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李龍在의 맛있는 상식_06

醉月 2012. 6. 24. 05:14

발효와 숙성이 빚어내는 珍味, 치즈

맛과 향을 즐기려면 실온 상태로 먹어야

⊙ 우유에 효소, 유산균, 소금 더하는 것만으로 수백 수천 가지의 치즈 탄생
⊙ ‘치즈의 왕’은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구멍 숭숭 뚫린
    치즈는 ‘에멘탈’
⊙ 미국 최고의 치즈 장인은 김치 먹고 자란 김소영씨

이용재
⊙ 한양대 건축과 졸업. 미국 조지아 공대 건축학 석사.
⊙ tvs디자인(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근무-두바이 포함 해외 프로젝트 담당.
⊙ 저서: 《일상을 지나가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번역).
  안단테(Andante). ‘걸음걸이 빠르기’로 ‘천천히’라는 뜻의 음악 용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의 소도시 ‘페탈루마’(Petaluma). 이곳에 있는 한 치즈 공방에서는 세계 최고의 치즈가 안단테의 속도로 익어 간다. 그래서 공방 이름이 ‘안단테 데어리’(Andante Dairy)다. 이 공방의 주인은 소영 스칸란(Soyoung Scanlan, 한국명 김소영)이다.
 
  김소영씨는 연세대와 카이스트에서 식품공학과 생명과학을 전공한 과학자다. 또한 아주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해 온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다. 그녀는 1993년 도미(渡美) 후 프랑스에 여행 갔다가 치즈의 매력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졌다. 이후 ‘칼 폴리’(Cal Poly·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에서 낙농학 박사과정을 밟았고, 치즈 공방에서 기술을 연마한 후 1999년 안단테 데어리의 문을 열었다.
 
  그녀는 과학자로서 갖춘 지식을 바탕으로 피아노 연주자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깃든 치즈를 빚어 낸다. 안단테 데어리의 치즈는 현재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 치즈가 바로 김소영씨의 작품이다. 그녀는 이곳 셰프의 요청에 따라 맞춤 치즈를 만들고 담당 직원들의 교육까지도 맡고 있다.
 
  프렌치 론드리의 셰프 토머스 켈러가 안단테 데어리의 치즈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져갔다는 일화는 이 지역에서 유명하다. 토머스 켈러는 미국 레스토랑계의 전설로, 프렌치 론드리 포함 두 군데의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프랑스인이 아니면서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세 개를 받은 유일한 셰프다.
 
  김소영씨는 자신이 만든 치즈를 미국 유수의 레스토랑에 납품하는 한편, 프랑스 및 이탈리아 치즈를 수입하고 숙성시키는 등 치즈 본고장과도 꾸준히 소통해 미국 내 ‘치즈 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남은 우유 보존 방법에서 유래
 
우유를 약한 불에 가열해 식초나 레몬즙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응유(curd)를 쉽게 분리해낼 수 있다. 베보자기에 밭쳐 유청을 걸러내면 원시적인 치즈가 되는데, 이를 ‘코티지 치즈’(Cottage Cheese)라고 부르고 가정에서도 만들 수 있다.
  치즈는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음식이다. 치즈는 잉여분의 우유를 보존하기 위한 수단에서 유래됐다. 대부분의 치즈가 짭짤한 이유는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소금을 넣기 때문이다. 플리니우스(23~79)의 고대 로마제국은 물론, 기원전 2000년경 이집트에서도 치즈를 만들어 먹은 흔적이 발견된 바 있다.
 
  치즈의 제조 과정은 두부와 흡사하다. 갈아 끓인 콩에 간수(염화마그네슘)를 더해 단백질을 응고시켜 분리한 뒤 눌러 물기를 빼는 것처럼, 치즈는 우유-대부분 살균과정을 거치지만 예외도 있다-에 송아지나 양의 제4위에서 추출한 응유효소(凝乳酵素·rennet)를 더해 수분인 유청(乳淸·whey)을 분리해 내는 기본 과정을 거친다. 분리된 응유(curd)는 주로 압축이나 세척 등의 과정을 거쳐 특유의 물성을 지니게 된다. 한편 첨가되는 유산균(乳酸菌)이나 푸른곰팡이(penicillium)는 발효와 숙성을 맡아,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함으로써 특유의 감칠맛과 풍미를 자아낸다.
 
