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커피 추출방법/기구

醉月 2013. 10. 23. 01:30

목차

1. 하이오드리퍼

2. 고노드리퍼

3. 칼리타드리퍼

4. 멜리타드리퍼

5. 사이폰

6. 모카포트

7. 이브릭

8. 캡슐커피

 

핸드드립은 낙차와 중력만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커피를 만들어낸다.

맛있는 커피는 조화롭다

커피의 추출은 커피입자가 일정 온도의 물과 만나면서 커피가 갖고 있는 약 30% 정도의 수용성 물질이 나오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맛있는 커피란, 이러한 물질들이 적절한 양으로 추출돼 커피의 향(Flavor), 신맛(Acidity), 쓴맛(Bitterness) 등이 조화를 이룬 상태를 뜻한다. 그렇다면 적절한 양이란 어느 정도의 양일까?

먼저 추출량에 따른 각 요소들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향과 신맛의 경우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초기에 빠르게 추출돼 강한 향과 신맛을 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약해진다. 반면 쓴맛의 경우, 추출이 느리게 일어나면서 초기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추출이 진행될수록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1950년대 MIT 공대 연구소 Coffee Brewing Institute의 E.E.LockHart 박사의 실험에 의하면 물 1L와 커피 55g의 비율로, 수용성 물질 중 18~22% 가량 추출된 상태가 ‘향’과 ‘신맛’, ‘쓴맛’ 등이 최적의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렇게 추출된 커피의 양을 1~1.5%로 놓고, 98.5~99%의 물과 희석되는 경우 너무 진하거나 연하지 않은 좋은 맛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들은 미국(SCA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서 정한 하나의 기준일 뿐이며, 정답은 아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기준이 엄연히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들은 다른 수치의 기준을 적용하기도 한다. 만약 본인의 경험을 중시 여긴다면, 이 수치를 바탕으로 직접 기준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추출의 3요소

커피추출에 관여하는 요소로는 시간, 온도, 커피입자와 물의 고른 접촉 등 3가지가 있다. 시간은 물을 붓고 커피가 추출돼 서버나 포트로 떨어지는 순간까지를 가리킨다. 커피의 분쇄도에 따라서 투과되는 물의 양이 달라지고, 추출되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

물의 온도는 적절한 추출이 일어날 수 있는 약 92~96℃ 정도가 좋다. 적정온도보다 낮으면 추출이 약하게 일어나 커피의 좋은 향미를 나타내는 물질이 충분하게 추출될 수 없으며, 적정온도보다 높게 되면 추출이 강하게 일어나, 커피의 나쁜 향미가 추출될 수 있기 때문에 추출이 끝날 때까지 온도변화를 최소화시켜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추출이 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예를 들어 1~2인용 드리퍼에 기준량 이상으로 커피가루를 넣고 추출을 시도하면, 물과 섞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커피입자와 물이 고르게 만나지 못하면서 원활한 추출이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커피는 약 1.1~2배 정도의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커피가루의 양보다 약 2배 이상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추출 단계별 향미의 차이를 느껴보는 방법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를 집에서도 쉽게 경험해볼 수 있다. 한 잔의 커피가 추출되는 연속과정을 단계별로 각 컵에 나눠 담으면서 커피의 색과 향, 맛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이 방법을 통해 커피의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와 본인의 취향에 맞는 향미의 단계도 찾을 수 있게 된다. 만약 추출 테크닉이 숙달 됐다면, 특정 단계에서 추출을 강하게 일어나게 하거나, 약하게 일으켜 결과물의 맛을 조절할 수 있다.

커피 추출 정도에 따른 향미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 8~9개의 컵과 물만 부으면 추출이 바로 시작될 수 있도록 드리퍼 세트를 준비한다.
• 첫 번째 컵 위에 드리퍼를 올려놓고 물을 부어 추출을 시작한다.
• 일정량이 추출될 마다 한 단계씩 옆에 있는 컵으로 옮겨서 추출을 이어간다.
• 추출된 커피의 색과 향, 맛을 확인한다. 응축된 짠맛부터 신맛, 단맛, 쓴맛 순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드리퍼의 종류

다양한드리퍼

커피가루를 담는 드리퍼는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종류로 출시되고 있다. 드리퍼의 기본적인 모양은 비슷하나, 각 드리퍼 내부의 리브(Rib)와 추출구 디자인, 개수가 제조사마다 다르다. 리브는 드리퍼 안쪽에 돌출돼 있는 부분을 가리키는데, 필터와 드리퍼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개수가 많고 높이가 높을수록 공기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물도 통과하기 쉬워진다. 추출구는 드리퍼 바닥에 있는 구멍으로, 추출된 커피는 이 추출구를 통해 서버로 떨어지게 되는데, 추출구의 크기가 크고, 개수가 많을수록 추출된 커피가 빠르게 흐른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물을 붓는 드립법도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멜리타나 칼리타의 경우 비슷한 형태의 리브를 갖고 있지만, 추출구의 개수가 다르기 때문에 물 빠짐 속도가 다르다.

두 드리퍼에 같은 양의 물을 붓더라도 추출구가 1개인 멜리타에는 더 많은 물이 남게 되는 것이다. 커피가 물에 잠겨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추출이 일어나 좋지 않은 향미가 나오게 되므로, 멜리타 드리퍼를 사용할 때는 커피가 배출되는 속도와 양을 고려해 물을 세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반면 칼리타는 물 빠짐 속도가 빠른 편으로 정교한 드립이 숙달되지 않은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드리퍼마다 리브의 차이가 있다. (왼쪽부터 하리오, 칼리타, 고노 드리퍼)

핸드드립 시에는, 드리퍼와 함께 커피가루를 걸러주는 종이필터(여과지), 추출된 커피가 담기는 서버와 물을 붓는 드립포트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며, 여기에 온도계나 저울이 추가된다면 보다 정확한 온도와 비율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드리퍼의 모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해당 드리퍼에 맞는 종이필터를 사용해야 원활한 커피추출이 가능하다.

하리오 드리퍼의 특징과 추출 테크닉

하리오 드리퍼는 추출속도로 맛을 조절할 수 있다.

하리오 드리퍼는 리브가 높고 조밀하며, 추출구의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공기의 흐름과 커피의 추출속도가 빠른 편으로, 추출속도 조절을 통해서 원하는 맛의 커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속도만 조절하면 되기 때문에, 정교한 테크닉 없이도 쉽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뜸들이기는 커피가 골고루 추출될 수 있도록 적셔주는 단계로, 담겨진 커피의 양만큼의 물을 약하게 부어준다. 물을 부었을 때 바닥으로 한, 두 방울 떨어질 정도면 된다. 30초정도 후에, 부풀어 오른 커피가 한소끔 꺼지게 되면 본격적으로 물을 부어준다.

• 첫 물을 붓고 난 이후 10~15초 간격으로 물을 붓는데, 매회 조금씩 물의 양을 늘려서 붓는다. 드리퍼 내부에서 물과 커피가루가 활발하게 만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시켜주는 것이다.

• 이 때 물을 붓는 속도가 느려지면 추출시간이 길어지면서 진한 농도의 커피가 추출되고, 빠르게 붓는다면 추출시간이 짧아지면서 연한 농도의 커피가 추출된다.

• 어느 정도 원하는 맛의 커피가 추출됐다면, 빠르게 추출수를 부어 마무리한다.

• 추출이 끝나면 스푼을 이용해 단계별로 추출된 다양한 농도의 커피를 잘 섞어준다.

