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이른 봄이 머무는 섬 莞島 생일도

醉月 2016. 3. 3. 09:00

이른 봄의 풍경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생일도 백운산 자락의 구실잣밤나무 숲의 모습. 나무들이 덩굴식물들과 어우러져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상록림이지만, 겨우내 어두운 초록빛이었던 숲이 완연한 봄기운에 맑은 초록으로 번져가고 있다.


전남 완도에 딸린 자그마한 섬, 생일도. 남쪽 바다를 건너온 봄의 기운이 지금 그 섬에서 떠들썩하게 노닐고 있습니다. 정작 본섬인 완도는 아직 겨울로 검고 어두웠습니다만 거기서 배로, 그리고 섬 두 개를 징검다리 삼아 딛은 뒤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들어간 작은 섬 생일도는 완연한 봄이었습니다. 그 섬에서 복수초며 노루귀, 산자고, 제비꽃 같은 야생화의 무리들이 이룬 부드러운 꽃밭을 만났습니다. 점입가경. 꽃밭 뒤쪽의 구실잣밤나무숲은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의 청량한 초록으로 온통 반짝였습니다. 모래 고운 백사장을 끼고 있는 난대림의 숲에는 동백에다 봄까치꽃부터 광대나물, 제비꽃까지 한창이었고, 봄 파도에 갯돌이 차르르 뒹구는 작은 어촌마을의 낮은 처마와 담장 안에는 그윽한 향기를 품은 매화가 타다닥 팝콘 튀듯 피어났습니다. 봄의 이른 기별을 찾아 나선 여정이라면 여기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남해안의 작은 섬, 생일도는 지금 죄다 봄입니다.

# 봄이 가장 먼저 딛고 오는 섬… 생일도

완도의 자그마한 섬 생일도. 맞다. ‘낳은 날’을 뜻하는 바로 그 ‘생일(生日)’이다. 본래 섬 이름은 ‘산일도’ 혹은 ‘산윤도’였다. 그런데 ‘주민들의 착한 마음 씀씀이가 갓 태어난 아이 같다’고 해서 오래 전부터 생일도로 고쳐 불리고 있다.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사는 섬. 생일도에 봄의 훈기가 빨리 상륙하는 건, 혹 섬사람들의 이런 성정 때문이 아닐까.

생일도는 물리적인 거리보다 더 멀다. 생일도 가는 배는 완도의 약산도 당목 선착장에서 뜬다. 생일도는 완도 땅이지만, 강진에서 더 가깝다. 강진에서는 연륙교로 두 개의 섬을 딛고 배를 한 번만 타면 되지만, 완도에서는 연륙교를 두 번 건너고 배를 두 번 타야 한다. 이렇게 섬은 멀지만, 뱃길은 짧다. 생일도까지는 양식장의 부표가 가득 떠 있는 바다를 건너 30분이 채 안 걸린다. 고백하자면 생일도는 쫓기듯 들어가게 된 섬이었다. 봄의 기척을 찾아서 남도의 완도로 건너갔지만, 의외로 완도는 아직 검고 어두운 겨울의 울타리에 갇혀 있었다. 목포에서 영암과 해남을 거치면서 마늘과 보리가 자라는 초록의 들판이 완도로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완도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상황봉(644m)의 그림자가 너무 깊고 짙었다.

봄으로 가는 길을 잃고 난감한 상황에서 찾아간 완도여객선 터미널에서 한 직원이 생일도를 짚어줬다. ‘거기에는 이미 봄이 당도했을 것’이란 얘기였다. 늘 섬을 떠돌아 섬을 제 손금처럼 들여다보는 강제윤 시인도 전화기 저편에서 ‘생일도로 건너 가보라’고 권했다. 가까운 강진을 놔두고 완도에서 연륙교를 두 번 건너고 배를 두 번 타고 생일도를 찾아가게 된 연유가 이랬다.

봄이 상륙한 생일도에는 지금 봄꽃이 흐드러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백운산 기슭에 무더기로 군락을 이루며 피어난 복수초, 금곡해수욕장 해변에 핀 광대나물꽃.



# 산 하나가 섬 하나… 백운산

다시마와 미역, 그리고 전복 양식장의 부표가 가득 떠있는 바다를 건너 생일도 선착장에 가까워지자 가장 먼저 눈을 붙잡은 것이 생일케이크였다. 생일도 선착장의 매표소 위에 커다란 4단짜리 케이크 조형물이 떡 하니 올라가 있다. 생일도에 생일케이크라니…. 너무 단순한 게 아닌가 싶어 웃음이 났지만, 그래도 초 여섯 개를 켜고 있는 생크림 케이크 조형물은 인상적이었다.

