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제트엔진’의 발전과정

醉月 2008. 10. 23. 20:17

‘제트엔진’의 발전과정, 그것이 알고 싶다!

 

 제트란 고속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말하며, 제트엔진은 연료를 연소시켜서 얻는 고온, 고압가스를 제트형태로 뒤로 내뿜어서 그 반작용으로 추력을 얻는 기관을 말한다.

 

 제트엔진에 대한 발상은 의외로 오래된 것이어서 라이트 형제가 이제 겨우 프로펠러 비행기로 비행을 시도 하던 시점에 이미 공기를 뒤로 분사해서 앞으로 나가는 추진기관에 대한 연구도 구체적으로 진행 되었다. 물론 더 이전부터 화약을 이용해서 뒤로 가스를 분사해서 앞으로 나가는 추진기관, 즉 로켓도 있었지만 이것은 추력을 조절하는 것도 어렵고 추력 자체는 매우 강력하지만 지속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에 항공기용 엔진으론 부적합했다. (뒤에 설명하신 하겠지만 로켓엔진을 장착한 항공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트엔진이 로켓과 다른 점은 외부에서 공기를 흡입한다는 점이다. 로켓은 내부에 액체형태로건, 고체형태로건 산소를 가지고 있어서 외부의 대기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작동이 가능하지만 (심지어 외부엔 산소가 없는 우주에서도) 반대로 이 산소를 넣는 공간을 항상 확보해야 하므로 그 만큼 연료를 못 싣는다. 반면 제트엔진은 외부에서 공기를 흡입하여 이것을 연료와 섞어서 연소시킴으로써 작동하는 방식이다.

 

 

 스웨덴의 마틴 비베르크 (Martin Wiberg)는 펄스 제트란 기관을 고안해 냈다. 펄스란 연속적이지 않고 단속적이란 의미인데, 이는 다른 제트기관과 달리 엔진의 추력이 생기는 때와 안 생기는 때로 나뉘기 때문이다. 먼저 엔진 내부에서 연료와 공기가 연소되면 고압의 가스가 생긴다. 이 압력으로 인해 셔터 형태로 된 공기흡입구 쪽은 닫히게 되며, 고압가스는 뒤쪽으로 열려 있는 분사구로 빠져나가버린다. 그러면 내부의 압력은 낮아지면서 스프링의 힘으로 다시 공기흡입구는 열리고, 안쪽의 낮은 압력을 채우기 위해 바깥에서 새로운 공기가 들어온다.

 

 그리고 다시 연료를 분사한 뒤 점화하면 연소가 일어나는 과정이 반복된다. 물론 1초에 40번 이상 이 과정이 반복되므로 엔진추력은 마치 끊임없이 계속 생기는 것처럼 된다. 이 방식은 매우 간단하지만, 공기를 별도로 압축시킬 수 없으므로 효율은 좋지 않았다. 또 짧은 시간 동안 반복된다곤 해도 엔진의 추력이 계속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단속적으로 생기므로 소음과 진동을 만들게 된다. 이 펄스제트를 사용한 유명한 사례가 바로 독일 V-1이다.  

 

 

 

 1913년에 르네 로린이 고안한 제트엔진은 단지 엔진이 앞으로 나가면 자연적으로 엔진의 공기흡입구로 들어오는 공기를 받아들여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램제트라 하며 여기에 대해선 향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이 방식은 펄스제트와 달리 엔진이 앞으로 나가고 있는 한 계속 공기가 들어오므로 추력 역시 계속 연속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느린 속도에서 공기가 거의 압축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며 특히 느린 속도에서는 제트흐름이 뒤로 분사되지 않고 도리어 공기흡입구 쪽으로 나가버릴 위험도 있었다. 즉 별도의 엔진, 로켓 부스터 등으로 가속해주지 않으면 그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방식이었다.

 

 

 제트엔진의 효율을 높이려면 공기를 강제로 압축해서 연소실로 보낼 필요가 있었는데, 그 방법으로서 등장한 것이 써모제트(Thermoject)란 엔진이다. 이것은 왕복엔진으로 압축기를 돌려 공기를 압축한 다음, 이것을 연소실로 보내서 연료와 섞어서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1910년경부터 실제로 실험하는 이들이 나왔으나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뛰어난 성능은 발휘하지 못했다.
 

 

 

 

 

 1930년경에 다양한 왕복엔진을 사용한 항공기가 등장했으나 이미 설계자들은 왕복엔진의 한계점을 알고 있었다. 왕복엔진은 크기가 커질수록 낼 수 있는 힘에 비해 무게가 무거워져서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왕복엔진이 실질적으로 추력을 만드는 수단, 즉 프로펠러는 고속으로 비행할수록 효율이 떨어진다. 그렇기에 더 빠른 속도로 비행하려면 속도의 제한이 없는 가볍고 실용적인 제트엔진이 필요했다.

