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동군 `귀신잡는 해병대`의 현실
국가전략기동군으로 육성되고 있는 해병대 1사단은 해병대 사상 최초로 미군의 도움없이 단독으로 사단급 상륙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 훈련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단독 수행에 따른 해병 단독 상륙능력을 제고해 보며, 이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전력확보를 하기 위한 시험장 이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10월 27일 오전 8시에 포항 인근의 독석리, 화진리 해안 등 2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상륙훈련은 해군함정 10여척, 헬기 40여대, 수송기 등을 육해공군으로 부터 지원받고, 해병대 1사단이 보유하고 있는 70여대의 KAAV-7상륙돌격장갑차 등 거의 모든 가용자산을 총 동원한 훈련입니다.
또 민간 페리 여객선 1척을 동원하여 유사시 민간자원의 상륙작전 효용성 여부도 제고해 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사진과 함께 해병대의 효용성과 개선점에 대해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병대는 국가전략기동군이라는 거창한 칭호와 함께 대한민국 전사에 길이 빛나는 혁혁한 전공을 세운 부대이기도 하며, 외국에서도 인정하는 강군입니다.
특히 6.25 때 통영상륙작전에 이은 마산진동리 전투 등에서 인민군을 격퇴해 UN군이 부산으로 들어올 시간을 벌어준 일은 유명합니다. 이는 낙동강 방어선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결정적 요인이기도 합니다.
또한 베트남전에서는 현재의 해병대 2사단인 청룡부대가 참전하여, 해외 언론으로 부터 "이 전쟁을 한국군에게 단독으로 맡겼다면 승리 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찬사를 듣게 했으며, 1개 중대로 적의 연대병력을 격파한 짜빈동 전투 등 수많은 전공을 세웠었습니다.
▼대항군 역을 맡은 해병1사단 병력들의 숙영지.
청룡부대는 현재 해병2사단으로 확대 개편되어 서울의 옆구리라 할 수 있는 김포, 강화 등지에서 육군 2~3개 사단 정도의 방어 섹터를 담당하고 있으며, 해병 1사단은 포항에 주둔하며 상륙전문부대로 육성 되었습니다.
해병 1사단이 포항에 있다는 그 존재 이유만으로도 해병대의 상륙을 두려워한 북한군의 2개 군단급 병력을 함경도에 묶어 두는 전력분산 효과를 가져오고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효용성 높은 부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해병1사단 소속의 K-1전차가 해안에서 참호를 파고 대항군 역을 맡고 있습니다. 조공인 화진리 상황은 알 수 없고, 주공인 독석리 해안에 대항군은 3대의 K-1전차와 1대의 K-200장갑차를 배치했습니다.
육·해·공·해병대 등 4군 체제인 미군과 달리 우리 군은 육·해·공 3군 체제입니다. 원래는 4군 체제 였지만, 해군으로 편입된 후 부터 해병대의 위상이 많이 축소 되었다는 평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예산배정 문제에 있어서, 중장이 사령관인 해병대는 우선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다는 평을 많이 받습니다.
군부내 가장 방대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육군에 비해 10%도 안되는 병력규모의 해군. 그 해군 중에서도 하나의 사령부에 불과한 해병대는 누가봐도 예산배정의 힘겨루기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것 같습니다.
▼800톤급 민간 카페리 한척이 임대되어 이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우리 해병대는 아쉽게도 전력도 2위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해병대의 원래 가치인 후방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군은 전차와 병력을 해안에 상륙할 수 있는 LST라는 상륙함을 보유 하고 있습니다. 현재 6척의 LST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2척은 1944년에 생산된 상륙함입니다. 6.25의 흥남철수작전때도 사용된 함들로써, 올해말 퇴역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형함들이 퇴역하면 해군은 1993년~1999년사이에 취역한 4,300톤급의 고준봉급 LST 4척만 보유하게 됩니다.
▼드디어 LST들이 상륙돌격장갑차를 뱉어내기 시작합니다. 진수한 상륙돌격장갑차들은 해안방어부대의 포사격거리 밖에서 대형을 짜기 시작 합니다.
고준봉급 LST는 최대 280명의 상륙군과 700톤의 장비를 수송 할 수 있습니다. 4척의 고준봉급 LST가 있으니, 해병대는 단독으로는 한번에 1,120명의 해병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상륙돌격장갑차 KAAV-7은 무게가 28톤 이지만, 덩치가 있으므로 최대 10대 정도만 수송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1개 사단에 80대 가량의 상륙돌격 장갑차와 수천명의 상륙군을 보유한 해병대는 계산상으로 우리군이 단독으로 상륙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거기다 무게가 50톤이 넘는 전차와 전차를 보조할 K-200장갑차는 또 어디에 싣고 상륙을 할까요?
