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중국음식 기행_07

醉月 2011. 12. 21. 18:47

 

윈난·후난·저장성… 추억 살려줄 베이징의 식당 베스트 10

베이징②

▲ (위쪽부터) 만주족의 두부 요리인 바바오멘차더우, 마지아미시짱찬팅의 티베트 공연, 후난성 음식점인 샹어칭 시단점, 객가 음식인 즈바오루위. 농어로 만든 요리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덩치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베이징(北京)은 정치·경제뿐 아니라 문화의 중심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베이징의 음식문화를 회관(會館)의 역사와 문화라는 관점에서 음미해봤는데 오늘은 개혁 개방 이후 각 지방의 특색을 잘 보여주면서 수도 베이징을 멋있게 장식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당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베이징을 방문하는 출장자들이나 거주자들, 여행 중 약간의 호사를 누리고 싶어하는 배낭여행객들에게 찾아가라고 추천하는 곳들입니다. 이 식당들은 필자가 주관적으로 고른 것입니다. 베이징의 특색과 연계하여 소개될 황실의 음식이나 전통적인 서민음식을 다루는 식당들은 배제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식당은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윈난·후난·쓰촨 등 세 지역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매운맛 3인방’이고, 신장·티베트·만주·객가(客家)는 중원에서 먼 ‘변방 4인방’으로 칭할 만하며, 장쑤·저장·광둥 딤섬은 ‘미식 3인방’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식당 하나하나가 모두 자기 색깔을 강하게 내는 곳들인데 객단가도 그리 낮은 곳은 아닙니다.
   
   
   01 윈난 음식 후이다오리장윈난
   
   중국에 여행 다녀온 사람에게 다시 가고 싶은 곳을 물으면 어디를 제일 많이 꼽을까요? 제가 중국 곳곳을 다니면서 적지 않은 한국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많은 분들이 윈난이라고 말합니다.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눈을 감아도 보일 것 같은 하얀 구름만으로도 여행의 추억이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이 바로 윈난이지요.
   
   윈난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베이징에 갔다면 후이다오리장윈난(回到麗江云南)이라는 식당을 찾아가 보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식당 이름 자체가 ‘리장으로 되돌아가다’는 이름인 데다가 과히 비싸지 않고 현대적으로 세련된 실내 분위기 등이 윈난의 추억을 되살려줄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의 매니저와 직원은 모두 윈난의 다이족(傣族), 즉 윈난 지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태국 사람들로, 남방 아열대 지방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줍니다.
   
   일인당 50위안 정도면 적절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데, 버섯요리 뉴간쥔(牛肝菌), 뉴간바(牛干巴)도 좋고, 치궈지(汽鍋鷄·중탕으로 요리한 닭고기), 지더우펀(鷄豆粉)도 권할 만합니다. 주식으로는 남방 밀림의 향기가 가득한 파인애플밥(菠蘿飯)을 빠뜨리지 말기를. 전화 6213-1899.
   
   
   02 후난차이 전문식당 샹어칭
   
   제가 중국의 여행지로 윈난을 첫손에 꼽았지만, 음식으로는 후난(湖南)과 후베이(湖北)를 첫손에 꼽습니다. 향기로운 매운맛이 그득한 음식들인데 베이징에서 후난차이 전문식당을 찾는다면 샹어칭(湘鄂情)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샹’은 후난성, ‘어’는 후베이성의 간칭입니다. 식당 이름과 마찬가지로 오너 역시 남편이 후베이 사람이고 부인은 후난 여자라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전국 대도시에 분점이 있는 대형 식당 체인이지요.
   
   이 식당에서 호사를 부린다고 고급 소고기와 해산물 요리를 시키면 서울의 고급 식당보다 더 비싼 한 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난·후베이 요리를 정통으로 즐기자면 일인당 70위안 정도로 충분합니다. 제일 먼저 추천할 만한 요리는 위터우(魚頭)입니다. 향기롭고 매콤한 것이, 지금까지 이 맛에 반하지 않은 한국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 식당은 메뉴 사진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실제 맛있습니다.
   
   양고기라면 샤오차오헤이산양(小炒黑山羊)을 시키면 되고 나귀고기(干鍋湘之驢)도 시도해 볼 만합니다. 펀오우탕(粉藕湯)과 칭차오지마오위(淸炒鷄毛芋), 둬자오샤오위터우(椒小芋頭)도 메모해 둘 만한 요리입니다.
   