  다른 기호식품처럼 치즈 또한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다양성을 빚어 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주원료인 우유(또는 양젖이나 염소젖)에 효소, 유산균, 소금을 더하는 것만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백 수천 가지의 치즈가 탄생한다. 마트나 백화점 식품 및 와인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치즈 위주로 세계 여행을 떠나 보자. 소개한 치즈 대부분, 특히 유럽산은 ‘POD’(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유럽연합에서 특정 농산식품의 원산지명을 법규로 보호하는 제도)를 통해 원산지와 이름의 관계를 법적으로 보호받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 측면에서 프랑스는 치즈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브리’(Brie), ‘카망베르’(Camembert), ‘로퀘포르’(Roqueport) 등 살짝 경질(硬質)인 껍질 속에 나이프로 발라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부드러운 속살을 지닌 연질(軟質)치즈가 대부분이다. ‘콩테’(Comte)와 같은 경질치즈는 비살균 우유로 만들기 때문에 수입이 어려워 접하기 쉽지 않다.
 
  ‘치즈의 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Parmigiano-Reggiano)는 POD에 따라 파르마를 비롯한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지방의 치즈에만 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최소 12개월에서 36개월, 때로는 그 이상 숙성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분이 빠져 알갱이가 씹히고 감칠맛이 진해진다. 인접 지역인 롬바르디(Lombardy)의 ‘그라노 파다노’(Grano Padano)가 사촌격의 치즈로, 비슷한 맛과 성향을 지니지만 보다 저렴한 가격의 대체품이다.
 
 
  세계 각국의 치즈
 
  영국은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는 아니지만 치즈의 전통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뒤지지 않는다. 남서 잉글랜드 서머싯(Somerset)의 마을 이름을 딴 ‘체다’(Cheddar)의 역사는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같은 치즈와는 달리, 체다의 이름은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하다. 반면 세계적인 명성의 블루치즈 ‘스틸튼’(Stilton)의 이름은 POD로 보호받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름이 유래된 마을 스틸튼의 치즈에는 붙일 수 없다.
 
  스위스 ‘퐁듀’(fondue)의 바탕이 되는 ‘그뤼에르’(Gruyere)나 ‘에멘탈’(Emmental)이 대표로, 고소하면서도 향이 그다지 강하지 않으며 살짝 씁쓸한 맛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에멘탈은 ‘눈’이 달린 치즈로 유명하다. 물기를 빼는 과정에서 치즈를 불균일하게 누르면 이산화탄소가 완전히 빠지지 않아 특유의 구멍이 생기는데, 이를 ‘치즈의 눈’이라 부른다. 인기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치즈가 바로 에멘탈이다. 치즈의 전형을 시각적으로 묘사할 때 흔히 에멘탈이 등장한다.
 
  네덜란드 유래지의 이름을 딴 ‘고다’(Gouda)나 ‘에담’(Edam) 또한 반(半)경질 치즈로 스위스의 대표 치즈와 흡사한 맛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의 ‘페타’(Feta)는 그리스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뭉쳐진 치즈다. 페타의 역사는 비잔티움 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페타는 전통적으로 양젖, 또는 염소젖과 양젖을 섞어 만든다. 덴마크에서는 우유로 흡사한 치즈를 만들어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때문에 양국은 ‘페타’라는 이름의 소유권을 놓고 긴 법정 공방을 벌였다. 결국 그리스의 승리로 막을 내렸고, ‘페타’라는 명칭 또한 POD로 보호받게 되었다. 한편 지중해 연안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유래된 ‘할루미’(Halloumi)는 녹는 점이 높아 구워먹을 수 있는 치즈로 유명하다.
 
