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外之士

列仙小傳_서왕모[西王母]

醉月 2009. 7. 11. 08:45

서왕모(西王母)

 
견우와 직녀를 갈라놓은 신화와 전설의 여신선

중국고대 신화 속에서 서왕모는 가장 잘 알려진 신선이다. 관련되는 일화와 전설이 많고 시와 문학작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서왕모는 천상계와 인간계의 여러 일에도 일찍부터 개입하여 관여한 것으로 되어있다.

서왕모의 한 마디 노여움이 애정이 깊은 견우직녀를 갈라놓아, 그들은 아직까지 여전히 멀고 먼 은하계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으며 매년 7월 7일에야 비로소 까치가 놓은 다리(鵲橋)위에서 서로 얼굴을 한 번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른 한 전설로는 서왕모의 장생불로 선약(仙藥)을 훔쳐 먹은 상아는 달나라 신선(月仙)이 되었지만 도리어 적막하기 그지없는 넓고 차가운 궁전(寒冷宮)에서 영원히 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서왕모가 황제를 도와 전쟁을 승리로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황제(黃帝)가 치우(蚩尤)와 중원을 놓고 싸움을 할 때, 치우가 비바람을 부르고 연기와 안개를 피워 황제의 군대에게 방향을 잃게 하고 대오를 어지럽혔다. 황제는 어쩔 수 없이 군대를 물려 태산지방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서왕모는 몸에 검은 여우 갑옷을 입은 사자를 파견하여, 길이 한 자, 넓이 세 치 옥으로 된 단혈(丹血)무늬를 한 푸른 옥돌 신부(神符)를 황제에게 주어 난국을 타개하게 하였다. 그리고 사람머리에 까마귀 몸을 한 구천현녀(九天玄女)를 파견하여 황제에게 각종 음양술(陰陽術)과 기관조종술(機關之學)을 가르쳤다고 한다. 서왕모의 이러한 도움으로 황제는 마침내 치우와 싸움에서 승리하고 중원을 차지하였다고 한다.

 

◈ 천상과 인간계에 두루 나타나
그리고 서왕모는 요임금을 이어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에도 지지를 표명하고 사자를 파견하여 순임금에게 백옥환(白玉環)과 백옥피리를 내렸다. 그리고 지도를 내렸는데, 황제 때 구주(九州)를 기초로 하여 국가의 영역을 12주로 넓히게 되었다. 우임금 때 홍수가 나서 온 천하가 물로 뒤 덮였을 때 서왕모는 운화부인(雲華夫人), 요희를 파견해서 돕게 하여 홍수를 다스리는 데 성공하였다 한다.
서왕모는 또한 신선들 모임인 군선대회(群仙大會: 곤륜산 요지에서 仙佛聖眞들이 3천년에 한번씩 개최한다는 모임으로 이때 서왕모가 선도복숭아 일명 반도(蟠桃)를 대접한다 함)에 친히 참석하여 치하를 하였다고 한다.

 

◈ 서왕모가 비구름으로 산불을 진압
나아가 서왕모는 국가나 민간에서 각종 재난이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기복(祈福)을 비는 주요한 신들 중 하나가 되었다. 여러 기록에 이러한 사실들이 나온다. 수나라 때 방화로 정형현 전체가 산불에 휩싸여 백성들은 두려움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형현 관리들은 서왕모 사당에 가서 예를 올리고 울면서 다음과 같이 고하였다. "백성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지금 이러한 큰 재난을 만났습니다! 신(神)이 있어 만약 신령하다면 비를 내려 구해 주십시오."
기도가 끝나자, 곧바로 구름이 몰려들면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큰 산불이 꺼졌다고 한다. 이러한 일화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붉은 종이 위에 '서왕모의 신위(西王母之神位)'를 쓰거나 혹은 서왕모를 귀부인상으로 그려서 받들어 제사를 지내고 복과 수명을 빌거나 각종 재앙을 없애도록 기도를 하곤 했는데 이것이 널리 유행하여 민간에서는 하나의 풍속이 되었다고 한다.