맛있는 커피를 위한 팁

○ 테크닉 보다는 추출원리를 중심으로

핸드드립을 할 때, 테크닉 보다는 추출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테크닉은 드리퍼의 종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원하는 맛의 커피가 어떤 조건에서 추출되고, 그러한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테크닉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드리퍼를 사용하더라도 빠르게 익힐 수 있다. 만약 원리에 대한 이해 없이, 테크닉만 강조하게 된다면 자칫 ‘핸드드립은 ~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

 

○ 추출변수의 최소화

일정한 맛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선 추출과정의 변수를 통제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추출 때마다 변수가 달라진다면 결과물 역시 들쭉날쭉하게 되고, 이렇게 기준이 없는 경우는 원인을 분석하거나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맛있는 커피는 ‘어쩌다가’, ‘운이 좋으면’ 마실 수 있는 음료가 돼버릴 수 있다. 따라서 일정한 추출 습관을 숙련할 것을 조언한다. 앞서 나왔던 수치나 본인의 경험을 참고해, 추출의 세 가지 요소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 때, 온도계나 소형저울 등을 이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같은 듯 다른 고노 드리퍼

고노 드리퍼는 리브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번에 커피추출 기본적인 내용과 하리오 드러퍼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고노 드리퍼에 대해서 알아보자. 고노 드리퍼는 하리오 드리퍼와 비슷한 모양새를 갖고 있다. 두 드리퍼 모두 원추형으로 생겼고 바닥에 있는 추출구도 하나라서, 겉으로 봐서는 거의 같은 드리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두 드리퍼의 구조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리브(Rib)의 길이에 있다. 하리오는 드리퍼 바닥부터 위쪽까지 길게 있지만, 고노는 바닥부터 드리퍼의 중간까지만 있어 짧은 편이다. 또한 추출구의 크기도 하리오가 고노에 비해 큰 편이다.

 

리브가 있는 중간 부분부터 추출이 일어난다

리브는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 역할을 한다. 공기와 함께 물의 흐름이 만들어지는데, 이 때 커피의 추출이 이뤄진다. 리브가 짧아지면 커피가 추출되는 구간이 짧아져서, 추출속도가 느려진다. 리브가 없는 위쪽으로는 커피가루가 물을 머금은 상태(Brewing)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두 드리퍼에 동일한 양의 커피가루와 물을 넣고 추출을 시도한다면, 하리오에 비해 고노의 추출시간이 길어진다.

물론 하리오를 사용하면서도 천천히 물을 부어 어느 정도까지는 추출시간을 길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체 없이 투출되는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절대적인 추출시간은 고노에 비해 짧을 수밖에 없다.

추출시간이 다르다면 커피성분의 추출정도가 달라지고, 추출되는 커피의 맛 역시 달라진다. 고노의 경우 하리오보다 깊고 진한 맛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드리퍼가 우월하다는 개념보다는 특징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 표현할 수 있는 맛의 스펙트럼은 넓어졌지만, 그만큼 맛을 조절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리오의 경우 속도조절만으로 손쉽게 깔끔하고 다양한 맛의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노 드리퍼는 점드립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노는 사용이 다소 까다로운 드리퍼로 알려져 있다. 물방울을 점점이 떨어뜨리는 ‘점드립’이 대표적인 드립법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교한 물 조절이 필요한 점드립은 초보자들이 따라 하기 쉽지 않은 드립법이다. 그러나 원리를 이해한다면, 반드시 방울 형태의 점드립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방울 방울 물을 떨어뜨리는 고노식 점드립은, 커피가루의 밀도가 높은 가운데를 적셔주면서, 균일한 추출이 일어나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점드립의 배경은 원추형 모양으로 인해 드리퍼 내부 커피가루의 밀도 차에 있다. 밀도는 드리퍼의 중심부가 가장 높고 바깥으로 갈수록 낮아지는데, 고른 추출을 위해서는 밀도가 높은 중심부를 충분히 적셔줘야 한다. 이 때,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붓게 되면 안쪽까지 물이 스며들지 못하면서, 추출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생긴다. 이는 추출 시 부분적인 과소∙과다 추출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점드립은 천천히 물방울을 떨어뜨려서, 중심부를 충분히 적셔주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밀도가 낮은 주변부는 중심부로부터 흘러드는 물로 적셔지면서, 드리퍼 내부의 모든 커피입자가 추출이 일어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균일한 추출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드시 점드립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커피가루를 충분히 적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물을 떨어뜨리면 된다.

고노 드리퍼로 커피를 추출해보자

• 커피가루의 밀도가 높은 드리퍼의 중심부에 천천히 물을 부어준다. 한꺼번에 많은 양이 쏟아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량의 물이 부어지면 추출된 커피가 서버로 흐르게 되는데, 이 때 리브가 있는 하단에서부터 추출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커피가루가 부풀어 오르고 어느 정도 커피가 추출됐다면, 부어주는 물의 양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한다. 물을 붓는 원의 크기가 커질수록 물의 양이 늘어나게 되며, 이때도 역시 가운데를 중심으로 부어준다.

• 원하는 맛과 향의 커피가 일정량 추출이 됐다면, 물의 양을 좀 더 늘려서 부어준다.

• 추출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면 충분히 물을 부어주고, 원하는 양에 다다르면 드리퍼를 빼면서 마무리한다.

• 추출 정도에 따라 커피의 농도가 달라지므로, 시음 전에 스푼 등을 이용해 충분히 섞어준다.

고노 드리퍼의 포인트

일정한 양의 물을 지속적으로 부었을 때 커피가루가 패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 드립 시 물의 양을 점차적으로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양의 물을 계속해서 붓게 되면 물을 머금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과다추출로 인해 쓴맛을 비롯한 나쁜 향미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의 양을 늘려가는 타이밍은 추출정도에 맞춰서 진행돼야 하는데, 물의 양을 너무 빨리 늘리게 되면 추출시간이 짧아지면서 과소추출이 일어나게 돼,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렵게 된다. 추출 진행은 올라오는 거품과 추출되는 커피의 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맛의 포인트는 추출 초반, 중심부에서 추출돼 나오는 커피의 양을 조절하는 것에 있다. 이 양이 많아질수록 커피의 맛은 깊고 진해진다.

• 중심부는 초반부터 추출이 집중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추출이 진행될수록 남아있는 커피 성분이 없어지고, 상대적으로 중심에서 떨어진 바깥쪽에 커피 성분이 많이 남게 되다. 이 때, 물의 양을 늘려주는 것과 함께 물을 붓는 위치를 점차 바깥쪽으로 붓는다면 보다 균일한 추출이 가능하다.

• 커피의 양이 많아진다면 분쇄도는 좀 더 굵어져야 한다. 커피가루가 많아지면서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투과되는 속도가 느려지고 추출시간도 길어져, 과다추출이 일어날 수 있다. 고노사에서 제안하는 커피의 양은 1인당 12g이다.

드립포트의 선택?

드립포트의 디자인에 따라서 핸드드립 시 편이성이 높아질 수 있다

핸드드립 시 중요한 기구 중 하나인 드립포트(주전자)는 다양한 형태가 출시되고 있지만, 몸통과 연결된 목 부분의 형태로 구분했을 때, 얇고 일정하게 뻗은 스타일과 굵어졌다가 가늘어지는 스타일로 나뉠 수 있다.

용도가 다르다고 볼 순 없지만, 드립 방식에 따라서 특정한 형태의 드립포트를 사용 했을 때 편이성이 높아질 수는 있다. 예를 들어 물줄기의 폭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 얇고 일정하게 뻗은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편리하다. 만약 물줄기 폭과 물의 양을 다양하게 조절해야 한다면 목이 굵어졌다가 가늘어지는 스타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주입구가 튜닝 된 드립포트. 물이 안정적인 수직상태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물이 떨어지는 주입구의 모양에 따라서 드립이 편해질 수 있다. 특히 점드립 시에는 주입구가 아래쪽으로 휘어진 형태가 편리하다. 일부 바리스타들은 드립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주입구의 형태를 튜닝(Tuning)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된 튜닝 시 드립포트를 못쓰게 되기 때문에 튜닝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튜닝 이전에 기본 드립포트로 충분한 숙련이 우선돼야 한다.

