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술, 멋

神의 섬"발리" 4가지 숨은매력

醉月 2013. 3. 16. 01:30

발리의 우붓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뜨갈랄랑에서 만난 계단식 논. 발리의 계단식 논은 고된 노동의 흔적이지만, 경사면을 따라 논이 만들어낸 구불구불한 곡선은 마치 잘 가꿔진 정원과도 같은 조형미를 선사한다. 발리에서 마주치는 계단식 논은 조경의 여유가 아닌, 노동과 생계가 만들어낸 것이어서 더 감동적이다.


인도네시아의 발리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그곳을 ‘야자나무 드리운 그늘 아래서 듣는 파도소리’로 간추려지는 남국의 낭만적인 휴양지쯤으로 보는 시선입니다. 사실 발리의 바다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남국의 휴양지에서 기대했던 ‘에메랄드빛 바다’의 환상은 발리에서 여지없이 깨집니다.

바다만 놓고 본다면 발리를 왜 ‘세계적인 휴양지’로 꼽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실제로 발리를 다녀온 이들 중 상당수가 이런 실망감을 감추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발리의 탓이 아니라 순전히 여행자의 오해 탓입니다.

여행지로서 발리의 매력은 매우 복합적입니다. 필리핀의 보라카이는 화이트샌드(흰 모래)로 대표되고, 태국의 푸껫이 에메랄드빛 바다로 간명하게 정리되는 데 반해, 발리는 그 매력을 한두 가지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발리가 세계적인 여행지, 그것도 ‘격이 다른’ 여행지로 꼽히는 건, 무엇보다 바로 이런 다양성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발리가 가진 건 이런 것들입니다.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한 소도시, 풀벌레 소리 고즈넉한 호수, 가파른 협곡의 조형적인 계단식 논…. 발리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는 붉게 타오르는 낙조의 바다와 풀빌라를 갖춘 고급리조트, 서퍼들로 붐비는 하드락의 해변 등은 어쩌면 가장 ‘발리답지 않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몇 번의 발리 방문에서 깨달은 것이, 여행자들이 발리에서 봐야 할 것은 바다가 아니라 ‘신(神)’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섬 전역에 2만여 개가 넘는다는 힌두사원이나 하루에도 몇 번씩 꽃잎을 제물로 바치며 기도하는 발리 사람들에 대한 단편적이고 이국적인 호기심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발리에서 진짜 신은 그곳 사람들이 품고 있는 신에 대한 경배가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살펴야 비로소 보입니다.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한 발리의 도시 우붓에서 신은 빛나는 예술작품으로 탄생하고, 중부 산악지대 뜨갈갈랑의 비탈진 다랑논에서는 고되지만 신성한 노동으로 드러납니다. 기념품 상점의 진열장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 아무렇게나 놓인 자그마한 소품 하나에서 마주하는 창의적이고 빛나는 예술적 성취, 그리고 가파른 계단식 논을 기어올라가 물꼬를 돌보는 얼굴 그을린 농부들의 잇몸이 드러난 환한 미소는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감동이야말로 다른 여행지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발리가 여행자들에게 건네주는 가장 큰 선물인 듯했습니다. 헤아리자면 끝이 없는 발리의 매력. 그중에서 이렇듯 감동적이었거나 인상깊었던 발리의 풍경을 네 장의 그림으로 여기 펼쳐 보여 드리겠습니다.

온통 구름으로 둘러싸인 고산지대의 호수를 끼고 있는 울룬다누 사원. 발리 전역에는 2만 개가 넘는 사원이 있지만, 그중에서 종교적인 측면이나 아름다움에서나 첫손으로 꼽히는 게 여기 울룬다누 사원이다. 인도네시아 5만 루피아 화폐의 뒷면에 이 사원이 그려져 있다.








# 첫 번째 풍경… 노동이 그려낸 아름다움

발리의 첫 번째 풍경이 ‘라이스 테라스(Rice Terrace)’다. 발리에서는 계단식 논을 이렇게 불렀다. 발리에는 주도 덴파사르나 해안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어디서나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다. 제주도의 3배 크기라고는 하지만 발리 섬 한가운데 3000m가 넘는 산악지대가 있으니 대부분의 땅이 비탈이기 때문이다. 계단식 논들은 거기 사는 농부들에게는 고된 농사일을 증거하지만, 논이 그려내는 곡선은 그 자체로 빼어난 미감(美感)을 드러낸다. 일상이 저 스스로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풍경. 이게 바로 발리의 아름다움을 관통하는 비밀이자, 그 아름다움을 해독하는 열쇠다.

