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단체&요결

힐리언스 仙마을

醉月 2009. 2. 1. 15:26

단 하나뿐인 건강마을, ‘힐리언스 仙마을’

▲해발 250m의 산등성에 자리잡은 힐리언스 선마을의 전경. 남향의 양지바른 곳이어서 한겨울에도 따뜻하다. 맨위 하얀 건물이 숙소인 캐빈이고 그 아래가 스파 식당 등이 있는 추동재와 춘하재다.

 

부서지는 햇살-쏟아지는 별빛…자연과 통하니 건강은 저절로

 오전 4시 15분. 대개는 곤히 단꿈을 꿀 시간. 이 시간에 깨어있다면 밤샘 야근자 아니면 새벽예불 올리는 절집 스님들뿐이려니. 하지만 이시형 박사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배짱으로 삽시다’ 등 수많은 저술로 이름난 정신과 의사. 지금은 강원 홍천 산중의 웰니스(Wellness)센터인 ‘힐리언스 선(仙)마을’ 촌장을 맡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건강수명 관리법을 전하는 ‘건강 전도사’로 진력하고 있다. 힐리언스는 ‘과학적 건강(Health Science)과 치유적 경험(Health Experience)’의 합성어다.

 

 그런 이 박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선마을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우선 홈페이지부터 뒤졌다. 그런데 첫 화면에 ‘9988234’라는 숫자부터 떴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 3일 만에 4(생을 마감)하는 건강한 삶’이라는 주석과 함께. 사실 이것은 누구나 그리는 최고의 행복. 그래서 그곳을 직접 찾아보았다.


 홍천 대명리조트의 비발디파크 스키장 근방. 선마을은 길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산중(해발 250m)에 있다. 둘러싼 산은 온통 숲으로 잣나무, 참나무, 소나무가 울창하다. 길을 벗어나 가파른 산길로 오르기를 1.2km. 차단기가 길을 막는다. 선마을 입구다. 인터폰을 들자 용무를 확인하고 문을 연다. 들어서자 햇빛 가득한 남향받이 산등성이가 활짝 펼쳐진다. 이런 산중에 이렇듯 아늑한 곳이 있다니. 멋진 곳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붙든 것은 산등성이에 계단처럼 들어선 아담한 건물들.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했다. 그 중심건물은 추동재와 춘하재. 나무로 외벽을 마감해 자연과 두루 잘 어울린다. 객실은 전망이 더 좋은 산등성이 위에 있다. 통유리창이 실내에서도 숲과 하늘 등 자연과의 소통을 돕는다. 실내도 아늑하다. 그 하이라이트는 침실. 바닥에 누우면 밤하늘의 달과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다. 천창(천장의 창문) 덕분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중심공간인 춘하재. 건축가 승효상씨 설계로 주변의 자연과 호흡하며 식사도 하고

휴식도 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객실 캐빈의 침실. 천창으로 밤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제공하는 건강식단의 핵심인 '야채스틱'과 모래시계.
식사를 30분이상 오래도록 식사를 하도록 만들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천천히 식사하고 요가하고 낮잠 자고…

 선마을은 건강 습관을 길러주는 웰니스센터다. 이 박사 표현대로라면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건강마을’이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내가 직접 겪은 1박 2일 체험을 통해 알아본다.


 낮 12시. 선마을 입촌 시간이다. 첫 프로그램은 점심식사다. 모래시계가 놓인 원탁, 야채를 막대기처럼 잘라 담은 접시가 첫 코스다. 파프리카와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 설명이 이어진다. 야채를 먹고 나면 밥이 나온다고. 야채를 집자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소진시간은 30분. 적어도 30분, 천천히 먹으라는 메시지다. 15분쯤 후 식사가 나왔다. 불고기와 김치, 계란말이가 전부.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 스님이 소금 대신 집 간장으로 담근 저염 김치다.


 선마을이 가르친 첫 번째 건강 습관. ‘식사는 천천히’다. 포만감은 식사 시작 후 최소 15분이 지나야 느껴진다. 그래서 천천히 먹어 과식을 막는다. ‘천천히’에 모든 것이 있다. 다이어트는 물론 고른 영양 섭취까지.