 

하리오 드리퍼는 투출식?

앞서 살폈던 하리오 드리퍼는 커피가 추출되는 시간이 짧은 편에 속한다. 이러한 빠른 추출이 가능한 것은 구조적인 특징 때문이다. 원추형 모양으로 인해 물이 한 점으로 모이면서 물의 흐름이 빨라지고, 큰 추출구멍을 통해서 드리퍼 외부로 빠르게 빠져 나가는 것이다. 긴 리브도 한몫을 한다. 커피 추출을 마무리 짓는 후반부에서 다량의 물을 붓기 전까지는 드리퍼 내부에 물이 고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추출이 이뤄진다. 이러한 방식을 흔히 ‘투출식’이라고 부른다. 추출시간이 짧기 때문에, 커피와 물의 접촉 시간이 길어졌을 때(과다추출) 발생할 수 있는 쓴맛이나 잡미의 발생이 적은 편이다.

침지식은 어떤 방식인가?

바구니 모양의 칼리타 드리퍼, 전체적으로 리브가 있고 바닥에는 3개의 작은 추출구가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칼리타 드리퍼는 ‘침지식’ 드리퍼로 부른다. 침지(沈漬)는 물속에 담가서 적신다는 뜻으로, 물이 빠르게 통과하는 투출식과는 달리 커피가루가 물에 잠기면서 커피가 추출되는 방식이다. 그 이유는 추출구의 구멍이 하리오나 고노에 비해 상당히 작기 때문이다. 주입되는 물의 양에 비해 추출된 커피가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자연스럽게 드리퍼에 물이 차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투출식에 비해 추출시간은 길어지고, 그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커피의 풍미도 달라진다.

하지만 칼리타의 추출법을 정확히 표현한다면 반(半)침지식에 가깝다. 그 크기가 작긴 하지만 추출구가 3개나 있어서, 드리퍼 전체가 잠기기 전에 추출된 커피가 서버로 흐르기 때문이다.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칼리타 드리퍼

3개의 작은 추출구를 통해 커피가 흐르는 모습. 추출되는 속도 변화의 폭이 적다.

이러한 칼리타 드리퍼의 장점은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점에 있는데, 특히 과소∙과다추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하리오의 경우, 지나치게 물을 빠르게 붓는다면 커피 성분이 충분히 추출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고노의 경우, 드립 초반부 점드립에 집중하다 보면 추출시간이 길어져 과다추출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칼리타는 반침지식의 특징처럼, 드립 속도나 양에 상관없이 드리퍼 내부에서 일정량의 물과 커피가루가 만나는 것이 유지 된다. 따라서 추출 테크닉이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 일정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의 수준일 뿐, 자동 머신처럼 알아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드리퍼의 구조와 특징을 이해하고 드립법을 숙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리타 드리퍼로 커피를 추출해보자

• 본격적인 추출 전에 커피를 충분히 적셔서 원활한 추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뜸을 들인다. 커피 위에 물을 가볍게 올리는 느낌으로 물을 붓는데, 물을 너무 많이 붓게 되면 준비 단계에서부터 추출이 이뤄질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적게 부으면 커피가루의 안쪽까지 충분히 스며들지 않으면서, 제대로 된 추출준비가 이뤄지지 않는다. 드리퍼 내의 커피가루와 같은 양의 물을 부으면 적절하다.

• 물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커피가루가 머핀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두 안에 있던 가스가 빠지는 과정으로, 일반적으로 부푸는 정도를 통해 원두의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커피가루의 내부에는 미세한 물길들이 생기게 된다. 잠시 후 부풀어 오르던 것이 멈추면, 본격적인 추출을 시작한다.

• 중심부터 가늘게 물줄기를 유지하면서 물을 붓는다. 작은 동전 크기부터 원을 그리듯 물을 붓기 시작해서 점차 크기를 늘려가고, 물줄기도 굵게 한다. 내부에 형성된 물길을 따라서 고르게 물이 퍼져나가면서 커피의 추출이 이뤄진다.

• 커피의 성분 중 대부분은 초반에 많이 추출되기 때문에, 원하는 양의 절반 정도 추출됐다면 상당히 진한 상태다. 이 때, 추출을 멈추고 원하는 양의 뜨거운 물과 섞어서 마시거나, 얼음과 바로 섞어서 아이스커피로 즐겨도 좋다.

• 절반 이후부터는 원하는 양까지 물을 붓는 속도와 굵기를 두껍고 빠르게 부으면서 마무리를 한다.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팁

추출 전 서버에 뜨거운 물을 담아 온도 변화를 최소화 시켜준다.

뜸을 들이기 위해 물을 가볍게 올리는 모습.

추출이 진행되면서, 몇 번에 걸쳐서 물을 부을 건지는 본인의 몫이다. 여러 가지 스타일을 참고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다. 앞서 다뤘던'추출단계별 향미의 차이를 느껴보는 방법'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향미의 커피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많은 커피성분이 추출되는 초반부(20~30%)가 추출되는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단계로, 횟수와 양을 조절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또한 보다 깊은 맛을 원한다면 잡미와 쓴맛이 추출되는 것을 주의하면서 추출시간을 길게 끌어주면서 마무리한다.

드리퍼의 구조와 특징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드립 테크닉을 숙련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것은 이상적인 추출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맛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일정하지 않은 드립은 그 결과가 매번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드립 테크닉이 숙달되지 않는다면 다음 번에는 ‘맛있는’ 커피는 보장받을 수 없다.

안정적인 드립 테크닉을 위해서는 당장 팔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팔을 고정한 상태에서 몸 전체를 이용하는 것을 숙련하기 바란다.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패턴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후 드립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팔을 이용해 높낮이를 통한 물의 흐름과 굵기를 조절하는 연습을 권한다.

 

드리퍼의 조상, 멜리타

멜리타 드리퍼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모든 드리퍼의 원형으로서, ‘종이 필터’를 사용해 좋지 않은 향미를 내는 커피의 잔여물을 걸러내는, 새로운 추출법이자 도구였다. 독일 드레스덴(Dresden)의 멜리타 벤츠(Melitta Bentz) 여사가 놋쇠 그릇에 구멍을 뚫고 큰 아들의 연습장을 찢어서 필터로 삼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1908년 멜리타 회사를 설립, 드리퍼와 종이필터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현재의 드리퍼 모양과 비슷한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Cone-Shaped)는 1937년에 선보였고,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현재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됐다.

멜리타는 ‘필터’를 최초로 개발한 회사인 만큼, 다양한 종류의 필터도 만들어 왔다. 특히 ‘환경’에 대한 부분에 주목해 개발된 세계 최초로 무표백 필터를 개발했고, 커피의 향(Aroma)에 주목해 필터에 미세한 구멍을 뚫은(Flavor Pores) 필터를 개발하는 등 원조의 명성다운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여왔다.

칼리타와 비슷하지만...

멜리타 드리퍼는 경사각이 가파르고 추출구가 1개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3-4인용>

멜리타 드리퍼의 생김새는 지난 회에 소개한 칼리타 드리퍼와 닮았다. (정확하게는 칼리타가 원조인 멜리타를 모방한 것이다).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도 비슷하고, 리브가 나 있는 모양새도 비슷하다.1) 그러나 분명한 차이점은 있다.

먼저는 경사각과 리브의 차이이다. 멜리타의 경사각이 칼리타에 비해 가파르며, 리브도 굵은 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 드리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추출구의 개수에 있다.

칼리타는 3개의 추출구를 갖고 있지만, 멜리타는 중앙에 1개만 갖고 있다. 추출구의 개수가 적은 만큼 드리퍼 내부의 물 빠짐 속도가 느린 것이 특징이다. 드리퍼 내부에는 물이 차오르면서 추출이 일어나는데, 지난 회에 이러한 방식을 ‘침출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침출식은 커피가루와 물이 충분히 만나면서(Brewing), 커피의 깊고 진한 향미까지 추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추출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과다추출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추출시간과 양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

아로마 드리퍼는 기존 드리퍼와 같은 구조지만 추출구의 위치가 다르게 디자인 됐다.