  미국 위스콘신(Wisconsin) 주에서는 체다나 모차렐라를 비롯한 대량 생산 위주의 치즈,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소규모 공방을 통한 ‘아티잔’(artisan·장인) 치즈 생산이 활발하다. 일본에서는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치즈 개발 및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벚꽃나무 잎사귀를 넣어 숙성시킨 ‘사쿠라 치즈’가 유럽의 아성을 깨고 스위스에서 열리는 치즈 올림픽에서 우승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 이시돌 목장에서 1980년대 이미 모차렐라 치즈를 생산했지만, 국산 치즈는 아직까지 다양성 면에서 선택의 폭이 좁다. 가공 치즈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숙성이 많이 되지 않은 치즈다. 임실과 제주가 주요 산지다.
 

 
  화이트 와인과 궁합 잘 맞아
 
  치즈의 맛을 반감시키는 주의점이나 맛을 배가시키는 노하우가 특별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다만 치즈가 유지방의 산물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치즈의 맛과 향은 실온에서 드러나므로, 즐기기 한 시간 전에는 냉장고에서 꺼내 두는 것이 좋다.
 
  연질치즈의 경우 담백한 빵이나 크래커와 함께 먹으면 식감의 조화는 물론, 전분의 단맛이 치즈 특유의 맛과 향을 한결 더 돋워 준다. 사과와 배 등이 전통적인 ‘치즈 과일’로 좋은 짝이며 복숭아나 멜론, 살구나 체리 등도 잘 어울린다. 치즈가 궁극적으로 숙성과 발효를 거친 농축 우유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꺼번에 서너 가지 이상을 맛보는 건 피하는 게 좋다. 미각세포가 피로해져 제 맛을 음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먹고 남은 치즈는 랩이나 유산지로 느슨하게 싸서 공기의 흐름을 보장한 상태로 냉장 보관한다.
 
  치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는 와인이지만, 각각의 다양성 때문에 이 둘의 궁합은 그렇게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지면에 소개하는 치즈를 중심으로 간단한 원칙을 소개하자면, 일반적으로 치즈에는 레드보다 화이트와인이 더 잘 어울린다. 레드와인의 경우 타닌(tannin)이 치즈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치즈와 와인 전문가들이 동시에 꼽는 가장 무난한 선택은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게뷔르츠라미너’(Gewurztraminer)이다. 흔히 ‘오프-드라이’(off-dry)라고 표현하는, 시지도 달지도 않은 맛과 특유의 향이 치즈의 짠맛과 향을 적절하게 중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다만 게뷔르츠라미너는 우리나라에 다양하게 수입되지 않으므로 같은 알자스 지방의 ‘리즐링’, 디저트 와인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탈리아의 ‘모스카토 다스티’가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달거나 과일향이 두드러지는 화이트와인이 좋은 짝이다.
 
  레드와인과 좋은 궁합을 이루는 치즈도 있다. 스틸튼이나 이탈리아의 ‘고르곤촐라’(Gorgonzola) 같은 블루치즈나 숙성이 오래되어 향이 강한 치즈는 선이 굵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주정(酒精)을 강화(强化)한 포르투갈의 ‘포트와인’(Port Wine) 정도가 돼야 버틸 수 있다. 고소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을 지니고 있는 그뤼에르나 에담 같은 경우 맥주와도 궁합이 잘 맞다.⊙
 

  [치즈 장인 인터뷰]
 
  안단테 데어리의 소영 스칸란
 
  “김치로 길들인 미각이 세계 최고의 치즈를 만드는 힘”
 
   ―치즈 제조의 매력은 무엇인가.
 
  “가장 큰 매력이라면 단순함에서 비롯되는 다양성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식품은 발효의 과정을 거쳐도 그 물리적인 상태를 보전하지만 치즈는 이야기가 다르다. 주원료인 우유에 소금과 효소, 종균(種菌)을 섞는 것만으로 액체에 가까운 프랑스의 ‘에푸아스’(Epoisses)부터 단단한 파르미지아노까지, 같은 우유로 수백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치즈를 만들 수 있다. 낙농학을 공부하던 시절 프랑스에서 다양한 치즈를 접할 수 있었는데, 흥미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10년이 넘게 치즈를 만들어 왔지만 아직도 우유가 신비한 매력을 지닌 원료라고 생각한다.”
 
