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닉휴대가 편한 호신용 권총 ‘치프 스페셜’
‘치프 스페셜’(Chief’s Special)이라면… ‘추장 특집’? 물론 추장이 아니라 경찰의 형사등 감추고 다니기 편한 권총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1950년에 S&W이 내놓은 J프레임의 초소형 리볼버가 되겠다.
치프 스페셜은 작은 크기로 .38스페셜탄을 쏘는,‘작지만 매운’총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오늘날에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뿐 아니라 스캔디움 합금 프레임이나 .357매그넘 사용등의 업그레이드까지 거쳐가며 시장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치프 스페셜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는 배경에는 CCW면허, 즉 ‘무기 은닉휴대 면허’제도가 있다. 이미 미국에서 39개의 주가 시행하는 이 제도는 간단하게 말해 민간인도 경찰의 허가를 받으면 총을 휴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이지 않게’휴대해야 하지만, 법은 둘째치고 단순한 호신용으로 총을 휴대하는 일반인들이라면 장탄수나 전투력은 둘째치고 하루 종일 차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은 총을 찾게 마련이다. 겨우 5발밖에 장전되지 않지만 작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위력이 있고 조작이 간단한 -그러면서도 고장없는- 치프 스페셜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CCW면허를 허락하는 주가 막 늘어나던 1994년, 총기 업계에 또 다른 지각변동을 부르는 규제가 생겼다. 바로 탄창용량 규제다. 새로 만드는 권총의 탄창은 10연발 까지만 허용한다는 이 법은 2004년에 폐지됐지만, CCW면허의 보급과 맞물리면서 10년간 업계에 끼친 영향은 엄청났다.
CCW면허 보유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형 호신용 권총 수요가 급증하자 먼저 PPk같은 소형 자동권총이나 .38스페셜의 치프 스페셜같은 ‘고전적’인 제품에 수요가 몰렸지만 곧 ‘작지만 더 강한 총’을 찾는 움직임이 시작됐고 메이커들이 여기에 편승하는데 오랜 시간은 필요 없었던 것이다.
1998년, S&W는 문자 그대로 과거의 치프 스페셜과 크기는 별 차이 없으면서도 더 강력한 9mm탄을 7발 장전하는 CS(Chief’s Speicial)9과 .40S&W탄을 사용하는 CS40, 그리고 약간 더 무겁지만 무려 .45ACP를 장전하는 CS45를 발표했다. 비슷한 종류의 총은 이미 다른 메이커들이 적잖이 내놓은 상태였지만, S&W가 기존의 치프 스페셜을 자동권총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식의 이미지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시그마 시리즈의 신통찮은 실적을 상당부분 만회할 정도로 CS9과 CS45는 잘 팔렸고, 지금도 S&W의 주력상품중 하나로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이런 S&W의 ‘신세대 치프 스페셜’중 CS9을 소개할까 한다- CS45와 SC40은 아쉽게도 취재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CS45의 경우 크기만 살짝 다를 뿐이고 CS40쯤 되면 사실상 CS9과 같은 총이니 어차피 직접 쏴보지 못한 이번 취재에서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구조 자체는 고전
사실 ‘신세대의 치프 스페셜’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친 CS9과 CS45이지만, 총 자체의 구조나 디자인은 그렇게 참신하지는 않다. 어차피 현 세대의 주력 권총들 대부분이 70년대에 개발된 총이니 남말할 처지는 아니겠지만, S&W의 권총들도 시그마 이전에는 넓게 보면 1955년에 개발된 M39의 개량형이라고 할 수 있는 처지이니 말이다.
▲리볼버 치프 스페셜의 진화의 정점에 가까운 모델, M340PD와의 비교. CS-9은 의도적으로 치프 스페셜과 거의 같은 길이와 높이로 만들어졌다. 마치 독일 발터사가 차세대 휴대용 권총은 자사의 걸작인 PPk를 기준으로 만들듯 S&W도 자기네의 베스트셀러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그러나 그 ‘크기가 줄었다’는 것이 쓰는 입장에서도, 개발하는 입장에서도 차이가 꽤 난다. 당장 기본이 되는 M3913과 비교해도 길이는 13mm, 무게도 거의 60g이나 작다. 이 정도면 작동면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도 늘어날 수 밖에 없고, 내구성이나 기타 많은 부분에서 보이지 않게 신경쓸 구석이 많다.
70년대에 M39를 커스텀해 지금의 CS9수준으로 작게 만든 데벨(Devel) 커스텀이 있기는 하지만 그거야 건스미스가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가공한 물건이고, 공장에서의 대량생산을 목표로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S&W로서는 70년대나 80년대가 아니라 컴팩트 피스톨에 관한 노하우가 충분히 쌓인 90년대에 CS시리즈를 제품화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구조는 전혀 새로울 것은 없다. 더블 액션에 브라우닝식 쇼트리코일, 해머 격발식이라는 조합은 이미 1950년대에 시작된 것이니 말이다. 프레임도 화려한 신소재가 아닌 알미늄 합금이고, 슬라이드는 스테인레스와 강철의 양자택일. 이번에 취재한 모델은 스테인레스 슬라이드다. 하지만 고전적인 소재라도 이 정도 크기에서 쓰려면 열처리등에서 꽤 신경을 썼을 듯 한데,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직 못 들었다.
탄창도 고전적인 단열 탄창의 7연발이다. 약실에 한발 장전한 상태라면 7+1=8발이다. 최대한 총을 ‘티 안나게’휴대하고 싶은 CCW시장의 고객들(특히 예상외로 비중이 높은 여성)은 두께도 적잖이 신경쓴다. 앞서 적었지만 ‘총을 휴대하는 일반인’은 잘해야 강도 한두명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수준이면 충분하고, 5연발 치프 스페셜로도 이 정도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7발만 돼도 탄창 교환에 의한 빠른 재장전 시간까지 생각하면 리볼버의 치프 스페셜보다 자동권총의 치프 스페셜에 마음이 쏠릴 고객은 적지 않다.