▼총 7파의 대형을 구축 한 후, 전진하기 시작한 KAAV-7 장갑차들은 대항군 전차의 유효사정거리 내에 진입하면서 일제히 연막을 피워올리기 시작합니다.
해군은 해병대의 상륙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준배수량 13,500톤의 독도함급 LPH 3척 건조를 계획했습니다. 이름하여 LPX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추진된 이 독도함급 대형수송함은 내부에 시속 45노트의 속도에 K-1전차 1대를 싣고 해안까지 돌격 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 2척과 대대급 병력인 700명정도의 상륙군과 10 여대의 헬기등을 탑재 할 수 있어서, 수평선 너머 적의 사정거리 밖에서 헬기를 통한 공중강습, 공기부양정을 통한 전차와 상륙군의 급속돌격 상륙 등을 수행 할 수 있는 강력한 수송함입니다.
▼KAAV-7상륙장갑차가 사정거리 내로 접근하자, 해안에 배치된 적 전차도 일제히 사격을 개시합니다. 이때 만약 사격통제장비가 우수한 전차라면 방어력이 약한 상륙장갑차는 나약한 사냥감에 불과할 것입니다.
3척이 계획되어 동서남해의 가장 끝 영토인 독도, 백령도, 마라도 등으로 이름까지 만들어 놓았던 독도함급 LPH는 국방개혁2020에 의해 1척으로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또한 설상가상으로 해군은 상륙수송함인 독도함에 기함설비를 탑재해 기동함대의 기함으로 쓰겠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애초에 상륙수송함으로 잉태한 독도함은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바뀌어 기동함대의 일원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그러나 비슷한 크기인 일본 해상자위대의 16DDH가 철저히 대잠구축함으로 설계된데 반해, 독도함은 상륙함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기동함대와의 전투임무에는 맞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속력 입니다.
▼때를 맞춰 아군 해군전투함들의 함포사격이 시작 되었습니다.
KD-2, KDX-3 등의 구축함들의 속력이 시속 30노트인데 반해 독도함의 최고속력은 시속 23노트에 불과합니다. `7노트의 속도차이 가지고 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 줄로 압니다.
그러나 해군함대의 대잠전투훈련을 참관해 봤던 저는 최고속도와 순간가속력이 전투함의 생존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똑똑히 체험했습니다. 적 잠수함이 어뢰공격을 시작한 상황에서, 대잠 장비가 전혀 없는 독도함이 함대의 일행이라면 아군 구축함들이 독도함을 보호하기 위해 최고속도로 가속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해군 구축함들은 디젤엔진과 가스터빈 엔진을 같이 탑재하여, 시속 16노트 정도의 속도로 순항을 하다가 비상사태가 생기면 즉시 가스터빈 엔진을 가동시켜 순식간에 최고속도로 가속해 적을 추격하거나 어뢰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그 가속시간은 체 1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릅니다.
그러나 독도함이 같이 있으면 독도함만 놔두고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대잠소나도 없고, 대잠미사일, 대잠어뢰도 없고, 속도도 느리고, 가속도 느린 독도함은 함대 전체를 치명적인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F-5전투기들이 나타나 폭격을 하고 있습니다.
독도함은 해병대에 돌려줘야 합니다. 국방개혁2020에 의해 삭감된 나머지 두 척의 LPX를 살려서 연대급 상륙군을 일거에 상륙시킬 능력을 가진다면 더 좋겠지만, 하나 있는 독도함이라도 상륙작전에서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는 이번 훈련 참관을 통해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해군소속의 해병대에 독도함을 돌려준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겠지만, 독도함의 임무를 수송과 상륙에 국한시켜야지, 이 독도함을 지금 계획처럼 기동함대에 배속시킨다면 기동함대의 작전능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봅니다. 헬기를 많이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수송함으로 설계된 독도함의 능력은 기동함대에게는 `계륵` 입니다.
▼상륙군의 포격을 견디지 못한 전차가 후퇴를 시작 합니다.
더 기가 막힌 일은 독도함에 탑재할 헬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헬기상륙모함(LPH)으로 분류되는 독도함에 정작 헬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십니까? 예산도 계획도 없는 형편 입니다.
