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史관련

소총의 변신은 무죄

醉月 2019. 11. 16. 11:58

소총의 변신은 무죄




개인화기, 다양한 부가장비로 강화하라!


무기는 시대가 지나도 기본적인 작동원리나 구조는 변하지 않지만, 점점 성능이 향상되고 진화한다.

기본화기인 소총도 장전방식, 격발방식, 탄환의 발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발전을 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리 기본구조가 발전하더라도 사용자의 편의성이 제약받으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사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해 도입되고 있는 부가장비들을 소개한다.




구조적 발전의 한계에 다다른 소총


소총의 발전은 소련의 AK47, 미국의 M16 등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소총들의 기반이 되는 총들이 개발된 후 구동 방식 등의 일부 개량이 이루어졌을 뿐 큰 발전은 없었다. 앞으로 금속제 탄피 앞에 끼워진 탄두가 탄피 안으로 들어가거나, 폴리머 탄피 채용 등 일부 발전이 예상되고 있지만, 총기의 작동 방식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정체된 총기 내부 변화와 달리 총기 외부적으로는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우선, 총기 몸체를 싸고 있던 재질이 나무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나무는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화약무기가 휴대용으로 발전하면서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최적의 소재였다. 원하는 형태로 가공이 쉽고, 가벼웠기 때문에 무게가 중요한 휴대용 총기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재료가 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사용한 둥근 파이프 형태의 총통은 뒤에 나무 막대를 꽂고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발사했고, 현대의 소총 모양을 한 화승총은 총신과 격발기구 외에는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다.



나무는 현대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미국도 M1 소총과 발전형인 M14 소총까지 나무를 사용했다. 동구권 대표적 총기인 AK47은 개머리판, 총열 덮개, 그리고 권총 손잡이가 나무로 되어 있었다. 탄알이 5.45mm로 바뀐 AK74도 나무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량형은 나무 대신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었다. 플라스틱은 나무보다 가볍고 튼튼하기 때문에 소총의 개머리판, 총열 덮개 등을 대체했다. 습기에도 강하여 썩지 않아 보관에도 강점이 있다.

AK-47의 개량형으로 5.45mm를 채택한

AK-74 소총 [사진 wikimedia]



소총 사용자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부가장비


하지만, 최근 소총의 가장 큰 변화는 다양한 부가장비의 도입이다. 조준경과 같은 부가장비는 사용자의 편의성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이들은 장거리 사격은 물론이고 야간전이나 근접전 등 다양한 전투상황에서 전투능력을 향상시킨다.

소총은 조준을 위한 가늠쇠와 가늠자의 도입 이후 저격소총에 장거리 정밀 조준을 위한 고배율 조준경이 부착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최초의 야시경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도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1990년대 들어 일반 보병들도 소총에 저배율 조준경을 사용하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양한 부가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소총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부가장비는 다음과 같다.


1) 광학 장비

일반적으로 소총은 사용자의 맨눈에 의지하여 표적을 확인하고, 조준 사격을 한다. 하지만, 멀리 있는 표적에 대한 사격 정확도는 사용자의 숙련도에 크게 좌우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되는 것이 광학 장비다.





광학 장비 가운데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망원 조준경(Telescopic Sight)이 있다. 스코프(Scope)로도 불리는 망원 조준경은 망원경처럼 멀리 있는 표적을 확대하여 보여주는 것 외에도 거리별 조준선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저격수만 망원 조준경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3~4배율 정도의 저배율 조준경을 보병들도 사용하는 추세다. 주로 근접사격용으로 쓰이는 도트사이트(Dot Sight)도 있다. 우리 군이 주야조준경으로 부르는 도트사이트는 빠른 조준을 위해 만들어진 광학장비로, 빛의 굴절과 반사를 이용한 홀로그래픽 기술로 만들어졌다.

영미권에서는 홀로그래픽 사이트(Holographic Sight), 레드 닷 사이트(Red Dot Sight) 등으로 불린다. 일반적인 조준경과 달리 도트사이트는 눈을 가까이 대지 않아도 목표 조준을 빨리 확인할 수 있어 주로 근접전투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무배율 도트사이트도 있지만, 망원 조준경과 결합된 도트사이트도 있다.





미 육군이 운용하는 물체가 내뿜는 적외선을 보는 열영상식

조준경 AN/PAS-13 [사진 미 육군]


야간에 유용한 야간 투시경(Night Vision Device), 줄여 야시경은 헬멧에 장착하기도 하지만, 소총에 장착하여 조준 장비로 사용하는 것도 있다.

초기에는 적외선 서치라이트를 비추어 반사되는 것을 보는 방식이지만, 크기가 크고 무거워 소총에 장착하기는 어려웠다. 그 후. 미세한 빛을 증폭하는 광증폭식이 개발되었다. 기술 발전에 따라 1, 2, 3세대로 나뉘며, 현재는 3세대가 많이 쓰이는데, 개발국이 미국, 러시아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광증폭식 보다 발전한 것으로 열상장비가 있다. 물체가 내뿜는 적외선을 감지하기 때문에 빛이 전혀 없는 동굴이나 건물 안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2) 레이저 지시기

야간에 야시경을 사용하더라도 지향 사격 자세를 취한 사용자는 자신의 소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표적지시기로 부리는 레이저 지시기(laser designator)다.

