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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 정선 첩첩산중에 위치한 기림산방. 100세 이상 노인 수백 명으로부터 장수 비결을 연구해 온 김종수 소장이 이곳에서 건강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장수 노인들을 통해 김 소장이 터득한 건강법은 ‘두한족열’. ‘머리는 차갑게 몸은 뜨겁게’하라는 것.
강원 정선 민둥산 해발 700m에 위치한 기림산방. 십여 년간 백 세 이상 노인 수백 명을 만나 장수 비결을 연구해 온 김종수 소장(53·현대민족정신연구소)이 아내 현미정 씨(38)와 건강 학교를 운영하는 곳이다. 1992년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들어온 김 소장은 기 수련과 장수 노인과의 만남을 통해 ‘건강한 생활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1995년부터 신문·잡지 등을 통해 건강 칼럼을 연재하고,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해 온 김 소장은 현대·삼성 등 대기업에서 500여 차례 건강 특강을 해왔다. “강연을 듣고 깊이 감명을 받았다 해도 본인이 직접 체험해보지 못하면 단발성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 안타까워 1997년부터 외부 강연을 중단하고 건강 학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5000여 명의 사람들이 기림산방을 다녀가고 4박 5일과 2주간 진행되는 건강프로그램을 수료한 졸업생만도 600여 명.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첩첩산중 흙집에서 생활하며 단식·단전호흡 등의 수련법을 익히고, 김 소장이 몸소 깨달은 건강 강의를 듣는다. 김 소장이 쓴 ‘따뜻하면 살고 차가워지면 죽는다’는 책을 읽고 감명받아 초등학생 아들·조카·동생과 함께 기림산방을 찾았다는 박미숙 씨(43·경기 안양시 동안구)는 “성대 결절로 집에서는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며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3일 동안 단식 중인데 컨디션도 좋고 배고픈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한다.
따뜻하면 살고 차가워지면 죽는다
김 소장이 깨달은 건강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두한족열(頭寒足熱)’.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터득하고 말해 왔던 ‘머리는 차갑게 발 등의 몸은 뜨겁게’하라는 것. 뱃속만 따뜻해도 100세는 산다고 그는 주장한다. “몸에 따뜻한 기운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것이고, 따뜻한 기운이 빠져나가 식어버리는 것이 죽는 것입니다. 질병과 노화란 몸이 식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지요. 암·중풍·치매 등의 모든 환자는 뱃속이 차갑고, 노인들의 뱃속도 차갑습니다. 즉 따뜻하면 살고 차가워지면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김 소장은 우주와 대자연에는 따뜻한 기운과 차가운 기운이라는 두 개의 기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따뜻한 기운이 모여 봄이 되고 극에 달하면 여름이 된다. 차가운 기운이 모이면 가을이 되고 극에 달하면 겨울이 된다. 모든 식물은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 싹이 나고 성장해 열매를 맺지만, 차가운 기운이 성하면 추풍낙엽(秋風落葉)이 돼버린다. 모든 동물과 인간도 따뜻한 기운이 강하면 잉태하고 성장하며 생명이 유지되지만, 차가운 기운이 있으면 질병과 노화가 생기고 죽음이 온다. 그래서 시체는 차가운 것이다. 김 소장은 두 기운의 상태에 따라 사람의 체질이 달라진다고 주장하는데 건강 체질, 열 체질, 냉 체질로 체질을 나눈다. 건강 체질이란 두한족열 상태가 유지돼 몸의 순환이 잘 되는 균형 잡힌 몸을 이른다. 하루종일 일하고 피곤해지면 머리가 뜨겁고 몸이 차가워진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을 하고 피로를 풀면 다시 두한족열 상태가 돼 몸과 마음, 정신과 생각 그리고 영혼까지 건강을 유지한다. 건강한 사람은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 잘 순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열 체질인 사람은 속이 냉하고 열은 밖에 있는 상태이고, 냉체질은 따뜻한 기운이 다 빠져나간 다음에 나타나는 체질이다.