총 6조원 가량의 예산으로 2011년부터 한국형 헬기를 245대 개발,생산 한다는 KHP프로젝트에도 해군수송헬기는 없습니다. 해군내에도 해병대용 강습수송헬기를 구매한다는 사업팀이 없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습니다. 전쟁중에도 이번 훈련처럼 육군헬기들이 와서 지원해 준다는 계획일까요?
▼대항군을 상징하기 위해 K-1전차에 붙여 놓은 붉은 별이 무척 어색해 보입니다.
이번 훈련은 원래 10월 24일에 열리기로 했고, 육군항공의 헬기들은 25일까지 지원배속이 되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24일에 예정딘 훈련을 하지 못했지요. 그렇지만 정부의 강력한 홍보의지 때문인지, 육군헬기들은 27일 훈련까지 남은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도 그렇게 친절할까요? 날씨가 나빠서 해병대 상륙작전 못했으니, 계속 헬기 해병대에 놔두면 어딘가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육군 지원작전은 누가 하나요? 고지에서 포위되어 있을 육군 중대의 보급물자는 누가 수송해 줄까요? 적 후방에 침투하여 작전해야 될 특공부대들은 누가 실어 줄까요? 모두 해병 상륙작전 이후로 미뤄야 될 형편 입니다.
▼배기가스에 연료를 혼합해 연막을 피울 수 있는 독특함 시스템의 KAAV-7. 적 방어군의 후퇴와 함께 헬기를 통한 후방강습부대들이 진입합니다.
해병대는 1개의 연대가 육해공의 입체 작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부대 입니다. 단기 의무복무병으로 이루어진 부대가 이렇게 육해공 입체 작전능력을 가진다는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케이스입니다.
1개 대대는 해안선 후방에 공중강습하여 교란 작전을 펼치고, 1개 대대는 돌격 상륙을 하고, 1개 대대는 기습상륙을 하여 배후를 칠 수 있는 능력. 전차, 장갑차 등의 기갑세력으로 적의 주방어선을 종심돌파 할 수 있는 능력. 수중, 수상, 공수, 공정, 기갑, 산악전 능력 등을 두루 익히서 어떤 상황에서도 상륙작전을 성공 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훈련 받고 있습니다.
▼코브라 공격헬기 편대가 날아와 적 방어선을 공격합니다. 그러나 우리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AH-1F코브라는 엔진이 하나뿐인 단발 헬기로써, 교리상 바다에는 나갈 수 없습니다.
역시 이 코브라 헬기도 육지쪽에서 나타나 해안선 안에서 한바퀴 선회하고 사라졌는데, 실전이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요. 해병대 또는 육군에 바다바람을 견딜 수 있는 쌍발 공격헬기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 입니다.
그러나 우리 해군과 해병대에는 기동헬기가 없기 때문에 육군이나 미군의 도움 없이는 해병대의 입체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일본과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해병대를 명실 상부한 국가전력기동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병항공단의 창설이 시급합니다.
저는 우리군의 모든 전력투자 사업 중에서 해병항공단 창설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전력상승 요인을 가져 올 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CH-47치누크 헬기들이 K-4고속유탄발사기 등을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노태우 前대통령이 북방외교를 펼칠때 소련에 빌려준 차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련은 망하고 말았고, 소련의 채권, 채무를 모두 승계한 러시아는 경제난을 이기지 못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버렸었지요.
그러나 러시아는 나중에 현금이 아닌 무기로 차관을 갚겠다고 했습니다. 그 조건은 무기가격 중 50%는 차관에서 상계하고, 나머지 50%는 공장가동을 위한 자금으로 현찰로 받는 것입니다. 그것을 `불곰사업`이라고 하는데, 우리정부는 이 불곰사업을 통해서 그동안 T-80U전차, BMP-3장갑차, 무레나 공기부양정, 이글라 지대공미사일, 메티스M 대전차 미사일, KA-32헬기 등을 도입했습니다.
▼연막을 피워올리며 해안선으로 접근 하고 있는 KAAV-7상륙돌격장갑차.
이자가 불어 총 20억달러에 달하던 것을 작년에 이자는 깍아줘서 현재 13억 3000만 달러의 차관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50%만 차관에서 상계하기 때문에 우리군은 총 26억6000만 달러의 러시아 무기를 구매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군 입장에서는 달가운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미국 무기에 익숙해 있고, 한미연합작전의 효율성을 위해 미국제 무기가 더 능률적인 수 밖에 없는 우리군의 입장상, 새로 교리를 개발하고 훈련해야 하는 러시아 무기는 거북한 것입니다. 그래서 각 군은 서로 이 러시아 무기를 떠맡지 않고 싶어 합니다.
