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아파치 36대 1분내 北전차 576대 격파

醉月 2008. 9. 12. 10:09

아파치 36대 1분내 北전차 576대 격파

▲ AH-64D 롱보우 아파치의 위력적인 모습.

 

 지난 27일 언론은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에 대비한 육군의 화력보강을 위해 미국의 중고 아파치 헬리콥터(AH-64D) 36대를 1조원을 들여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사실 중고 아파치 헬리콥터 도입은 2005년부터 흘러나왔던 이야기다. 냉전의 붕괴로 안보수요가 줄어서 군축을 하고 있는 서유럽의 잉여 아파치를 들여오려는 계획 등, 육군의 아파치 헬리콥터에 대한 애정은 비단 하루 이틀 만에 생긴 것은 아니다.


 미국의 보잉사가 개발한 세계 최강의 공격 헬리콥터인 AH-64D 아파치. 과연 어떤 위력을 가졌길래 단 하루 만에 밀리터리 마니아들을 이렇게 흥분시킨단 말인가.

 

※ AH-64D 아파치 헬리콥터의 제원

길이: 17.73m,  높이: 4.05m,  날개너비: 5.227m

임무수행 반경: 460~480km,  임무수행 비행시간: 2시간 40분.

 

무장: M-230 30mm GUN 1200발,  70mm 로켓 최대 76발(19발 포드 4개)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최대 16발

AGM-122 사이드암 대레이더미사일 최대 4발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최대 4발

표준무장: M-230 30mm GUN 1,200발,  70mm 로켓 38발(19발 포드 2개)

AGM-114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 8발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4발


 AH-64D 아파치 헬리콥터는 우선 화력통제레이더 AN/APG-78 롱보우(Longbow)가 장착되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2008년 현재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700여 대의 AH-64D 아파치 헬리콥터 중에서 롱보우 레이더 장착형은 약 200여 대 뿐이다.

 

▲ 롱보우 레이더가 장착되지 않은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롱보우 아파치의 지휘를 받는다. [동아일보]


 AH-64D 롱보우 아파치는 아주 복잡한 전장 환경 속에서도 7km 이상의 지상탐색 능력을 가지며, 360도의 대공경계, 270도의 지상표적 탐지를 할 수 있다. 또한 1000개 이상의 목표를 탐지해 이 중 256개 목표에 대한 위험 우선순위를 판단해 16개의 목표를 우선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링크를 통해 롱보우 레이더가 없는 AH-64D 아파치 헬리콥터에게 실시간 정보를 전송해 공격을 지시, 지휘할 수도 있으며, 이런 전장정보를 데이터링크가 되는 아군 포병이나 전차에게도 실시간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전장의 지휘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현대화된 시스템과 롱보우 레이더로 인해 AH-64D 롱보우 아파치는 기존의 구형 AH-64A 아파치에 비해 공격 능력은 400% 이상, 생존 능력은 720% 이상 향상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아파치와 전차의 네트워크전. [동아일보]


 만약 우리 육군이 이 롱보우 아파치를 보유한 후, 강행정찰을 통해 적 기갑 세력을 발견하면 굳이 위험한 직접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30km 후방의 아군 K-9 자주포대에 이 정보를 전송해 적 기갑 세력에 영문도 모르는 불벼락을 날릴 수도 있다. 그 후 막심한 타격을 입은 적 기갑세력에게 직접 돌격하여 마지막 펀치를 날릴 수도 있고, 네트워크가 되는 K-2 흑표 전차에 전장 정보를 전송해 적을 궤멸시킬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견착식 대공 미사일의 밥이다"는 말을 하며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폄하하기도 하는데, 사실 공격 헬리콥터의 기동은 전차의 기동과 마찬가지로 서로 간에 엄호를 하며 편대기동을 하기 때문에 죽음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옆에 있는 또 다른 헬리콥터의 엄호로 인해 공격에 나서기 힘들다.

 

 그리고 견착식 대공 미사일은 상상만큼 빨리 사격되는 무기가 아니라, 한번 사격에 필요한 시간이 숙련된 사수라도 최소 1분 이상 걸린다. 이 1분여 동안 AH-64D에 장착된 광학식·적외선식·밀리미터파 등의 각종 탐지 장치가 미사일 사수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억지에 가까운 소리다.

 

▲ AN/APG-78 롱보우 화력통제 레이더.

 

 이라크전에서 게릴라들이 발사한 RPG-7에 의해 격추된 아파치를 예로 들기도 하는데, RPG-7은 기본적으로 직사화기이다. 이 직사화기에게 움직이는 헬리콥터가 쉽게 맞을 것이라는 것 또한 상상하기 힘들다. 물론 격추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요행이 두려워 "아파치는 무용(無用)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심한 비약이다.


 1997년 개발된 롱보우 아파치는 1998년 2월에 첫 배치가 되었고, 세계에서 3번째인 1999년 10월에 한국에도 배치가 되었다. 주한미군은 캠프 페이지, 캠프 험프리 등에 3개 대대 총 72대의 AH-64D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를 배치해 오다가 2006년에 캠프 페이지의 아파치들이 이라크로 이동해 현재는 2개 대대 48대만 남아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아파치 헬리콥터들은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는가.

 

첫째는 적 기갑부대 공격 역할이다.

