 단조로운 식단은 암 발병위험을 높인다. 즉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 암 예방에 이롭다. 특정 영양소는 대부분 채소·과일 등 식물성 식품에 많으며, 채소·과일에는 이 밖에도 수많은 활성화합물이 있다. 세계암연구재단의 2007년 보고서는 채소·과일을 하루 최소 400gm 이상 섭취하도록 권고하며, 육식보다는 채식 중심의 식생활이 암 예방에 좋다고 전한다.

반면 육류의 과다 섭취는 암 발병위험을 높인다. 육류 섭취는 일주일에 500gm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한다(2005년 현재 한국인 1인당 하루 평균 육류 섭취량은 95gm). 특히 고기를 불에 직접 굽거나 고온에 요리하는 경우 HCA, PAH 같은 발암물질이 생성돼 위암 등의 원인이 된다. 육류를 가공한 식품이나 육류식품과 구워 만든 음식은 피하고 전, 찜, 수육 등의 방법으로 조리한 것을 먹는다. 우유·치즈와 같은 낙농식품 섭취는 대장암 예방 효과가 인정되지만, 너무 많은 칼슘 섭취(하루 1.5gm 이상)는 오히려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한국인은 염장 생선구이, 고염 젓갈, 고염 장아찌 등을 즐겨 과도한 염분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2005년 현재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13gm이다. 이는 위암, 인후암 같은 암뿐 아니라 심장병, 고혈압의 원인도 된다. 소금은 하루 6gm 이하를 섭취하길 권한다.

과거에는 같은 부위의 암이 한 가족에게 집중 발병하는 경우를 보고 암 발병의 유전성을 의심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공통 생활환경 또는 비슷한 생활습관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유전적 요인의 중요성은 낮아졌다. 최근에는 유전체 또는 유전자를 직접 검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유전자가 독자적인 발암원인으로 인정된 경우는 없다. 외부 발암요인과 상호작용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특정 유전자형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다.

2009년 11월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 분해 효소능력이 낮은 특정 유전자형(ALDH2*2) 소지자에게 알코올이 식도암 등의 확실한 발암원”이 된다고 판정했다. 특정 유전자형과 외부 발암요인의 상보효과에 관한 과학적 사실이 더 밝혀진다면, 특정 유전자형에 따른 더욱 세밀한 암 예방방법이 제시될 것이다.

   

암 유발 최대원인은 흡연 … 간접흡연도 피해

비만(체질량지수 BMI 30 이상)은 대장암, 유방암, 식도암, 췌장암, 담낭암, 자궁체부암, 신장암 등의 확실한 발병요인이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kg)를 키(c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이상적인 수준은 21~22이다. 성인이 된 뒤의 체중 증가가 비만의 주원인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종 육체적 활동은 비만을 막아줄 뿐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자궁체부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비만 상태가 아니라도 신체활동이 없는 생활양식은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암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간 세기의 운동(호흡과 맥박이 안정 시의 160% 정도로 증가하는 수준의 운동)을 한다. 이 운동량에 적응이 되면 60분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30분간 격렬한 운동(호흡과 맥박이 안정 시의 180% 정도로 증가하는 수준)으로 조정한다.

암을 유발하는 최대 원인은 흡연이다. 전체 암 발병의 30% 이상이 흡연과 관련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남성 폐암의 85% 이상이 흡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갑상선암을 제외한 우리나라 7대 암(폐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위암, 전립선암)이 모두 흡연과 관련 있다. 이 밖에도 흡연은 식도암, 췌장암, 방광암, 신장암, 골수성 백혈병 등의 발병요인으로 알려졌다.

흡연은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흡연기간이 길수록 암 발병 위험이 급속히 높아지는 ‘양-반응관계’를 보인다. 담배연기에 약 70종의 발암물질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흡연하는 것은 발암물질을 마시는 것과 같다. 담배연기를 간접적으로 들이마시는 것만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된다.

술은 매일 평균 30gm의 에탄올 함유량 이상을 마실 경우 구강암, 인후암, 식도암, 대장암(남성), 유방암의 확실한 발병원인이 되며, 간암과 대장암(여성)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은 간 경변이라는 전구병변을 거친 뒤 발병하는데, 음주는 간 경변의 확실한 유발원인이다. 그러나 중등도 음주는 심장병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주를 권하지는 않는다. 남자는 하루 평균 2잔 이하, 여자는 1잔 이하가 권고 음주량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술을 마시는 남자라면, 한 자리에서의 허용치는 7잔까지다. 통상 1잔의 에탄올 함량은 10~15gm인데, 맥주 1캔이 1잔에 해당한다.

한국 남성의 간암 발병은 70%가 B형 간염(HBV)의 만성감염 때문이다. 간디스토마의 만성적 감염은 담관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간디스토마를 치료하고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간암을 예방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필자 등은 1998년 성인에서 B형 간염 예방접종으로 간암 예방효과를 확인한 연구논문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C형 간염(HCV) 만성감염도 간암의 원인이 되는데, 일본 간암 발생의 약 60%는 이것 때문이다.

이처럼 암 예방 방법은 병원과 같은 전문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는 특이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실행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이다. 생활습관이 어느 정도 굳어진 뒤라도 새로운 생활방식이 습관으로 굳을 때까지만 노력하면 그 후는 저절로 암 예방 생활방식을 실천할 수 있다. 물론 암 예방 생활방식을 오늘부터 실천한다고 내일 당장 암 예방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암이 발병하기까지 십수 년 혹은 수십 년이 경과하는 것처럼 암 예방효과도 마찬가지다. 암 발병이 급격히 증가하는 연령이 남성은 40세, 여성은 30대부터인 만큼 암 예방 생활방식의 실천은 20대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남성은 40대, 여성은 30대부터 암 조기발견 등을 위한 정기 암 예방검진을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