차가운 생활을 따뜻하게 바꿔라
“몸이 차갑고 머리가 뜨거워지면 몸과 마음의 질병이 생기는데, 무엇이 사람들의 뱃속을 차갑게 만들었겠습니까? 몸을 차갑게 만든 원인은 우리 생활 속에 무수히 많은데 냉장고에 보관한 차가운 음식을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음식을 따뜻하게 먹어야 위와 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더운 여름철 차가운 음료수를 많이 마시는데, 처음엔 목과 가슴이 시원하지만 잠시 후에는 배가 차가워지면서 배탈이 나며 뱃속의 열이 위로 올라와 머리와 가슴이 답답해지고 정신이 산만해지고 다시 갈증이 난다고 한다. 그 밖에도 밤늦게 먹은 음식, 부족한 잠, 심리적인 충격, 과로·과식·과음 등이 몸을 차갑게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몸이 따뜻해질까. “내가 만난 장수 노인 가운데 제주도의 고이기 옹(1994년 당시 102세)은 여름에도 항상 따뜻한 음식만 드셨습니다. 따뜻한 음식은 위장에서 분해·발효(소화)시키기가 좋아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김 소장이 만난 장수 노인들의 식사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루 세 끼 따뜻한 음식을 먹되, 부족한 듯이 먹는다는 것. 또한 음식은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다. 흔히 매운 음식 때문에 위장병이 생긴다고 하는데, 매운맛은 몸에 들어가 열이 나게 해 따뜻하게 해준다. 매운맛은 열이 필요한 사람 즉, 차가운 사람에게 필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뜨거운 차를 마셔 뱃속을 편안히 해준다. 매 식사 전과 후에, 잠을 자기 전에, 그 밖에도 틈틈이 뜨거운 차를 마신다. 물도 따뜻하게 마셔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흔히 건강 학자들이 ‘끓인 물은 죽은 물’이라며, 생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기운의 측면에서 보면 달라진다고 역설한다. 차가운 물 때문에 기운(열)을 뺏겨 우리 몸이 차가워지는데, 소량의 미네랄과 산소를 섭취한들 무슨 소용이냐는 것. 늘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하므로 한여름에도 속옷은 꼭 챙겨입어야 한다. 배가 따뜻하면 머리도 맑아지고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배가 차가워지면 기운이 없다. 기운이 없으면 척추에도 힘이 없어져 등이 굽고, 다리는 힘이 없어 발끝과 무릎이 벌어지게 된다. 그런데 의도적으로 발끝을 붙이고 등허리를 쭉 펴면 바른 자세가 되며 배에 힘이 생겨 따뜻해진다. 특히 타고난 기운이 약한 사람은 계속해서 장부를 따뜻하게 해줘야 기운이 보충된다. 이런 사람은 목욕이 많은 도움이 된다. 그 밖에 단전호흡·단식·바른 자세, 땀이 흐를 정도의 운동 등이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김 소장은 설명한다. “물질 문명의 발달이 사람들을 병들게 만든 것입니다. 전기의 발명으로 잠을 푹 자지 못하게 되었고, 자동차가 사람을 걷지 않게 했으며, 냉장고가 차가운 음식을 먹게 했지요. 건강한 생활이란 물질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겠지만, 시대를 역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 차가운 생활 방식을 지양하고, 몸을 따뜻하게 만드십시오.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몇 가지 방법
단전호흡으로 속 기운을 키운다 몸이 차가우면 배에 기운이 없고 등이 굽게 되는데, 배에 기운이 없다는 것은 오장육부에 기운이 없다는 뜻이다. 이때 호흡을 하면 배에 힘이 없어 단전까지 기운이 미치지 못하고, 가슴으로만 호흡을 하게 되며 호흡이 짧아진다. 단전호흡을 제대로 하면 오장육부의 찬 기운을 빼내고 따뜻하게 해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호흡을 할 때는 무릎 사이의 폭이 엉덩이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호흡을 할 때도 한쪽 다리는 몸쪽으로 당기고 반대 다리는 밖으로 빼내 다리 사이를 좁힌다. 코로 숨을 자연스럽게 들이쉬면서 배꼽 밑 단전에 숨을 집어넣는다. 잠시 멈춘 후 들이쉬던 속도만큼 숨을 천천히 길게 내쉬면 아랫배 깊숙이 힘이 들어간다. 이때 뒷머리와 등허리를 쭉 펴면 저절로 몸의 중심이 단전에 잡히며 깊숙이 힘이 들어간다. 숨을 들이쉴 때는 가슴과 등은 가만히 있고 내쉴 때 들어갔던 아랫배만 나오게 한다. 이렇게 호흡을 반복하면 오장육부에 기운이 생겨 순환이 되고, 머리는 차가워져 정신이 맑아진다. 11자로 걷는다 걸음걸이는 항상 11자 자세로 걷되, 무릎은 닳을 듯 말 듯하고, 발의 앞 끝부터 바닥에 닿는 듯하게 걷는다. 이때 발의 앞 끝이 들리지 않게 주의한다. 또한 신발을 질질 끌어서도 안 된다. 만세 부르는 자세나 대자로 잔다 건강한 아기의 잠자는 모습을 보면 바르게 누워 다리를 쭉 펴고 양팔을 만세 부르는 자세로 잔다. 이를 ‘대자(大字)’ 자세라고 하는데, 가장 빨리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건강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베개는 낮고 딱딱해야 한다. 따뜻한 물을 먹으며 단식하라 몸이 차가워지면 기운이 없으며 밥맛이 없고 쓰다. 이것은 배가 차가워져서 소화·배출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억지로 먹으면 ‘체냉’이 된다. 음식은 몸에서 차가워져 굳어 숙변이 되고, 지방이 굳어 체지방 혹은 콜레스테롤이 되어 비만·고혈압 등의 큰 병을 만든다. 밥맛이 없을 때 한두 끼를 굶으면 오히려 뱃속이 편해지면서 따뜻해진다. 너무 많이 먹어 탈이 났을 때는 단식을 해야 하는데, 김 소장은 반드시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단식할 것을 강조한다. 단식을 하면 차가워져 굳어 있는 뱃속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생수가 좋다며 차가운 물로 무리한 단식을 하면 몸이 싸늘하게 식어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또한 염분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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