멜리타사는 멜리타 드리퍼의 장점이자 단점인 과다추출로 인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아로마(Aroma) 드리퍼’를 선보였다.

추출구가 바닥면에서 약 1cm 올라가 있기 때문에 추출 후 커피가 고이게 된다.

아로마 드리퍼는 기존 드리퍼와 같은 구조지만, 추출구의 위치를 바닥면에서 약간 올려서 만들었다. 추출구의 위치가 높기 때문에, 바닥면부터 추출구까지 일정량의 커피가 항상 머물게 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추출 후반부에 발생하는 쓰고 떫은맛의 커피가 서버로 흘러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아로마 필터의 표면에는 미세한 구멍(Flavor Pores)이 있다.

그러나 ‘향기(Aroma)’라는 타이틀은 드리퍼 보다는 전용 필터에 어울린다. 필터에 미세한 구멍이 일정하게 뚫려있기 때문인데, 이 구멍을 통해 기존 필터에서 대부분 걸러지던 커피의 지용성 성분이 함께 추출되면서 보다 나은 향미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멜리타 아로마 드리퍼로 커피를 추출해보자

이번 시연에서는 아로마 드리퍼를 사용했다. 앞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일반 멜리타 드리퍼와 의 구조적인 차이는 거의 없으며, 사용법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추출구의 위치가 조정되면서 과다추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보다 쉽게 드리퍼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 멜리타 역시 다른 드리퍼와 동일하게 뜸들이기로 시작한다. 드리퍼에 담겨진 커피 양만큼 물을 적시며, 물을 머금은 커피가루가 부풀어 오르다가 멈추게 되면 본격적으로 추출을 시작한다.

• 드리퍼의 중심에서부터 바깥쪽과 안쪽으로 천천히 물줄기를 조절한다. 드리퍼 내의 물빠짐이 느리기 때문에, 가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지만 넘치지 않는다. 또한 추출 중 부풀어 오르는 거품의 색을 통해서 커피가 추출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원하는 만큼의 물을 부었다면, 잠시 후 드리퍼 내부의 수위가 추출구 아래까지 낮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추출을 멈추게 된다.

한 가지 드립법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사실, 멜리타사는 뜸들이기 이후 특별한 드립법을 제안하지 않는다. 그저 ‘한 번에 물을 붓는 것’을 강조할 뿐이다. 따라서 멜리타사는 물을 어떻게 부어야 한다는 행위보다 이미 특정한 의도를 담아 디자인 된 드리퍼와 필터 자체의 몫을 더 크게 여겼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물을 쏟아 붓는다면 다소 연한 농도의 커피가 추출되기 쉽다. 물이 많아지면 커피가루가 물에 완전히 잠겨서 모든 입자에서 커피 성분이 추출이 용이해지지만, 추출속도도 함께 빨라진다. 충분한 추출이 일어나기도 전에 서버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만약 농도 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원한다면, 적절한 양의 물로 수 회에 나눠서 커피의 성분을 최대한 많이 추출해내는 방법이 적당하다.

카페 서래수에서는 멜리타를 사용하면서 점드립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한다. 전체 추출과정을 뜸들이기 이후 2회에 나눠서 진행하며, 1차 추출 때 원하는 양의 60~70%를 충분히 추출해 낸 후, 2차 이후에는 빠르게 마무리한다.

결국 제조사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해 볼 수도 있다. 이를 테면, 멜리타 드리퍼를 사용해 점드립으로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응용’은 필요하다. 점드립 추출로 어느 정도까지 추출할 것인가, 후반부의 타이밍은 언제쯤인가, 몇 회에 걸쳐서 추출을 할 것인가 등은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고, 콘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홈 카페의 기준은 당신!

드리퍼가 시작된 곳은 독일이었지만, ‘핸드드립’이라는 장르(?)를 활성화 시킨 곳은 일본이었다. 앞서 살펴봤던 세 개의 드리퍼 역시 모두 일본기업의 제품으로, 회사명이 각 드리퍼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일본의 핸드드립은 물줄기를 정교하게 컨트롤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어떻게 물줄기를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커피의 향미가 결정되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이러한 커피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오래 전부터 많은 커피 아카데미 등에서 핸드드립 시 물을 붓는 방법을 강조해왔다.

반면 독일을 비롯한 유럽, 미국에서는 물이 어떤 형태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하지 않는다. 붓는 물의 총량이나 시간 또는 커피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물을 쏟아 붓는다는 뜻의 Pour-Over2) 드립법을 주로 사용한다.

Pour-Over 방식은, 뜸들이기 이후에는 물줄기를 굵기와 양을 자유롭게 조절해 추출한다. 드리퍼의 위쪽까지 가득 채워서 추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약간의 잡미를 감수해야 하지만, 매번 달라지는 결과물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드립 테크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서 소개한 추출 시연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응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테크닉을 숙련 한다면, 핸드드립 커피의 다채로운 매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마시는 커피?!

사이폰 커피의 매력은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 있다.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는 것도 그렇고, 유리구가 가열되면서 물이 끓어오르는 모습은 과학 실험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물이 저절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커피가 추출되는 모습은 다른 기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최근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알코올램프가 아닌 할로겐 빔히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붉은 광원에 물든 사이폰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할로겐 빔히터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사이폰은 하단 유리구에 압력이 차게 되면 물이 위로 빨려 올라가(진공 흡입) 커피가루를 적시면서 커피를 추출한다. 이 때, 커피가루가 물에 충분히 잠기기 때문에 침지식 추출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폰은 진공 흡입 시 올라가는 물의 속도가 빠르고, 추출시간(Brewing Time)도 짧은 편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반면에 깊고 진한 맛을 즐기기는 쉽지 않다. 증기압 조절(화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칫 과다추출이 되기 쉽다.

그러나 교반 정도를 제외한다면 추출자가 직접 커피 향미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일정한 추출과정을 꾸준히 연습한다면, 어떤 기구보다도 편차가 적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이폰 커피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1800년대 만들어진 밸런싱 사이폰

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물을 끌어올려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은 1830년대 독일에서 선보이기 시작했고, 1838년 프랑스의 리차드(Madame Jeanne Richard)에 의해 개발됐다. 이후 1842년 프랑스의 배쉬(Madame Vassieux)가 두 개의 둥근 유리관으로 이뤄진 현대적인 모습의 사이폰(French Balloon)을 개발, 특허를 내면서 1846년 본격적인 상업화를 시작한다.

또 다른 형태의 사이폰 기구인 밸런싱 사이폰(Balancing Syphon)은 1840년 영국의 나피엘(Robert Napier)에 의해서 개발됐다. 원리는 같지만 두 개의 유리관(또는 사기 재질)이 양쪽에 균형(Balncing)을 맞추듯 달려있다. 루이 가베(Louis Gabet)와 터멜(Turmel)을 거쳐 현대의 밸런싱 사이폰으로 자리 잡게 된다.

1900년대에 이르면 미국에서 사이폰 기구의 개발이 활발해진다. 과거에 비해 높은 온도에서 긴 시간 견딜 수 있는 내열·강화유리(Silex)가 등장하고, 많은 유리 제조 회사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사이폰 기구를 선보인다. 또한 추출과정 동안 자동으로 열원을 조절하는 장치, 자동차나 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사이폰 기구가 개발되기도 했다.

