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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을 올바르게 새기다

醉月 2019. 5. 19. 11:42

<般若心經>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을 바르게 새기다

 <출처 :최진규 약초학교>

<반야심경(般若心經)>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는 글이 있다. 글자 그대로 새기면 눈도 귀도 코도 혀도 몸도 nf뜻도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여섯 글자로는 도무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한문은 말이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댓글이 있어야 한다. 그 뒤에 나오는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 댓글이다. 눈도 귀도 코도 혀도 몸도 뜻도 없다고 하는 것은 도무지 어법에 맞지 않아서 아무 말도 성립이 되지 않고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댓글인 형체도 소리도 향기도 맛도 촉감도 법도 없다는 글도 역시 말이 안 된다.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향기를 맡고 혀로 맛을 알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뜻으로 법을이라는 말은 성립될 수 없다.


 

한문은 댓글에 맞추어 새겨야 한다

 

나한테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든 음악이 소음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유행가 가사나 곡조를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미자의 노래가 곱다고 하지만 내 귀에는 악을 쓰는 소리로 들릴 뿐이다. 목소리가 아름다우면 그 사람 자체가 아름다운가? 향기가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은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향기는 살무사가 내뿜는 독에서 나는 향기다. 살무사는 뱀 중에서 독이 제일 세다. 독이 강할수록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는 것이다. 살무사는 한 마리씩 따로 떨어져서 살기도 하지만 수백 마리나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서 살면서 향기를 내뿜어 뭇 동물과 곤충들을 유혹하여 죽음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여 먹이로 삼는다.

수백 마리나 수천 마리가 되는 살무사 떼가 한꺼번에 독을 내뿜으면 모든 곤충과 동물들이 그 냄새에 취해서 모여드는데 살무사는 가만히 앉아서 그 동물들을 잡아먹는다.

산삼을 캐러 다니는 심마니들이나 약초꾼들은 죽고 나도 무덤이 없는 경우가 많다. 산에 산삼을 캐러 간 다음에 다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죽기는 죽었는데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덤을 만들 수가 없다. 시체를 찾아야 무덤을 만들 수 있는데 시체가 없으므로 무덤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살모사 굴 옆에는 온갖 동물과 사람을 비롯한 수십 개의 해골이 뒹굴고 있기 마련이다. 산삼이나 약초를 캐러 갔다가 마치 천국의 향기인 듯 아름다운 향기에 취해서 자기도 모르게 한발자국씩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살무사 굴에 빠져서 살무사의 밥이 되고 만다. 나도 세 번이나 살무사 향기에 취해서 살무사 구덩이에 빠져 죽을 뻔 했다. 깊은 산 속에서 온갖 동물의 해골바가지가 수두룩한 곳을 만나는 일이 있는데 바로 그 곳이 살무사 떼가 사는 소굴이다.

살무사가 내뿜는 향기는 아름답고 황홀하기가 천하 제일이다. 마치 천국에 온 것과 같은 향기다. 그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옥의 구렁텅이로 빠진다. 대부분의 향기라는 것이 다 그렇다.

향기라고 하는 것은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뿜어내는 물질이다. 이를테면 암캐가 수캐를 부를 때 내뿜는 것이다. 동물이나 곤충은 암컷이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서 페르몬을 내뿜는다. 수캐는 그 페르몬에 중독되어 죽음을 무릅쓰고 암캐를 따라가는 가는 것이다.

 

감각의 노예가 되지 말라

 

발정이 난 암캐가 페르몬을 내뿜고 있을 때 수캐를 풀어두면 온 동네 수캐가 다 암캐를 따라가 버린다. 암놈의 성기가 수캐의 성기를 물면 성기가 끊어져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마치 진흙으로 된 뻘에 장화를 신고 들어가면 발이 안 빠져서 못 헤어 나오는 것과 같다. 암컷이 성기를 세게 오므리면 성기 안이 진공 상태가 되어 아무리 세게 잡아당겨도 안 빠지는 것이다. 사람이 막대기나 장대로 때려도 안 빠진다. 억지로 빼내려고 잡아당기면 수컷의 성기가 끊어져서 죽는다. 수컷이 한 번 넣으면 못 빼고 암컷이 놓아주어야만 빠진다. 개가 교미를 할 때 대가리가 양쪽에 있으므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가 교미할 때 목에 올무를 매어 두었다가 교미가 끝나면 잡아먹는다. 수캐가 남의 동네에 암캐 향기를 맡고 왔다가 개장국 신세가 되는 것이다.