   가장 호사스러운 점포는 객단가 150위안 되는 시단점(西單店·전화 6656-6468)입니다. 인테리어가 가장 현대적이고 특색이 있는 곳은 위안점(源店·전화 8845-1919)인데, 식당 구경만으로도 권할 만한 곳입니다. 다른 분점을 찾는다면 http://www.xeq.com.cn에서 검색해 볼 수 있습니다.
   
   
   03 쓰촨의 매운 맛, 마라유훠
   
   후난차이와는 다른 산초의 얼얼한 매운맛(麻辣)을 찾아서 쓰촨의 기억을 되살려본다면 ‘마라의 유혹’이라는 매혹적인 이름의 식당 마라유훠(麻辣誘惑)를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이 식당의 음식은 그 외양조차도 매혹적이어서 디지털 카메라를 꼭 지참하고 가시기를 권합니다.
   
   일인당 70위안 정도면 쓰촨의 맛에 흠뻑 젖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왕 찾아갔다면 얼얼하게 매운맛이 나는 황소개구리(麻辣蝸牛)를 시도해 보기를 권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식재료에 대한 선입견이 정말로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식당 역시 베이징 곳곳에 분점이 있는 체인점입니다. 시즈먼점(西直門店·전화 5830-2398), 다종쓰점(大鐘寺店·전화 8211-9966), 둥즈먼점(東直門店·전화 8460-8558) 등이 있습니다.
   
   
   04 서역의 맛, 신장홍메이구이찬팅
   
   신장(新疆)은 우리에게 서역(西域)이라는 말로 친근하고도 아릿한 상상을 주는 곳입니다. 중원과 오래 교류를 해왔지만 중원과는 아주 다른 이국적 풍취가 동쪽 끄트머리에 사는 우리들의 감성에도 전해져 남아 있습니다. 특히 눈이 파란 무희들의 아름다운 춤은 여행객들을 한껏 설레게 하곤 합니다.
   
   이 서역의 아름다운 음악과 공연을 즐기면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서역 식당도 베이징에서 찾아볼 만합니다. 신장의 다판지(大盤鷄)나 차오카오러우(炒烤肉), 또는 반멘(拌面)과 같은 음식은 그 자체로 특별하진 않지만 이국적 향기가 그득한 음식들입니다. 공연과 함께 음식을 맛보려면 신장홍메이구이찬팅(新疆紅玫餐廳)을 추천할 만합니다. 신장의 붉은 장미라는 이름부터 이국적 향기를 흩날린다고나 할까요. 전화 6415-5741.
   
   
   05 티베트 공연과 함께 마지아미시짱찬팅
   
   신장과 더불어 중원이 아닌 또 다른 지역으로 인식되곤 하는 티베트의 음식 역시 티베트의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아미시짱찬팅(瑪吉阿米西藏)이라고 하는 식당 역시 티베트 여행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일부러라도 찾아갈 만한 곳입니다.
   
   마지아미는 티베트어로 처녀라는 뜻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 6세 달라이라마가 라싸 어느 골목에서 언뜻 마주친 ‘구원(救援)의 여인’이랍니다. 훗날 그 여인네를 잊지 못해 다시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는, 그래서 그 달라이라마가 남긴 연모의 시에서 이 식당의 이름인 마지아미가 유래했다네요.
   
   이 식당에 가면 음식과 멋진 티베트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고원의 유목 지역이라 카오양파이(烤羊排)나 버섯요리인 카오마구(烤蘑菇), 야크 갈비로 만든 쉐과젠뉴파이(雪果煎牛排)와 같은 훌륭한 티베트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전화 6506-9616.
   
   
   06 만주족 맛을 되살린 나자샤오관
   
▲ (왼쪽부터) 장쑤의 칭당스쯔터우. 돼지고기 완자가 맑은 육수에 담겨 나온다. 저장성 요리인 후이샹더우. 만주족의 새우 요리인 쑤피샤.

   신장·티베트와 더불어 만주 역시 중원이 아닌 북방민족의 발상지 가운데 하나였고, 만주족이 세운 금(金)나라와 청(淸)나라는 북방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부를 제패하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 만주족의 음식을 현대화한 훌륭한 식당이 있으니 나자샤오관(那家小館)이라는 곳입니다.
   
