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제주 중산간서 마주친

醉月 2014. 3. 28. 19:48

제주의 한라산 중산간 구릉에 펼쳐진 드넓은 제동목장의 초지에서 삼나무를 목책 삼아 방목 중인 소들이 황금빛 석양 속에서 축사로 느릿느릿 돌아가고 있다. 이런 황홀한 풍경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건 목가적인 평화로움이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덜 닿은 제주 중산간의 풍경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평화’다.


제주가 매혹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그곳이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앞서가는 계절이 다르고 산과 바다도, 숲과 나무도 다릅니다. 심지어 흙의 색깔까지도 육지와는 다릅니다. ‘다르다’는 건 곧 낯설다는 뜻. 낯설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여행을 떠나온 이들에겐 판타지가 됩니다. 제주에서 만난 ‘다른 풍경’ 중 하나를 한라산 중산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름의 부드러운 구릉과 드넓은 초지의 목장이 펼쳐지는 중산간에는 아직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중산간에서 마주하는 건 바로 ‘평화의 풍경’입니다. 크고 작은 중산간의 오름을 넘어 황금빛으로 물드는 노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놓아기르는 소떼와 목책 안에서 무리 지어 달리는 말을 만나기도 하고, 가는 발목으로 생고무처럼 뛰는 노루 떼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른 새벽의 부드러운 능선의 오름에 올라서 굽어보는 중산간의 유려한 선들은 또 어떻고요.‘거의 완벽한 평화의 시간’이 제주의 중산간, 그곳에 깃들어 있었습니다.

# 평화의 시간을 만나다…한라산 중산간

늘 그랬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화려한 풍경은, 더 화려한 풍경 앞에서 쉽게 지워지고 말았다. 그 풍경이 현란하면 현란할수록 쉬 잊어졌다. 더 나은 풍경을 찾아 헤매는 건 어쩌면 부질없는 일이었을까. 그러나 아주 가끔, 오래 잊히지 않는 장면을 만날 때도 있다. 풍경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 선명한 느낌으로 찍히는 순간이 바로 그때다. 이런 순간의 느낌은 이를테면 고요함, 고즈넉함, 평화로움 혹은 비장함, 외로움 같은 이미지로 마음에 담긴다. 눈앞의 경관이 해석되면서 얻어지는 이런 느낌은 훨씬 선명해서 유효기간이 더 길었다.

한라산의 무릎 혹은 허벅지 높이쯤 될까. 내려오는 한라산의 능선과 올라오는 들판이 만나는 자리. 그래서 산도, 들도 아닌 곳을 제주에서는 ‘중산간’이라고 부른다.

매화와 목련이 후드득 지고 난 제주 해안 마을에서 꽃은 이제 노란 유채로, 또 연분홍 벚나무로 옮겨 붙기 시작했다. 바다 쪽에서 시작한 봄의 기운은 한라산 중산간 도로변까지 들이닥쳐 봄이 켜든 꽃불처럼 온통 유채가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이 끝나고 펼쳐지는 중산간 일대의 풍경은 전혀 봄답지 않다. 어딘가 무디고 밋밋하다.

중산간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가까운 것부터 먼 것까지 순서대로 그려 넣어 본다면 이렇다. 삭아가는 지난가을의 억새, 생채기처럼 드러난 붉고 검은 흙, 그 너머의 초록 들판, 경계를 구획하고 있는 삼나무의 도열. 휙휙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이런 풍경의 뒤쪽으로는 분필로 그은 것 같은 오름의 곡선이 지나간다.

눈앞의 풍경이 마음으로 드나드는 여유는, 돌이켜보건대 이렇게 무딘 경관 앞에 섰을 때 만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주목할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아름다움 앞에서는 풍경에 온 신경을 빼앗겨버리는 통에 마음이 들고 날 자리가 없다. 풍경이 너무나 순해서 찬찬히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시선으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아름다움이란 형태일 수도 있고, 색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새소리일 수도 있고, 바람일 수도 있다. 간혹 ‘밖’이 아니라 ‘내 안’에서 깨달음처럼 와서 선명하게 찍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한라산 중산간의 무딘 풍경 앞에 섰을 때 도장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찍히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그건 ‘평화로움’이 아닐까.

