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인맥지도가 세상을 나눈다
SNS를 하는 사람 VS 안하는 사람
사생활 감시 아닌 감시 “새로운 빅브라더” 경고도
2004년 ‘한국사람 여섯 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내용의 논문으로 대한민국의 촌(寸) 관계를 수학적으로 정의 내린 연세대 사회학과 김용학(59)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 사회연결이론을 연구하는 ‘인맥(Connec tions) 전문가’. 지난 2003년에는 ‘한국 사회의 학연: 사회적 자본의 창출에서 인적자본의 역할’이란 논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연고’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정의 내린 바 있다. 김 교수는 2006년 싸이월드(SK커뮤니케이션즈)로 시작된 한국의 온라인 인맥 지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2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SNS와 관련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 인맥지도는 충분한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 마크 주커버그가 만든 페이스북의 국내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2월 2일 페이스북 관련 통계사이트인 소셜베이커스(www.socialbakers. com)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가 211만35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페이스북이 한국 시장 전면전을 선언, 지난 10월 중순 ‘페이스북코리아’를 설립하고 법원 등기를 완료한 데 이어 약 한 달 반 만의 성과다. 김 교수에게 페이스북이 폭발적인 선전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의 말이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종종 관찰합니다. 사람들은 연령 및 성별·직업 및 지위·신념 등이 비슷한 사람들과 더 가깝게 느끼거나 자주 접촉하죠. 비슷한 부류의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더 쉽게 할 수 있고 상대방의 행위를 예측할 수 있으며 신뢰를 발전시킵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유유상종한다는 것이죠.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무한한 확장성과 전파력
페이스북은 전세계 5억명의 사용자를 자랑한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출몰을 인쇄술에 빗대며 “세상은 1448년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에 버금가는 규모의 미디어 초기혁명을 겪고 있다”고 표현했다. SNS의 무한한 확장성과 전파력을 염두에 둔 말이다.
김 교수의 말처럼 ‘유유상종’하는 우리의 인맥관계가 무한 확장성을 가진 페이스북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까. “페이스북은 서로가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친구 관계를 맺는 시스템입니다. 싸이월드의 ‘1촌 맺기’와 유사하죠. 하지만 철저히 아는 관계 속 1촌 관계인 싸이월드와는 다르게 페이스북은 모르는 사이도 촌 관계를 맺도록 유도합니다. 가령 A가 B를 알고 B가 C를 알고 있습니다. 그럼 페이스북에서 A에게 이런 메일을 보내죠. ‘A님! B가 C를 알고 있습니다. C와 친구가 돼보시겠습니까?’ 이건 이제껏 한국에서 오프라인으로 맺어왔던 촌관계보다 더 큰 그림입니다. 깊이는 덜할지 모르지만 공통 분모만 있다면 관계의 무한 확장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A와 C가 친구가 되는’ 페이스북 시스템이 활성화될수록 이제 대한민국은 더이상 ‘6단계 인맥’이 아닌 3단계 2단계 인맥으로 좁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단순함과 개방성을 콘셉트로 가족·친구·직장동료 등 지인들과 교류하는 것이 한 페이지 안에서 가능하도록 해 인맥들로부터 빠른 응답을 이끌어냈다. 이런 기동성을 바탕으로 소위 ‘번개모임’도 쉽게 주선이 가능하다. 자신의 페이스북 ‘뉴스피드(글을 쓰는 곳)’에 공지사항을 띄우면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문장 밑에 표시된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이는 동아리 및 단체모임을 주선할 때 일일이 전화로 근황을 파악하거나 대답없는 메일을 기다려야 했던 번거로움을 한번에 해결해 주기도 했다.
공개성과 폐쇄성
페이스북 같은 무료 SNS가 한국에 본격 출몰하게 되면서 우리는 제2의 정보·인맥과의 홍수와 마주하게 됐고 이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현상과도 맞닥뜨리게 됐다.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라는 말이 있다. 영어 실력의 격차가 출세와 소득까지 결정한다는 사회적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영어는 지난 20여년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가정의 경제 소득 수준이 자녀 간 영어 능력 격차를 낳았고 영어 격차가 다시 빈부격차를 확대·재생산해 조기유학과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페이스북 역시 다를 바 없다.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안에선 무한한 관계 확장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인맥지도처럼 여섯 다리를 건널 필요도 없다. 인맥을 넓힐 뿐 아니라 선택할 수도 있다.