   청나라 황실의 주방에서 일하던 사람이 청나라 왕조가 멸망하자 민간으로 나와 황실주방에서 전해오던 요리법을 중심으로 만주족 음식의 전통을 이어온 곳입니다. 성이 나씨인 터라 나씨네 식당이란 뜻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젠궈먼다제에 있는데, 우리나라 LG그룹의 쌍둥이빌딩 뒤편 골목에 있습니다. 베이징 전통의 사합원(四合院)을 개조해 만든 식당 구조도 특색이 있고, 윈난의 다리(大理)에서 가져온 대리석으로 만든 식탁도 멋지고, 종업원들의 서비스 역시 고급스럽습니다. 대표적 요리는 황탄쯔(皇壇子)인데 가격대별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껍데기가 바삭하게 씹히는 새우요리 쑤피샤(酥皮下)가 유명하고 바바오멘차더우(八寶面茶豆腐) 역시 특색있는 두부요리로 권할 만하지요. 전화 6567-3663.
   
   
   07 남방지역의 객가음식, 한창커자주러우
   
   오랜 전란의 역사 속에 중원에서 남방으로 이주한 이들 가운데 현지인과 현지의 문화에 적응하지 않고 폐쇄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온 이들을 객가(客家)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곧 동남아 중국 화교의 원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상당 부분 유지하며 살아왔던 터에 언어와 습속은 물론 음식에서도 고유성을 꽤 보전해 왔습니다. 이들 남방 지역의 객가 음식을 파는 식당도 찾을 수 있습니다. 스차하이 남쪽 입구 가까이에 있는 한창커자주러우(漢倉客家酒樓)와 같은 식당이 객가의 역사와 음식을 한데 음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종이에 싼 채 요리한 농어인 즈바오루위(紙包鱸魚)나 새우를 알루미늄포일에 싼 채 구워낸 옌쥐주제샤(鹽炬九節蝦), 그 외에 싼베이야(三杯鴨)에 객가의 황주(客家黃酒)를 곁들인다면 더 좋지요. 전화 6404-2259.
   
   
   08 장쑤의 미식, 우밍쥐
   
   강남의 미식은 중국 남방문화를 대표하는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부한 물산을 배경으로 하는 대표적 남방 미식으로는 장쑤성과 저장성의 음식을 꼽을 수 있지요.
   
   고급스러운 장쑤의 미식은 우밍쥐(无名居)에서 맛보면 좋을 듯합니다. 객단가가 150위안 정도로 프리미엄급 식당이지요. 외국인으로서는 담담한 맛의 좋고 모자람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칭당스쯔터우(淸湯獅子頭)는 맛보기를 권합니다. 돼지고기를 곱게 갈아 만든 완자가 맑은 육수에 담겨 나옵니다. 쏸룽정쓰과(蒜蓉蒸絲瓜) 역시 음식의 색깔에 감탄할 만하니 꼭 한번 맛보시길.
   
   하이뎬점(海淀店·전화 8267-9036), 옌사점(燕莎店·전화 6502-1568).
   
   
   09 루신의 저장성 요리, 쿵이지
   
   저장성 요리도 빼놓을 수 없는 강남의 미식입니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루신(魯迅)의 소설 제목을 차용한 쿵이지(孔乙己)는 문학의 향기가 듬뿍 배어있는 식당입니다.
   
   수이징샤런(水晶蝦仁), 간차이먼러우(干菜燜肉), 여우탸오차오뉴러우(油條炒牛肉), 후이샹더우(茴香豆) 등이 좋고, 기름에 튀긴 삭힌 두부(油炸臭豆腐)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스차하이점(什刹海店·전화 6618-4815), 둥쓰점(東四店·전화 6404-0507), 즈쭌점(至尊店·전화 6856-8801).
   
   
   10 광둥의 딤섬 하면 진딩쉬안
   
   외국에 알려진 중국음식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졌다고 할 수 있는 광둥의 딤섬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진딩쉬안(金鼎軒)은 딤섬 음식점 중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일인당 60위안 정도만 들여도 한 끼를 배부르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정펑과(蒸鳳爪),샤자오황(蝦餃皇),샤자오(蝦餃),피단서우러우저우(皮蛋瘦肉粥),류롄쑤(榴蓮酥),정파이구(蒸排骨),탄펀(湯粉) 등등 수백 가지의 딤섬이 보는 이로 하여금 침을 흘리게 하는 곳이지요. 이 식당에서는 많은 종류의 딤섬을 주문하게 되기 때문에 주문한 것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지 체크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전화 400-676-6111.