# 제동목장에서 마주친 평화의 풍경

한라산 중산간의 아름다움은 사실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사철 푸른 삼나무와 부드러운 오름의 구릉이 그려내는 유려한 선이야 늘 볼 수 있는 것. 여기다가 봄과 여름에는 드넓은 초지가, 가을과 겨울에는 반짝이는 억새가 중산간을 치장한다. 구태여 계절을 가려 찾아가지 않아도 서로 다른 경관을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느 때 권해도 좋을, 한라산 둘레의 너른 중산간 지역 중에서 굳이 이 봄날을 택해 찾아가볼 만한 곳을 콕 집는다. 한라산의 능선이 흘러내린 동쪽 자락의 표선읍 가시리 일대다. 굳이 가시리 일대를 추천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지금 가시리의 중산간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양옆으로 벚꽃과 어우러진 유채꽃 융단이 8.5㎞를 따라오기 때문이다.

여정의 출발지점은 가시리 사거리. 여기서부터 큰사슴이오름을 비껴서 교래리 쪽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녹산로’다. 곳곳에 빼어난 길을 여럿 가지고 있는 제주에서도 봄이면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히는 길이다. 이 길을 장식하는 건 유채꽃이다. 녹산로의 왕복 2차로 도로 양옆으로 유채꽃이 차로 하나쯤의 너비를 가득 메워 피어났다. 제주의 해변에 유채꽃은 흔하지만, 중산간의 부드러운 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유채꽃의 느낌은 또 다르다. 앞으로 1주일쯤 더 기다려야 하지만, 유채꽃 뒤편에 도열한 벚나무까지 분홍빛 꽃이 팝콘 튀듯 피어나면 그 화려함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제주 중산간 목장의 초지에서 마주친 노루떼. 인기척에 놀라 멈춰선 노루들은 한참 동안 이쪽을 바라보다가 눈이 딱 마주치자 생고무처럼 튀어 숲속으로 사라졌다.


녹산로가 지나는 길옆에는 정석비행장이 있다. 대한항공이 조종사들의 교육을 위해 1998년 활주로를 놓은 비행장이다. 난데없이 나타나는 활주로와 관제탑, 항공기도 이색적이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이 정석비행장을 포위하듯 둘러싸고 있는 제동목장이었다. 비행장 건설에 앞서 20여 년의 개간 끝에 목장을 조성해 소를 방목하고 있는 곳이다. 제동목장에서 가장 놀란 건 가늠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목장의 크기였다. 삼나무를 심어 구획해놓은 초지 하나의 규모도 ‘넓다’는 말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랄 정도인데, 이런 초지가 끝도 없이 이어져 있으니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구제역 발생 우려로 제동목장은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녹산로 주변의 목장길을 산책하는 것 정도는 문제 될 게 없다. 너른 초지에는 자유롭게 방목 중인 소들이 느릿느릿 풀을 뜯고 있다. 중산간의 목장이 빚어내는 이미지를 관통하는 건 ‘평화로움’이다. 특히 황금빛 석양이 비끼는 늦은 오후에 방목장의 소들이 긴 그림자를 끌고 축사로 돌아오는 모습이 불러오는 건 목가적인 평화의 느낌이다.

제동목장에 소들만 사는 건 아니다. 방목을 앞두고 비어 있는 목장의 초지는 온통 한라산에서 내려온 노루들 차지다. 풀숲 여기저기서 노루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예닐곱 마리씩 무리 지어 움직이는 노루 떼도 흔하다. 삼나무 숲 사이를 타박타박 걷다 보면 인기척에 놀란 노루가 일제히 이쪽을 빤히 바라보며 눈을 맞추다가 일순 생고무처럼 튀어 숲으로 사라진다. 어쩌다 노루와 정면으로 맞닥뜨렸을 때의 두근거리는 느낌이라니…. 아무런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야생의 생명과 마주 보고 서 있는 기분은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짐작할 수 없다.

# 나라 안의 으뜸 명마들이 뛰던 자리

지금 가시리 일대의 중산간 목장은 소가 주인이지만, 여기에는 오랜 세월 동안 말 목장이 있었다. 제주의 역사는 몽골 지배 당시부터 시작된 말 목축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가시리에는 조선시대 제주에서도 ‘최고의 말’들만 골라서 놓아먹이던 국영 목장이 있었다.

여기서 자라던 말은 단단한 근육과 기름진 털을 가진, 이른바 ‘갑마(甲馬)’였다. ‘갑을병정…’의 맨 앞줄에 있는 그 ‘갑(甲)’을 쓴다. 가시리 일대에 방목된 갑마만 무려 1만 필이 넘었다. 미끈하고 탄탄한 말들은 거의 야생의 상태로 무리 지어 중산간 평원을 박차고 달리면서 풀을 뜯었을 것이다.

