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상

선시(禪詩)감상_02

醉月 2010. 12. 22. 08:48

백운(白雲)

 

白雲因底事
日日向山飛
似嫌塵世惡
隨我箇中歸


흰 구름아 무엇하러
날마다 날마다 하늘로 날아가니?
세상사 그리도 추하거든
나를 따라 이 길로 돌아오렴.

 

 

경허 성우(鏡虛 惺牛)
근대 스님. 처음 이름은 동욱(東旭), 속성은 송씨. 본관은 여산. 전주 출신. 9세에 광주 청계사 계허에게 출가.
14세에 동학사 만화에게 경학을 배우고, 23세 때 동학사에서 개강하였으나, 31세 때 역병이 창궐한 마을을 지나다가 생사의 긴박함을 깨닫고 학중들을 해산한 뒤, 문을 닫고 좌선하여 묘지를 크게 깨달음.
32세에 홍성 천장암에서 용암 혜언의 법을 잇고, 그 후부터 도처에서 선풍을 떨치면서 가야산 해인사,금정산 범어사,금강산 마하연,설봉산 석왕사 등 여러 절에 머뭄. 59세에 강계,삼수 등지에서 자취를 감춘 후 머리를 기르고 유관을 쓰고 스스로 난주라 이름하다가, 갑산 웅이방에서 입적. 세수 67, 법랍59. 문하에 만공 월면. 혜월. 수월 음관. 한암 중원 등의 제자를 둠.

 

한없이 솟아나는

 

無窮山下泉
普供山中侶
各持一瓢來
摠得全月去


한없이 솟아나는
산 아래 샘물
이 산중 스님
모두 마시네
모두 바가지
하나씩 들고 와서
저마다 둥근 달을
건져 간다네.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 ∼1604)
조선 스님. 자는 현응(玄應). 속명은 여신(汝信). 묘향산(妙香山, 즉 西山)에 오래 있어 서산 대사라 함. 속성은 최(崔)씨. 안주 출신.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안주 목사(牧使) 이사증의 양자로 입적.
성균관에서 공부하다 진사과에 낙방하고, 지리산에 들어가 숭인(崇仁)에게 출가하여, 이후 영관에게서 법을 얻고, 30세에 승과에 급제하고 이어 선교양종판사(禪敎兩宗判事)의 지위에 오름. 이후 여러 곳을 유력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73세의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8도 16종 도총섭이 되어 승병을 모집, 왜적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움. 75세에 제자 사명 유정(四溟 惟政)에게 병사를 맡기고 묘향산 원적암에서 입적. 휴정은 좌선 견성을 중히 여기며 교종을 선종에 포섭함으로써 조선불교가 조계종으로 일원화되는 기틀을 마련함.
저서로는 선가귀감(禪家龜鑑)·선교석(禪敎釋)·삼가귀감(三家龜鑑)·청허집(淸虛集) 등 4권이 있음.

 

허공 가득_당 태전선사

 

虛空刀杖雨我身
村村節節割我體
我若不渡生死海
經不離此普提座

허공 가득 창과 칼
비 내리듯 퍼부어
이 몸이 조각 조각 부서져
먼지가 된다 해도
나고 죽는 생사 바다
건너지 못하면
끝내 보리좌를
떠나지 않으리!

 

 

무소유

晝日忘機坐
諸天花雨飄
生涯何所有
壁上掛單瓢


하루종일 모든 일 잊고 앉았노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네
내 평생 무슨 살림 있겠나
벽에 걸린 표주박 뿐일세

 

 

 

 

 

함월 해원(涵月 海源)
조선 숙종 17년(1691)에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영조 46년(1770) 80세를 일기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쇠잔한 진리의 등불을 지키며 교화를 폈다.
환성 지안선사의 의발을 이어받아 전한 당대의 선지식.

 

지극한 도(道)

春來依舊百花香
虛空境界豈思量
大道淸幽理更長
但得五湖風月在


허공경계를 어찌 생각하랴!
큰 道는 맑고 그윽하여
이치가 깊고 깊도다.
다섯 호숫가에 風月만 감돌면
봄이 오면 百花가 만발하리.

  -冶父 頌 中에서-

 

 

 

야보 도천(冶父道川)
생몰연대 미상. 남송대(南宋代) 스님, 속성은 적(狄)씨. 곤산(崑山)출신. 금강반야경송(金剛般若經頌)을 지음.

 

물감을 허공에


彩筆描空空不染
利刀割水水無

人心安靜如空水
與物自然無怨恩


물감을 허공에 칠한들
허공이 물들며
칼로 물을 끊은들
물이 끊기랴!
사람 마음 안정됨이
물과 허공과 같으면
무슨 물건 대한들
밉고 고움 있으랴!