 

황제의 밥상을 받다

베이징③

▲ 황제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베이하이공원 내의 팡산판좡, 팡산판좡의 상차림.
베이징은 황제의 도시입니다. 베이징성의 정중앙에 자리 잡고 높이가 11m나 되는 붉은 담장을 두르고 절대 권력을 누렸을 황제. 황제는 매일 몇 번 무엇을 먹었을까? 이 세상에 좋은 것은 다 먹었겠지? 궁금함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황제의 음식을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은 설날과 같은 큰 명절에 황제가 주관해서 베푸는 연회의 상차림이지 일상적인 황제의 식탁은 아닙니다. 지금도 만한전석은 이벤트 음식으로 가끔 차려진다고 합니다. 물론 일상적인 황제의 식탁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온 특산물이 풍부하여 호화롭고 다채로웠지요. 그러나 온갖 산해진미가 쌓여 있어도 황제는 한 가지 음식을 한 끼에 세 번 이상 집어먹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황제가 어떤 음식에 젓가락이 자주 가는 것이 알려지면 바로 그 음식에 독을 넣을 수 있다는 보안상의 이유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황제가 식사를 할 때 같은 음식을 세 번째 먹으면 옆에 지키고 있던 환관이 기침을 해서 그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도록 신호를 보냈다고 하네요.
   
   이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동북 삼림에서 중원으로 나와 대륙을 평정하고 동아시아 문화대국을 이룬 청나라의 황제, 그 가운데 강희제·옹정제·건륭제 세 황제의 경우, 상차림은 호화롭고 풍성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황제는 소식(小食)을 했다는 것입니다.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 황제는 식탐에 빠지지 않았던 소식주의자였습니다.
   
   여하튼 베이징은 전국 각지의 진귀하고 좋은 음식들이 모두 황제의 음식을 책임지는 주방으로 모여들었다가 백성들에게 퍼져나가는 일종의 길목이었습니다. 베이징의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카오야(烤鴨)도 원래는 산둥성 음식이었으나 황제의 주방을 거쳐 민간으로 퍼져나오면서 베이징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톈안먼광장의 톈안먼팡산도 유명
   
   1912년 청나라 왕조가 망하고 중화민국이 세워지면서 황제를 둘러싸고 있던 시스템은 붕괴되었고, 황제의 요리사들 역시 민간으로 나와 생업으로 요리를 하면서 자연스레 황실의 음식이 퍼져나갔습니다. 그 가운데 1925년 쑨차오란(孫超然), 왕위산(王玉山), 자오융서우(趙永壽), 뉴원즈(牛文質), 원바오톈(溫寶田) 등 궁중의 유명 요리사들이 모여 베이하이공원에 팡산자이(倣膳齋)라는 식당을 열어 황제의 음식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팡산판좡(倣膳飯庄)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팡산이란 황제의 밥상인 위산(御膳)을 모방하여 만든 음식이란 말입니다. 이 식당에서는 지금까지 100년 가까이 800여 가지의 음식을 제공해 왔는데, 새우요리인 뤄한다샤(羅漢大蝦)와 허화다샤(荷花大蝦), 쏘가리로 만든 과이타이구이위(怪胎鱖魚), 펑황파워(鳳凰爬窩), 오리발 요리 진위야장(金魚鴨掌), 전복 요리 하마바오위(蛤鮑魚), 좌차오리추이(抓炒里脊), 샥스핀인 펑황좐츠(鳳凰展翅), 룽펑청샹(龍鳳呈祥), 메추라기 요리 서우싱안춘(壽星鵪鶉) 등은 대표적인 음식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음식 이름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라면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인 이상인 경우에 주문할 수 있는데 1인당 200위안짜리부터 단계별로 있으니 적절한 세트를 고른 다음에 느긋하게 황제의 마음으로 즐겨볼 수 있습니다. 식기들도 모두 황색과 금색으로 화려하고 홀 한쪽에 있는 황제의 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이 식당은 베이하이공원 동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가까운 작은 섬에 자리 잡고 있어 식당을 오가면서 호숫가에서 운치 있는 풍경도 즐길 수 있지요.(주소 西城區 景山西街 北海公園 東門內, 전화 6404-2573)
   
   이 팡산판좡 이외에 황실음식을 하는 곳으로 톈안먼광장의 마오쩌둥기념관 동쪽 건너편에 있는 톈안먼팡산(天安門倣膳)도 유명합니다. 이곳에서도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로서는 세트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가장 편리합니다. 1인당 98위안, 158위안, 198위안 세 종류가 있습니다. 불도장이나 지느러미류는 1인당 300위안이 넘는 고가의 음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식당 입구에서는 황실의 간식거리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톈안먼광장을 구경하다가 잠시 다리를 쉬는 셈 치고 이 식당에서 황실의 간식거리를 주문해서 맛보는 것도 좋지요. 허타오쑤(核桃酥), 첸청쑤(千層酥)와 같은 것들은 바삭하게 만든 과자류입니다. 수롱진위안바오(薯茸金元寶)도 좋습니다.
   