이렇게 길러진 말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놈들은 조정으로 보내졌다. 이른바 ‘조선 최고의 명마’로 꼽히던 말들이었다. 이런 명마는 어떻게 골라냈을까. 그 장면이 국립제주박물관에 전시된 ‘탐라순력도’ 중에서 ‘산장구마(山場驅馬)’란 제목의 그림과 글로 찍혀 생생하게 전해진다.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그러니까 1702년 10월 2일의 일이다. 이날 가시리에서는 거대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먼저 도지사격인 제주 목사 이형상의 등장. 그는 가시리의 큰사슴이오름 정상에 좌정하고 이날 행사를 진두지휘했다.

▲ 제주시 표선면 가시리를 지나는 녹산대로의 도로를 따라 유채꽃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다. 1주일쯤 뒤면 유채꽃 뒤의 벚나무까지 분홍빛 꽃을 피운다. 이런 길이 8.5㎞나 이어진다. 제주에서 가장 긴 유채꽃길인 셈이다.

 

 



우두두두…. 산 위쪽에서 말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달려 내려왔다. 말 관리를 맡은 병사 3700명이 한라산 자락에서 방목하던 말들을 아래로 몰았다. 한라산 중산간에 대기하고 있던 목책관리 병사 2000명의 임무는 흥분한 말들이 돌담을 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일이었다. 사납게 날뛰는 말을 원형의 목책에다 몰아넣는 일은 200여 명의 테우리(‘목동’의 제주 방언)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 동원된 인원만 6536명. 이들이 1만여 필의 말을 모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었을 것이다.

둥근 목책 안에 가둬진 말들은 좁은 출구를 따라 한 줄로 내보내졌다. 제주 판관과 현감은 말 한 마리 한 마리의 근육과 자태를 살폈다. 이름 하여 ‘점마(點馬)’였다. 변 사또가 ‘춘향전’에서 어여쁜 기생을 늘어놓고 뽑는 게 ‘점고(點考)’라면, 제주에서 말의 체격과 건강을 점검해 명마를 골라내는 건 ‘점마’라 했다. 기병 한 명이 보병 열을 상대했고 말 한 마리가 노비 셋과 교환됐던 시절이었으니 말 한 마리 값은 지금으로 치면 소형차 한 대 정도 값어치는 했던 모양이다. 말 중의 말이라 할 수 있는 ‘갑마’는 훨씬 더 귀한 것이었겠다. 이날 골라낸 말 중에서 가장 훌륭한 놈은 모르긴 해도 아마 숙종 임금에게 바쳐졌으리라.

# 갑마장 길에서 오름의 미감을 만나다

가시리에서 옛 목장의 자취는 오래전에 사라졌다. 1만여 필의 말을 기르던 목축의 자취는 희미한 돌 울타리(잣성)의 자취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가시리에는 그 자취를 따라가는 도보코스 ‘갑마장 길’이 있다. 가시리 마을회관에서 설오름과 따라비오름, 큰사슴이오름을 넘어 마을회관으로 되돌아오는 20㎞의 코스가 바로 갑마장 길이다. 오름을 타고 넘어 길을 다 걷자면 7시간 남짓. 거리를 딱 절반으로 줄인 ‘쫄븐(짧은) 갑마장 길’은 3시간쯤이면 다 돌아볼 수 있다.

사실 갑마장 길에는 그다지 볼 게 없다. 누구나 감탄할 만한 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길이 운치 있는 것도 아니다. 올레길처럼 훌륭한 경관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게 틀림없다. 하지만 이건 약점이 아니라 어찌 보면 오히려 이 길이 품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이라 할 수 있다. 그 연유는 이렇다.

갑마장 길에서 눈에 확 띄는 풍경이 없다는 건 ‘봐야 할 것’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 길에서는 오히려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오름의 선이 흘러내려 이루는 곡선과 겹겹이 이어진 구릉, 누렇게 삭아가는 억새와 이제 막 초록빛으로 덮여가는 들판…. 거기서 무엇을 보는지, 무엇을 느끼는지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다. 마음이 가는대로 걷는 길이니 꼭 코스를 따를 것도 없다.

갑마장 길에서 아예 길을 버리고 큰사슴이오름과 따라비오름만 골라 올라도 좋다. 두 개의 오름 중에서 하나를 택한다면 오래 생각할 것 없이 따라비오름이다. 따라비란 이름은 ‘땅할아버지’에서 나왔다. 따라비오름 주위로 모지오름과 새끼오름, 장자오름이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한 가족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라비오름은 가을 억새가 반짝이며 피어날 때가 단연 최고지만, 억새가 삭아 능선의 경계가 더 도드라지는 이즈음 풍경이 더 낫다는 이들도 있다. 하늘로 이어질 듯한 오름 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능선을 따라가며 세 개의 분화구가 중첩되면서 만들어낸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능선의 굴곡을 감상하는 맛도 그에 못지않다.