훌륭한 술의 향기는 얼마나 좋은가. 향기가 좋은 술일수록 독이 더 많은 것이다. 커피나 녹차 같은 것도 향기가 좋은 것일수록 값이 비싸고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것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독이 더 많은 것이다.

중국에 유명한 음식 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그 집에서 음식을 한 번 사서 먹으려면 700미터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그 가게는 음식점이 아니어서 거기에서 먹을 수는 없고 음식을 만들어서 일회용 그릇에 담아 포장만 해 주었다. 그런데 얼마나 맛이 좋은지 한 사람이 3-4일 동안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사서 갖고 간다고 한다. 무슨 음식이든지 한 시간만 지나면 식어서 맛이 없어져 버리기 마련인데 그 집 음식은 한꺼번에 사서 며칠씩 쌓아 두고 먹어도 맛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집으로 유명해졌는데 나중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그 음식에 무엇이 들었는지 조사를 해 보았더니 마약 성분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집의 주인은 공안국에 잡혀가서 공개 총살을 당했다고 한다. 이처럼 혀에 맛있는 것이 몸에도 반드시 좋은 것이겠는가.


 

맛이 좋은 음식이 건강한 음식은 아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훨씬 감각적이다. 그래서 곱고 부드러운 것을 좋아한다. 여자한테는 수시로 스킨십을 하고 만져 주고 무조건 예쁘다고 해 주고 사랑한다고 해 주어야 한다. 여자들은 남들이 보기에 좋으라고 뭇 남자들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고운 비단옷을 지어 입었는데 아무도 안 봐 주면 몹시 속이 상해서 견딜 수 없을 만큼 화가 난다.

그런 처녀들이 죽으면 원신(怨神)이 된다. 여자가 한 번도 섹스를 못 해 보고 죽으면 원귀(寃鬼)가 된다. 그래서 온갖 귀신 중에 처녀 귀신이 제일 무섭다. 한이 제일 많기 때문이다.

섹스의 촉감을 두고 삼매경이니 섹스 오르가슴이라고 한다. 촉감으로 인해 쾌감을 느끼는 것인데 그렇다면 기생과 섹스를 할 때 촉감이 제일 좋지 않겠는가. 그 촉감에 미혹되어 섹스에 탐닉하다 보면 패가망신하기 마련이다. 촉감이 좋다고 해서 그 사람 전부가 좋은 것은 아니다.

눈으로 봐서 아름답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한 색은 아니다. 잘 생긴 제비족들이나 기생오라비한테 기생들이 오빠! 오빠!’ 하면서 따른다.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남자한테 오빠부대가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처럼 눈으로 보기에 예쁜 것, 몸매가 예쁜 것, 얼굴이 예쁜 것을 좋아하고 귀에 애교를 떠는 고운 소리를 모든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지만 그것이 다 진실한 것이 아닌 것이다.

 

겉이 좋다고 해서 것이 속도 좋은 것은 아니다

 

나는 환자의 골상(骨相)을 보고 나서 약을 준다. 더러 골상이 흉악(凶惡)해서 병을 고쳐 주면 나쁜 짓을 하면서 살 것이 틀림없으므로 절대로 고쳐주면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한테는 진단을 하는 척 하면서 증상을 거꾸로 말해서 스스로 물러가게 만든다. 이를테면 머리가 아파서 온 사람한테 발가락이 아파서 고생이 많으시겠다고 하고, 배가 아픈 사람한테는 머리가 아파서 얼마나 고통스럽습니까? 하고 묻는다. 그렇게 일곱 가지 엉터리 진단을 미리 정해 놓고 하나씩 차례대로 말해 주면 여섯 가지를 말하기도 전에 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각났다고 하면서 일어나서 가 버린다.

진맥을 하는 척 하면서 증상을 정반대로 말해 주면 내가 병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일부러 오진을 한 것처럼 일곱 가지를 말하는 동안에 나가 버리지 않는 사람을 아직까지 한 번도 못 보았다. 그 사람들은 갑자기 약속이 있다고 하고 밖에 나가서는 일생 동안 나를 욕할 것이 틀림없다. 누구한테나 나를 진짜 형편없는 돌팔이라고 할 것이다. 싫은 사람을 억지로 내쫓을 수는 없고 일부러 밉게 보여서 제 발로 떠나게 하는 것이다.

