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월하독작(月下獨酌)

醉月 2008. 3. 24. 19:28

월하독작(月下獨酌) 이태백<李太白>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속에 한병의 술을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짝 없이 홀로 술잔 드네.

擧盃邀明月 [거배요명월] 술잔 속에 명월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달과 나와 그림자 셋이어라.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본래 술을 못하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는 한갓 내 곁을 떠돌 뿐.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여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모름지기 봄철 한때를 즐기고자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능란] 내가 춤추면 그림자 흔들리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서는 같이 어울려 놀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제각기 헤어지세.

永結無情遊 [영결무정유] 길이 얽힘 없는 교유를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아득히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만나기를 기약하세.

 

꽃이 만발한 나무 밑에 술 한 단지를 놓고 친한 벗도 없이 혼자서 술을 마신다.
술잔을 드는 동안에 명월이 솟아오르니 달과,나와,
달빛을 받은 내 그림자까지 모두 셋이 되어 자리가 제법 어우러 진다.

그러나 달은 원래 술을 마시지 못하고,
그림자는 내 몸짓에 따라 술을 마시는 시늉만 할 뿐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를 벗 하여 양춘의 좋은 때를 즐겨 보리라.

내가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면 달도 또한 배회 하는것 같고,
내가 춤추면 내 그림자 또한 어지러이 요동한다.
술을 마시고 취할때는 달과 그림자와 내가 같이 즐거움을 나누지만,

술에 취해 자 버릴 때에는 각각 모두 흩어진다.
이리하여 우리들은 인정에 얽히지 않는 교유를 �으면서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은하수 저편에서의 재회를 기약한다.

인정이 섞이지 않은 교유,
비인정적 교유를 마음껏 즐거워하는 경지가 이른바 풍류다.

진대(晋代)의 풍류는,
자연 속에서 자기 개성을 해방하는 기쁨을 말한다.

"아가월배회(我歌月徘徊)"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몸을 흔들기 때문에
달이 서성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영결무정유, 상기막운한(永結無情遊,相期邈雲漢 )" 의 두 구는,
이 시의 본의(本意)를 노래한 것인데,  이태백의 표표한 시풍이 엿보인다.

"상기(相期)"는 아득히 은하수 저편으로 넘어가는 달을 향하여 재회를 약속한다는 뜻일 것이다.
달과 작별할 때,
은하수가 서편으로 돌아간 새벽 하늘의 상경(狀景)이 이 시에 나타나,
그 동안의 시간 경과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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