   
   국보급 요리사 이지강의 궈야오샤오쥐
   
   나자성옌(那家盛宴)도 황실 주방의 전통을 기반에 두고 현대적 기법으로 만든 퓨전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 식당입니다. 베이징 서북쪽 시내에서 가까운 향산 입구 근처에 있습니다.(주소 海淀區 香山 買賣街 乙15號, 전화 6286-8566) 이 식당은 앞의 글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나자샤오관(那家小館)의 고급화된 식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전통적 가옥이지만 메뉴는 전자책으로 되어 있는 등 황실의 전통과 현대적 요소가 잘 혼합된 곳입니다. 메뉴에는 음식의 사진이 있어 주문하기에 편리합니다. 홀이 아닌 방에서 식사할 경우 가격도 다르며 최소 주문액이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8인 미만이면 홀에서, 8인 이상일 경우 방에서 식사하는 게 적당합니다.
   
   팡산이나 나자성옌 등은 규모가 있는 식당이지만, 작고 소박한 사합원에서 품위 있는 황실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전문점도 있습니다. 궈야오샤오쥐(國肴小居)라는 식당인데, 베이징에서 국보급 요리사로 추앙받는 이지강(베이징판뎬 北京飯店 담가채 요리장) 선생과 그 제자들이 만드는 황실요리를 그리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고풍스러운 작은 식당입니다. 원탁이 들어있는 방이 하나뿐이고, 홀에는 테이블이 예닐곱 개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식당이지만 명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고풍스러운 목각들이 많아 찬찬히 뜯어보는 재미도 그만입니다.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 생선 부레를 채썰어 넣은 농탕위투쓰(濃湯魚肚絲), 랴오둥지역 해삼요리 차이단파랴오찬(菜膽扒遼參),대하요리 전주샤파이(珍珠蝦排), 쇠고기볶음인 샤오미자오차오뉴린(小米椒炒牛林) 등을 맛보면 좋습니다. 주문할 때에는 주인장 할머니의 추천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좋으며 무엇보다도 이 식당의 대표적 요리인 농탕(濃湯)을 맛보아야 합니다.(주소 東城區 交道口北 三條 58號, 전화 6403-1940).
   
   
   황제가 다녀간 식당, 두이추
   
▲ 나자성옌의 요리. 황실 주방의 전통과 현대 요리 기법이 접목된 퓨전요리를 맛볼 수 있다, 두이추 샤오마이. ‘꽃만두’라 할 수 있다.

   베이징에는 황제의 요리사들이 만든 황제의 밥상 외에도, 백성들이 다니는 식당에 어느 날 황제가 다녀가서 유명해진 식당도 있습니다. 첸먼다제(前門大街)에 있는 두이추(都一處)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두이추는 ‘꽃만두’라고 할 수 있는 샤오마이(燒賣)가 유명한 곳입니다. 갖가지 색깔을 낸 만두피로 만든 차이쉬안샤오마이(彩炫燒賣)는 진짜 꽃처럼 예뻐서 먹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 식당은 1738년 건륭제 시절에 개업했으니 270여년이나 된 식당입니다. 왕씨 성을 가진 산시성 사람이 연 식당인데 당시 황제였던 건륭제와의 인연으로 유명합니다.
   
   건륭제 17년(1752년) 섣달 그믐, 건륭제는 사복 차림으로 두 사람만 대동하고는 베이징 동쪽의 퉁저우(通州)를 다녀옵니다. 그러나 베이징 시내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날이 저물었고 날이 날인지라 모두들 문을 닫아버린 후였습니다.
   