# 목장에 스민 이국의 정취와 종교적 청빈

한라산 중산간의 목장이 가시리 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라산이 흘러내린 자리마다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득한 드넓은 목장이 있다. 가시리에서 머잖은 교래리 쪽에는 삼다수목장과 제주경주마목장이 있다. 이 두 곳의 목장은 서로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삼다수목장은 너른 초지 위에 난대림의 나무들이 드문드문 서 있는데 이 경관이 마치 ‘세렝게티 초원’을 방불케 한다. 아프리카의 세렝게티를 실제로 가봤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구든 삼다수목장을 보여주면 약속이나 한 듯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렝게티’를 연상하니, 그것 참 희한한 일이다. 이처럼 목장의 풍경이 워낙 인상적이서 1112번 도로를 달리다가 멈추는 차들이 적잖은데, 시간을 내서 따로 찾아가볼 만하다.

인근의 제주경주마목장이 환기하는 이국의 느낌은 좀 다르다. 흰 목책으로 둘러친 낭만적인 목장 분위기에다 초지를 뛰는 미끈한 체형의 종마까지 있어 유럽 어디쯤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경주마 목장에는 3.5㎞ 남짓한 목장 울타리를 끼고 걷는 트레킹 코스도 있다. 구좌읍 송당리의 송당목장은 아스라이 소실점으로 이어지는 길고 좁은 삼나무 숲 터널의 정취가 일품인 곳. 목장 안에는 나지막한 민오름이 있는데, 오름 정상에 올라서면 초지에 마치 야생동물처럼 방목 중인 소 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한라산 서쪽의 중산간인 한림읍 금악리의 중산간에는 성이시돌목장이 있다. 1954년 4월 콜룸반외방선교회 소속으로 제주도에 온 아일랜드 출신의 신부가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드넓은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해 가꾼 곳이다. 목장에는 피정센터와 성당, 수녀원 등이 있어 조용하고 평화로운 목장의 분위기에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종교적인 청빈의 기운도 녹아 있다.

목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1961년 지어진 격납고 모양의 건축물 ‘테시폰’. 이라크의 바그다드 인근에 테시폰이란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서 20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전통 양식으로 지은 건축물이라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 어디서 묵을까 = 제주에서 오름과 매혹적인 중산간의 풍경은 모두 제주 동쪽에 몰려 있다. 이쪽의 숙소라면 단연 해비치호텔(064-780-8000)이다. 해비치호텔은 중문 일대의 다른 특급호텔과는 지향이 다르다. 다른 제주의 호텔들이 떠들썩한 놀거리와 흥겨움에 주력하고 있다면, 해비치는 잘 관리해주는 ‘건강한 휴식’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문트레이너가 필라테스, 타바타 부트캠프 등 다양한 운동프로그램부터 건강 강의와 식단 관리까지 서비스를 하는 숙박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최소 2박 3일부터 6박 7일까지 진행되는 이 패키지는 반나절쯤을 건강과 운동에, 나머지 시간을 여행과 휴식으로 충만하게 채울 수 있다.

레저전문가가 진행하는 사라오름을 비롯한 동부지역 오름이나 곶자왈 등을 탐방하는 해비치호텔의 액티비티 프로그램의 충실함은 이미 소문이 났다. 이런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건 고객의 휴식을 잘 관리해서 소모가 아닌 ‘충전’으로 이어지게 해주는 것이다.


◆ 제주의 새로운 볼거리 = 내달 24일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오설록티뮤지엄 인근에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새로 들어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항공의 역사와 우주의 신비를 다양한 전시물과 최첨단 프로그램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항공의 역사를 다룬 1층 전시장에는 6·25전쟁 당시의 전투기부터 이제 막 퇴역한 전투기까지 다양한 공군 비행기들이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특히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비행원리 체험 코너는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흥미진진한 전시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와 눈길을 끈다. 2층 천문우주관에서는 별자리와 우주탐사의 역사 등이 다양한 모형과 첨단 영상으로 펼쳐진다.

특히 다양한 영상의 최첨단 체험프로그램들로 채워진 테마관은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360도로 펼쳐지는 5D영상이 상영되는 ‘폴라리스’와 가상현실의 환경에서 우주비행사가 돼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테이블 위의 컴퓨터로 생성한 이미지를 벽면 스크린으로 보내는 양방향 체험프로그램, 지름 15m의 돔영상관 등이 테마관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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