반면 페이스북 사용자의 확산으로 스마트폰·SNS 등의 공통분모가 없는 인맥들과는 쉽게 연결고리가 끊기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단 한 줄이라도 간단한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너무 친하지 않은 상대에게 전화나 메일로 안부를 묻는 것이 껄끄러운 사회가 됐다. 한국의 인맥 지도가 SNS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이른바 ‘페이스북 디바이드’가 시작된 것이다.
공개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소셜네트워크는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기에 너무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보여주고 싶은 만큼 보여줄 수 있고 노출 정도 역시 조절이 가능하다. 자유방임주의의 또 다른 사회이지만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는 단점도 있다.
우리는 페이스북에서 하고 싶은 말이 아닌, 할 수 있는 말을 한다. 감시 아닌 감시를 당하는 꼴이다. 직장 상사가 보게 될까봐 직장 얘기는 할 수 없다는 사소한 것부터, 과거 SNS에서의 대화로 인해서 구직이 취소되는 경우까지 생겼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SNS가 ‘반민주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SNS를 새로운 빅브라더의 탄생이라고 본다. 결국엔 국가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SNS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메일 전쟁 재점화페이스북, G메일에 맞서 이메일 서비스 개시
진화한 이메일 속속 내놓아
‘수영 여자 50m 평영 조별 예선 1조, 30분 전’.
수영선수 정다래의 팬인 회사원 서계남(29·서울 용산구)씨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수영경기를 놓칠까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네티즌이 ‘찜’한 경기를 시작 전에 이메일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 네이버는 ‘목 빠지게 기다리는 메일이 있으세요?’라는 문구를 앞세우며 챙겨야 할 이메일을 무료문자로 알려주는 ‘메일알림설정’을 선보여 중요한 이메일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1971년, 두 대의 컴퓨터가 3.5m가 떨어진 거리에 놓였다. 미국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레이 톰린슨이 한 컴퓨터로 ‘QWERTY’라는 의미 없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다른 컴퓨터로 잘 도착했는지 전자우편함을 확인했다. 이것이 이메일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40년이 흘렀다.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부터 실시간 채팅서비스 네이트온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심지어는 장문 문자메시지(MMS)까지 다양한 통신방법이 등장했다. 각종 매체들 때문에 그 존재를 위협받던 이메일이 새로운 서비스들과 융합하며 재도약을 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은 이메일 전쟁을 재점화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11월 15일 5억명의 페이스북 회원에게 ‘@face book.com’이라는 주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26) 최고경영자는 “이것은 이메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페이스북 메시징서비스의 특징은 “끊김이 없고, 즉각적이며, 실시간 대화”라고 설명했다. “메시징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만 하루 40억개의 메시지를 송수신합니다. 우리는 이메일의 다음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이메일에는 엄청난 스팸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친구한테 온 메시지를 가려낼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선보인 서비스의 프로젝트명은 ‘타이탄’이다. 타이탄은 휴대폰의 문자, 인터넷상의 모든 메신저서비스를 이메일과 한 화면에서 쓸 수 있게 해준다. 메시지가 수신함에 들어온다는 것은 이메일과 비슷하지만, 다른 웹사이트 서비스를 통합시켜 선보인다는 면에선 새롭다.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 이준구씨는 “페이스북 이메일은 사람 중심으로 통합된 메시징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핑퐁하는 식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P2P(Peer To Peer·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강력한 관계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팸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관점을 살짝 비틀었습니다. 관계망 중심의 관점입니다. 이 때문에 막강한 메시지 툴(tool)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47조4432억원’. 포털사이트 야후의 전성기 때 가치를 환산한 가격이다. 현재 야후는 구글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한때 대한민국의 포털시장을 주름 잡은 야후코리아도 토종포털사이트에 밀리는 가운데, 지난 11월 24일 삼성동 야후코리아사옥에서 최신 메신저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로운 야후메일은 의사소통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메일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연동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야후메일화면에서 트윗을 확인하고 사진이나 링크를 올려 공유할 수 있다. 네티즌은 “파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일화면에서 야후메신저 친구와 채팅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페이스북, 구글의 G메일과 비슷하다. 야후코리아 김대선 대표는 “사용자가 메일을 사용하든, 메신저를 사용하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든 자유롭게 야후메일에서 소셜네트워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야후코리아는 이메일서비스를 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중에 개방 폭이 가장 크다. 김광현 IT전문가는 “야후코리아가 전면개방을 통한 소셜허브(social herb)를 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야후의 전면개방전략은 야후 플랫폼을 활짝 열어젖힘으로써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윈도라이브든, 미투데이든 다 끌어안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고 야후에서 다 해결하세요. 야후에서 놀다가 다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지 마시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도 보시고, 필요하면 글도 올리시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다 갖춰놨습니다’ 이런 뜻이지요.”