섬은 그대로 한 덩어리의 산이었다. 섬 복판에 솟은 산 이름이 흰 구름을 뜻하는 ‘백운(白雲)’이다. 육지에서는 그저 야트막한 산일 뿐이겠지만, 해발 0의 수준점에서 시작하는 484m의 높이는 우람했다. 지도를 펼쳐보니 생일도는 백운산을 중심으로 컴퍼스로 그린 듯 둥글었다. 들고나는 해안선이 복잡한 섬에 비하면 심심할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 섬 한가운데 솟은 산을 중심으로 골짜기 해안가마다 들어선 마을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과 형태로 빛난다. 하나의 섬이지만, 마치 서로 다른 세 개의 섬을 보는 듯 했다.

생일도에 간다는 건, 그 섬을 이루는 기운이나 다름없는 백운산을 간다는 말이나 진배없다. 산자락의 남쪽에는 절집 학사암이 있다. 섬에서는 드물게 300년이 넘는 내력을 품고 있다는 고즈넉한 암자다. 이 먼 섬까지 들어오는 스님이 없어 암자는 그동안 마을 주민들이 다듬고 관리해왔다는데, 오래 전부터 제법 이름이 나서 이웃 섬들의 신도들까지 찾아든다고 했다. 절집은 근래에 주지 스님이 새로 부임해와 불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학사암은 차로 닿는다. 생일도에는 백운산을 넘어가는 뚜렷한 도로가 있다. 해안도로가 나기 전에 섬 반대 편으로 가기 위해서는 도리없이 백운산을 넘어가야 했다. 지금도 수직의 직벽으로 솟아있는 남쪽에는 해안도로가 없어 백운산을 넘어가는 산길은 아직 살아있다. 순한 비포장 길과 시멘트 포장도로를 기워서 이은 산길이야말로 일대의 바다와 섬의 풍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길이다. 사실 이 길은 차로 달리기에는 아쉬운 길이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차를 놓고 그 길을 걷는 편이 몇 배는 더 낫지 싶었다.

▲ 섬 이곳저곳의 양지바른 초지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산자고와 노루귀, 제비꽃.

# 이른 봄이 피워낸 섬의 꽃밭

학사암까지 갔으니 이제 섬의 가장 아름다운 봄 풍경에 대해 말할 차례다. 학사암 뒤쪽으로 백운산으로 오르는 숲길이 있다. 암자가 있는 거의 칠분 능선까지 차로 올랐으니 여기서 고작 1㎞ 남짓. 일대의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정상까지는 30분이면 넉넉하다. 소사나무와 동백 숲 사이로 서너 뼘 정도 되는 길에서 노랗게 물든 복수초 군락을 만났다. 잎을 다 떨군 소사나무 아래로 복수초들이 꽃 무더기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촘촘하게 꽃을 피운 소담한 꽃밭은 처음이다. 도처에 꽃이니 숲길을 걷는데 발 밑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다가가 허리를 숙여보니 복수초뿐만이 아니었다. 꽃대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노루귀도 환하게 꽃을 피웠다. 흰 꽃을 피운 것도, 보라색 꽃을 피운 것도 있었다. 작은 백합 모양의 산자고까지 여기저기서 꽃잎을 한껏 뒤로 젖힌 채 봄볕을 받고 있었다. 그야말로 봄꽃의 무더기 속에 갇힌 형국.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이렇게 이른 때에 피운 봄꽃들이 기특하기 짝이 없다.

꽃밭 뒤쪽으로는 난대림의 숲이 있었다. 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는 구실잣밤나무들이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는 나무들이 깊은 그늘을 만들었고, 초록으로 빛나는 나무들은 진초록의 덩굴 식물들이 온통 휘감았다. 도무지 이른 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풍경.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이 숲 속에서는 몸과 마음이 온통 다 초록으로 적셔질 것만 같았다.

# 봄바다 굽어보는 바위 테라스에 앉다

난대림의 숲을 지나 백운산 능선으로 올라붙으면 거기서부터 풍경의 주인공은 봄바다다.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봄바다의 수면 위로 양식장의 부표들이 떠 있고, 그 너머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남쪽으로는 망망한 바다가 있고, 다른 쪽으로는 다도해의 그림 같은 섬들이 가득하다. 한데 마침 주위의 섬과 바다가 모두 연무 속에 갇힌 날이어서 그 풍경을 다 만나지는 못했다. 대기가 좀더 깨끗했다면….생일도가 품고 있는 경관을 다 담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가 이내 미안해졌다. 생일도에게,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섬에서 살고 있는 순한 사람들에게….

백운산의 능선이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바위로 이뤄진 조망지점마다 마치 일부러 만든 테라스처럼 바위들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었다. 백운산 능선의 바위는 둥글지 않고 날이 서 있는데 희한하게도 바다 경관이 펼쳐지는 자리마다 어김없이 여럿이 편히 앉을 수 있는 너럭 바위들이 펼쳐져 있었다. 바위에 걸터앉아 발을 허공에 늘어뜨리고 앉아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는데 발밑이 간질간질했다.