하리오

고노

Silex

Twinbird

고노

‘사이폰(Syphon)’이라는 이름은 1925년 일본의 고노(Kono)사가 사이폰 기구를 상품화 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는 고노와 하리오를 비롯해 많은 회사에서 사이폰 기구를 생산 중에 있으며, 특히 화려한 모습의 밸런싱 사이폰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사이폰의 구조

사이폰은 상단 로드, 하단 플라스크, 열원과 받침대로 구성돼있다. <이미지출처: 하리오 코리아>

사이폰은 크게 상, 하부로 구성돼 있다. 상부는 커피가루가 담기는 로드, 하단에는 물이 담기는 플라스크가, 그 아래에는 물을 가열하는 열원이 있다.

로드의 하단부에는 유리관이 길쭉하게 나 있고 중간에는 필터가 장착돼 있어, 로드에서 추출된 커피가 플라스크로 내려갈 때 커피 찌꺼기를 걸러준다. 필터는 종이와 융, 두 종류가 있으며, 종이 재질은 일회성으로 지용성 성분을 걸러내기 때문에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융의 경우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하고, 지용성 성분이 함께 추출되기 때문에 커피의 향미가 풍부하다. 필터를 지지하는 틀의 재질도 플라스틱과 금속, 도자기가 있으며 각각 열전도율의 차이가 있다.

다양한 재질의 필터 틀: 플라스틱, 도자기 금속

융필터

종이필터

열원은 알코올램프가 가장 대중적이며, 전문 카페에서는 보다 화력이 센 가스 스탠드를 사용하거나 할로겐 빔히터를 사용한다. 알코올램프가 가장 대중적이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열원이지만 작은 충격이나 흔들림에 약해서 화재의 위험도 높다. 사용에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이 쉽고 안전한 할로겐 빔히터는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할로겐 빔히터 <이미지출처: 하리오 코리아>

사이폰 추출을 위한 준비

융 필터의 경우 구입 시 대부분 필터 틀에 씌어져서 나온다. 만약 기존 필터의 조직이 상해서 더 이상 일정한 추출이 어려워질 경우 새로운 필터로 교체해서 사용한다. 교체 시 융 필터의 부드러운 면이 안쪽으로 향해야 하는 것을 주의한다.

분쇄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커피가루의 분쇄도는 핸드드립과 프렌치프레스의 중간 굵기인 1.5mm정도로 분쇄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분쇄도에 따라 추출정도가 달라지면서 맛 조절이 가능하다. 1~2인용 기준으로 물은 240ml, 커피의 양은 24g 정도로 10:1의 비율이 일반적이다.

추출 시 온도차가 커지게 되면 향미를 제대로 즐길 수 없으므로, 추출 전 뜨거운 물을 약간 부어놔 플라스크와 필터를 충분히 예열해준다.

사이폰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해 보자

• 로드에 필터를 장착할 때는 하단 유리관에 걸쳐지는 스프링의 위치에 주의해야 한다. 스프링 뭉치가 바깥쪽으로 나오게 되면 결합 시 플라스크를 파손할 위험이 있다. 스프링 뭉치는 반드시 안쪽으로 향하도록 장착해야 한다. 또한 필터의 위치가 로드의 정중앙에 오도록 위치를 조절한다.

• 로드에 분쇄된 커피가루를 넣고 수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절(Levelling) 한다. 수평이 이뤄지지 않으면 물과 커피가루가 균일하게 접촉하지 않는다.

• 플라스크에 뜨거운 물을 넣고 가열한다. 내부 온도를 판단하기 위해선 플라스크 내에서 발생하는 기포를 관찰하면 된다. 내부의 물은 85~95℃ 사이에서 기포가 생성되면서 수증기가 발생한다. 물의 온도가 100℃ 가까이 올라가면 보다 빠르게 기포가 생성되고 스프링이 격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 물이 끓어오를 때까지 가열하면서, 커피가루를 담은 로드를 플라스크에 비스듬히 걸쳐놓아 필터와 로드를 예열한다.

• 기포가 빠르게 끓어오르는 시점(약 100℃)이 되는 동시에 로드의 수평을 잘 맞춰서 플라스크와 결합한다. 잠시 후 플라스크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유리관을 통해 물이 빨려 올라간다. 이 때 커피가루와 물이 만나는 온도는 약 90~93℃가 된다.

• 로드로 올라간 물이 커피가루의 2배 정도 차오르게 되면 스틱을 이용해 교반1)을 시작한다. 교반은 커피가루와 물을 잘 섞어주는 과정으로, 커피성분을 고르게 추출하기 위해 실시한다. 교반은 크게 3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는 마른 원두를 고르게 적셔주는 작업으로, 플라스크의 바깥부터 안쪽으로 긁어내듯 저어준다. 빠르게 6~8각형의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팁이다. 2단계는 균일하게 섞어주는 작업으로, 중간 속도로 플라스크의 전체를 11자로 젓는다. 마지막 3단계는 안정화 작업으로, 천천히 원을 그려주면서 스틱을 빼낸다.

 교반이 잘 됐다면 추출된 커피 / 커피가루 / 거품이 3개의 층을 선명하게 이룬다. 교반 후에는 화력을 줄이고(알코올램프는 불을 끈다), 15~20초 정도 추출을 유지한다. 이후 3개의 층이 섞이기 시작하면 불을 끈다.

교반이 잘 되었다면 커피, 커피가루, 거품이 3개의 층을 이룬다

• 플라스크 내부의 압력이 줄어들게 되면 로드에서 추출된 커피가 필터를 통해 걸러지면서 플라스크로 내려온다. 로드를 분리할 때는 로드 윗부분을 잡고 좌우로 움직여 압력을 천천히 제거하면서 분리한다.

사이폰 추출의 팁

추출이 끝난 로드의 상태. 거품이 조밀하고 커피 가루가 볼록한 돔(dome)형태이다.

• 가열시 열원이 강하거나, 오랜 시간 가열하면 100℃ 까지도 올라가지만 플라스크가 파열될 수 있다. 또한 증기압이 강하게 생성되면서 로드로 빨려가는 힘 역시 강해져서, 물이 뿜어져 올라가 그 힘에 의해 커피가루와 물이 섞이는 ‘자연교반’이 일어날 수 있다. 자연교반이 이뤄지면 불규칙하게 추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교반이 많이 일어나 과다추출이 되기 쉽다. 커피의 맛과 안전을 위해 적정한 온도로 가열 하는 것에 주의한다.

• 교반이 잘됐는지의 여부는 로드에 남은 커피가루의 상태를 보고 확인할 수도 있다. 잘된 교반은 균일하게 추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거품이 조밀하고 일정하며,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은 돔 형태를 하고 있다. 반면에 잘못된 교반은 ‘게 거품’처럼 불규칙한 크기의 거품이 형성되며, 표면 역시 울퉁불퉁해진다. 시연에서는 교반을 한 번만 했는데, 불을 끄기 직전 2차 교반을 실시하면 좀 더 진한 맛을 낼 수 있다.

• 가정에서 알코올램프를 사용한다면 화재를 비롯한 과열로 인한 플라스크의 파열 등 각종 안전사고에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에스프레소 대중화의 신호탄, 모카포트

추출기구 편, 홈카페를 위해 태어난, 모카포트 이미지 1

 

사실 에스프레소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01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제라(Luigi Bezzera)가 증기압을 이용해 추출하는 머신을 개발하면서 시작 돼, 이제 막 한 세기를 조금 지났을 뿐이다. 게다가 현대적인 머신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도 1950년대에 이르러서이니, 본격적으로 에스프레소가 대중에게 확산된 시기는 더욱 짧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에스프레소의 등장이 커피산업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수 십여 초 만에 추출이 이뤄지면서 가장 ‘현대적인 커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이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료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모카포트는 1933년, 이탈리아의 비알레띠(Alfonso Bialetti)에 의해서 탄생한 추출기구로, 에스프레소를 가정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태생부터 ‘홈카페’를 위한 기구인 것이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이 작은 기구를 통해서 이탈리아의 커피문화는 일반 카페(Coffeehouse)에서 각 가정으로 이동했다. 에스프레소의 대중화라는 일대 변혁을 일으킨, 일종의 신호탄이었다.