다랑논 앞에서 관광객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꺼낸다. 계단식 논에 대한 열광은 농경문화에 익숙한 아시아 사람들보다, 서양인 관광객들이 훨씬 더했다. 그들은 테라스(Terrace)란 이름 그대로 계단식 논을 ‘아름다운 정원’쯤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내륙의 이름난 카페들은 죄다 이런 경관을 바라다볼 수 있는 자리에다 테이블을 펼쳐 놓았다. 얼마나 빼어난 다랑논의 조망을 갖고 있는지가 리조트의 수준을 좌우했다.

어떤 이에게는 고된 노동의 장면이 다른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휴식 풍경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화려한 차림의 관광객들이 뙤약볕에 그을린 농부들을 일으켜 세워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을 말이다. 그런 장면이 좀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도 우리가 발리 사람들과 비슷한 방식의 노동을 경험해 봐서일 터다. 그러나 발리 사람들은 자신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관광객들을 향해 활짝 웃어 보였다. 그들에게는 노동이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생계 유지 차원을 넘어 신에게 바치는 노고인 셈이었다.

계단식 논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곳이 우붓 북쪽의 작은 마을 뜨갈랄랑에 있다. 논의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카페가 들어서면서 관광지처럼 꾸며지고 있긴 했지만, 급경사 협곡의 다랑논이 그려내는 유려한 곡선은 가히 최고였다. 그 논의 꼭대기에 짚풀로 단장한 자그마한 사원이 있었다. 웃옷을 벗은 농부들은 기다시피 논을 오르내리며 농사일을 하다가 신께 꽃잎을 바치고 경배를 올렸다. 햇살이 길게 비끼는 오후 그 모습을 보면서 계단식 논이 성실하고 숭고한 삶이 빚어낸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됐다.

발리의 브두굴에서 만난 아이들. 관광객들에게 스스럼없이 맑고 천진하게 다가왔다.
우붓 새벽시장에서 형형색색의 꽃잎을 파는 모습. 꽃잎은 사원에 제물로 바쳐진다.
# 두 번째 풍경… 평화로움으로 가득한 호수

두 번째 발리의 풍경은 호수다. 섬에서 바다가 아닌 호수라니 좀 의외겠지만, 발리에는 내륙 산악지대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네 개의 호수가 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낀따마니 화산을 끼고 있는 것이고 나머지 3개는 ‘브두굴’이란 지역에 있다.

발리에 갈 요량이라면 브두굴이란 이름은 기억해둘 만하다. 깃발을 들고 쇼핑센터를 도는 패키지 여행사들은 거의 발을 들이지 않는 곳이지만, 거기에서 가장 발리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만날 공산이 크니 말이다.

브두굴 최고의 명소는 단연 호수에 떠 있는 울룬다누 사원이다. 해발 1600m 고지의 호수는 늘 구름에 뒤덮인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물 위의 자그마한 섬에 두 개의 탑으로 이뤄진 사원은 한 폭의 그림이다. 사원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5만 루피아짜리 인도네시아 지폐의 뒷면을 보면 된다. 거기에 울룬다누 사원이 그려져 있다. 공원처럼 꾸며진 호안에는 연필처럼 뾰족하게 서있는 침엽수들이 늘어서 있어 이국적인 정취도 짙다. 사원을 둘러싼 주위의 산과 호수 풍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호수에 만들어놓은 신들의 정원이 있다면, 사람들이 꿈꾸는 낙원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싶을 정도다.

사원을 지나 산악마을인 문둑으로 가는 길은 발리에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두 개의 호수를 끼고 능선을 타고 달리는 이 길에서는 호수와 호수를 끼고 있는 마을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길에는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어디든 마음에 드는 곳에 잠깐 차를 세우고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해발 2000m를 오르내리는 지역이라 급작스레 비가 쏟아지는 경우도 많은데, 잠깐 비가 지나가고 난 뒤에는 낮은 구름이 호수 주변에 걸리면서 그야말로 선경과도 같은 경치를 보여준다.

탐블랑안 호숫가의 작은 마을인 문둑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관광객들은 거의 찾지 않는 곳이지만, 발리의 예비 신혼부부들이 웨딩촬영을 위해 찾는 곳이다. 문둑 마을에 볼거리는 그닥 없지만, 새소리로 가득한 고요한 호반에서 평화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다. 현지인들이 매놓은 카약에 올라가 호수 풍경을 바라봐도 좋겠고, 호반을 끼고 그저 발길 닿는 대로 트레킹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실제로 서양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호반을 끼고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나무 사이를 걷는 트레킹 코스가 인기다.