   황제 일행은 시장기에 지친 채 이리저리 식당을 찾다가 이름도 없는 식당 하나를 발견했지요. 식당 주인은 한눈에 귀한 사람이라 생각하여 2층으로 모신 다음 술 한 병과 함께 식당에서 가장 잘나가는 마롄러우(馬蓮肉) 등을 올렸답니다. 허기에 지쳐가던 건륭제는 너무 맛있게 식사를 하고는 주인을 불러 식당이름을 물었으나 이름이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건륭제는 “도성에 이 집 하나만 문을 열고 있었으니 ‘都一處’로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고 말했지요.
   
   이때 주인은 이 손님이 황제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흘려들었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건륭제는 ‘都一處’ 세 글자를 직접 써서 편액을 만들게 한 다음 태감, 곧 황제의 비서를 시켜 이 식당에 내려줬답니다. 이 식당은 섣달 그믐에도 열심히 장사를 하다가 황제가 찾아오는 행운을 만난 터에 황제가 하사한 편액까지 받아서 그것을 내걸고 장사를 했으니 운수대통에서도 최고의 대통이었던 셈입니다.
   
   샤오마이는 건륭제가 찾아갔던 당시에는 없었던 메뉴입니다. 100여년 후에 추가된 메뉴지만 맛도 좋고 모양도 좋아 베이징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음식입니다. 일본이 점령했던 시기에는 영업이 부진했으나 해방 후에 다시 옛 명성을 살려냈고, 문화혁명의 광풍이 모든 전통적인 것을 파괴하던 시기에도 무사히 살아남아 현재는 첸먼점(前門店·전화 6702-1555)과 팡좡점(方庄店·전화 6760-6235)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식당은 메뉴판에 음식 사진까지 있어서 외국인도 주문하기 좋으니 눈길이 가는 예쁜 꽃만두를 주문하면 됩니다. 아울러 건륭제도 맛있게 먹었다는 마롄러우도 맛보면 황제도 부럽지 않습니다.
 

 

예술과 맛을 함께 즐기다

베이징④

▲ 청나라 황실 음식을 현대적으로 개량해 선보이는 나자샤오관.
베이징(北京)은 천년의 역사에 100개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이중 하나의 얼굴은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베이징의 예술구(藝術區)들입니다. 지난주에 살펴봤던 대로 베이징에 흥성했던 회관(會館)들이 수백 년간 이어왔던 수도의 음식문화사를 말해준다면, 10년 전에 생겨나 5년 만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베이징의 예술구들은 21세기 베이징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베이징은 천년 동안 권력이 강렬한 빛을 내뿜던 곳이라 예술 분야에서도 보수적 기풍이 강했습니다. 상하이(上海)가 150년밖에 안된 현대적 신도시로서 서양 열강의 조계(租界)를 기반으로 진보적·상업적·시민적 기풍이 강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지요. 베이징은 ‘혁명의 1세대’와, 1세대에 가려진 2세대를 지난 다음, ‘홍위병의 3세대’와 ‘개혁개방·자유방임의 4세대’를 지나면서 중국 현대미술의 본거지로 솟아났습니다.
   
   그 대표적 아이콘이 바로 798예술구입니다. 공장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천장이 높고 좌우도 넓은 시원스러운 갤러리와 개인 작업실이 수백 개나 되고, 광고나 설계 또는 디자인 전문회사들이 들어서서 일반적인 베이징과는 아주 다른 현대적 풍모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당시 공장들은 숫자로 표기했는데 798이 바로 공장의 이름이라 지금도 798예술구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공장 건물들은 구소련과 동독이 그들의 자본과 기술을 지원해서 세운 것들로 바우하우스(Bauhaus) 양식입니다. 이런 건물들은 실용성을 중시하고 선이 간결하며 구조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남쪽에 창을 내는 것과 달리 북으로 큰 창을 내서 실내의 채광을 하루 종일 균일하게 하는 것도 특이합니다.
   
   
   눈이 즐겁고 입이 즐겁다
   
▲ 798예술구의 카페, 나자샤오관의 요리

   1950년대 베이징 교외에 들어서기 시작한 공장들은 베이징 시가지가 커지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됐고, 2001년부터 빈 건물들에 대한 임대가 이뤄졌습니다. 마침 가까운 곳에 있던 중국 최고의 미술대학인 중앙미술학원의 작업실이 들어온 것을 계기로 베이징의 젊은 미술가들이 넓은 공간과 저렴한 임대료에 끌려 모여들면서 중국 현대미술이 집약된 예술구가 됐습니다.
   