 비만은 건강의 대표적인 적신호다. 그래서 비만 퇴치는 선마을 건강 프로그램의 핵심. 야채스틱은 비만 퇴치를 위한 건강 습관의 첫 단계다. 하지만 고역이었다. 생야채를, 더군다나 소스조차 없이 먹으니. 그런데 효과는 의외다. 15분 후 식사가 나왔건만 평소만큼 먹지 못했다. 포만감 때문이다. 여기가 전환점이다. 배고픔을 참는 고역 없이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서광을 본 것이다. 오후 1시 반. 와식(臥式)명상 시간이다. 말 그대로 ‘누워서 하는 명상’인데 ‘요가 후 낮잠’이다. 장소는 대형 ‘유르트’의 실내. 유르트는 몽골인이 초원에서 집으로 쓰는 원형 텐트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뒷산에서 즐기는 트레킹. 온통 산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선마을에서는 트레킹이

자연과 호흡하며 건강을 다지는 여가의 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가벼운 트레킹 후 온천에 몸 담가

 에센스오일을 버너로 데워 풍기는 아로마 향이 은은한 유르트 실내. 따끈한 바닥에 앉아 명상음악을 들으며 배우는 요가가 즐겁다. 복식호흡까지 배운 뒤에는 나른해진 몸을 바닥에 누이고 그대로 단잠에 빠져든다. 선마을의 두 번째 건강 습관. ‘요가와 낮잠’이다. 그리고 이거야말로 오전 4시 15분에 일어나 중요한 일은 모두 오전에 마친다는 이 박사가 그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는 비법, 그것이다.


 오후 2시 이후 저녁식사(오후 6시)까지는 자유시간. 1박 2일 일정의 참가객에게는 고민의 시간이다. 할 것은 많고 시간은 짧아서다. 피트니스센터는 최고급 기구로 가득하다. 건물 곳곳에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양지바른 아늑한 공간이 있다. 읽을 책이 가득한 도서실도 따로 있다. 곳곳에 냉장고를 두고 생수를 넣어 두었다. 간식은 구운 고구마. 역시 곳곳에 있다.


 나는 트레킹에 나섰다. 선마을을 감싼 뒷산의 능선을 따르는 데 자체 개발한 전용코스다. 스틱을 양손에 끼고 타박타박 능선을 올랐다. 겨울 나목의 숲 속은 온통 낙엽투성이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마른 낙엽 헤치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왔다. 그 어떤 음악도 능가할 만큼 아름다운 소리다.


 트레킹 후에는 스파를 찾았다. 인공탄산온천에 찜질 방을 갖췄다. 탄산천은 데운 지하수에 탄산가스를 짙게 녹인 것인데, 혈액순환에 큰 효과가 있다. 탕 속에 앉아 몸을 보니 작은 기포가 온몸을 코팅하듯 달라붙어 있다. 탄산천의 혈액순환 효과는 기포 속의 탄산가스가 피부로 스며들어 혈관을 자극해 일어난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스파에 있는 인공탄산온천의 욕조.

오른쪽 유리창 밖에 히노키(일본산 편백나무)로 만든 반야외의 로텐부로(노천탕)이 있다.

 

24시간 만에 군살 1.8kg 빠지다니

 반(半)야외의 노천탕(로텐부로)도 있다. 일본산 편백나무(히노키)로 만든 ‘히노키 탕’이다. 밖에서는 들여다보이지 않는 특수유리로 노천탕 분위기가 물씬 난다. 스파에도 건강요법이 별도로 있었다. 황토 벽과 대리석 바닥으로 된 실내에서 원적외선을 쪼이는 암반찜질을 탄산천 입욕과 교대로 하는 것이다.


 이튿날 오전 7시. 해맞이 트레킹 시간이다. 안내자는 이곳의 운동처방사인 김영준 씨. 그와 함께 잣나무 숲을 통해 산자락에 올라 홍천의 산악을 비추며 떠오르는 붉은 아침 해를 맞는다. 그 햇살에는 대지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덕분에 머리는 맑아지고 몸에서는 기운이 솟았다. 오르내리며 그가 들려준 건강 강의. 트레킹이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요가와 자연무를 배우고 실습하는 공간인 초대형 유르트의 실내.

명상강사 진용일씨가 좌선을 하고 있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요가와 자연무를 배우고 실습하는 공간인 초대형 유르트의 실내.

명상강사 진용일씨가 자연무를 시연하고 있다.