▼드디어 상륙에 성공한 제1파의 KAAV-7. 그 뒤로 제2파, 3파 등 후속 제파들이 보입니다.
그 러시아 무기 중 저는 KA-32헬기를 주목합니다. KA-32헬기는 러시아 해군의 주력 헬기로써, 대잠, 기동, 수송, 조기경보 등 많은 버전으로 개량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불곰사업으로 수십대가 수입되어 공군의 탐색구조헬기, 산림청의 소방헬기, 해양경찰의 구난기동헬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KA-32헬기는 러시아 해군의 주무대인 최악의 기상조건인 북극에서도 원활히 운용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바다에서의 비행능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약 2톤 가량의 물자를 견인 할 수 있고, 10명 이상의 무장병력을 탑승 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IAI사에서 개량을 하여 피아식별, 통신, 데이터링크 등에서 미군과의 연합작전에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상륙훈련 당일 인원수송임무를 하고 있던 KA-32헬기.
이 KA-32헬기의 가격은 대당 500만 달러(약 50억원) 입니다. 이 가격은 이스라엘제 항전장비로 개조 하는 것과 일정량의 소모부품을 포함한 가격입니다. 동급인 미국의 주력수송헬기인 UH-60블랙호크에 비해서는 약 30%의 가격. 국산품이라는 탈을 쓰고, 유로콥터의 헬기를 개조, 생산하는 KHP사업의 헬기가격에 비해서는 약 5분의 1수준입니다.
더구나 KHP헬기는 수송능력이 KA-32와는 비교가 안되는 소형헬기 입니다. KHP는 7명 정도의 무장병력을 탑승시켜서 한개 분대 무장 병력을 동시 탑승시킬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KA-32는 한개 분대를 동시에 탑승시키고도 아래에 �차 하나를 메달고 적진에 날아갈 수 있는 헬기입니다.
▼상륙에 성공하여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KAAV-7.
또한 공격형 모델로는 동체 양쪽에 프레임을 설치하여 20연장 80mm 로켓포드를 총 4개 장착할 수 있습니다. KA-32 공격형 한대가 총 80발의 80mm로켓을 장착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정규공격헬기처럼 정교한 공격능력은 없지만, 80발의 80mm로켓이라면 대충 갈겨도 엄청난 면적이 초토화 될 분량인 것입니다.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미해병대처럼 해병대 전용으로 AH-1Z바이퍼 공격헬기를 사 줄 리도 없는 마당에 우리 해병대도 이런 쪽으로 눈을 돌려 보았으면 하는 생각 입니다.
이번 상륙훈련처럼 공격헬기의 지원 없이 어떻게 돌격상륙을 하겠습니까. 이번 훈련처럼 적군이 겨우 1개 소대의 전차만 상륙지점에 배치해 둘까요? 북한은 우리 해병1사단의 상륙을 견제하기 위해 2개 군단을 함경도에 배치했을 정도입니다.
▼필자도 처음 본 구난상륙장갑차.
해병대는 3개의 항공수송대대와 1개의 공격헬기대대 등으로 구성된 항공단 보유를 희망합니다. 즉 기동헬기 108대와 공격헬기 36대 분량입니다. 그러나 우리 여건상 대당 2,500만 달러(약 250억원)에 달하는 KHP헬기와 4,000만 달러(약 400억원)에 달하는 AH-1Z바이퍼 공격헬기를 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 합니다. 저 모델들로 저 규모의 항공단을 꾸민다면 약 4조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는데, 우리 여건상 해병대에 그정도의 돈이 투자 될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KA-32로 해병항공단을 만든다면 2,700억원이면 가능합니다. KA-32 108대만 사고 공격형은 일부 기체에 로켓포드를 장착하여 1개 대대당 8대 정도를 운용한다면 충분하리라 봅니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로켓포드를 장착하고도 병력수송을 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상륙 후 각자 맡은 지점으로 돌격하고 있는 KAAV-7장갑차들.
왜 2,700억원일까요? 한대 당 500만 달러(약 50억원)의 KA-32헬기 108대면 총 5억4,000만 달러(약 5,400억원) 입니다. 그러나 불곰사업비로 50%를 충당하기 때문에 실제 들어가는 현금은 2억 7,000만 달러입니다. 즉 2,700억원이지요.