최초의 모카포트인 ‘Moka Express’. 초기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모카포트의 힌트는 ‘삶숙이’

보일러(A)에서 물이 끓으면서 증기압이 발생하고, 바스켓(B)의 파이프를 타고 커피가루와 만나 커피가 추출된다(C).

비알레띠는 한 세탁통에서 힌트를 얻었다. 세탁통의 가운데에는 파이프가 있어서 증기압이 발생하면 바닥의 비눗물을 끌어올려 세탁물 위로 뿌리는 방식이다. 오늘날 가정에서 많이 쓰는 ‘삶숙이’의 방식과 같다.

모카포트의 원리도 비슷하다. 물이 담긴 보일러가 가열되면서 수증기와 증기압이 발생하고, 일정량의 증기압이 만들어지면 바스켓의 파이프를 타고 물이 솟구쳐 이동한다. 이 때 커피가루를 적시면서 추출이 일어나고, 상단의 컨테이너에는 추출된 커피가 담기게 된다.

이때 압력은 1~3bar 정도로, 상업용 머신(9bar 이상)에 비하면 상당히 약하지만, 크레마를 아주 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모델에 따라서 압력추 같은 장치가 고안돼 더 높은 압력(4~7bar)으로 보다 풍성한 크레마를 만날 수도 있다. 또한 스팀밸브가 장착돼 상단 컨테이너에 우유를 넣으면 우유거품이 만들어지면서 카푸치노가 완성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보일러 내부의 압력을 조절하는 안전밸브

압력추가 있는 비알레띠 브리카(Brikka)

밀가루보다 굵고, 설탕보다 가늘게

추출방식에 따라 커피가루와 물이 만나는 방법과 시간이 달라지며, 커피성분의 추출정도 역시 달라진다. 이를테면 분쇄도가 미세할수록, 커피가루의 표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 물과 만나더라도 충분한 추출이 일어나는 것이다. 고온, 고압으로 빠르게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용 커피가루가 미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카포트 역시 같은 원리로 추출이 이뤄지지만 상업용 머신에 비하면 압력이 낮은 편이다.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미세하게 분쇄한다면 물이 커피가루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일러와 컨테이너 사이로 새어나오는 참사(?)가 벌어진다. 따라서 밀가루보다는 굵고, 설탕보다는 가늘게 (0.56~1.25㎟) 분쇄하는 것이 알맞다.

그러나 분쇄도에 따라 커피성분의 추출정도가 달라지면서 다양한 향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라인더가 있다면 다양한 굵기로 분쇄해보면서 자신만의 입맛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모카포트로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추출 시연에는 압력추가 장착된 비알레띠의 브리카(Brikka) 제품(4인용)을 사용했다.

• 보일러에 물을 채운다. 이 때, 보일러의 안전벨브 하단까지만 채운다. 물을 너무 많이 채우게 되면 바스켓 필터를 결합 했을 때, 물이 샐 수 있다.

• 원두를 분쇄한다. 1인 기준으로 5~6g 정도가 정량이다. 모카포트의 사이즈에 따라 적정량을 담는다.

• 바스켓에 분쇄된 커피가루를 담는다. 이 때, 지나치게 많이 눌러 담게 되면 추출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니, 적당한 힘으로 눌러서 정리한다.

가스레인지 전용받침대. 인덕션레인지 제품은 그냥 사용해도 된다.

• 보일러와 컨테이너를 결합하고, 가스버너 위에 올려놓는다. 가스레인지를 이용할 때는 전용 받침대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 중불을 유지한 상태로 2~3분을 유지하면, 추출구에서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커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이 때 불이 너무 세면 보일러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추출되는 커피가 주변으로 튈 수 있으니 화력 조절에 주의한다. 브리카의 경우 수저 등으로 압력추를 지긋이 눌러주면 추출압력이 올라가면서 크레마가 더욱 풍성해진다.

• 추출된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즐겨도 좋고, 물과 섞으면 아메리카노가, 우유와 섞으면 카페라떼가 된다. 시럽과 파우더를 이용한다면 더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모카포트를 위한 팁

모카포트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선 정량을 맞춰서 추출해야 한다. 6인용 이상의 큰 제품을 가정에서 사용한다면, 자칫 많은 양의 커피를 낭비할 수 있으니 평소 소비량을 염두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 만약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모카포트를 구입했다면 제조과정 특성상 산화방지용 기름막이나 가루들이 붙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구입 후 바로 사용하기 보다는 오래된 커피가루 등을 이용해 2~3회 추출 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사용한다.

• 알루미늄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산화에 약하기 때문에 부식방지를 위해 피막을 입힌다(Anodizing). 세척 시 철수세미나 식기세척기 등을 사용하게 되면 이 피막이 손상될 위험이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다양한 향미의 변화는 커피의 추출과 관련된 변수를 조절하는 것으로 가능해진다. 앞서 설명했던 분쇄도를 비롯해 물과 커피가루의 양, 탬핑 시의 강도 등을 통해 물과의 접촉시간을 조절한다. 단, 원활한 추출이 이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모카포트 전용 필터를 사용한다면 좀 더 깔끔한 맛의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 (일반 필터를 모양에 맞춰 잘라 사용해도 된다.)

•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추출이 막 끝난 모카포트는 한껏 달궈져 있다.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충분히 식은 뒤 세척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원초적 추출법

최고(古)의 추출법인 이브릭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는 이브릭(Ibrik) 또는 체즈베(Cezve)라는 기구를 이용하는데, 미세하게 갈린 커피가루를 물과 함께 이브릭에 넣은 다음 반복적으로 끓여내는 방식이다. 약재를 달이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추출법이자, 원초적인 추출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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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으로 만들어진 각종 이브릭/체즈베

2 터키에서 실제 ‘이브릭’으로 불리는 물병

체즈베는 아라비아어에 기원을 두고 있으나, 철자는 오토만 터키시에서 쓴 문자에서 왔으며, 그 뜻은 '불타는 장작(혹은 석탄)'이다. 그리스에서는 briki라고도 하며, 여기서 온 이브릭이라는 이름이 영어권에서는 더 흔하게 쓰인다. 터키에서 ‘Ibrik’은 물을 담아두는 통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터키에서는 전기포트식 이브릭도 출시되고 있다

주로 전도율이 높은 동 재질로 제작되며, 전통적인 디자인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철이나 법랑 같은 다양한 재질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색상이나 디자인도 현대적 감각으로 입혀진 제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브릭, 매력 많은 커피

드리퍼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필터링할 수 있다.

커피가루를 물에 넣고 끓이듯 만들어내는 이브릭은 여과식 커피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반복적으로 끓어오르면서 커피성분이 계속 추출되기 때문에, 상당히 진하고 묵직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에스프레소가 껍질을 잘 깎아 내놓은 사과 같다면, 이브릭은 껍질 채 먹는 사과 같았다”고 표현할 만큼, 거칠면서도 커피 본연의 향미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매력이 있다.

추출이 끝난 후 커피가루를 바닥에 가라앉힌 뒤, 위쪽의 맑은 커피만 건져내 먹는 것도 때로는 귀찮지만, 이브릭만의 번거로운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터키에서는 남은 커피가루의 모양을 보고 점을 치기도 한다니, 잔에 커피를 따르면서 바닥을 살피는 재미까지 더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브릭의 매력은 다양한 재료를 첨가하는 것에 있다. 카페라떼나 카페모카 같은 베리에이션과 블렌딩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브릭 특유의 쓴맛을 중화하기 위해 커피가루, 물과 함께 설탕을 넣는 게 일반적인 레시피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나라에 따라서 설탕 외에도 향신료 등을 넣어 색다른 커피를 즐기기도 한다.