   2004년 4월 이곳의 미술가들이 국제적인 예술제를 열면서 중국뿐 아니라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랑인 뉴욕 페이스 갤러리 베이징점(Pace Beijing), Gallelia Compinua, UCCA미술관도 들어와 있고, 한국의 ‘표 갤러리’와 ‘아트 사이드’도 들어와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세계 현대미술의 경연장이자 시장이 되었습니다. 예술가들이 모여든 지 10년 만에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에 섰으니 21세기 중국이 급격하게 세계의 강자로 떠오르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지요.
   
   798예술구는 젊은이가 많이 찾아오고 그들의 차림새나 행동거지가 개성이 있고 독특해서 사람들 자체도 볼거리가 됩니다. 이들과 섞여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며 갤러리를 감상하다가 향긋한 차와 맛있는 식사도 즐길 수 있습니다.
   
   798예술구에는 세련된 카페가 많습니다. 이런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와 같은 커피는 기본이고, 30~40위안 수준인 피자 또는 간단한 양식류도 즐길 수 있습니다. 카페 이외에 798예술구 북문 입구에 있는 나자샤오관(那家小館)은 일부러라도 찾아갈 만한 훌륭한 식당입니다.(주소 酒仙橋路北路2號 798藝術區北門, 전화 5978-9999). 이곳은 청나라 말기 황실에서 일하던 나씨의 후손들이 하는 식당으로, 황실 음식 곧 만주족 음식을 현대적으로 개량해낸 고급 식당입니다. 본점은 베이징 중심가에 있는 LG쌍둥이빌딩의 후면(建國門外 永安里 新華保險大厦南側, 119中學 西側)에 있는데 2010년 가을 798예술구 북문 옆에 본점보다 큰 분점을 낸 것이지요.
   
   
   새우껍질 튀긴 미즈쑤피샤 맛보길
   
▲ 나자샤오관의 요리
새우껍질만 바삭하게 튀겨낸 미즈쑤피샤(秘制酥皮蝦)는 거의 대부분의 테이블에 올라가는 대표적 음식입니다. 청나라 황제들이 팔기군의 수장들이 보낸 공물을 한데 모아 만들었다는 황탄쯔(皇罎子) 역시 이 식당의 대표적 음식입니다. 늙은 닭으로 낸 육수에 상어 입술 주위의 아교질이 많은 부분, 가이바시라, 사슴뒷다리 근육, 야생버섯 등을 넣고 12시간 넘게 뭉근하게 고아낸 요리이지요. 황탄쯔 요리 한 가지를 시키면 세 가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황탄쯔가 상에 올려지면 그 향을 맡을 수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개인의 입맛에 맞게 식초를 넣어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고, 셋째는 밥을 넣어 말아 먹는 겁니다.
   
   나자샤오관 외에 후난차이 식당 몇몇 곳이 눈길을 끄는데, 알싸하게 매운 후난차이의 매력이 베이징의 예술가들에게도 꽤나 환영받는 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샤오완(小萬)이란 식당인데, 비싸지 않게 매콤한 후난차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주소 798藝術區B區10號, 전화 5978-9228)
   
   허우라이(後來)라고 하는 후난차이 식당 역시 세련된 인테리어에 친절한 서비스가 괜찮습니다. 봄·가을이나 여름에는 테라스에 차려진 테이블도 좋습니다.(주소 798藝術區 七星西街, 전화 5978-9527) 가벼운 면을 한 그릇 하고 싶다면 스두‘x(食度麵)이라고 하는 작은 국수가게를 들어가도 좋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시원한 국물이 좋습니다.
   
   그런데 중국 현대미술을 감상하기로 한다면 798예술구에서 걸음을 그치면 안됩니다. 베이징에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왕징(望京) 지역을 중심으로 798예술구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차오창디(草場地), 환톄(環鐵), 주창(酒厰), 이하오디(一號地)318이란 예술구가 또 있습니다. 베이징의 다른 지역에는 쑹좡(宋庄), 22위안제(院街), 관인탕(觀音堂) 예술구도 있지만 왕징 근처에 있는 이 다섯 개의 예술구를 묶어 하루를 투자해 돌아보면 좋습니다. 베이징의 보물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왕징 지역은 이들 예술구에 둘러싸여 있어 ‘행복한 미술타운’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하오디318의 전통찻집 자운헌 차사
   
▲ 카페 리쉬의 내부, 스두몐의 면 요리

   각각의 예술구들은 택시를 타면 가깝게는 기본요금인 10위안, 멀어봐야 30위안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가장 멀리 있는 이하오디318예술구의 경우 왕징에서 시내버스 944번을 타고 20분 정도 가야 하는데, 허거좡시역(何各庄西站)에서 내리면 바로 그 앞입니다. 이 버스는 왕징을 벗어나면 곧바로 왕징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시외곽의 한적한 빈민촌을 통과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이색적입니다.
   
