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소화기 탄약, 어디까지 발전하나?

醉月 2019. 12. 11. 11:05

소화기 탄약, 어디까지 발전하나?


탄약 형태와 재질의 변화에서 유도 탄약까지


소총은 군인의 기본 병기다. 소총은 초기 대포를 축소한 형태에서, 전장식 화승총에서, 다시 후장식 소총으로 발전하였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단발에서 연사로 발전했고, 이제는 운용 편의성과 정밀 사격을 위한 각종 액세서리 부착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소총의 역할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탄두를 날려 보내는 것이다. 탄두는 탄알로도 불리는 탄약의 구성품이며, 탄약은 발전은 소총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참고로, 소화기 탄약이란 구경 14.5mm 이하의 총기에서 사용되는 탄약을 말한다.

전장식 소총에서 후장식 소총으로 발전을 이끈 탄약





위 사진 - 총기의 역할은 탄약을 발사하는 것이다. [출처 미 국방부]   / 아래 사진 - 화약과 탄두를 따로 장전해야 했던 전장식 소총 장전과정 [출처 hunter-ed.com]





19세기 초중반에 사용된 다양한 탄약 형태 [출처 auctionzip.com]


화약 무기가 처음 발명된 후 19세기 중반까지 입구로 화약을 집어넣은 후 납이나 철로 된 탄두를 넣고, 불을 붙인 화승이나 부싯돌로 점화하여 발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런 전장식(muzzle loading) 무기 시대에는 장전 속도도 느렸고, 화약이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비에 젖거나 하면 발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는 1836년 요한 드라이제(Johann Nikolaus von Dreyse)가 탄알, 화약, 뇌관을 종이로 감싼 탄약을 총구 뒤쪽에서 장전하는 후장식(breech loading) 드라이제 소총을 개발하면서 해결되기 시작했다.

드라이제 소총에서 시작된 후장식 소총은 장전 손잡이를 사용하여 약실을 개방한 후 탄약을 집어넣고 다시 닫으면 발사 준비가 끝나기 때문에 장전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그리고, 사수가 일어나지 않고도 장전할 수 있어 적에게 상체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었다. 이런 장점 덕분에 드라이제 소총을 사용한 프로이센은 1866년 벌어진 쾨니히그레츠 전투에서 전장식 소총을 사용한 오스트리아군에 승리했다.

하지만, 종이로 된 탄포는 오래가지 않았다. 종이는 습기를 머금으면 약해졌기 때문에 격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 탄포에 금속제 바닥을 붙인 형태가 나오고, 19세기 중반 들어서는 종이 대신 금속통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이후 탄약은 앞에 화약이 든 금속제 탄피의 앞에 탄두가 장착되고, 뒤에는 뇌관이 달린 형태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형태가 갖춰진 이후에도 탄약은 무연화약의 발명, 탄두 재질과 형상 변경 등을 거치면서 꾸준히 발전했다.

구경과 재질 변화로 개량 시도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구경의 소총탄들 [출처 thefirearmblog.com]




황동 탄피에서 벗어나 플라스틱 탄피를 채택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출처 thefirearmblog.com]



새로운 탄약을 개발하면서 가장 먼저 시도되는 것은 구경을 달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 전쟁 기간에 이루어진 미국의 7.62mm에서 5.56mm 탄으로의 전환이다. 당시 서방을 대표하던 미국의 탄약 변경은 유럽의 나토, 그리고 기타 자유 진영 국가들의 소총 구경을 5.56mm로 바꾸게 만들었다. 미국이 5.56mm 탄을 도입하자, 소련은 5.45mm 탄약을 도입했고, 중국은 5.8mm 탄약을 채택했다.


미 육군은 현재 사용하는 5.56mm 탄이 방탄복을 관통하기에는 질량이 부족하고, 기관총에 사용하는 7.62mm은 장거리 관통력에서 문제를 보이자, 이런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6.8mm 탄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 2,000m 이상의 교전을 위해 7.62mm 탄보다 뛰어나고 12.7mm 탄에 견줄 수 있는 8.6mm 탄을 기관총에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탄두에 강철 관통자를 채택하여 관통력과 저지력을 향상시킨 미 육군의 M855A1 5.56mm 탄 [출처 미 육군/Photo Credit: Todd Mozes]


탄피의 재질 변경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거의 모든 소화기 탄은 탄두에서 탄피까지 모두 금속으로 이루어졌는데, 탄피 재질을 황동에서 다른 금속 또는 플라스틱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원가 절감 외에 탄약 중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 육군은 현재 사용하는 7.62mm 기관총탄의 탄피 재질을 가벼운 것으로 바꾸어 병사들이 감당해야 할 하중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목적을 위해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탄피를 시험하고 있다.