이브릭 커피의 준비

이브릭은 모카포트처럼 기구에 직접 열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열원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일반 가스레인지면 충분하며,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이 제한된다면 캠핑용 가스 스토브나 휴대용 가스버너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또한 전기를 이용한 인덕션 스토브도 사용가능하다. 모카포트처럼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뜨겁게 달궈진 포트를 다룰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가루의 입자는 에스프레소나 그보다 미세한 굵기로 분쇄한다.

이브릭으로 맛있는 커피를 추출해보자

• (가스레인지 등으로) 불을 올린 후 커피가루(20g)와 물(120ml), 설탕(15g)을 함께 넣고 젓는다. 커피가루가 뭉치지 않도록 골고루 섞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온수를 사용한다면 추출시간을 좀 더 단축시킬 수 있다.

• 잠시 후 커피가 끓어오르면서 거품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때 너무 끓어올라 넘치지 않도록 잠시 불에서 내려 5~10초정도 식힌 뒤 다시 불 위로 올려서 끓인다. 이 동작을 3~5회 정도 반복한다. 이 횟수에 따라 커피의 향미가 진해지게 되는데, 자신의 기호에 맞춰 횟수를 조절한다. 끓어오른 거품이 입구 둘레에 들러붙어 타게 되면 쓴 맛을 낼 수 있으므로, 커피 상태를 주시하면서 신속하게 식혀 거품이 넘치지 않도록 한다.

거품조절(가열과 식힘)을 반복하면서 커피의 향미를 조절한다.

드리퍼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필터링할 수 있다.

• 추출이 끝나게 되면 잠시 바닥에 두어 커피가루를 바닥에 가라앉히고, 맑은 부분만 따라낸다. 이 때 미세한 커피가루가 함께 따라 나오기 쉬운데, 드리퍼에 사용하는 종이 필터를 이용하면 좀 더 깔끔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융 필터를 이용한다면, 보다 풍부한 향미를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이브릭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

With Milk : 물(90ml) + 커피가루(10~15g)+우유(90ml) + 설탕(기호에 맞춰)

With Cocoa : 물(180ml) + 커피가루(10~15g) + 코코아(10g) + 설탕(기호에 맞춰)

With Chocolate Syrup : 물(180ml) + 커피가루(10~15g) + 초콜릿시럽(10ml) + 설탕(기호에 맞춰)

Special Spiced Coffee : 카다멈(Cadamom, 2 Pods≒1.5g 정도) + 시나몬 스틱(약 2.5cm) + 바닐라슈가(10g) + 커피가루(15g) + 물(60ml)

 

홈 카페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는 캡슐커피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인스턴트커피가 주류였던 당시에는 생소한 기기였지만, 이제는 각종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주방 가전제품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또한 매년 해외 유수의 브랜드 제품들과 함께 국산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편의성은 뛰어나지만, 유지비용은 부담스러워

캡슐을 장착한 뒤, 레버를 당기는 것 만으로 추출이 이뤄진다. 대부분의 캡슐커피 머신은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다.

곱게 분쇄한 커피가루를 캡슐에 담고, 여기에 9~17bar 정도의 압력을 가해 추출해내는 캡슐커피의 장점은 무엇보다 쉽고 빠르다는 것이다.

캡슐을 장착해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애초에 조작이 단순하게 이뤄지도록 버튼 역시 2~3개만 배치해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추출시간 역시 기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1~2분 내외로 끝나기 때문에 바쁜 아침출근 시간에도 부담이 없을 정도다. 사용 후에는 캡슐만 빼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될 정도로 전자동 머신을 제외한다면 편의성 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는 선택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시즌마다 한정판 메뉴를 선보이는가 하면, 최근에는 커피에만 국한되지 않고 차(茶)나 우유, 코코아가 담긴 캡슐을 출시해 다양한 음료를 아우르는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머신을 구입하는 초기비용 외에도 캡슐 하나 당 800~1,000원 정도의 유지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당장 4~5,000원씩 하는 커피전문점에 비하면 1/4 정도로 저렴하지만, 한 봉지에 1~200원 내외의 인스턴트커피와 비교했을 때는 부담될 수 있다. 매일 한 잔씩 소비한다고 했을 때, 1년 이면 어지간한 캡슐커피 머신의 가격을 상회할 정도다.

제조사마다 규격 달라

다양한 종류의 캡슐커피 머신

캡슐커피 머신은 제조사마다 각자 독자적인 규격을 갖고 있다. 캡슐 크기와 모양이 달라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커피만 마실 수 있다. 따라서 사용하는 커피의 종류나 밀폐 기술, 커피가루의 양, 캡슐의 재질, 추출 압력에 따라서 결과물의 차이가 나며, 이는 브랜드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가능하다면 직접 결과물을 경험한 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일부 제조사들은 같은 규격을 공동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Caffitally System'으로,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머신은 동일한 규격의 커피 캡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하나의 머신 만으로도 다양한 제조사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규격이나 커피 종류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안한 제품들도 있다. 재사용이 가능한 캡슐을 제공해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루를 담을 수 있거나, 캡슐이 장착되는 부분에 특정한 어뎁터를 이용해 Caffitally System 같은 5~6가지의 다양한 브랜드의 규격을 하나의 머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캡슐커피. 크기와 디자인이 각각 다르다.

캡슐커피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선

사실 ‘캡슐커피로 맛있게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은 올바른 표현이 아닐 수 있다. 모든 것이 자동화 됐기 때문에 사용자가 커피 맛에 접근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일부 제품은 캡슐에 추출 정보가 기록된 바코드를 읽어 커피 종류마다 최적의 추출 조건을 맞추지만, 이 역시 제조사에서 임의로 정해놓은 레시피로서, 맛을 선택적으로 조절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제조사에 맞춰서 선택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면 방법이며, 이 내용은 일종의 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쓴 맛이 싫다면 에스프레소 상태에서 희석시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캡슐커피는 대부분 에스프레소 추출을 기본으로 하며 여기에 물이나 우유를 첨가해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같은 메뉴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제조사에 따라 룽고1) 나 아메리카노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있다. 추출 이후 물을 섞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대체로 추출 시간이 길어지면서 쓴 맛도 증가하게 된다. 취향에 따라 맛을 달리할 수 있겠지만,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뒤 물이나 다른 제품을 섞는 것이 커피 본연의 향미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응용해본다면2), 수초 내에 추출이 이뤄지지만 추출 정도에 따라 향미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착안, 강제로 종료버튼을 눌러 기본 세팅 시간보다 짧게 추출한다면3)또 다른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캡슐커피 활용법

호기심에 캡슐커피 머신을 구입했다가 이마저도 번거롭다며 장식품으로 전락한 사례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아무리 캡슐커피가 편의성이 높다지만 끊임없이 활용할 만한 요인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캡슐커피는 약간의 노력만 더한다면 커피전문점 못지않은 베리에이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베이스가 되는 에스프레소를 손쉽게 추출할 수 있고, 많은 제품들이 스팀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기본적인 카페메뉴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소화해낼 수 있다.

그래서 기존 카페메뉴 외에도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익숙한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메뉴들을 소개한다. 또한 이 레시피를 바탕으로 나만의 커피를 만들어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특히 레시피들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모든 메뉴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캡슐커피 머신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활용할 수 있으니, 눈 여겨 살펴보자.

1) 카페 쇼콜라

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카페모카의 변형. 진한 다크초콜릿을 넣고, 에스프레소를 바로 추출해 녹여먹는 진한 천연 강장제다. 다소 부담스럽다면 밀크초콜릿을 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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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콜릿 6g을 잔 바닥에 넣는다.

2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3 스푼 등을 이용해 잘 저어 마신다.

2) 아포카토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끼얹어 떠먹으면, 근사한 맛이 난다. 다른 가향 아이스크림도 취향에 따라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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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낱개 포장된 제품을 구입하면 편리하다.