# 세 번째 풍경… 예술의 향기 짙은 골목을 걷다

세 번째는 바로 예술적 향취를 진하게 품고 있는 발리 내륙의 시골 마을 우붓이다. 우붓은 예술적 분위기가 넘쳐 난다. 예닐곱 곳이 넘는 이름난 미술관이 있고,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건 작은 화랑들이 있는가 하면,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 등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다 여행지 특유의 자유롭고 분방한 느낌까지 더해졌다. 이런 색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는데, 태국의 카오산로드처럼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지의 골목이 떠들썩한 유흥의 공간인 반면, 우붓은 자유스러운 공기에 따스한 예술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더없이 매혹적이다.

우붓이 예술적인 도시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건 1930년대부터다. 당시 서양의 화가들은 발리의 자연과 주민들의 예술적인 취향에 감명을 받아 속속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이런 이주 바람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한국인을 비롯해 적잖은 외국인 화가들이 이곳 우붓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양의 화가들은 왜 앞다퉈 우붓을 찾았을까. 그건 아마도 발리 사람들의 예술적인 취향에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었을 터다. 지금도 문고리부터 재떨이에 이르기까지 우붓 주민들의 생활용품에는 독특한 미감과 색채감이 엿보인다. 이런 예술적 전통은 종교적인 경배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신들에 대한 감사’로 일관된 삶을 살고 있는 주민들은 손수 깎아 만드는 작은 물건 하나에도 종교적인 정성을 다한다.

우붓에 갔다면 인도네시아 미술품 수집가인 네카가 지은 네카 미술관과 스페인 출신의 화가가 만든 프랑코미술관, 우붓에서 ‘서양미술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궁 라이나가 지은 아르마 미술관 등을 둘러보는 것은 필수 코스. 미술관을 둘러본 뒤에 거리의 작은 화랑과 상점들을 기웃거리면서 독특한 소품 등을 구경하는 게 순서겠다. 여기다가 재래시장인 우붓시장을 가보거나 전통 춤공연 관람을 더한다면 충분하다.

우붓에서 좀 더 시간이 있다면, 자전거 투어를 추천한다. 우붓에는 대중교통이 없고 대부분의 길이 일방통행이라 도보로 돌아봐야 하는데, 자전거를 이용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또 현지 여행사에서 우붓에서 30㎞쯤 떨어진 낀따마니산에서 우붓까지 자전거투어를 판매하고 있다. 더운데 웬 자전거냐 싶겠지만 전체 코스가 모두 내리막이라 자전거 핸들만 붙잡고 있으면 된다. 시원한 바람 속에서 내키는 대로 달리다가 계단식 논을 지나서 작은 공방이나 카페를 여유있게 들르는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 네 번째 풍경… 황홀한 낙조와 돌고래의 유영

마지막 한 장의 풍경에 발리의 남은 것들을 다 집어넣어 보자. 발리의 가장 매혹적인 풍경은 흔히 ‘해상사원’이라 부르는 ‘따나롯’에서 만날 수 있다. 따나롯의 절정의 순간은 단연 일몰이다. 절벽 해안 가까이 바다 위의 바위섬에 떠있는 사원은 붉게 물드는 구름과 바다를 배경으로 할 때 가장 아름답다. 발리는 대기가 깨끗해 맑은 날이면 예외 없이 아름다운 낙조를 보여준다. 그러니 해질 무렵에는 무조건 이쪽으로 향하는 게 정답이다.

여행사들의 패키지상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절벽사원(울루와뚜 사원)도 발리의 관광 명소로 꼽히지만, 안경이며 소지품을 채 가는 난폭한 원숭이의 습격이 극성스러운 데다, 절정의 감동을 느끼는 데는 부족한 편. 따나롯과 울루와뚜를 놓고 결정해야 한다면 따나롯이 훨씬 더 낫다.

발리의 해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꾸따. 1960년대 호주의 서퍼들이 파도타기를 위해 처음 몰려간 곳이 바로 꾸따 해변이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해변답게 주변은 온통 떠들썩한 바와 흥겨운 음악을 틀어놓은 쇼핑상점들로 그득하다.