우선, 금속 종류의 변경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탄피에 사용되는 황동은 녹이 잘 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황동에 포함되는 구리 가격이 오르자 이를 대체할 다른 금속을 찾기 시작했다. 황동을 대신하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또는 강철 탄피로 된 탄약이 개발되어 민수 시장과 일부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 기존 황동 탄피에 다른 금속을 더한 이중금속 탄피도 개발되었다.

플라스틱 탄피는 2000년대 초반부터 개발되었으나, 강도 등의 문제로 군에서 채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미 육군의 7.62mm탄용 신형 탄피와 6.8mm 탄 도입 사업에 플라스틱 탄피가 평가 대상에 올랐고,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기다려지는 상황이다.

재질의 변화는 탄두에서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탄두는 구리로 덮여있는데, 대신 강철을 사용하여 관통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2010년부터 기존의 M855 탄과 탄두 중량은 동일하지만, 탄두에 강철을 사용하여 관통력과 저지력이 향상된 M855A1 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형태를 벗어난 새로운 탄약의 등장



기존 탄약보다 체적이 줄어들지만 위력은 더 뛰어난 CTA [출처 thefirearmblog.com]




HK의 G11용으로 개발되었던 무탄피탄 [출처 breachbangclear.com]


구경과 재질의 변화는 기존 형태를 유지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이런 전제조건을 무시한 새로운 형태의 탄약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의 금속 탄피 앞에 탄두를 다는 방식은 19세기 초반에 등장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뒤엎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탄피 앞에 탄두가 달리는 구조를 탈피한 것으로 탄두내장형 탄약으로 불리는 CTA(Cased Telescoped Ammunition)가 있다. CTA는 탄두가 탄피 안으로 내장되어 있는 형태로 동일한 구경의 탄약일 경우 직경이 늘어나지만, 전체 체적은 줄어든다.

줄어든 체적 덕분에 기존 탄약과 비교하여 동일한 양의 탄약에 필요한 공간이 줄어든다. 또한, CTA는 탄피 재질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동일 구경일 경우 중량이 30% 가벼워진다. 하지만, 체적과 중량이 줄어든다고 위력까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미 육군이 시험했던 6.5mm CTA는 중량은 기존 5.56mm탄과 비슷하지만, 유효사거리는 7.62mm 탄보다 우수한 1,200m를 기록했다. 이런 위력 덕분에 미 육군의 차기 소총과 기관총용으로 6.8mm CTA도 평가 대상으로 올라있다.

CTA는 플라스틱이지만 탄피가 있지만, 아예 탄피를 없앤 것도 있다. 1990년대 독일의 총기회사 H&K는 미래형 신형 돌격소총 G11을 선보이면서, 탄피가 없는 무탄피탄을 함께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등장한 무탄피탄은 탄두를 둘러싼 추진화약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충격에 약했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쌌다. 이런 이유로 무탄피탄은 금방 사장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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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을 추적하는 유도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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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RPA가 개발한 유도형 탄약 EXACTO [출처 maritime-executive.com]


탄약의 구경이 바뀌거나, 탄피 재질이 바뀌거나, 심지어 형태가 바뀌어도 탄도비행을 한다는 특성은 변하지 않는다. 탄약은 총구를 벗어나면 완만한 탄도곡선을 그리며 날아가고 바람의 영향도 받는다. 무엇보다 사격 정밀도는 소총의 능력에도 영향을 받지만, 사수의 능력에 크게 좌우된다.

 이런 문제는 대구경 화포도 마찬가지였지만, GPS 유도나 레이저 유도 기능이 추가되면서 정밀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소화기 탄약도 머지않아 이런 날이 올 것을 보인다.

미국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는 2010년대 초반부터 유도 탄약을 만들고 있다. 엑사토(EXACTO, EXtreme ACcuracy Tasked Ordnance)로 불리는 유도탄약은 저격소총용 탄약에 날개와 레이저 유도부를 장착하는 것으로, 발사 후 목표지점으로 날아가는 동안 비행에 영향을 주는 바람 등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동영상 2015년 실시된 EXACTO 유도탄약 시험 영상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YoOaJclkSZg&feature=youtu.be>


DARPA는 2014년에 12.7mm EXACTO 탄으로 이동하는 표적에 대한 사격 실험을 실시했었다. 당시 실험 영상에서 EXACTO 탄은 통상적인 탄의 궤적과 다른 비행 궤적을 보여줬다. EXACTO 탄이 실전 배치되면 사격 정밀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장거리 저격소총에 제한적으로 사용될 것이다.  

이상으로 소화기 탄약의 발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위에 설명한 것들 가운데, 미 육군의 차기 소총 및 기관총 사업은 미 육군의 총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투에 참가하면서 막대한 양의 탄약을 소모하는 미 육군이 채택하면 다른 미군은 물론이고 미국의 동맹국들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미 육군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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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현호 군사전문가<육군 SNS 필진>


* 본 글은 「육군 아미누리 블로그」필진의 기고문으로, 육군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