2 에스프레소를 붓는다.

3 잔에 아이스크림을 담는다.

3) 카페 로맨틱

여름이면 와인대신 즐겨도 좋을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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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당한 잔에 얼음을 가득 넣는다.

2 보드카 30cc를 넣는다.

3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얼음 위에 붓는다.

4) 시트론 에스프레소

향긋한 유자향이 잘 어우러지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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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프레소 잔에 유자청 10g을 담는다(2 티스푼).

2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붓는다.

3 우유 30ml를 거품 내어 위에 얹는다.

5) 사우어 아메리카노

상큼한 레몬펀치를 향긋한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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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몬을 설탕에 절여 하루 정도 냉장해둔다.

2 얼음을 가득 채운 서버에 절인 레몬을 넣는다.

3 에스프레소 2잔을 넣는다.

4 물을 가득 채운다.

5 기호에 따라 레몬즙이나 설탕을 더 넣어주면 좋다.

커피의 모든 것을, 그대로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는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Coffee Press', 'Press Pot', 'Plunger' 등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프렌치프레스가 프랑스에서 처음 고안됐을 당시에는 금속몸체에 무명천으로 커피를 걸러내는 방식이었다. 이후 1929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이너인 Attilio Calimani가 커피프레스에 대한 특허를 냈고, 이후 많은 회사들이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1974년, 덴마크의 보덤(Bodum)사가 첫 프렌치프레스 제품인 Bistro 시리즈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동으로 작동되는 캡슐커피머신을 제외한다면 아마도 프렌치프레스는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가장 쉽고 단순한 과정을 거치는 추출기구라 할 수 있다. 커피가루를 담고 물을 부은 다음 3~4분 뒤에 커피가루를 걸러서 따라내는 동작만으로도 훌륭한 커피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물줄기의 강약, 붓는 속도와 같은 손기술이나 비싼 머신들의 정밀한 기술력은 필요하지 않다. 순수하게 커피가루와 물이 있는 그대로 만나 커피를 추출하면서, 커피의 모든 것을 담아낸다.

간단한 몇 번의 동작만으로 훌륭한 커피가 완성된다.

프레스(Press)는 거름망을 통해 커피가루를 그저 걸러내기만 할 뿐 특정 성분을 걸러내지는 못한다. 추출된 모든 성분을 날 것 그대로 맛보는 것인데, 특히 커피의 오일성분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종이나 융 필터처럼 오일성분을 거르는 커피와는 다른 풍미를 갖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다소 텁텁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커피의 향이 가득 담고 있는 만큼 ‘풍부한’ 커피를 즐기기에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슐츠는 이러한 프렌치프레스를 가리켜 ‘인류에게 알려진 최상의 커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휴대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렌치프레스. 패션 아이템으로도 충분하다.

한편 프렌치프레스는 단순한 구조와 추출방식 덕분에 새로운 형태로 태어나고 있다. 스텐리스 몸통에 고무와 합성수지로 만든 이중필터를 달거나 티포트와 겸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침출포트, 인퓨전포트 등이 나오고 있다.

프렌치프레스로 커피를 추출해보자

프렌치프레스

분쇄도

○ 프렌치프레스는 일반적으로 핸드 드립보다 굵게 분쇄한다. 보통 커피가 추출되는(Brewing) 시간을 3~4분으로 보는데, 이에 적합한 크기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좀 더 미세하게 분쇄한다면 과다추출을 방지하기 위해 추출시간은 그보다 짧게 하면 된다. 단, 프렌치프레스의 철망이 미세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가늘게 분쇄한다면 미분이 걸러지지 않아, 커피와 함께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 이번 촬영에서는 커피가루 10g과 물 200ml의 비율로 추출했다. 원하는 취향에 따라서 커피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자. 주의할 점은 커피가루가 물을 머금으면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너무 많은 양을 넣게 된다면 넘칠 수 있다. 이 때, 물을 2~3번으로 나눠서 천천히 부으면 넘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물을 2~3회로 나눠서 부으면 넘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 물을 붓고 난 뒤에는 한, 두 번 저어주는 것이 좋다. 분말의 특성상 물에 젖지 않고 속에 갇힌 부분이 생기면서 균일한 추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휘저을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보통 물에 들어간 커피는 수면에 단체로 떠올라 젖은 커피층(Crust)을 형성하며, 이 층을 깨면 물을 머금고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물에 완전히 잠기거나 그렇지 않은 상태로 구분될 수 있으며, 추출정도나 커피의 향미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우를 테스트 하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찾아가는 것도 홈 카페만의 즐거움이다. 추출시간 동안 몇 번씩 휘젓는 것 역시 추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 추출시간이 길어질 경우 쓴맛과 같은 불쾌한 향미의 증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은 기억해둘 것.

○ 3~4분이 지나면, 컵에 따라내기 전에 필터를 눌러서(Press) 커피가루를 걸러낸다. 빨리 내리게 되면 미분이 오를 수 있으니 가급적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린다. 잔에 따를 때도 역시 서서히 따라내야 커피가루가 딸려 나오지 않는다.

다재다능, 프렌치프레스

훌륭한 티-메이커이기도 한 프렌치프레스

커피가루를 물에 담그는(Steeping) 프렌치프레스의 추출방식은 차(茶)를 우리는 방식과 동일해 이미 오래전부터 티-메이커로도 사용돼 왔다. 티-메이커로 사용할 때는 차의 종류에 따라서 커피보다는 낮은 온도의 물을 사용하기도 하며, 프렌치프레스 사이즈에 맞는 적절한 양의 찻잎을 넣는 것이 포인트다.

또한 우유 거품을 만들 때도 사용된다. 전자레인지 등을 이용해 데운 우유를 프렌치프레스에 넣고 거름망을 위, 아래로 움직여 거품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약간의 정성만 기울인다면 어느 정도 라떼아트를 흉내낼만하다. 물론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전용 밀크포머 등과 비교하면 차이는 있지만, 가격 대비 효율성은 어느 기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모카포트나 캡슐커피 등과 함께 사용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부지런히 거름망을 움직이다 보면 그럴싸한 우유거품이 생긴다.

프렌치프레스 + 드리퍼 = 클레버

드리퍼 처럼 생긴 클레버(Clever)

클레버(Clever)는 프렌치프레스와 드리퍼의 장점이 결합된 형태의 새로운 추출기구이다. 프렌치프레스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드리퍼의 필터로 걸러내면서 깊고 진한 커피의 풍미를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프렌치프레스의 풍부한 오일이 텁텁하게 느껴지거나, 핸드드립의 물줄기 조절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사용법도 프렌치프레스와 거의 같기 때문에, 특별한 스킬이 없는 초보자가 사용하더라도 전문가 못지않게 훌륭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단순한 추출과정 때문에 맛의 편차가 적은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이다. 클레버는 최근 카페 일선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클레버로 커피를 추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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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터는 3~4인용 사다리꼴 형이면 모두 사용 가능하다(Kalita, Melita, Comac, Emma 등). 필터는 장착 전에 클레버의 모양에 맞게 접어야 하는데, 먼저 바닥 면을 접고 옆면을 접는다. 이 때 두 면의 접히는 방향을 반대로 해, 필터모양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2 필터를 장착한 후 분쇄한 커피를 담는다.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양은 커피가루 22g에 물 350ml이다. 90~93℃의 물을 커피가루 위로 부어준다. 클레버의 빗살무늬까지 물을 부으면 350ml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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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을 부은 후에는 커피가루와 물이 골고루 섞일 수 있도록 티스푼 등을 이용해 휘젓고 4분간 기다린다. 티스푼 등이 필터에 닿으면 찢어질 수 있으므로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이후 컵이나 서버에 올려놓으면 바닥의 고무패킹이 들리면서 추출된 커피가 밑으로 흐르게 된다.

추출된 커피를 잔에 옮겨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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