바다 쪽으로 멀리 갔던 시선을 거둬 발밑 쪽으로 내려다 보면 바다를 끼고 있는 마을들이 내려다보인다. 섬에는 다섯 개 마을이 있지만, 크게 보면 이 마을들은 백운산의 능선이 촛농처럼 녹아내린 세 곳의 해안가에 들어서 있다. 내려다보는 마을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양식장의 부표가 가득한 바다를 끼고 파란 지붕이 촘촘하게 처마를 잇대고 있는 마을이 있는가 하면, 지금은 묵어버렸지만 층층이 다랑논이 산자락 위까지 올라온 흔적이 남아있는 마을도 있고, 그림처럼 떠있는 섬을 앞에 두고 활처럼 유연하게 휜 해안을 가진 마을도 있다. 저마다 풍경과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흡사 세 곳의 섬을 보는 듯 하다.

# 갱번… 섬사람들의 목숨줄이었던 곳

이제 백운산에서 내려와 해안도로를 따라 마을을 찾아가 보자. 생일도의 서성항 선착장에서 내리면 길은 T자다. 좋은 풍경을 먼저 만날지, 아니면 아껴두고 나중에 볼 것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섬은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내내 바다를 왼쪽 어깨에 끼고 달리게 된다.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해안도로 옆에는 봉긋한 두 개의 봉우리로 떠 있는 낭도와 난대림이 빼곡한 목섬을 만난다. 가까운 바다 위의 세 개의 섬이 빚어내는 경관이 제법 매혹적이다. 목섬 일대의 바다는 마을 전체의 공동작업장인 ‘갱번’이다. 해초가 자라는 갯벌이나 해안을 섬사람들은 ‘갱번’이라고 불렀다. 섬사람들에게 갱번은 뭍사람들의 ‘품앗이 텃밭’과 같은 곳이다. 여기서 섬사람들은 바다가 키워낸 톳, 가사리, 미역 등을 딴다. 지금이야 다시마 양식으로 형편이 많이 나아졌다지만, 어려웠던 시절에 생일도 사람들에게 갱번은 목숨줄이나 다름없었다. 보릿고개와 흉어기는 이 갱번으로 넘어갔다. 생일도에는 여전히 마을마다 이런 갱번을 하나씩 두고 있다. 갱번과 함께 생일도의 마을마다 두고 있는 게 또 있으니, 바로 당산나무다. 섬사람들은 마을마다 있는 갱번에 생계를 의탁했고, 저마다 당산나무를 두고 안녕과 소원의 미래를 빌었다.

목섬을 지나 더 가면 백운산 자락에서 해안도로까지 밀려 내려온 구실잣밤나무 군락지를 만난다. 사철 푸른 상록림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볕 한 줌 들지 않는 초록의 숲이 어찌나 빽빽한지 길은 물론이고 발을 들여놓을 틈조차 없다. 지금껏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그야말로 원시림의 초록 숲이다.

생일도의 백운산 능선에서 바라본 다도해 풍경. 뿌연 연무로 백운산에서 본 바다 경관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더니 강제윤 시인이 이 사진을 보내왔다.


# 가난했지만 가장 아름다운 섬마을

구실잣밤나무 푸른 숲을 지나 언덕을 넘어간다. 언덕 위 마을 굴전리를 지나면 곧 용출리다. 생일도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자, 한때 가장 가난하고 궁벽했다는 용출리는, 그럼에도 가장 아름답다. 마을 앞으로는 용이 나온 수직굴이 있다는 도룡량도를 두고 망망한 바다가 펼쳐지는데, 섬을 마주한 해안에는 둥글어진 갯돌들이 파도에 차르륵거렸다. 적막한 바다에 그 소리가 어찌나 운치있던지 갯돌밭에 오래 앉아 그 소리를 들었다.

용출리 마을에는 마치 골프장의 그린처럼 초록의 그물로 덮어놓은 밭 자리가 곳곳에 있다. 쑥을 키우는 밭이려니 했는데, 다시마를 말리는 곳이란다. 용출리뿐만 아니라 생일도의 다른 마을들도 다시마를 말리는 밭이 곳곳에 있었다. 생일도 주민들을 가난에서 구원해준 건 다시마였다. 이전에는 김으로 생계를 이었다. 지금은 기계가 하지만, 김을 만든다는 건 엄동의 새벽에 일어나 찬바다에 손을 담가 김발을 뜯어내고, 김을 부숴 발에 붓고는 일일이 한 장씩 떠내 말려내는 고된 노동이었다. 그나마 용출리 앞바다는 수심이 깊어 김도 잘 안 됐다고 했다.