이즈음에는 꾸따 북쪽의 스미냑 해변이 인기다. 독특한 콘셉트의 부티크 호텔과 트렌디한 상점, 명품숍 등이 몰려있는 스미냑은 ‘발리의 청담동’이라고도 불린다. 꾸따와 스미냑이 젊은이들의 취향이라면 누사두아 해변은 가족 관광객이나 중년 이상의 여유있는 여행자들의 차지다. 누사두아는 호화 리조트들이 밀집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긴다.

짧은 일정 탓에 이번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발리섬 서북쪽의 해안에도 비경들이 몰려 있다. 발리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그쪽에 있다. 대표적인 명소가 바로 멘장안섬이다. 여기서는 산호로 그득한 바닷속에서 바다거북과 함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또 북쪽의 작은 마을 로비나는 이른 아침 작은 배를 타고 나가 유영하는 돌고래 떼를 만나는 ‘워칭 돌핀’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로비나에서 멀지 않은 싱아라자 주변에는 60m 높이에서 쏟아지는 깃깃 폭포도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발리 관광객들이 주로 머무는 남쪽의 누사두아나 짐바란에서 차편으로 대여섯 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곳이어서 일정이 여유 있어야 가볼 수 있다. 발리는 한두 번 다녀왔다고 해도 다시 가볼 곳들이 지천에 있다. 지도를 놓고 여행코스를 짠다면 수백, 아니 수천 가지가 나올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발리가 매혹적인 관광지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이런 다양함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발리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7월 25일부터 주 2회 취항한다. 할인항공권 최저가는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해 80만 원대 중반 안팎. 발리에는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 가이드가 400명이 넘는다. 아딧(085-7370-07679) 등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법 인기 있는 가이드도 있다. 가이드 겸 운전기사를 포함해 차량 대여는 10시간 기준 50달러. 화폐는 루피아. 1만 루피아가 우리 돈 1100원 정도다.


초대형 럭셔리 리조트 물리아 발리의 수영장. 발리 여인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발리는 세계적인 고급 숙소들의 격전지다. 독채 숙소에 개인 풀장을 둔 ‘풀빌라’ 스타일이 처음 등장한 곳도 이곳 발리였다. 이즈음에도 발리에는 전 세계 유명 체인호텔 등 거대자본들이 독특한 콘셉트의 호텔들을 속속 세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리의 누사두아 해변에 들어선 더 물리아, 물리아 리조트 & 빌라는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도 호화로운 6성급 숙소다.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 풀빌라를 하나의 담장 안에 넣어 숫제 하나의 마을 규모다. 전체 리조트 면적은 30만㎡. 웬만한 대규모 리조트를 경험해본 여행자들이라도 여기서는 그 거대한 크기에 입이 딱 벌어질 정도. 규모에서나 고급스러움에서 기존의 발리 리조트들을 압도한다.

물리아 발리는 인도네시아 자본에 의해 지어졌다. 수도 자카르타의 럭셔리 리조트 업계 리딩그룹인 물리아그룹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 지었다. 물리아 발리의 객실은 더 물리아(111실), 물리아 리조트(526실), 물리아 빌라(108채) 등 3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럭셔리 호텔인 더 물리아는 올스위트룸의 최상급 호텔. 물리아 리조트는 가장 대중적인 리조트이며, 물리아 빌라는 풀빌라 객실이다. 가장 저렴한 물리아 리조트는 1박 380달러부터. 최고급인 물리아 빌라는 1030달러부터 시작한다.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빌라 숙박객들에게는 조식 외에 애프터눈 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충실하게 구성해 투숙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간혹 정규 요금 외에 시즌에 따라 저렴한 각종 프로모션 요금을 내놓고 있으니 노려볼 만하다.

물리아 규모를 짐작해볼 수 있는 게 바로 수영장의 숫자다. 누사두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의 바다를 끼고 있는 오션프런트 수영장을 비롯해 리조트에는 5개의 대규모 수영장이 있다. 여기다가 1층 객실의 베란다 쪽으로 객실 너댓 개를 연결한 수영장도 따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것까지 합친다면 수영장 숫자는 20여 개를 헤아린다.

조·중·석식을 모두 뷔페로 차려내는 메인레스토랑인 ‘더 카페’와 자연주의 요리를 표방하는 지중해식 레스토랑 ‘솔레일’. 정통 일본요리를 내는 일식당 ‘에도긴’, 야외 다이닝바 ‘더 바’ 등 부대 시설도 훌륭하다. 메인레스토랑 더 카페의 뷔페 식사가 25달러(세금 제외) 남짓으로 시설이나 음식 대비 가격이 매력적이다. 특히 물리아 스파는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도 그닥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으로 섬세한 트리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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