 식후에는 유르트에서 ‘자연무(自然舞)’를 배웠다. 명상 강사 진용일 씨가 고안한 일종의 기공체조로 자연의 사물을 주제로 오행에 맞춰 명상과 요가를 접목한 동작이다.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기를 순환시켜 건강을 다지도록 하는데, 그 동작이 한국의 춤사위와 진배없이 부드럽다(동영상 참조). 선마을의 세 번째 교훈, 바로 ‘명상과 요가, 자연무’다. 진 씨는 중국의 타이지(太極)처럼 한국인이 일상에서 연마할 수 있도록 보급할 계획(2월 9일 서울 창무예술원에서 시연회 개최)이다.


 이제 선마을을 떠날 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체중이 1.8kg이나 빠진 것이다. 단 24시간 만에, 더 놀라운 것은 현재의 생활이다. 선마을에서 배운 대로 ‘천천히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건강습관이 몸에 배었다. 휴식도 하고 좋은 건강 습관까지 배운 이곳. 나다니기에 마땅치 않은 한겨울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이시형 촌장 “자연치유력-면역력은 바른 생활습관서 나와”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만난 ‘건강마을’의 촌장 이시형(사진) 박사. 여전히 활력 넘치는 모습이었다. ‘건강은 습관’이라는 그의 말. 그 풀이는 이랬다. “좋은 습관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겁니다. 병은 원인이 다양하지만 50%는 생활습관에서 옵니다. 내 병은 ‘내가 만든다’는 거지요.”이 박사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건강 강의의 핵심이다. 그만큼 ‘예방’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20여 년 전 건강검진센터 설립을 제안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 후부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러 다녔어요. 그런데 그게 그때뿐이더라고요. 곧 잊어버려요. 게다가 병을 우습게 알아요. 간에 기름이 끼었다는데도 그냥 넘겨요. 간에 기름이 끼면 간경화로 이어지고 간암으로 발전하는데도요.”그래서 생각한 것이 ‘선마을’이었다. 벌써 20년 전 일이다. 하지만 실행에 옮긴 것은 5년 전. 자연이 좋은 곳이어야 했기에 부동산 개발업자인 친구에게 부탁해 전국을 뒤져 찾았다고 했다.


 “사람에게는 병을 막는 면역력과 병을 극복하는 자연치유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그 두 개가 모두 악화일로예요. 모든 게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의 조사 결과를 보세요. 한국 성인의 62.6%가 건강하지 않다는 겁니다. 발병 직전 상태가 35.3%이고 병이 진행 중인 경우가 27.3%나 된다니까요. 선마을에서는 잘못된 건강 습관을 고치는 데 집중합니다. 식사법, 운동, 명상과 요가, 긍정적인 사고방식 같은 건강 습관으로 말이지요.”그는 좋은 건강 습관이 ‘자연치유력’을 높인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박사는 선마을 촌장이 된 후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선마을에서 보내고 있다. 주위의 말에 따르면 그는 오전 4시 15분이면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고 오전에 중요한 일을 모두 마친단다. 그리고 틈틈이 자연 속에서 트레킹하고 명상을 한다고 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반드시 와식요가로 낮잠을 청하고 식사는 저염식에 야채 위주로 천천히 한다.


 일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강연. 그의 꿈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지구상에 병원이 없어지는 날을 보는 것이다.


여행정보

◇찾아가기 ▽위치=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 근방(10km) ▽주소=강원 홍천군 서면 중방대리 7 ▽전화=033-434-2772 ▽길 찾기=두 가지 루트가 있다. 북한강을 따라 가평을 거쳐 가는 드라이브 코스, 양평을 경유해 대명비발디파크 입구를 지나는 코스다. △북한강 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남양주 나들목∼국도 46호선∼화도∼신청평대교∼국도 37호선∼설악면∼지방도 86호선∼모곡∼지방도 494호선∼선마을 이정표 △남한강 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남양주 나들목∼남양주시청∼국도 6호선∼팔당∼양수대교∼양평∼단월∼지방도 70호선∼명성터널∼대명비발디파크 입구∼지방도 494호선∼선마을 이정표


◇건강 프로그램: 생활습관, 비만, 스트레스 등 세 분야로 나누어 이시형 유태우 배철영(이상 의사) 박사와 진용일(명상강사) 씨가 1박 2일∼4박 5일 일정 프로그램(7개)을 각각 주말을 이용해 수시로 연다. 참가비는 30만(1박)∼320만 원(4박·사전 진단 포함). 상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healience.com) 참조. 힐리언스는 서울센터(강동구 암사동·02-429-0283)도 운영한다.


◇건강나이 측정: 힐리언스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건강나이를 설문을 통해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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