이 2,700억은 육군이 2011년부터 배치할 XK-2전차 약 28대. 해군이 내년부터 배치할 PKX차기고속정 약 4척. 공군이 배치하고 있는 F-15K전투기 약 2대반 가격 입니다.
육군의 전차대대 1개 가격도 안되는 비용으로 해병대는 3개의 헬기대대로 이루어진 한개의 항공단을 만 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생기는 결과인 것입니다.
▼각자 맡은 지점으로 돌격한 KAAV-7은 보병을 쏟아내기 시작 합니다. 뒤에는 훈련에 임하는 해병대원들 만큼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차피 육·해·공 3군 모두 싫어하는 불곰사업 할당분량. 이 할당량을 해병대에게 모두 넘겨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육·해·공군은 불곰사업의 부담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나라는 빚을 받을 수 있어서 좋고, 해병대는 숙원사업인 항공단 창설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해병대원들. 이때가 실전에서는 가장 위험한 순간일 수 있겠습니다. 구축함 1척, 초계함 1~2척 등의 지원과 단 2대의 AH-1F코브라 공격헬기, 1개 편대 정도의 F-5전투기 화력지원등만 가지고 해안선의 방어가 모두 무너진 상황인데, 만약 이때 북한의 고물 전차인 T-55라도 한대 살아 있는 상황이라면 방어력 약한 이 KAAV-7은 거의 학살에 가까운 사냥을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상륙장갑차에서 하차한 해병대원들이 엄폐하며 적과 교전하고 있습니다. 사단급 상륙작전이라고는 하지만, 항공지원규모, 함정 지원규모 등을 떠올려보면 우리 주변국인 북한, 중국, 일본 등 세계정상급의 군대를 적으로 상정한 훈련이 아닌, 어디 아프리카나 남미의 군사력 약소국을 대상으로 훈련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교두보를 확보한 상륙군은 즉시 지휘부를 꾸립니다. 지휘장갑차가 야전 지휘소를 가동하는 모습입니다.
▼각자 위치로 돌격해서 적과 교전하고 있는 KAAV-7상륙돌격장갑차들. 멋있는 장면일 수 있겠지만, 제 눈에는 너무나 위험천만한 장면 이었습니다.
KAAV-7상륙장갑차들은 증가장갑을 부착하여 겨우 북한군의 14.5mm 기관총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북한군 전차 중 가장 낮은 급인 T-55전차 하나만 남아도 그 전차의 탑재 포탄 수량만큼 우리 장갑차들이 파괴될 처지 입니다. 전차 뿐만 아니라 북한군이 분대당 1~2정 보유하고 있는 RPG-7로켓에도 무방비 상태이지요.
이 위험한 장면을 안전하게 바꿀 수 있는 길은 바로 K-1전차를 상륙돌격장갑차들과 동시에 상륙시키는 것입니다. 전차가 상륙하면 적은 패닉 상태에 빠집니다. 요행히 살아남은 적의 중화기는 전차의 공포앞에 무력하게 무너지거나 항복을 할 것이고, 상륙장갑차에서 하차한 해병대원들이 전차를 보호하며 훨씬 수월하게 적을 제압 할 것입니다.
K-1전차를 상륙장갑차들과 동시에 상륙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독도함 후미 도크에 있는 2척의 공기부양정입니다. 1척당 1대의 K-1전차를 수송할 수 있으니 한번에 두대의 K-1전차를 해안에 상륙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대의 전차가지고 무엇을 하겠습니까. 한번에 6~8대의 전차가 상륙을 할 수 있어야 적에게 공포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돌격상륙이 마무리 되고 해안선을 장악했다는 가정하에 후속 주력부대들이 상륙을 합니다.
1999년에 취역한 LST-685성인봉함이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국군 최대의 상륙작전이라 하길래 내심 4척의 고준봉급 상륙함 전체가 해안에 접안하여 K-1전차와 상륙군을 내려 놓을 줄 알았는데, 기대는 무산되며 이렇게 단 한척의 상륙함이 이런 시나리오로 상륙된다는 정도만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성인봉함은 총 8대의 K-1전차를 상륙시켰습니다. 그러나 돌격상륙을 마친 후, 이런 행정상륙 상황에서 비로소 K-1전차가 등장한다는 것은 심각한 결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허약한 KAAV-7장갑차들이 사투를 벌이며 해안선 정리를 다 해놓은 상태인 것입니다. 실전이라면 70여대의 장갑차 중에서 과연 몇대가 살아 남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K-1전차가 KAAV-7장갑차들과 같이 상륙한다면 훨씬 빠르게, 훨씬 적은 피해로 해안을 장악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상륙장갑차들을 상륙지까지 수송하고 나면 단 1척의 LST만 남는 우리 해병대. 국가전략기동군 `귀신잡는 해병대`의 현실입니다.