눈으로 어떤 것을 봐서 그것이 아무리 아름답게 보이더라도 그것이 참된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천하일색(天下一色)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선(至善)한 것은 아닌 것이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아무리 고운 소리를 낸다고 해도 그것이 깨달음을 얻은 소리는 아닌 것이다.

불구사심(佛口蛇心)이라는 말이 있다. 말은 부처님처럼 하면서 마음은 뱀과 같다는 뜻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은 진실한 속마음을 나타낸 말이 아니다. 웃는 모습 속에 칼이 감추어져 있다. 그것을 소리장도(笑裏藏刀)라고 한다.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남을 해칠 사람은 꼭 상대한테 먼저 아첨을 한다.

기생들은 갖은 웃음을 짓고 교태를 부려서 남자를 유혹해서 남자가 가진 재물을 홀랑 벗겨서 제가 다 먹어 치운다. 기생들의 웃음은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가! 술집 여자들은 얼마나 예쁘게 옷을 차려 입고 화장을 해서 몸을 단장하고 남자를 홀리는가. 목소리를 아름답게 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며, 얼굴을 예쁘게 보이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돈을 들이며 연습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

여자들은 누구든지 제 얼굴에 반해서 거울을 보고 있는 시간이 제일 많다. 맛있는 음식과 술로 사내들을 유혹하려고 얼마나 많은 꾀를 내고 돈을 들이며 몸을 치장하는가. 살을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게 하여 남자들의 이목구비설신(耳目口鼻舌身)을 점령하려고 얼마나 애를 많이 쓰는가.

눈으로 보기에 천하일색이라 해도 그런 여자가 선량한 것도 아니고 깨달음을 얻은 것도 아니다. 여자한테 시간이 있느냐?’고 물으면 여자는 시간이 넉넉하게 있으면서도 거짓말로 시간이 없다고 하고 바쁘다고도 뺀다. 이처럼 말은 아름답다고 해서 다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말을 듣고 판단하면 안 된다.

눈으로 색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며, 몸으로 촉감을 느낀다. 이 다섯 가지의 감각을 오감(五感)이라고 한다.

 

六根은 틀렸다 五感이라고 해야 한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과 색성향미촉(色聲香美觸)은 댓구가 잘 맞다. 그런데 의()와 법()은 전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억지로 말을 만들면 뜻으로 법을이라는 말이 되는데 이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이다.

이 문장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그런 뜻도 법도 없다로 해야 한다. 불가(佛家)에서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육근(六根)이라고 해서 여섯 가지 감각과 그 감각기관으로 보지만 그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의 댓글이 법()이므로 그럴 뜻이나 의미가 없다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

눈으로 보기에 예쁜 것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것이 좋을 것이라는 법도 없다.’ ‘향기가 좋은 것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고 그것이 좋다는 법도 없다.’ ‘맛이 좋은 것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것이 몸에 좋다는 법이 없다.’ ‘귀에 듣기 좋은 소리가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것이 좋다는 법이 없다.’ ‘촉감이 좋은 것이 실제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것이 좋은 것이라는 법도 없다.’ 이런 식으로 풀이를 하면 그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육근이 아니라 오감(五感)이나 오근(五根)이 옳다. ‘()와 법()’뜻으로 법을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 된다.

반야심경에 무명(無明) 역무명(亦無明)이라는 말이 있다.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는 좋아 죽겠다고도 한다. 나는 죽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은 주술이다. 죽겠다는 소리를 많이 하면 정말로 죽게 된다. 무엇이든지 말대로 되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죽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불길한 말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말끝마다 죽겠다는 말을 붙인다. 좋으면 그냥 좋다고 하지 왜 좋아 죽겠다고 하는가.


 

없을 가 두 개 붙어 있으면 절대로라는 뜻이다

 

무명에 빠졌다고 하는 말은 잘못이다. 없을 무()자가 두 개 나란히 붙어 있으면 무, 무로 띄어서 읽어야 한다. 밝은 것이 없으면 무명 곧 어두운 것이다. 깜깜한 것이 무명이다. 불을 끄면 무명이다. 밝은 것이 없으면 무명이다.