 이는 공격 헬리콥터의 전통적인 임무인데, 북한은 서울을 향한 3개의 중요 기동축선으로 군단급의 전차부대를 동원하여 기동전을 펼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대규모 기갑부대를 똑같은 기갑으로 방어하려면 아무리 우리 K-1 전차가 성능의 우위에 있다 하더라도 사정거리가 짧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지형 상, 우리 K-1 전차도 상당한 피해를 각오하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

 

 이때 공격 헬리콥터들이 출동해 적 기갑을 제압해야 하는데, 우리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AH-1 코브라 공격 헬리콥터들은 속도가 느리며 끝까지 유선 유도를 해야 하는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어서, 생존율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 70mm 로켓(좌)과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우).

 

 하지만 AH-64D 아파치 헬리콥터들은 발사만 하면 알아서 날아가 명중하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1대당 최대 16기나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동사격을 할 수 있어서 적의 직사화기에 맞을 확률이 적다.

 

 아파치 헬리콥터 1대는 8km 떨어진 16개의 서로 다른 표적을 27초 내에 파괴할 수 있다. 즉 아파치 헬리콥터 36대를 도입하면 1분 내에 최대 576대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셈이다. 576대라는 전차수는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는 전차 3800여대의 15% 이상이다.


둘째는 김포와 한강 하구로 들어올 적 공기부양정 제압 임무다.

 적이 만약 1척의 공기부양정 당 15~20명의 특수부대원들을 태워 총 130척을 이끌고 한강 하구로 시속 80~90km 정도의 속도로 남쪽으로 쇄도해 상륙하면 끔찍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공기부양정들을 우수한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는 아파치들이 헬파이어 미사일로 정확하고 신속한 사냥을 해 남쪽으로 북한의 특수작전부대가 상륙하지 못하게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 M-230 30mm 체인건. 1200발의 포탄이 장착된다.

 

 하지만 2006년 아파치 1개 대대가 철수하며 이 임무는 한국공군의 프로펠러 공격기인 KA-1에게 물려줬다. 그러나 유도무기도 아니고 직사화기인 70mm 로켓을 14발 장착한 KA-1과 천하 최강의 공격 헬리콥터 아파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본다면 사실 그동안 서울의 서쪽은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초저공 정밀 비행이 가능한 아파치 헬리콥터는 이 외에도 적의 레이더 감시구역 아래를 비행해 적 지휘, 통신 시설을 파괴하는 임무와 롱보우 레이더를 이용한 화력 통제, 유도 임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급하게 짠 각본으로 보이는 AH-64D 아파치 도입
 이명박 대통령 방미 직전에 미국은 AH-64D 아파치 헬리콥터 1개 대대를 아프가니스탄으로 보낼 수 있다는 발표를 했다. 한미동맹 정상화를 기치로 내 건 이명박 대통령을 맞이하는 선물 치고는 너무나 황당한 소식이었다.

 

 그 후 잠잠하던 아파치 헬리콥터 소식은 지난 주 한미합동 실사격 훈련을 통해 아파치의 위력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 AH-64D 롱보우 아파치와 롱보우 레이더가 없는 AH-64D 아파치의 네트워크전 모습.

 

 특히 M-1 전차와 합동 공격을 하며 네트워크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롱보우 아파치와 롱보우 비장착형 AH-64D를 같이 출연시켜,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롱보우 아파치의 롱보우 비장착형 아파치를 지휘하는 모습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고가의 롱보우 아파치 1대는 약 3~4대의 AH-64D를 지휘해 그 능력을 극대화 시킨다.


 훈련에서는 마지막에 우리 육군의 코브라 헬리콥터를 출연시켜 아파치와 극적인 대비를 보여줬다. 그 후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고 AH-64D 아파치 헬리콥터 도입 기사가 나온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절묘하다.

 

 하지만 그것이 각본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육군의 AH-64D 아파치 헬리콥터 도입은 꼭 필요한 사업이다. 단 36대의 AH-64D 중에 롱보우 장착형이 최소 9대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편대 당 1대의 롱보우 아파치가 나머지 AH-64D를 지휘해 극한의 전력을 이루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 첨단 디스플레이로 가득찬 AH-64D의 조종석.

 

 1조원의 예산에 36대의 중고 AH-64D 아파치 헬리콥터 구입한다는 것은 사실 아주 저렴한 것이다. 미군 아파치가 3분의 2나 철수하고, 우리 육군의 공격 헬리콥터는 현대전과는 어울리지 않는 노후한 상태인 마당에 차기 공격 헬리콥터 사업은 아직 7~8년 이상 남은 상태다. 이것은 육군 기갑 전력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을 의미하며, 이 구멍은 아군 K-1 전차들이 몸으로 막아내야 하는 심각한 것이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일부 격추 사례를 갖고 "아파치는 필요없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퍼져가는 이 세태는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격파되지 않는 무기는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얼마나 안전한가. 그리고 격파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반대론자들의 논리는 격추 당한 경험이 있는 F-117 스텔스 전투기도 필요없고, 자살 폭탄 테러에 당한 알레이벅급 이지스함도 필요없다는 말이 된다.


 미군 아파치가 떠날지 모른다는 소식과 함께 들려온 중고 아파치 구매 가능성 뉴스는 우리 안보를 위해 아주 매력적인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36대의 AH-64D 아파치 헬리콥터는 유사시 적 1개 기갑사단과 한강하구의 적 특수부대 침입을 동시에 격퇴시켜 줄 '메가톤급' 안보장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