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급 호위함
균형과 합리적인 성능을 추구하는 실속파 대잠 호위함
개발 과정
해상자위대 창설 이후 가장 중요한 임무는 소련 해군의 잠수함 전력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소련 해군의 잠수함 전력은 규모가 증가하였다. 소련 해군은 지상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이 중요하였기 때문에 방어적인 임무에 치중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소련 해군은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였고 전쟁이 끝나자 서방국가에게 큰 위협이 되었다. 실제로 2차 대전 역사에서 독일 해군의 잠수함(U 보트)에 비해서 소련 해군 잠수함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해상자위대는 1954년 창설 이후 강력한 대잠 전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소련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전력에 대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2차 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겪은 교훈도 적지 않게 작용하였다. 1944년 6월에 벌어진 필리핀 해전에서 대패하면서 사실상 해군 전력이 무너진 일본은 이후 미 해군의 작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특히 대잠 전력이 부족해지면서 미 해군의 잠수함이 일본 근해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없었다. 이러한 대잠 전력의 공백으로 인해 기지에서 출항하는 군함의 행동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항해 중에 격침되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야마토(大和) 전함이나 시나노(信濃) 항공모함의 침몰이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1950년대 후반에 소련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대부분 재래식 잠수함이었다. 재래식 잠수함은 축전지가 방전되면 수면으로 부상해야 한다. 이러한 잠항시간의 제약을 이용하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해상자위대는 미 해군의 자문을 얻어 함정과 항공기를 결합한 입체적인 전력을 단계적으로 건설하였다. 해상자위대 창설 이래 미 해군은 대잠작전에 필요한 함정, 항공기, 장비 등을 적극 지원하였다.
해상자위대는 창설 초기부터 선단을 호위하고 항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동함대를 건설하는데 힘썼다. 호위함(護衛艦)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호위함대(護衛艦隊)는 적의 위협에 대응하여 신속하게 탐지․추적할 수 있는 함대를 의미한다. 해상자위대의 8․8함대는 이러한 개념을 그대로 반영한 핵심전력이다. 8․8함대는 8척의 호위함과 8대의 헬기를 의미하며, 해상자위대는 현재 4개의 호위대군(護衛隊群)으로 편성된 32척 규모의 호위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호위대군은 헬기탑재 호위함(DDH) 1척, 대공 호위함(DDG) 2척, 범용 호위함(DD) 5척 등 모두 8척의 호위함으로 구성된다. 8․8함대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은 본래의 주 임무인 대잠 작전을 담당하는 범용 호위함이다.
특징
선체
아사히급은 앞서 취역한 아키즈키급의 평갑판 선형을 이어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PY-1 다기능 평면 위상배열 안테나를 함교 주위에 집중적으로 배치하였기 때문에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이지스 구축함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안테나 배치의 변경으로 인하여 상부 구조물이 간소하게 변경되어 건조비용이 절감되었으며, 외형적으로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상부 구조물은 아키즈키급처럼 스텔스(stealth)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예전부터 갑판의 면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평갑판 선형을 선호한다. 무라사메급, 다카나미급을 대폭 개량한 아키즈키급은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건조비용이 대폭 증가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해상자위대는 아사히급을 건조하면서 성능보다는 건조비용을 줄이는데 노력하였다. 이에 따라 탑재장비를 간략화하고 향후 성능개량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설계에 반영하였다.
기관
아사히급은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최초로 가스터빈과 전기추진을 결합한 COGLAG(COmbined Gas turbine eLectric And Gas turbine)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방식은 하이브리드 추진방식으로 저속으로 항해할 때는 가스터빈 엔진으로 발전기를 구동하여 전기방식으로 추진한다. 반면에 고속으로 항해할 때는 가스터빈 엔진으로 직접 추진축을 구동한다. 이 방식은 기계적으로 복잡하지만 연비가 높고 수명주기비용(LCC, Life Cycle Cost)이 절감되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가스터빈 엔진은 베스트셀러인 LM2500IEC 기종을 탑재한다. 이 엔진은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에도 탑재된 엔진이다. 고속항해용 LM2500IEC 가스터빈 엔진과 별도로 저속항해용 가스터빈 엔진 발전기 2대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함내 전력 공급용으로 디젤발전기 1대가 설치되어 있다. 가스터빈 및 디젤 발전기는 서로 용도가 다르지만 통합 배전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고장이 날 경우 대체할 수 있다.
전투체계
대공방어를 담당하는 FCS-3A 대공 전투체계는 아키즈키급보다 기능이 축소되었다. 아키즈키급은 자함과 함께 동행하는 다른 전투함까지 대공방어를 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시스템이 간략화된 아사히급은 자함의 대공방어만 가능하다. 4개의 OPY-1 다기능 평면 위상배열 안테나는 360도 전방향을 탐지할 수 있다.
미사일
함포
대잠 무장
8․8함대의 중심 전력인 범용 호위함의 주 임무는 대잠 작전이다. 아사히급의 함수에 탑재된 소나(sonar)는 아키즈키급의 OQQ-22에서 OQQ-24로 개량되었다. 한편 함미에는 견인식 소나인 OQR-4 TACTAS(TACtical Towed Array System)을 탑재한다. 아사히급은 전기방식을 도입하면서 소음이 줄어들어 대잠 탐지성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잠수함 공격 무장으로 하츠유키급, 아사기리급에 탑재한 미국제 ASROC(Anti-Submarine ROCket)과 더불어 자국산 07식 대잠로켓을 Mk.41 수직발사기(VLS)에 탑재한다. 단거리 공격에는 68식 3연장 324 mm 어뢰발사관에서 발사하는 97식 경어뢰, 12식 경어뢰를 사용한다.
대잠 헬기
동급함(아사히급 2척)
함번 | 함명 | 착공 | 진수 | 취역 | 건조 | 비고 |
DD-119 | 아시히(あさひ) | 2015.5.19 | 2016.10.19 | 2018.3.7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 | 현역 |
DD-120 | 시라누이(しらぬい) | 2016.5.20 | 2017.10.12 | 2019.2.27 |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 | 현역 |
운용 현황
제원
함명 : 아사히급
함종 : 범용호위함(DD)
표준배수량 : 5,100 톤
만재배수량 : 6,800 톤
전장 : 151.0 m
전폭 : 18.3 m
흘수 : 5.4 m
주기관 : COGLAG, IHI-GE KM2500 × 2(65,000 마력), 2축 추진
최대속도 : 30 kt
승조원 : 230명
무장(미사일) : Mk.41 Mod.29 수직발사기 × 1(32 cell)
RIM-162B ESSM 공대함 미사일
90식 함대함 미사일 4연장 발사관 × 2
무장(함포) : Mk.45 Mod.4 5인치(127 mm)/62 함포 × 1, 20 mm 팰랭크스 블록 1B CIWS × 2
무장(어뢰) : 07식 대잠로켓, 68식 3연장 경어뢰 발사관 × 2
방어체계 : Mk.36 SRBOC × 4, 4식 견인식 어뢰기만기
ESM/ECM : NOLQ-3D
레이더 : OPY-1 다기능 대공탐색 레이더, OPS-48 대해상 탐색 레이더, OPS-20C 항해 레이더
소나 : OQQ-24 통합형 소나체계, OQR-4 TACTAS
헬기 : SH-60K 대잠헬기 × 1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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