 

절세가인 서왕모가 선도복숭아를 하사

 

ⓒ 삽화 박영철

◈ 서왕모의 자녀들
서왕모에게는 많은 자녀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인이 운화(雲華)부인(이름이 요희:瑤姬) 그리고 태진(太眞)부인(이름이 완:婉)이다. '집선록'(集仙綠)에 운화부인은 서왕모의 23번째 딸이며 태진부인의 동생이라고 한다. '명통일지'(明統一志)에는 서왕모의 아홉번째 아들이 현수(玄秀)이며 진인이라는 기록도 있다. 이것으로 보건대 서왕모는 적어도 23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시대가 흐름에 따라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은 높아가고
서왕모가 주나라 목왕과 만난 후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였다. 그러나 목왕이 늙고 병들어 죽게 되자 요지(瑤池)에서 다시 만난다는 기약도 물거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로 보건대 그 당시 서왕모의 신통은 그리 대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전국(戰國)시대가 지나고 한나라 때가 되자, 신선가의 방사(方士)들의 활약이 커지게 되면서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은 자꾸만 높아갔다. 장생불사약을 장악하는 등 신령스런 여자 신선으로 되었다. 도교가 흥기함에 따라 서왕모는 도교진영에서 모tl는 주요인물이 되었다.


또 도교와 불교가 서로 세력을 다툴 때 인간의 상상력이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서왕모의 지위와 신통도 점점 높아 갔으며 논쟁의 여지가 없이 천상의 높은 신으로 되었다. 후에 장도릉(張道陵) 등 도교의 조사들은 모두 "서왕모가 친히 가르침을 내려 비로소 득도하여 진인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20cm 소인과 놀던 한 무제
한 무제 유철(劉徹)은 일심으로 신선의 도를 구했던 사람이다. 동쪽의 어느 군에서 한 무제에게 아주 작은 신체의 소왜인(小矮人)을 조공으로 보내 왔는데 키가 불과 칠촌(20센티)이었으나 의관은 정갈하였다 한다. 한 무제는 소인에게 매우 흥미를 느끼고 소인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장난을 하면서 즐기곤 하였다.

어느 하루 동방삭(향후 연재예정)이 궁궐에 들어 왔다가 이 소인을 만났다. 소인을 부르면서 "거령(巨靈)아? 너는 어떻게 이곳까지 미끄러져 떨어져 왔느냐? 아모(阿母 즉 서왕모)는 잘 계시냐?"라고 묻는다. 소인은 아무 대답이 없없다. 동방삭은 한 무제에게 "이 아이는 품행이 좋지 않아, 일찍이 세 번이나 서왕모의 선도복숭아(蟠桃)를 훔쳐 먹어 서왕모의 눈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인간 세상으로 귀양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한 무제가 크게 놀랐고, 동방삭이 세상의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소인이 한 무제에게 "서왕모가 저를 파견하여 당신에게 도를 구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청정하고 마땅히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다시 오년이 지나면 서왕모가 몸소 와서 당신을 만나겠다고 하였습니다."라고 말한 후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 한 무제, 서왕모를 만나다
오년이 지나자 서왕모는 과연 사자를 파견하여 한 무제에게 7월 7일 서왕모가 친히 강림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한 무제는 향을 사르고 물을 뿌려 청소를 깨끗이 하고 몸소 장막을 쳤다.

약속한 7일 날 밤 공중에서 뇌성이 은은한 가운데 온 하늘이 갑자기 자주색 구름으로 덮이면서 서왕모가 자주색 구름수레(紫雲車)를 타고 궁전으로 내려 왔다. 이때 서왕모의 신태는 방정하였고, 얼굴은 절세가인으로 30여세 여인이었다 한다. 서왕모는 한 무제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도복숭아를 내려 맛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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