마을을 둘러보는데 이동훈(76) 씨 집 낮은 담장 안쪽에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동백나무를 심은 반대쪽 담장 아래는 떨어진 동백으로 낭자했다. 다시마 수확을 준비하는 이 씨에게 어려웠던 시절 얘기를 묻자 이 씨는 백운산을 넘어 이웃마을로 쌀을 얻으러 다녔던 시절 이야기를 하다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다. 생일도에서 다시마 수확은 5월부터 7월까지 이뤄진다. 다시마가 두껍고 1년을 두어도 끄떡없어 생일도에서 나는 다시마를 ‘철갑다시마’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씨는 워낙 품질이 좋고 찾는 이들이 많아 세 달 동안 거둔 다시마로 1년을 먹고 산다고 했다.

# 섬이 숨겨둔 보석 같은 해변과 산책길

용출리에서 해안도로가 끊겨 그 너머의 마을 금곡리로 가려면 도리없이 백운산 자락을 타고 올라야 한다. 가파른 시멘트 길이 한동안 숨차게 이어지더니 내려서자 바로 금곡 해수욕장이다. 여기가 섬을 통틀어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가 깔린 깨끗한 해변도 인상적이었지만, 해변 끝에 두 아름은 될 법한 둥근 돌들이 모래에 박힌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밀물로 바다가 올라오자 둥근 돌들이 젖어 반질반질 윤이 났다. 금곡마을 주민들은 한때 이런 돌들이 해안의 절반쯤을 채워서 장관이었다는데, 조경업자들이 육지로 실어 내 가는 바람에 이 정도만 남았다고 아쉬워했다.

금곡리에서 용출리 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은 도로를 내지 못할 정도로 수직의 직벽이다. 그 직벽에 차로는 갈 수 없지만 걸어서 들어설 수 있는 비경의 산책로가 숨어있다. 군락을 이룬 동백이 훤칠하게 둥치를 올린 소나무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숲길에서는 눈 돌리는 곳마다 떨어진 동백이 지천이었다. 이제 막 꽃을 피운 광대나물이며 제비꽃도 길섶에서 탐스러웠다. 길가에서 풀을 뜯던 흑염소가 기척에 놀라 해안절벽으로 껑충껑충 뛰어다녔다. 바다를 끼고 촉촉하게 이어지는 난대림으로 그득한 이 숲길이야말로 생일도가 숨겨둔 보석과도 같았다.

길은 금곡리를 지나 생일도의 서쪽 해안을 끼고 이어진다. 해질 무렵 이 길 위에서는 금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신지도와 약산도를 멀리 두고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바다의 모습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렇게 낙조를 보고 돌아오면 다시 선착장이 있는 서성리로 되돌아온다.

생일도 봄날의 풍경은 아주 드라마틱하다. 높이 일으켜 세운 백운산도, 그 산 기슭의 절집 학사암도, 야생화 꽃밭과 난대림도, 능선의 테라스 바위도, 용출리의 갯돌도, 금곡리 해변도 모두 이른 봄을 마중하는 극적인 공간이다. 부디 놓치지 마시기를…. 이번 봄이 아니라면 내년, 아니 언제고 이른 봄날에 꼭 가보시길….



당목항서 생일도行 하루 7번

가는 길 = 생일도에 가려면 먼저 약산도의 당목항까지 가야 한다. 생일도는 완도에 속하지만 강진으로 들어가는 게 더 가깝고 편리하다. 강진읍 소재지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마량항을 지나 77번 국도로 바꿔타고 고금대교를 건너 고금도로, 다시 약산대교를 건너 약산도로 들어가면 된다.

약산도의 당목항에서 하루 7번 생일도로 가는 배가 뜬다. 당목항에서 생일도로 들어가는 편은 오전 6시 30분이 첫배이고, 오후 5시 30분이 마지막 배다. 생일도에서 당목항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6시에 마지막 배가 있다. 페리호가 운항하고 있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 = 금곡해수욕장에는 골드밸리 리조트(061-553-4155)가 있다. 해변을 내려다보는 위치도 훌륭하고, 시설도 나무랄 데 없다. 금곡펜션(061-552-0399)이나 자갈밭위민박(061-554-5746)도 있다. 이 두 곳은 미리 연락해 보고 숙박여부를 문의해야 한다.

생일도에 식당은 서너 곳이 전부인데 그중 추천할 만한 곳이 월드식당(061-553-3988)이다. 섬사람들을 위한 식당이라 메뉴판에는 해산물보다 돼지국밥 같은 메뉴를 걸어놓았다. 하지만 미리 주문만 하면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돼지국밥에도 작은 전복 네댓 마리를 넣어준다. 재료가 없어 맛보지는 못했지만, 자연산 홍합인 담치구이가 이 집에서 최고로 쳐주는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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