▼독도함을 기동함대의 기함으로 쓸 것이 아니라 태생 그대로 수송함으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계획한 것처럼 3척의 LPX가 있어야 단 한번에 연대급 부대를 상륙시킬 수 있습니다.
배가 갈 수 있는곳이라면 그 어디든지 세계최강의 사기와 전투력을 가진 해병대를 연대급으로 상륙시킬 능력을 가진 나라. 그것이 바로 진정한 공포이며, 전쟁 억지력인 것입니다.
▼고준봉급 LST들은 상륙장갑차들과 장갑차 탑승보병을 상륙지로 수송하는 임무를 맡고, 독도급 LPH들은 헬기들을 이용해 해안선 후방 공중강습, 공기부양정을 통해 전차의 돌격상륙, 포병, 공병등 후속부대 투입 등의 임무를 맡겨야 합니다. 이번 훈련처럼 헬기들은 해병대 사령부 연병장에서 출격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바다에서 출격해야지요.
전차 8대를 상륙시킨 후, 도저가 내려와서 LST앞을 고르기 시작 합니다.
▼바닥을 고른 후 비치매트 차량이 매트를 깔기 시작합니다. 매트는 보병들이 안전하게 상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매트 가설이 끝나자 보병들이 뛰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이 해병대원들은 공정, 공수, 수상침투, 상륙장갑차 탑승 기계화보병, 산악전 등 모든 부문을 두루 훈련받은 十全의 용사들 입니다. 이 부대는 대전차무기인 무반동총, 60mm 박격포도 섞여 있습니다.
▼보병의 돌격이 끝나자 이번에는 박격포 대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박격포는 모두 KM-187 81mm들입니다. KM-187 81mm박격포는 (주)WIA(기아기공)에서 미제 M29A1 박격포를 베이스로 하여 사거리 연장을 위해 포신을 155cm로 늘려 만든 것입니다. 중량은 40.5kg이며 최대사거리는 6,300m 입니다.
▼포신과 포판 등을 들고 뛰는 이 해병대원들을 보며, 저는 너무나 고마운 마음을 느꼈습니다. 얼마나 힘들까요. 그러나 오직 해병대원이라는 긍지 때문에 저 고생을 마다 않는 것 같습니다.
▼돌격상륙한 상륙장갑차 대대가 이미 해안선 주변은 평정했지만, 그래도 엄폐물을 �아 경계 대형을 펼칩니다.
▼K-2소총을 겨누고 있는 분대장의 모습입니다.
▼세계 어디에 이런 기운을 뿜을 수 있는 이등병이 있을까요? 바로 대한민국 해병대 뿐일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무기는 무엇인가요? 90mm 무반동총. 370mm의 관통력을 가진 이 무반동총은 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닙니다.
저는 이번 훈련의 해병대원들이 `팬저파우스트3` 대전차로켓을 하나도 장비하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전차와 같이 상륙할 능력도 없는 해병대가 적 전차를 파괴할 능력마저도 없는 것입니다.
▼해안선으로부터 약 1km정도의 내륙에 진출하여 방열한 81mm박격포 부대.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해병대. 이 해병대를 잘 지원하고 육성하여 중요한 전쟁억지력 요소로 이용하여야 합니다. 포항에 해병1사단이 있음으로 북한은 함경도에 막대한 세력의 방어부대를 진주시키고 있으며, 일본 또한 껄끄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만약 평택에 해병 2사단이 진주한다면 북한은 평안도에 또다시 대규모 방어부대를 편성해야 할 것이고, 중국의 산동과 요동반도는 주둔지 재편성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우수한 장비의 지원이 없으면 껍데기 뿐인 호랑이가 되는 것입니다. 해병대는 해군의 변방이 아니라 우리 군의 중요한 자산이며, 바로 `우리 해병대`인 것입니다.
▼81mm 박격포를 손으로 들고 돌격하여 화력지원을 하는 해병대. 그들은 정말 강군 입니다. 이에 발맞춰 장비와 지원도 병사들의 자질에 걸맞는 강군이 되었으면 합니다.
도깨비뉴스 국방전문 리포터 신인균 dkbnews@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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