미국 온라인 서비스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이 11월 14일 개선된 이메일서비스인 피닉스(Phoenix)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MS와 야후, 구글 등의 무료 계정으로 들어온 메일을 피닉스의 메일함으로 가져올 수 있는 호환성이 돋보인다. 첨부한 사진 파일을 미리 볼 수 있는 섬네일 기능도 추가됐다. 향후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메시지와도 연동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IT전문가들은 “AOL이 페이스북의 이메일서비스를 견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S의 이메일서비스인 핫메일도 지난 10월 이메일 개편을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들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원노트와 좀 더 유기적으로 연동된다는 것이다. 또한 웹저장 공간인 스카이드라이브와 연결돼 50MB의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이 같은 파일을 한 번에 200개까지 첨부해 보낼 수 있는 어마어마한 고용량 파일첨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스팸메일을 골라내느라 스팸 없는 다른 통신도구로 이탈하는 네티즌을 막기 위해 스팸을 일괄처리하는 스윕(sweep)기능도 추가했다.
심각한 스팸메일과 다른 매체들보다 신속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에 이메일무용론이 제기된 적이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문자로 소통이 가능하고 트위터나 네이트온 아이디가 있다면 얼마든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구글, 페이스북, 야후나 우리나라 포털사이트들은 왜 이메일기능을 강화하는 것일까. 이메일은 일시적 서비스가 아닌 통신규약(protocol)이기 때문이다. 이메일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메시지 전송 약속이기 때문에 주소만 알면 상대와 소통할 수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상대방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사용자가 아니라면 소통할 수 없는 것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인맥을 찾는 ‘파도타기’를 하다보면 상대방이 탈퇴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히게 된 것이다.
아이폰을 사서 처음으로 전원을 켜면 나오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중 이메일앱은 있지만 페이스북앱이나 네이트온앱은 없다. 안드로이드폰은 구글계정을 통한 이메일 사용이 기본이다. 이에 대해 박병근 IT전문 블로거는 “이메일은 여전히 핵심적인 소통의 도구라는 증거”라며 “포털사이트엔 서비스 이탈을 방지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40살이 된 이메일은 SNS와의 유기적인 연동과 기존 플랫폼과 융합을 통해 발전된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뒤처지고 싶지 않으면 ‘로그인하라’
4050을 위한 페이스북 입문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새 인맥을 쌓아가며 새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고 싶지만 40~50대 중년에게 SNS는 여전히 높은 벽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관련 정보와 기사가 인터넷에 넘쳐나지만 그들에게 SNS 첫 시작은 쉽지 않다. ‘SNS는 어렵다, 복잡하다’라는 선입견부터 걸림돌로 작용한다. 자녀 대부분은 부모가 SNS에 입문하도록 돕는 것을 귀찮아한다. 더 솔직히 말하면 자녀들과 그런 걸 배우기 위해 얼굴을 마주할 시간과 여유도 없다. SNS 입문 방법을 인터넷으로 배운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간단한 관련 검색도 익숙해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결론은 ‘SNS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트위터에는 초보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또 도대체 뭐냐’며 또 다른 벽을 느끼는 중년들도 많다. ‘말 많고 탈 많은 SNS’. SNS가 먼저 중년들에게 말을 걸어주는 법은 없다. 그렇다고 허세 부리는 SNS에 겁먹지 말자. 지금 인터넷 주소창에 ‘페이스북(www.facebook.com)’을 찍어보자. 세계 5억명이 사용하는 SNS계의 챔피언인 페이스북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키보드와 마우스 움직임을 귀찮아하지 않는다면 당신에겐 신세계가 열린다. 주간조선이 페이스북의 가입에서부터 친구요청까지를 6단계로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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