 

 그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터보제트 엔진이다. 터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트엔진은 터빈을 가지고 있다. 터빈이란 이전에 왕복엔진의 터보슈퍼차져에서 설명한 것처럼 고속으로 흐르는 공기의 힘으로 돌아가면서 구동력을 얻는 것을 말한다. 별도의 왕복엔진으로 압축기를 돌리던 써모제트 엔진과 달리. 이 터보제트 엔진은 터빈에서 얻은 구동력으로 압축기를 돌림으로써 효율을 훨씬 높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공기를 압축한 다음, 연료를 연소시켜서 고압가스로 작동하는 터빈을 사용하는 기관은 사실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이를 가스터빈 기관이라 하는데 1870년경에 이미 등장하기 시작했고 1895년에는 이것으로 전기를 발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스터빈 기관은 크기나 부피에 비해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등장 때부터 항공기용 기관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이것들이 터보제트 엔진과 다른 점은 가스터빈은 연료를 연소시켜 얻는 고압가스의 에너지를 전부 구동축을 돌리는데 사용하던 반면, 터보제트 엔진은 고압가스를 압축기에 돌리기 위해 그 에너지의 일부만 터빈을 돌리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뒤로 분사해서 추력을 얻는다는 점이 달랐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가스터빈을 사용해서 마치 왕복엔진처럼 구동력만 제공해서 프로펠러를 돌리는 기관도 있다.)

 

 

 

 제트 엔진이 전체적으로 항공기엔진에 적합하도록 발전용 등으로 사용하는 가스터빈 기관 보다도 가볍고 작으면서도 높은 추력을 얻으려면 연소실의 온도는 매우 높아야 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터빈 부분으로, 가뜩이나 고온, 고속인 제트를 이용해 고속회전을 해야 하므로 공기역학적으로 잘 설계하는 한편으로 고온에 강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소재가 필요했다.

 

 항공기용 제트엔진의 연구에 대해 미국은 비교적 초창기인 1920년대에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거의 포기하게 되고, 대신 압축기나 터빈을 왕복엔진에 적용하는 방법, 즉 터보슈퍼차져의 개발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2차 대전 중에 터보슈퍼차져를 장착한 고성능 왕복엔진을 탑재한 전투기나 폭격기의 개발엔 앞섰었으나 제트엔진 기술은 뒤처지게 된다.

 

 반면 영국와 미국은 경쟁적으로 2차 대전 중 제트엔진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본래 이들 구 국가도 전쟁 직전까지는 제트엔진에 대해 연구는 계속 진행되었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관심은 갖지 않다. 그러나 전쟁 중에 왕복엔진 항공기의 성능이 굉장히 빠르게 개량되어 거의 그 정점에 다다름에 따라 군은 더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제트엔진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 결과 독일은 제트전투기인 Me262 및 He162와 제트 폭격기인 Ar234 등을 개발하고 영국은 미티어 제트 전투기를 개발했다. 특히 독일은 전쟁말엽 전황이 악화되어 자원과 병력 등이 부족해짐에 따라 신무기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Me262는 분명 당대 전투기보다 100km/h 정도는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했으나 부족한 자원 탓에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고급소재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탓에 제트엔진의 수명이 매우 짧았고, (보통 50시간 비행 후 엔진을 재점검해야 했으며 심한 경우엔 10시간만 사용해도 재점검해야 했다) 엔진이 공중에 꺼지거나 불이 붙는 사고도 종종 생겼다.

 

 

 

 영국의 미티어 전투기는 엔진 자체의 성능은 도리어 독일의 것 보다 고성능인 면도 있었지만, 항공기 자체의 설계가 고속비행에 약간 부적합했던 관계로 당시의 왕복엔진 전투기에 비해 크게 뛰어난 점이 없어서 주로 영국 본토를 지키는 용도로만 사용했다. 한편 미국은 뒤늦게 동맹국인 영국의 도움으로 제트엔진 및 제트 전투기를 개발하였으나 영국과 마찬가지로 항공기 자체의 설계가 부적합했던 관계로 처음엔 고성능 제트 전투기를 만들지 못했다.

 

 나중에 좀 더 고성능 제트 전투기를 개발하려 했으나 기술 및 자원 부족으로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을 뿐만 아니라 개발이 완료되기 전에 전쟁이 끝났다. 소련은 독자적으로 제트 전투기의 개발을 진행해왔으나 결국 전쟁이 끝나기 전 까지 제트 군용기는 실전에 투입하지 못했고, 전쟁이 끝난 뒤 입수한 독일군의 제트엔진 자료와, 동맹국이었던 영국으로부터 받은 제트엔진들을 이용해 Mig-9, Yak-15 등을 거쳐 MIG-15 같은 고성능 제트 전투기를 개발하게 된다.

 

 2차 대전이 끝나자 각국은 왕복엔진 전투기를 제트 전투기로 빠르게 대체해나갔다. 물론 곧 제트 폭격기, 정찰기. 수송기 등이 등장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출처: http://www2.airforce.mil.kr:7777/webzine/special/view_article.jsp?bid=2002&aid=2568&page=1

기사제공= 주간 공군웹진 공감/ 필자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