 

 

나찬선사(懶瓚禪師)
명찬화상이라고도 함. 생몰연대 미상, 당대 사람, 북종(北宗)임.
崇山普寂에게 참학하여 법을 계승하였다. 湖南省의 南岳에 은거하였는데 그 모습이 세속의 일에는 관심이 없고 게을렀기 때문에 懶瓚ㆍ懶殘 이라고 불리워졌다.
天寶 초년(742년)에 南岳寺에 들어가 20년을 지냈다. 남악사에 있을 적에 李必이 그 절에서 은거하였는데 10년 후에 재상이 될 것을 예언하였다. 과연 이 필이 뒤에 예언한 대로 재상이 되었다. 大明禪師라고 시호를 받고 《남악나찬화상가》가 전해지고 있다.

 

원각산(圓覺山)

圓覺山中生一樹
開花天地未分前
非靑非白亦非黑
不在春風不在天


원각산 중에 나무가 생장하니
하늘 땅 생기기전
활짝 꽃이 피었다네!
그 꽃 푸르지도 희지도
검지도 않으나
봄 바람 하늘에도 있지 않다네!

 

 

함허 득통(涵虛 得通, 1376∼1433)
조선 스님. 함허는 실호(室號). 속성은 유(劉)씨. 21세에 관악산에 출가함. 무학 자초(無學自超)에게 득법함. 자모산 연봉사의 작은 암자에 머물어 함허당이라고 불림.
저술로는 원각경소(圓覺經疏) 3권·금강경오가해설의(金剛經 五家解說誼) 2권·현정론(顯正論) 1권 등이 있음.

 

깨달음의 시

 

金鴨香銷錦繡想
笙歌叢裏醉扶歸
少年一段風流事
只許佳人獨自知


비단휘장 안에서
향불 사루니
떠들석한 술자리
취하여 돌아가네!
보게나! 젊은이여
풍류놀이 오직
임에게만 알게 함인저
 

 

원오극근선사(1063~1125)
송대스님. 임제종 양기파. 자는 무착.
속성은 낙(駱)씨. 팽주(彭州) 숭녕(嵩寧)출신. 남송(南宋)의 고종(高宗)으로부터 원오 북송의 휘종(徽宗)으로부터 불과(佛果)라는 호를 받음. 유년에 출가하여 여러 곳이 고승에게 참학한 뒤, 오조법연의 제자가 됨. 후에 금산(金山)에 갔다가 병을 얻어 다시 법연 문하에 돌아와 법을 이음. 소각사·협산사·도림사에 머물면서 설두송고(雪竇頌古)를 문인에게 제창하고 수시·착어·평창했는데, 문인들이 이를 모아 벽암록을 엮음. 소흥(紹興) 5년 8월 입적. 세수 73.
시호는 진각(眞覺) 선사. 문하에 대혜 종고(大慧宗 ), 호구 소륭(虎丘紹隆) 등 100여인이 있음. 입적 후 제자 호구 소륭과 약평(若平)은 원오불과선사어록 20권을 엮었으며, 자문(子文)에 의해 불과원오선사심요(佛果 悟禪師心要) 2권이 편록됨.

 

가을밤(秋夜)

 

 

寂寂孤燈夜
僧閒磬自鳴
梧桐秋雨過
葉葉帶寒聲


고요한 밤 외로운 등잔
한가로운 스님
경쇄소리!
오동잎새
가을비 스쳐 가는데
잎새마다
차가움을 동반한 소리!

 

 

성기(性機)
중국 승려, 속성은 정씨, 자(字)는 혜림(慧林). 유학자로 40세에 출가하여 기원사에서 수행하였음.
순치(順治) 7년(1650)에 황벽산의 은원(隱元)에게 법을 받다.

 

금강승(金剛僧)_작자미상

老僧枕鉢襄
夢踏金剛路
蕭蕭落葉聲
驚起秋山暮


노스님은 
발우를 베개삼아
꿈속에서
금강산을 걷노라!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소리
깜짝 놀라 일어나니
가을 산이 저물어 오누나!

 

 

강머리에서 잠(宿江頭)

 

落雁下長洲
風帆歸遠浦
寒風秋夜雨
客宿暮江頭


떨어지는 기러기떼
바람 안은 배
먼- 포구로 돌아온다.
가을밤 찬비 내리는데
나그네
해 저무는 강가에
잠자리 드노라. 

 

성기(性機)
중국 승려, 속성은 정씨, 자(字)는 혜림(慧林). 유학자로 40세에 출가하여 기원사에서 수행하였음. 순치(順治) 7 (1650)년에 황벽산의 은원(隱元)에게 법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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