   이들 예술구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798예술구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것과는 달리 꽤 조용하고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관객을 끌어모아야 하는 갤러리와 디자인 회사들도 있지만 개인 작업실과 거주공간이 더 많습니다. 798예술구가 공장 건물을 개조한 데 비해서, 주창은 술공장을 개조한 것이고, 다른 곳에는 새로 지은 현대적 건물들도 있습니다.
   
   이들 예술구를 하루에 전부 돌아본다면 오전에 798예술구를 노닐다가 점심식사 하고, 다른 예술구를 돌아보고 나서 제일 나중에 이하오디318예술구로 가는 게 좋습니다. 318예술구에 자리잡은 전통과 현대가 잘 혼합된 찻집 자운헌 차사(紫雲軒 茶事)에서 차를 한잔 음미하고, 이하오디로 걸어와서 프랑스와 중국이 합작한 복합공간 카페 리쉬(璃墟)에서 포도주도 즐겨볼 수 있습니다.
   
   자운헌 차사는 318국제예술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표지를 보고 들어가면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좌우의 벽 사이로 들어가면 자잘한 백색 돌조각이 넓게 깔린 마당에 마오쩌둥과 마르크스가 손을 잡고 있는 철제 조상이 있고, 그 뒤에 단아한 백색 단층 건물이 나타납니다. 다른 표지가 없어 헷갈릴지 모르지만 이 백색 단층 건물이 바로 찻집입니다.
   
   출입문은 중앙에 있는데, 초인종을 누르면 종업원이 열어줍니다. 혹시라도 열린 문이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돌아서면 안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공간에 여유있게 배치된 테이블이 있습니다. 백색 커버로 깔끔하게 덮인 의자도 있고,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의자도 돋보입니다. 한쪽에는 중국의 전통적 침대를 이용한 좌석도 있지요.
   
   이 찻집은 정말 상상을 벗어난 크기에, 상상을 넘어서는 과감하고 여유있는 공간 배치에,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잘 다져진 곳입니다. 베이징에서 차를 한잔 한다면 한번쯤은 이런 곳에서 마셔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곳이지요. 중국에서, 상상 그 이상의 무엇에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이 찻집도 그 중국다운 놀라움의 하나입니다.
   
   
   전시장·극장 겸한 카페 리쉬
   
▲ 798예술구에 있는 작은 국수가게 스두몐.

   가벼운 포도주는 이하오디318예술구에 있는 카페 리쉬(La Plantation)를 추천합니다. 프랑스와 중국이 합작한 곳인데 유리로 만든 멋진 장식품들이 안팎으로 많이 놓여있고 유리로 만든 제품을 판매도 합니다. 입구에 있는 화단은 물이 조용히 흘러넘치는 독특한 구조인데, 심어진 꽃조차도 예술입니다.
   
   이 카페는 카페와 전시장과 상점과 극장을 겸하고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이 입체적으로 얽혀 있고, 모든 공간이 다 연결돼 있습니다. 커피나 와인을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실내와 실외에 두루두루 놓여 있는데, 테이블과 의자가 똑같은 것 하나 없이 전부 멋진 예술품들입니다.
   
   이 카페에 들어서면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잘하는, 등판의 문신이 눈에 띄는 키가 훤칠한 중국 여성 리젠(李鑑)이 손님을 맞아줍니다. 와인은 대부분 프랑스산으로 200~800위안 수준이고, 커피는 한 잔에 25~40위안 정도합니다.(주소 北京市 朝陽區 崔各庄鄕 何個庄村 一號地 國際藝術園 D區 100103 홈페이지 www.laplantation.cn, 전화 010-6433-6913, 리젠 휴대폰 152-01-693-634)
   
   일찌감치 길을 나서서 798예술구를 감상하고, 나자샤오관에서 점심을 한 다음 환톄예술구와 차오창디예술구를 돌아서 318예술원에서 차를 마시고, 해가 질 때쯤 이하오디 리쉬에서 포도주를 한잔 한다면, 베이징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낭만적인 하루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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