사용되는 레이저는 맨눈으로도 보이는 가시광선 레이저와 적외선 방식의 야시경을 써야 보이는 비가시 광선 레이저로 나뉜다. 레이저 지시기는 원거리 사격보다는 실내 등 근접 전투에 주로 사용된다.



야간에 레이저 지시기를 이용하여 훈련중인 미 공군 구조대원 [사진 미 공군]




3) 개머리판

화약 무기인 소총은 발사 시 반동을 일으킨다. 이 반동을 줄여주는 것은 총기 내부의 반동 억제 메커니즘이지만, 나머지 억제되지 못한 반동은 사용자의 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반동 억제와 사격 자세를 위해 사용자의 어깨와 총기를 밀착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개머리판(Buttstock)이다.

오랫동안 일부 형태의 변화가 있었지만, 총기와 이어진 고정형 설계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다 반동이 낮은 기관단총이나 카빈 소총이 개발되면서 철사를 사용하는 신축식과 개머리판이 접히는 접이식이 등장했다.





소련이 개발한 AK-47과 개량형들은 가스 작동식으로 총몸 안에서 반동 억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그런 이유로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는 AKM과 같은 파생형이 빨리 등장했다. 하지만, 개머리판 안에 반동 억제용 스프링이 들어 있던 미국의 M16과 M4 계열 소총은 접이식 개머리판을 사용할 수 없었다.


대신, 고정식 개머리판을 개량한 신축식이 개발되었다. 신축식 개머리판은 길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용자들의 체형에 맞출 수 있다. 신축식 개머리판과 접이식 개머리판을 합쳐진 형태도 등장했다.




소총에 다양한 장비를 결합할 수 있게 해주는 레일

다양한 부가장비가 있지만, 기존 소총들은 개머리판을 제외하고 광학장비 운용을 위한 마운트가 달랐고, 장착 방법에 따라 광학장비 운용 효율성도 달랐다. 장착 마운트 문제는 다양한 부가장비의 도입에 걸림돌이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기에 부가장비 장착을 위한 새로운 표준 플랫폼이 도입되었다.

소총에 부가장비 장착을 위해 도입된 것이 레일(Rail)로 불리는 장착 플랫폼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피카티니(Picatinny) 레일이 있다.



 

피카티니 레일은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미 육군 피카티니 조병창에서 개발했고, 1995년 2월 3일 미군 제식 표준으로 채택되었다. 피카티니 레일의 미군 제식 명칭은 MIL-STD-1913이며, 나토(NATO) 제식 명칭은 STANAG 2324다.

미군과 나토뿐만 아니라 우리 군과 세계 여러 곳에서도 총기 부가장착 장착의 표준 플랫폼으로 사용함으로써, 여기에 맞게 설계된 모든 부가장비를 쉽게 장착/제거할 수 있다.



M4 소총의 부가장비는 레일을 사용하여 부착된다.

[사진 미 공군]



 


미 육군의 M4A1 소총에 부착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장비 세트 [사진 wikimedia.org]



피카티니 레일 이전에도 레일은 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위버(Weaver) 레일이다. 위버 레일은 피카티니 레일이 등장하기 이전에 민수용 총기에 많이 사용되었던 장착 플랫폼이다. 피카티니 레일은 위버 레일을 군용 표준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부 국가들은 피카티니 레일과 다른 독자적인 규격의 레일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레일 도입을 통해 다양한 부가장비 장착 효율성 제고라는 목적은 동일하다.

레일도 단점은 있다. 후가공의 문제지만, 일부 제품은 맨손으로 잡기 불편한 경우가 있고, 설계에 따라 총열의 열기가 전해져 쉽게 뜨거워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장갑을 끼거나, 레일 위에 플라스틱이나 고무로 된 덮개를 씌우는 등의 조치로 해결할 수 있다. 아니면, 총열 아래쪽에 수직 손잡이를 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선진국과 견주는 워리어 플랫폼의 소총

우리 육군은 전투력 강화를 위해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워리어 플랫폼은 장병의 신체와 미래기술을 결합해 전투원 개개인의 생존성 및 전투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개념의 최첨단 개인 전투체계다. 육군 전투원(워리어)의 첨단화한 총기·전투복·장비 체계(플랫폼)로 보면 된다.

워리어 플랫폼은 2023년까지 1단계 피복·장구·장비 체계, 2025년까지 2단계 통합형 개인 무기 체계, 2026년까지 3단계 일체형 개인 무기 체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군이 진행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 개념



이에 따라 기존에 사용하던 K1A와 K2 소총도 개량되고 있다. 우리 군의 제식화기인 K2 소총은 레일과 신축형 접이식 개머리판 등을 적용한 K2C1으로 개량되었다.



총몸에서 총열 덮개까지 피카티니 레일이 달려 다양한 광학장비를 달 수 있게 되었다. 총열 덮개도 개량되었다.

K1A 소총도 개량된다. 철사로 된 개머리판을 가지고 있었지만, 신형 신축식 개머리판으로 바뀐다. 레일 적용으로 다양한 광학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총열 덮개도 개량된다.

K2C1과 K1A 성능개량형에 다양한 광학장비가 장착되면 기존 소총보다 더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워리어 플랫폼용 부가장비가 장착된 K2C1 소총을 사격하는 장면




하지만, 잊지 말자. 아무리 개선된 장비를 도입해도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훈련은 필수적이다. 보급된 장비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전과 같은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워리어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 육군 파이팅!


글 : 최현호 군사전문가 <육군 블로그 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