전체적인 조작감, 그리고
일단 무게는 644g. 크기에 비해서는 꽤 중량감이 있다. 이 정도 크기의 총이라면 너무 가벼워도 반동 처리 등에서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CS9은 손과 총열 축선의 거리가 꽤 떨어진 편이어서 무게에 비해서는 반동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인데, 쏴본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엄지와 검지 사이가 꽤 저려온다고…
▲3953TSW와 CS9의 비교. M3953도 원래 컴팩트한 사이즈이기 때문에 얼핏 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래도 CS9이 작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보이지 않게 휴대할 때에는 이 정도의 작은 차이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M3953TSW의 프레임에 달린 레일은 프레임에 구멍을 뚫고 나사 두개로 고정한 지극히 단순한 형식이다. 레일이 싫은 사람은 6각 렌치로 간단하게 떼어낼 수 있다.
방아쇠는 그리 가볍지 않다. 더블 액션 6kg, 싱글 액션 4kg으로 만만찮은 수준이다. 방아쇠가 부드러워 실제 느낌은 더블로 5kg에 가까운 수준이라지만 연습을 꽤 하지 않으면 더블 액션으로의 초탄 사격으로는 명중률이 매우 신통찮을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에 취재한 모델은 아예 싱글액션이 없는 DAO(더블액션 온리) 모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더블액션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사실 일단 더블액션 버전(초탄은 더블, 그 뒤는 싱글)에서도 명중률이 썩 좋은 총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 마당에 DAO라면 좀 걱정은 된다.
그러나 애당초 이런 ‘마이크로 나인’류의 총은 사용거리부터 ‘팔 뻗으면 닿을 거리’보다 약간 먼 정도, 잘해야 5m가 보통이다. 아무리 안 맞아도 조금만 연습하면 5m밖의 사람 상반신을 맞출 수준은 충분하며 극단적으로 말해 이 부류의 총은 그 정도면 된다. 실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오히려 DAO라면,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오발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안전장치조차 필요 없어 조작도 훨씬 단순해진다. 쉽게 말해서 ‘리볼버 수준’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분해된 프레임. 무게와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인지 상당히 얇게 만들어져 있다. 소재가 알미늄 합금인 만큼 좀 불안해 보이지만, 어차피 사격장에서 대량의 탄약을 소비할 총도 아닌 만큼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차라리 무게가 좀 나가더라도 강철제 프레임이었으면 좋겠다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듯.
다른 전체적인 조작감은 쓸만한 수준이다. 안전장치는 있는 버전의 경우 조작이 쉬운 편은 아니고, 슬라이드 멈치 역시 그렇게 편리한 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쓸만하다. 앞부분도 모서리를 깎아 넣고 뺄 때 걸리지 않게 하는 ‘스내그 프루프’처리가 어느 정도 되어있다.
▲슬라이드를 당겨 슬라이드에 파인 홈과 슬라이드 멈치의 고정축을 일치시킨다.
▲슬라이드 멈치 고정축을 오른쪽에서 세게 눌러 밖으로 뺀다. 잘 안된다 싶으면 탄창 바닥등을 사용한다.
▲기본분해가 끝난 CS9.
▲CS9의 총열과 완충스프링. 총열 길이는 겨우 82mm밖에 인된다. 리볼버처럼 약실 길이를 빼고 계산하면 사실상 2.5인치 정도에 불과한데, 그 때문에 탄속도 좀 떨어진다. 세상 만사는 모두 기브&테이크다.
▲CS9의 탄창. 7발까지밖에 안 들어간다. 그래도 치프 스페셜보다는 두발 많고 재장전도 더 쉽다.
▲'형님’인 M3913계열의 탄창은 8연발이다. 길이를 빼면 기본적인 구조나 형태는 같다.CS9에도 쓸 수 있다.
▲CS45. CS9보다 8mm길지만 대신 보다 대형의 .45ACP를 사용한다. .45ACP규격의 서브컴팩트(그것도 통상적인 방아쇠 시스템을 갖춘 더블액션)는 발매 시점인 1998년에는 아직 경쟁자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CS9보다 경쟁력이 있었을 듯 하다. 물론 지금은 .45서브컴팩트 경쟁도 상당한 수준이니 옛날만큼의 매력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판매는 꾸준히 유지된다고 전해진다.
직접 쏴 볼 기회가 없는 취재의 한계는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인기가 꾸준하다는 것 만으로도 CS9은 초소형 9mm권총으로서는 수준급의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비슷한 가격대에 비슷한 크기, 비슷한 성능, 같은 탄약의 권총이 전혀 드물지 않은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총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 소개한 DAO버전이 아닌, 디코킹이 되는 일반 더블액션 버전이라면 쓰지 않을 때 걸어둘 수동식 안전장치와 일반적인 방식의 방아쇠를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나름대로 어필할 것 같다. 사람의 취향이나 선호도에도 여러가지가 있으니 말이다.
기사제공= 월간 플래툰/ 홍희범 편집장
'軍史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차차기 항공전력 전망 (0) | 2008.10.30 |
---|---|
마니아들 가슴 설레게 하는, 레어급 전차 공개! (0) | 2008.10.29 |
북한 붕괴 충격 시나리오 (0) | 2008.10.24 |
제트엔진’의 발전과정 (0) | 2008.10.23 |
항공모함 4척 품에 안은 ‘바다 사령부’ (0) | 2008.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