그런데 무무명(無無明)’이라는 말은 밝은 것도 없고 어두운 것도 없다는 뜻이니 도무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 뒤에 나오는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촛불이 아니다. 촛불은 주변을 밝히지만 사람을 밝게 하는 것은 수행이다. 사람은 수행을 통해 밝게 할 수 있다.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은 밝히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이 세상 삼라만상의 모든 이치와 도리,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밝혀내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무무(無無)는 없고 없다는 뜻이 아니다. 없을 무()를 두 번 반복해서 쓰면 절대로라는 뜻으로 강조하는 말이다. ‘무무명(無無明) 역무무명진(亦無無明盡)’을 그 앞에 나오는 글들과 맞추어서 바르게 풀면 이 세상에 밝혀내지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거늘 색성향미촉에 빠진 어리석은 중생들은 밝혀내지 못한 것이 한도 끝도 없겠구나하는 뜻이다. 다할 진()은 무진장, 한도 끝도 없다는 뜻이다. 무진(無盡)은 다함이 없다, 끝이 없다는 뜻이다. 역시 중생들은 눈으로 봐서 아름답고 귀로 들어서 좋고 코로 맡아서 향기로우면 그것이 진실이고 진리인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기생들은 피부를 곱게 하고 목소리를 아름답게 하는데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데 그 아름다움이 참 아름다움은 아닌 것이다. 요리사들은 음식의 맛을 내는 데 목숨을 걸고, 많은 사람들이 맛이 좋은 음식을 찾아서 다니는데 음식의 본질은 맛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지니고 있는 효능에 있는 것이다. 맛이 좋다고 해서 몸에도 다 좋겠는가?

 

오감에 빠지면 본질을 깨우칠 수 없다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세계에 빠져 그것만을 좇고 따르다 보면 그 본질이 되는 진리를 밝히지 못한다. 음식에서 맛과 향이 전부이고 맛이 좋은 음식이 제일인 줄 알면 무조건 맛있는 것만 먹으려고 할 것이고 진짜 좋은 음식이 어떤 것인지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다.

여자는 살결이 권력이라는 말이 있다. 여자가 얼굴이 고우면 마음씨가 어떻든지 상관없이 황후나 귀빈이 되거나 재벌이나 권력자의 첩이 된다. 아첨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생을 거기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밝혀내지 못할 것이 한도 끝도 없게 된다는 뜻이다.

색성향미촉에 빠지지 않으면 밝히지 못할 것이 한도 끝도 없구나 내지는 그리고 라는 뜻으로 다리 역할을 하는 말이다.

무노사(無老死)늙어서 죽는 것도 없다는 뜻으로 새기면 잘못이다. 이 세상에 모든 형체 있는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 다만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늙어 죽는 것도 없고라고 해석하는 것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늙고 병들고 죽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밝은 것도 없고 늙어 죽는 것도 없다는 식으로 석가모니가 일부러 말을 어렵고 헛갈리게 한 것이겠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한문은 댓글을 찾아서 대조하여 새겨봐야 정확한 뜻을 알 수 있다. 역무노사진(亦無老死盡)이 댓글이다. 댓글을 찾아서 그 옆에 나란히 써 보면 그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댓글은 글자 수가 늘 같다.

 

우리는 이 세상에 배우러 왔다

 

우리는 이 세상에 학생으로 온 것이다. 대통령도 영의정도 노동자도 모두 학생으로 와서 공부를 하던 중에 심심하다 보니 대통령도 하고 영의정도 하고 사업가도 되어 보고 하는 것일 뿐이다. 이 세상에 온 모든 사람은 모두 학생 신분으로 배우러 온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깨우우지 못하면 인생을 헛 산 것이다. 재물과 권력 명예 같은 것은 모두 두고 가지만 오직 깨우친 것은 갖고 간다.

역무노사진은 밝혀내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헛되이 늙어 죽을 일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와서 무엇인가 바른 것을 배우고 가면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세월 동안 깨달아서 밝혀내지 못할 것이 없는 사람은 일생을 헛늙어 죽을 일이 없지만, 이 세상에 올 적마다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에 빠지면 아무것도 밝히지 못하고 가는 것이 되기 때문에 헛늙어 죽기가 한도 끝도 없다고 한 것이다. 우리는 한 생에서 밝힐 수 있는 모든 것을 밝혀야 삶이 헛되지 않는 것이다.

그 뜻을 깨우치지 못하고 글을 읽으면 천만 번을 읽어도 헛짓일 뿐이다. 수없이 많은 학자와 큰 깨우침을 얻었다고 하는 승려들이 이 간단하고 쉬운 것을 올바로 풀이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엉터리로 풀이한 것들을 보면 웃지 않고서는 배길 수가 없다. 대체 이 세상에 석가모니와 달마 조사 이후로 깨달음을 얻은 승려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