  ―치즈 제조의 철학이 있다면.
 
  “목표는 정직하고 바른 치즈 장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련된 솜씨를 지녀야 하고 연마를 위한 절제나 규율도 필요하지만, 장인으로서 나의 수준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그를 바탕으로 고객을 정직하게 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연이나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감 또한 장인으로서 지켜야 할 전통적인 덕목이다.”
 
  ―전공했던 식품공학이 치즈 제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일단 기술자, 즉 엔지니어로서 치즈 제조 공정의 기본을, 또한 과학자로서 치즈 제조에 필요한 우유의 물리 화학적인 성질을 이해하고 있다. 치즈 장인이 되기 이전에 쌓은 지식과 경험은 현재의 일과 불가분의 관계다. 치즈 장인으로서는 우유나 치즈 제조에 관련해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음식 전문 필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많다. 과학적인 지식 덕택에 일을 더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치즈 제조의 영감이 되는 요인은.
 
  “프랑스 치즈를 좋아해 전통적인 프랑스 스타일의 치즈 제조가 목표다. 하지만 치즈에 대한 영감은 대부분 주 고객인 셰프들로부터 얻는다. 많은 셰프와 레스토랑을 위해 맞춤 치즈를 만드는데, 좋은 결과를 위해 그들의 스타일이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한다.
 
  맞춤 치즈 제조는 어려운 일인 만큼 성취감도 크다. 셰프를 이해할수록 더 좋은 치즈를 만들 수 있다. 소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사업규모를 확장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러한 관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원료인 우유는 독점 계약을 맺은 소규모 목장에서 들여오는데, 가장 맛있다는 ‘저지’(Jersey)종의 유기농이다. 우유의 성격이 그때그때 다른데, 치즈의 최종적인 맛을 염두에 두고 그에 맞는 우유를 고른다.”
 
 
  막걸리도 치즈와 좋은 궁합 이룰 가능성
 
김소영씨가 운영하는 치즈 공방 안단테 데어리의 명품 치즈들.
  ―외국 치즈를 들여와 숙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집유(集乳)부터 모든 제조 과정을 맡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숙성을 위해 들여오는 치즈는 이탈리아산(産) 약간을 제외하고 모두 프랑스산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치즈를 들여와 숙성만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배울 수 있다. 치즈 자체는 물론, 다른 치즈 장인의 생각이나 숙련도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숙성 과정을 통해 훌륭한 장인들과 일하고 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내 치즈를 만드는 과정이 독주(獨奏)와 같다면 숙성 작업은 작은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연주하는 셈이다.”
 
  ―우리 음식 또한 발효와 숙성 과정에 많이 의존한다. 치즈 제조에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는가.
 
  “훌륭한 발효식품과 함께한 성장과정이 우유나 치즈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만큼이나 중요하다. 시간이 빚어 내는 좋은 음식, 또한 그런 음식을 볼 줄 아는 안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를 볼 줄 아는 감각 또한 나의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치즈 제조에는 김치만큼이나 유산균과 발효가 결부되므로 언제나 우리 음식에서 얻은 발효 관련 지식을 접목한다. 살아 있는 미생물이나 효소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발효는 다른 음식 보전 기술과 다른 측면이 있으므로 충분히 감안해야만 한다. 살아 있는 것을 다룰 때에는 내 마음대로 통제하기보다 겸손하고 또한 맞춰줄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음식 또는 음료와 어울리는 치즈가 있다면.
 
  “엄격한 규칙에 맞춰 치즈를 먹을 필요는 없다. 전통적으로 치즈는 와인과 좋은 짝을 이루지만 그건 별도로 다뤄 줘야 할 만큼 방대한 이야기다. 가볍고 신선하다는 측면에서 경질(硬質)의 치즈와 한국 맥주는 좋은 궁합을 이룬다. 또한 염소젖 치즈는 연하게 내린 녹차와 잘 어울린다. 연질(軟質) 치즈라면 빵과 함께 먹는 게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빵 없이 경질치즈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 효모의 풍미와 단맛 때문에 막걸리 또한 몇몇 치즈와 좋은 궁합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은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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